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rossref logo
Journal Search Engine
Search Advanced Search Adode Reader(link)
Download PDF Export Citaion korean bibliography PMC previewer
ISSN : 1226-0401(Print)
ISSN : 2383-6334(Online)
The Research Journal of the Costume Culture Vol.19 No.4 pp.805-819
DOI :

현대 패션에 나타난 Fluid Form의 특성 연구

서승미
숙명여자대학교 의류학과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Fluid Form Expressed in the Modern Fashion

Seung-Mi Seo
Dept. of Clothing & Textiles, Sookmyung Women's University

Abstract

In contemporary society, heterotopia is the law dominates thoughts and is the concept reconstituted spaces callsorder in chaos. And that is the place which refuses the paradoxical and social custom and sometimes poses a dangerand rise in rebel.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study how forms of clothing fluid form images are expressedin modern fashion develop body around in the spatial relationship between the body and its environment. The studymethod consider changed characterastics of fluid space through the heterotopia thinking system of Foucault Michel.Based on this method, the heterotopia space that appeared in the plastic arts in aspects of artistic significance andaesthetic value was examined. Based on the above discussion on modern fashion Fluid Form were expressed inany formative characteristics were considered. The result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 Fluidity is the transformedinteraction. It expanded external representation of organic body structure and reconstructed flexible forms ofdynamic structures continuously. Transformation is the new space structure. It constructed invisible transformationand developed convertible dress space by combining a variety of functional overlap and fold. Deconstruction wasexpressed structural forms, expanding the existing forms in the open structure which have ambiguous boundaries.

01(11)_논문 11.pdf1.36MB

Ⅰ. 서 론

 현대 사회 속에서 사유를 지배하는 질서의 법칙으로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는 혼란 속의 질서를 일컫는 공간의 재구성된 개념으로 역설적이고 사회적인 관습을 거부하며 때로는 위험과 반항을 유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표면적으로는 불안정하고 불규칙적으로 보이면서 나름대로 질서와 규칙성을 지니는 현상으로 우리가 무질서라고 생각하는 공간 속에도 질서의 법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따라서 이러한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은 주체를 구성하는 훈육이나 감시의 시선과 그 배치의 구조에서 벗어나 현실과 다른 공간, 해방감과 위안을 받는 이질적인 공간으로 타자의 공간을 창조한다.

이처럼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은 그 자체의 수단과 기능을 초월하여 역설적인 논리를 받아들이는 고정되지 않은 유동적 공간으로서 전이적이며 새로운 사고의 인식을 재구성한다. 이러한 공간의 사물화와 재생은 관습적 예술의 지평을 확장하여 현존하는 공간들을 재구성하면서 규격화된 모습들을 변화시켜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에서 패션의 존재는 다의적이고 인습에 사로잡히지 않는 불규칙적인 기능적 형태로 재창조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헤테로토피아적 공간 속에서 현대 패션에 표현된 유동적 형태의 이미지 즉, 의복의 형태가 신체와 그 환경과의 공간적 관계에서 어떻게 신체 주변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미셸 푸코(Foucault Michel)의 헤테로토피아적 사유체계를 통해 유동적 공간의 변화된 특성을 살펴본 후 이를 바탕으로 헤테로토피아적 공간과 관련하여 조형예술에서 나타나는 Fluid Form을 예술적 의미의 측면에서 미적 특성을 살펴본다. 이상의 이론적 논의내용을 근거로 하여 현대 패션에서 Fluid Form의 조형적 특성이 어떻게 표현되었는가를 고찰하고자 한다. 특히 건축과 상호연관성을 가진 헤테로토피아의 변화된 공간구성이 현대 패션에서 논의되었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를 지닌다. 

본 연구의 구체적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미셸 푸코의 헤테로토피아적 사유체계를 살펴본다.
2. 조형예술에서 나타나는 Fluid Form의 미적 특성을 고찰한다.
3. 위의 연구를 바탕으로 현대 패션에 나타나는 Fluid Form의 조형적 특성을 살펴본다. 

 본 연구에서 이론적 연구의 대상 시기는 20세기 후반 미셸 푸코의 철학적 이론의 전개를 배경으로 현대 조형예술의 다변화된 양상을 사적 고찰하며, 현대 패션에 대한 실증적 연구는 1994년부터 2011년 현재까지로 초점을 맞추어 진행하고자 한다.

연구 자료는 예술과 철학, 미학, 건축, 사회 문화 및 패션에 관한 다양한 국내 외 문헌과 선행 연구논문을 중심으로 살펴보며, 패션에 대한 시각적인 자료는『The Fashion of Architecture』,『Techno Fashion』 등의 패션과 건축 관련 전문서적과 인터넷 웹 사이트 자료 등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고찰

1.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의 사유체계

 미셸 푸코(Foucault Michel)는『사물의 질서, The Order of Things, 1973』에서 사유를 지배하는 질서의 법칙을 호모토피아(Homotopia)1)와 헤테로토피아의 대립개념으로 서술하였다. 헤테로토피아는 어의적인 의미로 사물들이 서로 상이한 방식으로 중첩되거나 위치하고 있어 이들 모두에게서 공통되는 위치를 정의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물의 상태’, ‘혼란 속의 질서’를 일컫는 공간의 재구성된 개념으로 앞뒤가 맞지 않고 역설적으로 보이며 사회적인 관습을 거부하여 때로는 위험과 반항을 유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1) 호모토피아(Homotopia)는 상이성을 배제하고 풍부한 통일성만을 확고한 기반으로 하는 정신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세계의 통일된 구성체를 암시하는 감추어진 소수의 단서만을 인식하려는 성향을 가진다.

이는 서구 사회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카오스 이론(chaos theory)의 현상과 같이 겉으로 보기에는 불안정하고 불규칙적으로 보이면서도 나름대로 질서와 규칙성을 지니는 현상들을 설명하는 것으로 우리가 무질서라고 생각하는 현상 속에도 질서의 법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2) 즉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인 ‘이것 또는 이것이 아님(A or not A)’에 기초한 서구의 이분법적 사고를 탈피하고, ‘이것과 이것이 아님(A and not A)’이라는 역설적인 논리를 받아들이는 새로운 사고의 인식을 전제로 하여 하나의 고착된 사유영역에서 간과하게 되는 또 다른 사유영역의 존재를 인식시켜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사유체계의 다양성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확장시킨다. 

2) 네이버백과사전, http://100.naver.com/100.nhn?docid=793106

이와 같이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개념은 다른 공간이나 사건들, 지리나 영토권들의 범위를 해석하는데도 적용되었는데, 이는 도시의 상황에서 볼 때 헤테로토피아의 존재는 공간을 조직하는 건축구조에 제어를 대체하는 배열의 장소를 포함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의문을 제기한다. 즉 헤테로토피아는 고립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공간의 관계를 재구성하고 그 중 대체되는 것들을 제공하기 때문에 다른 장소들과는 차이점이 명확해진다.3)

3) Bradley Quinn, The Fashion of Architecture (New York: BERG, 2003), p. 28.

따라서 헤테로토피아의 분열은 공간 그 자체의 수단과 기능을 초월하여 궁극적으로 비정확성과 양면적 가치를 표명하면서 신화적이며 현실적인 또한 허구적이고 물질적인 공간의 요소와 함께 고취된 공간으로서 구성된다. 이러한 공간의 재구성은 대체문화(alternative culture)의 중심지로서 아웃사이더나 사회적으로 제외된 자를 포함하며 공간의 사물화(appropriation)와 재생(reclamation)은 지배적인 문화를 거부한 채 현존하는 공간들을 구성하면서 도시 환경의 규격화된 모습들을 변화시킨다. 

이와 같이 푸코는 공간이 가리키기로 되어 있으며 반영하기로 되어 있는 관계들을 오히려 의심하여 중화시키고 뒤집는 고정되지 않은 공간을 헤테로토피아라고 규정지으며 이를 타자의 장소라고 주장한다. 즉 헤테로토피아는 전이적이며 부유하는 공간으로 실제로 존재하지만 그것이 아닌 다른 장소를 재현하며, 사실상 재현된 장소는 그곳에 없는 거울에 반영된 것과 같은 장소이다. 이처럼 유토피아와 헤테로토피아 사이에는 일종의 혼합과 매개의 경험이 존재하는데 이를 거울이라고 한다. 이러한 헤테로토피아적 거울은 명백한 효과와 함께 현실에 존재하며, 자신이 서있는 위치에서 반작용과 같은 것을 행하여 거울에 비추어 볼 수는 있으나 진짜가 아닌 이미지를 통해 가상현실을 한 단계 발전시킨다. 

이처럼 헤테로토피아의 이종적(heterogeneous) 차이 공간에서는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실재하고 동시에 절대적으로 실재하지 않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고 있는 순간에도 자신이 거주하는 주변의 모든 공간과 연결된 장소를 만든다. 이는 그것을 인지하기 위해서 이면에 있는 실제상의 관점을 관통해야하기 때문이다. 헤테로토피아적 거울은 현재와 과거의 관계에 대한 고유의 인식을 왜곡시킬 뿐만 아니라 역사의 문화적, 미학적 변형 간에 비연속성을 표시하는 산개적(散開的) 반영도 등장시킨다.

 따라서 헤테로토피아는 같은 방향을 지향하지 않으며 ‘장소 없음-실재 장소, 반(半)허구-반(半)실재, 폐쇄-개방, 집중-분산, 현존-부재’하는 일상과 정반대되는 역설적이면서 모순된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은 동종화와 합리성에 저항하며 자본주의적 공간화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도시공간으로 발생적인 차이를 통합하는 공간이다. 즉 이곳은 “대비, 대립, 겹쳐놓음, 병렬 등이 분리와 시공간적 거리를 대체하는”4) 중심의 창조와 파괴가 연속되는 잠재력의 공간인 것이다.

4) Henri Lefebvre, The Urban Revolution, trans. Robert Bononno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2003), p. 125.

 이와 같이 헤테로토피아는 나머지 모든 공간과의 관계 안에서 기능해야 하며, 이러한 기능이 타자성을 통해서 주류사회의 이기심을 반영하므로 헤테로토피아는 사회의 시간성을 공급하는 통시적 차원이 생겨난다. 즉 헤테로토피아는 사회를 역동적인 평형체계로 생산하며 새로운 방식의 공간조직 확산을 통하여 전 지구적 변화를 요구한다.5) 이처럼 헤테로토피아는 시간의 편린(découpages du temps)과 관련되며 그것은 균형 잡힌 대칭을 위하여 이종적 시간이라는 것을 개방한다. 따라서 헤테로토피아는 인간이 그들의 전통적인 시간과 일종의 절대적 단절점에 도달할 때 최대한의 능력으로 기능하기 시작한다.6)

5) 장세룡, “헤테로토피아: (탈)근대적 공간 이해를 위한 시론,” 대구사학 95권 (2009), p. 15.
6) Michel Foucault, “Of Other Spaces,” in Visual Culture Reader, ed. N. Mirzoeff (London: Routledge, 1998), p. 26.

2.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적 공간

1)공간의 재구성

 헤테로토피아는 주변부의 조건에서 타자의 장소로 공식화된다. 즉 도시의 이종적 장소인 헤테로토피아는 사회적 실천에서 타자를 포함하는 차이 공간이며 타자 공간으로서 3차원적 변증법을 통해서 갈등과 충돌로 차이를 통합하여 유토피아를 출현시키는 공간이다.7) 따라서 미셀 푸코의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은 주체를 구성하는 훈육이나 감시의 시선과 그 배치 구조에서 벗어나 타자의 공간을 새롭게 창조한다.8)

7) Lefebvre, Espace et politique: Le droit à la ville II (Economica, 2000), pp. 207-208.
8) 김상구, 타자의 타자성과 그 담론적 전략들, (부산: 부산대학교 출판부, 2004), p. 4.

 이처럼 푸코는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공간을 모든 형태의 공동체적 삶이나 모든 권력의 행사에서 근본적인 것”9)으로 규정하였으며, 따라서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을 중세적 장소의 총체(ensemble of place)를 대체하고 끝없이 펼쳐지는 확장의 공간으로서 근대세계의 특징적 공간으로 요약한다.10) 그것은 유토피아의 과학이 아니라 절대적 타자 공간의 과학이며, 실제 사회생활의 공간인 외부 공간에서 현장의 공간들 사이에 펼쳐지는 이종적 공간이다. 따라서 우리는 환원 불가능하고 절대로 포갤 수 없는 장소화(lˈemplacement)11)들을 묘사하는 일련의 관계들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의 재구성은 공간성 위에서 전개되는 시간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화한다.

9) Michel Foucault, “Espace, savoir et pouvoir,” in The Foucault Reader, ed. P. Rabinow (New York: Pantheon Book, 1984), pp. 239-56.
10) Michel Foucault, 말과 사물: 인문과학의 고고학, 이광래 역 (서울: 민음사, 1987), 서문.
11) Michel Foucault, “Different Spaces,” in Aesthetics: the Essential Works 2, ed. J. Faubion (London: Allen Lane, 1998), pp. 175-85.

현대의 모든 문화와 문명에는 전체 사회의 토대에 존재하면서 형성되는 실재 장소가 있다. 그것은 문화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모든 실재 장소화가 동시적으로 표현되고 경쟁되며 발전되는 일종의 효과적으로 법규 화된 유토피아로서 반(反)장소 화와 같은 실재 장소화이다.12) 이러한 실재 장소는 유토피아와 달리 서로 양립 불가능한 온갖 형식의 현장이 놓이는 공간으로서 규범을 거부하면서도 온갖 기능을 행사하는 역동적인 사회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보상(compensation)의 헤테로토피아로서 절대적 ‘타자성의 공간’을 창출하고 모든 개체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도록 확장할 수 있다.13)

12) Michel Foucault, “Of Other Spaces,” op. cit., p. 24.
13) Georges Teyssot, “Heterotopias and the History of Spaces,” in Architiecture Theory Since 1968, ed. K. Michael Hays (Cambridge: MIT Press, 2000), pp. 298-310.

 문화연구에서 공간으로의 전환을 시도한 에드워드 소자(Edward W. Soja)는 1989년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공간이 인지적 직관이나 현상학적 물질 공간이 아니라 경험의 공간이며 모든 문화에서 사회적으로 형성된 생생한 공간으로 구체적인 동시에 추상적인 사회적 실천의 아비투스(habitus) 공간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였다.14) 이처럼 헤테로토피아 공간을 성격 규정하면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저항과 경계 넘기(déborde)’이다.15) 즉 헤테로토피아의 성격은 유토피아적 해방공간에서 저항과 경계 넘기라는 용어와 경쟁하는데, 이는 푸코의 유토피아가 완전히 질서 잡힌 사회이거나 사회에 완전 대립되는 비현실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16)

14) Edward W. Soja, 공간과 비판사회이론, 이무용 역 (서울: 시각과 언어, 1997), p. 30.
15) Benjamin Genocchio, “Discourse, Discontinuity, Difference: The Question of ‘Other’ Spaces,” in Postmodern Cities and Spaces, eds. Sophie Watson & Katherine Gibson, (Oxford: Blackwell, 1995), p. 38.
16) Michel Foucault, “The Thought of Outside,” in Aesthetics: the Essential Works, 2, ed. J. Faubion (London: Allen Lane, 1998), pp. 349-364.

 이와 같이 푸코의 헤테로토피아는 권력과 지식의 미시물리학이 작동하는 근대성의 공간을 넘어서 이종적 차이의 공간으로 어떤 약속과 희망, 원초적 저항과 해방공간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혼란스런 공간이다.17) 이 공간의 특징은 현재의 우리 자신에게서 끌어내어 위치를 측정하고 형태를 재구성하는 공간으로 이러한 친숙한 공간은 끊임없이 차이를 전개하고 도전하지만 순수하고 완전한 형태의 헤테로토피아는 없다. 다만 서로 상호관계를 가지고 반향 함으로써 다르게 조합하고 기능하며 더 혼란스런 시공간 단위를 만들어가는 헤테로토피아만 있을 뿐이다. 즉 헤테로토피아는 ‘희망의 공간’과 필연적인 관계를 맺지 않는다.18)

17) Michel Foucault, “Of Other Spaces,” op. cit., pp. 25-26.
18) Ruth Levitas, “For Utopia: the (Limits of the) Utopian Function in late Capitalist Society,” Critical Review of International Social and Political Philosophy 3/(2.3) (2000), pp. 25-43.

이처럼 푸코는 헤테로토피아를 사회의 거친 벼랑 끝에 위치하면서 양립 불가능한 장소들이 병존하며 불일치하는 공간, 바로 거기서 사회를 무의식적으로 전진시키는 공간으로 특별한 지위를 부여한다. 타자의 공간으로서 헤테로토피아는 실제 공간 보다는 관념의 공간에 더 가까우며,19) 이러한 헤테로토피아 공간이 전통적 기억과 단절을 가속화 할수록 공간의 특수성은 근대성을 혁신하는 형식으로 결합하는 특징을 가진다. 따라서 이러한 공간은 어떤 중심에도 특권을 부여하지 않고 불연속, 전위, 변환, 파열, 절단되고 흩어진 탈 중심의 공간으로 전개된다. 이처럼 푸코는 기존에 다양하게 각인된 방법론과 개념화를 파괴하기 위해서 서로 다른 공간을 방법론적으로 구성하는 배치개념을 제시하였다. 

19) Benjamin Genocchio, op. cit., p. 43.

이와 같이 헤테로토피아는 유토피아를 변화시키는 상호 관계적 양상을 지닌다. 따라서 그 공간은 언어로만 발생할 수 있는 ‘불가능한’, ‘사고 불가능한’ 공간의 생산이 가능하며, 헤테로토피아에서 재구성된 무질서한 공간은 반현실, 반상상이라기 보다는 완전한 상상의 영역, 다양한 질서의 파편들이 서로 분리되어서 새로운 공간을 재구성한다. 

2)유동적 공간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은 고정되지 않은 공간으로 의무와 억압, 경쟁과 반복에서 벗어나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전이적이며 부유하는 유동적인 공간이다. 즉 타자의 장소로 공식화되는 이종적 장소로서 차이를 통합하여 새로운 유토피아를 출현시키는 유동적 공간을 재창조한다. 이 공간은 대중적 지각공간이나 전문가의 인지공간을 넘어서 예술과 문화의 창조적 상상력으로 접근되는 공간이며, 또한 저항과 전복을 통해서 일상의 소외를 극복하는 능동적 주체의 공간으로 차이가 실현되는 공간이다. 

이러한 유동적 공간은 지속적으로 이동하는 시간의 흐름을 의미 없는 파편으로 분쇄하고 재구성하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 공간으로 새로운 차원의 시공간을 확장한다. 따라서 현대의 공간은 시공간 압착(time-spatial compression)이라는 과거와는 다른 형식으로 전개되는 시공간의 인식을 강조하며, 모순과 대립의 추상적인 실재 공간은 유동적 형태의 변형된 공간 배치로 새로운 조합의 형태를 제시한다.

 헤테로토피아의 유동적 공간으로 블랍(blob), 폴드(fold), 블러링(blurring)과 같은 새로운 미학적 패러다임은 조직적인 건축물을 묘사하는데 사용되던 단어들로서, 실제상으로 건축물의 변화된 움직임을 언급한 많은 문서들은 이를 ‘cybertecture’나 ‘hypersurfaces’라고 묘사한다. 이러한 패러다임은 공간의 형태를 서로 양립 불가능한 다양한 형태로 변형시켜 확장의 공간으로서 일련의 혼성물이나 유동적 공간을 향한 일반적인 변화를 반영한다.

들뢰즈(Gilles Deleuze)는 저서 ‘The Fold’에서 중요하고 은유적인 세상을 공간과 움직임, 시간의 폴드에서 보았고 미학을 끝없는 폴드와 압축된 시공간을 통하여 서로 뒤틀려 구성된 본체로 해석하였다.20) 이처럼 폴드는 모든 것을 변화시키며 건축적 스타일의 연속적인 변화와 형태의 무상은 모두 이러한 모형에 의해 확대되어진다. 이것은 표면을 함께 모으는 동시에 그것을 나누기도 하고 표면들을 새롭게 통합하여 그들이 차지하는 유동적 공간을 재구성하기도 한다. 

20) Bradley Quinn, op. cit., p. 215.

이와 같이 블랍이나 폴드, 블러링과 같은 시공간적 패러다임은 형태에 있어 매우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는 시각적이고 반복적이며 다수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것은 표면의 형태에서 지각되며 그것의 내면에 있는 명백한 유동적 공간은 항상 존재한다. 이러한 유동적 공간구성은 효과적인 부분에서 감정적인 공간으로 움직임을 재구성하며, 움직임의 표현으로 모호함이나 중단의 흔적 없이 유연하고 연속적으로 전개되도록 의도된다. 따라서 유동적인 공간은 기존의 형태에서 새로운 존재 가능성을 제시하며 구조적으로 재구성된 형태를 표현함으로써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을 새롭게 확장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푸코의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은 타자의 공간으로서 다양한 질서의 파편들이 재조합되어 새로운 공간을 재구성하며, 이러한 유동적 공간 속에서 결합되는 블랍, 폴드, 블러링, 트위스트와 같은 새로운 미학적 패러다임은 변화된 시공간의 연속적인 확장으로 고정되지 않은 공간 속에서 새로운 변형을 창조한다.

Ⅲ. 조형예술에서의 Fluid Form

 조형예술에서 나타나는 유동적 형태는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의 재구성에 의해 변형된 유동적 공간으로 모든 형태의 필연적 상호관계는 공간성 위에 전개되는 다양한 형태로 탈구성적인 변형 공간을 창출한다. 이러한 유동적 형태는 이종적 공간으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전개되는데, 특히 건축가들은 우주시대 재료의 제1세대인 유리직물이나 알루미늄, 거울, 메탈, 폴리에스테르 막 등을 사용한 강화직물을 막 구조와 이동하기 쉬운 파빌리온(pavilion)21)과 같은 특별한 구조를 위해 건축자재로 사용하였다.

21) 파빌리온의 어원은 라틴어인 파필리온(papilion)의 나비라는 뜻으로 텐트를 의미한다. 건축용어로 ‘파빌리온 시스템’ 등이 있으며, 이는 이동 가능한 가설의 작은 건축을 말한다.

1980년대 건축가들은 파빌리온을 양식화된 건축물과 같은 신빙성을 지닌 진보적인 건축기술이라고 생각하였다. 신장성 있는 막 구조는 보통 가벼운 알루미늄 프레임 위에 걸쳐지며, 기압과 압력이 유지된 에어 서플라이(air-supply) 시스템의 지원으로 그들의 크기를 확장하거나 부가적인 보호를 위해 고정된 구조 위에 펼쳐지기도 한다. 이는 이동하기 쉬운 유동적 형태로 완벽한 환경을 창조하며, 이러한 팽창식 무대나 부유하는 천막의 환상적인 구조물은 일정하게 공기가 유지되는 우주복과 팽창된 탐사기 그리고 우주공간의 인공위성을 상기시킨다. 

런던의 서펜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를 위한 리베스킨트(Libeskind's)의 파빌리온은 오리가미(origami) 폴딩을 건축적 원리로 변환시켰고 폴딩 건축물이 가질 수 있는 힘을 예증했다. 막사구조는 겹쳐진 알루미늄 판으로 폴드 형태이며 그것의 메탈 경계선은 비스듬한 축으로 재단되고 외부의 지지대 또한 사선으로 배치되었다(그림 1). 도요 이토(Toyo Ito)는 “현대 건축에선 구조물을 숨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파빌리온에선 표면과 구조의 중간단계를 지향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미리 제작할 수 있는 모던한 감각의 구조물 재료가 준비되면 그 자리에서 건물이 완성된다. 나의 작업은 기술과 이론 내에서 구조와 겉 부분을 접는 것이다”22)라고 언급하였다.

22) Quoted from his talk held at the Serpentine Gallery on 13 July 2002.

<그림 1> Libeskind, Serpentine Gallery, 2001.

 들뢰즈(Deleuze)는 폴드를 표면과 연관된 의미를 해석하는 모델로 적용함으로써 형태와 기능 사이의 관계를 모색하였고 구조와 공간, 절개, 장식의 표현을 동일시했다. 폴딩은 1990년대 초 건축물의 외관에 사용되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빛과 그림자 같은 자연적인 요소와 결합되어 건물의 드라마틱한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이와 같이 건축에서 폴딩은 마천루와 지층, 습곡 그리고 연속적으로 의도된 창조시스템이 영감의 원천이 되는데,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의 고층건물은 기계적인 연속을 표현한다. 외부의 디테일한 폴드는 헤테로토피아적 탈 공간 속에서 중첩의 환영을 제시하며 연속적인 유기적 형태와 접혀진 구조적 형태를 상징적으로 배열한다. 이처럼 중첩과 폴딩의 조합은 프랭크 게리(Franke Gehry)의 구겐하임 미술관에서도 볼 수 있다. 그것은 꽃잎처럼 하늘을 향해 춤추는 유동적인 형태로 표면에 붙어있는 물고기 비늘 같은 수십만 개의 티타늄 판들은 은은한 빛을 내뿜는다(그림 2). 

<그림 2> Franke Gehry, Bilbao Guggenheim, 1997.

오스트리아의 MEMUX(Thomas Mennel & Reinhard Muxel)에서 디자인하고 오버하우저와 쉐들러(Oberhauser & Schedler)가 제작한 콘크리트 커튼은 콘크리트 텍스타일을 쿠션 모양의 유닛으로 만들어 이들을 유연성 있는 끈으로 연결시킨 폴드 형태의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통풍과 소음감소, 단열 등의 효과를 제공한다. 또한 유닛들은 콘크리트를 성형할 때 생기는 자연스런 형태로서 일정한 간격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빛과 공기를 통과하는 반투과성을 지니며, 마치 커튼처럼 구조물에 자연스러운 주름을 잡거나 바퀴를 이용해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유동적인 형태의 구조물은 움직이는 조각 작품(moving sculpture)으로 헤테로토피아의 공간 속에서 새로운 조형 환경을 창조한다(그림 3).

<그림 3> MEMUS, Concrete Textile, 2008.

 이처럼 주름은 수천 년 동안 건축물을 장식하였다. 이오닉 기둥(Ionic Column)의 세로 홈은 긴 튜닉의 접혀진 폴드와 수직으로 조각된 전당기둥 사이의 유사성을 증명한 제임스 레이버(James Laver)에 의해 고대 그리스 조각의 드레이퍼리로 그 내력이 밝혀졌다.23) 모든 폴드는 은유적으로 안과 겉, 제한된 것과 제한되지 않은 것의 특성을 지니며 표면의 끝없는 폴드를 포함하는 잠재력처럼 펼침의 개념도 무한하다. 따라서 접어진 공간은 연속적으로 접혀질 수 있도록 모듈의 잠재력을 나타내며 건축과 패션에서 공유되는 유동적 형태의 표면과 공간으로 새로운 전개를 제시한다.

23) James Laver, Style in Costume (London: Oxford University Press, 1948), p. 18.

최근 건축 환경에 등장한 가장 근본적인 혁신 중 하나인 블랍(blob) 건축학은 컴퓨터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24) 보조 도구에 의해 디자인되었다. 블랍은 ‘생물형태적인, 척추가 없는’으로 설명되는 실체가 없는 기본적인 형태를 창조하면서 정사각형, 각도(angle) 그리고 직선의 평면도형을 변형시킨다. 이처럼 유동적인 형태의 블랍 건축물은 열린 공간속에서 헤테로토피아적인 타자의 장소로 전통적인 균형과 관습적인 분배를 거부하는 패션 미학의 양식과 함께 다양한 형태로 재구성된다. 

24) 더블랍: 컬러 레볼루션(De Blod)은 THQ가 개발한 Wii용 게임 소프트웨어이다.

이와 같이 블랍 건축의 외관은 유동적으로 굴곡되어 있으며 건축가들은 하나의 관점을 찾아 본질적으로 모호한 형태의 건축 체계를 창조하였다. 따라서 확장된 유동적 건축 공간은 그것이 분리되도록 유지하는 수단을 제공하며 다양한 공간을 결합시켜 구형의 격자와 모조의 유기체적인 불균형으로 이루어진 새롭고 환상적인 경관을 제시한다. 즉 블랍의 역할은 건축구조와 공학기술의 새로운 메타포로서 전조의 형태(prophetic forms)와 새로운 삶의 체계 그리고 존재하는 구조물과 중첩되어 다양한 환경을 제공한다.

 조형 예술가들에게 지난 몇 십 년은 명확성에 대한 부재로 특성화되어 왔다. 건축가들은 주거에 대한 고정관념이 더 이상 없으며 형태의 정교화가 중요한 목표가 되지 않는다. 현대 조형예술은 패션, 인테리어 디자인, 나선형의 구조, 건축의 확장된 형태나 혼합 등 복잡한 세계를 통합한다. 궁극적으로 건축과 비 건축 사이의 경계는 고정되지 않은 헤테로토피아적 탈 공간 속에서 유동적 형태의 연속체들이 변형되어 나타난다.

 엠마누엘 베이블 스튜디오(Emmanuel Babled Studio)는 플렉시글라스(plexiglass: 특수 아크릴) 소재를 사용하여 물에 젖은 것과 같은 오가닉하면서 플루이드한 형태의 쿼크 테이블(Quark table)을 디자인하였다. 이는 유동적인 액체에서 영감을 받은 블랍 형태로 센슈얼한 촉감을 가지며, 외관이 변화하는 유연한 소재의 표면감으로 부드러운 조각(soft sculpture)과 같은 새로운 마블링 형태를 표현한다(그림 4).

<그림 4> Emmanuel Babled Studio, Quark table, 2009.

도시공간 속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경계의 모호함은 헤테로토피아적 사유 공간처럼 블러링(blurring)한 혼성적 형태로 나타나며 그 의미는 명확하지 않다. 현대의 조형예술에서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다양한 요소들은 기능 확장에 의한 재배열의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된다. 이는 디자인이 구조화되지 않을수록 더욱 유동적 형태를 지니며 그들의 최상의 미학과 재현은 부분화된 형태의 경계를 모호하게하여 존재하는 시스템을 유동적으로 변화시키는 새로운 결합을 시도한다.

이와 같이 경계를 모호하게 형식들은 친숙한 모양을 낯설고 평범하지 않은 것으로 재조직화하면서 그들을 신비롭게 재현한다.〈그림 5〉는 밀라노에서 전시되었던 애니멀스(Animals)에서 디자인한 드레이프트 소파(Draped Sofa)로 마치 실크 패브릭이 흘러내리는 듯 연출하여 모호한 형태감을 표현하였다. 이처럼 조각적이고 유동적으로 변화된 형태들은 불확정적이며 구성요소 간의 탈경계화로 확장되어 의도적으로 인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현대 조형예술에서는 고정되지 않은 확장된 공간 속에서 블러링 효과에 의해 사물을 친숙하지 않게 만들어 재조합에 의한 기능 확장을 시도한다. 

<그림 5> Animals, Draped Sopa, 2009.

블러 파빌리온(Blur Pavillion)을 건축한 딜러와 스코피디오(Diller & Scofidio)는 2002년 스위스 엑스포에서 자연 속으로 건축물을 모호하게 위치시키는 블러링 형태로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 건물은 스위스 이베르동 레 뱅(Yverdon-les-Bains)에 있는 뇌샤텔 호(Lake Neuchâtel)에 위치하면서 사람이 만든 구조라기보다는 물의 흐름 위에 떠도는 구름 같은 형상으로, 케이블 구조물에 부착된 압력 스프레이 분출구를 통해 생성된 안개는 빌딩의 흔적을 숨기면서 수증기의 모호한 공간을 연출한다(그림 6). 

<그림 6> Diller & Scofidio, Blur Pavillion, 2002.

 이처럼 유동적 형태로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것은 건축이 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건축에 관한 새로운 생각을 제안한다. 이는 건축디자인이 물질적이고 안정적인 형식을 초월할 수 있다는 인식을 창조하고 항상 경계를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는 형상들 사이에서 경계가 모호하듯이 동시에 그들을 명확하게 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형태는 건축과 패션 모두에 의해 공유되는 힘과 운동 원리의 형식에 대한 접근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현대 조형예술에서 나타나는 유동적인 형태는 위빙(weaving) 기법으로도 전개되는데 이는 공간 구성 및 건축 표면의 텍스처를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건축물로 중국의 베이징 올림픽 국립 주 경기장은 건축이 패션의 텍스타일 기법인 위빙을 가장 잘 적용한 사례로 구조물의 요소는 스틸로 엮은 듯이 조형적으로 건축되었다(그림 7). 

<그림 7> Beijing Olympic National Stadium, 2008.

브라질리아(Brasilia)를 설계한 오스카 니마이어(Oscar Niemeyer)는 외관과 구조를 비틀고 회전시킨 조각적인 모더니스트 스타일을 제작하였다. 선형적이고 트위스트된 디자인은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i)에 의해 경사지는 건축 형태로 특징화되었고, 프랭크 게리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유동적인 형태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또한 카렐 볼레르(Karel Vollers)의 트위스트 건축은 불규칙적으로 기능하는 헤테르토피아적 공간 속에서 관습적 예술의 지평을 확장하였으며, 이러한 유동적 공간은 미야케(Miyake), 가와쿠보(Kawakubo), 야마모토(Yamamoto) 등에 의해 패션에도 도입되었다(그림 8). 

<그림 8> Karel Vollers, Twisted Building.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조형예술에서 나타나는 유동적 형태와 관련하여 예술적 의미의 측면에서 미적 특성을 고찰한 결과, 헤테로토피아적 사유체계 안에서 재구성되는 다양한 텍스트의 공간적 결합은 건축의 블랍, 폴드, 블러링, 트위스트 등과 같은 미학적 패러다임으로 표현되어 가변적 공간구조의 다변화된 구조적 결합을 형성하였다. 이러한 유동적인 블랍 형태들은 변화된 무정형의 유동체로 유기적인 구조의 외적 표현을 확장시켜 동적구조를 지속적으로 재구성하며 우연에 의한 공간의 상호관입으로 지각적인 연속성이 나타났다. 중첩과 폴드의 다양한 기능적 결합은 가변적인 자유조형 형태를 형성하였고 기계적 변형에 의한 상호작용으로 개방적인 기능적 전환을 창조하였다. 또한 경계가 모호한 열린 구조 속에서 블러링 효과에 의해 혼성적인 형태를 확장하는 탈구조적인 형태가 나타났으며, 구성요소 간의 기능적 결합과 재구성으로 탈경계화되어 언캐니한 특성이 고찰되었다. 이상의 결과를 정리하면〈표 1〉과 같다. 따라서 본 연구는 Fluid Form의 조형적 특성을 유동성, 가변성, 탈구조성으로 상정하였으며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특성이 현대 패션에서 어떠한 조형적 특성으로 표현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표 1> 조형예술에 나타난 Fluid Form의 미적 특성

Ⅳ. 현대 패션에 나타난 Fluid Form의 조형적 특성

 현대 예술은 과거 이분화 되었던 범주의 파괴와 미적 가치가 다원화됨에 따라 형식을 거부하고 형상성을 초월하는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의 재구성에 의해 유동적 형태의 변형된 비정형적인 모습으로 추(醜)의 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사회 의식구조를 대변하는 조형예술 분야에 있어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따라서 패션에서 표현되는 유동적 형태는 고정되지 않은 확장된 공간 속에서 비정형적인 요소의 블랍, 폴드, 트위스트, 블러링 등의 변형을 통한 불일치적 현상을 통해 부정형과 가변적 변환, 경계가 모호한 탈구조성을 유발하는 미적 개념으로 전개된다.

 최근에는 패션디자이너들이 물리적 공간과 새로운 재료의 표현을 탐구함에 따라 그들의 의상은 건축에서의 블랍, 폴드, 트위스트, 블러링의 조형적 형태와 유사해졌으며, 이러한 건축적 패러다임은 패션에 적용되면서 아방가르드 패션과 최첨단 디자이너들 작품의 형태와 양식을 분류하는 새로운 시각적 언어가 되었다. 본 장에서는 헤테로토피아적 사유체계의 이론적 담론에 근거하여 패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하나로 패션과 건축 환경과의 공간적 상호관계에서 현대 패션에 표현된 유동적 형태의 조형적 특성을 유동성, 가변성, 탈구조성으로 범주화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1.유동성(Fluidity)

현대 패션에 나타난 유동성은 변화 가능한 공간구조를 지속적으로 재구성하여 기능의 전이적 연속성을 생성하며, 이러한 동적 구조의 유동적인 형태는 실재와 무형(intangible) 사이의 경계를 초월하는 확장된 공간형태로 나타난다. 유동적인 공간에서 재조합된 개인적인 구조물은 변화된 상호작용으로 개체성을 유지하면서 유기적인 신체구조의 외적 표현을 확장시켜 무정형의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을 창출한다. 이러한 디자인은 형태가 뚜렷하지 않은 블랍 형태로 의상이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변형되며, 단순히 의복의 역할을 하는 패션의 개념을 초월하여 열린 건축을 본뜬 유연성 있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패션에 유용성과 기능성을 부여한다 

블랍 의상에서 제시되는 새로운 구조의 원리와 미적 감각은 패션의 전망을 재 정의한다. 따라서 패션디자이너들은 몸의 윤곽을 진화된 블랍으로 해석하기 시작하였으며 블랍의 전제에 따라 옷과 건축의 디자인은 인간의 형태와 더욱 가깝게 되었다. 이처럼 유동적 형태의 블랍 의상은 기하학적인 형태를 표면적인 의미로 표상하며, 신체에서 독립적인 구조물을 창조하여 그것을 유기적인 신체의 연장물로 확장시킨다. 

텍스타일 아티스트인 마리아 블레이세(Maria Blaisse)는 기술혁신적인 재료와 추상개념의 형태를 이용하여 매우 독특한 의상을 창조하였다. 1996년 작품인 ‘Moving Back’과 ‘Black Circles’에서는 진공상태의 공업용 거품 막을 몸의 동작둘레에 표현하여 입체적인 모양으로 수축 이완이 가능한 의상을 제작하였다. 이는 신체를 독립적인 형태로 본뜰 수 있는 재료로 단순한 구형의 요소를 신체와 연결시켰고 모델은 그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그림 9). 또한 블레이세의 의상은 특별한 도구(clip)시스템을 사용하여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며, 실루엣은 신체의 움직임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되어 유동적인 모양과 포지션을 변화시킨다. 이처럼 블랍 건축의 영향은 단순한 형태의 의상을 변화 가능한 형태와 기능을 가진 의상으로 변형시키며, 착용자와 공간을 구성하는 물질 사이에 경계가 존재함에도 그것은 그 자체로 완전한 의복이라 볼 수 있다(그림 10). 

<그림 9> Maria Blaisse, kuma guna, 1996.

<그림 10> Maria Blaisse, kuma guna, 1996.

 미국의 패션리서치 기관인 IFM(International Fashion Machines)은 형태와 사이즈는 변하지만 착용자의 몸에 반하여 일정하게 유지되는 블랍 의상을 연구하고 있다(그림 11). IFM은 형태기억 합금 니티놀(Nitinol)25)섬유로 제직된 나일론 패브릭에 기초하여 온도 변화에 따라 신축이 가능하지만 온도가 일정해지면 원상태로 돌아오는 특수의상을 제작했다. 니티놀의 ‘Shape-Memory’ 특성은 패브릭의 수축과 이완을 가능하게 하여 온도에 따라 드레스 기장이 변화되며, 다른 물질과 혼합될 수 있기 때문에 조건의 다양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형할 수 있다. 이처럼 니티놀을 사용한 의상은 블랍의 특성인 유동적인 형태 공간으로 블랍 건축의 원리를 반영하며, 헤테로피아적 환경에 따라 지속적인 변화를 위해 그것의 형태는 유기적인 유동체로 변형된다.

25) 니티놀(Nitinol)은 니켈 티타늄의 약성어로 니켈과 티타늄의 상자성(常磁性) 합금을 말한다.

<그림 11> International Fashion Machines, 2005.

 후세인 샬라얀(Hussein Chalayan)은 2000년 S/S, before minus now 컬렉션에서 튤(tulle) 드레스의 조각을 유동적인 블랍 형태와 비슷한 원리로 표현하였다. 이는 정형화된 패션의 코드나 기호 표현에 따른 의도된 기능이 아니라 자연스런 표현들로 형태가 몸에서 제거되어 그것의 시작점은 모호하다(그림 12). 알렉산더 멕퀸(Alexander McQueen)은 어깨와 자연스런 힙의 위치를 과장함으로써 신체의 구조를 확대하였고 신체를 유동적인 형태의 연속으로 새롭게 해석하였다. 2009년 F/W 컬렉션에서는 몸의 윤곽을 진화된 구조물로 재현하는 과장된 블랍 형태로 변형시켰다. 깃털은 의복의 표면을 따라 연속적으로 배치되었으며 신체가 변형되면서 몸의 외관은 블랍의 유동적인 형태를 표현한다(그림 13). 요지 야마모토(Yohji Yamamoto)는 2006년 F/W 컬렉션에서 정반대의 효과를 창조한다. 코트의 무정형은 착용자의 신체를 해방하고 움직임에 따라 모양이 지속적으로 변하는 유동적인 형태를 창출한다. 이는 블랍 건축의 형태를 응용한 것으로 비어있는 부피를 창조하기 보다는 모양을 정의하는 형태를 전개시켜 신체 주변에 유기적인 형태를 표현한다(그림 14).

<그림 12> Hussein Chalayan, 2000 S/S.

<그림 13> Alexander McQueen, 2009 F/W.

<그림 14> Yohji Yamamoto, 2006 F/W.

이와 같이 현대 패션에서 나타나는 유동성은 변화 가능한 공간구조를 지속적으로 재구성하며 유기적인 신체구조의 외적 표현을 확장시켜 형상성을 초월하는 삼차원적 의복 공간을 창조한다. 패션에서 이러한 블랍 효과는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변형되어 부정형의 선들이 유기적으로 형성되며, 자신의 의지를 벗어나 모든 질서를 해체하여 무의식적인 취급이 예기치 않은 아름다움으로 강조되는 새로운 우연의 효과를 창조한다. 

2.가변성(Transformation)

 현대 패션에 나타나는 가변성은 새로운 공간구조로 비가시적인 변형을 구성하며 중첩과 폴드, 트위스트 등의 다양한 기능적 결합으로 전환 가능한 의복공간을 형성한다. 이처럼 착용방법에 따른 변환은 불규칙적으로 기능하는 새로운 유동적 공간을 재구성하며, 접혀진 면은 도시의 유리된 영역처럼 공간적이며 사회적인 기표들로 채우면서 헤테로토피아의 영향력을 증명한다. 이런 공간 속에서 패션의 존재는 다의적이고 인습에 사로잡히지 않으며 그 공간들은 문화 이론가인 니콜라스(Nikos Papastergiadis)가 제시한 ‘불규칙 기능적 공간(parafunctional spaces)’이라는 형태로 변화한다.26)

26) Nikos Papastergiadis, “Traces Left in Cities,” Architectural Design Vol. 72 No. 2 (2002), p. 45.

 이와 같이 현대 패션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가변성은 폴드의 변환을 통해 조형적 구성요소를 창조하는데, 이러한 형식적 구조는 추상적이며 열린 공간 구성에 의한 가변적 조형성으로 신체의 형태개념을 의도적으로 해체하여 불확정적인 형태구성을 시도한다. 일본에서 폴드 형태는 순수예술이라 비유되는 오리가미(origami) 풍습과 함께 예술형태로 간주된다. 각각의 폴드는 더욱 복잡한 공간의 정렬을 제시하기 때문에 종이접기는 폴딩의 행위를 근본적인 공간의 연속체로 표현한다. 이처럼 패션디자이너들은 이동성 있는 폴드로 보이는 신체 주변에 원단을 감싸고 폴딩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이는 독일의 철학자 라이프니츠(Leibniz)가 가상공간을 고정된 ‘seen’과 다이나믹한 ‘unseen’으로 정렬시킨 것처럼 인간은 그들이 입는 옷의 폴드에 자신을 끼워 넣으면서 고정된 면을 에너지로 채워 넣는다.

 현대 패션에서는 폴딩 기법을 사용하여 복잡하거나 가변적인 구조를 구성하는데 이처럼 패션디자이너들은 물리적 공간과 물질들에 대하여 새로운 표현을 시도하기 때문에 그들의 의상은 폴딩 기법과 병행한다. 패션에 적용되는 이러한 건축적 패러다임은 그것들 사이의 구조적이고 미학적인 형태를 가지며 새로운 시각적 언어를 제시한다. 와타나베(Junya Watanabe)는 2000년 A/W 컬렉션에서 접기, 주름잡기 등의 기법을 이용해 종이접기 기술을 시도하였는데, 이는 패브릭의 느낌은 없고 종이 공작품과 같은 공상적인 창작물로 착용자를 감싸는 큰 물결 모양의 드레스 형태로 제작되었다. 이처럼 복잡한 종이접기 폴드 형태는 모델 위에 떠다니는 깃털과 같이 가벼운 드레스로 연출되었다(그림 15).

<그림 15> Junya Watanabe, 2000 A/W.

 가변적인 플리츠 기법은 의상 표면의 색다른 질감을 통해 비주얼을 표현하기도 하고 주름의 반복을 통해 볼륨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의 ‘Zig Zag’ 드레스는 기계적인 주름의 반복을 통해서 의상의 리듬감과 부피감을 표현하여 건축 구조물의 단면을 제시하였다(그림 16). 이처럼 그는 변형된 조형적 형태의 에너지로서 직물의 흐름을 창조하기 위해 주름을 사용하였으며 주름의 가변성은 몸의 윤곽을 패턴화 시키거나 추상화 시킨 패널을 변형함으로써 표출된다.

<그림 16> Issey Miyake, 1994 F/W.

 후세인 샬라얀의 2001년 S/S, Ventriloquy 컬렉션에서 Poppy dress는 많은 요소들을 불규칙하게 만들어진 옷에 결합시켰고 의상에 겹쳐진 폴드를 연속적으로 연결하였다. 드레스 앞부분의 프린트된 패브릭의 한 면은 실제 크기의 양귀비를 옷의 가장자리 근처에 배치하여 양귀비 밭을 묘사하는 환상적인 이미지를 연출하였다. 나선형으로 의상을 감싸는 커팅 테크닉 기법은 꼬이고 서로 얽힌 모양을 연출하며 나선형으로 인체를 감싸면서 천의 수직과 수평 축의 한계로부터 의상을 자유롭게 하는 유동적인 패션의 흐름을 연출한다. 이처럼 꼬이고 회전된 폴드의 변형은 불규칙적인 흐름의 연속을 가능하게 하며 이런 나선형의 가변적인 변화는 형식적 구조로서 조각적인 형태를 창조한다(그림 17).

<그림 17> Hussein Chalayan, 2001 S/S.

 와타나베 의상은 넓은 호나 평평한 디스크를 루핑하거나 인체를 나선형으로 감싼 와이어를 배치하고 천으로 그것을 감싼다. 의상의 네크라인 형태는 주름을 코일로 연결함으로써 조각적인 인체를 표현하고 몸판 주위에는 수평의 주름을 잡아 부채꼴로 펼쳐놓는다. 이처럼 가변적인 변형을 강조하면서 의상의 비율 형성을 제어하기 위해 코일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오스카 슐렘머(Oskar Schlemmer)가 제작한 트리아딕 발레(Triadic Ballet)를 위한 ‘Screw’ 의상의 금속날개를 차용한다(그림 18).

<그림 18> Junya Watanabe, 1998 S/S.

 영국의 패션 디자이너인 셜리 팍스(Shelly Fox)는 카렐 볼레르(Karel Vollers)에 의해 디자인된 트위스트 빌딩에서 영감을 받아 직선의 선들이 회전에 따라 달라지는 혁신적인 의상을 창조하였다. 이는 관습적인 패션에 대한 도전으로 인체의 구조에 대항해 단순한 형상을 뒤틀고 확장시키는 가변적 구조를 연출하기 위해 디자인에 수학적인 원리를 적용하였다. 의상의 펠트 조각들은 표면과 평행하고 봉제선들은 각각의 회전하는 직선들로 구성되거나 덧대는 천들의 비 관습적인 배치를 통해 비대칭 컷을 만들어 의상을 왜곡시킨다. 또한 소매는 손목에 맞게 팔꿈치 주위를 두르고 칼라에서 어깨까지 감싸는 래글러 형태이지만 어깨와 팔 주위를 반쯤 두른 날개와 같은 모습이다(그림 19).

<그림 19> Shelly Fox, The Fashion of Architecture, p.220.

 알렉산더 멕퀸은 2002년 S/S 컬렉션에서 폴드가 중첩된 풍성한 형태의 입체적인 나선형 실루엣을 창조하였다(그림 20). 이 작품은 불규칙적인 기능 변환으로 내부와 외부의 유동적인 변화를 연출하며 가변적 형태의 이런 구조들은 나선형의 또 다른 트위스트로 결합된다. 이 의상은 폴드 형태로 건물의 단층들을 펼치고 다시 연결하는 구겐하임의 나선형 모양처럼 다른 조각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가변적인 구성을 연출한다. 이처럼 패션은 건축 구조의 기계적 유기적인 기법을 사용하여 기존의 패션이 가지고 있던 경계를 넘어서 변화된 패턴과 재단을 재창조한다.

<그림 20> Alexander McQueen, 2002 S/S.

3.탈구조성(Deconstruction)

 현대 패션에서 표현되는 탈구조성은 모호한 카오스적 자유조형 형태를 통해 블러링의 유동적 공간을 표현하며, 부정형의 유기적 형태는 중심주의적 사고방식에서 정형화된 복식의 외형을 거부하고 새로운 복식미를 창조함으로써 무질서를 초래하는 불확정적이며 유동적인 변화를 연출한다. 이러한 형태들은 예술적인 비전을 모호하게 형상화하여 경계가 불확실한 열린 구조 속에서 기존의 형태를 재조합, 재배열하는 혼성적인 구조적 형태가 나타난다. 이처럼 탈구조성은 경계 모호한 공간 속에서 기능을 확장하여 기존의 결합을 바꾸고 새로운 결합을 생성하며 패션 속에 세워진 환경에 새로운 관계들을 만들어 타 형식들을 흡수하는 재배열을 생성한다. 이는 기능의 향상이라는 것을 함축하지만 그들의 혼성적인 형태의 의미는 명확하지 않고 모호하다.

 사이몬 토로굿(Simon Thorogood)은 2000년 F/W 컬렉션에서 기존의 의복 형태를 변형하여 새로운 구성 요소를 창조하는 기능 확장을 제시하였다(그림 21). 의복의 각 부위는 자유로운 상호관입을 통해 신체 공간을 외부로 확장시키며 경계가 모호한 유동적 공간을 창조한다. 이처럼 패션에 대한 시각은 물리적인 형태나 만질 수 있는 의상을 만드는 것에서 초월하여 그들에 대한 제안으로 채워지며, 경계가 모호해진 형식들은 이미 존재하는 환경과 직물 같은 것들과의 기능 확장으로 유기적인 형태의 상호연관성을 나타낸다.

<그림 21> Simon Thorogood, 2000 F/W.

 이와 같이 패션에서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형식들은 친숙한 모양을 낯설고 평범하지 않게 재조직화 하면서 그들을 신비롭게 만든다. 지암바티스타 발리(Giambattista Valli)의 작품에서 이러한 형태들은 조각적이고 시적으로 제안되어 모호하고 의도적으로 인지 불가능한 블러링 형태로 나타난다(그림 22). 미야케는 착용방법에 따라 변형되거나 다양한 도구에 의해 낯설게 만드는 무정형 디자인의 선구자이다. 그는 디자인의 특징을 배열의 다양성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자유로운 스타일의 하나로 바람과 같은 물결을 연출해 신체 주위를 감쌀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의상을 새롭게 창조하였다.

<그림 22> Giambattista Valli, 2008 F/W.

 마틴 마지엘라(Martin Margiela)는 그의 컬렉션들을 기이한 매력으로 변형시켜 공간적이며 사회적인 기표들로 채우면서 헤테로토피아의 영향력을 증명하였다. 그는 2011년 S/S 컬렉션에서 기존의 형태를 벗어난 탈구조적인 기능 확장을 통해 의상을 낯설게 변형시켜 패션을 초현실적인 저항과 재생의 의사소통에 사용하는 모호한 경계를 표현하였다(그림 23). 또한 후세인 샬라얀은 의상의 기능을 확장시켜 유동적인 연속을 가능하게 하였으며 공간과 의상 모두에 대해 새로운 정체성을 표현하였다. 그는 작품에서 스트레이트 재킷과 평범한 셔츠 사이의 윤곽을 모호하게 하여 혼성적인 형태 속으로 의상의 기능을 향상시켰으며, 이러한 블러링 효과의 의미는 위치 재배열로 명확하지 않고 모호하여 낯선 형태를 표현한다(그림 24).

<그림 23> Martin Margiela, 2011 S/S.

<그림 24> Hussein Chalayan, The Fashion of Architecture, p.228.

 패션에서 나타나는 탈구조적 형태는 변형된 소재를 재조합하여 신체를 위치 재배열에 의해 인공적으로 모방, 합성하며 신체의 결점을 원하는 형태로 변형시키는 외적 확장을 시도한다. 케이 가가미(Kei Kagami)는 2007년 F/W 컬렉션에서 여성의 몸에 구조적인 틀을 부착함으로써 신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탈 형식을 표현하였으며, 이로 인해 재조정된 신체는 파편적으로 분리되어 불규칙적으로 기능하는 새로운 유동적 공간을 재창조한다(그림 25). 이처럼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에서 탈구조적인 형태는 신체의 외적 확장으로 불확정적이며 친숙한 의상을 낯설게 변형시켜 왜곡된 부정형을 표현한다.

<그림 25> Kei Kagami, 2007 F/W.

 이상과 같이 현대 패션에 나타난 유동적 형태의 조형적 특성을 유동성, 가변성, 탈구조성으로 상정하여 현대 패션에서 이러한 조형적 특성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러한 세 가지 유형의 공통점은 헤테로토피아적 공간 속에서 확장된 기능의 재구성으로 유동적인 형태의 변형이 나타났다. 이들 조형적 특성의 차이점에서 유동성은 유기적인 신체의 외적 표현을 확장시켜 블랍의 유동적인 형태를 지속적으로 재구성하였으며, 가변성은 중첩과 폴드의 다양한 기능적 결합으로 전환 가능한 의복공간을 형성하였다. 또한 탈구조성은 경계가 모호한 열린 구조 속에서 블러링 형태로 기존의 형태를 재조합하여 혼성적인 형태를 창조하는 조형적 특성이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를 정리하면〈표 2〉와 같다.

<표 2> 현대 패션에 나타난 Fluid Form의 조형적 특성

Ⅴ. 결 론

 현대 사회 속에서 헤테로토피아는 타자를 포함하는 차이의 공간으로 때로는 역설적이고 전이적이며 창조적 상상력으로 접근되는 능동적 주체의 장소로 유토피아를 출현시키는 유동적 공간이다. 이처럼 고정되지 않은 유기적 공간 속에서 나타나는 변형된 형태는 헤테로토피아적 재구성에 의해 유동적인 형태로 표현되는데, 이는 비정형적인 요소의 블랍, 폴드, 트위스트, 블러링 등의 불일치적 변화를 통해 무정형과 가변적 변환, 경계가 모호한 탈구조성을 유발하는 미적 개념으로 전개된다.

본 연구는 미셸 푸코의 헤테로토피아적 사유체계를 통해 현존하는 도시의 불규칙한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을 열린 사고방식에 의한 공간의 재구성과 변화와 운동성이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유동적 공간으로 분류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조형예술에서의 Fluid Form 이미지와 관련하여 미적 특성을 고찰한 결과 다양한 텍스트의 공간적 결합은 건축의 블랍, 폴드, 블러링, 트위스트와 같은 패러다임으로 표현되어 가변적 공간구조의 다변화된 구조적 결합을 형성하는 미적 특성이 나타났다. 이상의 분석 결과를 근거로 현대 패션에 나타난 Fluid Form의 조형적 특성을 유동성, 가변성, 탈구조성으로 범주화하였으며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대 패션에 나타난 유동성은 변화된 상호작용으로 유기적인 신체구조의 외적 표현을 확장시켜 동적구조의 유동적인 형태를 지속적으로 재구성하였다. 이러한 블랍 효과는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부정형의 형태로 변형되어 전이적 연속성을 생성하며 유동적인 공간 속에서 형상성을 초월하는 자유조형 형태가 창조되었다. 

둘째, 현대 패션에 나타난 가변성은 중첩과 폴드 등의 다양한 기능적 결합으로 새로운 공간구조를 형성하며 신체의 형태개념을 의도적으로 해체하여 전환 가능한 의복공간을 표현하였다. 이러한 가변적 조형성은 객관적 사물성을 변형시켜 불확정적인 형태구성을 창조하며 불규칙적인 기능 변환으로 새로운 유동적 공간을 재구성하였다. 

셋째, 현대 패션에 나타난 탈구조성은 경계가 모호한 열린 구조 속에서 기존의 형태를 재조합, 재배열하여 혼성적인 형태를 확장하는 구조적 형태가 나타났다. 이처럼 탈구조성은 카오스적 형태를 통해 블러링의 유동적 공간을 표현하며, 신체구조를 외적 확장시켜 기성의 미적 가치를 파괴하는 왜곡과 변형의 불확정적인 형태구성을 연출하였다.

이상과 같이 현대 패션에 표현된 조형적 특성으로 Fluid Form 이미지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현대조형예술은 과거 이분화 되었던 범주의 파괴와 미적 가치가 다원화됨에 따라 의식의 해방을 통해 객관적 사물성을 변형시켜 추상적 각색행위라는 무질서하고 무한대의 유기적 형태를 인간의 지성과 감성의 틀로 재구성한다. 따라서 현대 패션에 나타난 Fluid Form의 조형성은 헤테로토피아적 사유체계 안에서 재구성되는 공간적 결합으로 무정형의 유동적 형태와 가변적인 자유조형이 표현되며 낯선 경계 속에서 위치 재배열에 의한 탈구조적인 특성이 고찰되었다. 

본 연구는 담론의 텍스트로서 현대 패션의 조형적 특징으로 Fluid Form 이미지를 상정하였다. 이러한 유동적 형태는 헤테로토피아적 공간 속에서 확장된 기능의 재구성으로 신체의 유기적인 변형을 반영하며 기존의 미적가치를 파괴하는 가변적, 탈구조적인 기법을 통해 변형된 Fluid Form 이미지의 신체 표현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후속 연구에서는 이러한 유기적인 신체 양식을 재인식하게 하는 패션의 다중화된 표현 형태들과 미적 가치로서 심층구조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다각적인 연구가 지속적으로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Reference

1.김상구 (2004). 타자의 타자성과 그 담론적 전략들 .부산: 부산대학교 출판부.
2.장세룡 (2009). “헤테로토피아: (탈)근대적 공간 이해를 위한 시론.” 대구사학 95권.
3.네이버백과사전, http://100.naver.com/100.nhn?docid=793106
4.Foucault, Michel (1984). “Espace, savoir et pouvoir.” in The Foucault Reader, ed. P. Rabinow, New York: Pantheon Book.
5.Foucault, Michel (1987). 말과 사물 : 인문과학의 고고학 . 이광래 역. 서울: 민음사.
6.Foucault, Michel (1998). “Different Spaces.” in Aesthetics: the Essential Works 2, ed. J. Faubion, London: Allen Lane.
7.Foucault, Michel (1998). “Of Other Spaces.” in Visual Culture Reader, ed. N. Mirzoeff, London: Routledge.
8.Foucault, Michel (1998). “The Thought of Outside.” in Aesthetics: the Essential Works, 2, ed. J. Faubion, London: Allen Lane.
9.Genocchio, Benjamin (1995). “Discourse, Discontinuity, Difference: The Question of 'Other' Spaces.” In Postmodern Cities and Spaces, eds. Sophie Watson & Katherine Gibson, Oxford: Blackwell.
10.Laver, James (1948). Style in Costume. London: Oxford University Press.
11.Lefebvre, Henri (2000). Espace et politique: Le droit à la ville II. Economica.
12.Lefebvre, Henri (2003). The Urban Revolution. trans. Robert Bononno.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13.Levitas, Ruth (2000). “For Utopia: the (Limits of the) Utopian Function in late Capitalist Society.” Critical Review of International Social and Political Philosophy 3/(2.3).
14.Papastergiadis, Nikos (2002). “Traces Left in Cities.” Architectural Design Vol. 72, No. 2.
15.Quinn, Bradley (2003). The Fashion of Architecture. New York: BERG.
16.Soja, Edward W. (1997). 공간과 비판사회이론 . 이무용 역. 서울: 시각과 언어.
17.Teyssot, Georges (2000). “Heterotopias and the History of Spaces.” in Architiecture Theory Since 1968, ed. K. Michael Hays, Cambridge: MIT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