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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6-0401(Print)
ISSN : 2383-6334(Online)
The Research Journal of the Costume Culture Vol.19 No.2 pp.416-429
DOI :

힙합문화의 음악적 특성 변화가 대중 패션에 미친 영향

박 한 힘
연세대학교 생활디자인학과

Effects of the Musical Characteristic Change of 'Hip-hop' Culture on Popular Fashion

Han-him Park
Dept. of Human Environment & Design, Yonsei University

Abstract

Most of precedent studies related to hip hop culture and fashion, which have been conducted till now wereprogressed under only theoretical background of hiphop, not the changed status of hiphop currently. Practical studiesexplaining the status of hip hop in popular culture, especially, the area of popular fashion are insufficient. Therefore,this study was conducted by focusing on cultural characteristics and musical characteristics by the stream of period,for which concept hip hop is accepted to people currently and which effect it makes on the area of fashion.Especially, the study was progressed by dividing periodical background into before and after the 2000s becausethere was the most noticeable change for the genre of hip hop in that period. Because of the appearance of'Alternative hip hop' which is a sub-genre of hip hop music, hip hop music was changed to be more popular. Also,hip hop fashion also showed big changes. Hip hop fashion before 2000s had showed poor conditions, resistance,complex and alienation of them by their fashion. On the other hand, hip hop fashion after 2000s also showedpopular characteristics because of high-level environment and social status. This study intended to understand andgrasp hip hop as a kind of cultural situation coexisted by many-sided characteristics as well as redefine the changedconcept and contents of new hip hop currently.

01(15)_논문 15.pdf2.21MB

Ⅰ. 서 론

 힙합(Hip-Hop)을 비롯한 하위문화(Sub Culture)는 단어의 의미 그대로 기존의 주류사회(Main Stream Society) 구조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치와 규범들을 거부하고 주류문화(Main Stream Culture)에 대한 비판과 새로운 대안의 제시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하위문화가 대중문화에 끼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역설적으로 비주류(하위문화)가 주류로 편입되는 순간부터 하위문화는 자본을 가진 주류계층에 종속이 되어서 산업화 되고, 결국엔 그 자신도 주류문화에 편입되어지기도 한다. 1970년대 미국의 가난한 하층 흑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에서 처음 등장한 힙합도 80년대를 기점으로 해서 빠른 속도로 대중문화의 한 축을 이루기 시작했다. 현재는 단순한 음악 장르로서의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지역적 한계를 넘어서서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각광을 받으며 대중문화에 끼치는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패션 영역에서의 힙합의 위상은 타 영역에서의 위상을 능가하여 힙합패션(Hip-Hop Fashion) 그 자체를 스타일링(Styling)의 한 개념으로 확립시키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힙합 패션에 관련해서 이루어졌던 다양한 선행 연구들1~4)이 대부분 힙합의 원론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진행이 되었기 때문에 대중문화 그 중 최근의 대중패션 분야에서 힙합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는 실질적인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힙합이 현재 어떠한 개념으로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또한, 패션분야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연구를 해보고자 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힙합에 대한 기본 개념과 특성을 먼저 파악한 후 1990년대 이후에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새로운 힙합의 개념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1) 이지현, 정은숙, “힙합의 발전에 따른 힙합패션의 발생과 변천,” 한국복식학회지 46권 (1999).
2) 도규희, “댄스음악이 10대 패션문화에 끼친 영향에 관한 연구 : 랩 음악과 힙합패션을 중심으로,” 디자인학연구 31권 8호 (1999).
3) 장준수, “소비사회의 유행(Mode)과 매스미디어에 관한 연구 -힙합(Hip-Hop) 유행의 분석을 중심으로” (중앙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8).
4) 김서현, 박길순, 정현숙, “힙합의 문화적 성격과 관련한 힙합 패션의 특성 연구,” 복식문화연구 9권 5호 (2001).

 이 연구는 시대적 배경으로 2000년대를 기점으로 해서 이전과 이후로 구분지어서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이 시기를 기점으로 해서 힙합의 특징을 분석한 이유로는, 이 시기를 전후로 해서 힙합 음악장르에 가장 주목할 만한 큰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힙합 음악의 하위 장르격인 얼터너티브 힙합(Alternative Hip-hop)이라는 장르의 등장이 그것인데, 그 개념이 명확하게 정의되기에는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지만, 대체로 2000년대 대중음악에 포괄적으로 적용되곤 한다. 여러 대중 음악가, 평론가에 따른 상대적인 정의에 의하면, 얼터너티브 힙합은 정통 힙합 음악이 좀 더 대중적으로 변모 진화한 형태로서, 강한 랩(Rap) 위주의 음악에서 벗어나 팝음악(Pop Music)과의 결합에 중점을 둔 새로운 개념의 힙합 음악으로 정의하고 있다.5) 리듬(Rhythm), 박자(Thempo), 비트(Beat) 외에 전체적으로 멜로디(Melody)가 강화된 동시에 특히 팝 음악의 대중적인 후렴구가 곡을 특정 짓는 데에 큰 영향을 끼쳐서 타 장르들과의 융합이 용이하고, 대중들이 듣기에도 부담이 없는 소프트(Soft)한 버전(Version)의 힙합 장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또한 힙합과 패션에 관련된 선행 연구들이 80~90년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들이 대부분이고 2000년대 초반을 끝으로 더 이상 힙합에 대한 활발한 학술적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했으므로, 이에 현재의 변화된 새로운 힙합의 개념과 내용들을 재정립하고자 하였다.

5) 위키피디아, “얼터너티브 힙합,” [2011년 3월 15일]; available from World Wide Web@http://ko.wikipedia.org

 이 연구는 문헌 연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구체적인 연구 방법으로는 힙합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의 정립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이 되었던 선행 연구들에 대한 조사와 각종 단행본, 연관된 잡지나 웹 사이트(Web Site) 등을 분석하였으며, 실제로 힙합이 현재의 대중패션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국내외의 관련 패션 브랜드(Fashion Brand)들에 대한 시장조사 및 여러 매체들에서 보이는 힙합에 관련된 사진 자료들을 수집 조사하였다.

Ⅱ. 힙합문화의 음악적 특성

1.힙합문화의 개요

 힙합이란 단순하게 스타일이나 음악적 의미로만 국한되어지지 않고 음악과, 춤, 패션, 그리고 사상까지 모든 요소들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일종의 라이프스타일(Life Style)의 개념으로 볼 수 있다.6) 김서연 외(2001)는 여러 학자나 힙합 분야의 전문가들이 정의하는 힙합의 요소들이 서로 상이하기 때문에 힙합의 개념이 하나로 정립되기 어렵다고 전제하고, 힙합문화를 음악 요소, 춤 요소, 미술 요소, 기술 요소, 의복 요소의 다섯 가지 개념으로 나누어서 힙합에 대한 개념을 정의하였으며, 이지현 외(1999)는 힙합은 음악만도 춤만도, 그리고 패션만도 아닌 이들 모든 요소를 포괄하는 문화현상으로 주장하며, 댄스, 음악, 그라피티(Graffiti)의 세 가지 요소들이 힙합을 구성하는 문화적 요소라고 정의를 내렸다. 그러나 서론에서도 언급했듯이, 대중문화의 영역에서 힙합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나날이 커짐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다각도로 이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힙합에 대한 여러 가지 주장들이 나오고 있으나, 상태이기 때문에 명확한 개념은 설정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6) Ibid., p. 92.

 미국의 저명한 비평학 교수인 토드 보이드(Todd Boyd)는 힙합을 미국의 백인 위주의 주류문화와 흑인들을 중심으로 한 하위문화가 미디어를 통해서 변증법적으로 혼합된 산물이라고 정의를 내렸으며 엘리스 캐시모어(Ellis Cashmore)는 흑인 문화산업(Black Culture Industry)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1960년대 모타운(Motown) 레코드를 시작으로 힙합까지를 하나의 문화상품의 개념으로서 이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7) 또한 미국의 노스 이스턴 대학교(University of North Eastern) 머레이 포먼(Murray Forman)교수는 “힙합은 여러 지역에서 발전, 확산되는 과정에서 기존 정의를 뛰어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8) 이는 그만큼 변화하는 속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진행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될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는 ‘힙합이 사회의식의 부분이 되기에 앞서 그 의미와 정체를 명확히 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하면서 추가적인 학문적 탐구의 진행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그러나 많은 국내의 선행 연구들이 힙합문화를 단순하게 흑인들의 주류사회에 대한 저항적인 면만을 부각시켜서 이에 대립하는 힙합문화를 흑인들의 저항운동이나 지배계층에 대한 하위계층의 반발이라는 이데올로기(Ideology)적 대립관계로만 정의 내리고 있는데, 이는 힙합문화의 한 단면 만을 보게되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게 되는 위험성을 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힙합은 다면적인 성격들이 공존하는 문화현상의 일종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7) 윤여훈, “비주류 문화의 산업화에 대한 연구”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4), p. 8.
8) “‘힙합의 진화’ 대중문화 장악하다,” 경향신문 (2004년 10월 24일 [2011년 3월 15일 검색]); available from World Wide Web@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032&aid=0000090510

2.힙합 음악의 역사와 문화적 특징

 1970년대 후반 뉴욕의 브롱스(Bronx) 지역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힙합은 당시 활동하던 자메이카(Jamaica) 출신의 디제이 쿨 허크(Kool Herc)가 R&B나 펑크(Punk) 음반을 트는 도중에 간주 부분을 반복하여 틀어주곤 하였다. 이것이 예상치 못한 대중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내었고, 이러한 시도가 기존에 존재하는 음악을 변형, 믹싱(Mixing)해서 규칙적인 소리로 새로운 리듬을 재생산 해내는 힙합의 시초라고 볼 수 있겠다.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 사이에 힙합 음악은 본격적인 발전을 이루는 기틀을 다지게 되는데, 78년에는 정식 음반으로 발매가 된 랩 뮤직(Rap Music) Rapper's Delight가 빌보드 싱글 차트(Bill Board Single Chart) 36위까지 올라가고, R&B 차트 부문에서는 4위까지 오르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또한, 최초의 흑인들이 직접 세운 흑인 음악 전문 레코드사인 슈가 힐 레코드(Sugar hill Records)가 설립되고, 흑인 여성 그룹 시퀀스(Sequence)가 데뷔를 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힙합은 원래 흑인들만의 문화가 아닌 남미계를 아우르는 게토문화(Geto Culture)로 출발하였으나, 힙합이 가진 민족주의적인 성격과 이에 따라 억압받고 차별받던 당시 미국의 흑인들 사이의 저항적인 측면들이 접합되면서 힙합이 흑인들만의 문화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되었다.

 1980년대로 넘어오면서 가사가 없이 비트만으로 이루어졌던 힙합에 변화의 요소가 첨가되었다. 음악이 나오는 동안 사람들이 스테이지(Stage)의 중앙으로 나와서 춤을 추기 시작했고, 쿨 허크는 이들을 B-Boy(Break Boy)라고 불렀고, 이들이 추는 춤을 일컬어 브레이크 댄스(Break Dance)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또한, 같은 시기에 힙합의 중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인 랩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당시의 랩은 대부분 단순하게 사람들의 흥을 돋우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디제이가 두어 마디 정도 하는 정도였다. 이러한 초기의 랩은 코크 라 록(Coke La Rock)과 클럭 켄트(Clark Kent)로 이루어진 최초의 전문 힙합 랩 그룹 허큘로이즈(Herculoids)의 등장으로 단순한 단어들의 외침을 넘어서서 문장으로 늘려서 리듬까지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이시기에 래퍼(Rapper) 디제이 헐리우드(DJ Holley wood)가 자신의 랩 가사 중에 힙합이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였는데, 이것이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힙합이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유래된 것이다.9) 당시 미국에서는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Formal President of the U.S.A) 정부가 ‘하층 및 빈곤층의 복지에 투자한다는 것은 경기 침체의 악순환을 가속화할 뿐이므로 산업 자본가 등 상류층에 보조를 맞춘다.’는 요지의 백인 위주의 보수적 경제정책10)을 펼치면서 게토와 슬럼(Slum)을 더욱 옥죄고 고립시키게 된다. 당연히 흑인들 사회의 불만은 극에 달하게 되고, 이러한 사회적 상황을 배경으로 힙합은 미국의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영향을 받아 80년대 중반부터 힙합 음악에 일대 변혁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은 컷 앤믹스(Cut & Mix)의 전통적인 디제잉(Dj-ing) 방식에서 샘플링 테크놀로지(Sampling Technology)가 발전하면서 힙합 음악 자체의 사운드에 더 많은 다양성을 부여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이전의 힙합과는 전혀 다른 창조성까지 가미한 독창적인 힙합 음악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80년대 후반에는 힙합의 인기가 처음 발생지인 뉴욕(New York)에서 벗어나 LA를 중심으로 하는 서부 지역까지 확산되기 시작했고, 이 시기를 기점으로 해서 흑인들이나 남미계 소수민족들만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힙합 음악이 미국의 문화로 자리잡기 시작한다.

9) 윤여훈, op. cit., p. 25.
10) 최웅, 김봉중, 미국의 역사, (조합공동체소나무, 2002), pp. 350-353.

 1990년대 초반부터 힙합은 더 이상 하위문화가 아닌 새로운 주류문화로 편입되기 시작했고, 힙합의 음악적 구성요소인 랩은 새로운 음악의 한 요소로서 락(Rock)이나 테크노(Techno)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분야에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장르들에서는 랩을 단순하게 일종의 기술적 재료(resource)로 사용하는 것에 그치는데 반해, 힙합과 R&B가 결합되어 새롭게 등장한 뉴 잭 스윙(New Jack Swing)이라는 장르는 현재의 힙합문화의 태동과 발전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이때부터 힙합과 R&B 음악 장르는 흑인음악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되고, 당시의 빌보드 차트에도 힙합 뮤지션들이 대거 이름을 올리며 힙합 음악은 인기의 상승 가도를 달리게 되었다. 또한 이 시기의 힙합은 대중들에게 댄스 장르의 음악으로서 부각되기 시작하는데, 강렬한 비트와 중독성 강한 반복적인 어구의 사용으로 인해서 댄스음악적인 요소와 힙합의 시각적 요소 그리고 음악 산업의 팽창 등의 삼박자가 맞물려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러오기에 이르렀다. 거칠고 공격적인 랩의 인기가 사그라지고 대중적이고 경쾌한 음악이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시작했다. 뉴욕의 가난한 흑인 밀집지역에서 시작된 힙합은 뉴욕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의 동부지역에서 LA를 중심으로 하는 서부지역으로, 흑인과 라틴 아메리카계의 하층민들에서 백인을 비롯한 다양한 인종으로, 미국에서 전 세계로 영역을 빠르게 확산시켰으며, 현재는 주류 대중문화의 한 자리를 차지게 되었다. 그리고 음악적 요소만으로 시작한 힙합은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춤, 미술, 의복, 기술 등의 다양한 문화 요소들이 혼합되어져서 점차 독자적인 하나의 문화 영역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11) 이상의 내용을〈표 1〉과 같이 힙합의 역사와 음악적 특징을 중심으로 시대의 흐름 순으로 정리해 보았다.

11) 김서현, 박길순, 정현숙, op. cit., p. 63.

<표 1> 1980~2000년대의 시대별 힙합의 음악적 특성

Ⅲ. 본 론

1.힙합 패션의 특성

 힙합 패션은 1970년대 후반부터 하위문화 음악의 영향으로 시작되어 그들이 지녔던 소외와 저항, 그리고 사회의 일반적인 관념으로부터의 일탈을 결합하여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점차 트렌드(Trend) 및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과 결합하여 대중 패션으로 발전되어 현재에는 새로운 변화를 창출해내는 패션으로서 힙합 스타일은 진보하고 있다. 2006년 뉴욕 시립 박물관에서 열렸던 전시회 ‘블랙, 스타일의 현재(Black style Now)’ 전시에서는 컨템포러리 힙합 패션(Contemporary Hip-hip Fashion)의 역사를 뉴욕에서 시작되고 발전해온 힙합 레이블들을 중심으로 시대별로 묶어서 보여주었는데, 로카웨어(Roca Wear), 후부(Fubu), 에니치(Enyce), 베이비펫(Baby Phat), 제이 지(Jay Z), 션 존(Sean John), 팻 팜(Phat Farm) 등이 속한 ‘하이 스트리트 마켓(High Street Market) 시장에서부터 마놀로 블라닉(Manolo Blahnik), 루이비통(Louis Vuitton)이 속하는 럭셔리 마켓으로 영역을 점차 확대시킨 힙합 패션을 보여주었다.12) 다음에서는 2000년대 기점으로 전과 후의 힙합 패션 특성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이는 힙합 음악 장르의 변화가 대중음악에 적용되면서 패션에도 이전과는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2) Museum of the city of the New York, “Black style Now,” [2011년 3월 20일 검색]; available from World Wide Web@http://www.mcny.org

1)2000년대 이전의 힙합 패션 특성

 힙합 패션은 뉴욕의 거리 패션에서부터 시작이되어 1979년 힙합 그룹 슈거 힐 갱(Sugar Hill Gang)의 래퍼스 딜라이트 랩(Rappers Delight Rap)이 빌보드 차트에 진입을 하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그 후 미국에서 힙합 음악의 역사상 가장 큰 인기를 얻은 그룹 런 디엠씨(Run DMC)가 등장하면서 힙합 패션은 하나의 스타일로 만들어졌다. 이들이 활동을 하며 입은 1980년대 스포츠 컨셉의 브랜드인 아디다스(Adidas), 푸마(Puma), 르 꼬스포르티브(Le Coq Sportif), 리(Lee) 등에서 트랙 수트(Track Suit), 진(Jeans), 후드 티셔츠(Hoodie), 운동화(Trainers) 등의 아이템들은 대표적인 힙합 스타일의 키 아이콘(Icon)들로 만들어졌다(그림 1). 특히, 이들이 착용한 의류, 신발 등을 제공한 의류 브랜드들은 힙합 뮤지션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급부상하여 세계적 인지도를 가진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다.13) 그 외 액세서리의 형태로 모자, 큰 안경과 반지, 무거워 보이는 금 목걸이의 착용, 흰색운동화 등이 나타났다. 색상으로는 레드(red), 그린(green), 블랙(black) 등의 강렬한 대비가 나타나는 의상이 주로 선보였다. 런 디엠씨 이후에 힙합 패션을 주도한 엠씨 해머(MC Hammer)는 베기 팬츠(Baggy Pants)와 어깨가 넓은 더블 브레스트(Double Breasted) 수트를 유행시켰다. 그 외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는 디키즈(Dickies) 팬츠와 플레이드(Plaid) 셔츠, 라이더스 스타터(Raiders Starter) 재킷을 착용하였으며, 이전보다는 실루엣이 더욱 헐렁해진 것을 알 수 있다. 프레쉬 프린스(Fresh Prince)는 야구 모자 착용과 함께 이전보다 부드럽고 밝은 원색의 의상들을 착용하여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다양한 색상의 재킷을 선보여 이전의 무채색의 무거운 분위기의 스타일 풍겼던 반면 밝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헤어스타일도 흑인 고유의 땋아 늘어뜨린 머리인 드레드 록(Dread locks)과 가나의 독특한 짜임 방식으로 만든 옷(Kente Cloth)이 나타났다. 1980년대에 활동하던 힙합 뮤지션들의 의상은〈표 2〉와 같다.

13) 김윤, “힙합 패션 트렌드에 관한 연구-2000년대 이후 트렌드를 중심으로,” 복식문화연구 18권 3호 (2010), p. 5.

<그림 1> 나이키와 루이비통이 카니에 웨스트와 콜라보레이션한 스니커즈(출처: http://nbkorea.tistory.com/53)

<표 2>1980년대 힙합 뮤지션 의상

 1990년대에는 힙합 배우인 우탕 클랜(Wu-Tang Clan)은 챔피온(Champion)과 팀버랜드(Timberland)등의 브랜드를 주로 입으며, 1940년대로부터 영향을 받은 갱스터 룩(Gangster Look)을 선보이기도 하였다. 갱스터 룩은 베기 팬츠와 블랙 컬러의 문신, 다크 데님을 벨트 없이 언더웨어(Under Wear) 밑으로 내려 입어 불량스럽게 보이는 스타일이 특징이었다. 이러한 패션의 특성은 할렘(Harlem)이라는 지역적인 한계 때문에 우울하고 폭력적으로 드러났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90년대 후반부터 힙합은 더 이상 미국 빈민가에서 나타나는 특정지역 혹은 인종들만의 문화가 아닌 독창적인 음악성과 화려한 율동으로 한 단계 높은 차원의 대중문화로 대중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했다.14) 이는 ‘더 프레쉬 프린스(The fresh prince)’가 등장하면서 밝은 컬러의 야구 모자와 네온 컬러의 의상이 착용되고, 음악 장르 또한 대중화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힙합 뮤지션들은 자신의 패션 브랜드를 설립하여 패션 산업에 기여하기 시작하는데, 뮤지션들의 패션브랜드에서 보이는 대표적인 아이템은 져지(Jerseys) 티셔츠와 데님 베기 팬츠로써 당시 하나의 힙합 스타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힙합 뮤지션 ‘제이 지(Jay Z)’의 브랜드 ‘로카웨어(Roca Wear)’와 ‘퍼프대디(Puff Daddy)’의 브랜드 ‘션 존(Sean John)’은 패션산업 분야에서 급성장하였으며, 럭셔리 브랜드 디자이너들에게도 영향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미국 내 비 흑인 청소년들의 75% 이상이 힙합으로 말하고 행동하며, 파리, 밀란, 도쿄에 이어 한국에서도 청소년들은 동일한 의복, 음악, 행동, 어휘를 사용하였다. 이는 힙합이 단순한 음악적 범주를 벗어나 생활양식으로서 세계적인 문화적 아이콘으로 떠오른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15) 1990년대에 활동하던 힙합 뮤지션들의 의상은〈표 3〉과 같다.

14) 장준수, op. cit., p. 95.
15) “Is Rap Music Here to Stay?” (17 August. 1998), Jet Magazine, 94(12), p. 56.

<표 3>1990년대 힙합 뮤지션 의상

 위에서 언급한 2000년대 이전의 힙합 패션 특성을 구체적으로 의복의 형태, 소재, 색상, 실루엣, 액세서리로 구분하여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힙합 패션에서 나타나는 의복의 형태로는 데님 베기 팬츠와 트랙 수트, 더블 브레스트 재킷, 라이더스 스타터(Raiders Starter) 재킷, 후드 티셔츠 등이 있는데, 이는 브레이크 댄스와 같은 격한 동작을 보이는 춤을 추는데 있어서 동작의 용이함을 더하거나 헤드스핀(Head Spin) 중에 머리를 보호하기 위함(후드티셔츠)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소재의 특성으로는 대체적으로 데님과 부드러운 져지 소재와 스트레치성이 있는 소재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스포츠 컨셉의 브랜드들에 의해 시작된 힙합 패션의 영향으로 편안함과 구속과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넉넉함과 여유를 추구하려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스포츠 웨어의 일종으로 트랙 수트와 베기 팬츠의 허리는 고무 밴드나 끈으로 처리하여 의복 착용 형태에 구속받지 않은 자유로운 착장의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힙합 패션의 색상 특성으로는 무채색의 모노톤에 레드와 그린과 같이 원색 포인트 컬러의 특징이 있었다. 이는 레게 음악을 통한 집단적 정체감을 표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16) 프레쉬 프린스의 등장으로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레드, 오렌지, 그린, 옐로우 등의 컬러가 더욱 다양해지고 부드러운 톤으로 변화하였다. 이는 무겁고 어두운 이미지의 힙합 문화가 대중화되었다는 점과 여러 인종의 힙합 뮤지션들이 나타남에 따라 힙합 패션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진 것이다. 이와 같은 패션 특성의 변화는 사회현상으로서 흑인들이 자기 손으로 자기를 죽이는 상황이 나타나면서 불량적인 이미지를 탈바꿈하고자 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당시 힙합 뮤지션들은 폭력을 쓰지 말자는 호소를 하며 대중들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가고자 하였다.

16) 이인성, 이순자, 최보영, 이민정, 손이정, “힙합 뮤지션의 패션 스타일 연구-흑인 뮤지션 스타와 국내 힙합 뮤지션의 비교 연구 중심으로,” 한국의상디자인학회지 8권 1호 (2006), p. 130.

 실루엣의 특성으로는 여유 있는 져지 티셔츠, 헐렁한 플레이드(Plaid) 셔츠와 어깨를 강조한 더블 브레스트 재킷을 착용하였다. 하의는 윗부분은 통이 크고, 밑단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로 과격한 동작에도 구애 받지 않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길거리에서 모여 춤을 추는 것 자체가 이들 문화 중 하나였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헐렁하고 넉넉한 실루엣의 옷을 착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액세서리로는 헤드 스핀을 할 때 머리를 보호하기 위한 야 구모자와 금 장식의 목걸이와 반지, 큰 안경과 스니커즈는 항상 공통적으로 착용하고 있다.

2)2000년대 이후의 힙합 패션 특성

 2000년대 들어서 힙합 패션은 다양한 문화들을 수용하며, 이전과는 변화된 패션의 특성들이 나타났다. 세계적인 문화 추세인 퓨전 현상과 맞물리며 기존의 힙합 패션은 큰 흐름 안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17) 특히,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 상황과 더불어 큰 인기와 함께 성장한 힙합 음악에 대한 대중들의 의식이 변화되기 시작하였다. 이는 이전에 억압되고 소외되는 것에 대한 저항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과거 힙합 패션의 크고 헐렁한 스타일의 개념에서 타이트하고 직선적인 라인의 슬림(slim)한 스타일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정형화된 틀이 있는 것이 아닌 힙합 뮤지션들이 등장하는 뮤직비디오나 영화, 각종 시상식장에 입고 나타난 다이아몬드 반지, 밍크 코트와 같은 백인 상류층을 상징하던 기호들조차도 곧 힙합 패션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18)

17) 김윤, op. cit., p. 9.
18) 윤여훈, op. cit., p. 75.

 2000년대 이후 등장한 힙합 뮤지션은 제이 지(Jay-Z)에 이어 카니에 웨스트(Kanye West)와 컴몬(Common), 윌 아이 엠(Will.i.am), 안드레 3000(Andre 3000)등이 있다. 이들은 이전보다 타이트한 스타일의 옷을 착용하였으며, 나이키 농구화와 폴로 셔츠, 버튼다운 셔츠, 스포츠 코트, 블레이져와 큰 버클 장식의 벨트, 지퍼로 된 후드티, 빈티지 스타일의 반팔티셔츠, 타이트 한 데님 팬츠, 테일러드 수트 등이 보이고 있다. 물론 헐렁하고 여유 있는 전형적인 베기 팬츠와 큰 사이즈의 티셔츠 등도 나타나지만, 위와 같이 2000년대 이전에 나타나지 않았던 프레피(Preppy) 룩의 믹스 매치에 의한 힙합 패션 스타일이 새로이 보였다. 이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이며 의상을 이용한 신분 상승의 기대와 흑인들이 일반적으로 지적임과 상대적이라 할 수 있는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백인=지적’, ‘흑인=육체적’이라는 개념에 대한 저항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19) 2000년대에 활동하던 힙합뮤지션들의 의상은〈표 4〉와 같다.

19) 권혁주, “랩퍼(Rapper) 패션의 저항성 연구”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0), pp. 51-52.

<표 4>2000년대 힙합 뮤지션

 이처럼 2000년대 이후 힙합 패션의 특성을 의복의 형태, 소재, 색상, 실루엣, 액세서리로 나누어서 정리해 보았다. 의복의 형태 특성으로는 폴로 셔츠, 버튼 다운 셔츠, 블레이져, 타이트한 데님 팬츠, 빈티지한 반팔 티셔츠, 테일러드 수트, V-네크라인의 스웨터 등이 나타났다. 특히 폴로 셔츠와 버트 다운의 셔츠의 경우 칼라를 세워서 착용하였으며, 2000년대 이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이템들이 나타난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다각화되고 다양해진 문화와 함께 힙합 패션도 하나의 문화로서, 다른 문화영역과 상호관계를 맺음으로서 다원적인 믹스 앤 매치 스타일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소재의 특성에서도 의복의 형태가 다양화됨에 따라 시어서커(seersuker), 린넨(Linen), 벨벳(Velvet) 등과 같은 이전에 쓰이지 않았던 부드러운 이미지의 소재들이 보이고 있다. 색상의 특성에서도 이전과 같이 강렬하고 원색적인 색상들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2000년대 이후로는 톤 온 톤(Tone-On-Tone)컬러 배색이 나타나, 힙합 패션에서 차분하고 세련된 이미지의 스타일을 착용한 점을 알 수 있다. 실루엣은 직선적이고 심플한 라인이 보이고 있으며, 이는 사회적인 인정과 함께 큰 인기를 얻은 제이지와 카니에 웨스트 같은 힙합 뮤지션들이 수트를 자주 입고 등장하면서 성공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자 하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액세서리의 특성으로는 모든 장신구들은 최소한으로 형태로 착용하고 있거나 거의 착용되지 않았다. 안경과 버클이 큰 벨트 정도 보이고 있었으며, 이는 최대한 단정하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갖추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000년 이전의 힙합 패션은 열악한 그들의 환경과 함께 저항심, 열등감들이 패션에서 나타났던 반면, 현재는 높은 수준의 환경과 사회적 지위로 인한 힙합 패션의 특성이 변화된 점을 알 수 있다. 힙합 뮤지션들은 본인의 패션 레이블을 설립하여 직접 디자인하여 예술성과 독창성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디자이너 브랜드와도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하면서 미적인 감각을 높여 고감도의 힙합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그림 1). 이와 같은 다양한 사회문화적인 변화들이 과거 힙합 패션의 특성과는 다른 감각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의 힙합 패션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0년대 전후의 힙합 패션 특성을 정리하면〈표 5〉와 같다.

<표 5>1980~2000년대의 힙합 패션과 문화적 특성

2.대중 패션에 나타난 힙합문화

 여기에서는 힙합이 대중패션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또한 힙합이 어떤 식으로 대중들에게 입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먼저 힙합으로부터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보이는 힙합 브랜드들에 대해서 알아보았으며, 그 중에서 힙합의 본 고장인 미국의 레이블을 중심으로 조사·분석하였고, 또한 한국의 사례도 함께 찾아 보았다.

 시각적인 면이 중요시되는 힙합의 특징으로 인해서 이전의 다른 음악 장르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패션업계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힙합은 상업적인 성공도 거두게 되었다. 이러한 상업적 성공의 가능성을 처음 보여 준 것은 런 디엠씨와 세계적인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아디다스와의 관계에서부터이다. 런 디엠씨가 1985년 발표한 자신의 ‘My Adidas’라는 곡을 부르면서 끈이 없는 아디다스의 운동화를 신고 활동을 하였는데, 이 운동화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되자 아디다스에서는 런디엠씨와 150만 달러에 달하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액수로 광고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1990년대에는 힙합 패션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는데, 타미 힐피거(Tommy Hilfiger)와 같은 경우는 그랜드 푸바(Grand Puba), 스눕 독과 같은 힙합 뮤지션들에게 자사의 옷을 협찬해 주는 방식으로 이들과의 협업을 진행하였으며, 그랜드 푸바의 경우는 자신의 곡의 가사 중에 타미 힐피거 브랜드명을 직접 언급하기도 하였다.20)

20) Grand Puba, What's The 411 of Mary J Blige (1992) 가사 내용 중.

 이러한 힙합 뮤지션들과 패션 브랜드들 간의 협업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곧바로 산업자본들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제일모직과 같은 한국 기업도 1996년 힙합 의류 레이블 후부(Fubu)에 수백만 달러의 투자를 단행하며 이러한 힙합 열풍에 동참하였다. 당시 후부는 단순한 협업 개념의 힙합 뮤지션들과의 비즈니스가 아닌 당시 최고 인기의 힙합 뮤지션 엘 엘 쿨 제이(L L Kool J)를 브랜드의 전면에 포진시키며 브랜드 아이콘으로 내세워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힙합 뮤지션들을 단순한 광고 모델이 아닌 해당브랜드와 동일시하는 마케팅 기법이 거의 대부분의 힙합 관련 의류 레이블들에서 유행을 하자 힙합 뮤지션들은 자신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이름을 내걸고 브랜드를 런칭하기 시작하였는데, 노티 바이 네이처(Naughty by Nature)의 Naughty Gear, 우탱 클랜(Wu-Tang Clan)의 Wu-wear,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의 XL, 퓨지스(Fugees)의 Refusee Gear를 시작으로 현재 거의 대부분의 인기 힙합 뮤지션들은 자신의 패션 브랜드를 런칭하였다.21) 이러한 힙합 패션의 상업적 성장은 힙합 관련 산업의 양적·질적인 팽창을 가져오게 되었고, 패션은 물론이고 영화, 음악 등의 문화 관련 전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 외 1990년대 후반 이후부터 여러 힙합 뮤지션들은 자신의 음악적인 특성과 그들의 브랜드를 정리하면〈표 6〉과 같다.

21) 윤여훈, op. cit., pp. 66-67.

<표 6>힙합 뮤지션들이 런칭한 레이블

 2000년대 초반부터 인기 힙합 뮤지션인 제이 지의 기획사였던 라카펠라는 그의 스타성을 앞세워서 패션 브랜드 로카웨어를 런칭, 이후 매년 20~30%의 성장세를 보여 현재는 타미 힐피거나 폴로랄프로렌과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 놓기에 이르렀다.22) 2002년 현재 미국 내 힙합 관련 시장의 규모는 약 100억 달러 규모로 추정이 되며23), 지금은 힙합 스타일의 정형화된 모습은 존재하지 않고 어떠한 스타일이나 패션 아이템이든지 간에 힙합 뮤지션들이 착용하거나 이용하면 그것이 곧바로 힙합 패션 혹은 스타일로서 대중들에게 인식이 되고 있다. 패럴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의 영향을 받아 간소화된 힙합패션 스타일과 정장 스타일로 바뀌고 있다. 그는 음악 분야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지만 유행을 이끄는 스타일리스트로서 힙합 의류 레이블 ‘베이프(Bape)’의 CEO인 니고(Nigo)와 함께 BCÀ라는 브랜드를 출시해 직접 디자인에 참여24)하고 있으며, 카니에 웨스트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의 인턴으로써 활동하여 자신 만의 예술성과 독창성을 보이고 있다. 힙합의 이미지는 이전보다 훨씬 강력해지고 인기 힙합 뮤지션들은 강력한 마케팅의 도구로서 이용되기에 이르렀다.

22) “Bling Bling Ka Ching,” Forbes [forbes online] (2003 [retrieved 9 March 20011]); available from World Wide Web@http://www.forbes.com
23) “Rappers's Delight : A Billion Dollar Industry,” Forbes [forbes online] (2002 [retrieved 9 March 20011]); available from World Wide Web@http://www.forbes.com
24) 강은지, “국내 힙합뮤지션의 패션스타일 유형별 특징” (서경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0), p. 43.

 국내의 경우에도 1992년 힙합 레이블 지누션의 멤버인 션이 마하 플라바(Majah Flavah)를 런칭하였고,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들이 착용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해서 현재에 까지 이르고 있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한국의 제일모직이 투자를 한 레이블 후부는 한국시장에서는 독자적인 라인을 선보이며 미국시장과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미국에서의 정통힙합 레이블의 이미지보다는 보다 젊은 캐주얼 레이블로서의 이미지로 의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러한 후부의 미국과 한국의 라인 이원화 전략은 레이블 홍보와 마케팅 전략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데, 정통 힙합 뮤지션을 전면에 내세우는 미국의 레이블 홍보 전략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정통 힙합의 이미지보다는 친숙하고 편안한 이미지로 다양한 연령층의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승기를 브랜드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그림 3). 이러한 이원화 전략은 미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한 한국 대중들의 힙합에 대한 선호도와 인지도의 차이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상의 2000년대를 기점으로 조사한 힙합문화와 패션의 특성을〈표 7〉과 같이 정리하였다.

<그림 2> 마하 플라바를 런칭한 션(출처: http://ygbounce.com/?p=1635)

<그림 3> 푸부라인의 메인 모델 이승기(출처: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una216&logNo=90099141889&categoryNo=83&viewDate=&currentPage=1&listtype=0)

<표 7>2000년대 전후 힙합 패션의 특성

Ⅳ. 결 론

 본 연구는 대중들에게 새롭게 인식되고 있는 힙합의 개념과 특성에 대해서 파악해 보고, 또한 대중패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음악적, 문화적 요소에 기반을 두어 구체적이고 심도 있게 연구를 하였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게 되었다.

 첫째, 힙합의 음악적 구성요소인 랩은 새로운 음악의 한 요소로서, 락이나 테크노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분야들과 믹싱이 되기 시작했고, 이중 힙합과 R&B가 결합되어 새롭게 등장한 뉴 잭 스윙이라는 장르는 현재의 힙합문화의 태동과 발전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강렬한 비트와 중독성 강한 반복적인 어구의 사용으로 댄스 음악적인 요소와 힙합의 시각적 요소 그리고 음악 산업의 팽창 등의 삼박자가 맞물려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더 이상 힙합 음악은 거칠고 공격적인 랩과 게토를 상징하는 어두운 이미지가 아닌 대중적이고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경쾌한 댄스 음악의 한 장르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둘째,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 상황과 더불어 큰 인기와 함께 성장한 힙합 음악으로 힙합에 대한 대중들의 의식은 변화하였으며, 이는 이전에 억압되고 소외되는 것에 대한 저항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과거 힙합 패션이 가지고 있던 크고 헐렁헐렁한 스타일의 개념에서 벗어나 인체의 라인을 그대로 드러내는 직선적인 실루엣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이제는 정형화된 틀이 있는 것이 아닌 힙합 뮤지션들이 나오는 뮤직비디오나 영화, 각종 시상식장에 입고 나타나면 다이아몬드 반지, 밍크 코트와 같은 백인 상류층을 상징하던 기호들조차도 곧 힙합 패션으로 인식이되고 있다.

 셋째, 힙합 음악의 인기가 근거지인 미국을 넘어 세계의 각국으로 확산되면서 그 나라들의 문화와 사회적 성향에 맞게 모습을 바꾸었고, 나라별 힙합문화와 음악에 대한 의미의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패션에서도 이 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데, 한국의 케이스를 예로 들자면, 세계적인 힙합브랜드 후부는 한국 의류시장의 공략을 위해서 정통 힙합의 거친 이미지는 지양하고 보다 젊은 캐주얼(Casual) 레이블로서의 이미지로 홍보와 마케팅(Marketing) 전략을 짜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대중들에 비해 조금 더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한국 대중들의 힙합 스타일에 대한 선호도와 인지도의 낮음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모든 문화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서 변화하는 살아있는 유기체적 특징들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힙합문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불과 30여 년남짓한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그 개념을 달리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서론에서도 언급했듯이 초기의 저항적인 면만을 부각시켜서 힙합문화를 흑인들의 저항운동이나 지배계층에 대한 하위계층의 반발이라는 이데올로기적 대립관계로만 정의를 내려서는 안 될 것이며, 다각도의 포괄적인 해석 방법으로 힙합문화와 음악 그리고 패션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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