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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6-0401(Print)
ISSN : 2383-6334(Online)
The Research Journal of the Costume Culture Vol.26 No.6 pp.823-835
DOI : https://doi.org/10.29049/rjcc.2018.26.6.823

Analysis of Leigh Bowery’s works through Bakhtin’s discourse on the grotesque body

Hyun Jung Kim, Eunhyuk Yim*
Doctoral Course, Dept. of Fashion Design, Sungkyunkwan University, Korea
*Associate Professor, Dept. of Fashion Design, Sungkyunkwan University, Korea
Corresponding author (ehyim@skku.edu)
March 13, 2018 October 13, 2018 October 30, 2018

Abstract


The body is an important object of costume expression, and the reflection of the aesthetics of the body according to age, culture, individual or group determines the form of the costume. In particular, British artist Leigh Bowery provided many designers and celebrities with original design ideas. Leigh Bowery’s costumes are related to the carnival concept. Thus, this study analyzed Leigh Bowery’s life and works, and examined Michael Bakhtin’s grotesque carnivalesque theory. Based on Bakhtin’s carnival theory around 100 works by Leigh Bowery, in the form of YouTube videos and DVD clips were analyzed in this study. The results of the analysis Leigh Bowery’s body and costume research are as follows. First, this study can define fetishism as a characteristic of costumes such as body suits, harnesses, high-heeled boots, and stockings, that stress the body. Second, the character of the body is not expressed as that of an idealized body, but the fat and ugly aspect are revealed. Third, Leigh Bowery’s costumes are characterized by ambiguity. The costumes blur the boundaries between women and men. Fourth, common sense, combined with normal and bizarre, brings out a strong sense of carnival humor with ridiculousness arising from the gap between reality and reality. His performance has had a significant impact on victims of discrimination or unequal treatment in sexual, racial, and age-related situations. This study should inspire many designers through the study of Leigh Bowery’s body expression and dress, but it also introduces fashion icons that are not well known in Korea.



바흐친의 그로테스크 몸 담론을 통한 리 보워리의 작품 분석

김 현 정, 임 은 혁*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 박사과정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 부교수

초록


    I. Introduction

    인간의 몸은 단순한 육체적 측면에서 벗어나 역사적으로 진화되어 온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몸의 의미는 시대마다 다르게 인식이 되며, 문화에 따라서도 그 의미는 변화된다. 또한 몸은 사회 속의 구성원들 간의 관계에 서 기본적인 연결 고리 역할을 한다. 즉, 몸은 사상이 나 생각 등의 정신적인 것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표현 되고 실현되는 체현된 신체이며, 사회적 존재이다 (Park & Jin, 2010).

    이러한 몸은 복식의 중요한 표현 대상이며, 시대와 문화, 개인이나 집단에 따른 몸에 대한 미의식의 반영 은 복식의 형태를 결정한다(Yim, 2007). 복식은 몸의 형태에 따라 형성되거나 변형시키면서 만들어지는데,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왜곡되고 조각나거나, 부 재하는 몸의 패션이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자신의 몸을 이용한 영국의 아티스트 리 보워 리(Leigh Bowery)는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디자인과 혁신적인 스타일을 제시하여 자신의 독특한 조형의지 와 예술적 감성을 표현하였다. 리 보워리는 클럽 프로 모터, 댄서, 행위예술가, 패션디자이너, 퀴어 아티스트 (queer activist), 그리고 예술가의 뮤즈와 같이 다양하 게 표현되고 있다.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스스로 밝혔 는데, 에이즈에 걸려 생을 마감한 그는 그가 활동했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관행을 만들어 내는 개척자였 다.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기묘한 의상 드래그(drag) 는 젠더(gender)는 자연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버 틀리안(Butlerian)의 모든 개념을 능가하며,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에로틱함을 제공했다. 이는 후 에 팝스타 보이 조지(Boy George), 레이디 가가(Lady Gaga)와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acQueen),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가레스 퓨(Gareth Pugh) 등 수 많은 패션디자이너와 화가 루시언 프로 이드(Lucian Freud)에게 아이디어와 영감을 제공하였 다. 리 보워리의 몸과 복식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창 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의 표현에 응용할 수 있는 원천적 자료로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몸을 이용한 리 보워리의 퍼포먼스와 복식 의 특징은 인종, 성, 계급의 지표를 다른 이의 것으로 변형하는 것으로, 이는 미하엘 바흐친(Mikhail Bakhtin) 이 언급한 사회적 규범에 대항하고 감정을 해방시키 는 카니발 개념과 관계가 있다. 바흐친은 기존의 가치 체계나 전통적인 위계질서를 유머와 풍자를 통하여 의도적으로 전복시키거나 해방시키는 문학양식을 카 니발레스크(carnivalesque)로 정의하고, 카니발적 의 미를 함축한 바흐친의 그로테스크 몸 담론, 즉 라블레 의 소설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Gargantua and Pantagruel)에 나타난 몸의 이미지를 분석하여 그로 테스크 리얼리즘 이론을 완성하였다(Yeo, 1995).

    본 연구에서는 리 보워리의 몸의 표현 및 복식에 대한 연구를 하기 위해 먼저 그의 생애와 작품을 살펴 보고, 미하엘 바흐친의 카니발리스크 그로테스크 이 론을 살펴보고자 한다. 리 보워리의 몸과 복식의 표현 방법을 고찰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문헌 연구와 사 례 연구를 병행하였다. 리 보워리의 작품세계를 이해 하기 위해서 먼저 그의 생애 및 작품 활동을 살펴보 고, 이를 그로테스크 이론과 연관하여 살펴보고자 한 다. 첫째, 문헌 고찰을 통해 리 보워리의 생애 및 작품 활동에 대해 살펴보고, 미하엘 바흐친의 그로테스크 몸 담론의 개념을 고찰한다. 둘째, 그로테스크 이론을 바탕으로 리 보워리의 작품 사진 및 그의 생애에 대한 전문 서적 3권에서 약 100여 개의 작품 사진과 블로 그,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에서 사진자료, 32개의 유튜브 동영상 자료, 3개의 인터뷰 동영상 자 료, 1개의 DVD 자료를 중심으로 몸의 표현 및 복식 을 분석하였다. 연구의 범위는 리 보워리의 첫 번째 퍼포먼스가 시작되었던 1984년부터 마지막 퍼포먼스 행해졌던 1994년까지로 정하였다.

    Ⅱ. Backgrounds

    1. Leigh Bowery’s life and his influence

    리 보워리는 1961년 오스트레일리아 남동부 빅토 리아주에 있는 멜버른에서 태어났다. 그는 그의 어린 시절을 문화적으로 황량한 장소인 오스트레일리아에 서 영국의 ‘i-D’라는 잡지를 보며 영국과 런던의 ‘New Romantics’ 흐름에 푹 빠지게 되었고, 이는 훗날 전위 적인 예술 세계의 중심인 런던에서 자신의 예술세계 를 형성하는 계기와 영감이 되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멜버른 왕립대학교(Royal Melbourne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패션 디자인 과정을 마쳤다. 학교에서의 생활은 리 보워리가 기이 한 것을 좋아하고 시도하는 것을 망설이게 만들었다. 보워리가 말하길: 다른 사람들이 말하길 나는 아름다 움에 대해 정도를 벗어난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흰색 립스틱과 검정색 아이셰도우를 한 나를 보면서 얼마 나 못생겼던가! 이러한 생각은 후에 마스크의 착용, 과도한 메이크업 등으로 그의 복식에도 영향을 주었 다(Violette & Bowery, 1998). RMIT 패션 디자인 과 정에서 1년을 보낸 후, 그는 처음에는 패션 디자이너 로서의 자신의 경력을 쌓기 위해 1980년에 호주를 떠 나 런던으로 영원히 이주했다. 런던으로 건너오게 된 그는 그 지역의 클럽의 단골인사가 되었고, 언제나 자 신이 만든 독특한 의상을 입었다. 보워리는 같은 클러 버인 게리 반스(Gary Barnes)와 데이빗 월스(David Walls)와 가깝게 지냈으며, 친구들에게도 자신이 만든 독특하고 괴상한 의상을 입혔다. 이들 3명은 런던 클 럽에서 ‘Three Kings’라고 불리며, 유명인이 되었다.

    1983년부터 1984년까지 그는 디자이너로서 성공 적인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뉴욕과 도쿄를 오가며 그 의 디자인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1983년에는 그의 친 구 트로잔(Trojan)과 함께 ‘Paki’s From Outer Space look’라는 의상을 제작하였다(Fig. 1). 이 복식에서 보 워리가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얼굴이었다(Violette & Bowery, 1998). 이 복식으로 그를 추종하는 숭배자들 과 미디어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는 자신 이 디자인한 특이하고 매우 독창적인 옷을 입으면서, 댄스와 음악, 극단적인 노출증(exhibitionism)의 극적 인 퍼포먼스로 점점 명성을 높였다.

    1984년 보워리는 현대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마이클 클락(Michael Clark)과 만나게 되어 1986년까지 정기 적으로 그의 공연을 위한 의상을 제작하게 된다(Fig. 2).

    1985년 1월, 그는 지금은 악명 높은 다성애적(polysexual) 목요일 디스코 클럽 ‘Taboo’를 시작했다(“Leigh Bowery”, n.d.). 이곳은 전형적인 언더 그라운드 파티 (under ground party)를 지향하였으며, 과장되고 유머 러스한 의상과 퍼포먼스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었 고, 영국의 사교계의 중심이 되었다. 보이 조지, 샤데 이(Sade), 데릭 자먼(Derek Jarman), 그리고 존 갈리아 노와 같은 유명인도 참석하게 되었다(Fig. 3). 그 후 수년간 그는 뉴욕, 도쿄, 로마 및 다른 곳에서 수많은 클럽의 밤을 주최하도록 초대 받았다.

    비록 ‘Taboo’는 1987년 초에 끝났지만, 기성문화의 성적인 관습에 저항하는 장소였으며, 복합적인 성정 체성을 수용하는 장소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에이즈 와 강한 마약은 그 현장에 영향을 미쳐, 그의 가장 친 한 친구이자 이전의 연인이었던 트로잔, 그리고 ‘Taboo’의 신진 뮤지션인 마크 발터(Marc Valtier)의 죽음을 가져왔다. 그 결과, 보워리는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는데, 그것은 종종 코티징(cottaging: 남성 동성애 자가 공중 화장실에서 섹스 상대를 찾는 것)과 일반적 인 섹스 파트너 탐색지(cruising ground)에서 가학적 이고 위험한 성적 활동으로 나타났다. 이때 그는 HIV 에 양성 판정을 받게 된다.

    1988년에 그는 런던의 웨스트 엔드(West End)에 있는 앤서니 디 오페이(Anthony d’Offay) 갤러리에 서 1주일 동안 계속된 쇼를 열었는데, 거기서 그는 갤러리 방문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양한 의상을 입고 멋을 부리면서 쌍방향 거울 뒤의 긴 의자(chaise longue)에 나른하게 누워 있었다(Fig. 4). 이 노골적인 묘한 나르시시즘의 태평함과 대담함은 미술관 애호가 와 비평가, 다른 아티스트들을 매료시켰다.

    1990년 보워리는 화가 루시언 프로이드(Lucian Freud)의 누드화의 뮤즈로 영감을 주기도 하였다(Fig. 5). 루시언 프로이드의 그림을 보면 보워리의 몸은 이 상적 신체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괴기스러울 만큼 큰 몸을 지녔으며(Granata, 2016), 이러한 몸의 표현은 사 회규범 속 이상적 신체에 대한 도전으로 볼 수 있다.

    1993년에 보워리는 선도적 클러버인 쉴라 테킬라 (Sheila Tequila) 및 스텔라 스타인(Stella Stein)과 함 께 밴드 ‘로 세비지(Raw Sewage)’를 일시적으로 형성 했다. 그들은 18인치 통굽 구두(platform)를 신고, 음모 가발(public wigs)을 착용하고 얼굴을 검게 칠한 채 누 드 퍼포먼스를 해서 런던 클럽과 암스테르담의 Love Ball의 청중들을 열광하게 하였다(Fig. 6). 그러나 각 멤버들 간의 충돌로 인해 밴드는 곧 해체되었다.

    그는 화가 루시안 프로이드의 모델로서 그에게 많 은 영감을 주었으며, 그 외에도 앤디 워홀, 알렉산더 맥퀸, 보이 조지 등의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동성애자로 상당기간 살아온 그는 1987년 AIDS에 감 염되었으며 투병생활 끝에 1994년 12월 병원에서 생 을 마감하게 된다(Tilley, 1999).

    그의 복식은 많은 디자이너, 가수,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존 갈리아노는 2003년 S/S 그의 쇼에 서 리 보워리와 그의 친구 트로잔이 함께 작업했던 실 험적이고 독창적인 메이크업을 재창조하여 무대에 올 렸다(Fig. 7). 알렉산더 맥퀸도 2009/2010년 F/W 쇼에 서 리 보워리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독창적인 쇼를 선보였다(Fig. 8). 릭 오웬스(Rick Owens)는 2016년 그의 패션쇼에서 <Fig. 9>와 같이 리 보워리가 그의 ‘birth show’에서 출산하는 장면을 위해 특별히 만든 하네스(harness)를 사용하여 사람을 거꾸로 매달린 모 습을 연출하였다. 이 외에도 디자이너 가레스 퓨 (Gareth Pugh), 퍼포먼스 아티스트 닉 케이브(Nick Cave), 가수 레이디 가가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 왔다(Casadio, 2013).

    현재까지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리 보워리의 퍼포 먼스에 나타난 복식을 살펴보면 성별을 구별할 수 있 는 신체와 얼굴의 변형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성별을 인식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을 인위적으 로 만들어 냈는데, 여성의 가슴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가슴에 인공물을 부착하거나 다리 사이로 성기를 밀 어 넣어 자신의 남성을 보이지 않게 했으며, 종종 음 모가발을 착용하여 여성의 성기처럼 보이게 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신체적 특징이 성별(gender)의 주체 를 결정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얼굴 또 한 성별을 인식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모자 장식, 마스크, 메이크업 등으로 성별을 구분할 수 없게 하였 다. 이러한 신체의 조작은 신체가 어떤 경계를 가지고 있다는 개념을 파괴시킨다(Bancroft, 2012). 즉, 복장 도착과 양성성을 시각적 전략으로 삼아 탈 경계적인 다중적 성을 의미화하며, 젠더 정체성의 허구를 지적 하고, 나아가 고정된 정체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시도 하며, 사회 지배 이데올로기를 전복할 가능성을 시사 하였다.

    2. Mikhail Bakhtin’s discourse on the body

    미하엘 바흐친에 의해 완성된 그로테스크 리얼리즘 은 라블레의 소설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Gargantua and Pantagruel)에 나타난 신체 이미지를 분석한 것 으로 해부학적, 생리학적 측면에서 본 육체, 의복, 음 식, 음주와 취태, 성, 죽음, 배설 등의 일곱 가지 유형 으로 분류하고 있다(Youh, 1995).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의 핵심 이론인 그로테스크 몸 담론의 특징은 ‘격하’시키는 것, 즉 고상하고 정신 적이며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모든 것을 물질과 육체 적인 차원으로 끌어내리는 것에 있으며, 이러한 저속 화의 원리는 배, 생식기, 엉덩이, 항문 등과 같은 인간 의 하부 육체 구조(lower bodily stratum)와 관계되는 개념으로 먹고, 소화하고, 성교하고, 배변하는 기능과 같은 인간의 품위를 ‘저속화’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동시에 생명을 연장시켜 주는 기능과도 연결되는 긍 정적인 가치를 내포하는 개념이기도 하다(Koh, 2007). 이러한 그로테스크 리얼리즘 개념과 자연스럽게 연관 되는 것은 바흐친에 의해 체계화된 ‘그로테스크 몸’과 완성된 완결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고전적 몸(classical body)’의 대비이다(Bakhtin, 1982/2001). 바흐친은 ‘그 로테스크 몸’ 담론이 고상하고 정통적 개념인 ‘고전적 몸’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지배 사회의 담론이나 이데올로기를 잠식시키고 전복함으로써 사회적 평등 원리를 실천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Koh, 2007). 바흐친은 이러한 육체에 근거한 그로테스크 리 얼리즘의 근본 미학의 개념을 중세로부터 이어져 온 카니발과 민중축제와 같은 민중문화의 역사적 제도에 서 찾고 있다(Granata, 2013).

    바흐친은 카니발 자체보다는 ‘카니발’적인 것에 주 목하여 문학에 나타난 카니발 현상을 규명하고, 이를 카니발리스크로 규정하였다(Hwang, 2013). 카니발리 스크는 기존의 가치체계나 전통적인 위계질서를 유머 와 풍자를 통하여 의도적으로 전복시키거나, 해방시 키는 문학양식으로 정의내릴 수 있다(Donow, 1995).

    바흐친은 카니발적 세계관의 범주를 다음의 네 가 지 유형으로 파악하였다(Yeo, 1995). 첫째는 ‘친숙함 (familiarization)’인데, 이것은 축제의 수평적 차원에 서 발생하는 접촉으로써 지배문화의 수직적 위계를 대체하는 것으로 불평등과 연관된 것들이 제거되어 거리낌 없는 사람들의 접촉을 의미한다. 카니발이 열 리는 동안에는 위계질서와 상관없이 가면을 쓰고 지 나가는 사람에게 조롱을 하거나 싸움을 거는 등 사회 적으로 금기시 되는 행위를 일시적으로 용인해 주었 다. 두 번째 범주인 ‘기이함(eccentricity)’은 억압된 것 을 나타내고, 숨겨진 것을 공적으로 드러내는 과정으 로 묘사되는데 이는 고정된 정체성으로부터 이탈을 지 칭하며, 축제의 공동체 공간으로 들어감을 나타낸다. 세 번째 범주를 ‘카니발적인 메잘리앙스(mesalliance)’, 즉, 축제적인 낮은 신분과의 결합이라고 부르는데, 이 것은 다른 것들과의 결합, 위대함과 열등함 등 모든 위계와 불연속의 영역을 교차하는 접촉을 의미한다. 마지막 범주는 ‘비속화(profanation)’로 신성 모독적이 고 패러디와 같이 희화적이며 음란하게 전복적인 영 역을 지칭한다. 이러한 성물모독, 비속함과 세속성, 육체의 생산력과 연관된 외설스러움, 성서나 격언 등 에 대한 패러디 등 비속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카니발적 웃음’이다. 카니발적 웃음은 유쾌하기도 하 고, 동시에 조소적이기도 하고 비웃기도 하는데, 부정 적이기도 하고, 동시에 긍정하기도 하는 양면적 가치 를 지닌다.

    카니발적 의미를 함축한 바흐친의 그로테스크 몸 담론, 즉 카니발레스크 그로테스크에서 육체 이미지 는 연희, 음식과 결부되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각 되는데, 육체를 물리적 살덩어리, 성욕으로 환원시키 며, 또한 생명과 직결된 그러나 금기된 것을 강조하고 비천한 분비물과 배설물까지 육체의 일부로 편입시킨 다(Kim, 1998). 배설 행위는 땅을 비옥하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삶의 생명력이나 창조력과 밀접하게 관련 되어 긍정적 인식으로 작용하게 된다(Yun & Yang, 2004). 바흐친의 카니발레스크 그로테스크 육체는 아 직 완성되지 않은 성장단계의 몸으로서 성교, 임신, 출산, 임종의 고뇌, 먹고 마시고 배설하는 것과 같은 행위를 통해 자신의 본질을 드러내며, 이러한 사건들 속에서 육체는 정확한 경계를 가지지 못하고 세계와 뒤섞이면서 삶의 시작과 끝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완성되는 일 없이 상호작용을 하며 서로 얽혀 있게 된다(Bakhtin, 1982/2001). 신체의 필수적인 요 소가 성장과 변화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자신의 경 계를 넘어버림으로써 신체는 스스로 본질을 표현하는 것이다(Yim, 2013). 변화하고 능동적인 신체에 대한 찬양과 결부하여 그로테스크한 신체는 예술적인 표현 에 있어 과다한 형태를 선호한다(Yim, 2013). 부풀은 배, 마스크 등은 변신을 강조하고, 자연적인 경계를 위반하는 것을 의미한다.

    바흐친의 분석에 의하면 라블레의 소설에서 그로 테스크 육체에는 익살스럽고 냉소적인 측면, 환상적 이고 괴기한 측면을 묘사하기 위해 다양한 사물과 현 상이 도입되는데, 남녀의 구분이 확실한 것이 일상적 인 육체라면 그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이 그로테스크 육체인 것이다(Yim, 2013). 즉, 카니발적인 그로테스 크 신체는 반고전적이고, 불완전하고, 비정상적이고, 불균형적이다.

    바흐친에 의하면 라블레의 소설에 나타난 외설적 인 육체 이미지는 일상적이고 자연적인 것을 벗어나 카니발적, 물리적, 육체적 이미지로 전환됨을 의미하 며, 공식문화의 금욕적 이미지에 저항하는 것으로 작 용되는 것이다(Yun & Yang, 2004).

    바흐친의 카니발레스크적 그로테스크 육체를 정리 하면 <Fig. 10>과 같다.

    Ⅲ. Bowery’s Expression of the Body and Dress

    앞서 분석한 미하엘 바흐친의 카니발리스크와 그 로테스크 몸 담론의 근본 원리를 비속화, 기이함, 과 도성, 유희성으로 정리하였다. 이러한 분석결과를 바 탕으로 리 보워리의 몸의 표현 및 복식을 분석하기에 앞서, 그로테스크 몸 담론의 과도성은 고전적인 몸과 의 대비되는 과장된 익살스러움이며 리 보워리의 몸 의 표현 및 복식의 하나의 특성으로 제시되기보다는 전반적으로 나타나므로 제외하였다. 한편 리 보워리 가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함에 있어 몸을 타이트하게 압박하는 보디 수트, 하네스(harness), 끈, 스타킹 등의 아이템을 많이 사용한 바 페티시즘을 추가하였다. 이 를 리 보워리의 몸의 표현 및 복식에 적용하여, 페티 시즘, 비속화, 기이함, 유희성으로 구분하여 의미를 분 석하고자 한다. 이를 정리하면 <Fig. 11>과 같다.

    1. Fetishism

    페티시즘이란 이성의 몸의 일부, 옷, 소품 등에서 성적 만족을 얻는 성 도착의 의미와 종교적인 물신숭 배의 개념이 있다(Yoo & Chio, 2017). 페티시즘의 어 원인 페티시(fetish)는 원래 숭배의 대상이 되는 자연 적, 인공적인 물건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Lee & Yang, 1998). 1880년대에는 페티시즘에 대한 복합적인 논의로서 ‘성적 페티시즘(sexual fetishism)’에 대한 개념이 발생했다(Jeong, 2013).

    프로이드(Freud)는 그의 저서 Three Contributions to the Theory of Sex에서 페티시즘을 정신분석학 개 념으로 설명하고, 페티시즘을 불러일으키는 복식을 신체의 기관에 비유하기도 하였는데, 모자와 타이는 남자의 성기를, 구두나 거들 혹은 베일은 여성의 성기 를 상징한다고 보았다(Jeong, 2013).

    미스트리스 장(Mistress Jean)은 신체를 압박하는 행위가 페티시스트들의 퍼포먼스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하였다(Yoo & Chio, 2017). 이러한 압박 은 몸을 타이트하게 압박하는 보디 수트와 하네스, 허 벅지까지 오는 하이부츠, 부착된 끈, 스타킹 등과 같 은 복식을 통해 페티시즘을 표현한다고 하였다(Fig. 12 and 13).

    리 보워리의 복식은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남성의 신체 특징에 연관 지으며, 한 사회 내에서 남성성이 절대적으로 위치를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다. 자신의 몸을 왜곡했음에도 불구하고, 변형된 몸은 성기가 부족하고 가슴이 달린 남성으로 존재한다. 이 는 주디스 버틀러의 퀴어 이론처럼 신체의 시각적 특 성과 성별(gender)은 관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Fig. 14>는 리 보워리가 입 전면에 링(perspex ring) 을 달기 위해 양 볼에 피어싱을 하고 부풀려진 인형처 럼 보이게 한 모습이다. 입은 성적 페티시즘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침이 생성되는 구강 속은 여성의 질로 비유되는 에로틱한 공간으로 인식된다(Yoo & Chio, 2017). 입술의 양 끝에 피어싱을 하여 음식물을 씹는 기능을 억압하여 페티시즘을 표현하였다. 또한 그는 머리와 얼굴에 어떤 방법으로든 성별을 구별하지 못 하도록 변장을 하였다. 이러한 리 보워리의 페티시즘 적인 복식의 특징은 과장된 표현으로 카니발적인 웃 음을 유발한다.

    2. Profanation

    바흐친의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의 핵심 이론인 그 로테스크 몸 담론의 특징은 ‘격하’시키는 것, 즉 고상 하고 정신적이며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모든 것을 물 질과 육체적인 차원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라고 정의하 였다(Bakhtin, 1982/2001). 보워리의 성 개념을 파괴 하는 복식은 불안정한 젠더와 성 범주의 모호성을 제 시하고, 복장 도착과 양성성을 이용하여 젠더를 재정 의하며, 경계 지웠던 사회적 범주들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 이것은 신성 모독적이고, 희화적이고, 음란 하게 전복적인 영역으로 바흐친의 카니발이론과 일맥 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Fig. 15>는 여성의 성기 모양의 의상을 입고 있는 것으로, 바흐친에 의하면 물질적 몸의 하층에 속한 신 체기관들(내장, 성기, 항문 등)을 과장, 허풍, 과장됨으 로 표현되며, 물질적인 육체를 표현한다(Tae, 2002). 이는 몸의 정체성의 문제로 확장시키며 남녀 모두 가 부장제 질서의 희생물로 젠더에 대한 고정적 정의는 내려질 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1994년에는 보워리는 혹스턴 광장(Hoxton Square) 에서 ‘Fete worse than death’를 공연했다. 보워리와 니콜라 베이트만은 영화감독 존 월터스(John Water) 의 ‘암컷 소동(Female Trouble)’에 대한 경의를 표하 기 위해서 그들의 고전적인 ‘Birth Show’를 공연했는 데, 거기서 보워리는 자신의 의상 밑에 특별히 디자인 된 벨트(harness)를 사용해서 거꾸로 매달린 니콜라를 출산하는 것처럼 연출하였다(Fig. 16 and 17). 무대 위 에서 관장 또는 출산하는 장면을 연기하는 것으로 이 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인간이 음식을 섭 취하거나 출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위지만 이것이 정신적인 자유를 속박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우 인간의 배설, 동성애 간의 사랑 등은 상스럽고, 천한 것으로 표현되며, 이러한 자연스럽지 못한 모습은 우스꽝스 러운 유희적 표현으로 나타나게 된다(Yoon, 2013).

    HIV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그가 지속적으로 배 설물과 같은 지저분한 것들을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 에 관객들에게 악의적인 공격을 받고 문제를 일으키 기도 하였다. 관장 장면을 연기하면서 그는 에이즈에 걸린 게이의 퀴어 주체성을 나타냈으며, 그는 삶 자체 를 분리시켜 어떤 사람은 삶 그 자체의 주변부에 존재 하며, 삶과 죽음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3. Eccentricity

    리 보워리가 재현한 신체는 뚱뚱한 면을 그대로 드 러내며 희극적 표현을 근간으로 바흐친의 카니발적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리 보워리의 신체표현 의 특징은 기이한(eccentricity) 신체 표현으로 성기를 감추고 여성과 같이 가슴을 강조하여 자신의 경계를 이탈하고, 자신의 과장을 연출하는 기괴한 몸으로 표 현한다. 이러한 표현은 정체성을 부정함으로써 타자 성을 껴안는다. 이는 가면 뒤에 자신의 제 2의 자아를 발견하는 바흐친의 카니발적 행위와 같다. 이러한 보 워리 복식의 특징은 고정된 정체성으로부터 이탈, 여 성도 남성도 아닌 모호한 정체성으로 기이함이라 명 명할 수 있다.

    <Fig. 18>은 여성의 유방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가 슴에 인공물을 감고, 두 다리 사이에 성기를 밀어 넣 어 자신의 남성성을 숨겼으며, 종종 음모가발(merkin) 을 착용하여 여성의 성기처럼 보이게 하였다. 이처럼 성별을 인식하 수 있는 인위적 창조물을 부착함으로 써 성별화된 신체의 권위에 도전하였다. 그의 이러한 변장은 성별을 구별할 수 없게 하였다. 즉, 드랙 퀸 (drag queen)은 일반적으로 여성의 외모처럼 보이도 록 입는 것인데, 그는 의상을 통한 변장은 ‘여성’처럼 보이게 입지 않는다. 그의 변장은 복식으로 여성성과 남성성을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하여, 전통적인 남 성과 여성의 역할을 파괴하려고 노력했다. 여성성이 여성과 자연적으로 연관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Fig. 19>는 자신의 신체에 대한 왜곡은 태어날 때 주어지는 성 즉, 신체적 무결성에 대해 의문을 던진 다. 신체는 매우 쉽게 조작될 수 있으며, 이러한 신체 의 조작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경계를 가지고 있다는 개념을 파괴시킨다. 즉, 탈 경계적인 다중적 성을 의 미화한다고 볼 수 있다.

    <Fig. 20>은 보워리가 메이크업이나 장신구를 이용 하여 얼굴을 드러나지 않게 하는 모습이다. 얼굴은 신 체 중에서 성별을 인식할 수 있는 곳으로 한 사람의 정체성의 표식이며, 사회․문화적 징후이다. 이러한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는 자기 자신의 본성을 버리고 자기 자신으로부터 일탈하는 것을 의미한다. 카니발 축제에서 마스크는 권력의 불평등적 모순과 억압, 갈 등, 어두움을 걷어내고자 하는 축제목적에서 사용하 였다. 역할 뒤집기나 일탈, 과장과 풍자를 위한 표현 수단으로 축제에서 정체된 인간심연의 감정을 자유스 럽게 풀어낼 수 있는 것이 또한 축제에서의 마스크의 활용효과이다.

    4. Playfulness

    유희란 ‘놀이(play)’라는 미학적인 의미로 볼 수 있 으며, 프리드리히 쉴러(Friedrich Schiler)는 “인간의 생명은 유희의 충동에서 출발하며, 사람인 한 그는 유 희(놀이)하며, 그가 유희하는 한 그는 완전한 인간이 다.”라고 말하였다. 즉, 유희는 인간의 기본적이고 정 신적인 부분이며, 정신적인 해방과 인간의 내재되어 있는 감성의 표출로 생성되는 것이다(Kim & Lee, 2012).

    이러한 유희는 바흐친의 그로테스크 몸 담론에 의 하면 비속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카니발적 웃음’ 이다. 카니발적 웃음은 양면적 가치를 지닌다. 유쾌하 기도 하고 환호하기도 하며, 동시에 조소적이기도 하 고 비웃기도 하는데, 부정적이기도 하고 동시에 긍정 적이기도 하다(Hwang, 2013).

    특히 클라운 분장은 카니발리즘의 가면이라는 이 질적 요소의 도임을 통해 일상의 금기를 깨고, 동경과 욕망을 감추는 동시에 드러내는 가장의 이중적인 의 미를 나타낸다(Fig. 21 and 22). 카니발적 인물인 클라 운과 웃음은 상호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웃음으로 유발되는 특성인 유희성은 유쾌함과 즐거움이 절대적 인 것으로 ‘진지한 것이 아닌 것’을 말하며, 유희성 가 운데 가장 높은 미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간주되는 유 머러스한 상황의 유형들로 ‘이상한 의상을 입는 것과 같은 일상 규칙을 위배하는 행동, 위선자 등과 같은 도덕성, 에티켓을 위반하는 행동, 말장난, 넌센스, 작 은 불행, 곡예사 등을 들고 있다(Chang, 2007).

    현실과의 괴리감에서 오는 아주 강한 희극성은 우 스꽝스러움으로 느껴지고, 현실을 조소하고 매우 격 하 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얼굴을 감싼 폼폼 모자, 과 장된 어깨, 마치 임신을 한 것 같은 부풀은 배 등 외형 의 과장을 통해 비인간적인 신체를 만들어냈다(Fig. 23). 보워리의 복식은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것과 엽기 적인 것이 결합되어 카니발적 웃음을 자아낸다.

    Ⅳ. Conclusion

    몸은 복식의 중요한 표현 대상이며, 시대나 문화, 개인이나 집단에 따른 몸에 대한 미의식의 반영은 복 식의 형태를 결정한다. 복식은 인간 몸을 둘러싸고 있 는 또 하나의 피부, 신체의 연장으로서 사회․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매체이며, 이상적 신체미에 따라 형 성되거나 변형시키면서 만들어지는데,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왜곡되고 조각나거나, 부재하는 몸의 패 션이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자신의 몸을 이용한 영국의 아티스트 리 보워 리는 보이 조지, 레이디 가가와 알렉산더 맥퀸, 비비 안 웨스트우드, 가레스 퓨 등 수 많은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의 원천적 아이디어를 제공하였으며, 창조적이 고 실험적인 디자인을 제시하여 자신의 독특한 예술 적 감성을 표현하였다. 그의 퍼포먼스는 성적, 인종 적, 연령적인 상황에서 차별이나 불평등한 대우를 받 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보워리의 퍼포먼스와 몸의 표현 및 복식의 특징은 바흐친이 언 급한 사회적 규범에 대항하고 감정을 해방시키는 카 니발 개념과 관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먼저 그의 생애와 작품을 분석하고, 미하엘 바흐친의 카니 발리스크 그로테스크 이론을 살펴보았다. 바흐친의 카니발 이론을 바탕으로 리 보워리의 예술 매체로서 몸과 복식에 대한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리 보워리의 몸의 표현 및 복식의 특징을 페 티시즘으로 정의할 수 있다. 페티시즘은 이성의 몸의 일부, 옷, 소품 등에서 성적 만족을 얻는 성 도착의 의 미와 종교적인 물신숭배의 개념으로 이러한 페티시즘 을 불러일으키는 복식을 신체의 기관에 비유하기도 하였으며, 신체를 압박하는 행위가 중요한 역할을 하 기도 한다. 이러한 페티시즘 표현은 몸을 압박하는 보 디 수트, 하네스, 하이부츠, 스타킹 등 리 보워리의 복 식에서 많이 등장한다.

    둘째, 비속화는 바흐친이 그로테스크 몸 담론의 특 징을 ‘격하’시키는 것, 즉 고상하고 정신적이며 추상 적이고 이상적인 모든 것을 물질과 육체적인 차원으 로 끌어내리는 것이라고 정의한 것과 같이 배설하는 몸, 과식하는 몸, 출산하는 몸 등 비천하고 비속화된 신체 및 복식이라고 할 수 있다. 리 보워리의 몸의 표 현 특징은 이상화된 신체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 뚱뚱 하고 추한 면을 그대로 드러내며 이러한 사실적 표현 이 바흐친이 언급한 카니발적 웃음을 만들어낸다.

    셋째, 리 보워리의 몸의 표현 및 복식의 특징은 기 이함으로 성기를 감추고, 여성과 같이 가슴을 강조하 여 자신의 경계를 이탈하고, 자신의 과장을 연출하는 기괴한 몸으로 표현한다. 불안정한 젠더와 성 범주의 모호성을 제시하고, 복장 도착과 양성성을 이용하여 젠더를 재정의하며, 기성사회의 지배적 담론으로부터 의 해방을 의미한다. 이러한 표현은 정체성을 부정함 으로써 타자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가면 뒤에 자 신의 제 2의 자아를 발견하는 바흐친의 카니발리스크 와 같다.

    넷째, 보워리의 복식의 특징은 상식적이고 정상적 인 것과 엽기적인 것이 결합되어 현실과의 괴리감에 서 오는 우스꽝스러움으로 강한 카니발적 웃음을 자 아낸다. 이러한 유희성은 카니발적 인물인 클라운에 서 나타나는데 보워리의 클라운 복식은 카니발적 가 면이라는 이질적 요소의 도입을 통해 일상의 금기를 깨고, 동경과 욕망을 감추는 동시에 드러내는 가장의 이중적인 의미를 나타낸다.

    보워리는 자신의 신체에 대한 왜곡은 신체적 무결 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하며, 신체는 매우 쉽게 조작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조작은 신체 가 어떤 경계를 가지고 있다는 개념을 파괴시킨다.

    본 연구는 리 보워리의 신체 표현 및 패션에 대한 연구로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으 나,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패션 아이콘에 대한 소개와 그의 작품 속에 나타난 표현방법을 소개 하여 동시대에 맞는 새롭고 혁신적인 디자인 표현에 응용할 수 있는 자료로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패션디자인 및 패션이미지에서 젠더 경계에 관한 다양한 도전이 이루어지는 지금, 패션에서의 젠 더표현을 이해하고 그 실험적인 방향을 제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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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pend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