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2383-6334(Online)
안토니 가우디 작품의 트랜카디스 이미지를 응용한 니트디자인
Knit Design using Trencadis Images They Appeared in Antony Gaudi's Work
Abstract
- 01(7)_논문 07.pdf10.28MB
Ⅰ. 서 론
최근 사회 문화 분야에서 옛것에 대한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그리워하여 수공예적인 것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의 의상 디자이너들도 핸드메이드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과거로부터 모티프를 찾아 창조적인 디자인을 제안하는 디자이너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스페인의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Antony Gaudi)의 건축작품은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많은 건축가들 중에서도 가우디는 20세기의 미켈란젤로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건축가였다. 그의 작품은 매우 독창적이어서 모방이 불가능하며 어떤 특정한 양식으로 분류하기도 어렵다고들 한다. 그는 언제나 기존의 양식이나 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작업에 임했다. 독일의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ous)는 “성가족 성당의 벽면은 건축공학적으로 완벽하여 신기에 가깝다.”며 그의 창조적인 시도에 감탄했고, 비판적이었던 니콜라스 페브스너(Nikolaus Pevsner) 역시 “가우디는 아르누보에 의해 탄생된 천재였다.”라고 고백하였다.1)
1) 손세관, 안토니 가우디-아름다움을 건축한 수도자, (파주: 살림, 2004), p. 7.
최근 국내외 컬렉션에서는 많은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니트웨어를 제안하고 있다. 니트의 새로운 트렌드로 혼합현상이 확대되고 있으며, 니트웨어에 다양한 기법의 수공예를 더하여 니트웨어의 고급화를 추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안토니 가우디의 작품은 수공예적인 느낌을 전달하기에 좋은 이미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활동한 안토니 가우디 건축의 트렌카디스 이미지를 패션에 대한 영감과 모티프로 활용한 새로운 니트웨어 디자인을 제안하는데 있다. 특히 가우디 작품의 깨진 타일의 비정형화된 특성을 지닌 트렌카디스 이미지를 니트 디자인에 적용하여 새로운 니트 디자인의 가능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관련된 문헌과 선행 연구들을 통한 이론적 고찰과 이것을 근거로 니트 디자인에 적용한 작품 제작으로 구성되었다. 연구 방법으로는 안토니 가우디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고찰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 서적과 선행 연구 자료, 웹사이트 등을 활용하여 가우디 건축 작품의 형성 배경과 그가 최초로 만들어낸 트렌카디스 기법의 역사적 배경과 트렌카디스 기법이 적용된 건축의 양식적, 조형적 특성을 고찰하였다.
또한 니트의 특성 및 편직 기법, 니트웨어의 혼합 기법에 대해 살펴보았으며, 영상매체 및 인터넷, 컬렉션 잡지 등을 통해 현대 패션에 나타난 조형적 요소, 니트 디자인, 혼합기법의 적용 등을 살펴보았다. 작품 제작을 위해 니트 변형조직인 양두조직과 인타샤 기법 및 아플리케 패치워크, 테이핑, 자수, 퀼팅 기법 등 여러 가지 혼합기법들을 니트와 혼합하여 여성복 및 남녀 공용 착용 가능한 롱 가디건, 점퍼 가디건, 풀오버 등 총 8점의 니트웨어를 제작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1.안토니 가우디의 트렌카디스 기법
1)안토니 가우디 작품의 형성 배경
안토니 가우디가 태어난 곳은 카탈루냐 지방의 작은 시골 마을인 타라고나(Tarragona) 주의 레우스(Reus)로서, 이곳은 언제나 지중해의 강렬한 태양빛이 넘쳐나는 곳이다. 레우스는 타라고나 지역의 평원지대에 있으며, 크고 작은 산맥과 바다가 주위를 감싸고 있으며2), 로마네스크, 고딕, 바로크 등 여러 가지 양식의 성당들을 볼 수 있는 중세 건축의 유적지였다. 가우디는 자신의 건축에 영감을 주는 것은 몬세라도(Montserrat)산이라고 말해왔다. 몬세라도는 바르셀로나 북서쪽에 있는 산으로서 1,500여 개의 봉우리를 가진 매우 험난한 산이다. 당시 몬세라도는 카탈루냐인들의 상징이었고, 가우디에게는 스승과 같은 존재였다.
2) Ibid., p. 14.
가우디 건축의 조형 감각 원천은 카탈루냐의 역사와 언어, 문화, 그리고 지중해의 강렬한 태양과 아름다운 자연, 중세의 건축 유적이 가득한 카탈루냐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카탈루냐의 주요 도시인 바르셀로나는 항구도시였고, 제철소가 있었으므로 스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도시가 되었다. 바르셀로나는 가우디가 건축가로서 주로 활동하던 곳이었으며, 1888년에는 만국박람회가 열리기도 하였다. 카탈루냐 지방에는 산업노동자들이,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는 지주계급들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이 두 지역은 신분과 문화적인 차이 등으로 인해 충돌이 잦았다. 바르셀로나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함께 지역 경제의 부흥은 억눌려 있었던 카탈루냐인들의 지성과 문화를 꽃피우기에 좋은 토대가 되었고, 그들은 언어와 문화를 되살리려는 노력, 즉 정체성 회복 운동을 하게 되었다.
정체성의 회복 운동은 1881년 탄생한 ‘진보’라는 잡지를 배포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 잡지의 발행은 엘리트 계층이 카탈루냐 문화를 향해 돌아서고 모더니즘의 기로 들어서는 데 큰 자극제가 되었다.3) 사라지는 카탈루냐의 언어와 문화를 되살리고자 하는 노력은 문예부흥운동, 즉 레나센샤(Renaixenca)로 발전되었다. 박탈당한 카탈루냐의 문화와 옛 영광을 되찾자는 움직임으로 시작된 레나센샤 운동은 일부 지식인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지만, 곧 예술의 전분야로 퍼져나갔다. 건축도 예외는 아니어서 중세시대를 풍미했던 성당 건축을 통한 고딕복고양식(Gothic Revival)으로 표현하려 했다. 즉, 레냐센샤 운동은 카탈루냐 정체성의 부활을 위해 중세를 재조명하고, 근대화를 이루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레나센샤 운동은 가우디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카탈루냐의 자연과 건축유적에 대한 경외심과 자부심이 지극했던 가우디는 레냐센샤 운동을 지지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건축 작품을 통하여 카탈루냐의 정체성 회복에 동참하였다. 일례로 ‘벨레스구아르드(Villa Bellesguard)’를 건축할 때는 카탈리나 최후의 왕 마르틴 1세를 추모하면서 신고딕 양식으로 지었고, ‘구엘 궁전(Palau Güell)’을 건축할 때는 카탈루냐를 상징하는 단철 장식을 현관 출입문 위에 설치하였다. 이처럼 가우디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카탈루냐의 영광을 회복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건축가였다.4)
3) Philippe Thiébaut, 가우디: 예언자적인 건축가, 김주경 역 (서울: 시공사, 2006), pp. 15-16.
4) 손세관, op. cit., p. 18.
가우디는 건축학교 시절, 책을 통해 세계의 여러 건축문화에 관한 자료를 탐독했다. 이 시절에 그는 고딕 복고주의를 지향하는 건축가 세 사람, 즉 퓨긴(Pugin)과 러스킨(Ruskin), 그리고 비올레 르 뒤크(Violler-le Duc)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고딕양식’이라는 동일한 지향점을 갖고 있었지만, 바라보는 시각은 각기 달랐다. 퓨긴과 러스킨이 고딕의 장인정신이나 도덕적인 삶, 중세예술의 양식적 아름다움을 계승하려는 건축가였다면, 비올레는 고딕건축이 갖는 본질적인 측면을 보고자 했던 사람으로, 보다 진보적인 건축가라고 할 수 있다. 비올레는 고전건축의 공간 구성을 고집하는 에꼴 데 보자르(Ecole des Beaux-Arts) 건축학교에서 교수직을 맡기도 했는데, 그의 급진적인 교수법으로 인해 학생들과 동료교수들로부터 많은 반발을 사기도 했다.5) 그러나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가우디는 비올레의 주장에 동의하였다. 비올레는 새로운 건축을 창조하기 위해서 건축가는 과거의 건축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분석하여 원리를 알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5) Ibid., pp. 33-34.
1854년에 프랑스의 건축가이자 건축사가인 비올레 르 뒤크의 ‘11~16세기 프랑스 건축에 대한 이론사전’이 출판되었다. 그는 이 거대한 건물들의 구조상의 특징과 건축적인 기초 구조를 분석했다.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변화를 고찰하고, 그 보존 방법과 동일한 양식으로 그것들을 완성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그는 건설 원리와 자재의 특성, 구조의 정적(靜的)인 성질을 면밀히 연구해 독자들이 중세 건설업자들의 심미안을 통찰할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이를 통해 19세기에 더욱 발전하게 될 예술적이고 구성적인 방법의 논리에 독자들이 몰입하게 했다. 다른 글에서 비올레 르 뒤크는 학교와 공회당 같은 최신 건물에 새로운 자재, 무엇보다도 주철을 사용할 것도 제안했으며,6) 과거의 건축 형태에 관한 공부는 복고주의적인 태도가 아니라,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해결책을 제시한 기술 방식을 연구함으로써 과거의 무게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수년에 걸친 가우디 공부의 밑바탕은 프랑스 합리주의의 발견이라고 볼 수 있다.7) 가우디는 그의 건축 작품들에서 비올레 르 뒤크가 주장했던 합리주의의 요소를 곳곳에 적용하였다.
6) Maria Antonyetta Crippa, 안토니 가우디
7) Philippe Thiébaut, op. cit., pp. 21-22., 이영주 역 (서울: 마로니에 북스, 2006), p. 8.
2)안토니 가우디 트렌카디스 기법
카탈루냐 언어로 트렌카디스(Trencadis)는 깨진 타일 조각으로부터 창조되는 모자이크의 한 유형이다. 이 기술은 또한 피크 아씨에트(Pique assiette)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이 모자이크는 예를 들어 타일이나 컵과 같은 깨진 세라믹 조각으로 만들게된다. 안토니 가우디는 이 기술을 최초로 사용하였다. 그는 공장에서 수집된 여러 가지 형상과 여러가지 색채의 세라믹들로 그의 삼차원적인 건축물을 덮었다. 이곳은 지중해 태양빛 아래에서 함께 춤추는 밝게 채색된 패턴을 창조한다. 카탈루냐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와 조셉 마리아 주졸은 많은 프로젝트에서 트렌카디스를 사용했으며, 바르셀로나의 구엘 공원이 가장 유명하다.8)
8) http://en.wikipedia.org/wiki/Trencad%C3%ADs [검색일 2010년 4월 15일]
프랑스어로 ‘피크 아씨에트’는 모자이크와 비슷한 예술 형식이지만 정확히 말해서 깨진 접시들을 사용하며, 패턴이나 디자인 면에서도 비슷한 것들을 사용한다. 이 이름은 ‘다른 사람들의 접시에 있는 것을 먹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피크아씨에트’에서 유래되었다. 이것은 컵, 접시, 타일 등의 깨진 세라믹들과 발견한 사물들을 디자인에 결합한 모자이크의 한 형식이다. 모자이크(mosaic)란 여러 가지 색상의 돌, 유리조각, 도편(陶片)들을 사용하여 이것을 평면에 늘어놓고, 모르타르나 석회, 시멘트 등으로 접착시켜 무늬나 그림 모양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건축 등에서는 바닥이나 벽면 등을 장식하고, 공예품에서는 표면에 회화효과나 장식성을 나타내는 미술방식이다.9) 가우디는 작품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경우, 그에 어울리는 세라믹과 타일을 제작하였으며, 멀쩡한 타일을 의도적으로 깨뜨려 사용하기도 하였으며, 구엘 별장에서 처음 시도한 트렌카디스 장식 기법은 이후 가우디를 대표하는 표현 방식이 되었다.
9) http://www.encyber.com/index.html [검색일 2010년 4월 15일]
모자이크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시작되었다. BC 3000년 수메르 유적에서는 모자이크 기법을 사용한 흔적이 남아 있으며, 이 모자이크는 흙을 원추(cone) 모양으로 구워 사용하였기 때문에 콘모자이크(cone mosaic)라고 한다. 현재까지는 수메르의 콘 모자이크(그림 1)가 모자이크의 기원으로 기록되고 있다. BC 3000년 수메르의 콘 모자이크를 거쳐, BC 4세기에는 그리스 마케도니아의 펠라 유적지에서 페블 모자이크(pebble mosaic)가 발견되었다. 펠라에서 발견된 페블 모자이크는 기하학적 무늬의 바닥 장식으로 검정색과 흰색 자갈을 사용하였다(그림 2). 페블 모자이크는 테세라 모자이크 이전에 유행했는데 자갈을 깔아 사용했다.
<그림 1> BC 3000 cone-mosaic.(출처: http://mosaicmatters.co.uk/mosaics/index.ht)
<그림 2> BC 4세기 pebble-mosaic.(출처: http://en.wikipedia.org/wiki/History_of_Pella)
로마인들의 예술형식인 모자이크는 기원전 2세기 말에 이탈리아에 처음 등장했고, 이내 큰 인기를 끌었다. 로마인들은 최초에는 바닥과 벽감에만 모자이크를 설치했다. 그러다가 벽면 전체, 천장, 주방과 공중목욕탕에도 모자이크를 설치했다.10) 또한 헬레니즘 문명을 격파한 로마는 1세기 기존의 테세라 모자이크를 계승할 뿐만 아니라 흑색과 백색 테세라만 사용하는 흑백 모자이크를 독특하게 발전시킨다. 재료로 보면 테세라 모자이크이다. 동시에 색 대리석이나 유리를 크게 잘라 활용하는 오푸스 섹틸레(Opus Sectile)도 활용했다.11) 로마의 모자이크에도 신화를 배경으로 한 모자이크들이 많이 나타나 있다. 바티칸 박물관에는 ‘오디세우스의 항해’라는 흑백 모자이크가 보존되어 있다. 흑백 모자이크는 보통 흰색 돌을 바탕으로 깔고 검은색 돌로 대상물을 표현했으며 섬세하고 정교하다(그림 3).
<그림 3> 오디세우스의 항해.(출처: http://www.gypsyaudio.org/wpcontent/uploads/2009/05/odyss101_ttf.png)
10) Tomas R. Hoffmann, 로마 미술, 이한우 역 (서울: 미술문화, 2007), p. 118.
11) 김문환, 비키니 입은 그리스 로마, (서울: 지성사, 2009), p. 299.
비잔틴 미술의 가장 중요한 업적은 인간의 모습을 그리던 그리스 로마의 전통을 더욱 발전시킨 데있다. 서체와 기하학에 매료되었던 이슬람이나 자연환경에 관심이 있었던 중국과는 대조적으로, 비잔틴 제국에서는 온갖 감정과 다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인간의 모습만을 표현의 수단으로 삼았다. 그 결과, 비잔틴 미술은 고대와 르네상스를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할 수 있었다.12) 비잔틴 미술가들은 쉽게 파손되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움을 지닌 표현매체를 발전시켰는데, 이것이 바로 로마 미술에서는 오직 바닥 장식으로 널리 사용된 모자이크이다. 비잔틴 미술가들은 멀리서도 잘 보이는 파란색, 녹색, 금색 등 다양한 색채를 가지고 있는 모자이크를 진정한 회화 재료로 사용했다.13) 기독교 국가인 비잔틴제국은 큰 교회를 건축하고 화려한 모자이크 장식을 하여 제국의 위용을 과시하려고 했다. 비잔틴 모자이크 작품 가운데는 이콘(icon, 성상화)을 표현한 작품들이 많이 있다. ‘이콘’이라는 용어는 그리스어 ‘에이콘(eikon)’에서 파생되었지만 그보다 훨씬 좁은 의미로 쓰인다. 에이콘은 조각은 물론이고 심상(心像)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모든 종류의 이미지를 의미한다. ‘성모’(그림 4)는 이스탄불 하기아 소피아 박물관의 앱스 부분에 있는 이콘으로 867년경에 제작되었다. 성모 마리아의 얼굴은 마치 살아있는 듯 섬세하게 표현되었다.
<그림 4> 성모. (출처:비잔틴 미술, 예경.p. 48)
12) Tomas F. Mathews, 비잔틴 미술, 김이순 역 (서울: 예경, 2006), p. 9.
13) Ibid., pp. 9-12.
이슬람 회화는 내용에서 인물이나 정물의 표현은 삼가며, 기법에서는 색채의 구성과 선의 효과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은 벽화와 세밀화에서 여실히 나타나며, 그 중 벽화는 모자이크 벽화와 프레스코 벽화가 주류를 이룬다. 모자이크 벽화는 초기 이슬람 시대 사원의 벽면이나 궁전의 바닥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비잔틴 회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우마이야조와 압바스조 시대의 궁전에서는 로마나 헬레니즘, 사산조, 페르시아 화풍의 영향이 역력한 수렵도나 기마도의 프레스코 벽화가 적지 않게 발견되었다.14) 또한 알람브라 궁전(Alhambra Palace)은 에스파냐의 그라나다에 있는 중세 무슬린 궁전으로 모든 이슬람 건축물 중에서 가장 유명하며 교과서적인 건축물로 알려졌다. 성벽과 탑들이 붉은색을 띠고 있어, 이 성채는 아랍어로 붉은색을 뜻하는 알람브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알람브라 궁전은 유약 처리한 타일(그림 5), 조각된 벽토, 그리고 조각하거나 맞붙인 나무 따위의 소박한 자재로 건물의 안팎을 아름답게 장식했다.
<그림 5> 알람브라 궁전대사의 방 12꼴잎 별모양 장식.(출처: 이슬람미술, 한길아트, p. 136)
14) 정수일, 이슬람 문명, (서울: 창작과 비평, 2002), p. 260.
2.안토니 가우디 트렌카디스 기법 건축의 양식적 특성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 작품은 대부분 카탈루냐 최대의 도시 바르셀로나에 집중되어 있다. 카탈루냐는 로마인, 서고트인, 무어인들이 침입하여 살았던 곳이므로 여러 가지 건축 양식들이 혼재하고 있는 지역으로, 가우디는 이러한 환경에서 성장하였으므로 여러 가지 건축 양식에 대한 견문과 지식이 자연스럽게 학습되었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가우디의 여러 작품에서 이슬람의 건축술과 다색장식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중세의 건축 양식인 고딕 양식과 바로크 양식, 19세기 말에 잠깐 나타나 유럽을 휩쓸었던 아르누보 양식 등이 가우디의 작품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어,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 양식을 하나로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
1)무데하르(Mudejar)양식
무데하르 양식은 스페인에서 발달한 이슬람풍의 그리스도교 건축양식으로 19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만국박람회 때마다 국경을 뛰어넘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1873년의 비엔나 만국박람회, 1878년과 1889년의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스페인관은 매번 새로운 무데하르 양식으로 지어졌다.15)
15) Philippe Thiébaut, op. cit., 김주경 역, p. 27.
가우디는 오웬 존스의 ‘장식의 문법(1856)’, ‘모자이크와 모자이크 바닥 디자인(1842)’, ‘알람브라 궁전의 설계·입면도·분할과 세부 장식(1842)’과 같은 책을 보면서 자라났다.16) 또한 가우디는 아랍 건축술의 다색 장식에 민감하게 반응했으며, 아랍인들이 기계공학적인 면에서 감각이 뛰어나다고 보았다. 가우디의 초기 작품 가운데 카사 비센스(Casa Vicens, 1883~1888), 엘 카프리쵸(EL Capricho, 1883~1885), 구엘 별장(Finca Guell, 1884~1887)은 무데하르 양식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이들 건축물의 탑, 망루, 옥상 누각 등은 이슬람 사원의 첨탑들을 연상하게 된다. 이들 건축물의 외관은 서로 이질적인 벽돌과 채색 타일로 인해 무데하르 양식 건축물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구엘 별장은 카사 비센스나 엘 카프리쵸보다 1년 뒤에 시공하였으며, 가우디의 트렌카디스 기법은 구엘 별장에서 처음으로 등장하게 된다.
16) Gijs van Hensbergen, 어머니 품을 건축한 건축가 가우디, 양성혜 역 (서울: 현암사, 2002) p. 156.
구엘 별장에서 외장의 이질성은 극에 달한다. 특히 수위실과 마구간의 경우가 그렇다. 두 건물과 담벽의 기반은 돌을 사용하고, 기반 위는 비늘 같은 형태의 베이지색 테라코타판으로 담벽을 만들었다. 담벽 한가운데 철제문이나 나무로 된 블라인드 같은 방식의 문들이 붉은 벽돌로 테를 두르고 나타나 이질적인 대비를 이룬다.17) 구엘 별장의 이질적인 건축 재료와, 색채의 대비는 가우디가 무데하르 양식을 적용했음을 말해준다. 이러한 이질성은 입체감에서도 나타나게 된다.
17) Philippe Thiébaut, op. cit., p. 30.
2)고딕 양식
고딕 양식의 특징은 포인티드 아치, 플라잉 버트레스, 리브 볼트로 압축할 수 있는데, 이들은 구조적, 기능적, 형태적으로 사용되었다. 고딕 건축가들은 이들을 발명해 내지는 않았지만 하나로 결합시킴으로써 전혀 새롭고 신선한 건축적 실재를 창조했다. 고딕 건축은 조각적인, 내지는 빚어서 만든 듯한 건축이다. 수많은 조각들은 건축과 일체를 이룰 뿐 아니라, 사각기둥, 입구 양쪽의 기둥, 창문틀 같은 모든 건축적 요소들까지도 새기거나 빚어서 만들었다.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의 그림까지 고려한다면 고딕의 성당은 명실공히 ‘종합예술작품’이라 부를만하다.18)
18) Winand W. Klassen (1980), 서양건축사, 심우갑, 조희철 역 (2003), 서울: 아키그램, p. 117.
고딕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건물은 파리 근교의 생드니 수도원 교회이다. 생드니 수도원 교회는 고딕 양식을 규정하는 모든 건축적 요소가 통합되어 사용된 최초의 건물이다.19) 고딕 문화는 먼저 영국으로, 그 다음에 독일, 베네룩스 3국, 중부 유럽, 스페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환영을 덜 받았던 이탈리아로 전파되어 갔다. 고딕 예술은 이처럼 넓은 지역으로 퍼져 나갔지만, 비교적 표현에 있어서는 일관성을 유지했다.20)
19) Daniel Boden, Jerzy Elzanowski, Joni Taylor, Daniel Miller, Ethel Smith, Cornelia Lawrenz, 손 안에 담긴 건축사, 김지원 역 (서울: 수막새, 2008) p. 126.
20) Winand W. Klassen, op. cit., p. 116.
벨레스구아르드 별장(Villa Bellesguard)은 카탈루냐 최후의 군주로 1410년에 사망한 마르틴 1세엘 휴마노의 별장이었던 궁전터에 가우디가 신고딕 양식으로 자유롭게 설계해 지은 것이었다.21) 사각형의 부지에 세워진 이 저택의 모습은 정방형이며, 각 면이 동서남북으로 향하고 있다. 가우디는 우선 폐허가 된 성벽을 복구했다. 반원형의 아치와 비포라스식의 창문, 첨탑 형태의 높은 탑, 15세기 카탈루냐 고딕양식에서 힌트를 얻은 화강암 성채를 건설했다.22)
21) Maria Antonyetta Crippa, op. cit., p. 49.
22) 안토니 가우디, 가우디-공간의 환상, 이종석 역 (서울: 다빈, 2001), p. 144.
3)모데르니스모
스페인에서는 아르누보를 ‘모데르니스모’라고 표현한다. 아르누보 건축의 뿌리는 프랑스의 건축 이론가 비올레 르 뒤크가 1863년과 1872년에 두 권으로 출판한 ‘대화록(Entretiens)’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과거의 건축 양식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으로서, 현대적 재료의 정직한 사용과 새로운 형태의 예술적 표현에 대한 개발을 주창하였다. 19세기 후반의 건축가들에게 있어서 비올레 르 뒤크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보강재-가벼운 금속뼈대-를 세우고 그 위에 석재를 덮는다는 선견지명적인 제안을 하였기 때문이다.23) 비올레의 수제자인 벨기에 건축가 빅토르 오르타(Victor Horta)는 구조물의 보강재로 강철을 사용하였으며, 타셀 저택 건축으로 아르누보를 장식미술이라는 한정된 영역에서 건축 분야까지 확대시켰다.
23) Alastair Duncan, 아르누보, 고영란 역 (서울: 시공사, 1998), p. 37.
스페인의 아르누보는 1880년대부터 카탈루냐(Catalonia)에서 발생한 문화적, 정치적 부흥과 복잡하게 관련을 맺고 있다. 이 지역은 4세기 전에 카스티야(Castile) 왕국 사람에게 독립을 잃고 말았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측면을 지닌 부흥운동과 카탈로니아 분리주의 운동은 바르셀로나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재탄생(Rebirth)’으로써 알려져 있다. 이것은 카탈로니아 언어의 부흥, 지역 역사의 연구, 토착 예술과 공예의 연구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와같은 운동이 추진하고자 하는 건축이 어떠한 유형인지를 예측하기 이전에, 카탈루냐 민족주의자들이 카톨릭교도는 물론 마르크스주의자를 포함하여 극도로 이질적이며 정치적으로는 좌파와 우파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24)
24) 윤재희, 백석종, 아르누보 건축, (서울: 세진사, 1991), p. 63.
가우디는 1904년에 바르셀로나 그라시아(Gracia)가에 위치한 집을 완전히 보수하는 공사를 맡았는데, 이 집이 바로 카사 바트로다. 옆집도 국제적으로 유명한 건축가가 설계한 지붕이 계단 모양으로된 독특한 집이었다. 그러므로 가우디가 이 집을 공사할 때는 옆집을 분명히 염두에 두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본다. 왜냐하면 가우디는 언제나 건축을 할 때, 주변 환경을 항상 둘러보고,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건축을 해왔기 때문이다.
가우디는 카사 바트로 공사를 끝낸 뒤 더욱 더 명성이 높아졌다. 페드로 밀라 이 캄프스는 ‘카사바트로’를 보고 나서, 가우디에게 공동 주택인 카사 밀라를 의뢰하였다. 보통 페드레라로 알려져 있는 카사 밀라는 단 한 가지 재료인 크림색의 돌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거대한 돌덩어리처럼 보인다. 카사 밀라가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일반적인 건축방식에서 벗어나 어떠한 양식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고 건축을 조각적인 측면에서 접근했다는 점에 있다. 카사 밀라는 평면적이고 장식적인 아르누보의 원리가 건물의 형태나 볼륨감뿐만 아니라 공간에도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25) 카사 밀라는 1962년에 바르셀로나 예술 유산목록에 올랐고, 1984년 유네스코는 이 건축물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25) 손세관, op. cit., p. 74.
4)혼합양식
에우세비 구엘(Eusebi Guell)은 1888년에 열릴 만국박람회를 통해 구엘은 자신의 문화예술적 취미를 드러낼 수 있는 주택을 갖고 싶어 했다. 구엘은 평소 여행을 많이 하였으며, 많은 예술품들을 소장하고 있었다. 구엘 궁전(Palau Güell)은 1888년 만국 박람회가 열렸을 당시에 개관되었으며, 공사는 1890년까지 계속되었다.
건물의 외부는 구엘이 소유한 바르셀로나 남부지역의 사냥터 가라프에서 나는 회색 대리석으로 지었는데, 전무후무한 독특한 양식으로 되어 있다.26)구엘 궁전은 지하에 마굿간이 자리 잡고, 1층에는 마굿간으로 향하는 현관과 사람이 통행할 수 있는 현관이 나란히 있으며,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벽돌로 쌓은 많은 기둥들로 되어 있다. 기둥 상부는 마치 버섯 모양을 하고 있고 천정은 비잔틴 양식의 매우 평범한 둥근 모양의 연속이다. 구엘의 저택은 카탈루냐 레나센샤의 상징이며, 언어의 부활과 훌륭했던 예술가를 보호하는데 힘쓰는 카탄루냐 부르주아 문화에 대한 열의와 번영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저택 입구에 달린 카탈루냐 문장은 하나의 상징이었다.27) 또한 구엘 궁전은 가우디가 완성한 원래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이라고 한다. 1984년 유네스코는 구엘 궁전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26) Gijs van Hensbergen, op. cit., p. 174.
27) Antony Gaudi, op. cit., 이종석 역, pp. 131-132.
구엘 성지 지하성당은 구엘의 직물공장이 있는 바르셀로나 근처에 위치한다. 이 성당은 구엘이 직물공장의 노동자들을 위해 가우디에게 건축을 의뢰하였다. 가우디는 1898년 성당 건축 의뢰를 받고서도 1908년에야 성당의 초석을 놓았다. 그리고 1917년까지도 본당은 건축은 하지도 않았고 납골실만 완공된 상태로 건축은 중단되고 말았다. 그러므로 ‘구엘 성지 납골당’이라고도 한다. 그러므로 구엘 성지 지하 성당은 지금까지도 미완성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구엘 성지 성당의 구조는 매우 유기체적이며, 재료 또한 그 지역에서 나는 현무암과 벽돌을 사용하였고, 주변의 울창한 소나무 숲과도 잘 어울리는 자연친화적인 건축물이다. 자연에서 태동한듯 한 그의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다. 콜로니아 지하 성당은 건축하는데 17년이나 걸렸으면서도 이에 대한 연구 자료는 극히 적다. 구엘 성지 성당은 가우디의 작품 가운데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건축 작품이다.
1900년 바르셀로나에서 비교적 높은 지대에 위치한 펠라다(Pelada: 벌거벗은 산등성이)를 구입한 구엘은 그곳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파라나소스산처럼 만들고 싶었다. 구엘은 아폴로신이 사악한 뱀과 용을 죽여 땅에 묻은 자리를 기념하여 그리스인들이 그 위에 도리아식 신전을 세운 것처럼, 이곳 바르셀로나에 아테네의 델포이를 재현시킬 것을 제안했다. 가우디는 구엘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자신만의 해석으로 또 한나의 창조물을 세상에 내놓았으며, 구엘 공원이 탄생됨 배경이다.28) 가우디는 건축을 하기 전 언제나 환경과의 조화를 생각하고 먼저 건축 부지를 꼭 탐방한다. 펠라다 산의 원형을 살리기 위해 도로는 등고선을 따라 건설했고, 움푹 들어간 곳은 메우지 않고 그 위에 다리를 설치했다. 다리는 벽돌 기둥과 둥근 아치 천장으로 만들었으며 천장 위에는 그곳에서 파낸 돌을 얹었기 때문에 자연적인 동굴같은 느낌을 주었다. 다리의 기둥은 경사지고 거친돌로 덮여있어 주위의 자연과 잘 조화되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며,29) 주변에는 그곳에서 나는 여러 가지 나무와 덩굴식물 등 자생 식물을 심어 자연적인 분위기로 만들었다. 안토니 가우디 건축의 트랜카디스 기법의 양식적 특성을 정리하면〈표 1〉과 같다.
<표 1> 안토니 가우디 트렌카디스 기법 건축의 양식적 특성
28) 손세관, op. cit., pp. 62-63.
29) Antony Gaudi, op. cit., 이종석 역, pp. 147-149.
3.니트기법
1)편직 기법
기계 니팅은 구조와 편성 방법에 따라 위편(welt knit)과 경편(wrap knit) 두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30) 위편은 한 줄의 실이 가로 방향으로 한 코 한 코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짜여지며, 직물과 마찬가지로 편하게 또는 옷감의 폭을 조절할 수 있게 횡편기(flat knitting machine)를 사용해서 편직될 수도 있고, 또는 재봉선이 없는 스타킹처럼 환편기(circular knitting machine)에 의해 원통으로 생산될 수도 있다. 폭의 신축성이 크고, 코 하나가 빠지면 계속해서 풀리는 단점이 있다. 대부분의 니트웨어와 스웨터, 양말이 여기에 속한다.31) 경편(wrap knit)은 동시에 편성물이 짜여지는 것으로 천의 세로 방향으로 지그재그로 실이 진행하면서 위편성물과 달리 동시에 수백 가닥의 경사가 필요하며, 각 경사에 의한 루프들이 서로 연결되어 천이 짜여진다. 경편성물은 주로 횡편기에서 생산되는데 종류로는 트리코트(tricot) 편기, 라셀(raschel) 편기, 밀라니즈(milanese) 편기 등이 있다.
30) 김준, 이정민, 패션소재의 지식-피복재료, (서울: 수학사, 1995), p. 108.
31) 윤정아, “현대 니트패션에 표현된 가변적 디자인” (한양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9), p. 36.
위편물의 기본 조직은 코의 연결 방식에 따라 크게 평편(plain stitch), 고무편(rib stitch), 조직으로 분류할 수 있다. 평편은 플레인 스티치(plain stitch) 또는 니트 스티치(knit stitch)라고 하며, 일반적으로 저지(jersey) 또는 메리야스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조직으로 바늘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루프를 이끌어내며, 같은 평편이라도 실, 밀도의 변화, 편성 후 후처리방법에 의하여 여러 가지 다른 효과를 나타낸다. 다른 편성조직에 비해서 가볍고 편성속도가 빨라서 스웨터, 셔츠, 스타킹 등에 널리 사용된다.32) 고무편은 웨일 방향에 겉뜨기와 안뜨기가 교대로 배열되는 리브조직으로 겉과 안 모두 같은 외관으로 코스 방향의 골이 나타난다. 편물 구조상 코스 방향으로의 신축성이 크다. 겉뜨기와 안뜨기의 배열은 1:1 또는 2:2, 3:3, 3:2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 웨일 방향보다는 코스 방향의 신축성이 크고, 같은 게이지의 편면지에 비해 폭이 좁고 두꺼운 편물로서, 스웨터의 허리부분이나 소매끝, 목둘레 등에 많이 이용되는 편성조직이다.33)
32) 김그림, 김영주, 이연희, “카지미르 말레비치 절대주의 회화를 응용한 니트디자인,” 한국의상디자인학회지 9권 3호 (2007), p. 159.
33) 김성연, 피복재료학, (서울: 교문사, 1999), p. 316.
위편물의 기본 조직을 응용한 변화조직으로 펄편(purl stitch), 터크편(tuck stitch), 미스편(miss stitch), 레이스편(lace stitch), 케이블편(cable stitch) 등이 있다. 펄편은 양두(兩頭)조직이라고도 하며, 겉코와 안코의 코스를 교대로 배열하여 반복적으로 편직하는 것을 말하며, 환편인 경우는 양두침을 사용하여 편성한다. 양두편은 양두, 링스(links & links)라고하며, 겉뜨기와 안뜨기의 조직을 교대로 복합하여 편직한 것이다. 터크편은 한 코를 다음 코스의 코와 합쳐서 그 다음 코에 거는 조직으로 미완성 루프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편성을 한 코 건너 또는 일정한 코의 간격을 두고 반복하면 표면에 변화가 생기며 두껍고 질긴 편성물이 얻어진다. 미스편은 웰트 스티치(welt stitch)라고도 하며, 코스 도중에 코를 만들지 않고 건너뛰는 편성으로서, 뒷면에는 실이 옆으로 길게 직선으로 떠 보이나, 표면에는 간격이 떨어져 형성되는 코가 나타나므로 변화가 생겨 무늬를 내는데 이용한다. 레이스편은 코를 건 웨일의 코에 합쳐서 걸어 편성하는 조직으로 많은 공간이 생기게 된다. 루프의 코 이동에 의한 구멍을 디자인으로 구성하여 다양한 변화 조직을 만들며, 주로 봄, 여름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케이블편은 니트의 무늬편 중에서 일반적인 것 중의 하나이다. 기본이 되는 조직은 평편이고 케이블이 조합된 부분은 2~3웨일을 서로 트랜스퍼 크로스(transfer cross)하여 만들어진다. 이 경우, cross 된 아래 부분을 뒷코로 하면 케이블 부분이 입체적으로 된다. 케이블편은 최근 벌키(bulky)한 스웨터에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트렌스퍼의 방법에 따라 다양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
2)편직의 배색기법
위편물의 배색을 응용하는 편직 방법으로는 크게 컬러 자카드(color jacquard)와 인타시아(intarsia) 기법으로 분류할 수 있다(표 2).
<표 2> 배색니트의 응용 편직 방법
컬러 자카드 조직은 니트에 있어서는 바늘을 개별적으로 선택해서 색사에 의한 무늬를 내는 장치를 뜻하고, 자카드 장치에 의한 무늬를 자카드 무늬라고 한다.34) 자카드는 기본적으로 디자인에 따라 색상을 나타내기 위해 선택된 바늘은 앞 베드에 니팅하고, 그렇지 않은 바늘은 뒷 베드에서 니팅한다. 같은 구간에서 색상수가 증가하면 소요되는 실의 양이 증가되고, 편지는 그 만큼 두꺼워진다.
34) 김석근, 메리야스 공학, (서울: 문운당, 1996), p. 68.
자카드는 이면조직에 따라 그 종류가 노말 자카드, 버드아이 자카드, 플로팅 자카드, 튜블러 자카드, 레더백 자카드, 블리스터 자카드, 트랜스퍼 자카드로 구분된다. 노말 자카드(nomal jacquard)는 자기 색상 영역에서는 모든 바늘을 편직하고, 다른 색상 영역에서는 뒷 바늘로만 편직하는 조직이며, 뒷베드의 바늘에 의하여 편성되는 콧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무늬가 웨일 방향으로 늘어나는 특성이 있다.35) 버드아이 자카드(bird's eye jacquard)는 자기색상 영역에서는 모든 바늘을 편직하고, 다른 색상 영역에서는 뒷 바늘만 편직하는 노말 자카드에서 뒷바늘 중 선침된 것만 편직되는 조직이며, 플로팅 자카드(floating jaquard)는 두 가지 이상의 실을 사용해서 자기 색상 영역에서는 앞 바늘로 편직하고 자기 색상 영역이 아닌 곳에서는 웰트하여 편직한다. 원사의 소요량이 절약되고 완성된 편지의 무게도 가벼우나, 완성된 편지 이면의 실이 플로팅되어 있어 착용 시에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 튜블러 자카드(tubular jacquard)는 자기 색상 영역에서는 앞 바늘로 편직하고, 다른 색상 영역에서는 뒷 바늘로 편직하는 조직으로 2 Color인 경우 표면과 이면의 무늬와 바닥 조직의 색상이 반대로 되기 때문에 의류제품 디자인시 표면과 이면의 조화를 이용하며, 리버시블 형태의 디자인에 응용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레더백 자카드(ladder's back jacquard)는 튜블러 자카드와 플로팅 자카드의 중간 자카드 조직이며, 블리스터 자카드(blister jacquard)는 버드아이 자카드와 튜블러 자카드의 중간 조직으로 자기 색상 영역에서는 버드아이 자카드로 편직하고, 블리스터 영역에서 뒤는 버드아이 자카드로 앞은 튜블러 자카드로 편직한다. 니트의 조직 중 앞 베드의 바늘에 의한 조직의 콧수가 뒷 베드의 바늘에 의한 콧수보다 많은 유일한 조직이다. 트랜스퍼 자카드(transfer jacquard)는 이면의 실이 앞에서 보이게 하여 연출하는 조직으로서 바닥 조직은 노말 자카드, 버드아이 자카드, 튜블라 자카드, 블리스터 자카드 등이 가능하지만, 블리스터 자카드인 경우는 편직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조직을 형성하는 편사 중 뒷 베드의 바늘들에 편성되는 편사의 색상 선정에 신중을 기하여만 돋보이는 편지을 얻을 수가 있다.36)
35) 임안나, “니트웨어 디자인을 위한 편조직의 특성에 관한 연구”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2) p. 72.
36) 김영주, Knit의 기본조직, 사이처리, Auto처리, (서울: 한양여자대학 니트연구소, 2005), pp. 105-128.
인타시아(intarsia)는 이탈리아어인 ‘intarsiare’에서 유래된 말로서, 인레이(inlay 상감하다, 도장찍다)를 뜻한다. 인타시아는 실제적으로 끼워 넣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배색무늬에 가장 효과적인 조직이다.37) 칼라의 수가 적을 경우, 기하학적인 규칙이나 무늬의 경우에는 자카드 기법을 사용하게 되는데, 자카드 기법은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 작업시 생산성이 뛰어날 수 있지만, 색상수가 증가하면 소요되는 실의 양이 증가되고, 편직물은 그만큼 두꺼워지게 된다. 그러므로 통상적으로 칼라의 수가 많아지게 되면 편직기술도 어렵고 편직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여러 무늬나 그림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편직물의 부피감을 최소화하여 의복 착용시 무게감이 적게 느껴지게 하도록 인타시아 기법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38)
37) 김영주, 수동 인타샤편기, (서울: 한양여자대학, 2004), p. 252.
38) 정원호. “조르쥬 브라크 회화를 응용한 니트웨어 디자인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7), p. 54.
인타시아 기법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무늬가 만나는 교환부분의 색 무늬가 분명하다. 실을 교환하기 때문에 표면에 무늬사가 뜨지 않는다. 둘째, 인타시아는 실제적으로 도장 찍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배색무늬에 가장 효과적인 조직으로 디자인이 뚜렷하고 평편 조직이다. 셋째, 평 브이(V) 베드 편기에서 편성되는 것으로 디자인을 형성하는 실만 편성되어, 편성된 디자인의 이면이 표면과 같은 색으로 나타낸다. 넷째, 무늬부분에 다른실(FMS)을 삽입하기 때문에 경사, 위사의 신축성은 변하지 않는다. 다섯째, 편물의 두께가 얇아서 최근 섬유의 경량화 트렌드에 발맞추어 가장 선호되는 니트 조직이다. 여섯째, 다이아몬드 디자인의 아가일(argyle) 패턴39)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었으며, 최근 컴퓨터 편기의 발달과 함께 캐릭터나 원 패턴 문양을 표현하는데 많이 편직되고 있다.
39) 영국 스코트랜드 서해안의 州이름으로 同地의 씨족 캠벨가의 그린을 기조로 한 타탄체크가 기원이다. 다이아몬드무늬로 구성되고, 다이아몬드형의 중심부를 지나서 가느다란 오버 체크선이 교차하는 것이 있다. (출처:한양여자대학교, Knit 조직 특론, p. 125).
Ⅲ. 작품 제작
본 연구에서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스페인에서 활동한 안토니 가우디(Antony Gaudi 1852~1926)의 건축 작품 가운데 깨진 타일을 이용한 ‘트렌카디스’ 장식 기법을 활용한 건축 작품에서 모티프를 찾아 재구성하고, 이를 작품 제작에 활용하였다. 이론적 배경을 통하여 가우디의 건축 작품은 독창성이 매우 강하며, 친환경적이고 자연친화적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작품 제작을 위해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 작품 가운데 그가 고안한 ‘트렌카디스 장식’기법을 활용한 건축 작품들 가운데서 니트웨어 디자인의 모티브를 찾아내 재구성하였다. 작품의 소재는 acryl/wool, 면, 가죽, wool, 폴리에스테르 등을 활용하였다. 제작기법으로는 가우디 건축의 ‘트랜카디스’ 이미지를 니트웨어에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컴퓨터 니팅 기법을 활용하였으며, 깨진 타일의 트랜카디스 기법을 양두조직과 인타시아 기법으로 혼합하여 편직하였다. 또한 트랜카디스의 느낌을 강하게 나타나기 위하여 아플리케 패치워크, 테이핑, 퀼팅 기법을 활용하였으며, 니트 원단에 면, wool 등 다른 소재를 이용하여 아플리케 패치워크, 테이핑, 스티칭을 하여 니트웨어의 독창성과 아름다움을 고취시켰다.
작품 제작에 사용한 색채는 가우디의 작품 속에 나타난 다양한 색채 가운데 주로 beige, ivory, brown 등을 주조색으로 활용하여 여섯 작품을 제작하였으며, 두 개의 작품은 강렬한 orange, green, yellow, blue 등의 칼라를 활용하여 디자인하였다. 작품은 롱 가디건 1점, 원피스 2점, 투피스 2점, 남성 가디건 점퍼 1점, 남성 풀오버 스웨터 2점의 총 8벌을 제작하였다(표 3, 4).
<표 3> 안토니 가우디 작품을 응용한 니트디자인 전개 1
<표 4> 안토니 가우디 작품을 응용한 니트디자인 전개 2
Ⅳ. 결 론
본 연구는 안토니 가우디 건축의 트렌카디스 이미지를 패션에 대한 영감과 모티프로 활용한 새로운 니트웨어 디자인을 제안하는데 목적을 두고, 가우디 작품의 깨진 타일의 비정형화된 특성을 지닌 트렌카디스 이미지를 니트 디자인에 적용하여 새로운 니트 디자인의 가능성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깨진 타일의 트렌카디스 이미지를 니트 조직의 모티프로 응용하여 컴퓨터 니트 변형조직인 양두조직과 인타시아의 혼합 편직기법으로 니트 원단을 편직하고, 그 위에 패치워크 아플리케, 테이핑, 자수, 퀼팅 기법 등 여러 가지 다양한 혼합기법들을 적용한 독창적이고 장식적인 남성과 여성 니트웨어 8점을 제작하였다. 연구를 통해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안토니 가우디 건축 작품은 매우 독특하고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자연친화적인 조형성을 갖추고 있으며, 풍부한 상상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현대 패션 디자인에 많은 모티브를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 작품에 나타난 그의 사상적 배경은 미래의 디자이너들이 추구해 나아갈 방향에 매우 중요한 제시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 컴퓨터 편직은 최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컴퓨터 인타시아와 양두 조직 자카드를 혼합하여 편직한 니트 원단은 새로운 니트 조직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 특히 인타시아 편직은 회화적인 표현에 매우 효과적이며, 투박하지 않아 인체를 매우 편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셋째, 다양한 니트조직 위에 수공예 기법인 패치워크 아플리케, 자수(스티칭), 테이핑, 퀼팅기법 적용한 결과는 최근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은 혼합, 퓨전 디자인이 니트디자인에도 매우 효율적이며, 니트디자인의 미적 요소를 증대시킬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니트웨어에 수공예 기법을 활용함으로써 니트의 특성에 고부가가치를 더욱 높이는데 적합하였다.
넷째, 니트 원단과 다양한 혼합 기법과의 결합작업은 디자이너가 상상력과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음을 체험하였다.
본 연구는 니트웨어에 가우디 건축에 나타난 트렌카디스라는 독특한 이미지를 수공예적인 기법으로 혼합한 새로운 니트웨어 디자인을 제안하였다. 향후 니트웨어 디자인에 다양한 수공예적인 혼합기법을 활용하면 니트 패션 분야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며, 또한 니트 산업이 발달하여 국익에도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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