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Introduction

지속가능 패션은 1980년대 그린디자인, 1990년대 에코디자인 등 환경 중심으로 시작하였지만 이후에는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윤리 적 측면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9년 G7 정상회담 기간에 글로벌 패션 브랜 드들은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패션산업 방향을 담은 ‘패션 팩트(fashion pact)’를 발표하였다. 기후 변화 중 단, 생물 다양성 복원, 대양 보호를 주요 부분으로 하 는 이 글로벌 협약에 32개의 브랜드들이 참가하였다 (Baek, 2019). 구찌(GUCCI)는 폐가죽을 최소화하는 ‘스크랩리스(Scrapless)’ 프로그램 실행 및 원자재 출 처를 95%까지 추적할 수 있는 계획을 발표하였고, 프 라다(PRADA)는 리나일론 프로젝트 판매 수익금 일 부를 환경 프로젝트에 기부하며, 유네스코와 함께 학 생들을 위한 지속가능 교육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 다. 랄프 로렌(RALPH LAUREN)은 100% 재활용 플 라스틱병 섬유를 사용한 어스 폴로(Earth Polo) 셔츠 를 제작하였고, 2025년까지 1억 7,000만 개의 플라스 틱병 수거 계획을 세웠다. 아디다스(ADIDAS)는 2024 년까지 전 상품에 재활용 소재 사용 계획을 진행 중 이며, 신소재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을 개발하여 100% 친환경 운동화 ‘루프’를 개발하였다(Nam, 2019). 글로벌 패션 기업들의 이러한 행보는 최고의 제품만 을 중시하는 패션계의 새로운 다짐과 다가올 패션의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환경적인 부분을 넘어 사회, 윤리적인 측면까지 포함하는 지속가능한 패션 디자인의 특성을 살펴보고 지속가능 디자인을 발전시 킬 수 있는 연구 또한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지속가능 패션을 추구하는 디자이너들 중 2017년 LVMH PRIZE의 수상자인 마린 세르(Marine Serre) 는 환경적 문화적 융합을 통해 창의적인 스타일을 보 여준다고 평가받고 있다(Lee, 2020). 이러한 마린 세 르에 관한 선행연구는 업사이클 중심의 패션디자인이 나 컬렉션의 특성을 분석한 연구(Du & Kim, 2021;Eum, 2021;Kim, 2020)가 진행되었으며 추가적으로 지속가능의 관점에서 컬렉션 전반의 특성을 파악한 연구가 필요하다. 패션계의 흐름과 코로나 19와 맞물 려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들이 많이 나타나고 기존 브 랜드들도 지속가능 패션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브 랜드 시작부터 지속가능성을 브랜드의 주요 모토로 하며 10회 이상의 독창적인 컬렉션을 발표해온 마린 세르 작품을 살펴보는 연구는 지속가능 패션디자인의 새로운 관점을 다각도에서 모색할 수 있는 필수적인 연구라 생각된다.

이에 본 연구는 마린 세르의 지속가능 패션디자인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선행연구를 살펴보고 이를 종 합하여 지속가능 패션디자인의 특성을 고찰하고, 이 를 기반으로 패션디자이너 마린 세르 컬렉션을 분석 하였다. 연구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선행연구를 통하여 지속가능 패션디자인의 특성을 분 류, 분석하여 미적 특성을 알아본다. 둘째, 선행연구 를 통해 분석된 지속가능 패션의 특성을 기반으로 마 린 세르 패션 컬렉션에 나타난 지속가능 패션디자인 의 특성을 고찰한다. 미적 특성을 위한 선행연구 분석 은 2010년에서 2023년 사이에 발표된 지속가능 패션 디자인 관련 논문 중 지속가능 패션의 특성을 넓은 범 위로 분석한 연구를 대상으로 하였고, 마린 세르 컬렉 션 분석은 마린 세르가 파리 컬렉션에 데뷔한 2018 FW 시즌부터 최근 2023 SS 시즌까지 총 10개의 컬렉 션으로 한정하였다.

Ⅱ. Background

1. Aesthetic characteristics of sustainable fashion design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하여 Fuad-Luck(2004)은 ‘미 래 세대를 위한 자원의 능력을 유지하면서 현재 세대 를 충족시키는 발전’을 의미하며, 사회, 경제, 환경 분 야에서 재생산이 가능한 절제된 상태의 개발을 의미 한다고 하였다. 이처럼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미래와 현재가 하나이며 다음 세대와 환경과 자원을 함께 향 유할 수 있도록 보존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 한 것이다. 이러한 지속가능성은 경제적, 사회적, 환 경적 측면의 균형과 함께 제품 기획 및 개발에 있어 지속가능한 프로세스를 적용하여 사회적 형평성과 친 환경적이며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디자인으로 현재와 미래세대를 위한 제품을 생산하도록 계획하는 것을 의미한다(Shin, 2015).

이에 본 연구에서는 지속가능 패션의 미적 특성 및 디자인 방법 분석을 위해 선행연구를 조사하고 이를 종합하여 지속가능 패션디자인의 특성을 도출하였다. Suh(2014)는 에코 패션디자인의 미적가치를 기능의 융합성, 형태의 내구성과 감성의 치유성으로 나누었 다. Ham(2014)은 현대 니트 패션에 나타난 에코 디자 인의 경향의 미적 특성을 최소성, 기능성, 복합성, 전 통성으로 구분하였다. Lee and Yim(2015)은 업사이 클 제품 및 패션디자인의 특성과 가치를 시간성, 윤리 성, 희소성으로 나누었다. Kook and Kim(2016)은 지 속 가능한 제로웨이스트 패션디자인의 특성을 발상의 자유로운 전환과 설계와 구성 방법에서의 자율성, 표 현 방법의 의외성과 우연성, 소재 사용의 절제에 따른 간결성으로 분석하였다. Heo and Kim(2017)은 윤리 적 패션디자인의 특성을 탈경계성, 희소성, 자원의 순 환성으로 나누었다. Lee and Um(2018)의 연구에서는 업사이클 패션디자인의 특성을 환경성, 독창성, 심미 성, 가용성, 전환성, 해체성, 희소성으로 분류하였다. Lee and Lee(2019)는 친환경 디자인의 특성을 단순 성, 유희성, 자연성, 수공예성, 전통성으로 구분하였 다. Jung and Choi(2020)는 지속가능한 패션의 가치로 환경성, 경제성, 희소성으로 제안하였다. 선행연구에 나타나는 지속가능 패션디자인의 특성을 정리하면 다 음 <Table 1>과 같다.

이와 같이 선행연구를 종합하여 살펴본 결과, 특성 의 범위나 용어 정의는 연구자 별로 다른 부분도 있지 만 연구자의 용어의 해석을 분류, 분석하여 종합한 결 과 지속가능 패션디자인의 특성은 순환성, 기능성, 단 순성, 해체성, 전통성, 수공예성, 의외성, 희소성, 자연 성, 윤리성, 시간성 등으로 분류되었다. 순환성은 환 경보호와 자원 절약을 중점으로 하는 특성으로 경제 성, 자원의 순환성, 최소성, 형태의 내구성으로 표현 되었다. 이는 환경이 디자인은 물론 상품기획 브랜드 기본 신념에도 영향력을 주어야 한다는 것으로, 환경 을 오염시키지 않으면서 폐기된 것을 활용한 재생산 으로 디자인적 가치를 부여하는 특성이다. 기능성은 인간의 편리와 안전을 위한 특성으로 단일성, 기능의 융합성으로 표현되었다. 용도와 목적에 충실한 형태 로, 과학적 기술을 통해 다기능성을 주어 의복의 가짓 수를 줄이거나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특성이다. 단순성은 최소한의 재료 사용과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생산과정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긴 의복 수명주기를 부여하는 특성으로 반복성으로도 표 현되었다. 불필요한 공정을 최소화하여 그린 공정을 추구하고 반복적인 모듈 디자인 등을 통해 지속가능 성을 추구한다. 해체성은 의복의 구조, 재료, 성별 등 의 경계를 없애고 다양한 발상과 자유로운 전환이 가 능한 특성으로 발상의 자유로운 전환, 탈경계성, 가용 성, 유희성, 미완성의 완성, 불균형의 균형으로 표현 되었다.

해체성은 제품을 변화, 환원시켜 사용함으로써 새 로운 재료의 역할을 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상태로 탈 바꿈하는 구조적 전환으로 나타난다. 전통성은 자신 의 문화에 대한 존중과 소통을 기반으로 각 민족 고유 의 문화와 지역적 특색을 이해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 는 특성으로 문화 다양성의 형태로 나타났다. 타 문화 에 대한 이해와 포용의 자세로 문화적 다양성을 고려 하고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전통적인 패 턴, 수공예 기법들이 현대에 재해석되어 단순한 재현 이 아닌 이미지 차용으로 표현된다. 수공예성은 심미 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재료, 새로운 방식, 다양한 문 화가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발상과 감성, 가치에 대한 이해와 만나 섬세한 수공예적 터치로 나타나는 특성 으로 장식적 희소성, 심미성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복 의 독창성을 높여주고 희소성을 갖게 해주어 의복의 구매에 대한 높은 니즈로 연결되어 브랜드에 경쟁력 을 갖게 해준다.

의외성은 재조합, 재배치 등 다른 특성과의 융합의 과정에서 우연하게 나타나는 특성으로 단순함의 독특 함, 표면의 의외성과 우연성, 위치의 재편성으로 나타 났다. 단순한 디자인에 새로운 요소를 접목하거나 기 본적인 요소의 위치이동이나 방향 전환으로 나타나기 도 한다. 희소성은 한정된 재료에서 오는 특성으로 독 창성으로도 표현된다. 희소성은 수공예성의 장식적 희소성과 구분되는 자원의 희소성이다. 무한하게 사 용하거나 만들 수 없는 자원이라는 점에서 한정이라 는 희소 가치를 지니게 된다. 또한 재사용된 자원은 기존에는 보지 못한 표현 효과를 가져와 디자인의 의 외성으로도 나타난다. 자연성은 자연으로 회귀를 주 장하는 순수성으로 자연 친화적 색감, 소재, 문양 등 자연주의 디자인으로 나타나는 특성으로 친환경 및 감성의 치유성으로 나타났다. 현대 사회에 접어들면 서,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고 감성에 대한 니 즈가 증가하면서 자연성의 의미가 중요해지고 있다. 또한 자연 이미지는 지속가능한 생활방식을 만들어내 는 디자인 개발의 중요한 모티프로 자연의 원리에 기 반을 둔 디자인 접근방식은 생활환경의 지속가능성 문제 해결에 기반이 될 수 있다(Kam & Yoo, 2020).

윤리성은 공정무역이나 윤리적 생산방식 등 생산 자, 판매자, 구매자에게 요구되는 특성이다. 윤리적 패션은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는 이론을 기본으로 인 류의 발전을 위해서는 자연 보전이 먼저 되어하며 인 간은 이를 이루어 나가는 과정에서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는 의미로 패션계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 다(Koh & Noh, 2009). 시간성은 시간이 주는 낡음의 미학으로 인위적으로 낡아 보이게 하여 시간의 가치 를 나타내는 특성으로 시간성, 복고성으로 표현된다. 재료에 낡은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입히거나 효과를 주어 시간의 흔적을 주거나, 빈티지 재료에 현대적인 디자인이 더해져 새로운 가치와 디자인이 나타난다.

이와 같이 지속가능한 패션디자인은 모든 인간의 존엄과 안전을 바탕으로 환경보호와 자원 절약, 재활 용, 재생산으로 디자인적 가치를 부여하거나, 최소한 의 재료 사용과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생산과정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불필요한 공정을 최소화하여 그린 공정을 추구해야 한다. 지속가능 패션디자인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제품을 변화, 환원시켜 새로운 재료의 역할을 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상태로 탈바꿈 하는 구조적 전환의 방법을 활용한다. 또한 타 문화에 대한 이해와 포용으로 문화적 다양성을 고려하고 지 역적 특색을 반영한 디자인, 수공예적 터치로 의복의 독창성을 높여주고 희소성을 갖게 해주어 의복의 구 매에 대한 니즈로 연결되어 브랜드에 경쟁력을 준다. 선행연구를 통해 도출된 지속가능 패션디자인의 대표 키워드와 세부 특성은 <Table 2>와 같다.

Ⅲ. Sustainable Fashion Design Characteristics in Marine Serre

마린 세르는 벨기에 라캄브르모드(La cambre Mode) 국립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알렉산더 맥퀸, 디 올, 메종 마르지엘라, 발렌시아가에서 경험을 쌓았다. 마린 세르의 졸업작품이자 LVMH 수상작인 ‘Radical Call for Love’는 1년간 수집한 빈티지 의류를 이용하 여 제작되었으며, 파리 브뤼셀 테러를 추모하는 컬렉 션으로 19세기 유럽과 아랍 전통 의상의 볼륨감을 스 포티한 감성으로 전개하였다(Kim, 2020). LVMH 어 워드의 심사위원인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 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마린 세르의 컬렉션은 다른 이들에 비해 완성도가 뛰어났고, 오늘날 패션의 비전 을 보여주는 콘셉트가 매우 확실했다”고 하였고 겐조 의 아티스틱 디렉터였던 심사위원 움베르토 레온과 캐롤 림도 “올해 시상식 후보자들의 경쟁이 매우 치 열했지만 마린은 창조성뿐만 아니라 어패럴 비즈니스 를 이해하는 비전까지 갖췄다. 두 가지는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일부 디자이너들에게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 다”고 평가했다(Lee, 2020). ‘Radical Call for Love’ 컬렉션이 이에르 상(Hyères Prize)과 LVMH 상(LVMH Prize)을 수상하고 창조성과 비즈니스 이해도까지 겸 비한 디자이너로 평가받은 마린 세르는 3명에서 시작 한 브랜드를 2020년 60명으로 키워내며 브랜드를 성 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마린 세르의 디자인에는 어린 시절 테니스 선수로 활동했던 경험과 여러 도시에서 다양한 문화와 사람 들과의 경험들이 융합되어 있다. 이러한 성향은 다양 성을 중시하며 기능적이고 활동성이 강조된 디자인으 로 나타나 브랜드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주요 요인으 로 작용하였다. 또한 브랜드를 오랫동안 지속하기 위 해서는 확고한 브랜드 철학의 필요성을 느끼고 브랜 드의 핵심을 에코퓨처리스트(Ecofuturist)와 리얼리즘 (Realism)으로 정의하고, 디자이너라면 다양성을 위 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하였다(Bang, 2020). 실제로 마린 세르 브랜드 홈페이지에 따르면 브랜드 의 업사이클의 비중은 30%에서 2022 FW 컬렉션 기 준 90%로 증가하였다. 이처럼 지속가능 패션을 중심 으로 컬렉션을 진행해온 마린 세르에 대한 연구는 지 속가능 패션디자인의 특성 연구에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

본 연구의 범위는 마린 세르가 파리컬렉션에 데뷔 한 2018 FW 시즌부터 2023 SS 시즌까지 총 10개의 컬렉션으로 총 446장의 컬렉션 사진 자료 중 명확한 특징이 보이지 않거나 어떠한 특성에 속하기 어려운 경우를 제외하고, 최종으로 439장의 사진 자료를 분 석 대상으로 활용하였다. 분석 시 여러 가지 특성이 보여지는 경우는 컬렉션 리뷰를 참고하고 가장 우선 시되는 특성으로 분류하였다. 1차로 연구자가 유형을 분류하였으며, 2차로 5인의 의류학 전문가 집단과 검 증 절차를 거처 마린 세르의 지속가능 패션디자인 특 성을 분류하였으며, 순환성, 기능성, 의외성, 장식성, 포용성의 5개 특성으로 최종 분류할 수 있었다. 선행 연구에서 분석된 11개의 지속가능 패션디자인의 특성 을 바탕으로 분류된 마린 세르 패션의 지속가능 디자 인 특성과의 연관성은 다음 <Fig. 1>과 같다.

1. Cyclicity

순환성은 의류 재사용을 통한 순환과 디자인적 기 술개발로 나타난다. 마린 세르가 추구하는 순환은 이 미 존재하는 물질을 재활용하고 ‘재생’할 수 있는 능 력으로, 수명이 다한 제품을 재통합하여 폐기물을 줄 이는 방식이다. 의류 재사용은 브랜드의 주요 방향성 으로 2019년 3월 매치스 패션과의 인터뷰에서 브랜드 의 컬렉션은 재활용을 위해 수거된 재료나 친환경 원 단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중고 의류와 재고 의류를 구매하여 제작된다고 하였다. 이처럼 재사용을 통한 순환은 새로움을 위해 시간과 창의력을 투자하고, 버 려지는 재료에 존엄성을 회복하여 새로운 목적, 형태, 지속 기간을 부여하는 상호 노력으로 컬렉션 전반에 나타난다.

디자인적 기술개발은 이미 제작된 의류를 재해석하 는 과정에서 해체 및 재조합을 넘어 브랜드의 특색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방향으로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 인 방법은 로고의 활용으로 이는 마린 세르의 시그니 처 문양인 초승달을 다양한 기법과 형태로 의상에 프 린트처럼 표현하는데 단순한 로고의 프린트가 아닌 그 시즌에 사용할 원단에 적합한 표현개발로 이어진 다. 패턴은 초승달을 기본으로 Moon, Moon diamant, Moonogram 3가지로 나타난다(Fig. 2). 무지 원단이나 이미 프린트가 있는 의류에 다시 프린트하여 표현하 거나 엠보, 날염, 레이저 등의 다양한 기법으로 재료 에 맞게 표현된다(Fig. 3, 4 and 5). 이는 재료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요하며 재료를 더 효과적으로 이용하 여 의상의 완성도를 높이고 브랜드를 대중에게 각인 시킬 수 있는 디자인 방법이다.

2. Functionality

패션의 대상을 본인과 주변에서 찾는 마린 세르는 디자인 요소를 실용적인 기능, 운동 능력 및 도시 보 호로 생각하고 있다(Holgate, 2018). 기능성은 브랜드 의 주요한 특성으로 활동성을 기반으로 움직임의 기 능성과 형태의 기능성으로 나뉘어 나타난다.

움직임의 기능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보더라인 (borderline)’은 부드러운 감촉과 인체의 라인을 그대 로 드러내어 움직임을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나타난 다. 대표적인 ‘All Over CatSuit’는 전신을 감싸는 타 이즈 형태로 기능적 소재와 간결한 디자인으로 착용 자의 1차원적인 목적인 움직임만 집중하여 활동성을 부여한다(Fig. 6). 켓 수트는 마린 세르의 로고인 초승 달 프린트를 비롯하여 매 시즌 다양한 패턴으로 제작 되어 켓 수트 단독으로 착용되기도 하지만 기능적인 원단과 디자인으로 컬렉션 전반에 스타일링 되어 일 상에 스며드는 디자인으로 나타난다(Fig. 7).

움직임의 기능성을 표현하는 디자인 요소 중 퓨처 리즘은 마린 세르의 가치관을 보여주는 것으로 마린 세르는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이 미래를 위함이라 고 생각하며 미래는 브랜드의 큰 목표이자 목적지 같 은 곳으로 이러한 가치관이 디자인으로 표현된 것이 다(Holgate, 2018). 퓨처리즘적 디자인 요소는 움직임 의 기능성에 가장 많이 나타나며, 옵아트의 기하학적 인 프린트, 기능적인 소재들과 PVC, 메탈릭 소재, 구 조적인 라인 등과 함께 나타난다(Fig. 8).

형태의 기능성은 손을 자유롭게 하여 일상생활의 활동성을 부여하는 특성으로 포켓의 사용과 워크웨어 에서 영감을 받아 나타난다. 포켓은 형태의 기능성을 표현하는 주요 디테일로, 마린 세르는 포켓이 가방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을 정도로 포켓의 역할을 중요 하게 생각하였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마린 세르는 활동성을 위해 손이 자유로워지기를 원하였고 이를 포켓으로 해결하고자 하였다. 마린 세르의 이러한 가 치관을 가장 잘 보여주는 <Fig. 9>의 멀티 포켓 재킷 은 물병과 노트, 책, 핸드폰을 모두 넣을 수 있는 디자 인으로 마린 세르가 생각하는 삶의 방식을 적용한 옷 으로 현대 여성의 요구를 반영한 디자인이다(Nam, 2019). 유선 이어폰의 연출은 포켓이 형식적인 것에서 벗어나 물건을 담는 본래의 기능에 충실할 때 활동성 이 증가됨을 표현한 것이다(Fig. 10).

포켓의 활용은 기능성을 벗어나 상징적인 디자인 에도 적용되어 브랜드의 가치관을 강하게 전달한다. 2019 SS 컬렉션에는 낚시 조끼를 해체한 뒤 재조합해 서 제작한 드레스를 발표하였다(Fig. 11). 낚시 조끼는 포켓의 기능성이 우선시 되는 대표적인 의류로 이를 해체하여 기능보다는 심미성이 우선시 되는 드레스를 만드는 역발상으로 포켓의 형태를 더욱 돋보이게 하 였다. 2023 SS에서는 여러 의상에서 같은 계열 컬러 의 포켓만을 해체한 뒤 남성복 드레스 전체에 부착하 였다(Fig. 12). 활동성을 위한 또 다른 디자인 요소로 워크웨어를 착안한 디자인이 있다. 기능적이고 내구 성과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워크웨어는 활동성을 보여주기 적합한 스타일로 마린 세르는 워크웨어를 그대로 연출하거나(Fig. 13), 캐주얼한 디자인으로 변 형하여 나타낸다(Fig. 14).

3. Unexpectedness

의외성은 생각이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성질이 나 타나는 특성으로 마린 세르의 의외성은 재료의 의외 성과 재배열의 의외성으로 나타난다. 재료의 의외성 은 재료가 갖는 제한성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독특 한 재료의 사용이 주는 제품의 희소 가치로 업사이클 브랜드에서 주로 보이는 특성이다. 다양한 재료의 사 용 중에서도 문양이 독특하거나 의류에 사용되는 재 료가 아닌 것들로 제작되어 희소성이 더 높게 나타난 다. 마린 세르는 복고적인 꽃문양의 플리스 담요로 쿠 틔르 드레스를 제작하고 열쇠고리를 활용한 장식, 타 월의 사용 등 다양한 재료를 새롭게 재해석한다.마린 세르는 복고적인 꽃문양의 플리스 담요로 쿠틔르 드 레스를 제작하고 열쇠고리를 활용한 장식, 타월의 사 용 등 다양한 재료를 새롭게 재해석한다.

2022 S/S 컬렉션에는 체크 패턴의 테리 키친 타월 (Terry kitchen towels)(Fig. 15), 집에서 사용하는 티 타월 린넨(Tea towels linen)(Fig. 16)과 1930~1990년 대의 커트러리(Cutlery)들을 활용해서 액세서리를 제 작하였다(Fig. 17). 이 컬렉션은 집이라는 공간에서의 하루를 담은 ‘Ostal 24’라는 제목의 영화로 공개되었 는데 영화는 대사는 물론 소리 연출 없이 사람들이 집에서 움직이면서 나는 소리만을 담고 있다. 이는 마 린 세르가 의복에 대한 접근법을 단순한 착용을 넘어 의복을 삶으로 확장 시키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Holgate, 2021). 테리 키친 타월을 활용한 일상복과 신발 디자인(Fig. 18)과 티 타월 린넨을 활용하고 마 린 세르의 로고와 이니셜을 넣어 통일감을 주고 유니 폼이 연상되는 의상을 제작하였다(Fig. 19). 또한 타월 을 이용하여 드레시한 원피스를 제작하고 이와 상반 되는 터번 형태의 수건 연출을 통해 재료 사용을 위트 있게 표현하였다(Fig. 20 and 21).

이러한 컬렉션을 통해 재료의 원래 쓰임까지 생각 하는 연출과 디자인으로 재료 사용의 높은 이해도를 볼 수 있다. 이처럼 마린 세르는 재료 자체가 주는 희 소성을 넘어 표현방식이나 재료의 내적 외적 특성까 지 고려하여 재료의 의외성을 보여준다.

재배열의 의외성은 재료를 배열하는 과정에서 나 타나는 새로움이 주는 의외적 효과를 의미한다. 재배 열의 의외성을 잘 보여주는 예로는 면 티셔츠와 스카 프의 활용이 있다. 티셔츠는 주로 그래픽이 있는 디자 인을 선택하는데 이는 그래픽 티셔츠가 세대, 성별, 관심 분야와 관계없이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또한 티셔 츠는 중고 의류에서 유사한 형태와 사이즈를 갖는 아 이템이기 때문에 해체, 패턴 제작, 재단 시 용이한 특 성을 가진다. 구매된 중고 그래픽 티셔츠는 유사한 컬 러로 분류하고 재단되고, 재단된 각각의 티셔츠 조각 들은 재배열되어 새로운 의상으로 제작된다. 마린 세 르는 면 티셔츠를 활용하여 주로 드레스를 제작하는 데 이는 원재료가 갖는 캐주얼하고 대중적인 성격과 는 정반대되는 아이템의 제작으로 의외성을 보여준다 (Fig. 22 and 23).

변형이 용이하여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스카프는 자르는 것을 최소화하고 사각이라는 정해진 형태를 그대로 살려 다양하게 이어 붙이고 엮거나 꼬아서 표 현한다(Fig. 24). 체크 패턴 목도리는 목도리 원래의 형태를 크게 변형하지 않고 일상적인 스타일로 연출 하거나(Fig. 25), 클래식한 체크 원단과 재조합하였다 (Fig. 26). 이때 머플러의 특징인 프린지 장식을 그대 로 유지하여 원재료의 예측이 가능하도록 재료 재배열 을 통한 의외성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로 볼 수 있다.

4. Decorativeness

마린 세르의 장식성은 과장된 장식성과 자연적 장 식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모두 수공예적 특징을 가지고 나타난다. 과장된 장식성은 크기와 모양이 다 양한 장식을 의상 전체에 달아주거나 섬세하고 정교 하게 심미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의상에 달리는 장식들은 시계, 계량스푼, 버려진 악세사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던 재활용품들이다(Fig. 27). 수 공예적 장식들은 의류는 물론 헤드피스 등 장신구로 도 제작된다(Fig. 28 and 29).

브랜드에서 주로 사용되는 패치워크는 업사이클 브랜드에서 주로 사용하는 재사용 기법이지만 마린 세르는 남은 원단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원단의 특색 에 맞는 기법을 개발하여 의상 전체에 정교하고 고급 스럽게 표현한다. 데님을 빈티지한 무드로 표현하기 위하여 데님을 분해하고 다시 염색하여 색을 자연스 럽게 맞춘 뒤 레이저나 발염 방식을 이용하여 초승달 로고를 표현하였다(Fig. 30). 패치워크는 단순하게 조 각을 연결하는 기법이 아니라 소재에 따라 고도의 기 술과 장인정신이 요구된다. 마린 세르는 가죽 패치워 크 트렌치와 조각의 크기와 퍼의 높낮이를 다르게 가 공하여 제작한 퍼 코트 등을 통해 하우스의 기술력을 보여주었다(Fig. 31 and 32).

자연적 장식성은 자연물을 모티브로 제작한 프린 트나 자연물의 직접적인 사용으로 나타난다. 자연물 프린트는 마린 세르가 초승달 프린트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는 프린트 패턴으로 카무플라주, 꽃과 식물, 동 물무늬 등의 직접적인 표현과 추상적 표현이 함께 나 타난다. 자연물의 직접적인 사용은 자연 조형물을 들 고나오거나, 식물이나 조개 모티브의 직접적인 형태 의 장식으로 표현된다(Fig. 33).

5. Inclusivity

마린 세르의 포용성은 지속가능 디자인 특성 중 전 통성과 윤리성이 확장되어 나타나는 특성이다. 전통 성은 문화 다양성인 측면이 강하지만 마린 세르는 문 화 다양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간의 권리에 대한 특 성이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에 포용성으로 분류된다. Kwon(2009)은 포용성이란 패션을 구성하는 모든 요 소들은 상호관련성을 가지며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으 며 이는 인간과 환경을 넘어 문화적 표현까지 포함하 는 특성이라고 하였다.

마린 세르는 문화, 환경, 윤리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디자인은 패션계에서 높게 평 가받고 있다(Mower, 2022). 브랜드의 상징인 초승달 을 두고 패션계에서는 이슬람 문화의 전유라는 논란 이 있었다. 초승달이 이슬람교에서 유일신 ‘알라’를 상징하거나 ‘진리의 시작’을 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린 세르는 초승달은 아랍 문화에서 참고한 것이지 만 문화적 배경은 참고하지 않았고, 문화의 국경은 없 으며 모든 여성을 동등하게 표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 하며, 초승달의 사용이 왜 문제되어야 하는지를 알 수 없다고 하였다(Son, 2018). 초승달 외에도 전통 부르 카를 떠올리게 하는 얼굴 커버링에 대한 논란에도 그 것은 고대의 상징일뿐 누군가에게 구속된 것이 아니 기에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Fig. 34, 35, and 36).

이는 문화를 대하는 탈 경계적 특성으로 마린 세르 는 사회적, 문화적 경계를 디자인 안에서 모두 평등하 게 인식하여 문화의 다름이나 좋고 나쁨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디자인 요소로 생각하여 표현하 며, 타 문화를 디자인에 적용함에 있어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사용하는 문화의 전유와는 다르다. 이 외에 도 성의 융합적인 디자인, 인종, 성별, 연령, 체형, 스 타일이 각기 다른 모델들을 런웨이에 세우며 인류 다 양성을 실천하고 있다(Fig. 37, 38, and 39). 이와 같은 마린세르의 지속가능 패션 디자인을 정리하면 <Table 3>과 같다. 이처럼 마린 세르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어가고자 문화, 환경, 윤리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 고 이들을 구분짓기 보다는 평등하게 받아들이고 자 유롭게 표현하고 있다.

Ⅳ. Conclusion

패션디자이너는 자신만의 가치관과 창의성을 통해 차별성과 정체성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 경쟁력을 가 진다. 본 연구는 브랜드의 시작부터 지속가능성을 추 구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온 마린 세르 컬렉션 분 석을 통해 지속가능 패션디자인의 특성을 분석하고 지속가능 패션디자인의 방향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 였다. 이를 위하여 선행연구을 통해 지속가능 패션디 자인의 미적 특성을 분류, 분석하고 마린 세르의 2018 FW부터 2023 SS까지의 컬렉션 분석을 통해 고찰 내 용을 종합하여 마린 세르 컬렉션에서 나타나는 지속 가능 패션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선행연구를 통해 분 석된 지속가능 패션디자인의 특성은 순환성, 기능성, 해체성, 전통성, 장식성, 의외성, 희소성, 윤리성, 시간 성 9가지로 분류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도출된 마린 세르의 지속가능성 특성은 순환성, 기능성, 의외성, 장식성, 포용성으로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순환성은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 전반에 나타 나는 특성으로 제품의 시작부터 폐기 후까지 고려하 여 재료의 수급과정, 디자인 과정, 생산과정, 판매과 정, 폐기과정을 통틀어 끊임없는 선순환을 만드는 특 성이다. 마린 세르는 중고의류와 폐자원에서 재료를 찾고 시그니쳐 문양인 초승달을 그 시즌에 사용할 원 단에 적합하도록 표현기법을 개발하여 새로운 디자인 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원단의 특성을 활용하여 장식 적인 효과를 주면서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디자인 으로 나타난다.

둘째, 기능성은 움직임의 기능성, 형태의 기능성으 로 나타나며 움직임이 중심이 되어 일상생활에 활동 성을 부여한다. 이는 움직임을 용이하게 하여 자원과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의지와 가치관이 보여지는 특성이다. 기능성 표현은 퓨처리즘적 요소 를 사용하여 실용적이고 미래적인 특성을 강조하여 표현하고 있다.

셋째, 의외성은 지속가능 패션디자인 특성의 해체 성, 의외성, 희소성이 결합된 특성으로 재료의 의외 성, 재배열의 의외성으로 나타난다. 다양한 중고 재료 의 사용시 의외성을 갖는 재료와 구성으로 희소성과 의외성을 표현하고 업사이클 재료와 컬렉션 주제를 연결시켜 재료의 내적 의미까지 고려하고 있다.

넷째, 장식성은 수공예적 특성을 기반으로 과장된 장식성과 자연의 표현으로 나타난다. 의복 전체에 다 양한 형태와 재료의 장식를 달아 과장된 장식성을 표 현하고 자연물 그대로를 장식으로 사용하거나 자연을 응용한 프린트를 사용한다.

다섯째, 포용성은 전통성과 윤리성을 기반으로 다 양성이 더해져 나타난다. 마린 세르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의 인류가 공존해야 한다 는 생각을 가지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함이 다. 이를 위해 문화, 환경, 윤리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구분 짓기보다는 평등하게 받아들이고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마린 세르 컬렉션에 나타난 지속가능 패 션의 특성 분석을 통해 지속가능 패션디자인 개발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재고로 추후 지속가능 패 션디자인 개발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한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디자이너들의 표현 특 성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이에 지속가능 디자이 너 브랜드의 디자인 특성을 물론 지속가능 디자인을 위한 다양한 방식과 행동에 대한 연구들도 지속되어 실질적으로 브랜드를 운영하고 디자인 기획 및 개발 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