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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6-0401(Print)
ISSN : 2383-6334(Online)
The Research Journal of the Costume Culture Vol.22 No.1 pp.1-15
DOI : https://doi.org/10.7741/rjcc.2014.22.1.001

Externalization of corset in contemporary fashion

Eun-Hyuk Yim†
Dept. of Fashion Design, Sungkyunkwan University, Korea
Corresponding author : (ehyim@skku.edu)
September 25, 2013 December 11, 2013 February 10, 2014

Abstract

Entering the twentieth century, corsets began to disappear with the tendency of concentrating on slim bodies and youth. As corsets proceeded to be discarded, they began to be internalized as a means of controlling the body; ‘muscular corset’ takes hold. However, the internalized corset increasingly appears to be externalized again in contemporary fashion. This study investigates how natural body is reconstructed as socio-cultural image drawing on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signifier and signified of corset. As for the research methodology this study conducts literature survey to investigate the internalization of corset. This study proceeds to examine the subjects of fashion collections from 1980 to 2010 and samples the outfits which represent the externalization of corset through case analysis. Through the discussion of the study, the relationship of signifier and signified in the externalization of corset is argued as follows: first, by maintaining signifier and signified of the traditional corset as underwear, aggressive eroticism of corset has been observed, second, by perceiving corset as the agency of the body, fetishism of corset dissociates the function of sexual object from corset while distorting the relationship of signifier and signified, third, through embodying the notion of muscular corset literally, the ironical representation of corset as a torturing device of female body deconstructs the traditional relation of signifier and signified of corset.


현대 패션 코르셋의 외부화

임 은혁†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

초록


    I.Introduction

    복식의 역사를 통해 성적 신체부위는 교대로 노 출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였다. 데콜테(décolleté), 어깨, 허리, 등, 엉덩이, 다리, 배꼽 등의 부위는 주 목을 유도하는 시각적 요소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신체부위는 여성 몸의 전체적인 인식에 영향을 주 는데, 특히 허리를 중심으로 한 토르소 부위는 코 르셋이라는 도구를 통해 복식 조형의 초점이 되어 왔다. Brownmiller(1986)는 서구에서의 여성성에 대 한 진정한 논의는 코르셋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불 가능하다고 언급하면서 코르셋은 여성 몸의 역사 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다. 코 르셋은 당시의 지배적인 도덕률과 사고방식과의 연관 없이는 이해가 불가능한 많은 모순되는 상징 적 의미를 전달한다(Thesander, 1997).

    오늘날 코르셋은 모호한 위치에 있다. 비비안 웨 스트우드(Vivienne Westwood)와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가 다른 복식 아이템 위에 코르셋을 위치시킬 때 그것은 현대 여성이 자신의 섹슈얼리 티를 주도하고 있고, 구속, 불편함, 고통에 대한 결 정을 스스로 내린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가, 아니 면 은밀한 성의 세계의 페티시 오브제를 공개적으 로 즐기고자 하는 것인가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 다. 겉옷에 속옷의 모티브와 테크닉이 반영된 것은 오래되었지만 Kunzle이 코르셋 룩이 만연하게 된 시기라고 언급한 1980년대부터(Kunzle, 2004), 패 션 디자이너들은 속옷의 미학을 포괄적으로 차용 하여 몸, 섹슈얼리티, 권력에 관한 도발적이고 성적 인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코르셋과 몸의 관계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고래뼈로 만들어졌던 코르셋은 사라지지 않고 다이어트, 운동, 성형수술 등을 통한 ‘몸의 조각화(body sculpting)’를 통해 내면화되었다 (Steele, 2001). 그러나, 내면화된 코르셋이 현대 패 션에서 겉옷으로 다시 등장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코르셋이 내면화(內面化)와 동시에 외면 화(外面化)(Yim, 2011)의 전략을 통해 현대 패션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여성에 대한 지배적인 견해 에 따라 미적 이상이 변화되고 재해석되는 방식을 조명함으로써, 어떻게 자연상태의 몸이 코르셋이라 는 인공적 방법을 통해 여성성의 사회문화적 이미 지로 재구성되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전통 적인 코르셋의 기의와 기표의 관계가 현대 패션에 서 어떻게 변화되어 나타나는지를 분석하여, 내면 화에 대한 외면화의 전략으로서 코르셋이 현대 패 션에서 표현되는 양상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패션 연구자들의 복식과 패션에 대한 정의와 그 관계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지만, 인간이 착용하는 복식은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에 반향을 불러일으 키는 기의의 복합적인 집합을 전달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물질적인 측면에서 스타일, 외양, 특 정한 패션 트렌드 등을 구성하는 기표는 모든 이에 게 동일하지만, 기의는 대중, 관객, 사회집단에 따 라 큰 차이를 보인다. 의미는 다른 표현적인 영역 에서보다 복식과 외양의 상징적 영역에서 더 모호 하면서도 더 분화된다. 사람들이 같은 복식 상징을 같은 방식으로 해석하게 하는 것이 어렵다는 측면 에서 모호하며, 복식 기호의 기표-기의의 관계는 매 우 불안정하다. Davis(1992)는 복식-패션 코드의 특 징을 모호성과 더불어 맥락 의존성(context-dependency), 기표-기의 관계에 있어서의 높은 사회적 가변성, 언더코딩(undercoding)의 네 가지로 설명하였다. 복 식-패션 코드는 매우 맥락 의존적이다. 즉, 특정한 복식의 조합이나 스타일이 강조하는 의미는 착용 자의 정체성, 상황, 장소, 집단, 심지어는 착용자와 관찰자의 기분에 따라 크게 변화한다. 따라서 패션 연구에 있어 몸과 복식의 기표와 기의의 역동적인 관계를 탐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대 패션에서 코르셋이 표현되는 양상, 특히 그 기의와 기의의 관계를 고찰함으로써 여성성의 사회문화적 이미지 로 몸이 재구성되는 방식을 고찰하는데 본 연구의 목적이 있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코르 셋의 전통적 의미와 20세기에 나타난 코르셋의 내 면화에 대해서 고찰한다. 둘째, 현대 패션에 나타난 코르셋의 외면화 현상을 조사 및 분류하여 기표-기 의 관계를 바탕으로 그 사회문화적 의미를 분석한 다. 연구의 범위로는 패션 컬렉션에서 코르셋이 복 식 조형의 요소로 등장하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 2010년까지의 컬렉션의 여성복 패션을 대상으로 하 였으며, 복식사를 통한 문헌 연구와 함께 패션 관 련 서적, 컬렉션지 및 컬렉션 정보사이트에서 얻은 여성복 사진 자료를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II.Internalization of Corset

    여성의 몸을 변형하는 수단 중, 유럽의 코르셋과 중국의 전족이 아마도 가장 잘 알려진 도구일 것이 다. 두 가지의 속박(binding) 모두 움직임의 자유를 제한하고 노동에 부적합한 것이었지만, 다른 한편 으로는 하인을 부릴 수 있는 부의 과시를 통해 높 은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것이었다(Thesander, 1997). Veblen은 여성들이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움과 과시 적인 여가를 나타내기 위해 타이트레이싱(tight-lacing) 을 사용했다고 보았다. 이러한 사고는 Flügel에 의 해 계급론으로 발전되어, 타이트레이싱은 하층 또 는 중하층 계급 여성들이 유한계급의 신체적인 기 장(記章)을 추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Barnard, 2007). 코르셋은 변화하는 유행복식을 위한 파운데이션이 었으며, 특권층에 속하여 노동을 할 필요가 없음을 드러내는 사회적 상징이었다. 그러나 코르셋은 지 위상징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 코르셋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연관된 복잡한 지배와 의미 체계로 서 여성 억압의 상징인 것이다(Thesander, 1997). 코 르셋을 여성 정숙성의 상징으로 지지하는 의견이 있었던 반면, 19세기부터 내과의사, 위생학자, 후기 페미니스트들은 코르셋을 신체적 손상을 일으키며 여성의 몸을 구속하는 매우 부자연스러운 도구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Turney(2009)는 코르 셋을 몸을 보호하면서도 상처 입을 수 있게 하고 감추는 동시에 드러내어, 정숙(modesty)과 전시(display) 를 동시에 암시하는 실체라 정의하였다.

    코르셋은 500년 넘게 여성들이 미의 사회적 기 준에 부응하는 도구가 되었다. 코르셋을 조이면 코 르셋 위쪽의 살과 부드러운 조직은 압박을 받아 데 콜타쥬(décolletage)을 만들어내어 에로틱하게 표현 되었으며, 몸을 곧추세우고 흉강의 움직임을 제한 하여 착용자의 자세를 바꾸었다. 이러한 코르셋은 복식이 몸의 형태뿐 아니라, 몸의 움직임과 소통의 내용을 변화시키는 한 예이다(Welters & Lillethun, 2007).

    20세기에 접어들어 코르셋은 점차 사라지기 시 작하였다. 1920년대에 플래퍼(flapper)와 유행의 첨 단을 추구하는 아방가르드들 사이에서 갸르손느 (Garçonne) 스타일이 유행하였다. 이 시기는 여성들 이 몸매와 피부 탄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기계장치, 다이어트, 신체 보충물, 화장품, 미용제품, 운동, 그리고 뷰티 살롱이 등장한 때이기 도 하다. 이상적인 몸의 형태를 성취하기 위한 이 러한 체계들은 20세기 미의 관념을 특징짓는 마른 몸에 대한 추종의 전조가 되었다(Craik, 2009). 이어 1930년대에는 다이어트와 운동이 인기를 끌게 되 었다. 1930년대의 특징적인 스타일인 몸에 붙는 바 이어스 컷의 새틴 드레스는 몸의 모든 곡선과 결점 을 드러냈다. 고전적인 방식으로 부드러운 피부톤 의 가볍고 신축성 있는 소재로 몸을 감싸는 이러한 드레스는 나체의 흔적을 암시하여 몸을 도발적으 로 표현했다. 이렇게 몸이 노출되면서 새로운 스타 일을 소화하기 위해 다이어트와 운동이 중요해졌 으며, 마른 몸에 대한 추종을 반영하여 쿠튀리에들 은 젊고 마른 마네킹에 맞는 새로운 실루엣을 만들 어냈다.

    1950년대부터의 청년문화의 성장과 1960년대와 1970년대의 대중음악은 새로운 역할모델을 만들어 냈다. 특히 영국의 트위기(Twiggy)와 같은 모델의 등장은 어린아이와 같은 몸에 대한 선호로 이어졌 고, 이후 케이트 모스(Kate Moss)와 같은 마른 몸에 대한 집착이 패션 문화에 정착되었다. 최근 여론에 서는 극도로 마른 몸을 건강에 해로운 것이라 비난 하지만, 소비자 행동과 연예인 역할모델, 패션업계 를 살펴볼 때 풍만한 몸을 추구하는 어떠한 기미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당분간 마른 몸이 이상적 인 몸으로 유지됨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1960년대와 1970년대부터 이상적인 여성의 몸 은 단순히 마른 형이 아니라 단단하고 조화로운 근 육질의 몸으로 변화하였다. Wilson이 지적한 대로 20세기의 여성들은 19세기의 고래뼈로 만들어졌던 코르셋에서는 해방되었지만, 새로운 형태의 근육질 체형의 통제를 받게 되었다(Ash & Wilson, 1992). 현대 여성들은 권력에 자발적으로 순응하여 근육 있는 몸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제 권력은 억압적으로 군림하지 않고 그 모습을 감 춘 채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냄으로써 욕망을 자 극하고 있다. 1980년대에 이르러 여성들은 코르셋 과 거들 등의 체형보정속옷 대신 근육운동과 다이 어트를 택했다. 단단한 갑옷은 내면화되어 여성의 몸 자체가 코르셋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20세기에 등장한 새로운 실루엣은 큰 키에 매우 마르고 엉덩이는 작으면서도 커다란 가슴으로 이 루어진 모호한 실루엣이므로, 여성은 미성숙한 동 시에 성적으로 보여야 했다. 따라서 이러한 모순된 요구에 순응하기 위해서는 가혹한 다이어트와 패 딩된 브래지어, 심지어는 성형수술이 필요하다. 여 성의 몸이 몸을 구속하는 코르셋에서 해방되었다 하더라도, 시대의 이상에 순응하기 위한 이상화에 서 해방된 것은 아니다. 코르셋이 흉강을 변형시키 고 장기에 손상을 입히는 등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지위의 상징으로서 착용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의 마른 몸매에 대한 추종도 건강에 위험을 초 래하지만 몸매 관리에 대한 새로운 실험은 멈추지 않는다.

    하나의 프로젝트로서의 몸/자아의 가능성은 이 제 대중에게 확장되었고, 더 이상 엘리트 집단이나 상류 부르주아 문화의 목표나 이상이라 할 수 없다. 다이어트, 운동, 대중 스포츠 등은 완벽한 몸의 개 념을 대중에게 열어 놓았으며, 아름다운 몸을 통한 개인의 만족 추구는 이제 대중의 이상이다. 더불어 Falk(1994)가 지적한 대로, 현대의 광고 산업은 이 상형으로서의 자아 소비의 개념을 부추겼다. 몸은 낙인(stigmatization)의 장소로 작용하는 것과 동시 에 광고와 자기고취(self-promotion)의 표적이며, 현 대의 소비하는 자아는 표상적인 존재이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Steele(2001)은 코르셋은 사라지지 않았고 단련된 현대적인 몸으로 내면화되 었다고 하였다. 코르셋을 착용하지 않은 자연스러움 에 대한 욕구가 새로운 ‘근육질의 코르셋(muscular corset)’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날씬함에 대한 집착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 의 조각화에 쏟는 광적인 에너지는 또 다른 형태의 코르셋의 부활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Freeman (1986)에 따르면 최근의 날씬함에 대한 추종은 코 르셋보다 더 억압적이다. 오늘날의 거식증은 종종 19세기의 타이트레이싱에 비교되곤 한다. 거식증이 몸 전체를 굶주리게 한다면 코르셋은 허리만을 압 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며, 전자가 그 자체로 질병으로 여겨진다면 후자는 질병을 일으키는 원 인으로 간주된다. 외부적 조절이 압박의 내면화를 통해 내부적 조절로 변화한 것이다(Kunzle, 2004). Freeman (1986)은 오늘날 거식증은 자기 조절이라 는 코르셋에 의한 구속이며, 일종의 심리적인 신체 구속이라고 주장하였다. 여성의 새로운 족쇄로서, 날씬함은 코르셋을 대체했다.

    이제 자유로워진 여성의 몸은 부자연스러운 복 식에서는 해방되었지만, 사회적 시선에 의해 더 많 은 구속을 받게 되었다. 특히 자본주의와 시각 문 화의 결합은 몸의 미학화를 부추기고 있다. Brombeck 이 ‘토르소를 가로지르는 근육질의 거들(a human girdle of muscles that spanned your torso)’(Kunzle 재인용, 2004)이라 표현한 타이트레이싱은 내면화 되었다. 코르셋은 항상 내재하는 사회적 구조로서 의 패션이며, 패션은 ‘보이지 않는 코르셋(invisible corset)’ (Fukai, 2005)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III.Externalization of Corset

    이상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20세기에 코르셋은 근육으로 단련되거나 마른 몸으로 대체되는 과정 을 거쳐 내면화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코르 셋은 복식의 하부구조로서, 체형을 변형하는 과거 의 기능과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가시화되는 외면 화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 패션에서는 에로티 시즘, 여성성, 유한계급의 부와 지위 등을 상징하는 코르셋에 관한 전통적인 기표와 기의의 관계가 강 화, 왜곡, 또는 해체되고 있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는 이를 코르셋의 외면화로 해석하여 조형적인 표 현 양상과 사회문화적 의미를 기표와 기의의 관계 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코르셋은 전형적인 여성적 조형미를 드러내어 왔으며, 현대에도 여성성의 대표적 기표로 존재한 다(Choi, 2000). 1947년 크리스찬 디올에 의해 코르 셋 패션이 부활한 이래, 코르셋 룩은 40여년 후 만 연하게 된다(Kunzle, 2004). 대표적으로 크리스찬 라크르와(Christian Lacroix)는 무거운 크리놀린과 태피터, 푸시업 브라(pushed-up bra), 꽉 죈 코르셋, 부풀려진 스커트와 풍성한 버슬로 페미니즘에 대 항하는 극도의 여성성(high femininity)을 선보였다. 비비안 웨스트우드도 코르셋의 매력을 탐구한 디 자이너 중 하나이다. 웨스트우드는 18세기 코르셋 에서 영감을 받아 강렬하게 보이지만 가벼운 플라 스틱 소재와 지퍼를 사용하여 편안함을 고려한 구 조의 코르셋을 디자인하였다. 이와 같이 1980년대 부터 코르셋은 현대 패션에서 반복되는 주제가 되 어 왔다.

    종종 검정색 가죽 소재로 만들어지는 레이싱(lacing) 코르셋은 ‘본디지(bondage)’로 불리며 자극적인 도 구로 사용되고 있으며, 가학피학성 성애의 성적 레 퍼토리를 구성한다. 이러한 코르셋은 속옷으로서 체형을 보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체의 해부학 적 형태를 드러냄으로써 몸을 이상화된 여체 또는 근육질의 단단한 몸(hard body)의 대리물로 다루어 여체를 노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디자 인은 몸을 재현한 것이지만 신축성 소재나 바이어 스 재단의 복식과 달리 몸의 구속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다른 복식 위에 착용된 코르셋은 더 이상 몸을 조이는 것이 아니라, 이미 단단해진 그 밑의 몸의 표현일 뿐이다.

    본 장에서는 코르셋의 전통적인 기표와 기의의 관계의 다양한 변화의 양상을 통해 코르셋이 여성 성의 사회문화적 이미지로 재구성되는 방식에 대 해 고찰하고자, 현대 패션에 표현된 코르셋의 외면 화의 사례를 분석하였다. 5인의 전문가 집단을 중 심으로 코르셋의 외면화 전략이 사용된 289점의 사 례를 추출한 후 디자인의 맥락과 디자이너의 디자 인 철학, 패션 컬렉션의 주제 등을 고려하여 분석 한 결과, 코르셋의 외면화의 양상은 다음과 같이 공격적 에로티시즘, 페티시 오브제, 그리고 신체 구 속의 형상화로 분류되었다.

    1.Aggressive eroticism

    복식은 메시지의 전달체로서 외양은 성적 대상 에게 신호를 보내며, 때로는 성적 만족의 직접적인 대상이 된다. 바로크시대부터 코르셋은 가슴, 허리, 엉덩이와 같은 성감대를 강조하고, 각 시대의 이상 적 이미지에 따라 몸을 변형하여 가장 강력한 에로 틱한 아우라를 가진 복식 아이템으로 간주되어왔 다. 꽉 죄인 코르셋의 레이싱은 가슴에는 골을 만 들고 흉식호흡을 눈에 띄게 만들었다. 동시에 레이 스를 푸는 것은 유혹과 처녀성의 상실을 의미했다.

    욕망의 대상으로서의 코르셋은 몸을 드러내고 감춤으로써 성적 매력을 강화한다. 코르셋의 타이 트레이싱은 폐의 운동을 빠르게 하여 섹슈얼리티 를 고양시키며, 복부를 압박하고 흉곽을 확대시켜 호흡이 억제됨을 경험하게 한다. 이에 따른 거친 호흡 과 숨이 차는 느낌은 에로틱함을 강조한다(Barnard, 2007). Steele(1985)은 복식이 물리적인 몸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복식은 에로틱하며 패션의 내재된 특성인 미의 추구도 에로틱하다고 논하였 다. 코르셋은 몸을 은폐하고 노출하면서 몸에 성적 인 매력을 부여하고 몸을 통해 에로티시즘을 창조 해 내는 것이다. 코르셋은 몸의 특정 부위를 성적 매혹의 대상으로 강조하는 성적 표현의 상징체계 로 볼 수 있고, 이러한 특성을 통해 에로티시즘의 몸 개념이 표현된다.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 사이의 구분을 전복하기 위한 겉옷으로서의 속옷의 사용은 이미 18세기에 유행했다. 1783년 마리 앙트와네트(Marie Antoinette) 는 브륀(Vigée Le Brun)의 그림에서 슈미즈 드레스 만을 착용하고 거의 벌거벗은 상태로 그려진 바 있 다. 구약에서 비롯된 전통적인 유대 기독교 사고는 나체의 수치스러운 노출을 비난하며 몸은 욕정에 찬 시선으로부터 은폐되어야 한다는 도덕성을 요 구한다(Arnold, 2001).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은 노골적인 방법으로 나체에 대한 상상을 자극하는 복식에 대한 욕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켜 왔다.

    정통 페미니스트들은 ‘남성 응시(male gaze)’의 공격적인 측면과 패션에서의 여성의 대상화에 주 목했다. 그러나 1980년대에 페미니스트 학자들은 패션 이미지가 그렇게 단순하게 이해될 수 있는가 에 대해 의문을 품고, 여성이 반드시 패션 이미지 에 수동적인 나르시시즘으로 반응해야 하는지, 일 부 여성은 패션 이미지를 저항적이거나 전복적인 방식으로 소비하지는 않는지에 대해 탐구하였다 (Steele, 1996). 현대의 복식 연구자들은 일반적으로 여성 스타일의 원동력을 남성 응시를 위한 에로틱 한 스펙타클로서의 여성의 역할로 단순화하는 것 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스타일은 창의적인 자 기표현의 중요한 형태이며, 젠더 정체성을 넘어서 여성의 주체성을 구성한다는 것이다(Brill, 2008).

    Irigaray는 ‘여성적 마스커레이드(feminine masquerade)’ 의 개념을 통해 전통적인 여성 복식을 반어적인 방 식으로 재차용(reappropriate)하는 것을 전복적이고 파괴적인 측면으로 해석하였다. 이는 복식에서의 여성성의 과장, 즉 하이퍼여성성(hyperfemininity)을 통해 가부장적 이미지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해 가 장(假裝, masquerade)의 방식을 의식적으로 채택하 는 여성성을 의미한다. 여성성의 풍자적 과장은 시 각 문화에 뿌리 깊게 배어 있는 여성에 대한 관음 적이고 페티시적인 응시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 다(Screen, 1992). 이러한 논의는 하이퍼여성성이 저항의 형태이며, 여성성에 대한 가부장적 이상을 파괴하는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 해, 여성적 마스커레이드는 자신을 여성적으로 코 드화하는 관습을 인식하고 유희적이고 비판적으로 여성성을 수행하여, 여성성은 역할이지 본성이 아 니라는 것(it is a role not a nature)을 보여준다 (Kreiswirth & Cheertham, 1990). 남성을 당황케 하 고 남성으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해, 남성 응시를 유도하는 과장된 여성성으로 자신의 이미지에 대 한 주도권을 획득하는 것이다. Doane은 과장된 여 성성을 팜므 파탈(femme fatale)의 문화적 비유와 비교했다. Doane에 의하면 팜므 파탈은 남성에게 악의 화신으로 비추어지므로 에로틱한 응시의 남 성우위적 체제를 파괴하고자 위협한다(Brill 재인용, 2008). 이러한 복식학자들은 여성성의 표현은 권력 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이상의 복식학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20세기 후 반에 겉옷으로서의 속옷은 에로틱한 패션의 잠재 적인 매력을 통해 섹슈얼리티를 되찾고, 이를 즐기 려는 여성에게 권한을 부여하였다. 이는 ‘옷을 벗 음으로써 옷을 입는(dressing up in undress)’ 포스트 모던 문화의 유희성(playfulness)의 중요한 예가 되 었다(Arnold, 2001). 복식은 몸의 사실성(corporeality) 조작의 결정적인 매체이며, 복식에서의 에로티시즘 은 몸에 대한 연상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브라 탑과 뷔스티에의 열풍은 날렵한 테일러드 수트와 병치되어 자신의 몸에 대한 자신감을 통해 권력을 획득하고자 하는 여성의 욕망을 표현하면 서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 유행했다. 고 티에의 1987년 컬렉션에는 다수의 코르셋, 거들, 브 래지어가 등장하였다. 고티에는 코르셋의 레이스 업(lace-up)을 적용한 다양한 재킷을 디자인한 바 있다. 고티에의 파스텔 톤과 골드 톤의 코르셋을 착용한 마돈나(Madonna)는 이러한 현상의 궁극적 인 전파자였다. 고티에는 1984/1985 F/W 컬렉션인 Barbés에서는 극도로 부자연스럽고 뾰족한 수류탄 의 가슴모양을 한 벨벳 드레스로 선보여 센세이션 을 일으킨 바 있다. 이어 고티에는 1990년 가수 마 돈나의 Blond Ambition World Tour을 위한 의상으 로 공격적인 코르셋을 디자인하였다(Fig. 1). 갑옷 과 같이 단단한 코르셋과 코드가 삽입된 브라를 남 성 비즈니스 수트와 결합시킨 마돈나의 파워 코르 셋은 아우터웨어로서의 코르셋과 뷔스티에를 대중 화시켰다. 고티에는 할리우드의 란제리 제조사인 프레데릭(Frederick)사의 1950년대의 두터운 브라 에서 영향을 받았다(Arnold, 2001). 보는 이를 유혹 하면서도 위협하는 마돈나의 의상은 수많은 무대 위에서 모방되었다. 높아진 여권과 합세한 1980년 대 패션의 패기만만한 분위기에서, 마돈나의 극단 적인 초(超) 여성성은 유혹적일 뿐 아니라 위협적 으로 인식되었다.

    이후 2001년 고티에는 Des Robes qui se Dérobent 컬렉션에서 등 뒤에서부터 바닥에 끌리는 헴라인 까지 레이싱(lacing)이 이어지는 코르셋 드레스를 디자인하였고, 이를 레이싱으로 조여진 긴 장갑과 함께 선보였다(Fig. 2). 끈으로 잡아매는 여밈인 레 이싱은 코르셋의 오래된 특징으로, 권력, 긴장, 해 방, 지배 등의 개념을 함축한다(Kunzle, 2004). 레이 싱은 페티시스트 복장에서 토르소뿐 아니라, 팔과 다리부분에 흔히 사용된다. 레이싱은 코르셋을 죄 고 여미는 기능적인 수단일 뿐 아니라 주요한 장식 요소로서 현대 패션에서는 코르셋의 다른 물리적 특징과는 독립적으로 적용되어 실제적으로보다는 상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고티에는 핑크 이브닝 가운을 코르셋으로 구성하였는데, 드레스의 뒷부분 전체를 무릎까지 십자형 리본으로 교차시키고, 무 릎 아래에는 리본이 느슨하게 풀어지게 하여 트레 인을 형성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코르셋 디자인의 조각된 실루엣은 쇼걸 이나 창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1980년대 중반에 강하면서도 에로틱한 여성성을 보여준 마 돈나에 의해 확고해진, 여성과 여성 몸의 전시 (display)에 대한 태도의 변화를 표상한다. 마돈나는 돌체 & 가바나(Dolce & Gabbana) 또는 고티에의 코르셋을 착용하여 순종적인 유혹보다는 힘의 행 사로서의 과시적인 섹슈얼리티를 이용하여 대상화 된 여성성의 전형을 전복시켰고, 패션의 관능성과 이를 통한 몸의 전시를 즐기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Arnold, 2001) (Fig. 3). 돌체 & 가바나는 1950년대 의 리즈 테일러(Liz Taylor)와 1960년대 펠리니 (Federico Fellini) 영화의 육감적인 배우들의 이미 지에 혼성모방적인 에로티시즘을 농담조로 결합했 다.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 돌체 & 가바 나는 여체를 강조하는 시실리안(Sicilian) 블랙 드레 스에 코르셋의 데콜타쥬와 속옷의 디테일을 더했다. 그들의 2004 F/W 컬렉션은 젠더와 복식의 관습에 대한 실험으로 시폰, 레이스, 속옷을 날렵한 테일러 링과 함께 보여주었다. (Fig. 4)의 턱시도는 드레인 파이프 팬츠와 실크 새틴 라펠이 달린 실크 벨벳 소재의 몸에 붙는 재킷, 그리고 안에 착용한 브라 가 보이도록 풀어헤친 셔츠로 구성되었다. 셔츠에 삐뚜름히 매어진 보우 타이는 탈의(脫衣, undress) 를 암시하며, 속옷의 노출은 전통적인 남성 복장을 여성화하면서도, 성적 매력을 부여하여 관습을 전 복시키는 효과를 거둔다(Lynn, 2010).

    한편,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은 강 인하고 위험하고 성적인 팜므 파탈을 구현하여 하 이퍼페미닌(hyper-feminine)한 여성과 공포에 질린 남성을 표현하였다. Bancroft(2011)는 존 갈리아노 (John Galliano)가 남성이 자신의 드레스를 입은 여 성을 욕망하기를 바란다면, 맥퀸은 자신의 디자인 을 걸친 여성이 공포를 유발하기를 바란다고 해석 하였다. 맥퀸의 디자인은 너무나 멋져서 감히 손을 댈 생각도 못하게 하도록 하는(untouchable fabulousness) 일종의 거세 위협이라고 설명하였다(Fig. 5).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베로니크 르로이(Veronique Leroy)와 같은 디자이너들의 작업은 클래식한 여성 성의 이상을 철저하게 부인한다는 측면에서 70년 대 페미니즘에 대한 즉각적인 반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 웨스트우드와 르로이는 클래식한 여성성을 새로운 맥락에서 제시함으로써, 유혹적인 여성도 권력을 가질 수 있으며, 그것은 유희적인 게임이라 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웨스트우드는 펑크 디자이 너로서 명성을 떨친 이후, 빅토리아 알버트 뮤지엄 에 소장된 의상들의 패턴 기법을 연구하면서 복식 사에 몰두하였다. 그 결과, 매우 정교하나 착용이 편하게 제작한 모던한 미니크리니(mini-crini), 코르 셋, 버슬 스커트 등을 컬렉션에서 선보이게 되었다. 웨스트우드의 코르셋은 스스로 지퍼를 올려 착용 할 수 있게 디자인되었다. 웨스트우드는 ‘자유의 여신상(Statue of liberty)’이라는 이름의 가죽 코르 셋을 디자인하여 데콜테 부분에 장식으로 레이싱 을 첨가하기도 하였다(Fig. 6). 비슷한 맥락에서 베 로니크 르로이는 컬렉션에서 인조 모피, 루렉스 (lurex) 수트, 스텔레토 힐을 착용한, 자신의 매력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여성을 표현하였다. 르로이 는 70년대에는 페미니즘에 의해 여성적인 곡선을 드러내는 것이 너무 감정적으로 격하게 다루어져 해방된 여성은 자신이 수동적인 성적 대상으로 비 춰질까 두려워하게 되었으며, 80년대 패션은 특히 일본 디자이너의 작업에서 볼 수 있듯이 몸을 부정 하는 것이었다면, 자신은 90년대의 여성이 자신감 있고 당당한 방식으로 다시 유혹적이고 섹시해져 서 여성성을 강력한 방식으로 거침없이 드러내기 를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다(Bippus & Mink, 2007).

    이러한 디자인에 대해 Arnold(2001)는, 접촉을 금하는 강인한 모델의 이미지와 함께 ‘볼 수는 있 지만 만지지는 말라(You can look but don't touch)’ 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하다고 설명하였다. 그러 나 이렇게 에로틱하게 표현된 몸으로부터 얻어지 는 잠재적인 권력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몸의 노 출은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의 구분을 희미하게 한 다. 또한 전시되는 몸은 언제나 젊고 날씬한 몸이 므로 이는 오히려 수용 가능한 몸의 사이즈에 대한 제한적인 개념을 강화한다. 겉옷으로서의 속옷의 모호성은 착의와 탈의의 개념 사이에서 갇혀, 매혹 적이면서도 불안감을 조성하며 불확실성의 공포를 이용한다. 현대 여성은 권력, 관능, 독립의 의미로 서의 미(美)의 관념을 통해 자신의 섹슈얼리티의 감각을 발전시킴으로써 강화되지만, 동시에 완벽하 고 현대적인 외양을 만들어야 한다는 불안감에 노 출되어 있다. 몸은 뷰티 산업, 내면화된 코르셋, 다 이어트 약품 등을 통해 문화적 상품으로 구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여성의 몸은 그 인공적인 매력의 표면 저변에 처녀이면서도 창녀인, 순결하면서도 치명적이게 성적인 여성에 대한 모순된 관념을 내 포하고 있다(Arnold, 2001). 속옷의 겉옷화에 관한 패션 이미지들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경계에 대한 감각이 사라짐을 의미하며, 이는 가치체계의 붕괴와 끊임없는 노출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상의 에로티시즘의 표현으로서의 코르셋 디자 인에서는 전통적인 코르셋의 기의가 유지 또는 강 화되어 사용됨을 알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 는 속옷으로서 코르셋이 가졌던 에로틱한 아우라 를 디자인의 모티브로 사용하되, 단지 속옷의 겉옷 화 전략을 통해 다른 복식요소 위에 걸치거나 겉옷 을 생략하여 가시화하는 방식으로 변형하여 나타 났다.

    2.Fetish objet

    페티시즘(fetishism)은 종교적 의미에서 비롯되 어, 비이성적으로 집착하는 매혹적인 대상과 그 대 상의 가치를 과도하게 평가하는 생각이나 태도를 일컫는다(Suh, 1999). 페티시스트 심리의 역사적 근 원은 성적인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브제에 사 람에게만 기인하는 힘을 부여하는 개념은 고대의 마술적인 사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중세 유럽에서 이러한 종류의 마술적인 과정은 오브제에 자신의 육욕적인 애정을 부여하는 것으로 발전되었다. 복 식 아이템은 궁극적으로 만질 수 없는 몸에 닿는다 는 이유, 다시 말해 본질적으로 도달 불가능한 몸 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의 패러독스를 내포한다 는 측면에서 신성하게 다루어졌다(Barnard, 2007).

    Freud가 정신분석학에서 이론화한 페티시즘은 ‘성 대상의 부적절한 대체물’(Freud, 1991/1997)이라고 풀이된다. 한편, Benjamin은 주마등과 같이 스쳐 지 나가는 패션 상품들이 피부의 가장 가까이에서 압 박을 가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Arnold 재인용, 2001). 이는 상품과 몸에 대한 페티시즘의 관계에 있어 소 비를 옹호하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Freud 이후 페티시즘 연구는, Freud가 성대상 도착의 대상물로 서의 신체 일부와 함께 상실된 남근에 대한 대리적 만족물로서의 성적 대상의 옷이나 속옷 등을 언급 한 것에서 발전한 것이다(Suh, 1999). 특히 몸 바로 위에 입혀지는 속옷은 하나의 페티시로 전환되어 몸의 대리물로 기능한다.

    Kunzle은 페티시즘을 옷에 대한 개인 혹은 집단 의 성적 본능의 표현으로 규정하고, 코르셋의 착용 으로 신체변형(body-manipulation)을 추구하는 복 식을 페티시즘 복식으로 분석하였다. 그는 빅토리 아 시대의 꼭 죄는 코르셋이 이성의 종속을 반영 하는 것이라는 데에 반대하며, 오히려 종속에 대 한 은밀한 저항의 표현이라고 하였다(Wilson 재인 용, 1985). Steele은 페티시즘을 여성 몸의 대상화 에 연관시켜, 페티시즘은 코르셋과 하이힐 등의 특 수한 자극을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데 사용하는 다 양한 섹슈얼리티의 유형이라고 정의하였다(Barnard, 2007).

    이러한 페티시 대상으로서 세분화되고 파편화된 몸 이미지의 표현에 코르셋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오랜 기간 주류 패션에서 사라졌던 코르셋은 페티 시즘에서는 줄곧 중요한 위치를 유지해왔고, 최근 아방가르드 패션에서 재출현했다(Steele, 1996). 코 르셋은 구두와 같이 페티시로 취급된 최초의 복식 아이템 중 하나이며, 아직까지 가장 중요한 페티시 패션 요소로 남아있다. 코르셋은 페티시스트(fetishist) 들의 성적 대상에 대한 도착이 반영된 복식 디자인 요소로서 성적 자극을 유도하는 이미지로 표현된 다. 욕망은 전체 인물에게 쏠리는 것이 아니라, 몸 의 절편음란화한(fetishisées) 부분들에게 쏠린다고 할 때(Hanlim Museum of Art∙Semiotics Institute of Ewha Womans University, 1999), 코르셋의 욕망과 관심이 페티시 오브제로 나타나는 것이다.

    영국 Elle지의 1995년 10주년 기념판에는 도덕 적 장벽의 와해에 대해 살펴보는 ‘Who's Shocking Who?’라는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기사의 이미지 는 고무 소재 코르셋 등의 페티시 복식으로 구성되 었는데, 기사에 따르면 PVC나 고무 소재는 더 이 상 성적인 일탈로 간주되지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 하이패션은 그러한 소재를 건전하게 보이도록 하 여 주류에 포함되도록 했다는 것이다(Arnold, 2001). 하드코어 S&M(Sado-Masochism) 팬들의 비밀스러 운 페티시 복식이 이제 사적 영역의 붕괴를 표상하 면서 캣워크 쇼나 고급 패션 브랜드의 주된 주제가 되었으며, 패션사진에서도 반복되는 모티프가 되고 있다.

    이미 1980년대 중반에 마돈나는 성적인 S&M의 이미지를 여성의 힘을 강조하는데 이용하여 이러 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마돈나는 종종 성적 고정 관념을 재구성하였는데, Express Yourself와 같은 뮤직 비디오와 2006년 The Confessions 콘서트 투 어(Fig. 7)에 나타난 S&M의 이미지에는 도미나트 릭스(dominatirix)의 이미지가 나타난다.

    페티시스트들에게는 이미지의 외관이나 유행하 는 복식이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미끄러운 고무와 딱딱한 라텍스의 단단한 외피 아래에서의 움직임에 따른 성적 긴장감이 중요하다(Arnold, 2001). 피부는 가장 중요한 성감대로, 보호적인 외 피로 개념화되고 신체 경계의 표시로 인식된다. 페 티시스트들이 광택 있고 딱 붙는 복식을 선호하는 것은 몸의 침투성(penetrability)의 고양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한 페티시 소재는 몸의 외관과 경계를 극적으로 표현하여 몸의 성적인 측면에 주목하게 하는 동시에 접근을 제한한다. Steele(1996)은 페티 시즘에 대한 분석에서 20세기 초에는 새틴이나 모 피를 선호했던 것에 비해 오늘날의 페티시는 플라 스틱, PVC, 고무 또는 가죽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 인다고 하였다. 고무나 가죽 페티시즘은 본디지나 코르셋과 같은 몸을 죄는 페티시로 연결된다. 고무 나 가죽은 특정한 촉각과 피부 감각을 유도하므로, 단단한 보우닝(boning) 위로 팽팽하게 늘어나는 부 드럽고 광택 있는 표면의 검정색 가죽 코르셋은 페 티시스트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이템이다(Barnard, 2007).

    실제 페티시 웨어 스타일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특정한 복식이 끊임없이 재등장하며 예외 없이 검 정색이다. 페티시 패션에서 색을 통한 상징은 특별 한 의미를 가진다. 페티시 웨어에서 압도적으로 인 기 있는 색인 검정색이 내포하는 지옥과 악마의 개 념은 도착적으로 에로틱하게 연결된다(Steele, 1996). 그러나 패션에서의 페티시 스타일은 서로 다른 색 상의 고무를 사용하며, 다양한 재질감을 위해 글리 터(glitter)나 깃털을 첨가하고, 유행하는 이상적인 몸에 맞는 유선형의 디자인을 선보이는 등 훨씬 더 실험적이다. 이러한 페티시 패션은 1980년대에 유 행했던 수트의 진지함에 반하는 유희적인 차용으 로도 볼 수 있다.

    뮈글러(Thierry Mugler)와 고티에는 페티시 스타 일에 이러한 농담조의 접근을 취했다. 뮈글러의 연 극적인 팜므파탈 디자인에서 코르셋은 특히 중요 한 부분을 차지한다(Welters & Lillethun, 2011). 뮈 글러는 가슴에 스파이크가 달린 공격적인 코르셋, 유두 피어싱 모양의 장식이 부착된 가죽 코르셋, 반짝이는 이브닝 코르셋, 로마시대의 갑옷을 닮은 구조적인 플라스틱 뷔스티에 등 다양한 코르셋 스 타일을 선보였다. 뮈글러는 1998년 F/W 컬렉션에서 DC(Detective Comics)와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 의 캐릭터를 코르셋과 결합하여 선보였다(Fig. 8). 한편, 고티에는 1997년 F/W 컬렉션에서 고무 소재 의 스커트와 브라와 타탄과 케이블 니트를 혼합하 여 페티시 웨어를 병치를 위한 하나의 요소로 사용 하였다. 고티에는 끊임없이 자신의 컬렉션에서 코 르셋을 등장시켰는데, 2011년 S/S 컬렉션에서는 배 우 디타 본 티즈(Dita Von Teese)에게 페티쉬 오브 제로서의 코르셋을 입히기도 하였다(Fig. 9). 또한 고티에는 코르셋 형태의 배낭을 디자인하여 코르 셋의 위치를 뒤로 전치시키는 등 그 자체에는 일관 된 의미가 없는 표면적인 효과를 강조한다(Fig. 10). 이상의 페티시 오브제로서의 코르셋 디자인에서는 성적 오브제로서의 코르셋에서 페티시 오브제로서 의 코르셋으로 의미가 전환되는 양상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 코르셋을 여성 몸의 대리물 및 성적 도구 로 규정하고, 성적 대상으로서의 기능 만을 유리하 여 코르셋의 전통적인 기표와 기의의 관계가 왜곡 되어 나타남을 알 수 있다.

    3.Projecting the restriction of the body

    전통적으로 여성의 몸은 자연의 일부로 간주되 어, 다른 자연의 영역과 같이 사회적 지배의 대상 으로 여겨졌다(Thesander, 1997). 구속의 대표적인 도구였던 코르셋은 오늘날 우리가 착용하는 여유 있고 자유로운 복식과 대조되는 신체적으로 억압 적인 복식이다. 복식사를 통해 복식은 몸을 변형하 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하였으며 그 변형은 부자연 스러운 것으로 인식되었다. 코르셋을 통한 몸의 변 형은 ‘무시무시한 고문’이나 ‘흉물스러운 변형’ 등 으로 묘사되었고, 코르셋은 ‘착용자의 형상을 원하 는 모양으로 강제적으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일컬 어지기도 했다(Vincent, 2010). 코르셋은 다른 극단 적이거나 기이한 복식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동기와 영향력을 내포하고 있다. 코르셋에는 독특하고 명 시적인 도덕적 억압의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Barnard, 2007). 패션 컬렉션에서 이러한 코르셋의 억압적인 측면을 복식 디자인에 가시화하여 표현한 사례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1970년대의 페미니즘은 여성의 몸과 여성의 욕 망을 변화시키는데 어떻게 문화적 여성성이 사용 되고 패션이 어떻게 젠더화된 문화적 여성성의 개 념을 재정의하는가에 대해 논의해왔다. 이전 세대 의 페미니스트들은 미와 복식에 대한 관심은 가부 장적이고 자본주의적인 권력 구조와 연합하여 여 성을 평가하는 사회적 인식의 오류의 결과라고 주 장하였다. 하이패션은 성적이고 사회적인 억압을 나 타내는 것이며, 실제로 가늘게 죈 허리와 다듬어진 굴곡은 여성의 움직임을 제한한다는 것이다(Benstock & Ferriss, 1994). 많은 페미니스트 학자들은 다이어 트와 여성스러운(feminine) 복식에서 여성의 몸은 훈육의 장소가 되어 왔으며, 여성을 순종적이고 ‘여 성스럽게’ 만들도록 고안된 것이라 주장해왔다. 특 히 코르셋은 신체적 억압과 성적 상품화의 도구로 해석되었다(Steele, 1996).

    이러한 맥락에서 1980년대 이후의 디자이너 컬 렉션에서 내면화된 코르셋으로서의 몸을 외면화하 여 표현한 디자인이 자주 등장함을 알 수 있다. 이 상화된 토르소의 모습을 흉갑(胸甲)의 형식으로 표 현하여 나체 토르소의 형태를 그대로 형상화한 이 세이 미야케(Issey Miyake)의 플라스틱 뷔스티에 (Fig. 11)를 예로 들 수 있다. 이와 같이 플라스틱, 메탈, 가죽 등의 단단한 소재로 풍만한 가슴, 잘록 한 허리, 심지어 유두까지도 구체적으로 표현한 코 르셋 디자인은 이상적인 토르소의 실루엣에 근접 하기 위해 단련된 몸 자체를 형상화한 것으로, 보 이지 않는 코르셋으로 다듬어져야 하는 현재의 몸 에 대한 구속을 가시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알렉산더 맥퀸은 체지방이 적고 근육이 잘 발달 되어 있는 사람들만 제한적으로 가질 수 있는 복부 근육을 표현한 근육 모양의 코르셋을 디자인하였 다(Fig. 12). 이는 가죽을 압축하여 사실적인 ‘제 2 의 피부’로 표현한 바디스를 통해 몸을 보는 새로 운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위장(僞裝)으로 조각화 된 근육은 실제 몸의 조건과 상태에 무관하게 코르 셋 밑의 강인하고 이상적인 형태를 반어적으로 전 달한다. (Fig. 13)의 맥퀸의 코르셋은 팬츠 수트 위 에 착용되었는데, 코르셋 위의 장식적인 구멍은 일 부 아프리카 부족의 상흔(scarification)을 통한 신체 장식을 연상케 한다. 이는 욕망이 투영되는 장소로 서 상품화된 몸의 이미지와 ‘개인의 욕구와 욕망에 순응하여 형성될 수 있는 변형 가능한 존재 양 식’(Bryan, 1996/2002)으로서의 몸에 대한 풍자적인 표현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디자인에서는 몸을 갑옷과 같은 옷에 가둠으로써, 더 이상적인 몸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체형을 보정한다는 코르 셋의 기의와 이상화된 해부학적 인체가 플라스틱 과 가죽을 통해 그대로 드러난 기표는 더 이상 일 치하지 않게 된다.

    1998 F/W 컬렉션에서 반데어보스트(A. F. Vandervorst) 는 모닝코트를 디자인하고 그 위에 뒷부분이 말 안 장 형태를 띤 가죽 코르셋을 벨트처럼 덧대었다 (Fig. 14). 여기서 남성과 여성, 지배자(riding)과 피 지배자(being ridden)의 함축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Loschek, 2009). 다시 말해, 코르셋을 말 안장 형태 로 제시하여 지배당하는 여성과 지배하는 남성의 관계를 암시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이는 코르셋을 통한 여성의 몸에 대한 지배를 은유적으로 형상화 한 것이다. 한편, 갈리아노는 2006년 크리스찬 디올 컬렉션에서 코르셋을 해체하여 코르셋의 각 부분을 패치워크를 통해 재조합하여 불규칙한 사선의 패턴 을 만들고 전혀 다른 위치에 레이싱을 삽입하였다 (Fig. 15). 갈리아노는 이 컬렉션의 제목을 ‘French Revolution’이라 명명하여 코르셋의 잔재가 어떻게 문화적 기억을 에로티시즘으로 전환하는지를 프랑 스 혁명에 비유하였다. 이와 같이 코르셋의 외면화 를 통해 신체 구속을 반어적으로 형상화한 디자인 에서 코르셋은 여성의 몸을 고문하는 도구로 그려 져 전통적인 코르셋의 기표와 기의의 관계가 해체 됨을 알 수 있다.

    이상에서 고찰한 코르셋의 외면화는 압박, 야망 과 완벽을 추구하는 최근의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문화에 의해 초래되는 혼란을 외면화하는 것이다. 여성의 몸이 여성의 심리를 반영하는 표면이라고 한다면, 왜곡된 몸의 혼합물들은 완벽함에 대한 끊 임없는 추구에 대한 양면 가치를 제시한다. 모든 시대에는 바람직한 것과 아름다운 것뿐만 아니라, 금기시되고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한 가치 체 계가 존재한다. 코르셋의 외면화는 규범과 이에 대 한 반발이라는 측면에서 미에 대해 모순된 태도를 보인다.

    이상에서 고찰한 현대 패션에 나타난 코르셋의 외면화의 표현특성과 사회문화적 의미를 표로 정 리하면 (Table 1)과 같다.

    IV.Conclusion

    본 연구에서는 코르셋의 내면화 현상 이후 관습 적인 코르셋과는 다른 양상으로 최근 패션에 등장 하는 코르셋의 표현 경향을 내면화에 대한 코르셋 의 외면화로 규정하고, 다면적인 사회 현상으로서 의 패션에 주목하여 현대 패션에 나타난 코르셋의 외면화에 관해 고찰하였다.

    패션은 역사적 변화의 수동적 수용체이면서 적 극적인 변화의 형성체이다. 패션은 각 시대의 문화 내에서 지배적인 힘으로 작용하면서 남성의 몸보 다는 여성의 몸에 더욱 강한 제약을 부과해 왔다. 코르셋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졸라매거나 압력을 가해 골격을 변형시키거나 근육부위를 가늘게 줄 이는 등 몸을 변형시켜왔고, 일반적으로 속옷을 비 롯한 복식 아이템을 사용하여 이러한 재성형을 추 구해왔다.

    서구 여성복식의 역사는 코르셋을 통한 몸의 억 압과 구속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20세기에 진입하여 마른 몸을 추종 하고 젊음에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점차 코 르셋의 모습은 사라져갔다. 이러한 코르셋의 폐기 는 단지 외형적인 변화로서, 이는 코르셋의 내면화 로 설명된다. 다시 말해 몸을 통제하는 수단으로서 의 근육질의 코르셋이라는 다른 형태의 코르셋이 존재하는 것으로, 신체 단련과 다이어트를 통한 몸 의 조각화로 코르셋은 내면화된 것이다. 그러나 내 면화된 코르셋은 1980년대 이후부터 점차 다시 외 면화의 전략을 통해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하 지만 가시적인 코르셋의 새로운 양상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본 연구에서 는 이를 속옷의 겉옷화의 방식으로 전통적인 코르 셋의 기의를 이용하여 공격적 에로티시즘을 표현 하거나, 몸의 대리물로서의 코르셋이 성적도구로 구성되는 페티쉬 오브제로 나타내거나, 여성의 몸 에 대한 지배를 은유적으로 형상화하여 신체 구속 을 반어적으로 전달하는, 모두 세 가지 조형적 양 상과 사회문화적 의미로 분석하였다.

    이를 몸과 복식과의 기표와 기의라는 관점에서 그 의미를 논의하면, 코르셋에 관한 전통적인 기표 와 기의의 관계가 강화, 왜곡, 또는 해체되고 있음 을 파악할 수 있었다. 현대 패션에서의 코르셋의 외면화는, 첫째, 속옷으로 여성의 몸을 은밀하게 강 조하는 코르셋의 전통적인 기표와 기의의 관계를 그대로 유지 또는 강화하면서 코르셋 자체를 겉옷 을 드러내어 강조함으로써 공격적 에로티시즘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경우와, 둘째, 코르셋을 여성 몸의 대리물로 인식하여 성적 대상으로서의 기능 만을 유리하여 페티시즘의 대상으로 왜곡하는 기 표와 기의의 왜곡 양상과, 마지막으로, 현대의 근육 질의 코르셋을 통한 코르셋의 내면화 경향을 문자 그대로 형상화하여 반어적으로 나타내거나 여성의 몸에 대한 고문 기구로서의 코르셋을 표현하여 전 통적인 기표와 기의의 관계를 해체시키는 경향으 로 고찰할 수 있었다.

    속옷과 겉옷에서의 패셔너블한 코르셋의 재등장 은 복식의 의미가 얼마나 끊임없이 재정의되는가 를 드러낸다. 의미는 고정되거나 정적인 것이 아니 다. 패션이라는 용어의 사용도 고정되거나 정적인 것이 아니며, 용어가 등장한 맥락의 산물이다. 한 순간에 패션으로 기능한 아이템이 다른 순간에는 안티패션이 될 수 있다(Barnard, 1996). 새로운 코르 셋의 도전에 대해 남성이 어떻게 반응하고, 그에 대해 또 여성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 지가 복식에서 의 성의 의미 변화를 결정할 것이며, 이는 미결의 문제이다.

    역사적 현상으로서의 패션의 주요한 특징은 전 통과의 단절과 새로움을 향한 끊임없는 시도라 할 수 있다. Benjamin이 언급했듯이 패션은 ‘새로움의 끊 임없는 재현(再現)’(Eiland & Jennings 재인용, 2003) 이다. 본 연구에서는 패션의 끊임없는 변화의 메커 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여성의 몸과 코르셋과의 역 동적인 관계를 탐구하고자 하였다.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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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pend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