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Introduction
현대 사회에서 많은 채식주의자가 사회적 거부와 편견으로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으며, 자신을 둘러싼 타인의 인식과 시선을 끊임없이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다(Greenebaum, 2012;Hirschler, 2011). 비건포비아(Vegaphobia)는 채식주의자들이 사회적으로 이해받지 못하거나 그들의 선택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받을 때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하는데 사용되는 개념으로 채식주의자들에 대한 편견, 차별, 적대적 태도를 지칭한다(Cole & Morgan, 2011;Vandermoere, Geerts, De Backer, Erreygers, & Van Doorslaer, 2019). 채식주의에 다양한 긍정적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채식주의에 대한 조롱, 지속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활동, 유행의 일종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었고, 채식주의자들은 과민하고 적대적인 성격으로 비추어지기도 한다(Cole & Morgan, 2011).
비건주의(Veganism)라는 개념은 음식, 패션, 화장품, 관광 등의 다양한 산업 분야에 파생되었기 때문에, 각각의 분야는 서로 공유된 의미를 지니게 된다(Choi & Lee, 2019). 그러나, 이 과정에서 비건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차별, 선입견, 모순)도 공유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건 패션 소비자들은 종종 채식주의자와 같은 편견과 비난을 받는데, 식물권(plant rights)을 등한시하는 사람, 지나치게 정치적인 사람, 선택적으로 실천하는 위선자 등으로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Choi, 2021). 비건 패션의 수용과정에서 소재나 마케팅을 비롯한 다양한 딜레마가 존재하지만(Jeong & Kwon, 2018), 비건 패션 수용자들의 인식에서 비롯된 문제는 비건 패션이 근본적으로 극복해야 할 도전 과제일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비건 음식과 비건 패션에서 공유되고 있는 요인, 특히 그중에서도 선입견, 갈등, 딜레마, 인지 부조화와 같은 부정적 태도를 유발하는 요인을 도출하는 것이다. 연구문제 1과 2에서는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비건 음식과 비건 패션에 대한 소비자 인식 키워드를 조사하고, 주요 토픽을 도출한다. 연구문제 3에서는 비건 음식과 비건 패션에서 공통으로 출현하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공유되고 있는 의미를 도출한다.
본 연구에서는 비건 음식과 패션에 대한 각각의 담론 내에서 구분되는 주제를 찾기 위해 커뮤니티 탐지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군집 분석을 수행하였다.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text network analysis: TNA)은 사회 네트워크 분석의 원리를 텍스트에 적용한 것으로, 대량의 텍스트 데이터에서 미시적인 주제를 분석하는데 활용된다(Park, Kim, & Park, 2017). 이를 바탕으로, 비건 산업과 비건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윤리적 소비로서 비건 소비의 수용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적인 측면을 이해하고 대응하고자 한다.
Ⅱ. Theorectical Background
1. Veganism and personality
채식주의자(Vegetarian)의 어원은 온전한(whole), 건전한(sound), 신선한(fresh), 활기찬(lively) 모습을 의미하는 라틴어 ‘Vegetus’에 근거하고 있다(Adams, 1990;Sabaté, 2001). 채식주의자(Vegetarian)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그 어원이 ‘Vegetable’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사실관계는 밝혀져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영어 ‘Vegetable’에서 유래한 것이 맞지만, 채식주의자들이 의도적으로 라틴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간주하여 단어 의미를 바꾸려고 하였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Vegetarian’이라는 용어로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는 1847년경으로, 영국의 비건 소사이어티가 채식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을 ‘Vegetarian’으로 명명하면서 비롯되었다(Sabaté, 2001).
비건주의(Veganism)는 식습관이나 생활양식뿐만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Cherry(2006)는 비건주의가 법률이나 제도가 아니라 개인의 일상적인 행동에 기초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 운동이라고 보았다. Kymlicka and Donaldson(2014)도 채식주의는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윤리적 사회 운동으로, 채식주의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면 앞으로 주류 정치에서 두드러지게 등장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비건이 정치적 성향과 관련이 있으며, 전통적으로 정치적으로 급진적 성향 또는 좌파 성향을 지닌 사람들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존재한다(Benthall, 2007;Lund, McKeegan, Cribbin, & Sandøe, 2016;Maclnnis & Hodson, 2017).
일부 학자들은 비건 식습관이 사람의 성향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Kessler et al.(2016)의 연구에서는 채식주의자들이 더 자유롭고 이타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보편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타인에게 공감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Raggiotto, Mason, and Moretti(2018)는 이탈리아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환경적 성향이 비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종교적 성향(불교)이 소비자의 환경적 성향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성향이 비건 제품의 구매 의도를 결정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Costa, Gill, Morda, and Ali(2019)와 Salehi, Díaz, and Redondo(2020)는 여성과 고학력자들이 채식주의를 채택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Modlinska, Adamczyk, Maison, and Pisula(2020)는 성별 편견이 채식주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채식을 선택하는 남성은 성별 규범과의 갈등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하였다. Lea and Worsley(2001)의 연구에서는 진보주의자, 여성, 전문직 종사자, 상류층 및 중산층의 성인과 어린이들이 채식주의를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Crnic(2013), Ensaff et al.(2015), Lea, Crawford, and Worsley(2006)의 연구들은 더 젊은 세대와 고학력자들이 채식주의를 더 강하게 지지 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연구들을 통해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채식주의에 대한 태도와 관련이 있음이 확인되었다.
비건이 받는 사회적 차별 및 낙인도 비건 관련 소비자 연구에서 중요한 주제이다(Bresnahan, Zhuang, & Zhu, 2016). 전통적으로 붉은 고기는 남성성과 힘을 상징하며 비건은 이러한 지배력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Adams, 1990;Twigg, 1984). 채식주의 남성은 음식을 골고루 먹는 남성보다 덜 남성적이라고 인식되는 경향이 있으며(Ruby & Heine, 2011), Merriman(2010)의 연구에서도 일부 응답자는 자신의 음식 선택과 관련하여 지인으로부터 동성애 혐오적 시선을 받았다는 결과가 존재한다.
서구 사회에서는 비건이 지배적 문화(육식)에 대항하는 개념(Povey, Wellens, & Conner, 2001)이며, 서구 음식의 계층적 순서의 최하위에 있기에 종종 경멸적이고 부정적으로 표현된다(Cole, 2008). 실제로, Cole and Morgan(2011)은 영국 신문 기사에서 비건을 일관되게 경멸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그 외에도 채식주의자에 대한 극단적인 부정적 특성으로 ‘건강이 좋지 않고(unhealthy)’, ‘약하고(weak)’, ‘비정상적(abnormal)’이라는 인식이 있었다(Corrin & Papadopoulos, 2017;Crnic, 2013).
선행연구를 종합해보면, 비건주의는 단순한 식습관을 넘어 개인의 정치적 성향, 윤리적 가치, 사회적 정체성과 깊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비건주의가 음식 선택을 넘어서 윤리적 및 환경적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동기를 제공하며, 채식주의자들이 겪는 사회적 낙인, 차별, 성별 문제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선행연구에서 도출된 결과에 따르면, 비건주의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자유롭고 이타적인 성향을 가지며, 높은 공감 능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특성들은 비건주의가 단순한 음식 선택을 넘어서서 사회적, 윤리적 실천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비건 음식과 패션에서 관찰되는 부정적 소비자 인식을 이해하기 위해, 이러한 사회적 낙인과 차별의 문제는 중요한 연구 주제이다. 비건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종종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과 연결되며, 이는 비건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패션 및 기타 제품을 선택할 때 경험하는 도전들에 대한 이해를 제공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채식주의자들이 경험하는 사회적 도전과 그들의 윤리적 소비 행위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대 사회에서 비건 음식과 패션에 대한 부정적 소비자 인식의 원인과 결과를 탐구하였다.
2. Consumer perceptions of veganism
비건의 영역은 최근 점차 확산하여, 비건 패션, 비건 화장품, 비건 관광 등과 같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비건 패션 분야는 다른 분야와 유사하게 비건 음식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두 분야 모두 엄격성에 따라 위계(hierarchy)를 가지고 있다. 비건 음식에서는 허용하는 음식의 종류가 가장 적은 비건(Vegan)부터 락토(Lacto), 락토-오보(Lacto-ovo), 페스코(Pesco), 폴로(Pollo),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등의 단계적 구분을 따르고 있다(Foer, 2009). 비건 패션에서도 소재의 윤리적 잔혹성에 따라 단계를 구분 하고 있으며, 모피(fur), 다운(down), 가죽(leather), 실크(silk), 울(wool) 순으로 인증 정도를 구분하고 있다(Bae, 2020).
Costa et al.(2019)은 비건주의는 감정(공감), 인식(동물 학대. 건강한 식습관), 행동(음식 및 소비 선택, 타인에 대한 행동)의 개념을 포함하며, 최근에는 하위 문화이자 삶의 방식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하였다. Tunçay and Bulut(2019)는 소비자들이 비건을 선택하는 이유로 윤리성, 생명 존중, 생태학적 관점 및 폭력 반대라고 설명하였다. 이를 비롯하여, 비건주의는 힙스터, 도덕적, 건강함 등 다양한 삶의 방식과 연관 지어 연구되고 있다(Corrin & Papadopoulos, 2017;Lea & Worsley, 2001;Ruby & Heine, 2011).
비건의 영역은 비건 패션, 화장품, 관광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Choi and Lee(2019)의 연구에서는 비건 패션과 뷰티 사이에 공유된 핵심 개념으로 동물성 소재의 비사용, 환경에 대한 윤리적 책임, 자연주의, 박애주의 사상을 강조하였다. 또한, 비건 화장품과 할랄 화장품의 유사성을 조명하여, 두 분야 모두 동물과 자연에 대한 사랑의 실천, 청결함, 치유, 동물 보호, 윤리적 소비의 의미로 인식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Choi & Lee, 2020). Choi and Yeom(2024)은 글로벌 소비자들과 한국 소비자들 사이의 비건 패션에 대한 인식, 태도, 행동을 분석하였는데, 글로벌 소비자들이 제품 정보를 중시하는 반면, 한국 소비자들은 윤리적 진실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더 중시한다고 하였다.
그 외에도 Choi and Lee(2024)는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 패션 브랜드 및 비건 패션 브랜드의 브랜드 이미지 커뮤니케이션이 소비자 인식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였다. 소비자들이 지각하는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는 브랜드 별로 각기 달랐으나, 브랜드들이 주도적으로 표현하는 이미지는 공통적으로 환경 보호와 미래지향적 이미지로 확인되었다. 특히,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수용될수록 긍정적인 소비자 태도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선행연구를 종합해보면, 소비자들이 동물 학대 반대, 윤리성, 생명 존중, 생태학적 관점 등의 이유로 비건 소비를 채택하고, 이러한 선택이 그들의 삶의 방식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비건 패션 분야에서는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며 자연주의와 박애주의 같은 윤리적 원칙이 중심이 되고 있으며, 이 원칙들은 지역적, 문화적 요인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된다. 또한, 비건 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용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명확하고 일관된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즉, 비건 패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다양한 생활양식을 반영하고, 브랜드 가치를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Ⅲ. Methods
1. Data collection
한국의 주요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뉴스에서 비건 패션에 대한 최초의 언급은 2013년 12월 1일에 신문기사로 등장하였다(Choi, 2013). 또한, 초기 연구의 시작 시기가 2013년으로 확인되어, 이 시기를 비건 패션 개념이 본격화된 시점으로 간주할 수 있었다(Choi & Yoh, 2013;Kang, Jang, & Jang, 2023). 이를 토대로 수집 기간에 타당성을 부여하여, 자료수집은 2013년 1월 1일부터 9년간으로 설정하였다. 텍스트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의 분석 절차는 일반적으로 데이터 수집, 데이터 클리닝,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로 이루어진다(Kwon, 2024). 본 연구의 자료수집과 텍스트 마이닝 Python 3.8을 사용하였으며, 네트워크 분석은 NodeXL 1.0.1을 활용하였다.
비건 음식이나 비건 패션에 대한 부정적인 소비자 인식을 살펴보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비건 음식’과 ‘비건 패션’에 대한 게시글에서 반드시(AND) ‘모순’, ‘딜레마’, ‘갈등’, ‘문제’ 키워드를 포함하는 텍스트 데이터를 수집하였다(keyword_pattern=re.compile(r'(비건 음식|비건 패션).*(모순|딜레마|갈등|문제)')). 이러한 키워드들은 비건 제품과 생활방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내재된 어려움을 포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모순’은 비건 제품이 환경 보호를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환경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경우이며, ‘딜레마’는 동물 복지를 지지하면서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의 고민을 반영한다. ‘갈등’은 개인의 비건 식단 유지 욕구와 사회적 반응 사이의 대립을 의미하며, ‘문제’는 비건 제품의 접근성, 정보 부족, 품질 일관성 등과 같은 실질적 문제를 의미한다.
한국은 ‘비건 패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처음으로 학술지가 게재된 국가로(Choi, 2021;Choi & Yoh, 2013),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도 한국의 주요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의 블로그, 카페, 그 외 커뮤니티 게시글을 대상으로 텍스트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페이스북은 정책상 웹 크롤링이 불가능하며, 인스타그램은 이미지 위주의 포스트가 게시되므로 포스팅이나 댓글을 통한 충분한 텍스트 자료를 확보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트위터를 SNS 수집 채널로 선정하였다.
2. Data analysis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을 다룬 선행 연구들에서는 일반적으로 가시성과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출현 빈도를 기준으로 상위 50~100개의 키워드를 핵심 키워드로 선정하여 분석에 활용하고 있다(Choi & Choi, 2022;Choi & Lee, 2024). 본 연구에서도 이러한 방법을 따라 빈도 기준 상위 100개의 키워드를 분석에 사용하였다. 선정된 키워드는 공출현을 바탕으로 1-mode 네트워크로 구현하고, 이를 Freeman(1978)이 제시한 네트워크의 중심성(degree, betweenness, closeness, eigenvector) 항목별로 측정하였다.
비건 음식과 비건 패션 관련 담론의 키워드 네트워크 규모는 다음과 같다(Table 1)(Fig. 1 and 2). 비건 음식에 대한 담론 네트워크보다 비건 패션에 대한 담론 네트워크가 더 강하게 주제들을 연결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더불어 비건 패션 네트워크의 밀도가 비건 음식 네트워크보다 높았다. 이를 토대로 비건 패션에 대한 부정적 담론이 소비자들에게 더욱 다양한 주제들로 논의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정적 담론에 대한 네트워크의 경우에는 많은 단어와 연결을 가지는 것보다,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요소들을 통제할 수 있는 영향력이 높은 단어가 중요할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의미연결망 및 군집 알고리즘의 구현 및 해석에는 매개 중심성을 기준으로 두었다. 매개 중심성은 두 노드 간 최단 경로에 해당 노드가 존재하는 빈도로 정의되며, 정보 흐름의 통제성으로 해석된다(Formula 1). 매개 중심성이 높은 노드가 네트워크에서 삭제되면 네트워크는 일관성 있는 군집으로 분리된다(Leydesdorff, 2007). 매개 중심성이 높은 노드는 곧 담론 내에서 주제를 분류하는 중요한 기준이자, 갈등의 핵심 요인으로 간주할 수 있다. 또한, 매개 중심성은 네트워크 내 키워드 간의 차이(분산도)가 다른 중심성 지표(degree, closeness, eigenvector) 보다 상대적으로 큰 경향이 있기에 키워드 간의 중요도를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이점이 있다 (Son, 2018).
Note. represents the number of shortest paths passing through node j that connect node i to node k, while denotes the total count of shortest paths connecting node i to node k.
군집 분석은 네트워크 분석에서 개별 노드들의 연결 관계만으로 분석하기에 어려운 집단성을 파악하는데 사용되는 방법으로, 다양한 커뮤니티 탐지(community detection) 알고리즘을 통해 시행한다. 군집 분석에는 네트워크 형태의 기초데이터인 인접 행렬 매트릭스가 활용되지만, 알고리즘에 따라 결과와 해석에 차이가 있다. 본 연구에서 활용된 Clauset-Newman- Moore(CNM) 알고리즘은 네트워크의 군집화를 위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알고리즘으로(Kwon, 2019;Seo, Choi, Oh, & Lee, 2019), modularity를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네트워크를 군집화한다(Clauset, Newman, & Moore, 2004). 일반적으로 방향이 없는 네트워크에서의 모듈성(Q)의 값은 Formula 2의 원리를 따른다.
3. Research questions
본 연구는 비건 음식과 패션에 대한 부정적 소비자 인식을 중점적으로 조사하여, 이러한 인식이 어떻게 형성되고 표현되는지를 탐색하였다. 다양한 데이터 분석 기법을 통해 주요 토픽과 세부 담론을 식별하고, 소비자 인식의 구조와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한다.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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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1: 비건 음식에 대한 부정적 소비자 인식의 주요 요소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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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1-1. (키워드 분석)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통해 비건 음식에 대한 부정적 소비자 인식을 형성하는 주요 키워드와 관련된 담론을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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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1-2. (주제 구성 분석) CNM 커뮤니티 탐지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비건 음식에 대한 소비자 담론에서 나타나는 거시적 토픽들을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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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2: 비건 패션에 대한 부정적 소비자 인식의 주요 요소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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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2-1. (키워드 분석)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통해 비건 패션에 대한 부정적 소비자 인식을 형성하는 주요 키워드와 관련된 담론을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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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2-2. (주제 구성 분석) CNM 커뮤니티 탐지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비건 패션에 대한 소비자 담론에서 나타나는 거시적 토픽들을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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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3: 비건 음식과 패션에서 공유된 부정적 소비자 인식은 무엇인가?
앞선 연구문제에서 도출된 비건 음식과 비건 패션의 주요 키워드를 네트워크로 구성하여, 두 분야에서 공유되는 부정적 소비자 인식을 알아본다.
IV. Results
1. Negative perceptions of vegan food
1) Keyword analysis
비건 음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구성하는 주요 키워드와 관련 담론을 살펴보기 위해, TF-IDF와 네트워크의 중심성(연결, 매개, 근접, 아이겐벡터) 값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위선’이라는 개념이 여러 항목에서 주요 키워드로 나타났다(Table 2). ‘위선’은 매개 중심성(Cb=619.51)과 TF-IDF(247.84)를 포함하여 다양한 중심성 항목에서 상위에 위치하였는데, 이를 바탕으로 채식주의자들을 대상으로 한 부정적인 감정 중에서 가장 주요한 부분은 사람들이 채식주의자들을 위선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매개 중심성을 기준으로 상위에 있는 키워드인 ‘health(307.25)’, ‘ban(298.46)’, ‘meat diet(201.83)’는 서로 연결을 보였는데, 이는 육식을 포기함으로써 발생하는 영양학적 우려로 해석될 수 있었다.
‘식물(170.13)’, ‘환경(134.65)’, ‘고통(126.80)’, ‘행동(114.75)’, ‘문제(114.75)’ 등도 주요 키워드로 등장하였으며, 그 중에서도 ‘식물(170.13)’은 네트워크 내에서 ‘위선(619.51)’, ‘환경(134.65)’, ‘문제(114.75)’, ‘자연(70.00)’, ‘이상한(42.59)’, ‘극단적(23.67)’, ‘진정성(11.59)’, ‘위험(6.56)’, ‘폭력(3.62)’, ‘무시(1.29)’, ‘모순덩어리(0.97)’, ‘함정(0.65)’과 같은 키워드와 연결을 보였다. 이러한 연결을 바탕으로, 환경권에 대한 위선과 식물 권리를 무시한다는 비판 등이 비건 음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었다.
‘위선(619.51)’ 외에도 ‘문제(114.75)’, ‘논란(45.49)’, ‘이상한(42.59)’, ‘비판(40.31)’, ‘자기합리화(26.31)’, ‘극단적(23.67)’, ‘트러블(22.66)’, ‘양심(21.83)’, ‘배신(21.55)’, ‘무지(17.79)’, ‘비난(16.60)’, ‘거부(12.50)’, ‘자기모순(10.99)’, ‘혐오(10.53)’, ‘실패(9.55)’, ‘형용모순(8.18)’, ‘위험(6.56)’, ‘잘못(6.47)’, ‘차별(3.85)’, ‘폭력(3.62)’, ‘오해(3.52)’, ‘불편한(2.84)’, ‘무시(1.29)’, ‘모순덩어리(0.97)’, ‘함정(0.65)’, ‘건강하지 않은(0.17)’과 같은 키워드가 나타났다. 이 결과를 통해, 비건 음식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주제로 여겨지며, 자기 합리화와 모순 등의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채식주의자와 비채식주의자 간에 상호 간의 차별, 혐오, 무시 등의 부정적 감정이 비건 음식에 대한 부정적 태도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의 신념을 반영한 단어나 정치적인 성격을 가진 키워드들도 비건 음식에 대한 부정적 담론을 구성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페미니즘(49.26)’, ‘정치적(44.63)’, ‘철학(38.91)’, ‘도덕(32.19)’, ‘논리(19.04)’, ‘시위(18.14)’, ‘젠더(17.36)’. ‘페미니스트(17.13)’, ‘신념(8.82)’, ‘가치(1.45)’, ‘진보적(0.92)’, ‘자본주의 (0.58)’와 같은 키워드가 이에 해당한다. 음식과 관련된 키워드 외에도 ‘화장품(35.68)’과 ‘패션(34.46)’이 주요 키워드로 함께 등장하였다. 이에 따라, 비건 확장 산업 분야에서도 부정적 의미가 공유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2) Clustering analysis
CNM 커뮤니티 탐지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주요 키워드 100개에 대한 군집 분석을 진행한 결과, 총 4개의 군집으로 분류되었다(Table 3)(Fig. 3, 4, 5, and 6). 가장 많은 노드를 보유한 그룹은 G1으로(34%), 정치적 키워드(페미니즘, 시위)와 부정적 이미지(위선, 트러블, 불편한, 무지, 배신, 모순덩어리, 거부, 위험, 실패, 극단적, 함정, 자기모순, 무시, 잘못, 건강하지 않은)로 구성되었다. 다음으로 규모가 큰 G2(30%)는 환경권 및 식물의 권리(식물, 환경, 자연, 지속가능, 권리), 식습관(육식, 맛, 생선, 유제품, 메뉴, 식사, 음식), 채식주의자들 또는 비 채식주의자들이 겪는 불이익(혐오, 폭력, 차별)에 대한 주제로 구성되었다. G2에서도 G1과 마찬가지로 특정 정치성향 및 이념과 관련된 주제(진보, 자본주의)도 함께 나타났다.
G3(21%)에서는 ‘개’와 관련된 키워드가 주요 주제로 나타났다. ‘개’ 또는 ‘개고기’와 같은 키워드는 음식과 관련된 G2에 묶이지 않았으며, ‘논란’, ‘문제’, ‘비판’, ‘지적’, ‘오해’ 등의 키워드와 연결을 보였다. 즉, 개와 개고기는 음식에 대한 맥락에서 등장하는게 아니라, 반려동물과 식용동물의 동일시와 같은 비건 음식에 대한 비판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으로 유추된다. G4(15%)에서는 개인의 심리적 요인과 관련된 키워드(가치, 논리, 신념, 진정성, 양심, 비난, 존중)가 주요 주제로 나타났다. 비건 음식을 실천하면서 일관적 태도 및 진정성, 반대되는 식습관에 대한 존중에 관한 내용으로 볼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비건 음식에 대한 부정적 소비자 인식 요소를 도출한 결과, 소비자들은 채식주의자들을 위선적이라고 인지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일반 소비자들이 채식주의자들에 대해 느끼는 부정적 태도를 유발하는 요인이 위선과 인지 부조화에서 기인한다는 선행연구(Corrin & Papadopoulos, 2017;Rothgerber, 2014)의 결과와 같은 맥락이다. 뿐만 아니라, 특정 정치성향, 부정적 선입견, 환경권과의 상충, 비건 식습관에 대한 반발심, 육식으로 인해 채식주의자들로부터 공격받을 때 겪는 불이익, 반려동물과 식용동물 간의 동일시, 비건 실천에 대한 태도의 일관성과 같은 주요 주제들을 도출할 수 있었다.
비건 식습관을 가진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나 소비자 인식에 대한 연구(Corrin & Papadopoulos, 2017;Crnic, 2013)에서 언급했듯, 본 연구에서도 채식주의자의 성격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논쟁적인, 자기합리화, 이상한, 극단적인)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건 소비자들을 특정 정치 성향(진보, 페미니즘)으로 인지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비건이 실제로 정치적 성향과 관련이 있다고 언급된 선행연구들(Benthall, 2007;Lund et al., 2016;Maclnnis & Hodson, 2017)이 존재하므로, 비건 소비와 정치적 성향과의 관계도 일부 수용될 만한 여지가 있었다.
2. Negative perceptions of vegan fashion
1) Keyword analysis
비건 패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구성하는 주요 키워드와 관련 담론을 살펴보기 위해, TF-IDF와 네트워크의 중심성(연결, 매개, 근접, 아이겐벡터) 값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친환경’이라는 개념이 여러 항목에서 주요 키워드로 나타났다(Table 4). ‘친환경’은 매개 중심성(Cb=401.02)을 비롯한 모든 중심성 항목(Cd=0.71, Cc=0.008, Ce=0.03)에서 최상위 단어로 확인되었고, ‘지속가능(209.95)’, ‘환경보호(201.89’)’, 식물(68.94)’, ‘자연(48.10)’, ‘지구(46.22)’, ‘에코(42.94)’, ‘재활용(25.42)’, ‘유기농(12.16)’, ‘폐기물(7.96)’, ‘환경보호(6.67)’, ‘환경주의(4.02)’, ‘업사이클링(1.11)’, ‘제로웨이스트(0.53)’, ‘비닐(0.18)’, ‘쓰레기(0.08)’ 등이 환경과 관련된 다수의 주요 키워드가 도출되었다. 이에 따라, 비건 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요인이 소재 및 디자인 프로세스에서의 친환경성이라고 볼 수 있었다.
각종 동물의 ‘털(88.48)’, ‘패딩(41.69)’, ‘플라스틱(35.43)’, ‘대안(28.95)’, ‘피부(19.10)’ 등과 같은 소재 관련 키워드가 비건 패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소재로서 담론 내에서 중요한 역할 수행하였다. 또한, 비건 패션 제품이 가져야 할 긍정적 이미지로, 친환경적 이미지 뿐 아니라 ‘health(31.11)’, ‘clean(30.79)’, ‘cruelty-free(9.27)’와 같은 이미지도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확인되었다. 이는 비건 패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성, 대안 소재의 활용, 건강하고 청결한 이미지 추구 등 다양한 가치와 윤리적 쟁점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2) Clustering analysis
CNM 커뮤니티 탐지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주요 키워드 100개에 대한 군집 분석을 진행한 결과, 총 5개의 군집으로 분류되었으나, 토픽 해석에 유의미한 정도의 주요 군집은 3개로 확인되었다(Table 5)(Fig. 7, 8, 9, and 10). 가장 많은 노드를 보유한 그룹은 G1(36%)과 G2(35%)로, 이 두 주제가 비건 패션에 대한 부정적 소비자 인식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주제라고 할 수 있었다. G1은 환경권(지속가능, 식물, 플라스틱, 에코, 폐기물, 환경주의)과 동물권(개, 인조, 성분, 종, 대안적, 비건주의, 패딩, 피부, 육식, 고통, 동물보호, 희생, 착취)으로 구성되었다. G2는 친환경(친환경, 자연, 환경, 제로웨이스트, 유기농)과 대안 소재(소재, 모피, 사과가죽, 동물실험, 학대, 울, 버섯가죽)로 구성되었다.
G3(24%)는 비건 패션 제품의 소비 요인(인증, 관리, 돈, 명품, 가격, 세련된), 환경책임 행동(동참, 참여, 재활용, 업사이클링), 환경의식(환경보호, 쓰레기, 염색, 의식, 윤리, 지구)으로 구성되었다. 전반적으로, 비건 패션에 대한 부정적 소비자 인식 요소를 도출한 결과, 환경 및 동물 권리, 소재의 친환경성, 개인의 환경의식 및 환경책임적 행동과 같은 주요 주제로 확인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비건 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태도는 주로 소재 선정 및 디자인 과정에서의 친환경성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동물성 소재의 대안으로 사용되는 인조 모피나 인조 가죽이 석유계 플라스틱 원료로 제작되며, 이로 인해 제조 및 폐기 과정에서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한 최근 연구들(Choi, 2021;Choi & Han, 2022)은 이러한 부정적 인식의 원인을 설명해 준다.
3. Comparative analysis of shared negative perceptions between vegan food and vegan fashion
비건 음식과 비건 패션에 대한 부정적 소비자 인식을 비교한 결과, 전체 키워드의 38%가 공통으로 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i.e. “건강”, “육식”, “음식”, “현실”, “문화”, “개”, “동물실험”, “고통”, “공장”, “동물복지”, “정치적”, “행동”, “소비”, “협상”, “존중”, “실천”, “윤리”, “철학”, “의미”; “가치”, “환경”, “자연”, “지구”, “친환경”, “지속가능한”, “식물”, “소재”, “가죽”, “모피”, “거부”, “차별”, “모순덩어리”, “불편한”, “비난”, “자기합리화”, “거부”, “진실”, “신념”)(Fig.11). 이를 바탕으로, 두 개념 사이에서 상당 부분 소비자들의 의미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건 음식과 비건 패션에 대한 부정적 소비자 인식을 비교한 결과, 주요 키워드의 38%가 공통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두 개념 사이에서 소비자들이 의미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비건 식습관과 관련된 키워드가 두 개념에서 모두 등장함으로써 비건 패션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비건 식습관과의 혼동이나 선입견이 전이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건 음식과 비건 패션 소비를 실천하는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모순적이며 자기합리화를 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거나, 이들에 대한 이질적이고 불편한 감정이 부정적 태도를 형성하고 있었다. 또한, 정치와 관련된 키워드도 두 개념에서 모두 등장하여, 정치적 선입견이 부정적 인식을 형성하는 주요 요인으로 볼 수 있었다. 다만, 진보, 페미니즘과 같은 특정 정치 성향에 대한 키워드는 비건 패션보다는 비건 음식과 관련하여 더 많이 발견되었다. 이는 비건주의가 정치적 이념 또는 움직임(실천)으로 수용됨을 시사한다.
동물권과 환경권과 관련된 키워드가 모두 등장함으로써, 동물권과 환경권의 상충 문제도 비건 음식과 비건 패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려동물과 식용동물에 대한 동일한 권리 인정도 부정적 인식을 구성하는 요인으로 드러났다. 이는 비건 패션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동물에 대한 책임의식과 비건주의에 대한 고려가 더 늘어났다는 연구결과(Choi, 2021;Dodd, Cave, Adolphe, Shoveller, & Verbrugghe, 2019)와 관련된다고 볼 수 있었다.
Ⅴ. Conclusion
비건주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비건 제품의 시장수용 및 확산에 주요한 장애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은 소비자들이 비건 옵션을 기피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비건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와 시장 성장의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해소하고, 정확한 정보와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공함으로써 비건주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건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비건주의에 대한 오해와 인지부조화를 해소하고자, 비건 음식과 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 요소들을 탐색하였다. 소셜 미디어에 게재된 게시글을 활용하여 비건 음식과 패션에 대해 소비자들이 공유하는 부정적인 요소들을 조사함으로써, 이러한 인식들이 어떻게 비건주의의 수용에 장애가 되고 있는지를 규명하였다. 이 과정에서 두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의미와 인식의 패턴을 심도 있게 탐색하였다.
비건 음식과 관련하여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살펴본 결과, 소비자들은 채식주의자들에 대해 주로 위선과 자기합리화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투영시키며, 환경권 및 식물의 권리에 대한 관심 부족과 특정 정치 성향(페미니즘, 진보)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려동물과 식용동물을 동일시하는 문제, 비건 실천에 있어 일관된 태도와 진정성 유지, 비채식주의자들에 대한 존중이 부족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차별과 혐오가 채식주의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확인되었다. 비건 패션의 경우, 소재 선정에서의 환경권과 동물권의 대립, 소재의 친환경성(생분해, 재활용, 업사이클링 여부), 가격이나 인증과 같은 제품 선택 요인이 부정적 인식을 구성하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비건 음식과 패션에 대한 공통된 부정적 인식을 분석한 결과, 소비자들은 이들을 모순적이고 자기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로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불편함과 이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치적 선입견이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형성하는 중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진보와 페미니즘 같은 정치적 키워드가 비건 음식에 더 자주 연관되어 있었다. 동물권과 환경권의 상충도 중요한 문제로 드러났으며, 반려동물과 식용동물 간의 권리 인식 차이도 부정적인 태도 형성과 관련이 있었다.
본 연구는 비건 음식과 비건 패션에 대한 부정적 인식 요인을 중점적으로 조사함으로써, 소비자의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선입견과 오해를 규명하고, 이러한 인식이 어떻게 소비 행태를 형성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켰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를 가진다. 또한, 비건 소비의 문화적 및 정치적 성향과의 연결고리를 탐구하여, 이러한 요인들이 소비자 태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방법론의 측면에서는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비건 음식과 패션 사이의 공유된 의미를 확인하고, 이 두 분야의 상호작용을 탐색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실무적 측면에서 본 연구는 소셜 미디어 분석을 통해 밝혀진 주요 부정적 인식 요소들은 마케팅 전략 및 제품 개발에 중요한 지침을 제시함으로써, 비건 패션 제품의 시장 수용을 증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소재 선택의 친환경성, 제품의 인증, 가격 설정과 같은 요소들이 소비자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이를 마케팅 전략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비건주의에 대한 오해와 인지부조화를 해소하는 데 필요한 교육적, 정책적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이는 비건 브랜드와 관련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통찰을 제공한다.
본 연구에서는 비건 패션에 대한 연구가 처음으로 이루어진 한국을 연구 범위로 설정하였으나, 비건 식당 도입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먼저 활성화되었다. 문화권 별로 비건 패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다르다는 연구(Choi & Yeom, 2024)를 참고하면, 비건 음식과 비건 패션에 대한 인식은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다르게 구성될 수 있다. 후속연구에서는 문화, 지역, 종교, 정치 성향과 같은 다양한 요인들을 기준으로 소비자를 분류하여, 설문조사, 인터뷰, 특성에 따른 커뮤니티 별 게시글 분석 등을 통해 보다 다양하고 깊이있는 결과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구들을 수행함으로써, 비건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확립하고, 소비자의 수용도를 높이며, 비건 시장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수용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비판적인 시각과 언론의 자유는 다양한 의견을 제공하며 풍부한 공론의 장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인식들이 소비자의 선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집중하였다. 비건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건설적인 비판과 대안적 관점을 제공하여 더 성숙한 토론을 유도할 수 있지만, 이는 본 연구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는 소비자들이 보다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향후 후속연구에서는 이러한 시각들을 어떻게 통합하고 균형 있게 다룰 수 있을지에 대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는 비건 선택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존중의 문화를 장려하는 데 중요한 고려사항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