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Introduction
오늘날 디지털 기술로 구현된 가상 이미지는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물상과 다른 새로운 형상으로 나타나며 문화 산업 전반에 활용되고 있다. 상상, 기억, 지식, 종교 는 컴퓨터와 디지털 네트워크가 생기기 이전에 생긴 가상화의 매개물로 현실의 창조를 전달하는 하나의 주요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다(Lévy, 1995/2002). 그러 나 디지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가상 이미지는 가상 과 현실의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의 구체적인 표상으 로 나타나며, 이것이 구현하는 기존에 볼 수 없는 새 로운 초월적 현상이 현실세계에 등장하면서 가상세 계를 접하는 수용자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 러한 변화를 통해 출현되는 새로운 현실은 은유와 환유의 메타피직스(metaphysics)에서 확장된 파타피 직스(pataphysics)로 이해할 수 있다.
파타피직스는 프랑스의 작가 알프레드 자리(Alfred Jarry, 1873∼1907)가 제언한 형이상학을 패러디한 명 칭으로, 일상과 몽상이 중첩된 현실, 즉 상상력을 통 해 가상과 실재를 화해시키는 학문이다(Jin, 2014). 이 러한 현실과 가상이 중첩된 파타피직스는 정보공학 기술의 발전으로 하나의 새로운 현실로 인식되기 시 작했으며, 2016년 보닝턴 갤러리(Boingington Gallery) 에서 개최된 워크숍에서는 디자인 분야에서의 파타피 직스의 활용 방안을 소개하였다(Bonington gallery, 2016).
디지털 환경에서 가상세계는 컴퓨터를 통해 인공 적인 공간을 구현하여 사용자가 미디어 속 세상을 마 치 현실처럼 경험하게 하며, 이때 몰입과 실재감을 통 한 사용자의 경험은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Noh & Lee, 2017). 이처럼 디지털 패러다임은 기존의 시스템 과 구조에 도전하여 규범과 가치를 전복시키는 영감 으로 활용되며, 새로운 재료와 기술 그리고 개념에 대 한 다양한 실험을 장려하여 지적인 자극을 주는 파타 피직스의 철학과 일치한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증강현실, 메타버스, 가상모델 등과 같은 첨단 디지털 기술은 단순히 가상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이미 지를 중첩하여 보여줌으로써 패션산업에 혁신과 창의 성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는 파타피직 스의 관점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특히 상징적 측면을 중요시하는 패션산업에서 콘셉트를 차별화하고 창조 적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기술력을 통해 다양한 이미 지 가치를 창출하고 대중에게 인지도 향상과 브랜드 이미지 소구를 위한 전략적 도구로서 풍부한 시각적 메시지 전달을 가능케 한다. 그 예로 구찌(Gucci)는 자사 앱을 통해 대표 상품인 스니커즈를 가상으로 착 장할 수 있는 증강현실 콘텐츠를 공개하였고, 타미 힐 피거(Tommy Hilfiger)는 자사 상품을 착용한 증강현 실(AR) 3D 가상모델로 구현하여 2018년 타미나우 스 냅(Tommynow Snap)을 출시하였다(Lee & Ku, 2020). 또한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발렌시아가(Balenciaga)는 브이벅스(V-Bucks) 의류를 출시하였고, 돌체 앤 가바 나(Dolce & Gabbana)는 실물 패션제품과 디지털 버 전인 그래픽 아트를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하였다(H. J. Park, 2022).
급속도로 발전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파타피직스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현재까지 파타피직스의 영향 에 대해 분석한 연구들은 파타피직스 철학과 건축디 자인의 관계성에 관한 고찰(Ryu, 2016), 트랜스 미디 어 환경에서의 미디어산책자 경험과 파타피직스 공간 특성 연구(Jeong, 2021), 체코인의 민족적 파타피직스 -야라 치므르만(Chung, 2022), 게임 캐릭터 기반 버추 얼 아이돌의 파타피직스 연구(Kim & Han, 2020), 킨 드레드에 나타난 옥타비아 버틀러의 파타피직스 세계 (Cho, 2022) 등 주로 문학과 건축, 게임 등의 분야에 서 행해졌으며, 패션분야에서는 파타피직스의 활용 분야로 범주화할 수 있는 증강현실, 가상모델, 메타버 스 등 미시적 측면에서 연구가 주로 이루어졌다. 전반 적으로 패션 산업에서 파타피직스의 영향력은 복잡하 고 다면적이며 객관적인 정량화가 어렵기에 사례 연 구 및 전문가의 의견과 같은 질적 방법에 의존할 수밖 에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 하지만 디지털 패러다임으 로의 전환이 일어나는 시점에 파타피직스의 관점에서 패션산업에 나타난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시각적 이 미지의 표현방식 분석은, 파타피직스의 영향성에 대 한 차별적인 시사점을 도출하고 향후 패션산업의 발 전방향을 모색하는 데 심도깊은 탐구와 이해를 위한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방법으로는 선행연구와 문헌조사를 통해 가 상 이미지를 활용한 파타피직스의 개념과 디지털 환 경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마련한다. 현대 패션산업에 나타난 파타피직스의 표현방식은 디지털 기술을 통한 가상 이미지의 활용 방식인 증강현실, 메타버스, 가상 모델로 구분하여, 각 기술의 개념과 패션에 활용되는 사례를 패션 및 디자인 관련 리뷰를 다룬 뉴스와 매거 진 등 국내외 관련 저널, 서적, 인터넷 패션 사이트를 중심으로 패션쇼, 패션필름, 패션 디스플레이, 이커머 스 등의 패션 이미지를 수집하여 분석하였다. 연구 범 위는 파타피직스를 디자인 분야에 활용하기 위한 연 구가 시작된 2016년부터 현재까지 파타피직스의 관 점에서 바라본 패션 산업 전반의 다양한 사례들을 대 상으로 하였다.
II. Theoretical Background
1. The concept of pataphysics
파타피직스는 근대 과학의 이성적 사유에 대한 저 항으로 나타난 20세기 초 엘리트의 철학적 사유로 시 작되었다. 프랑스 극작가, 알프레드 자리는 과학적 사 유를 부조리에 이를 정도로 극단으로 몰고 감으로써 이성의 한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시적 상상력의 부활 을 주장하였고, 메타피직스로 설명이 힘든 비논리적 이며 부조리함을 표현하는 일종의 풍자와 패러디를 파타피직스라 칭하였다(Chang & Chung, 2016). 메타 피직스는 메타(meta) ‘이후’라는 의미의 형이상학을 의미하고, 이를 패러디한 파타피직스의 파타(pata)는 ‘이상’을 가리킨다. 즉, 파타피직스는 형이상학 위의 학문 즉 초형이상학이라 할 수 있다. 파타피직스가 메 타피직스의 패러디라면 파타포는 은유를 의미하는 메 타포의 패러디이다(Jin, 2011). 파타포는 두 사물이 중 첩된 형태로 관계성을 초월하여 변역(變易)적 조합을 나타내는 예측 불가능한 모순의 특징을 가지고, 유사 혹은 대조되는 대상 간의 정해진 형식 없이 혼재시켜 표현한 물리적 가상(physical virtuality)으로 나타난다 (Jeong, 2021).
파타피직스는 철저한 논리를 가지고 만들어진 단 어라기보다는 기존의 철학체계가 표현하지 못하는 비 논리적, 초월적 혹은 부조리한 측면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개념은 알프레드 자리가 만든 위비 왕 (Ubu Roi) 및 그 외의 문학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다. <Fig. 1> 위비 왕의 연극은 문맥에 맞지 않는 엉뚱한 대사를 하거나 극 중 관객과의 급작스러운 소통을 시 도하는 등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인위적인 요소를 제거한 창의적 시도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자리는 위 비 왕에서 현실성이 결여된 사건, 꼭두각시 같은 인 물, 인형극에서 사용하듯 상황판들을 가지고 무대 위 를 도는 수법 등 의도적으로 논리와 시공간의 범주를 제거하고, 아이처럼 유치한 행동들, 속임수, 무일관 성 등을 늘어놓으며 상상력의 힘을 발휘하였다(Hong, 2002). 1948년 파리를 시작으로 <Fig. 2>의 ‘콜레주 드 파타피직스(Collège de Pataphysique)’가 창설되고 여기에 많은 학자와 예술가들이 가담하면서 파타피 직스는 20세기 중반 유럽의 지성계에 큰 영향력을 발 휘하였다. 20세기 미술의 방향을 바꾼 마르셀 뒤샹 (Marcel Duchamp, 1887~1968)과 프랑스 문학의 컬트 적 존재인 레이몽 루 셀(Raymond Roussel, 1877~ 1933)도 콜레주 드 파타피직스에 속한 이들이다(Han, 2021). <Fig. 3> 마르셀 뒤샹의 작품은 나무 의자에 뒤 집힌 자전거 바퀴를 올려놓은 형태로 맥락을 벗어난 오브제들의 조합은 예술과 일상적인 물건들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잠재의식과 비이성적인 것을 탐구한 초현실주의자들에게 파타피지컬 운동은 전통적인 사고와 인식 방식에 도전하는 새로운 형태 의 문학과 예술을 창조하는 수단이 되었다. 이처럼 파 타피직스 철학이 가지는 풍자와 비판, 기존 체계의 부 정 등은 현대적인 예술개념과 상통하며(Ryu, 2016), 일상에서 몽상의 요소를 찾아냄으로써 과학적 이성이 지배하는 현실을 피해 초현실로 도피하려 했다(Jin, 2014). 파타피직스는 기존의 질서와 단절되는 메시지 를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가능하게 하는 놀이 또는 장 난과 같은 형식으로 이해되며 예술적 상상력으로 연 결되어 나타난다.
2. Digital environment and pataphysics
디지털 기술은 현실세계에서 벗어나 상상력이 가 미된 미묘한 상황을 경험하게 하고 비정형적인 조형 을 생성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파타피직스는 가상세 계에 물리적 현상이 반영되어 상호 간 분리되지 않는 중첩된 현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현실과 가상 사이 의 명확한 체계가 모호화되는 상황이 연출된다. 이 러한 현상은 단순 은유적 방식의 메타포를 넘어 파타 포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 1929~2007)에 따르면 현대사회는 실재와 기호 사이의 분명한 경계선이 사라지고, 더 이상 존재 와 외양을 나누던 실재와 그 개념을 나누던 거울이 없 다(Park, 2016). 파타피직스는 현실의 형이상학적 의 미를 가상세계에서 시각화하고, 시각화된 이미지는 대상의 단순한 재현이나 모사에서 벗어난 새로운 대 상물로서 실재성과 생명력을 가지게 된다. 나아가 첨 단 기술의 모사물 세계는 실재 현실보다 지극히 자극 적이며 실재성에 있어서도 훨씬 깊게 초과되어 있다 (Lee, 1998). 파타피직스는 디지털 기술과 함께 상상 력을 통한 문제 해결의 방식으로 조형예술 분야에 지 대한 영향을 미쳤다. 파타피직스는 형이상학을 넘어 상상의 영역을 탐구하는 철학적 개념으로, 규칙보다 는 예외, 논리보다 상상에 대한 아이디어 도출을 통해 역설과 모순, 부조리의 조형성을 가지고 예술을 수용 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다. 파타 피직스는 상상의 세계를 현실에서 구현하여 인간의 창작 욕구를 해결하고, 시공간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 의 융합을 시도하여 다양한 공간을 생성하는 내적 구 조를 가진다. 현대 디지털 패러다임의 시대에 인간은 가상세계임을 인지하면서도 또 다른 하나의 현실로 수용하고 파타피직스가 지닌 의미를 자연스럽게 받아 들인다.
다양한 분야의 융합 방식은 인간의 심리적 내면세 계가 물리적 외부세계에 스며들어 동일시되는 현상을 보여주며, 자아는 탈육체화된 가상의 복제물로 변경 되는 환상적 존재로 구현되고 상상력을 실행하는 데 제한이 없어진다. 예로 <Fig. 4>의 2020년 미국 대통 령 선거에서 당시 조 바이든 후보는 닌텐도 게임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통해 선거 유세를 펼쳤다. 메 타버스 형식의 많은 유저를 보유한 게임에서의 선거 운동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제공하고 물리적 시간의 한계에서 벗어나 단시간에 많은 유권자를 접 촉할 수 있다. 이처럼 가상과 추상의 의미를 가진 메 타(meta)와 현실세계의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환경에서 사회․문화적 행위를 가능케하는 일종의 플랫폼으로 현실세계에도 동일하게 개입한다. <Fig. 5>는 미디어 아티스트인 제 프리 쇼(Jeffrey Shaw)의 ‘Fall Again, Fall Better’ 작 품으로, 관람객이 직접 압력에 민감한 바닥 매트를 밟 으면 모니터의 인간 형상의 캐릭터가 넘어지는 체험 형 미디어 아트이다. 모니터에 나타난 형상물은 인간 의 근골격계 생리학에 적용되고 체험자가 밟는 압력 에 따라 다른 형태로 넘어지게 되며 넘어졌다 일어나 는 반복되는 행위로 인간의 실패와 재도전에 대해 생 각해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현실 공간에서의 관람자 의 직접 행위는 체험자의 몰입을 유도하고, 가상공간 의 조작 및 능동적 통제는 패러독스적 상황을 만들 어낸다. 제프리 쇼는 실제와 가상의 조합 혹은 실제 와 상상의 조합과 분산된 내러티브는 미래 미디어 예술의 주요한 양상이라고 하였다(Park, 2016).
이처럼 파타피직스는 인간의 상상력을 발휘한 과 학 기술 자체의 예술화를 통해 현실세계의 시공간적 위계와 제공자와 수용자 간의 역할을 해체하면서 디 지털 창의성을 발휘한다. <Fig. 6>의 가상 건축물은 중력에 반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건물외부는 도자기의 형태와 재질을 모티브로 설계되어 있으며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그림자와 색의 변화를 통해 환 상적 외관을 연출하였다. 가상 건축물은 다양한 재료 의 활용이 가능하고 중력의 모순을 표현할 수 있는 디 지털 창조성과 실재 건축물의 형태와 구조를 가지는 물리적 창조성이 동등해지는 파타피직스 세계에서 미 적 조형물로서 존재한다. 이처럼 테크놀로지를 활용 한 파타피직스는 모든 산업에서 미학적 가능성을 발 견하고, 과학과 예술의 합치를 통해 무한한 조형성을 창출한다는데 의미를 가진다.
Ⅲ. The Expression of Pataphysics in Modern Fashion
현대 패션산업에서 파타피직스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함께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물리적 제약 없이 이미지로 시각화하여 브랜드 콘셉트를 강화한다. 또 한 뉴미디어를 통한 다양한 방식의 연출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패션정보를 제공하며, 소비자와 커뮤니케 이션을 시도한다. 이처럼 디지털 패러다임의 대두로 파타피직스는 패션 산업이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 나 디자인, 홍보, 유통 등의 전달체계가 융합된 다양 한 뉴미디어로 발전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으며, 브랜드 콘셉트의 독특한 연출과 가상 패션의 조형성 은 패션을 예술 문화 분야로까지 확장시켰다. 또한 창의적 콘셉트는 가상과 현실 공간의 혼재라는 상호 간 특수한 관계 속에서 다채로운 감각으로 확장되어 나타나고, 소비자는 체험을 통해 재미와 흥미를 느 끼고 패션 정보를 획득한다. 이처럼 파타피직스적 사고는 비물질을 활용한 비정형적 조형의 창작 도구 로 활용되고,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매체가 생성하는 자유로운 유동적 방식은 패션기업과 소비자의 행동 과 인식이 전환되는 계기를 마련하며 현대 패션산업 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현대 패션에 나타난 파타피직스의 표현방식을 알아보기 위해 패션쇼, 패션필름, 패션 디 스플레이, 이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출되는 사 례를 분석하였으며, 이는 몰입과 상호작용 기반의 증 강현실 방식, 가상플랫폼 중심의 메타버스 활용 방식, 가공된 자아의 표상물로서 가상모델 활용 방식으로 범주화할 수 있다.
1. Augmented reality method based on immersive type and interaction
디지털 환경에서 파타피직스는 현실과 가상의 영 역이 혼재된 상태를 나타내는데, 패션산업에서 소비 자, 패션상품, 패션정보, 패션 환경 등 일부는 물리적 형상으로 나타나고 일부는 가상적 형상으로 표출되어 수용자에게 한계가 없는 설계된 공간을 제공한다. 현 대 패션산업은 파타피직스를 표현하는 도구로 현실세 계에 가상의 이미지를 결합하는 증강현실 기술을 채 택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 안경 등의 기기로 가상의 사물과 디지털 정보가 물리적 세계에 중첩된 형태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증강현실은 소비자의 쇼 핑 경험을 향상시키고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다양한 콘셉트를 표출하는 등 패션산업이 소비자와 상호작용하는데 획기적이고 실험적인 방식으로 사용 된다. 가상현실은 가상환경 내에서 사용자의 오감을 확장하고 공유하면서 경험하기 어려운 상황을 간접적 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서 몰입형 기기를 통해 현실세계와 단절된 콘텐츠를 체험하게 한다. 반 면 증강현실은 현실 공간과 사물에 증강된 콘텐츠를 합성해 사용자가 보다 많은 정보를 획득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서 현실세계와 융합된 콘텐츠 를 제시한다(Song, 2021).
패션 산업에서 증강현실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 중 하나인 가상 피팅 시스템은 소비자들이 의류상품과 액세서리의 착장 상태를 가상 이미지로 확인하거나, 전자 매체를 통해 자신의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한 후 제품의 이미지를 파악하여 구매 여부를 결정하고 브 랜드의 프로모션에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된다. 가상 피팅 시스템은 착장자 신체 에 가상의 의복을 중첩된 이미지로 표현하면서 물리 적 역설 현상을 나타낸다. 또한 패션 추천 시스템은 소비자가 시도해보지 않던 파격적인 패션의 선택과 조합을 가상으로 시도해 보도록 함으로써 다양한 자 아와 개성을 분출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Fig. 7>과 같이 H&M 그룹은 스마트 미러에 가상 피팅뿐만 아 니라 원활한 결제 옵션, 맞춤형 스타일링 추천, 업그 레이드된 배송 및 반품이 가능한 기능을 추가하는 등 디지털 기술을 통한 쇼핑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또한 피팅룸에 설치된 스마트 미러에는 소비자가 피 팅룸을 벗어나지 않고도 다른 컬러와 사이즈 상품을 요청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소비자의 만족 을 향상시켰다. 이러한 가상 피팅 시스템은 시공간의 경계를 초월한 파타피지컬한 가상 패션을 만들고 디 자이너와 사용자에게 상호작용적이고 몰입적인 풍부 한 패션 경험을 제공한다.
<Fig. 8>은 멕시코 인터모다(Intermoda) 박람회에서 개최된 퓨투리아(Futuria) 패션쇼로, 관객들은 모바일 을 통해 드레스의 컬러가 변화하거나 쓰레기 장식이 보석으로 교체되며 죽은 곤충이 다시 살아나서 움직 이는 등 가상의 이미지로 전환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증강현실 기술은 패션 제품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를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상호작용의 매체가 되고, 소 비자가 흥미롭고 개인화된 경험을 창출할 수 있는 도 구로 활용된다. 즉 증강현실의 활용으로 패션 브랜드 는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 와 연결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여성복 브랜드 보브(Vov)는 <Fig. 9>와 같이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가을 컬렉션의 화보를 담은 룩북을 제작하였다. 전통적인 2차원의 인쇄 방식이 아 닌 입체적인 3D 영상으로 신상품의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제작된 이 룩북은, 제품의 구체적인 디테일 과 뒷모습 등을 방향을 전환하거나 확대할 수 있는 능동적 제어기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이처럼 증강현실 기술은 소비자에게 패션상품의 착장과 구매 선택에 보다 편리하고 정확한 방법을 제 공하고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 써 패션 산업의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2. Metaverse utilization method centered on virtual platforms
패션기업은 소비자에게 패션상품의 이미지, 가격, 소재, 컬러 등 정보를 제공함에 있어 흥미와 재미의 요소를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여 활용한다. 그중 가상의 매장환경에서 소비자를 대신한 가상의 캐릭터가 의상과 액세서리을 착장하거나 상품의 정보 와 스타일링 등 원하는 정보를 획득하는 메타버스 방 식은 파타피직스를 표현하는 가상플랫폼을 구현한다. 메타버스는 ‘가상 및 초월’을 뜻하는 메타와 세계 및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를 합성한 신조어로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혼합현실을 의미한다(Kang et al., 2021). 이러한 메타버스는 물질세계와 가상현실을 연결하고 사용자들의 경험이 상호 연결되며, 경제적 인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플랫폼의 역할 을 한다(Kim, 2022). 고도화된 기술은 인간과의 상호 작용으로 사회적 맥락을 획득할 때 대중화가 되고, 이 는 기술과 미디어가 인간의 요구에 부합함으로써 존 재론적 의의를 획득함을 의미한다(Yun, Lee, & Yun, 2021). 현대 사회는 정보화 시대를 거쳐 메타버스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데,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확장 으로 구축되고 있는 가상세계로서 사람들은 물리적 경계에 의해 제한받지 않는 가상공간에서 서로 상호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이 패션을 소비하고 경험 하며, 패션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을 변화시킴 으로써 패션 산업의 무한한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패션 산업에서 메타버스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 으며, 소비자들은 자아를 대체한 아바타를 생성하여 물리적인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거나 구매가 힘든 독특한 의상이나 하이엔드 패션상품을 착장한다. 이 는 패션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가상의류 아이템과 액 세서리를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패션 시장으로 확대 되고, 가상 이미지와 동일한 실제 상품을 구매하는 방 식으로 연계함으로써 파타피직스한 세계를 보여준다. 패션기업이 제공하는 메타버스라는 공간에 소비자들 이 직접 참여하여 패션 정보를 획득하고 교류하며 정 보의 장을 형성하여 기업과 소비자, 소비자와 소비자 간의 다중 네크워크를 통해 패션 정보 이동을 확장한 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은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새로 운 컬렉션을 선 공개하거나 정품인증, 회원가입, 쇼핑 쿠폰제공 등 다양한 방식의 프로모션을 기획하여 소 비자 유입을 유도하고, 누구나 다양한 정보를 획득하 고 누릴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정보의 대중화와 민주화 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 중 하나인 구찌(Gucci)는 메타버스 기술의 선구자로 온라인 시장에서 브랜드 의 인지도와 고객 경험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게임 플랫폼 ‘구찌 아케이드’를 출시했다. 가상의 구찌 세 계관을 배경으로 한 게임형식의 플랫폼에서 플레이어 는 포인트를 획득하여 모바일 기기의 구찌 테마 배경 화면과 같은 가상 배지 및 특별 경품을 수집하거나 잠 금 해제할 수 있는 방식을 활용하며, 이는 소비자에게 흥미와 유희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구찌는 다양한 방 식의 가상 플랫폼을 출시하였는데, <Fig. 10>의 구찌 빌라는 매장 탐색과 제품 정보 제공을 통해 구매로 이 어지는 방식의 가상 쇼핑 시스템 구축 사례를 보여준 다. 뿐만 아니라 구찌 빌라는 협업된 미술 전시회 개 최, 패션필름 상영 등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시도하는 데, 이러한 디지털 공간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에 참 여할 수 있는 몰입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Fig. 11>은 영국 브랜드 버버리(Burberry)가 로블록스(Roblox) 메 타버스 플랫폼에서 한정 판매한 핸드백으로, 구름을 소재로 제작된 가상 이미지 제품이다. 메타버스 속에 서 아바타를 스타일링하는 소품 아이템으로 판매된 이 제품은 동일한 모델명으로 실물 제작되어 오프라 인 매장에서 판매되기도 하였다. 메타버스 내에서는 구름, 물, 나뭇잎 등 실제 현실세계에서 사용이 불가 한 비물질을 활용하여 제작함으로써 재료의 다양성에 의한 예술적 표현의 확장 가능성을 파타피직스로 표 출하였다. 파타피직스의 관점에서 메타버스는 가상공 간과 물리적 현실을 연계하여 다중 네트워크를 형성 하며, 이종산업과의 협업을 용이하게 하는 장점을 가 진다. <Fig. 12>는 패션기업인 발렌시아가(Balenciaga) 와 게임사인 포트나이트(Fortnite)의 협업 이미지로 게 임 내에서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캐릭터에 가상의 발 렌시아가 매장에서 쇼핑한 디지털 의상을 착장시킬 수 있다. 메타버스는 다양한 이종산업의 결합으로 효 과를 극대화하는데, 산업의 경계를 뛰어넘은 혁신적 인 협업은 창의적인 조형미와 흥미로운 콘텐츠로 소 비자의 이목을 끌 수 있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는 가상 의 디지털 공간으로서 소비자들은 개인의 스타일과 선호도를 반영해 맞춤형으로 제작한 아바타에 가상의 패션 아이템을 무궁무진한 조합으로 믹스매치 함으로 써 자신의 개성과 정체성을 표현한다. 이는 소비자들 이 자신의 개성을 좀 더 개인화되고 창의적인 방식으 로 표현할 수 있는 패션플랫폼으로서 메타버스가 역 할하는 것을 보여주며 패션을 소비하고 경험하는 방 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3. Virtual model as a representative of the processed self
현대 패션산업에서 가상모델의 활용은 디자인의 확장과 마케팅 운영 방식을 변화시키는 주요 트렌드 로 부상하고 있다(K. S. Park, 2022). 가상모델은 컴퓨 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가공된 자아의 표상물로서 3D 스캐닝 및 랜더링 기술을 사용하여 생성되며, 다 양한 체형, 피부 톤 및 기타 특성을 표현하도록 사용 자가 지정할 수 있다. 패션산업에서 가상모델의 활용 은 창의적인 자유에 대한 열망, 효율성과 비용 절감이 라는 경제성, 포괄성과 다양성에 대한 요구에 의해 활 성화되었다. 패션기업은 가상모델을 활용함으로써 물 리적 재료와 실제 모델이 가지는 제약 없이 새로운 스 타일과 디자인을 실험할 수 있는 창의적인 자유를 갖 게 되고, 이는 새로운 트렌드와 스타일 개발에 영감을 준다. 또한 가상모델은 패션기업이 물리적인 샘플 제 작과 각종 마케팅 이벤트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공간의 제약 없이 디지털 플 랫폼을 통해 더 많은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이 것은 소규모 브랜드와 스타트업들이 더 쉽게 패션산 업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패션 산업의 민주화 에 기여하고 있다.
파타피직스의 관점에서 가상모델은 장난스럽고, 터 무니없는 창조적인 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전통 적인 논리와 과학 법칙을 넘어서 개성과 창의성을 표 현하는 파격적이고 실험적이며 상상력이 풍부한 패션 제품을 만들도록 영감을 주는 도구로 활용된다. 가상 모델은 가상환경에서 조작, 애니메이션 및 상호작용 할 수 있는 디지털화된 인간으로 목적과 기능에 따라 창작자의 의도대로 다양한 유형과 방식으로 표현된 다. <Fig. 13>의 그라지아(Grazia) 패션 매거진의 커버 모델인 이마(Imma)는 일본 최초의 3D 디지털 캐릭터 로 브랜드와 콘셉트에 따라 머리와 눈의 컬러를 바꿀 수 있고 다양한 의상의 스타일링이 가능하다는 장점 을 가진다. 파타피직스의 독특하고 기발한 상황의 연 출은 패션 화보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인상적이며 기 억에 남는 캠페인으로 이어지도록 함으로써 관객의 상상력을 사로잡을 수 있다. <Fig. 14>는 가상모델을 활용한 패션쇼 이미지로 의상의 콘셉트를 가장 잘 드 러내는 장소와 기후를 사용자가 조절함으로써 물리적 제한 없는 무한계의 연출을 보여준다. 이처럼 가상모 델의 활용은 지리적 거리뿐만 아니라 위험하거나 허 가가 힘든 장소에서도 연출을 용이하게 하며, 소품, 조명, 장식, 인력 등의 물리적 제약이 없는 경제성과 유연성 그리고 철저한 환경 설계로 수용자에게 설득 력 있는 가상의 창조적인 이미지를 제공한다. 패션 분 야에서 가상모델은 단순히 패션상품만을 보여주는 것 만이 아니라 브랜드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보여 줌으로써 소비자와 감정적 연결을 시도한다. 대표적 인 가상모델이자 인플루언서인 릴 미켈라(Lil Miquela) 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여러 명의 실제 모델과 음 악가 그리고 유명인사들이 함께한 모습들이 올라와 있는데, 실재 인간들과 함께 묘사되어 있어 마치 그 들이 실생활에서 함께 사진을 찍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Fig. 15>의 2019년에 발매된 바우어 (Baouer)의 뮤직비디오는 다양한 패셔너블한 의상을 입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릴 미켈라의 모습이 담겨있 는데, 이는 릴 미켈라의 주목할 만한 콜라보레이션 중 하나로 영상에서는 바우어가 공연하고 릴 미켈라가 가상세계에서 춤을 추는 것을 보여준다(Moen, 2018).
패션 산업에서 상상력과 기술로 생성된 가상모델 은 또 다른 자아의 표상물로서 아름다움과 정체성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수단이 되며 파타피직스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즉 파타피직 스는 전통적인 미의 개념과 정체성에 대한 개념을 전 복시키는데, 다양한 체형, 인종, 스타일을 가공하여 생성한 가상모델은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조형미와 시 공간의 한계를 벗어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제시로 패션 산업의 역할 확대 및 변화에 기여한다.
<Fig. 16>은 현대 패션에 나타난 파타피직스의 표 현 방식과 특성이 영향을 미치는 패션 영역과의 관 련성을 나타낸 것이다.
Ⅳ. The Influence of Pataphysics in Contemporary Fashion
전통적인 과학과 철학을 넘은 초형이상학이라 할 수 있는 파타피직스는 황당한 발상과 부조리한 상황 설정으로 패션산업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며 실험 적인 도구로 활용된다. 현대 패션에 나타난 파타피직 스의 표현방식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창의성, 혁신성, 가상성, 예술성, 상호작용성, 경제성, 유희성 의 특성을 나타내며 이는 패션산업의 디자인, 마케팅, 생산과 소비 분야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음은 현대 패션에 적용된 파타피직스의 영향성을 세분하여 정리한 것이다.
1. Development of contemplative design for innovation and creativity
패션 산업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함께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으며 패션기업은 항상 트렌드를 앞서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 자인을 개발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 해결책으 로 파타피직스는 상상력과 유희, 부조리를 강조하는 독특한 접근법으로서, 패션기업이 전통적인 경계를 넘어 사고하고 물리적 현상에 도전하는 혁신적인 디 자인의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데 기여한다.
파타피직스 관점에서 증강현실은 디지털 정보를 실제 세계에 중첩하여 혼합현실을 만들어냄으로써 디 자이너들이 기존의 관점에서는 활용이 힘든 다양한 소재와 구성을 사용하여 콘셉트에 충실한 디자인 이 미지를 표현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기존의 의류 소재 와 형태가 지닌 한계를 초월한 <Fig. 17> 콰이루 관 (Kailu Guan)의 작품은 증강현실을 활용하여 입체적 인 형태와 움직이는 패턴을 나타냄으로써 독창적인 콘셉트를 표현하였다. 증강 현실은 설계자가 가상과 실제를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혼합할 수 있도록 하며, 이는 현실과 가상 사이의 경계에서 참신한 디자인의 창조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증강현실은 현 실에서 표현할 수 있는 한계에 도전하는 새로운 아이 디어와 개념의 탐구를 장려하는 파타피직스의 개념 과 일치한다. 제1회 메타버스 패션위크에 참여한 디 자이너 스칼렛 양(Scarlett Yang)의 작품인 <Fig. 18> 은 가상 스킨을 주제로 무중력 상태로 떠있는 드레스 와 잠자리 날개의 줄기를 은빛 색의 환상적 이미지로 표현하였다. 디지털 환경에서 구현된 가상 의복은 착 장을 위해 소재, 구성, 가공 등 현실적 요소를 고려하 지 않고 다만 콘셉트에만 충실하여 제작한 자유로운 의상으로서, 우리가 착장하는 물리적 의복의 패션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꾼다. 이러한 가상 의복은 인간 고 유의 고차원적인 정신 활동인 사색을 통해 존재와 본 질에 대한 깊은 내면세계를 표현함으로써 가상과 현 실, 자아(창작자)와 타자(수용자), 기술과 환경 사이의 깊은 연결을 통해 다양한 가치와 의식을 우선시한 조 형성을 가진 사색적 디자인으로 표현된다.
메타버스는 상상력과 창의성을 표출하는 플랫폼으 로서 물리적 한계에 얽매이지 않는 가상환경에서 패 션기업은 새로운 형태의 의복 표현과 스타일링을 실 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는 이종산업과의 협 업으로 참신한 디자인을 선보이거나 의상 콘셉트와 부합하는 가상 이미지의 활용으로 몰입형 패션쇼를 연출하는 등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와 개념의 탐구를 통해 사색적 디자인 개발에 기여한다. <Fig. 19>는 드 레스트(Drest) 드레스를 착장한 가상모델이 물위에서 워킹을 하고 있는 장면으로 생태계의 표피를 표현하 였다. 가상모델은 패션 디자인에서 새로운 형태의 창 의성과 포괄성을 촉진하는 수단으로서 디지털 기술은 창작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신체를 아무런 제약 없이 표현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가상의 디지털화한 인간은 다양한 체형과 의복의 상호작용으 로 새로운 스타일링을 제시한다.
파타피직스의 원리는 디지털 환경에서 패션 디자 인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적용되어 창의적인 노력과 장난스러운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는 디 자이너들이 파격적인 소재, 색상, 질감을 시도하는 것 을 가능케 함으로써 조형 영역을 확장시킨다. 이처럼 파타피직스의 자유로운 상상과 표현은 디자이너들이 전통적인 경계를 넘어 사고하고, 현상에 도전하는 혁 신적인 디자인을 고안하여 오롯이 감성에 충실할 수 있는 사색적 디자인을 개발하는 데 기여한다.
2. Expanding the role as a cross between fashion and art
패션은 오래전부터 개인적인 스타일과 취향을 표 현하는 수단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방식의 표현이 가능해지면서 예술의 한 영역으로까지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현대 패션산 업에서는 의상 제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컬렉션의 장치 설치나 뉴미디어를 통한 마케팅 프로모션이 디 지털화되면서 예술과 패션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이러한 변화는 파타피직스 관점에서 패션이 단순히 기능이나 미학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표현 과 상상력의 한계를 탐구하는 방식으로 의상의 독특 한 조형성을 강조하거나 상상의 표현을 다양한 방식 으로 표출하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대상물을 바라볼 수 있는 인식 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예술성이 가미된 패션필름이나 가상 이미지를 활용한 패션쇼, 창조적인 패션 이미지를 담은 화보 등 단순한 시각 적 정보보다 패션 상품이 품고 있는 내적 의미를 실 험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처럼 파타피직스는 내적 상상력을 기술적 형상으로 해석하고 표현한다는 점에 있어서 다양성과 포괄성 을 가지며 패션이 예술의 한 형태로 접근할 수 있도록 지적인 자극을 주는 도구로 활용된다.
메종 마르지엘라는 런던 패션위크의 일환으로 <Fig. 20> ‘리얼리티 인버스’라는 패션필름을 선보였다. 영 상은 인물의 움직임에 따른 빛의 번짐이나 스토리의 전개 과정에서 변하는 오묘한 컬러, 반투명의 인물과 의상의 이미지로 실루엣뿐만 아니라 투영되는 내부의 다양한 선들을 통해 인간의 시지각 한계를 벗어난 환 상적 이미지를 연출한다. 또한 몰입형 360° 카메라 기 술은 관람객들이 VR을 통해 원하는 시선의 장면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현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패션쇼와 패션필름은 정교한 가상 세트, 음악, 그리고 안무 등을 활용해 예술영화와 같은 내면적 철학을 표 현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관객들에게 마치 다른 세 계로 이동하는 듯한 몰입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사용하여 전통적인 런웨이 쇼 를 예술 작품으로 변화시켰다. 이러한 디자인들은 패션과 미술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면서 옷의 조형성과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디자이너 메이지 윌렌(Maisie Wilen)의 AW 2022 컬 렉션인 <Fig. 21>은 모델의 움직임에 따라 홀로그램 의 선이 생성되며 유동적인 디지털 아트의 조형미를 나타낸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패션쇼가 보여주는 독특하고 혁신적인 표현방식은 소비자에 게 몰입감을 통해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며,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은 파타피직스 의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패션 사진은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이미지를 통해 감정을 공유하고 스토리텔링을 하는 매체로서 다양한 창조적 기술과 예술적 표현을 활용한다. 현대 패션 사 진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의 전달에서 벗어나 주제를 탐구하고 경계를 넓히며 규 범에 도전하는 등 문화적, 사회적 경향을 반영한 연 출을 시도하고 있다. <Fig. 22> 사진작가 에릭 매디 건 헥(Erik Madigan Heck)의 작품은 밝은 컬러를 다 층으로 배치하고 그림자를 삭제시켜 이미지를 평평 하게 만드는 디지털 조작을 통해 회화와 같은 이미 지를 연출한다. 파타피지컬한 아이디어는 사진가들 이 수용자의 인식과 기대에 도전하는 이미지를 만들 도록 장려하며, 상상력을 통한 창의적 표현은 패션 사진이 상업적 목적을 초월하여 감정에 관한 이미지 에 초점을 맞추는 접근방식을 취하도록 함으로써 예 술의 한 형태로 인식되는 데 기여한다.
3. Transforming into production and consumption systems across time and space
디지털 기술의 부상으로 전통적인 패션 생산 소비 시스템은 붕괴되고, 패션산업에는 새로운 형식의 비 즈니스 모델이 등장했다. 많은 패션기업들이 온라인 마켓에서 경쟁하기 위해 증강현실, 메타버스, 가상 모델 등 진화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보다 원활 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가상 피팅 시스템은 소비자들이 옷과 액세서리를 착장하는 수고 스러움을 덜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소비 자에게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였고 이는 매출향상 및 반품률 감소의 효과를 가져왔다. 가상모델의 활용은 정교해진 디지털 이미지로 실물 제작 전 상품 샘플을 테스트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물질적 시간적 낭비를 줄이고 생산 과정의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이처럼 디 지털 환경에서 파타피직스는 패션 산업의 전통적인 생산 소비 시스템의 규범과 관습에 도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의 실험과 탐구를 통해 다양성, 포괄성, 편의 성, 지속가능성, 비용절감 등 혁신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접근법을 제공한다.
많은 패션기업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디지털화 된 매장을 선보이면서 패션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가상의 캐릭터를 위한 의상 아이템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방 식을 통해 그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Fig. 23>은 메타 버스 내 70여 개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개최한 최초의 패션쇼로 유명 가수가 초청되고 10만 명이 넘는 관람 객이 참여한 축제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온라인 몰, 패션기업 등의 플랫폼이 공동 참여하여 상호 간 연계 되는 행사로 진행된 메타버스 패션쇼는 디지털 웨어 러블의 실제 의류를 선보이고 유명 스타의 아바타와 함께 사진을 찍고 경품 추첨의 이벤트를 여는 등 유희 와 재미를 제공하였다. 디지털 환경에서 개최된 메타 버스 쇼는 패션에 대해 장난스럽지만 실험적인 접근 으로 파타피직스의 개념을 보여준다.
최근 패션 산업에서 디지털 또는 CGI 모델로도 알 려진 가상모델이 활용되는 추세는 비현실적인 특징과 파격적인 스타일의 연출로 현실의 한계를 탐구하고 아름다움과 정체성이라는 전통적인 개념에 도전하는 파타피직컬한 수단으로서 새로운 트렌드와 스타일의 개발이 이루어졌다. 패션 브랜드가 원하는 특징이나 비율을 가진 가상모델을 생성함으로써 브랜드의 콘셉 트와 디자인을 제약 없이 보다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선보이도록 설계할 수 있다. 가상모델은 가 상환경에서 정교한 샘플을 제작하고 다양한 장소에서 화보 등을 통해 패션상품을 선보일 수 있어 소비자들 에게 몰입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Fig. 24>는 유 명 가상모델 슈두(Shudu)로 패션 산업에서 흑인이라 는 인종적 차별 제한에 도전하고 더 넓은 범위의 미의 기준을 보여주기 위해 고안되었다. 가상모델은 다양 한 체형, 인종, 성별, 연령 등에 대한 포괄적인 미의 기준을 표현하는 역할 외에도, 패션기업이 추구하는 디자인에 부합하는 플러스 사이즈, 장애인, 실버 세대 등을 위한 더 다양하고 포괄적인 패션 산업을 촉진하 는데 도움이 된다.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한 패션 상품 을 만드는 것에 대해 패션산업이 관심을 증대하면서 많은 소비자의 인식 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패션산업에서 증강현실은 제품 출시 발표와 함께 판매를 실행하는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특히 기 업과 소비자에게 상호작용을 통한 몰입감 있는 시각 적 정보를 제공하여 판매 촉진으로 이어지도록 한다. 온라인 멀티몰인 아소스(ASOS)는 자사 앱의 버튼을 누르면 <Fig. 25>와 같이 증강현실을 통해 소비자가 선택한 의상을 착장한 모델의 워킹을 다각도로 확인 할 수 있도록 구현하였다. 증강현실은 패션기업에 새 로운 방식의 창조적 자유와 컬렉션을 표현하는 다채 로운 방식을 제시하며, 소비자에게는 능동적인 참여 를 유도하여 실감나는 시각 정보와 제품 정보를 획득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구매결정에 긍정적인 요인으 로 작용한다. 파타피직스의 관점에서 증강현실은 현 실과 가상의 중첩된 현상을 통해 패션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전통적인 생산 방식 과 소비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온다.
<Fig. 26>은 현대 패션에 적용된 파타피직스의 표 현방식과 영향성에 대해 정리한 것이다.
V. Conclusion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현대 패션산업에 디자인, 마 케팅, 생산․소비 방식 등 다방면에서 혁신적인 변화 를 가져왔다. 파타피직스의 관점에서 상상력과 창의 력으로 구현된 가상 이미지는 다양한 미디어 형식에 의해 현실세계에 중첩된 형태로 표출되고 이는 파격 적인 시각 이미지와 상세한 패션 정보를 제공하며 패 션산업에 영향을 미친다.
19세기 후반 알프레드 자리에 의해 설립된 파타피 직스는 전통적인 사고를 전복시키고 논리적 연결이 없는 상황 설정으로 새로운 사고의 길을 열어주는 철 학적, 예술적 운동으로서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되는 패션산업이 무한한 창조적 가능성을 탐구하고 패션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수립하는 데 아이디어를 제공함 으로써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본 연구는 이론 적 배경으로 파타피직스의 개념과 디지털 환경에서의 파타피직스의 특성을 고찰하고 현대 패션에 나타나는 파타피직스의 표현방식에 대해 분석한 후 파타피직스 의 영향성을 도출하였다.
현대 패션에 나타난 파타피직스의 표현방식으로는 첫째, 몰입과 상호작용 기반의 증강현실 방식으로서 현실 공간에서 수용자의 의도대로 작동하는 체험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패션 상품과 매장을 가상 이미지 로 접목하여 가상과 현실이 중첩된 공간에서 커뮤니 케이션을 시도한다. 이러한 혁신적인 플랫폼은 창의 적인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하고 가상과 실제 공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사용자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표현의 경계를 넓히고 비전통적인 관점을 수용하면서 패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는 파타피직스의 관점을 잘 나타낸다. 둘째, 가상플랫폼 중심의 메타버 스 활용 방식은 패션뿐만 아니라 전시 관람, 아이템 구매, 타 캐릭터와 소통 등 게임의 형식과 비슷한 구 조로 설계된 가상환경에서 소비자가 자아를 대체한 캐릭터를 통해 패션정보를 획득하고 실제 상품을 구 매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메타버스 활용 방식은 파타피직스의 장난스럽고 상상을 통한 요소들의 통합 된 가상 이미지의 연출로 파격적이며 비선형적인 패 션 경험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가공된 자아의 표상 물로서 가상모델을 활용하는 방식은 파타피직스의 측 면에서 물리적 재료와 시공간의 제한 없이 새로운 스 타일을 실험하고 미적 다양성을 지닌 여러 변형된 신 체를 통해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부합하는 라이프스타 일을 구현한다. 이상과 같이 현대 패션에 나타난 파타 피직스의 표현방식은 디지털 기술과의 접목으로 창의 성, 혁신성, 가상성, 예술성, 상호작용성, 경제성, 유희 성의 특성을 나타내는데, 이는 패션산업의 디자인, 마 케팅, 생산과 소비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저 패션디자인 영역에서 파타피직스가 미치는 영향성을 살펴보면 상상력과 유희, 부조리를 강조함 으로써 패션의 전통적인 경계를 넘어 사고하고 물리 적 현상에 도전하여 패션의 혁신과 창의성을 위한 사 색적 디자인 개발에 기여한다. 그리고 마케팅 영역에 서는 패션상품 이미지의 극대화와 소비자에게 스토리 텔링의 전달을 위해 파타피직스의 가상과 현실이 중 첩되는 형태를 띠는 디지털화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예술과 패션의 교차점으로서의 역할을 확장 하는 데 영향을 준다. 마지막으로 패션의 생산․소비 영역 또한 가상성과 경제성, 유희성의 파타피직스적 인 사고방식이 디지털 기술과 결합함으로써 샘플제작 과 유통, 소비자 접근 방식 등에서 물리적 재료와 시 간의 낭비 없이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 하고 시공간을 초월한 혁신적인 생산 소비시스템으로 변화 발전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파타피직스가 지닌 복잡하고 다면적이며 무한한 잠재력은 기존의 시스템 과 구조에 도전하여 전통 규범과 가치를 전복시키는 패션을 제안하도록 영감을 주는 도구로서 새로운 재 료와 기술 그리고 개념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장려하 며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한다.
본 연구는 디지털 환경에서 파타피직스가 패션 산 업에 새로운 관점과 아이디어를 도입하여 기존의 내 러티브에 도전하고 보다 지적인 자극을 주는 패션 디 자인 및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체계화에 기여하리라 본다. 그리고 이는 패션의 지속가능성과 효율성을 고 양하는 데 영감을 주어, 포괄적이고 민주적인 접근을 촉진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