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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6-0401(Print)
ISSN : 2383-6334(Online)
The Research Journal of the Costume Culture Vol.19 No.2 pp.376-388
DOI :

중국 남인염포 염색 공예 연구

이 민 정, 손 희 순
숙명여자대학교 의류학과

Research on Dyeing Crafts of Chinese Indigo Dyed Designs

Min-Jeong Lee, Hee-Soon Sohn
Dept. of Clothing and Textiles, Sookmyung Women's University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types and characteristics of Chinese indigo dyed designs performeduntil today in private houses of Chinese minority races and to examine the modern value of traditional dyeing craftsof minority races by investigating the cases of utilizing modern private Chinese indigo dyed designs. As the researchmethodology for theoretical study about the history of Chinese traditional pattern dyeing, the origin, types andcharacteristics of Chinese indigo dyed designs, the preceding research data, photo data, and Internet data wereutilized, and for the empirical research on Chinese traditional dyeing techniques and the cases of utilizing todayChinese indigo dyed designs, the on-site survey on Guizhou and Yunnan was conducted during February and March2008 and the data were collected and analyzed. Based on the results of this research, it was found that Chineseindigo dyed designs represented Chinese traditional pattern dyeing, which was inherited and developed mainly inChinese minority races and Chinese. It could be seen that according to geographical distribution and characteristicsof each race, the types and characteristics of dyeing techniques were formed, which are classified into the batikof the Miao of Guizhou in the Chinese southwestern region, the tie-dyeing of Bai of Yunnan, and Chinese bluecalico(resist printing) of Chinese private houses in the Hunan and Huseo regions, and these represent the threetypical Chinese dyeing techniques today. Based on the results of empirical research on the utilizing cases, focusingon the traditional living handicrafts of Chinese minority races, traditional cultural articles, and artworks, the modernvalues such as practical, cultural, and artistic values of Chinese indigo dyed designs could be rediscovered.

01(12)_논문 12.pdf8.03MB

Ⅰ. 서 론

 중국은 중원 지역의 한족(漢族, Chinese)을 중심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이 형성되어 왔다. 그 외 55개 소수민족은 오랜 세월 한족과 투쟁의 역사를 이루면서 중국 국토의 약 60% 이상에 흩어져 살고 있다. 그 대부분은 중국 서남부 지역인 귀주성(貴州, Guizhou)과 운남성(雲南星, Yunan)을 중심으로 소집거 및 대집거를 하고 있으며, 각 민족마다 고유한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 오늘날 중국의 전통문화는 각 소수민족의 문화가 독자적으로 혹은 한족의 문화와 융합하면서 다채롭게 형성되었고, 복식을 비롯한 생활 풍습 등 유형 무형 문화가 그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그 중 귀주성과 운남성에 대집거하고 있는 묘족(苗族, MiaoZu)과 백족(白族, BaiZu)은 한족과의 유구한 투쟁과 교류의 역사 속에서 민족 특유의 화려한 복식문화를 발전시켜 왔으며, 오늘날 중국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소수민족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족에게 중원 지역에서 밀려나 귀주성과 운남성의 산악 고원지대를 중심으로 대집거하게 된 중국 소수민족들은 외부와의 단절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하여 모든 식·생필품을 자급자족하게 되었고, 농경사회 토착문화인 조상숭배와 축제 문화를 발달시켰다. 이와 같은 소수민족의 지리·역사·문화적 배경으로 형성된 민족 특유의 복식문화는 타민족과의 표시, 민족의 단결과 응집력을 강화시키는 한편, 남인염포(藍印染布), 자수(刺繡), 은장식(銀裝飾), 금직(錦織), 도화(挑花, 십자수) 등을 활용하며 현대까지 계승 발전되고 있다. 그 중 현대 중국 전통 염색 공예를 대표하고 있는 남인염포는 무명천에 무늬를 방염 처리한 후, 남염(藍染)을 함으로써 얻어지는 중국 전통 문양염으로서 귀주성 묘족과 운남성 백족을 중심으로 그 외 소수민족과 호남·호서 지역 한족 민가에서 계승 발전되어오고 있다.

 남인염포의 주된 염료인 남초(藍草, indigo, 쪽)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광범위하게 자생, 재배되어 온 식물로서, 기원은 인도이고, 비단길을 통해 혹은 중국 서남부의 소수민족들의 이동을 통해서 중국전역에 전해졌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특히 귀주성과 운남성의 소수민족들에 의해 재배가 이루어졌으며, 이의 염료를 이용하여 문양을 얻는 남인염포는 중국 소수민족들의 전통 염색 공예가 되었고, 명․청시대에 이르러서는 한족 민가에까지 크게 유행하여 중국 전역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중국에서는 남인염포를 ‘민간염포’, ‘민간포’, ‘민간 남인염포’라고 하며, 문양염을 일컫는 다른 명칭으로 ‘화포’, ‘인화포’라고도 한다.

 한편, 남인염포는 지리적 분포와 더불어 각 민족의 염색기법 특성에 따라 염색기법의 유형 및 특징이 형성되어 중국 서남부 지역 귀주성 묘족의 납염, 운남성 백족의 교염, 호남·호서 지역 한족 민가의 남인화포(형지호방염) 등으로 분류되며, 오늘날 중국 3대 전통 염색기법을 대표하고 있다. 또한 복식을 비롯한 전통 문화 상품으로, 공예미술의 하나인 염색 예술로 재창조되면서 그 가치와 위상을 재조명을 받고 있다.

 국내 중국 소수민족 복식문화에 관한 연구논문은 다수 있으나, 중국 소수민족 전통 염색 공예에 관한 선행 연구는 매우 미흡하여 양진숙,1) 이순자2)등의 논문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들도 중국 전통 염색의 역사와 염색 공예의 문화적 배경에 관한 연구에 국한되어 있다.

1) 양진숙, “염직발생과 문화적 배경에 관한 연구,” 한국디자인문화학회지 5권 2호 (1999), pp. 137-153.
2) 이순자, “古代中國染色에 關한 硏究,” 동신대학교 論文集 9권 (1997), pp. 377-402.

 이에 본 연구에서는 중국 소수민족을 중심으로 민가에서 행해지고 있는 중국 남인염포를 중심으로 그 유형과 특징을 파악하고, 현대 남인염포 공예의 활용 사례 연구를 통하여 중국 소수민족 전통염색 공예가 지니고 있는 가치를 재발견하고, 현대적 의의를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 방법으로는 중국 전통 문양염의 역사, 남인염포의 기원과 유형 및 특징 등에 관한 이론적 고찰을 위하여 선행 연구 자료와 국내외 문헌 자료, 사진 자료, 인터넷 자료 등을 활용하였고, 중국 전통 염색 기법과 현대 남인염포 공예의 활용 사례의 실증 연구를 위해서는 2008년 2~3월 사이, 현재 중국 남인염포중 납염과 교염의 본 고장이자 보존지구인 중국 귀주성 안순시, 귀양시와 운남성 대리시를 현지 답사하여 염색 과정 조사, 염색 실험, 염색 공예 실물 관찰 및 구입, 관련 서적 구입, 사진 촬영, 염색 장인 인터뷰 등을 실시하였다.

Ⅱ. 중국 전통 문양염의 역사

 중국 전통 문양염을 중국 내에서는 남인염포라 칭한다. 남인염포의 염색 기법에는 납염, 교염, 남인화포(형지호방염)가 있으며, 그 기원이 중국 소수민족에 있다. 본문에서는 중국 전통 문양염의 역사적 고찰을 통해 현대 중국 전통 문양염을 대표하고 있는 묘족의 납염 백족의 교염, 한족 민가의 남인화포의 기원 및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고대문명의 4대 발상지인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양잠을 시작하였고, 일찍이 역사시대 이전부터 광물, 식물염료를 이용하여 염색을 시작하였다. 중국염색에 관한 최초의 기록인 은허에서 발굴된 갑골문자 중 몇 개의 상형문자를 해석한 내용을 보면, 염색용 그릇에 염액을 담은 후 비단을 늘어지게 넣어가며 손으로 조작하면서 염색했음을 알 수 있고, 또한 갑골문자와 금문자 중에는 황(黃), 적(赤), 녹(綠), 청(靑), 홍(紅)의 색이 보이므로 상주시대(商周代)에 이미 오색의 침염이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3)

3) 이순자, Ibid., p. 380, 재인용, 이민정, “중국 귀주성 묘족의 납염 공예에 관한 연구”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8), p. 27.

 5만년에서 10만 년 전에 산정동인(山頂洞人)4)들은 이미 홍색 광물도료(光物塗料)를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6천에서 7천 년 전의 신석기 시대에는 청해자달목(靑海紫達木) 분지 낙목홍지구(諾木洪地區)에 거주하는 원시부락에서는 털실을 황(黃), 홍(紅), 갈(褐), 남(藍) 등의 색채로 물들일 수 있었고, 섬서화현(陝西華縣) 고분에서는 적철광 가루를 사용하여 주홍색으로 물들인 삼베포 조각이 발견된 것으로 그 당시 일상생활에서 염색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5) 또 현재의 강소성 소주(蘇州, suzhou) 지역의 전산양(錢山瀁) 신석기시대 유적지에서 평직물로 짠 견직물이 한 무더기 출토되었으며,6) 그 외 많은 고대 유적지에서 출토된 유물들과 고대 문헌 등의 기록에서 이를 증명하고 있다.

4) 중국 베이징 교외 저우커우뎬 산정 동굴에서 나온 화석 인류. 약 1만 8000년 전, 후기 구석기 시대에 살았으며, 신인(新人)에 속한다.
5) 吳淑生, 田自秉, 中國染織史, (上海: 上海人民出版社, 1986), p. 27, 재인용, 이민정, op. cit., p. 26.
6) 段建华, 民间染织, (北京: 中国轻工业出版社, 2006), p. 4, 재인용, 이민정, Ibid., p. 26.

 여기에서는 吳淑生과 田自秉,7) 이순자8) 문헌을 중심으로 중국 전통 문양염의 역사를 고찰하기로 한다.

7) 吳淑生, 田自秉, op. cit. pp. 2-299.
8) 이순자, op. cit.

 상주시대(商周時代, 대략 기원전 16세기~기원전 221년),「周禮」에 “제왕(帝王), 왕후(王后)의 의복에 그림을 그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 “의(衣)는 위에 있고 양(陽)이기 때문에 화적(畵績)하였고, 상(裳)은 아래에 있고 음(陰)이기 때문에 수(繡)하였다.”라는 기록이 있고,「尙書」에 “오채(五彩)를 그려서 회(繪)로 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므로 주대(周代)에 회염(繪染)이 있었음을 설명해준다.9)

9) 이순자, Ibid., p. 380, 재인용, 이민정, op. cit., p. 27.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기원전 770~기원전 221년) 직물염색의 특징은 남염법(藍染法)의 발전으로 염색이 일반화되었다. 한편, 형판인화법(形版印花法)은 이 시기에 발전하였고, 이것은 테라코타 형판을 사용하여 자연염료 또는 안료를 풀에 개어 찍어내는 것이다. 또, 방염을 하기 위한 납(蠟)을 판목(板木)에 묻혀 날인(捺印)한 공법도 엿볼 수가 있다.

 진한시대(秦漢時代, 기원전 221~206년)에는 이미 삼힐(三纈)10)이 있었으며, ‘凸’版의 인화법(印花法)이 발달하였고, 형판인화법(型版印花法)과 채회기술(彩繪技術)의 결합으로 더욱 발전하였다. 또한진(秦) 말기에서 한대(漢代)에 걸쳐 서남지방의 소수민족인 묘족에게 납염이 시작되었고,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 420~589년)에는 상당히 유행하였다.

10) 三纈은 교힐(絞纈)인 홀치기염색, 협힐(夾纈)인 판묶기염, 납힐(蠟纈)인 납방염을 지칭한다.

 양한시대(兩漢時代, 기원전 221~206)에는 다양한 직조기 사용으로 비교적 많은 ‘연합조직’을 활용하여 사(絲), 라(羅), 기(綺), 릉(綾), 금(錦) 등의 빛깔과 광택이 곱고 아름답고 무늬가 다채로운 직물을 생산해 냈으며,11) 이미 염색의 기초 또한 확립되어 염직물의 수요와 공급이 크게 늘어났다. 한편, 남(藍), 천(茜), 치자(梔子), 홍화(紅花) 등의 염료를 직업적으로 재배하여 염료 수요량의 증가에 충당했음을 볼 수 있으며, 홍(紅), 황(黃), 남(藍), 흑색(黑色) 염료를 투염(套染)하여 무려 39종의 색명이 생겨나기도 했고, 납염, 협힐로 정교한 문양의 고급직물 제작도 가능하였다.12)

11) 중국사학회, 중국역사박물관 3권, 강염매 역, (서울: 범우사, 2004), p. 34, 재인용, 이민정, op. cit., p. 28.
12) 조효숙, “古代韓國染色과 中國染色의 比較硏究,” 복식 14권, (1990), p. 96, 재인용, 이민정, Ibid., p. 28.

 오대(吳代, 222~280년)에는 사회 각 모든 계층에서 힐염(纈染)을 사랑하고, 문양이 다채로워졌으며 기교가 발전하였다. 전통 매화형의 ‘록태힐(鹿胎纈)’, 어란(魚卵)형의 ‘어란힐(魚卵纈)’, ‘취면힐(醉眠纈)’ 등 지금까지 계승되어지고 있다. 당송시대에 외국과의 문화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서 일본까지 전파되었고, 일본 전통 기모노에 사용되는 염색 기법이 되었다.13)

13) 徐凌志, 中华传统老作坊-一走近染布坊, (南京: 江苏少年儿童出版社, 2003), p. 15, 재인용, 이민정, Ibid., p. 28.

 위진남북조시대(魏晋南北朝時代, 220~589년),「濟民要術」에는 당시 중국 사람들이 쪽 풀을 재배하는 방법에서의 경험을 상세하고 빠짐없이 기록하였고, 쪽 풀로 염료를 추출하는 방법도 기록되어져 있다. 남조(南朝)시대에서 협힐이 많이 발견되었고, 동진남북조시대(東晋南北朝時代)에는 교힐 직물이 부녀자들의 옷에 많이 사용되어졌다.14)

14) 이순자, op. cit., p. 386, 재인용, 이민정, Ibid., p. 28.

 수·당시대(隋·唐時代, 589~907년), 오계(五溪:호서, 검동 지역) 묘족의 납염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 조정에 공납하는 주요 물품으로 ‘점납만(点蠟慢)’이라 불렸다.15) 당대의 직물염색은 한대의 염색 기반에 화려함이 더해졌으며, 고도의 염색기술 발전으로 염직물의 다량생산(多量生産)으로 염색작업이 전문화 되었다. 이와 함께 특수층만이 아닌 민간 부녀들에게도 힐염 및 첩금인화(貼金印花)를 한무늬직물 염색은 보편적으로 유행하였다. 당대(唐代) 주로 유행한 날염 방법에는 무늬가 있는 판을 이용한 염직물로 협힐, 납힐, 교힐, 탁본 및 잿물 염색 등이 있었다. 또한 여러 종류의 힐염이 매우 발달하여 대중화되었으며, 당시 교힐은 부녀자들에게도 널리 유행되었으며, 일본으로 전파되기도 하였다. 또한 비단길을 통하여 페르시아, 서방제국(西方諸國)으로 전파되어져 염색문화뿐만 아니라 동서예술문화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게 되었으며, 송(宋) 이후에는 남방 해상로의 발달로 이 날염기술이 전 세계로 전파되어졌다.16)

15) 김희섭, “中國苗族女子服飾의 意匠學的硏究” (세종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8), p. 83. 재인용, 이민정, Ibid., p. 28.
16) 이순자, op. cit., p. 389, 재인용, 이민정, Ibid., p. 29.

 송대(宋代, 960~1279년), 광서(廣西) 지역의 소수민족인 요족(瑤族, YaoZu)은 정교한 납염의 일종인 ‘요반포(瑤斑布)’를 생산한다.「嶺外代答」의 기록에 따르면, 널빤지 두 장에 세밀한 꽃무늬를 조각하여 납(蠟)으로 방염한 후, 남염한다. 그 후 포를 삶아 그 납을 제거하면 백화(白花) 얼룩무늬포(斑布)가 된다. 당시 이 방염기법을 ‘약반포(葯斑布)’라고도 칭하였고, 꽃, 새 등 다양한 무늬를 사용하여 각종 생활 공예품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으며, 민간에게 널리 유행하였다. 또한 청대에 와서는 한족민가에까지 크게 유행하였고, ‘남인화포(藍印花布, 천연 날염포, 형지호방염)’라는 명칭이 생겨났다.17)

17) 김지희, “自然染色에 依한 三纈紋樣硏究” (대구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3), p. 216, 재인용, 이민정, Ibid., p. 29.

 원대(元代, 1279~1368년)에는 민간 염직공예가 통치자들의 통제를 받았는데, 첫째는 염직공인에 대한 대량 약탈이었고, 둘째는 중요한 원료에 대한 독점과 공예가공 등에 대한 갖가지 제한이 있었다. 이로써 민간공예에는 더 많은 금지조항과 제한이 있게 되었다.18)

18) 이순자, op. cit., p. 174, 재인용, 이민정, Ibid., p. 30.

 명대(明代, 1368~1644년)에는 안료국을 설치하여 염료를 관리하였다.「天工開物」과「本草綱目」의 기록에 의하면, 명대에 염료식물이 수십 종에까지 확대되어 색표준과 염색방법 또한 20여 종류가 있었다고 한다. 당시 염색기술 중, ‘타각(打脚)’ 공정이 있는데, 이는 바탕색을 두들겨 색조를 증가시켜 색(色)을 농후하게 만들어 주는 공정이다. 또한 생사와 면직물의 꽃무늬 날염 기술도 진일보하게된다.19)

19) 吳淑生, 田自秉, op. cit., p. 258, 재인용, 이민정, Ibid., p. 30.

 청대(淸代, 1644~1911년)의 염직공예는 명대(明代)보다 더 큰 발전을 하였다. 견직물 공예는 강남(江南) 지역의 남경(南京), 소주(蘇州), 항주(抗州)에 집중되어 있었고, 사천(四川) 및 광동(廣東) 등의 지역에서는 품종이 다양한 아름다운 견직물 작품을 제작하였다. 면직물 공예가 더욱 발전하여 강남(江南)의 송강(松江) 일대에서 북방 지역, 하북(河北), 산동(山東), 하남(河南), 섬서(陝西) 등지에 이르기까지 널리 면화를 재배하였다. 당시 면직물 수공예품은 최고의 수출품이 되었다. 당시 방직공예가 발달하면서 염색 공예 또한 전대미문의 번영을 이루어 염료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졌지만, 청대의 염료는 여전히 전통적인 식물염료를 사용하였다. 한편, 청대 후기에 이르러 남인화포는 다색염(多色染) 예술효과를 내는 채인화포(彩印花布)로 더욱 발전하였고, 유지화판(油紙花版)을 사용하였으며, 방염제로는 콩가루와 석회를 사용하게 되었다.

 〈표 1〉20)은 본 연구자가 중국 전통 염색 공예 문양염의 역사를 시대별로 정리한 것으로서, 남인염포의 염색기법인 납염의 기원은 진말기 묘족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교염은 명대에 이르러 백족에 의해서 발달하였고, 청대에는 요족의 요반포가 한족민가를 중심으로 널리 사용되면서 남인화포로 발전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 이민정, op. cit., p. 33.

<표 1> 중국 전통 문양염의 역사

Ⅲ. 중국 남인염포의 유형 및 특징

1.중국 남인염포의 지리적 분포 및 유형

 중국 전통 염색 공예 역사상, 남인염포의 유형은 귀주성 묘족의 납염, 운남성 백족의 교염, 호남·호서 지역 한족 민가의 남인화포(형지호방염)로 나뉘며, 지리적 분포는 다음과 같다.〈그림 1〉21)은 민간 남인염포의 지리적 분포도로서 빨간 표시 지역은 운남성, 초록색 표시 지역은 귀주성, 보라색 표시 지역은 호남·호서 지역을 나타내고 있다.

21) “중국 남인염포의 지리적 분포도,” (2008년 12월 10일 검색); available from World Wide Web@http://www.guizhou.pe.kr/2008/introduction.html

<그림 1> 중국 남인염포의 지리적 분포도.

1)귀주성 묘족의 납염

 중국 납염의 기원에 대해서는 앞서 살펴본 중국전통 염색 공예의 역사에서 고찰한 바에 의하면, 진한시대, 중국 서남부지역의 소수민족인 묘족이 밀랍을 이용한 납염 기술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 대(기원전 11년)의 둔황에서 출토된 많은 생사, 털, 삼 등 직물은 다색 납염 공예를 보여주며, 당시 납염 기술과 염색 기술이 성숙했음을 보여 준다. 당대에는 납염기술이 성행되기 시작하였고, 송대 이후, 중원지구가 쇠퇴해짐에 따라서 서남, 중남 소수민족 지역에 거주하는 소수민족들의 전통 염색 공예로 계승 발전되어지고, 납염은 그들의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중국 서남부에 귀주성 검동남(黔東南) 지역 동남부에 위치한 귀양시 단채현(丹寨縣)은 묘족이 대집거를 하고 있으며, 이곳의 전통납염인 단채납염의 전통 생산 지역이자 납염의 고향이다. 단채납염은 묘족의 전통과 문화를 가장 잘 반영하고, 보존, 계승 발전시키고 있으므로 현재 중국귀주성 묘족의 전통 납염공예를 대표한다.22) 이와같이 오늘날 귀주성 묘족 전통 납염이란 지역을 상징하여 ‘귀주납염’이라 불리며, 또 묘족을 상징하여 ‘묘족납염’으로도 불리면서 중국 전통 납엽을 대변하고 있다. 나아가 중국 전통 문화상품 등을 대표하고 있으며, 현대 예술과 접목되어 전문 예술인에 의해 예술작품으로 재창조되고 있다.

22) 徐凌志, op. cit., pp. 92-96, 재인용, 이민정, op. cit., p. 36.

 이 밖에도 귀주성에 집거하는 다른 소수민족 중포의족, 요족, 흘료족, 혁가족, 수족 등도 전통 납염공예를 하고 있는데, 특히 포의족, 혁가족, 수족의 전통 납염공예는 각각의 민족적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그 명성 또한 매우 높다.

2)운남성 백족의 교염

 중국 서남부 지역의 운남성 대리시(大里, Dali)에 있는 주성촌(周城村)은 교염의 고향이다. 이곳에 대집거하고 있는 소수민족 중 백족은 대대로 전통 교염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 고대 주성촌에서 발굴된 도제방륜(陶制紡輪), 석제(石制)는 견직물 방직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백족의 선민은 신석기 시대 이전에 방직에 종사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운남성 역사에서 주성촌은 방직문화의 요람 중 하나라고 한다. 주성촌의 교염은 대략 명 말기와 청 초기에 시작되었고, 당시 교염은 복식에 사용되고 결혼할 때 혼수로 귀하게 사용되었다.23)

23) 徐凌志, Ibid., pp. 18-22, 재인용, 이민정, Ibid., p. 35.

 문양은 자연 추상의 순박한 풍격을 지니고 있다. 운남성 대리시는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유채꽃에서 부터 각종 화초들을 600여 종 이상 재배한다. 백족의 역사에서 화초 재배와 꽃놀이를 빼놓을 수 없다. 이러한 이유에서 백족은 그들의 교염 문양에 화초를 다채롭고 풍부하게 표현하고 있다. 주성촌에 봄이 되면 100여 종의 다양한 종류의 나비들이 아름다운 수를 놓듯 날아다니고, 나비축제도 행해진다. 이곳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의 전설이 깃든 ‘나비문양’은 전통 교염 문양에 있어서 대표되는 문양이며, 현재 40여 종류의 다양한 나비문양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와 같이 주성촌 백족의 교염은 오늘날 민간 문화예술의 진귀한 보물이 되었으며, 운남성 대리시의 전통 염색 공예품으로 지역을 대표하기도 한다.

3)한족 민가의 남인화포(형지호방염)

 역사적으로 남인화포는 ‘회힐(灰擷, 석회가루염)’, ‘약반포(얼룩무늬 천)’, ‘형지호방염(型紙糊防染)’이라고도 불리며, 송대 광서 지역 소수민족인 요족의 ‘요반포’에서 유래된다.

 중국 남부 지역 귀주성과 이웃한 호남성 상서(湘西, Xiangxi)는 남인화포의 고향이다. 송대의 ‘약반포(葯斑布)’는 작은 꽃무늬를 뿌려놓은 듯한 무늬직물을 말하는데, 청대에 와서 한족 민가에까지 크게 유행하였고, ‘남인화포’라는 명칭이 생겨났다. 특히 이 염색법은 중국 소수민족과 한족 모두에게 계승 발전되고 있으며, 무명 남인화포는 남녀 모두의 평상복으로 애용되었다. 청대 남인화포는 강소성소주(蘇州, Suzhou), 절강성 가흥(嘉興, Jiaxing), 호북성 천문(天門, Tianmen), 호남성 상덕(常德, Changde) 및 사천성, 강서성 등지에서 모두 생산하였다. 특히 강소성 소주(蘇州, Suzhou)는 매우 유명하여 “수인(蘇印)”이라고 별도의 명칭을 가지게 되었고, 오늘날 남통(南通, Nantong) 지역과 더불어 천연 남인염포로 가장 유명하다.24)

24) 徐凌志, Ibid., pp. 144-145, 재인용, 이민정, Ibid., p. 38.

2.중국 남인염포 염색기법

 중국 남인염포의 염색기법을 역사적으로 고찰해 볼 때, 전통 직물에 무늬를 넣는 고대 문양염의 방법에는 납힐(蠟纈, 蠟防染, 葛纈, 납염, 파라핀염, batik), 교힐(纈, 紮染, 교염, 홀치기염), 협힐(夾纈, 板締染, 판묶기염) 등 삼힐이 있다. 이 삼힐의 문양염은 화포(花布), 인화포(印花布)를 만들며, 중국을 비롯하여 한국, 일본 등의 고대 문양염기법이다. 납힐은 송진이나 풍염액, 밀납 따위로 납그림을 그려 문양을 방염 처리하여 무늬를 넣는 방법이다. 교힐은 천을 잡아매거나 묶고, 또는 문양에 실로 바느질을 하여 침염하면 그 부분이 방염처리가 되어 문양이 나타나게 되는 방법이다. 협힐은 두 개의 문양을 새긴 판을 이용하여 그 사이에 천을 끼워 고정시킨 후, 문양 부분에 염액을 주입하거나 침염하는 염색 방법이다.

1)납염

 고대 염색기법의 납힐은 우리나라 삼국시대에서는 갈힐(蝎纈)이라 하였고, 현대에 이르러 납염이라고 하며, 납방염(蠟防染), 파라핀(paraffin)염, 자바어로는 바틱(batik)이라고 한다. 고대에 사용한 방염액으로는 밀랍, 풍액(楓液), 송지(松脂) 등으로 사용하였으며, 현대에는 보편적으로 파라핀(paraffin wax)을 이용하여 천 위에 그림을 그려 방염처리하면 원하는 문양을 얻을 수 있는 염색기법이다. 이와 같이 전통납염은 방염재의 종류에 따라 납염(蠟染), 풍염(楓染), 송지염(松脂染), 소기름 등으로 나뉘는 데, 현대에 이르러서는 파라핀염으로 대체되고 있다.25)〈그림 2, 3, 4〉는 귀주성 묘족 단채현을 현지 답사하여 납염의 제작 과정을 연구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 자료이다. 일반적으로 귀주성 전통납염의 공정은 천위에 문양을 도안하고, 점납묘화(點蠟描花, 납으로 문양을 그림)(그림 2), 남염(그림 3), 납제거, 세척 등의 단계를 거치며,〈그림 4〉는 납염 완성 공예품을 보여주고 있다.

25) 徐凌志, Ibid., pp. 192-96, 재인용, 이민정, Ibid., p. 36.

 납염 표현 기법 중 ‘납염의 영혼’이라 불리는 ‘빙문(氷紋, crack, 얼음무늬)’은 원래 납칠하는 과정에서 균열이 생겨 갈라진 틈에 염료가 침투되어 생긴 문양으로써 우연 기법이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이러한 독특한 매력을 지닌 빙문의 아름다움과 예술성을 높이기 위하여 납염과정에서 납 칠 후, 고의적으로 구기거나 순간적으로 온도 변화를 차게 하여 더 다양하고 다채로운 빙문을 만들고 있다.

2)교염

 교염은 중국 고대 염색기법의 하나인 교힐로써, 북송때는 찰염(紮染)이라 불렸고, 후대에 와서 교염, 홀치기염 등으로 불리고 있다. 교염은 인류의 염색 역사와 그 기원을 같이 한다고 해도 무방할것이며, 전 세계의 모든 민족들이 사용했던 것으로 유구한 역사를 가진다.

 중국의 교힐(絞纈)은 고대 민간에서는 기원 4세기부터(東晋시기), 염색직물의 생산에 찰염(紮染) 기술을 사용하였다. 중국의 교힐은 원대「자치통감음주(資治通監音注)」에 힐에 대하여 설명하기를 “힐(纈)은 직물의 일정 부분을 잘 잡아 묶어 염색을 하는데, 묶은 것을 풀면 묶였던 부분은 흰색이고, 그외의 부분은 염색이 된다. 그 색의 얼룩진 문양이 아름다워 힐(纈)이라 했다”고 하였다.26) 이와 같이 교염은 일반적으로 흰 면포에 꽃무늬 등의 도안을 연필로 그리고,〈그림 5〉,〈그림 6〉27)과 같이 바늘과 실로 꿰매거나 묶거나 매듭으로 천의 일부분을 방염처리한 후, 쪽 염액에 침염을 한다. 이때 염색의 반복을 통하여 원하는 빛깔의 남색을 얻고 실로 꿰매거나 묶어나 매듭을 한 것을 뜯어내면 도안의 흰 문양을 얻을 수 있는 염색기법이다.〈그림 7〉28)은 교염의 완성 공예품이다.

26) 김지희, op. cit., pp. 202-203, 재인용, 이민정, Ibid., p. 35.
27) 徐凌志, op. cit., p. 80.
28) 徐凌志, Ibid., p. 32.

3)남인화포

 남인화포는 본래 틀의 문양을 천에 찍는 방법인 날염을 이용하는 고대 중국 고대 전통 염색기법의 하나인 凸凹板(夾纈, 오목볼록판염)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 염색법은 중국 소수민족과 한족이 모두 사용하였으며, 판을 조각하여 염색하는 방법이다. 판의 종류는 금속, 나무, 종이 등으로 구분되며, 그에 따라 불리는 명칭도 다르고,29) 현대의 프린트직물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남인화포는 종이판에 문양을 새겨 흰콩과 석회분을 혼합한 방염재로 문양을 방염하므로 형지호방염이라고 하며, 이러한 남인화포의 가장 큰 특징은 교염과 납염과는 다르게 문양 틀이 있어 반복적인 무늬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그림 8〉,30)〈그림 9〉31)와 같이 종이 화판을 만들어 문양을 조각하고, 천에 틀을 올려놓은 후, 방염 재료로는 흰콩과 석회분을 약 4:6으로 혼합하여 만든 풀(糊)로 문양을 방염한다. 그 후에 천연염료(쪽)로 침염을 하면〈그림 10, 11〉32)과 같은 백화문(白花紋) 직물을 얻을 수 있다.

29) 양진숙, op. cit., p. 151, 재인용, 이민정, Ibid., p. 37.
30) 徐凌志, op. cit., p. 168.
31) 徐凌志, Ibid., p. 172.
32) Tang Song, Craft Works of China, Translated by Zho Qinghua, (Beijing: China Intercontinental Press, 2007), p. 56.

 이와 같은 남인화포는 문양을 방염하는 기법 상으로 본다면 납염이라 할 수 있고, 방염재로 흰콩과 석회분을 혼합한 반죽을 사용하여 방염한다는 점에서는 회힐(灰襭), 호염(糊染)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문양의 틀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고대 문양염인 협힐(夾纈)의 기법으로 볼 수도 있으며, 반복적인 문양을 찍을 수 있는 점에서는 판염과 형염, 인염(印染, 날염)의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인염의 특징을 지닌 남인화포는 후에 채인염(彩印染)으로 발전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남인화포는 작은 꽃무늬로 대표되고, 새나 다양한 동·식물문양을 사용하여 각종 생활 공예품으로 민간에게 널리 유행되었으며, 현재까지도 민간 일상복에서부터 생활용품, 전통 염색 공예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폭넓게 애용되고 있다.〈그림 11〉은 강소성(江蘇省) 남통(南通, Nantong)의 남인화포 어란(魚卵) 문양 스카프 공예품이다.

 이상의 고찰 결과, 남인염포는 지리적 분포와 더불어 각 민족의 특성에 따라 염색기법의 유형 및 특징이 형성되어 중국 서남부 지역 귀주성 묘족의 납염, 운남성 백족의 교염, 호남·호서 지역 한족민가의 남인화포(형지호방염) 등으로 분류되었고, 〈표 2〉33)에서와 같이 염색 기법의 유형과 제작방식에 따른 특징을 알 수 있었고, 복식을 비롯한 전통문화상품으로 공예 미술의 하나인 염색 예술로 재창조되면서 그 가치와 위상을 재조명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33) 이민정, op. cit., p. 39.

<표 2> 중국 남인염포의 전통적 제작방식

Ⅳ. 현대 중국 남인염포 공예의 활용 사례

 본 연구자는 현재 중국 민간에서 행해지고 있는 남인염포 공예의 활용 사례 연구를 위해 중국 귀주성과 운남성의 전통 공예품 상점과 제작 현장을 방문하여 실증연구를 실시하였으며, 그에 관한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중국 소수민족 ‘전통생활수공예품’, 중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상품’, 전문 염색공예 예술작가에 의해 창작되고 있는 ‘예술작품’ 등을 대상으로 현대 중국 남인염포 공예의 활용 사례와 현대적 의의를 찾아보고자 한다.

1.중국 소수민족 전통생활수공예품

 중국 소수민족들은 대체로 현재까지 자급자족 생활을 하고 있으며, 남인염포를 소수민족 특유의 염색기법과 감성으로 실생활에 활용하면서 계승 발전시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표 3〉은 본 연구자가 현지 답사를 통해 연구자가 직접 촬영한 중국 소수민족 전통생활수공예품으로써 그 활용 사례를 나타내고 있다.

<표 3> 중국 소수민족 전통생활수공예품으로써 활용 사례

 〈그림 12〉는 귀주성 단채현 묘족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작한 단채납염 묘족 명절복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다.〈그림 13〉 또한 귀주성 묘족의 단채납염 파우치로서 꽃과 물고기 문양을 자유롭고 호방하게 표현한 묘족 특유의 풍격을 느낄 수 있다. 〈그림 14〉는 운남성 백족의 교염으로서 식탁보 또는 침대 커버, 벽걸이 장식 등 다용도로 사용되는 전통생활용품이다.

2.중국 전통문화상품

 귀주성과 운남성은 중국은 물론 해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소이다. 운남성은 사계절 온화한 날씨와 아름다운 경치, 꽃들로 세계인의 관광 명소로서 전통문화상품 개발이 활성화되어 있었다. 또한 묘족의 납염과 한족 민가의 남인화포는 전문 염색 공예가들에 의해서 뛰어난 예술성을 발휘하며, 전통문화상품으로 재창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표 4〉는 전통문화상품으로써 활용 사례로서,〈그림 15, 17〉은 현지 답사를 통해 연구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 자료이다.

<표 4> 전통문화상품으로써 활용 사례

 〈그림 15〉는 운남성 주성촌의 전통문화상품 상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납염 티셔츠로서, 전통 납염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그림 16〉34)은 중국 중남부에 위치한 호남․호서 지역에 널리 행해지고 있는 남인화포 공예품으로서 12지신 상을 표현한 전통문화상품이다.〈그림 17〉은 귀주성안순시 전통문화상품 수출회사에서 제작한 현대적 디자인의 납염 블라우스이다.

34) 徐凌志, op. cit., p. 180.

3.예술작품

 오늘날 중국 남인염포는 전통적인 문양과 기법만을 고수하지 않고 현대적인 염색기법과 접목을 통하여 염색예술품으로 재창조되고 있으며, 특히 예술적 표현 기법이 다양하고 탁월한 납염은 현대 염색 공예가들에게 폭넓게 활용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표 5〉는 귀주성 안순시 전통납염공예화랑에서 수집한 묘족 납염 예술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표 5> 예술작품으로써 활용 사례

 〈그림 18〉35)은 현대적 감각의 귀주성 안순시 화랑의 묘족 다색 납염화이다.〈그림 19〉는 운남겅박물관에 소장된 청동기 원시 묘족의 벽화를 원천으로 하여 추상적 표현을 한 작품으로서 납염공예중 예술성이 가장 높은 빙납을 이용하였다.〈그림 20〉은 귀주성 안순시에 있는 전문납염공예 예술가의 납염화를 판매하는 화랑의 모습이다.

35) “현대적 묘족 다색 납염화” (2008년 12월 20일 검색); available from World Wide Web@http://hi.baidu.com/%C7%EF%CB%AE%CE%A2%B3%BE/blog/item/03770380bac91bd29023d965.html

Ⅴ. 결 론

 중국 3대 전통 문양염에는 납염, 교염, 남인화포(형지호방염) 등이 있으며, 이들 염색기법을 이용하여 방염처리한 후, 남초의 염액인 남염을 하여 무늬를 얻는 무명포를 통칭하여 중국 내에서는 남인염포라 한다. 중국 한족 외 55개의 소수민족 중 귀주성 묘족과 운남성 백족은 민족 특유의 화려한 전통복식문화를 지니고 있다. 자수, 은장식, 도화 등과 함께 전통염색 공예인 남인염포는 이들의 전통복식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장식 공예이다. 그 중 남인염포는 소수민족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전통염색기법으로서 귀주성 묘족의 납염, 운남성 백족의 교염으로 계승 발전되었고, 한편 요족의 요반포는 호남·호서 지역을 중심으로 한족 민가에 널리 행해지면서 남인화포(형지호방염)로 계승 발전되어 현대 중국 전통 염색 공예를 대표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중국 남인염포를 중심으로 그 유형과 특징, 현대 남인염포 공예의 활용 사례에 대하여 관련 문헌과 귀주성 및 운남성 현지 답사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1. 중국 전통 문양염의 역사를 고찰한 결과, 삼힐(三纈)은 방염기법을 이용한 고대 문양염으로 이미 진한시대 행해졌음을 알 수 있었고, 현대에 이르러 중국 남인염포인 납염, 교염, 남인화포(형지호방염) 등으로 계승 발전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진(秦) 말기 묘족에 의해 납염이 시작되었고, 명대(明代) 백족에 의해 교염이 발달하였으며, 청대(淸代) 요족의 요반포가 한족 민가에 널리 사용되면서 남인화포로 발전된 것이다. 이와 같이 중국 소수민족을 중심으로 발달하였던 남인염포는 현재 중국 전통 문양염을 대표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2. 중국 남인염포의 유형은 지리적 분포 및 민족에 따라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귀주성 묘족의 납염, 운남성 백족의 교염, 호남·호서 지역 한족 민가의 남인화포(형지호방염) 등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며, 각기 민족 특유의 염색기법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현대 중국 3대 전통 염색기법을 대표하고 있으며, 민족 고유의 표현 기법, 풍격과 함께 현대적 공예기법이 가미되면서 현대 중국 염색 공예로 재창조되고 있었다.

 3. 묘족의 납염은 귀주성 안순시와 귀양시가 대표적 생산지이며, 특히 귀양시 단채현은 납염의 고향으로서 단채납염은 묘족의 전통 납염공예를 대표하고 있었다. 이 납염은 방염액으로 밀랍, 풍액, 송지 등을 사용하여 무늬를 그린 후, 남염하여 무늬를 얻는 기법으로 방염재에 따라 납염, 풍염, 송지염 등으로 분류되었으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파라핀염으로 대체됨에 따라 그 표현법은 더욱 다채롭게 변화 과정을 겪고 있다.

 4. 백족의 교염은 흰 면포에 꽃과 나비 등의 도안을 그리고, 바늘과 실로 꿰매거나 묶어 방염 처리한 후, 남염하여 문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염색법의 본 고장이자 현재까지 전통 민간 염색 공예품의 생산기지인 운남성 대리시 주성촌은 화초 재배지로 유명하며, 현재 세계 나비축제가 주최되는 곳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비문양은 전통 교염 문양에 있어서 대표적인 문양이 되었고, 현대에 이르러 더욱 다양한 나비문양으로 발전 표현되고 있었다.

 5. 요족의 요반포에서 발전된 남인화포(형지호방염)는 현대 프린트 직물의 원조라 할 수 있으며, 종이판에 문양을 새겨 흰콩과 석회분을 혼합한 방염재로 문양을 방염하므로 형지호방염이라 하며, 문양 틀이 있어 반복적인 문양을 찍을 수 있는 점에서 판염과 형염, 인염(印染, 날염)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남인화포는 한족 민가에서 더욱 계승 발전되었으며, 현재 중국 호남·호서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다.

 6. 본 연구자가 연구 목적에 따라, 현대 중국 남인염포 공예의 현대적 의의 및 가치를 발견하고자 현지 답사를 통해 그 활용 사례를 조사 분석한 결과, 실용적·문화적·예술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현재까지 자급자족의 전통적 생활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 소수민족들은 그들의 전통복식, 침구 세트, 가방 등 생활 수공예품 제작에 남인염포를 활용, 계승 발전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실용적 가치를 들 수 있다, 둘째, 묘족의 납염은 귀주성 안순시와 귀양시, 백족의 교염은 운남성 대리시, 한족 민가의 남인화포는 호남·호서 지역에 각각 생산기지를 두고 현대적 대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여 전통 남인염포 직물 제작, 의류 제작, 가방, 장식품 등 다양한 전통문화 관광 상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생산된 전통문화상품은 중국 전역을 비롯하여 대만, 일본 등지로 수출되고 있었으며, 현재 인터넷 마케팅을 적극 도입함으로써 전 세계적 판로를 확보해 나가고 있는 현황으로 미루어 볼 때 중국 전통 문화를 세계인에게 전달하는 수단으로써 문화적 가치 측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셋째, 중국 남인염포 중, 귀주성 묘족의 전통 납염은 가장 훌륭한 예술적 표현의 염색기법으로서, 현대적 염색 공예 기법과 접목되어 현대 납염화로 재탄생 되면서 현대적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었다.

 이상의 결론을 통하여 중국 소수민족을 중심으로 한족 민간에서 면면히 계승 발전되고 있는 남인 염포는 현대 중국 전통 염색 공예로서 계승 발전과 더불어 중국 소수민족 전통 생활수공예품, 복식을 비롯한 전통문화상품으로, 염색 공예 예술품으로 재창조되면서 그 가치와 위상을 재발견할 수 있었다. 현재 세계 경제가 중국을 중심으로 재편성되면서 중국은 자국의 전통문화를 국가 경쟁력의 하나로, 전통문화에 대한 재조명과 재창조에 주목하면서 중국내의 소수민족과 그들의 전통문화 흡수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중국 전통문화에 대한 재조명과 재창조의 일환으로써 중국 남인염포는 오늘날 우리에게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과 현대적 가치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며, 현대 패션 디자인과의 접목 또한 그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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