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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6-0401(Print)
ISSN : 2383-6334(Online)
The Research Journal of the Costume Culture Vol.19 No.5 pp.957-969
DOI :

21세기 패션에 나타난 그런지 룩의 표현특성

김선영
순천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Characteristics of the Grunge Look in 21st century fashion

Sun Young Kim
Dept. of Fashion Design, Sunchon National University

Abstract

This study intended to analyze the grunge look as a mode of expression and as a characteristic of the fashionof the 21st century, arguing that the look expressed not only an outward appearance or sub-culture but also a changein our attitude and spirit about contemporary fashion. In the study, I carried out an empirical analysis focused onthe collection from 2001S/S to 2010F/W and a literature review. In my results, I classified the grunge look intothe following categories: 1. mix and match layering; 2. patchwork, collages, and assemblage using all objects aswell as clothing materials; and 3. distressing techniques, such as bleaching and dyeing, unweaving, and tears andholes. I also classified the characteristics of grunge into the following categories: 1. conspicuous destitution, whichis intentionally expressed by skillful techniques and craftsmanship, indicating that modern people want to attractattention and be distinguished from others, which reflects an attitude of superiority through ironic fashion choices;2. high lighting the dissolution of decoration, where destruction, poverty and recombination shown in the grungelook emerged as an artificial and intentional ugly aesthetic in contrast to the existing elegant and sophisticatedimage; and 3. satire and playfulness, as grunge expresses alienation and conflict in modern society through satireand sarcasm, not attacking or avoiding, but through playful and sarcastic engagement so as to decrease povertyand give temporary freedom.

01(6)_논문 06.pdf1.36MB

Ⅰ. 서 론

 오늘날 현대사회는 다양화된 생활 방식과 개성화된 개인들로 이루어진 다원화되고 초정보화 된 사회라 할 수 있다. 또 다양한 계층과 문화 등 인간행위의 모든 면에 있어서도 획일화되거나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이 아닌 경계 허물기를 특징으로 하여 주류와 비주류의 문화가 함께 공존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공생의 시대이기도 하다. 특히 20세기 후반 기능성과 명확성이 높이 평가되던 모더니즘 중심의 구조에서 탈 모더니즘을 지향하는 새로운 실험과 가치관에 의해 새로운 스타일들이 탄생하였고, 이러한 가운데 디자인이나 예술 전반에 있어서도 세기를 대표할 만한 하나의 양식적인 특징을 보이는 대신 전통적인 장르의 혼합이나 붕괴를 통한 다양한 시도들이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당 시대의 문화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역동적 표현문화의 하나인 패션 역시 경계초월과 고정관념의 탈피를 통해 표현되는 다양한 스타일들이 공존하고 있으며, 특히 미의 가치변화에 따라 그 동안 주목받지 못하거나 주변적인 위치를 차지하던 개념들이 새로운 의미와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독특한 미의식을 나타내고 있다. 이중 그런지 룩은 1990년대 출현한 그런지 록의 유행과 함께 하위문화의 하나로 치부되던 청년문화와 스트리트 패션의 지위를 격상시키며 하이패션에까지 그 영향을 미쳤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표현방법을 통해 독창적인 이미지를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지 룩에 관한 연구는 정유경(2003)1)의 그런지 패션의 조형적 특성에 관한 연구가 있고, 하위문화나 퓨전 패션에 관한 연구 등2)에서 단편적으로 언급하고 있을 뿐 현대패션에서 그런지 룩이 나타내고 있는 다양한 표현특성에 비해 미흡한 실정이다.

1) 정유경, “그런지 패션의 조형적 특성에 관한 연구” (홍익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3).
2) 박수현, “현대패션디자인에 나타난 퓨전스타일에 관한 연구” (홍익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5).
양미경, “하위문화 복식의 스타일 연구”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2).
안선경, 양숙희, “현대복식에 표현된 추의 개념,” 한국의류학회지 19권 2호 (1995), pp. 173-189.

 따라서 본 연구는 21세기 패션에 표현된 하나의 문화 코드로서의 그런지 룩의 표현기법과 그 특성을 분석하여 그런지 룩이 하나의 겉모습이나 하위문화를 나타내는 것뿐만이 아닌 현 시대의 패션에 대한 태도와 정신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음을 밝히고, 현대패션의 현상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데 도움을 주며, 패션과 다양한 문화의 접목을 통한 독창적인 창작디자인의 전개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데 연구목적을 두었다. 연구방법은 관련 문헌 및 선행 연구를 중심으로 그런지에 대한 개념과 음악 및 디자인 분야에 나타난 그런지 현상을 고찰하고, 현대패션에 표현된 그런지 룩의 실증적 분석을 위해 세계 4대 컬렉션인 파리, 런던, 밀라노, 뉴욕컬렉션의 2001S/S부터 2010F/W까지의 작품을 중심으로 Collections, GAP, Fashion News, Mode&Mode, Vogue 등 국내외 패션잡지 및 컬렉션 지, 인터넷 자료 등을 이용하였다. 작품선정에 있어서는 그런지 관련 선행 연구와 이론적 배경을 통해 고찰한 그런지의 특성을 참고하여 탈질서, 부조화, 미완성, 키치 등 명확히 그런지 룩의 조형적 특성을 나타내는 작품 총 338점을 선정하여 분석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1.그런지에 대한 일반적 고찰

 그런지(Grunge)란 ‘보잘 것 없는, 지저분한, 따분한’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졌으며, 지글대는 기타 사운드를 말하는 의성어이기도 하다. 그런지 스타일의 발생은 1980년대 말 미국 시애틀에서 결성된 록 그룹 Nirvana의 음악에서 출발하였으며,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대중적인 면모를 갖춘 얼터너티브 음악이자 문화를 일컫는다. 얼터너티브는 음악적 스타일이기 전에 하나의 태도이고 지향이며 운동이다.3) 이러한 문화는 당시 엘리트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소외된 젊은 층들이 형성한 새로운 하위문화로 젊은이들의 염세주의와 불안, 분노, 현실에 대한 냉소 등을 표출4)한 그런지 록이나 패션을 통해 그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다.

3) 신현준, 얼트문화와 록음악, (서울: 한나래, 1996), p. 73.
4) 이재정, 박은경,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 (서울: 예경, 2004), p. 230.

 그러나 이에 앞서 그런지 스타일이 미학적으로 나타내는 미와 추의 통합 양상은 표현주의를 통해서도 그 유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20세기 초 발생한 표현주의의 주된 사상은 휴머니즘에 기초를 두고, 다양하고 복합적인 인간의 정신세계와 심리상태를 표현하고자 한 것으로, 구체적 표현에 있어서는 미와 추 모두를 초월하는 전체로서 그 두 가지를 통합시키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Rouault와 같은 직관적 표현주의 작가들은 물질적 빈곤에서 야기되는 비참함, 인간의 운명적 비애, 사회, 정치적 메시지를 격렬한 직관적 터치로 표현하였다.5) 이들의 대표적인 특성은 변형과 왜곡이라 할 수 있는데, 곧 추의 개념을 미학적 이상으로 간주하여 발전시킨 형태이다. 또한 표현주의의 정신적 세계에서 오는 격렬한 감정과 왜곡된 표현에 의한 추의 감정은 해체주의에서의 관념과 해체, 형식의 해체와 연결되어 그런지 스타일과의 연관성을 나타낸다. 이러한 추의 표현은 1990년대에 와서 노출과 폐허, 해체와 파괴의 모델을 창조의 근원으로 보기 시작하여 보다 심화된 양태로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6), 패션이나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 나타나듯 가공적인 면에서 오래 되고 겉으로 파손되고 황폐해진 모습을 제시함에 따라 매우 혼란스러운 새로운 형태를 창조해 내는 그런지 스타일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게 된다.7)

5) B. Herbert, German Expressionism, (USA: Hippocrene Inc, 1983), p. 78.
6) 채금석, 복식미학, (서울: 경춘사, 1995), p. 86.
7) 김진호, 정원준, “그런지 스타일의 사조적 특성에 관한 연구,” 시각디자인학연구 12호, p. 31.

 즉, 그런지 스타일은 현대사회가 가지고 있는 개성 표출의 욕구와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내적 심리를 표현주의적 성향으로 나타내고자 한 것이며, 또 모던 디자인에서 오는 단순함과 식상함 대신 포스트모더니즘의 범주에 속하는 해체주의적 사고를 통해 디자인에서의 탈 형식이라는 외적 표현 형태로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점들은 그런지 스타일이 현대인에게 있어 내면의 불안감을 표출하는 하나의 방법이며, 공격적이면서도 강한 비주얼로 강한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음악과 디자인 분야의 그런지

 그런지 록은 1980년대 화려한 록 음악과는 달리 1970년대 펑크 록과 싸이키델릭 록, 하드코어 메탈등의 영향을 받은 무겁고 지저분한 느낌의 복고적 사운드가 특징이며, 극도로 혼잡스럽고 파괴적이다. 이들의 음악적 메시지는 정치적인 내용보다는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과 그 속에서 피폐해가는 개인의 감정을 묘사했는데, 지글거리는 기타 톤과 무겁고 우울하며 분노에 가득찬 절규는 얼터너티브 장르에서 그런지라는 하나의 스타일로 탄생되었다.8) 대표적인 그룹으로〈그림 1〉의 Nirvana, Pearl Jam, Alice in Chains, Sound Garden 등이 있다. 이들의 음악은 1980년대 신보수주의 흐름 속에 잠잠했던 청년문화를 깨우며 부모세대들이 물려준 시대상황과 엘리트적 사회풍조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있던 당시의 청년반항을 사회표면 위로 분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9) 음악에 있어서의 그런지는 피드백을 사용한 연주법과 함께 가사가 담고 있는 메시지 또한 염세주의적인 가사로 그런지 스타일을 특성을 나타내며, 이들의 스타일은 전 시대의 대표적 반문화인 자유와 이상을 추구하는 히피와 자기 파괴적, 허무주의적이며 거칠고 원초적인 펑크를 반쯤 계승하고 반쯤 부정하는 형태를 취하였다.

8) 신현준, op. cit., p. 76.
9) 정유경, 금기숙, “1990년대와 2000년대의 그런지 패션에 관한 연구,” 한국의류학회지 29권 3/4호, p. 451.

<그림 1> 그룹 Nirvana.(www.music.daum.net)

 그런지 음악은 당시 젊은 세대의 정서와 맞물려 큰 인기를 얻었고, 이 영향력은 당시의 사회, 문화, 예술에 걸쳐 나타나게 되는데, 1992년 창간된 ‘Ray Gun’ 잡지는 특정 타깃을 겨냥한 그런지 스타일의 잡지로 디자인 사에 변화를 가져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음악 잡지인 ‘레이건’ 표지에서 보여준 David Carson의 디자인은〈그림 2〉와 같이 기존 타이포그래피의 관례를 끝없이 조롱하는 듯 가독성을 무시하며 읽는 디자인이 아니라 보고 느끼는 디자인으로 디자인의 흐름을 선도했다. 이런 작품 경향은 1990년대 미국의 젊은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강하게 확산되었으며, 그래픽디자인에 있어 그런지 스타일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되었다.10) 그래픽 디자인에서의 그런지 스타일은 가독성의 배제와 거칠고 파괴적인 형태, 지저분한 비주얼을 지향하는 등 극도의 혼잡성을 추구하는 형식으로 기능적 정보 전달의 부적합한 면을 가지고 있지만,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개성을 표현하는 현대 젊은 층에게 강력한 시각 커뮤니케이션으로 자리 잡기도 하였다.

10) 김진호, 정원준, op. cit., p. 29.

<그림 2> Ray Gun 표지.(http://enc.daum.net)

 또, 그런지 음악의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 중의 하나가 패션으로 지저분하고 헝클어진 머리, 더럽고 찢어진 청바지나 티셔츠, 겹겹이 레이어링 된 의류 등 거칠고 지저분한 이미지로 무대에 선 그런지 뮤지션들의 패션은 엘리트주의에 반기를 든 청년들 사이에서 소외된 자신을 되찾기 위한 개성의 메시지를 담으며, 사회적 현상을 반영하는 수단으로 작용하여 큰 유행을 선도하였다. 특히〈그림 3〉과 같이 여성 중심 밴드인 ‘Hole’의 Courtney Love가 보여준 Kinderwhore 룩은 마구 자른 듯한 머리, 얼룩진 화장, 구멍 난 스타킹, 찢어진 베이비 돌 드레스, 속옷과 겉옷의 구분이 없는 의상을 거의 되는대로 걸친 과감한 패션 등 고정관념에서 일탈된 패션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으나, 이러한 스타일은 Marc Jacobs와 Anna Sui와 같은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에 수용되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그림 3> Hole의 Courtney Love.(www.music.daum.net)

 이와 같이 그런지 스타일은 강한 개성과 소외층의 연민을 내포한 하나의 하위문화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패션과 음악,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강한 비주얼과 가치를 표현하는 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

Ⅲ. 21세기 패션에 나타난 그런지 룩의 표현기법

 현실에 냉소적이고 실용적인 가치관을 낳은 패션스타일로서의 그런지는 더럽고 혐오감을 주는 옷차림과 여러 가지 아이템을 겹쳐 입은 레이어링, 환경파괴를 유발하지 않은 천연소재의 사용과 이질적인 소재의 믹스매치의 기표를 통하여 냉소적이며 반항적인 이미지를 표출하여 그들의 패션을 하위문화 패션에 있어 하나의 기호로 정착하게 만들었다.11) 1990년대 전반의 획기적인 패션스타일로 기록되는 그런지는 Marc Jacobs와 Anna Sui 등과 같은 디자이너들에 의해 하위 스트리트 패션이 아닌 하이패션으로 도입되었고, 선행 연구12)에 의하면 1990년대 하이패션 디자이너들이 사용한 그런지의 조형성 중에는 믹스매치와 레이어가 가장 두드러지고, 데님 아이템 사용이 적으며, 스트리트 룩이 약화된 형태로 반영된 것이 특징이라 하였다. 이러한 그런지 룩은 21세기에 들어와 보다 다양한 스타일과의 혼합과 표현기법을 통해 파격적인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다. 21세기 패션에서의 그런지 룩은 1960년대를 풍미했던 히피 스타일, 1980년대의 펑크스타일, 1990년대의 반미학적이고 해체적인 스타일과 연관되어 다채로운 특성을 나타내며, 또 현대문명의 물질만능주의와 인간성 상실 등에 대한 회의감이 불러온 에콜로지의 유행이나 환경에 대한 관심 등으로 인해 발생된 재활용 패션과도 관련되어 다채롭게 표현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지 관련 선행 연구와 이론적 배경을 통해 고찰한 그런지의 특성을 참고하여 탈질서, 부조화, 미완성, 키치 등 명확히 그런지 룩의 조형적 특성을 나타내는 작품 총 338점을 선정하여 분석한 결과, 21세기 패션에 나타난 그런지 룩의 표현기법은 크게 믹스 앤 매치, 앗상블라주(Assemblage), 탈색과 염색·올 풀기·구멍 뚫기 등에 의한 미완성적 마무리로 구분되었다.

11) 김영인, 김신우, 김정신, 김희연, 송금옥, 이연희, 이현주, 조애래, 주미영, 한은주, 룩 패션을 보는 아홉가지 시선, (서울: 교문사, 2006), p. 82.
12) 정유경, 금기숙, op. cit., p. 453.

1.믹스 앤 매치

 그런지의 대표적인 표현기법 중 하나는 말 그대로 아무런 형식이나 구속 없이 소재와 문양, 아이템, 착장방법, 문화 등 고정관념을 탈피한 마구잡이식의 믹스 앤 매치로 자유롭고 개성적인 이미지를 나타내게 한다.

 Marc Jacobs는 1993S/S에 기존의 가치에 반기를 든 뉴 패션이라는 찬사와 쓰레기라는 혹평을 동시에 받으며13), 하이패션에 그런지 룩을 발표한 이래 이질적인 소재와 색상, 문양,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믹스 앤 매치 스타일을 전개함으로써 구속받지 않고 실용적이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감성을 자신의 컬렉션에 다양하게 표현하였다.〈그림 4〉는 대충 걸쳐 입은 것 같은 플란넬과 오버사이즈 니트, 팬츠 위에 입은 셔츠, 레그 워머, 또 여러 아이템들을 겹겹이 레이어드시켜 어두운 분위기와 레이어링을 현대적이고 캐주얼하게 해석한 유랑단 분위기의 그런지 룩을 발표한 2006F/W 작품이고,〈그림 5〉는 게이샤와 서커스, 밀리터리와 란제리 등 다양한 스타일과 아이템들을 믹스 매치 시켜 놓은 2010S/S 작품으로 홈 리스적인 그런지 룩을 표현하였다. John Galliano 역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디자이너 특유의 개성을 나타내는데,〈그림 6〉은 2003F/W 오트쿠튀르 켈렉션 작품으로 드레스와 베스트, 셔츠 등 다양한 소재와 아이템의 믹스 앤 매치, 그리고 마치 얼룩진 것과 같은 메이크업 등으로 쿠튀르적 감성의 그런지 룩을 표현한 것이다.〈그림 7〉은 온갖 과장된 형태와 형식을 무시한 조합으로 디자이너 특유의 감성을 나타내고 있는 Vivienne Westwood 작품으로 마치 누더기 조각과도 같은 여러 아이템들의 조합과 레이어링으로 해체적인 그런지의 이미지를 나타낸 것이고,〈그림 8〉은 남성 속옷과 같은 트렁크 위에 착용한 스타킹과 늘어진 티셔츠, 니트, 볼레로 등 아무 옷이나 닥치는 대로 착용한 듯한 믹스매치와 레이어링으로 홈 리스적인 그런지를 나타낸 것이다. Jean Paul Gaultier 역시 속옷의 겉옷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스타일의 혼성을 통해 다양한 작품들을 발표하였는데,〈그림 9〉는 2010F/W 작품으로 테일러드 재킷과 러시안 스카프와 집시 스커트, 할렘 팬츠 등 다양한 문화와 아이템을 믹스 매치시켜 다원적인 이미지와 함께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각의 그런지 룩으로 나타냈다.

13) “그런지룩의 부활,” 한국경제신문 (2001년 10월 5일[2010년 7월 1일 검색]); available from World Wide Web@http://www.hankyung.com/news/

<그림 4> Marc Jacobs, 2006F/W.www.style.com

<그림 5> Marc Jacobs, 2010S/S. www.style.com

<그림 6> Christian Dior, 2003F/W.www.style.com

<그림 7> Vivienne Westwood, 2004F/W. www.style.com

<그림 8> Vivienne Westwood, 2010F/W. www.style.com

<그림 9> Jean Paul Gaultier, 2010F/W. www.style.com

 이와 같이 그런지는 완벽하게 스타일링 된 한 벌의 개념을 거부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토털패션의 개념을 무너트린 스타일로 특별한 형식 없이 여러 아이템, 소재, 문양들을 서로 믹스하고 매치하여 부조화의 미학이라는 그런지 룩 특유의 독특한 이미지를 나타냈다. 또한 착용방법이나 스타일에 대한 고정관념을 무시한 믹스 매치 레이어링으로 해체적이면서도 홈리스적인 그런지 룩의 이미지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나타냈다.

2.앗상블라주

 앗상블라주란 ‘조합, 조합물, 긁어모으다’는 뜻을 지닌 단어로 주로 일상적인 생활주변에서 볼 수 있는 오브제를 긁어모아 작품을 구성하는 것으로14), William C. Seitz는 “앗상블라주란 칠하고 본뜨고 새기기보다는 주로 끌어 모으는 것을 의미하며, 전체 이건 부분이건 앗상블라주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미술의 소재로 여겨지지 않았던 가공되지 않은 자연 또는 인공의 소재, 사물 단편조각 등이다.”라고 하였다.15) 이러한 앗상블라주를 활용한 그런지 룩은 현대패션에 있어 의복의 소재뿐만 아니라 의복의 소재로 여겨지지 않았던 모든 오브제들의 패치워크나 콜라주 등을 통해 풍부한 장식미의 효과를 나타내며, 또 키치적이거나 빈티지적 그런지 룩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중요한 표현기법이라 할 수 있다.

14) 권정원, “현대패션디자인에 나타난 재활용패션에 관한 연구” (홍익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7), p. 63.
15) H. 애너슨, 현대미술의 역사1, 이영철 외 역 (서울: 인터내셔널 아트디자인, 1991), p. 490.

 패치워크는 획일성과 균일 속에서 기계제품을 비난하며 수공예의 애용을 권장하는 시기에 맞춰 부각되어 의상뿐만 아니라 섬유예술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으며, 히피 룩이나 보헤미안 룩의 조형요소로 표현되었으나 1990년대 초 경기불황과 환경에 대한 위기감이 불러온 재활용 패션과 맞물려 더욱 활성화되었고, 그런지 스타일에 있어서도 다양하게 활용되어 나타났다.〈그림 10〉은 다양한 질감과 문양의 소재들을 금속사를 박아 만든 얇은 패딩으로 구성하여 비정형적인 형태로 패치워크한 것으로 아방가르드 한 이미지로 확장된 그런지 룩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다. 또〈그림 11〉과 같이 데님팬츠의 부분 부분에 옷감을 패치워크하여 마치 낡은 누더기를 연상시키게 하거나,〈그림 12〉와 같이 팬츠 전체에 올이 풀어지고 낡은 데님조각들을 패치워크하여 그런지 룩의 이미지를 나타냄으로써 빈티지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한다. 반면, Versace는 2002F/W 오트쿠튀르 컬렉션에서〈그림 13〉과 같이 화려한 색상의 다양한 소재들을 서로 패치워크하고, 각 형태의 주위에 스티치로 장식함으로써 그런지 룩을 쿠튀르적인 감성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그런지 룩에 나타난 패치워크는 단순한 조각 잇기가 아닌 다양한 요소가 결합, 이질적인 소재와 문양의 믹스 앤 매치를 통해 풍부한 스타일의 변화를 나타내도록 하였다.

<그림 10> Balenciaga, 2002S/S. www.style.com

<그림 11> Ralph Lauren, 2006S/S. www.style.com

<그림 12> D&G, 2008S/S. www.style.com

<그림 13> Versace, 2002F/W. www.style.com

 또, 콜라주 기법을 통해 그런지 룩의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하는데,〈그림 14〉는 단순한 원피스 위에 찢어진 천 조각들을 콜라주하여 해체적이면서도 허름한 그런지의 이미지를 표현하였으며,〈그림 15〉는 다양한 패턴의 조각들을 이어 붙이거나 덧붙이고 겉으로 스티치하는 등 겉으로 드러난 솔기, 잡다한 오브제와 나뭇가지들의 콜라주들로 인해 키치적인 그런지의 이미지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그런지 룩과 같이 빈곤미를 나타내는 스타일의 경우 주로 주변의 버려진 일상품들을 의상에 도입하거나 자연에서 직접 얻을 수 있는 소재를 이용하여 의상에 부착시키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그림 16〉은 다양한 민속 문화와 일상용품, 소재와 문양, 스타일에서의 믹스 매치를 연출한 2004F/W John Galliano의 작품으로 신문 프린트 물, 찌그러진 콜라 캔, 음료수 병, 숟가락과 포크 등의 콜라주를 이용해 다양한 패션소품들로 전환시켜 정크적인 이미지의 그런지로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이미지는 John Galliano의 2001S/S에서도 나타나는데, 거리의 홈리스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버려진 쓰레기와 사물을 포장했던 폐비닐, 그리고 구겨진 신문지 등 온갖 폐품을 모아서 만든 것 같은 더럽고 지저분한 그런지 룩을 선보였다. 이와 같이 콜라주 기법을 활용하여 그런지 룩의 이미지를 나타낸 것은 오트쿠튀르 컬렉션을 통해서도 찾아 볼 수 있다.〈그림 17〉은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손목시계, 시계의 원판, 리본, 끈 등 폐품과도 같은 잡다한 소재들을 콜라주한 것이고,〈그림 18〉 역시 낡고 색이 바란 허름한 의상 위에 온갖 잡다한 끈과 실오라기, 구슬 등을 콜라주하여 더럽고 지저분한 안티 패션의 감정을 갖게 한다.

<그림 14> Jil Sander, 2010S/S. www.style.com

<그림 15> Issey Miyake, 2002S/S. www.firstview.com

<그림 16> John Galliano, 2004F/W. www.style.com

<그림 17> ON aura tout vu, 2004S/S. www.style.com

<그림 18> Fred Sathal, 2002F/W. www.style.com

 이와 같이 일상용품을 포함한 다양한 소재의 혼성적인 사용과 함께 패치워크나 콜라주 기법을 통해 표현되는 그런지 룩은 의외성과 부조화의 조화로 유희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기도 하고, 동시에 자원의 재활용이라는 빈티지적인 이미지를 갖게 하나, 한편으로는 현대 물질문명에 대한 반문화적인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탈색과 염색,올 풀기,구멍 뚫기 등 미완성적 마무리

 21세기 패션에 나타난 그런지 룩의 표현기법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낡고 허름한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한 탈색이나 염색, 찢거나 구멍 뚫기, 올 풀기 등 미완성적인 마무리를 이용한 것이다.

 빈곤미가 나타나는 그런지 룩의 표현을 위해 일부러 직물을 탈색하거나 염색하여 새로운 시각 효과를 나타내기도 하는데,〈그림 19〉는 2001F/W Miguel Adrover 작품으로 옷에 재를 바르고 진흙을 묻히는 등 누더기를 연상하게 하며,〈그림 20〉 역시 오물이 묻어 있는 것처럼 얼룩진 프린트로 낡고 허름한 그런지의 이미지를 강하게 나타낸다. 또〈그림 21〉과 같이 지저분하고 헝클어진 헤어스타일과 함께 낡고 오래되어 올이 풀린 것처럼 의도적인 빈곤의 이미지를 나타내거나,〈그림 22〉와 같이 시접처리가 되지 않거나 솔기의 시접을 밖으로 돌출시키고 누더기를 기워 놓은 것 같은 미완성의 상태를 그대로 표현하여 완성된 것이 완전한 것이 아니며, 완전한 것이 최상의 것은 아니라는 그런지의 가치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림 19> Miguel Adrover, 2001F/W. www.style.com

<그림 20> Robert Cary Williams, 2006S/S. www.style.com

<그림 21> Junya Watanabe, 2003F/W. www.style.com

<그림 22> Under Cover, 2004F/W. www.style.com

이러한 탈색과 올 풀림뿐만 아니라 정형적이지 않은 우연에 의한 구멍 뚫림, 마치 오래 착용하여 낡고 닳아 구멍 나고 헤진 이미지는 홈 리스적인 그런지 이미지를 연상하게 한다. 특히 2010S/S에 이러한 스타일들은 홈리스 시크라는 트렌드로 다양하게 표현되었는데, 무형식의 레이어링과 믹스 앤 매치를 선보인 Marc Jacobs, 구멍 나고 불에 그슬린 듯한 재질감을 표현한 Rodarte,〈그림 23〉과 같이 밀리터리 스타일을 낡고 구멍 난 티셔츠로 그런지 룩의 이미지로 표현한 Balmain, 쓰레기봉투를 연상시키는 핸드백을 선보인 Louis Vuitton에 이르기까지 많은 디자이너들에 의해 그런지 룩은 홈리스 시크라는 트렌드16)로 보다 새롭게 표현되었다.

16) 손기호, “Trash Couture,” Vogue Korea, 2010년 4월 20일, p. 260.

<그림 23> Balmain, 2010S/S. www.style.com

 특히 탈구조나, 분리, 해체 등의 방법으로 미완성의 상태를 그대로 표현하는 그런지 룩은 일종의 의도된 파괴이며 그런지가 갖는 반문화적인 시각을 그대로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그림 24〉는 낡고 찢어진 누더기를 겹쳐놓은 듯한 이미지를 주고있지만 의도적인 커팅과 레이어링으로 해체적 그런지의 이미지를 나타낸 것으로 Hussein Chalayan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또〈그림 25〉와 같이 찢겨진 것과 같은 형상이지만 마치 하나의 문양처럼 시각적인 착시효과뿐만 아니라 디자인의 포인트가 되기도 하고,〈그림 26〉과 같이 찢어진 데님 숏 팬츠, 구멍 난 스타킹을 함께 연출시켜 세련된 현대적 감각의 그런지 룩으로 표현되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아무렇게나 구겨놓은 듯한 불규칙한 구김소재의 사용으로 지저분한 느낌과 정리되지 못한 느낌을 주거나, 재단된 상태의 선이 그어져 있는 것처럼 프린트하여 눈속임을 통한 미완의 상태를 표현하기도 하고,〈그림 27〉과 같이 한쪽이 없는 반쪽 재킷으로 미완성된 듯한 이미지를 연출시키는 것 또한 그런지 룩의 표현기법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림 24> Hussein Chalayan, 2002S/S. www.style.com

<그림 25> Haider Ackermann, 2007S/S. www.firstview.com

<그림 26> Alexander Wang, 2008F/W. www.style.com

<그림 27> Moschino, 2004S/S. www.style.com

 이와 같이 의도적이든 반의도적이든 탈색이나 올풀림, 찢어짐 등을 통해 표현되는 미완성적인 마무리는 심적, 물질적인 허무주의에서 비롯된 그런지의 빈곤미라는 미적 가치를 반영하고 있으며, 기성세대의 사고방식에 대해 부정하고 현실을 도피하고자한 그런지의 반항적인 관념들이 패션에 있어 해체적이고 파괴적인 그런지로 표현되는 것이라 하겠다. 동시에 이러한 그런지 룩은 현대패션에 있어 반문화적이라기보다 미완성의 가치가 부각되어보다 자유롭고 독특한 개성 표출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Ⅳ. 21세기 패션에 나타난 그런지 룩의 표현특성

1.과시적 빈곤미

 인간이 의복을 착용하는 동기 중 하나는 자신을 아름답게 꾸미고 치장하여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고자 하는 미적욕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산업화 이래 대중문화의 등장과 사회문화 전반에 형성된 포스트모더니즘에 의한 인식의 전환 등을 통해 현대패션은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었고, 또 패션에 대한 취향 역시 개인적인 스타일로 전개되어 획일화되고 정제된 기존의 패션 대신 자신만의 정체성과 개성을 나타내는 하나의 수단이며, 취향에 대한 선택의 문제로 전환되었다. 이에 따라 일상적인 것, 하찮은 것, 추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다.

 빈곤의 사전적 의미는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를 일컫는 말로 ‘가난한, 보잘 것 없는, 결핍된, 초라한, 낡아빠진, 빈약한, 초라한’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17) 패션에서 빈곤을 나타내는 형태는 외적으로 부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를 버리고 부에 대한 직접적 과시대신, 절제, 간소, 나아가서는 오히려 빈곤하게 보이도록 가장하는 스타일로 표현된다. 이를 위해 패치워크, 탈색 및 염색, 찢어짐, 올 풀림, 미완성된 마무리 등 빈곤해 보이는 디자인 요소를 활용하거나, 비대칭적 형태, 느슨한 형태, 자유로운 착장방식이 만들어내는 비구조적인 형태와 레이어드 룩, 빅 룩의 형태 등을 활용하게 된다.

17) 동아프라임 영한사전, (서울: 두산동아, 2000), p. 1755.

 이러한 빈곤의 표현은 화려한 장신구를 통한 부의 표현보다는 단순한 치장으로 정숙과 억제를 나타내 사회적 우월성을 드러낸 1920년대 Channel의 리틀 블랙드레스18)를 통해 시도되었지만, 반미적 성향의 빈곤 개념을 수용하고자 하는 패션의 변화는 히피, 펑크, 그런지 등 비주류인 하위거리문화의 파괴적 성향을 수용한 패션과 연결되어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1980년대 일본 디자이너들에 의해 표현된 좌우 비대칭, 천의 잡아 찢기, 헤짐, 꼬임, 감기, 걸쳐 입기 등 특유의 해체적 표현은 서구 전통의 오트쿠튀르에 의한 완벽한 구성의 미에 상반되는 안티 쿠튀르적인 패션으로 의도적인 빈곤미의 표현19)은 과시적 빈곤을 넘어 역설적이고 과시적인 사치의 개념까지도 나타낸다.

18) 양숙희, 한수연, 패션과 영상, (서울: 숙명여자대학교 출판국, 2008), p. 268.
19) 채금석, 千村典生, 세계패션의 흐름, (서울: 지구문화사, 2003), p. 176.

 이러한 과시적 빈곤미의 표현은 부를 과시하기 위한 전통적인 조형대신 빈곤미를 채택함으로써 기존의 고정관념적인 표현방법을 파괴하고 역설적으로 빈곤한 이미지를 택하는 것20)으로,〈그림 19〉와 같이 우연이 아닌 의도적으로 기존의 아름다움에 관한 모든 관념에서 벗어나 가난과 불결, 더러움의 이미지를 나타내며, 그런지 룩에 있어 특징적인 표현특성이라 할 수 있다. 빈곤이라는 단어의 의미에서와 같이 빈약하고, 초라하고, 낡음은 그런지의 의미와 일맥상통하며, 현대패션에 있어 그런지 룩을 표현하는 기법인 패치워크, 콜라주, 탈색, 찢어짐, 올 풀림 등은〈그림 10〉,〈그림 25〉에서 볼 수 있듯이 고도의 테크닉과 정교한 수작업을 통해 의도적으로 표현됨으로써 과시적인 빈곤미의 표현을 나타내는 하나의 조형요소라 하겠다. 또한 프레타포르테 컬렉션뿐만 아니라 오트쿠튀르 컬렉션에서 조차 해체와 파괴, 지저분함, 미완성 등을 통해 표현되는 그런지 룩의 경우 과시적 빈곤미의 표현을 보다 강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현대패션의 흐름이 개인의 개성과 취향이 우선시 되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능력으로서의 차별성을 추구하려고 한다. 그런지 룩 안에 내재한 반문화적 성향과 반미학적 가치는 과시적 빈곤미라는 포장으로 전환되어 이를 수용하고자 하는 개인의 독특한 취향의 문제이며, 또 타인과 구별되어 주목 받고자 하는 역설적인 과시적 우월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20) 현지연, “현대패션의 빈곤미에 나타난 조형적 특성에 관한 연구” (숙명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5), p. 51.

2.해체적 장식미

해체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은 타인과 구별되는 개별적인 스타일의 소멸을 의미하며, 고정관념을 일탈하여 착장방식, 스타일과 문화의 혼성, 파괴된 형태와 재조합 등을 통해 패션디자인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하였다. 기존 복식에 대한 모든 관념을 해체하여 추하고 빈곤해 보이도록 패치워크나 아플리케, 탈색과 퇴색, 구멍, 찢기 등을 활용한 표현기법은 기존의 미의식에 대한 충격이자 공격성을 목적으로 파괴적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으로 그런지 룩의 양상을 띠게 한다. 현대패션에 있어 이러한 해체적 표현기법을 통한 그런지 룩은 빈곤미를 나타내는 중요한 조형요소이지만, 반면 하나의 장식적인 요소로 활용되어 패션의 이미지를 보다 풍부하고 독창적인 이미지로 나타나게 한다.

 일반적으로 장식한다는 것은 매력적이게 하는 것 혹은 아름답게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근본목적은 몸을 아름답게 꾸며서 다른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고 동시에 자신의 미적만족을 위한 것으로, 이러한 인간의 욕망은 다양한 장식적인 표현기법과 양식을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하게 만든다. 패션디자인에 있어 장식은 인간의 미적 표현 욕구를 위한 하나의 매개체로서, 의복과 함께 또는 독립적인 형태로 존재하면서 인간의 아름다운 외적 표현이라는 목적으로 의복이나 신체 일부분에 다양한 기법과 오브제들을 이용하여 표현하게 된다. 20세기 모더니즘에서 추구하던 단순함을 벗어나 포스트모더니즘 문화와 패션에서 추구하는 장식과 치장으로의 복귀는 보다 다양하고 이질적이며 왜곡과 해체를 통해 고정관념을 탈피한 창조적 새로움을 추구한다. 특히 세련되고 우아하며, 고급스럽고, 완벽하게 처리된 장식적인 미의 기준 대신 이와 반대되는 추의 표현을 통해 나타나는 다양한 스타일 역시 현대패션에 있어 하나의 미적가치로 대두되어 보다 풍부한 패션의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추란 미가 결핍된 상태, 즉 미적관조를 방해하는 것으로 고대 희랍시대에는 악과 같은 의미로 취급되어 배척하였으나, 추가 미적의의를 갖고 예술의 대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문예부흥기 이후이다.21) Gadamer는 자연의 세계에서는 미와 추가 상대적인 개념으로 서열화할 수 없으며, 추를 완성의 개념이 아닌 가변적인 것이라 하였22), Rosenkrantz는 추를 미의 속성으로 파악하면서 추는 부정적인 미로 불완전한 미를 의미하지는 않고 미의 부정이자 미와 동격의 대립 개념이라 하였다.23)

21) 변영희, 채금석, “파리컬렉션에 나타난 반꾸밈적 뷰티디자인의 미적특성 연구,” 한국패션디자인학회지 9권 2호 (2009), p. 28.
22) 미학사전 (서울: 논장, 1998), p. 405.
23) 윤순향, “Karl rosenkrantz에 있어서의 추의 미학 연구” (홍익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85), p. 37.

 정제되고 세련된 아름다움보다 추의 개념을 통해 표현되는 그런지 룩에 있어 이질적인 소재나 문양의 믹스매치의 구성은 다채로운 장식적 이미지를 나타내며,〈그림 20〉과 같이 오래 되고 오염된 것처럼 의도적인 탈색과 염색을 통해 표현되는 신비로운 색상과 재질감,〈그림 23〉과 같이 낡고 더러운 홈리스적인 이미지를 위해 섬세한 수공예적인 기법으로 구멍을 뚫고 찢고 다시 조합하는 등 미완의 형태들은 단순히 더럽고 추한 그런지 룩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그 자체만으로도 독특한 장식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즉, 그런지 룩에 나타난 다양한 해체의 표현기법들은 기존의 우아하고 세련된 아름다움이 아닌 파괴와 분해의 해체적 장식을 통해 인위적이고 의도적인 추의 미학으로 새로운 장식미를 나타냈다. 특히 하나의 특정 양식이 아닌 다원화로 전개되는 패션의 흐름 속에서 새롭게 부각된 추의 아름다움은 다양한 스타일과 장식적 기법이 혼합된 그런지 룩으로 재조명되어 한층 파격적이고 독특한 감성을 지닌 다원적 스타일로 표현되게 한 것이다. 이러한 왜곡과 강한 해체적 장식을 통해 표현되는 그런지 룩은 인간 본연의 미적 표현 욕구인 동시에 기존의 가치를 초월하여 억압적이고 제한된 현실세계에서 벗어나 탈피하고자 하는 인간의 반항적 내면세계를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파괴와 분해, 빈곤이라는 해체적 장식의 표현은 현대인들의 결핍된 욕망이나 소망을 갈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식적 아름다움이라는 미의 가치에 반하여 장식이라는 이미지의 전복으로 그런지 룩에 있어 보다 새로운 이미지를 추구하는 수단이라 하겠다.

3.풍자적 유희미

 패션은 개인의 정체성과 개성을 나타내는 하나의 표현도구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표현예술로서 개인이나 사회에 대한 갈등과 비판, 문제의식 등을 나타내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런지 룩은 고급 하이패션과 엘리트주의에 대한 반발을 가시적으로 표현한 안티패션의 하나로 다른 하위문화가 보여주는 안티패션의 전형적 형식들과 같이 기존의 질서에 대한 거부와 반항을 패션을 통해 표현하였다. 그러나 펑크와 히피가 각각 공격성과 회피로 표현하였다면 그런지는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공격이나 회피 대신 풍자와 냉소적 방법을 통해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현대패션에 나타난 그런지 룩의 표현에 있어 고급문화와 하위문화, 주류와 비주류의 구분을 넘어선 다양한 문화와 스타일간의 믹스 앤 매치,〈그림 22〉와 같이 아무렇게나 주워 입은 듯한 레이어링, 누더기를 착용한 것과 같은 미완성적인 표현기법 등은 홈리스적인 이미지나 키치의 미까지도 표현하면서 현대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부의 불균형, 소외되고 외면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풍자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또 사회비판과 조롱 섞인 낙서의상들을 통해 나타내기도 하는데,〈그림 28〉은 홈리스들의 혁명을 외치며 스트리트 문화를 주제로 한 Miguel Adrover의 작품으로 더러운 담요와 같은 커다란 케이프 전면에 ‘Peace World’라는 문구를 낙서처럼 표현하여 풍자적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또 Kinderwhore와 같은 저속한 이미지의 차용, 의도적으로 싸구려나 빈곤해보이고, 혹은 속된 것처럼 보이고자 하는 의상의 도입과 같은 역설적 표현으로 자신이 처한 물질적, 심적 빈곤, 사회의 부조리, 고전적 섹슈얼리티,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풍자와 외형적 가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하고자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림 28> Miguel Adrover, 2004S/S. www.style.com

 반면, 그런지 룩에 나타난 의도적인 조작이나 왜곡, 해체의 표현들은 충격과 의외성을 유발하는 유희성을 표현하기도 한다. 철학미학의 분야에서 유희성이란 해방과 자유의 감정, 유희충동의 발산을 위해 나타나며 일상규칙의 위반, 이질적 요소의 도입, 무지, 외설, 하락, 강조, 변형 모순, 부조화를 통해 보는 이에게 놀라움과 쾌감, 우월감을 느끼게 해서 웃음을 자아내는 특성이다.24) 이러한 유희는 오늘날 단순히 어린이와 같은 본능적 차원에서의 놀이나 유희의 개념이 아니라 시대적 불안과 사회적 혼란, 모순 등을 반영하여 비정상적이며, 더럽고, 추하기까지 한 가학적인 웃음을 제시한다.

24) 하지수, “현대패션 표현되는 유희성,” 복식 22권 (1994), p. 73.

 현대패션에 나타난 그런지 룩이 나타내는 이질적인 것들의 믹스매치, 기존 의복구성의 조화와 원리를 무시한 레이어링, 의도적으로 의복을 왜곡하고 파괴한 것, 의도적으로 추하고 더럽게 보이도록 탈색하고, 염색한 의복과 메이크업, 신체사이즈를 무시하고, 누더기를 걸친 것과 같은 과장된 의복 등으로 우스꽝스러움을 제시한 것은 인간과 의복 그리고 이 사회 사이의 소외와 갈등의 표현을 나타낸 결과이며, 동시에 충격과 의외적인 유희의 미를 나타낸다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현대패션에 있어 그런지 룩은 하나의 반문화적 안티패션으로 주류문화와 획일적인 패션에 반하여 소외되고 좌절을 느끼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집단의 목소리를 패션을 통해 풍자시켜 상대적 빈곤감을 해소시키고 있으며, 왜곡과 파괴, 의외적인 유희를 통해 인간의 억압된 본성과 욕망이 일시적으로 해방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하겠다.

Ⅴ. 결 론

 그런지 룩은 정통 하이패션과 엘리트주의에 대한 반발을 가시적으로 표현한 안티패션의 하나로 1990년대 전반에 대두된 획기적인 스타일이다. 이러한 그런지 룩은 미니멀리즘의 대두와 함께 그 유행이 사라지는 듯했지만, 보다 다원적인 경향과 색다름을 추구하는 현대패션의 경향과 함께 남과 구별되어 새로운 자아를 찾고자 하는 현대인의 독특한 개성 추구의 욕구는 다양한 표현기법과 스타일의 조합으로 그런지 룩을 새롭게 부활시켰다. 본 연구는 현대패션에 표현된 그런지 룩의 표현기법과 그 특성을 분석하여, 그런지 룩이 하나의 겉모습이나 하위문화를 나타내는 것뿐만이 아닌 현 시대의 패션에 대한 태도와 정신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음을 밝히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그런지에 대한 개념과 음악 및 디자인 분야에서의 그런지를 문헌 고찰하였으며, 세계 4대 컬렉션인 파리, 런던, 밀라노, 뉴욕 컬렉션의 2001S/S부터 2010F/W까지의 작품을 중심으로 그런지 룩의 표현기법과 특성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21세기 패션에 나타난 그런지 룩의 표현기법은 크게 믹스앤 매치, 앗상블라주, 미완성적 마무리로 구분되었다. 첫째, 특별한 형식 없이 여러 아이템, 소재, 문양, 착장방법, 스타일들을 고정관념을 무시한 믹스 매치 레이어링으로 부조화의 미학이라는 그런지룩 특유의 독특한 이미지를 나타냈다. 둘째, 앗상블라주로 의복의 소재뿐만 아니라 의복의 소재로 여겨지지 않았던 모든 오브제들의 패치워크나 콜라주 등을 통해 풍부한 장식미의 효과를 나타냈고, 자원의 재활용과 현대 물질문명에 대한 반문화적인 시각을 반영하였다. 셋째, 탈색과 염색, 올 풀기, 구멍 뚫기 등 미완성적 마무리로 그런지의 빈곤미라는 미적 가치를 반영하였다.

 이러한 표현기법을 통해 표현되는 그런지 룩의 특성은 첫째, 과시적 빈곤미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부를 과시하기 위한 전통적인 조형대신 고도의 테크닉과 정교한 수작업을 통해 의도적으로 표현되는 패치워크, 콜라주, 탈색, 찢어짐, 올 풀림 등과 같은 빈곤의 표현은 그런지 룩에 있어 과시적 빈곤미의 표현을 나타내는 특징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그런지 룩이 가지고 있던 반미학적 가치가 타인과 구별되어 주목 받고자 하는 현대인의 개성적인 표현요구와 맞물려 빈곤미를 과시적으로 나타낸 역설적 우월성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해체를 통한 장식미의 강조이다. 그런지 룩에 나타난 파괴와 빈곤, 재조합 등 다양한 해체적 표현기법들은 기존의 우아하고 세련된 아름다움의 장식이 아닌 인위적이고 의도적인 추의 미학으로 새로운 장식미를 나타냈다. 이러한 특성은 인간 본연의 미적표현 욕구인 동시에 현실세계에서 벗어나 탈피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결핍된 욕망의 표현이며, 장식적 아름다움이라는 미의 가치를 전복시키고 그런지 룩에 있어 보다 새로운 이미지를 추구하게 하는 하나의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셋째, 풍자적 유희성의 표현이다. 현대패션에 나타난 그런지 룩은 이질적인 것들의 믹스매치, 무형식의 레이어링과 과장된 형태, 의도적인 왜곡과 파괴, 추하고 더럽게 보이도록 탈색하고 염색한 의복과 메이크업, 사회적 이슈와 비판의 낙서 등을 통해 현대사회에 존재하는 소외와 갈등의 문제들을 공격이나 회피 대신 풍자와 냉소적 유희로 표현하여 상대적 빈곤감을 해소시키고 일시적 해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이상의 결과를 통해 현대패션에 나타난 그런지룩은 반문화적 안티패션으로의 문화를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 시대의 모든 것을 수용하고 존중하는 하나의 삶의 태도이며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초반 패션에 표현된 그런지가 단순히 지저분하고 보잘 것 없는 안티패션을 표방하였다면 21세기에 나타나는 그런지의 표현은 경계를 초월한 다양한 스타일, 아이템간의 믹스 앤 매치로 그런지 특유의 감성이 보다 정제되고 세련된 스타일로 나타나고 있다. 또, 표현기법에 있어서도 찢기나 탈색, 미완성적 마무리 등 낡고 지저분하게 보이도록 하는 직접적인 표현의 차원을 넘어 그런지가 나타내는 추나 빈곤미의 디테일적인 요소들을 고도의 수공예적인 기법으로 나타내거나, 의도적인 계획 하에 장식적인 요소로 활용함으로써, 과시적 빈곤미라는 역설적인 이미지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즉, 반문화적인 것들을 고감성의 표현으로 전환시켜 나타나게 하였다는 점이며, 이러한 표현들은 타인과 구별되어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감성코드와 부합되어 독특한 개성추구의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대패션이 보다 자극적이고 색다름을 추구하는데 있어 기존의 아름다움이라는 가치에 반하는 그런지 룩과 같은 반 미학의 표현은 더욱 다양하고 새롭게 전개될 것으로 기대되며, 또, 이를 통해 인간의 삶과 현실사회에 대한 문제를 재조명하게 하여 현 시대와 문화에 대한 인식의 전환점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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