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Introduction
현대 사회 산업화 과정은 기업의 지속적인 경제적 축적을 합리화시켰고, 지속 적인 경제성장은 환경파괴, 부의 불균형에 의한 계층 간의 갈등 등의 사회문제들을 야기하였고, 그 결과 디 자인은 수많은 환경 폐해와 인간성 소외의 원인 중 하 나로 지목되었다(Im, 2017). 디자인의 영역은 사회적 주류의 시대정신과 미적 이상주의에 맞추어 편협해지 고 사회적 역할을 외면하게 되었다. 이에 최근 디자인 경향은 사회의 윤리적, 문화적 변혁을 위해 변화를 지향하는 디자인 행동주의적 역할을 강조하며 포괄 적으로는 디자인에서의 사회적 역할을 나타내고 있 다(Noh & Lee, 2017).
이처럼 각종 사회적 현안에 대응하는 능동적인 참 여와 실천, 책임의식이 주목받으면서 패션 분야에서 도 사회적 가치를 담아내고 사회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패션 분야에서의 사회 적 역할과 책임 의식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본 결과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한 지속가 능한 디자인의 방법론적 분석 및 디자인 개발에 관한 연구(Kim, 2019;Kim, Cha, & Lee, 2016;Wi & Jung, 2021;Yeon & Park, 2020) 분야가 주를 이루었으며, 패션기업 및 브랜드에서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활동 분석연구(Jeong & Rhee, 2018;Kang & Kim, 2012;Kim, Park, & Lee, 2016), 의류생산, 환경 및 인권에 대한 윤리적 패션에 관한 연구(Ahn & Joo, 2019;Jang, 2011;Yang & Park, 2013)로 분류되었다.
최근에는 패션에 사회적 가치를 내재한 문제를 해 결하고자 하는 실천적 디자인 행위인 액티비즘에 관 한 유형 및 특성 연구(Jeong, 2022;Kim, 2021;Noh & Lee, 2017)가 발표되고 있으나, 능동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패션 디자인 개발과정에 적용한 연구는 미비 한 실정이다. 패션은 사회적 신념과 메시지를 전달하 는 시각적 소통의 주체로서 활성화되고 있는 시점에 서 디자이너가 능동적으로 사회적 현안을 탐구하여 디자인 표현방식으로 접근하기 위한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 중 주류 예술 사회에서 정체성이 소외되었던 사회적 약자의 창작 예술작품인 아르브뤼(Art brut)를 탐구하여 패션 디자 인에 적용할 수 있는 표현방식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아르브뤼는 정신장애인의 예술작품으로 지칭되 고 있어 사회적으로 배제되는 취약 계층으로 참여의 기회가 불평등하고 예술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패션이라는 시각적 도구를 통해 사회 적 배제와 차별의 문제를 드러내어, 주변화된 소수집 단의 예술성이 재평가되고 사회의 소통과 관계망을 확장하여 사회적 포용을 담아내고자 한다. 본 연구는 패션 디자인에서의 사회적 역할을 실천하는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의의가 있다.
연구 방법은 다음과 같다. 아르브뤼의 개념 및 변 천의 이론적 고찰을 위해 문헌연구와 시각적 자료 수 집을 병행하였다. 문헌연구는 한스 프린츠혼(Hans Prinzhorn)의 저서 ‘Artistry of the Mentally Ⅲ’, 레오 나브라틸(Leo Lavratil)의 저서 ’Schizophrenie und Kust’를 통하여, 아르브뤼 작품의 표현방법 및 요소에 대한 조형적 특성을 도출하여 연구를 위한 시각적 분 석 기준을 정립하였다. 문헌연구를 통해 도출한 아르 브뤼 작품의 조형적 특성을 기준으로 스위스 로잔박 물관 홈페이지(Collection de l’Art Brut Lausanne), 오 스트리아 구깅뮤지엄 홈페이지(Gugging Museum)를 통해 189명의 작가의 아르브뤼 작품 이미지 940점을 수집하여 활용하였다. 아르브뤼 작품은 작가의 작품 세계에 따라 5가지의 조형적 특성 중 우세하거나 악 세하게 나타나는 부분이 있어 저명한 아르브뤼 작가 인 요한 하우저(Johann Hauser)를 선정하여 집중 조명 하였다. 요한 하우저는 1987년 런던 경매 아르브뤼 부 문에서 26,000파운드의 기록적인 가격으로 예술성을 인정받았으므로(Kurier, 2012) 대표성 있는 작가로 선 정하였다. 아르브뤼 작품의 조형적 특성을 시각적 분 석기준으로 적용하여 요한 하우저의 작품 세계 및 이 미지를 구깅뮤지엄(Gugging Museum)과 크리스찬 베 른 갤러리(Christian Berst), 아트넷(Artnet), 머츄얼아 트(Mutualart) 등의 홈페이지를 통해 120점의 이미지 를 수집하여 분석하였다. 요한 하우저 작품의 특징적 인 조형적 특성을 대표할 작품이미지를 최종적으로 8 점을 선정하였으며, 패션 디자인 표현 요소를 파악하 여 CLO 3D 프로그램을 활용한 패션 디자인 개발을 진행하였다.
Ⅱ. Art Brut
1. Background and definition of Art brut
아르브뤼(Art brut)의 어원은 아트(art)의 ‘예술’과 프랑스어로 ‘raw’, 즉 ‘가공하지 않은, 원료 그대로의’ 라는 뜻의 브뤼(brut)의 합성어이다. 아르브뤼는 ‘가공 하지 않은 날것과도 같은 예술’, 나아가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품들을 모방하지 않은, 혹은 제도권 안에 있는 기존의 예술들과는 차별화된 회화, 조형물 등 모든 예술적인 작업들’을 의미한다 (Song, 2016). 아르브뤼의 개념적 정립은 1945년 장 뒤뷔페가 확립된 전통이나 기법을 기반으로 하지 않 는 예술을 일컫는 용어로, 어떤 스타일이나 경향을 따 르지 않고 순수하고 즉흥적이며 억제되지 않는 무의 식적 표현작업을 통칭하며, 주로 정신질환자에게 나 타나는 독창적인 표현방식에 관심을 가지면서 유래되 었다(Murrell, 2005). 순수예술의 학문적 전통성에서 벗어난 문화예술로 넓게는 정신질환자, 그래피티, 죄 수, 어린이 등이 그린 예술작품을 포함시키기도 하였 다(Tate, n.d.).
아르브뤼의 시초는 의학 분야에서 미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19세기 후반이며 예술과 정신의학의 접 목된 형태로 나타났다. 당시 미술은 환자가 지닌 병의 일부로 여겼고 작품에 대한 미적가치에는 관심을 두 지 않았다(Kandel, 2018). 이후 점진적으로 예술작품 을 단지 병리적 진단 목적에서 미학적 관점을 조명하 기 시작하였다.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 윌터 모르겐탈 러(Walter Morgenthaler, 1882~1965)는 스위스 베른에 왈다우(Waldau)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자신의 환자였 던 아돌프 뵐플리(Adolf Wolfli, 1864~1930)의 작품 에 대해 예술적 창작과정을 중심으로 책을 출판하면서 관심이 심화되었다. 1922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이자 미술학자인 한스 프린츠혼은 ‘정신질환자들의 조형작 업(Artistry of Mentally III)’ 저서를 출간하여 조현병 환자의 작품의 특징을 비롯하여 예술과 정신병리를 연결하는 시도를 하였다(Shin, 2016). ‘정신질환자들 의 조형작업’은 형상화 경향의 도식을 기준으로 하여 정신질환자의 방대한 작품사례를 분석한 것이다(Lee, 2019). 한스 프린츠혼은 하이델베르크(Heidelberg)의 병동에서 일하면서 환자들의 미술작업을 수집하고 작 품 자체에 초점을 맞추면서 창작의 맥락과 상관없이 미술품으로 가치를 부여했으며, 조형적 형상의 기저 에 창의적 충동은 온전한 예술가이든 정신장애를 가 진 예술가든 인간의 보편적인 충동으로 한계를 초월 한다고 보았다(Cohen, 2017).
프린츠혼의 저서를 보고 정신질환 환자들의 예술 이 더 독창의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에 대한 회의 감을 느낀 장 뒤뷔페는, 정신질환자들의 작품을 수집 하여 자신의 작품에 실험적인 시도를 하면서 아르브 뤼(Art brut)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하였다. 장 뒤뷔 페에 의해 정립된 아르브뤼는 주로 정신장애인 중심 의 작품을 의미했지만 더 넓은 의미로 정신장애인 작 가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주류미술과 다른 미술사적 원천의 뿌리를 찾을 수 없는 파격적인 예술작품으로 확대되었다(Kim, 2011). 장 뒤뷔페에게 영향을 받은 오스트리아 정신과 의사 레오 나브라틸(Leo Navratil, 1921~2006)은 자신의 정신과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정신장애와 예술의 관련성을 인식하고 ‘조현병과 예 술(Schizophrenie und Kust)’ 저서를 발간하였고, 한스 프린츠혼보다 구체적이고 미적인 측면에서 환자들의 예술적 특징을 기술하였다. 또한 정신병동에서 탈원 화하여 예술 활동을 이어갈 것을 장려했으며, 구깅아 트센터(Gugging Art Center)를 설립하여 예술가로서 창작활동을 지원하도록 하였다(Shin, 2016).
아르브뤼의 개념은 정신의학 분야의 진단적 목적 으로 시작되었으나 예술의 장르로 인정하기 시작하여 개념은 발전되어왔다. 본 연구는 아르브뤼 개념을 국 내에서는 장애인의 예술작품으로 한정되어 불리며, 예술의 창작 대상에 따른 경계적 구분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예술의 다양성에 대한 영감의 시초가 정신장 애인의 예술작품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아르브뤼를 정신장애인의 예술작품의 형태로 국한하여 연구를 진 행하고자 하였다.
2. Expression characteristics of Art brut work
1) Psychological foundations of pictorial configuration theory of Hans Prinzhorn
본 연구에서는 아르브뤼 작품을 미학적 분석으로 접근한 한스 프린츠혼의 ‘정신질환자들의 조형작업’ 저서를 기준으로 심리성 기반의 아르브뤼 작품의 분 류기준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한스 프린츠혼의 조형 적 형상화 이론에 따르면 예술 행위는 보편적으로 인 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형상화 충동에서 발단한다. 형 상화 충동(the express urge)은 다른 충동, 욕구, 경향 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유희충동, 꾸밈충 동, 모사경향, 질서화경향, 상징욕구의 다섯 가지로 구분하고, 표현적 욕구를 포함하여 유희충동, 꾸밈충 동, 모사경향, 질서화 경향, 상징욕구까지 여섯 가지 영 역을 조형적 형상화의 근본적 영역이라 칭한다(Kim, 2012).
유희적 충동(the urge to play)은 목적을 갖지 않는 자유로운 자기충족의 행위로 무의식적인 끼적거림 형 태로 나타난다(Prinzhorn, 1972/2019). 꾸밈충동(the ornamental urge)은 어떤 대상을 추가하여 능동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으로 질서화 경향과 모사경향에 내재되 어 표현된다(Prinzhorn, 1972/2019). 질서화 경향(the ordering tendency)은 규칙적인 패턴, 조화, 구도의 비 례 등으로 강박적인 경우가 많으며 동일한 모티브의 반복, 표면의 분할로 드러난다(Prinzhorn, 1972/2019). 모사경향(the tendency to imitate)은 실제 대상을 충실 하게 묘사 혹은 객관적 대상이 아닌 내면에 떠오르는 직관상으로 상상 혹은 환각을 기반으로 형상화하는 것이다(Prinzhorn, 1972/2019). 상징욕구(the need for symbols)는 비가시적인 감정과 표상의 복합체를 함축 적 형태로 종교적 상징과 다양한 기호화로 영혼적 내 면을 형상화한 것이다(Prinzhorn, 1972/2019).
한스 프린츠혼의 조형적 형상화 이론은 6가지 욕 구, 충동, 경향과 같은 심리요인이 반영되어 아르브뤼 작품을 ‘무질서한 끼적거림(unobjective, unordered scribbles)’, ‘질서경향이 우세한 유희적 드로잉(playful drawing with a predominant ordering tendency)’, ‘모 사경향이 우세한 유희적 드로잉(playful drawing with a predominant copying tendency)’, ‘환상, 환각묘사 (visual fantasy)’, ‘상징, 함축적 드로잉(symbolism)’으 로 5가지 미학적 분류기준을 도출하였다. ‘대상 없이 무질서한 끼적거림’은 구체적으로 대상을 그리려는 목표 없이 공백을 채우기만 하는 것으로 낙서화로 형 상 없이 유희적인 목적으로 나타나며(Fig. 1), ‘질서경 향이 우세한 유희적 드로잉’은 공간을 장식하는 경향 으로 직선, 곡선, 면분할로 규칙성 있는 기하학적 모 티브 표현으로 나타난다(Fig. 2). ‘묘사경향이 우세한 유희적 드로잉’은 구체적인 대상을 단순화한 모상으 로 표현하거나(Fig. 3) ‘환상 및 환격묘사’는 모사 대 상이 현실에 존재유무에 따라 내면에 떠오르는 직관 상을 토대로 상상을 기반으로 독특하게 묘사하기도 한다(Fig. 4). ‘상징, 함축적 드로잉’은 대부분 함축적 인 도형적 기호로 의미를 함축하거나 내면의 영적 세 계관을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5).
2) Schizophrenia pictorial components of Leo Navratil
한스 프린츠혼의 조형적 형상화 이론은 아르브뤼 작품은 5가지 범주로 분류되며, 이에 대한 세부 표 현요소를 레오 나브라틸의 저서 ‘조현병과 예술 (Schizophrenie und Kust)’을 통해 알아보았다. 레오 나브라틸은 한스 프린츠혼보다 미적인 측면에서 작품 의 예술적 특징을 서술하였다. 아르브뤼 작품의 특징 적인 표현 요소는 12가지로 ‘테두리 및 윤곽선’은 표 현하려는 출발점인 낙서 같은 나선형으로 시작하여 강박적으로 선과 선을 닫힌 형태를 만들고자 하는 폐 쇄 경향으로 나타나며, 실재 대상인 인물을 표현할 때 에도 형식적으로 비춰지는 몸의 전체적 윤곽선으로 단순화된 형태로 나타난다.
‘혼합시점’은 대상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동시 에 표현하는 것으로 사람의 머리는 정면으로 몸체는 측면으로 표현하여 의도하지 않은 다시점 형태이며, ‘기하학적 도형’은 원시적 디자인처럼 인식된 객체의 모양을 도형화하는 것으로, 아이들의 그림 발달단계 와 유사하게 세부 관찰묘사를 할 수 있기 전 감정과 경험상을 원, 사각형, 마름모 등으로 구성하는 것이 다. ‘변형’은 형식적인 형태성의 파괴로 감정 상태에 따라 윤곽선만을 반복하여 그린다거나, 사용할 수 있 는 도면의 범위를 확장, 내면의 직관으로 표현한 심오 하고 원시적인 형상을 표현, 비율을 불균형 등으로 다 양하게 나타난다. ‘회화적 공간성’은 사용 가능한 드 로잉 공간영역의 크기를 무시한 채 종이 너머에 이어 서 그림을 그리거나 영역을 빈틈없이 채우거나 때로 는 사용 가능한 공간을 사용하지 않고 모서리에만 그 림을 그리고 대부분을 여백으로 두기도 한다. ‘움직임 의 표현’은 과도하게 생동감이 있는 부조화적인 모션 을 그리거나 대조적으로 경직되어 있는 상태를 묘사 하는 것으로 내적 긴장감과 불안정감을 억제하고자 독특한 형상으로 표현된다. ‘투명성’은 서로 완전히 독립적이지 않고 여러 번 그린 그림 위에 계속해서 중 첩해서 표현하는 것으로, 사람의 형체를 그리고 다시 그 형상 위에 옷을 그리는 방식으로 층층이 쌓는 형식 으로 나타난다. ‘상징주의’는 자신이 생각을 선호하는 기호화로 숫자, 문자 등을 사용해 암시적으로 내면을 드러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듬어지지 않는 돌을 조 각상이 아닌 악마로 표현하는 것도 이에 속한다. ‘개 별기호’는 상징주의의 연장선으로 형식성과 규칙성에 서 멀어져 해독하기 어려운 작가만의 개별적 기호를 사용한 것이다. 이외에도 작품을 기이한 수치를 적어 서 ‘숫자’로 표현하거나 무의식적으로 형태감 없이 곡 선과 직선을 연결해서 미로처럼 표현하는 ‘나선형과 미로형’의 특징, ‘해부학적 모티브’로 신체 내부 장기 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음에도 특정 신체기관을 표 현하거나 얼굴, 눈 부분을 집중적으로 나타내는 표현 요소들이 있다(Navratil, 2015).
3) Formative characteristics of Art brut work
본 연구는 아르브뤼 작품을 한스 프린츠혼과 레오 나브라틸의 문헌연구를 통해 작품의 분류기준과 표현 요소를 알아보았고, 그 기준을 토대로 아르브뤼 작품 이미지 940개를 수집 및 분류하여 조형적 특성을 5가 지로 중첩성, 장식성, 단순성, 동시성, 상징성으로 도 출하였다.
(1) Overlapping
중첩성은 사물을 모아 그리거나 붙여서 그리려는 집합적인 묘사의 특성으로 마치 물체 간 거리의 투명 성으로 앞서 그린 것을 의도치 않게 보이도록 겹쳐서 표현하는 것이다. 앞서 아르브뤼 작품 분류기준 중 ‘형 상 없는 무질서한 끼적거림’에 속하는 작품들에서 나 타는 특징들로, 감정에 대한 자유로운 표출성을 난화 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아동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때와 유사하게 직선을 반복하거나(Fig. 6), 마무리하려 는 폐쇄 경향으로 곡선들이 겹쳐져 유기적인 추상형상 혹은 미로를 연상하게 하는 것(Fig. 7 and 8)도 이에 해당한다. 전반적으로 특정화할 형태감은 없지만 모든 조형 활동의 기초 작업 같은 과정으로 나타난다.
(2) Decorativeness
장식성은 회화의 표현공간과 방식에 관련된 것으 로 사물을 여백 없이 특정 모티브를 반복하여 화면을 가득 채우거나 그림의 균형과 조화를 무시한 채 색상 의 수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채색하는 특성이다. 아르 브뤼 작품 분류 기준에서 ‘질서화 경향이 우세한 유희 적 드로잉’에서 동일한 모티브를 불규칙 혹은 규칙성 있게 열거식, 병렬식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방법으로 표현되거나, ‘모사경향이 우세한 유희적 드로잉’에서 묘사의 대상을 부가적으로 장식하는 방법으로 표현된 부분에서 도출하였다. 장식성의 아르브뤼 작품은 전 체적인 통일감을 위해 반복된 방식을 채택하는 것보 다 작가의 내제된 심리적 강박성이 투사되어 반영하 는 경우가 많다. Bertanzetti Daniel의 작품 <Fig. 9>에 보는 바와 같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모티브인 자동 차만 구성하여 방향성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화면을 가득 채워 표현하거나, <Fig. 10>처럼 단순한 자동차 모티브의 방향성을 일방향적으로 규칙성 있게 배열하 고 나머지 화면을 마치 모자이크처럼 면을 분할하여 나타내었다. 이외에도 그림체는 단순하지만 다양한 색상을 장식적으로 채색하여 완성한 작품도 많이 보 였다(Fig. 11).
(3) Simplicity
단순성은 작가만의 내적 직관상에 의한 해석으로 세부묘사를 생략한 간결한 모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모사경향이 우세한 유희적 드로잉’에 속하는 작품에 서 특징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본래의 재형을 따르지 않아 형태적 과장 및 축소, 생략과 무시, 변형 등을 동 반하여 비사실적인 전개로 나타난다. 지각된 이미지에 서 강렬하게 인식되는 특징을 집중적으로 표현하여 형 태는 단순해지고 작가만의 주관적 특색으로 작품성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Fig. 12>는 Hotta Tetsuaki 작품 으로, 모든 작품에 집을 모티브로 하여 일관성 있는 작품세계를 보여주며 특히 집의 복잡한 외형을 기하 학적 도형으로 단순화하여 색면 추상화 같이 표현하 였다. 또한 작품의 제목이 없다면 유추하기 어려울 만 큼 단순화된 형과 색만으로도 일상적인 사물이나 주 제를 실제와는 다른 표현성으로 나타내어 색다른 시 각적 유추의 재미를 주기도 한다(Fig. 13). 아르브뤼 작품에서 묘사의 대상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 혹은 자화상은, 인체 고유한 형태를 사실화하는 방식 이 아닌 작가만의 해석을 통해 미화되거나 새롭게 단 순화되어 상상 속 캐릭터처럼 표현하여 내면적 표현 력을 확대하기도 한다(Fig. 14).
(4) Simultaneity
입체적 대상을 평면적 표현으로 구성하면서 나타 나는 특성이다. 단일시점 속 인물의 상황이나 움직임 을 나타낼 때 시간적 간격을 초월하여 두 사건이 동시 에 일어나는 것을 구도적으로 풀어낸 것이다. ‘모사경 향이 우세한 유희적 드로잉’, ‘환상, 환각의 묘사’에 속한 작품들에서 인물의 동적현상을 표현할 때 나타 난 특성이다. 변화하는 사물의 현상을 기록하는 시각 적 사고를 충족하기 위해 시점이 충돌하는 상황이더 라도 한 화면에 동시에 표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Fig. 15>의 작품과 같이 얼굴과 상체는 정면구도, 하 체는 측면구도로 시점에 대한 통일성 없이 연속적인 이동성을 동시 표현한 것이며, <Fig. 16> 및 <Fig. 17> 작품도 시점을 복수화하여 독특한 조형성을 나타냈다.
(5) Symbolism
감정의 내면세계에서 우러나오는 경험을 토대로 함축 또는 상징화하여 표현하는 것이다. 이는 작가에 게 인상적인 외부, 내부 세계의 특징을 자기중심적 입 장에서 형성시킨 무의식으로서 회화 공간에 집중적으 로 표현한다. ‘상징, 함축적 드로잉’에 나타난 아르브 뤼 작품은 심상적 경험을 토대로 종교적, 영적 상징성 으로, 직관적인 해석이 가능한 기호로 십자가, 예수, 교회, 신 등을 작품에 표현하여 현실세계의 명확한 구 분 없이 자유롭게 나타난다(Fig. 18 and 19). 또 다른 상징성으로 풀어내지는 것은 작가만의 고유한 작업방 식을 일정하게 작품에 나타내는 것이다. 아르브뤼 작 품은 자신의 내면을 그려냈기 때문에 표현에 대한 의 미나 해석적인 부분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특정 모티브, 색상, 재료 같은 일관된 작업방식을 통 해 개별적인 상징성을 담아내기도 한다. 예를 들면 <Fig. 20>의 그림은 캔버스 중간에 검정색 물체를 항 상 등장시켜 작가만의 상징적 표현이며 작품의 궁금 증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검정 물체 부분을 자세히 보 면 그 안에 사물 혹은 사람이 그려져 있으며 그 위에 다시 검정색 색연필로 덧칠한 것이다. 이러한 주관적 인 표현 방법들이 작품의 상징성으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Ⅲ. Formative Characteristics of Johann Hauser’s Art Brut Works
1. Formative characteristics of Johann Hauser’s work
본 연구에서는 한스 프린츠혼의 조형적 형상화 이 론과 레오 나브라틸의 아르브뤼 작품의 표현 방법을 통해 아르브뤼 작품의 조형적 특성을 도출하였으며 (Table 1), 그 기준을 바탕으로 요한 하우저의 작품을 분석하였다.
요한 하우저는 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나 제2차 세계 대전 시기에 가족 모두 오스트리아로 이주하였다. 그 는 지적장애와 양극성장애로 인해 시설기관에서 머 물다가 클로스터네부르트(Klosterneuburg) 근처에 있 는 마리아 구깅(Gugging) 정신과 진료소에 입원했다 (Museum Gugging, n.d.c). 하우저는 1958년부터 그림 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생애 약 1,600개의 드로잉 작업 을 하였다(Living in Art Brut, n.d.). 1981년도에 구깅 정신과 병동에서 탈원화하여 정신장애인들이 예술가 로서 작품을 펼칠 수 있는 Gugging Art Center의 아티 스트로 소속되어 작품세계를 이어나갔다.
레오 나브라틸 의사에 따르면, 요한 하우저의 그림 은 그의 정신 상태에 영향을 받아 양극성장애로 조증 상태에는 크고 생동감이 있고 복잡한 이미지를 나타 내는 반면 우울한 상태에는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경향이 있는 어두운 이미지를 표현했다고 한다(Henry Boxer Gallery, n.d.). 1980년대까지 그의 작품 스타일 은 정점에 도달했으나, 1986년부터 1989년 3년간 양 극성 장애에 대한 치료 기간으로 그림을 잠시 멈추었 고 그 이후부터 다시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다(Museum Gugging, n.d.c). 그의 묘사 대상은 전쟁에 대한 오래 된 기억인 군용항공기, 헬리콥터, 미사일, 로켓, 동물, 집, 별을 그리는 것을 선호하며, 특히 여성의 묘사를 어린아이같이 직관적으로 유방과 성기를 과장해서 그 리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Schurian, 2016).
1) Line and plane
요한 하우저의 작품에 나타난 조형적 특징을, 디자 인 요소를 기준으로 선과 형태, 색채로 나누어 살펴보 았다. 선은 형식적인 규율에 얽매인 선이 아닌 순수하 고 자발적인 것을 형상화하여 무의식적 정신을 나타 내고, 가시적 세계의 속박에 벗어난 자신만의 독자적 인 거칠고 투박한 조형 언어로 만들었다. 하우저의 선 의 역할은 모상의 윤곽의 대상을 확실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며 선을 촘촘하고 격렬하게 적용하여 마치 유화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Schurian, 2016). 초반 작품에는 직선적이고 직관적인 선들로 다소 투 박한 느낌의 작품들이었다면, 후기 작업에서는 율동 성이 느껴지는 곡선의 표현으로 부드러운 선의 느낌 변화되어 나타났다.
작품의 연결성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필적도 자유 로운 선적 표현의 연장된 특징이다. 마치 낙서화 같은 유희적인 선은 선 형태뿐만 아니라 반복적이고 무의 식적으로 면적을 메우면서 선의 중첩된 현상이 작가 의 특징적인 표현방식이다(Fig. 21). 요한 하우저 작품 의 형태를 보면 일상적 소재를 단순화한 형상, 실제와 비실제의 모사대상을 상징적인 부분을 강조하여 형상 화한 것으로 구성된다. 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쟁의 기억으로 헬리콥터, 전사, 잠수함, 미사일, 배 등을 디 테일한 세부 묘사 없이 윤곽선으로 단순하게 형상화 하였으며(Fig. 22), 일상적 주변물인 나무, 동물, 꽃, 해, 별 등을 간결한 윤곽선에 색상을 채우는 형식으로 나타났다. 형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여성의 몸체 표현에 있어 비율과 디테일을 무시하고, 여성의 상징 적인 도식으로 가슴과 생식기 부분을 직관적으로 표 현하였다(Fig. 23).
2) Color
색은 요한 하우저의 작품에 있어 중요한 조형 요소 이다. 회화에 있어서 색채는 주관적 감정을 표현하고 혹은 어떤 이미지나 정서를 직접적, 간접적으로 나타 내고 전달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다(Hong & Kim, 2022). 때로는 투박한 검정색을 사용하여 형상을 유추 할 수 있게 하였으며, 그 안의 면적을 비비드한 원색 의 계통으로 표현하여 색채의 역동성을 보여주었다. 하우저의 초기 작품에서는 밝은 색채로 채도가 높은 원색의 색상을 주로 사용하여 채도와 명도 대비를 잘 드러냈다(Fig. 24 and 25). 빨강, 주황, 노랑, 파랑 등 을 기본적으로 사용하면서 단순화된 형상에 색다른 느낌으로 풀어내졌다. 후기에는 다소 정적인 심리상태 로 인한 검정색의 사용이 많이 보이며(Fig. 26) 포인트 되는 컬러를 기본적으로 많이 사용하던 빨간, 노랑, 파 랑을 활용해 하우저만의 작품세계를 이어나갔다.
2. Expression characteristics of Johann Hauser’s work
본 연구는 요한 하우저의 아르브뤼 작품이미지 120점을 수집하여, 한스 프린츠혼의 ‘Artistry of the Mentally’의 조형적 형상화 분석의 틀을 기준으로 분 류하고 표현 방법 및 특성을 분석하였다. 요한 하우저 의 작품의 표현 방법을 분석한 결과, 특정한 모사 대 상이 실제 혹은 비실제인 상상을 기반으로 한 ‘모사 경향이 우세한 유희적 드로잉’의 작품이 주를 이루었 으며 작가의 특징적인 작품세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에 본 연구는 요한 하우저 작품의 조형적 특성은 투명 적 중첩성, 장식적 분할성, 강조적 단순성, 원색적 색 채성의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1) Transparent overlapping
요한 하우저의 작품의 두드러지는 조형적 특성은 반복적인 선의 중첩방식이다. 사물의 형태감을 겹쳐 서 그리는 중첩표현은 뒤에 있는 대상을 부분적으로 표면에 드러나게 하는 방법이다. 겹쳐지는 대상을 원 근감 없이 투명하게 뒤에 있는 것을 작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앞에 있는 것과 거의 동일한 크기로 그려 표 현하는 것이다. 층층이 쌓아올리는 규칙성 없는 선은 특별한 목적 없이 공백을 메우는 난화적 표현인 동시 에, 의도하지 않게 다양한 색상들이 중첩되면서 새로 운 색상을 구현하는 우연성의 재미를 보여주며 채색 에 대한 깊이감도 나타난다. <Fig. 27> 및 <Fig. 28>의 작품에서도 노란색 색상 위에 다시 검정색 선들이 그 려지면서 채도감이 낮은 색상의 형태로 표현되었다.
2) Divisional decorativeness
분할적 장식성은 면적을 분할하여 패턴같이 장식 적인 화면 구성을 작품에 표현하는 것이다. 하우저의 경우 여성의 인체를 직사각형으로 단순하게 그리고 불규칙한 선으로 팔, 다리를 긋고, 그 위에 여성의 의 상인 원피스 혹은 스커트를 표현하고자 수평선이나 사선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면을 분할하여 하나의 색상이 아닌 각기 다른 색상으로 그 면적을 채워 더 장식성이 돋보이게 표현하였다(Fig. 29). <Fig. 30>의 작품과 같이 강박적으로 같은 크기로 정교하게 사물 의 크기를 균등하지 않은 것이 작가의 특징적인 표현 방식이며, 무질서함 속에 미적인 균형을 유지하고 있 는 본능적 감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3) Emphasizing simplicity
요한 하우저는 인물 위주의 표현을 자주 등장시켰 다. 인물의 복잡한 골격의 형태를 가진 입체적 대상이 라 할지라도, 간단한 몇 개의 선으로 평면적으로 나타 내며 본질적인 요소만을 강조하고자 집약시킨 것이 다. 특히 여성이라는 대상을 표현함에 있어 세밀한 관 찰묘사 없이 상징성을 담은 인체의 가슴과 성기 부분 을 함축적으로 단순하게 표현하여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Fig. 31 and 32). 또한 인물표현에 있어 어떠한 원칙, 기법도 없이 단순성으로만 인물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4) Vibrant chromaticity
강렬한 색채표현은 하우저의 작품에 특징적인 조 형적 특성으로 순색(원색)인 빨강, 노랑, 초록, 파랑, 검정색인 채도가 높은 강렬한 색을 주로 사용하였다. 모티브가 간결한 하트, 별, 로켓의 경우 단일색상으로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순도가 높은 컬러로 구성되어 개성 있게 나타나며, 여성의 묘사 대상인 작품의 경우 채도가 높은 유채색을 조화롭게 사용하면서(Fig. 33) 검정과 같은 어두운 색채를 활용하여 표현하고자 하 는 대상이 뚜렷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보이고 있다 (Fig. 34). 전체적으로 채도가 높고 선명하며 단순화된 형태감을 부각시키고 선묘화의 중첩방식이 원색적 컬 러와 검정색이 겹쳐지면서 색의 순도를 완화시켜 작 가의 이면적 심리상태를 내재시키기도 하였다.
Ⅳ. Planning and Developing of Works
1. Design plans and methods
본 연구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패션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예술의 한 장르인 아르브뤼를 고찰하였으 며, 요한 하우저의 아르브뤼 작품을 디자인 영감으로 활용하여 패션 디자인의 다양한 표현 방법을 제시하 고자 한다. 패션 디자인 개발에 있어서 아르브뤼 작품 의 조형적인 면에서만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사회 적으로 주목하고자 할 시사점을 내적으로도 담아내고 자 하였다.
첫째, 아르브뤼는 창작대상이 장애인이라는 점에서 차별적 관점으로 사회적으로 분리되어 역할을 부여받 지 못한다는 점을 문제인식으로 삼았다. 장애인의 사 회적 분리는 사회 공간적 배제를 강화하여 경계화, 구 획화, 낙인화의 가능성까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전체적인 의상의 절개선과 패널로 경계가 명확히 구 분되는 디자인으로 반영하였다. 이는 사회통념이 만 들어낸 배제적 관점에서의 경계성으로 사회에 조화될 수 없다는 차별적 인식이었음을 의상의 패널을 각기 다른 뚜렷한 색상으로 교차시켜 부조화 속 조화를 강 조하였다. 둘째, 장애의 속성은 은폐되어야 할 부분이 아닌 창작의 동력이 되고 차별화된 예술적 능력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의상에서 밑단의 마무리를 드 러내는 것으로 색상 파이핑, 스트랩 디테일로 표현하 였다. 셋째, 장애보다는 작품 자체의 예술로서 조명받 는 기회의 폭을 확장하고 직접적인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해나가는 어려움을 의상의 패턴으로 활용하여 작 품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며, 의상을 통해 간접적인 사 회적 소통의 창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디자인 아이템은 요한 하우저의 작품에 전체적으 로 나타나는 조형적 특성인 색상의 중첩성을 강조하 고자 레이어링 코디네이션이 가능한 상의, 드레스, 바 지로 구성하였다. 의상의 무드는 하우저 작품의 특징 인 유아적 모티브 같이 비정형적으로 나타낸 단순성 과 원색적 색채감을 캐릭터처럼 활용하여 유희성을 표현, 실루엣의 부분적 과장을 통해 의외성을 유발시 켜 키덜트적 스타일로 구성하였다. 작품의 디자인 방 법은 하우저 작품의 조형적 특성인 투명적 중첩성, 분 할적 장식성, 강조적 단순성, 원색적 색채성을 적용하 였다. 투명적 중첩성은 선묘가 끊임없이 겹쳐지면서 아래에 칠했던 선의 흔적과 색상이 비치는 특징을 옷 을 착장할 때 부분적으로 겹쳐지면서 색상이 상충되 는 현상을 디자인적 풀어내었고, 다양한 모티브를 원 단에 집합적으로 재구성하여 새롭게 패턴화하였다. 분할적 장식성은 여성의 인체를 묘사한 다수의 작품 에서 곡선의 형태로 화면을 자유롭게 분할하고 각기 다른 색상으로 표현하는 점을 의상에 곡선적인 디자 인 절개선으로 반영하여 각 패널마다 다른 컬러를 배 치시켜 컬러블록 디자인으로 활용하였다. 강조적 단 순성은 의상의 실루엣으로 반영하여 하우저 작품에 나타난 여성 몸의 형태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작가 만의 해석으로 나타냈다는 점을 적용하였다. 따라서 몸의 왜곡성을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도록 셔링, 밴 딩, 스트랩 장식으로 벌룬 실루엣으로 강조하였다. 마 지막으로 원색적 색채성은 하우저의 작품에서 사용된 원색인 빨강, 노랑, 파랑, 주황, 초록, 검정을 중심으로 원단 색상의 선택을 색채 대비가 되도록 디자인하였 으며, 의상의 디테일 장식인 스트랩, 밴딩 부분도 몸 판과 대비되는 색상을 선택하여 시각적으로 부각시키 고자 하였다.
작품 제작에 사용된 소재는 실루엣의 형태성을 극 대화하기 위해 네오프렌, 가죽, 면을 활용하였으며, 색 상의 겹침을 표현하고자 투명성 있는 소재인 오간자, 컬러 블록 디자인을 여러 겹을 입는 착장 형식으로 보 여주고자 편성물을 함께 혼용하였다. 디자인 목적 및 의도를 요약하면 <Table 2>와 같으며, 2가지의 컨셉 으로 전개하였다. 컨셉 1은 아르브뤼 작품 자체를 직 접적으로 조합하여 패턴으로 활용한 디자인으로 작 품 1, 2, 3으로 전개하였다. 컨셉 2는 하우저의 작품 에 색면과 배색의 선을 재해석하여 패션 디자인의 디 테일의 요소로 표현한 것으로 작품 4, 5, 6의 디자인 으로 전개하였다. 작품별 요한 하우저의 표현 특성이 반영된 디자인 방법의 방향성을 요약하면 <Table 3> 과 같다.
2. Deployment of design works
작품 1은 슬립드레스와 비대칭 슬리브 상의로 구성 하였다. 하우저의 작품에서 많이 나타나는 모티브인 하트, 여성의 묘사를 대상으로 캐릭터처럼 재조합하 여 원단으로 패턴화한 디자인이다. 작품의 조형적 특 성 중 투명적 중첩성으로 이너드레스와 상의를 코디 네이션했을 때 이너로 착용한 드레스가 부분적으로 중첩되고 변형의 가능한 디자인으로 의도하였고, 컬 러 선택에 있어서도 대비가 확연한 주황과 파랑의 원 색적 색채로 구성해 작품이 주는 유희성을 풀어내보 고자 하였다. 이너드레스의 밑단의 마무리를 파이핑 디테일로 요한 하우저의 특징적인 선묘의 곡선적 형상 을 강조하여 표현하였으며, 크롭한 기장의 상의 앞면 에 곡선을 따라 셔링 디테일과 스트랩 장식으로 실루 엣 변형의 재미를 의도하였다(Fig. 35).
작품 2는 요한 하우저의 전쟁시기의 잔상이 깊게 남은 로켓, 비행기, 별 등의 작품으로, 당시에 느껴지 는 급박함과 상반되는 원색적 색채계열로 표현하여 마치 아동화 같은 느낌을 주며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키치한 무드로 디자인하였다. 이너 니트웨어와 벌룬 드레스로 구성하였다. 단순한 모티브들이 부각될 수 있도록 원색적 컬러를 사용하였으며 드레스 하단의 실루엣에 6개의 밴딩을 넣어 여성 인체의 과장된 왜 곡성을 표현하였고, 착용자에 따라 원단이 늘어나고 줄어듦에 따라 원단의 프린팅된 작품이 색면 추상처 럼 더 단순화되는 강조적 단순성을 특성으로 의도하 였다. 또한 작가의 작품 표현방식으로 면적에 대한 분 할성을 드레스의 밴딩을 넣는 불규칙한 간격으로 적 용하였다(Fig. 36).
작품 3은 벌룬 드레스와 비대칭 슬리브 베스트로 구성되었다. 특징적인 디자인은 작가의 내면적 직관 상으로 여성의 인체를 단순하게 변형하여 표현했다는 점을 의상의 실루엣 변형성으로 반영하였다. 슬리브 에 스트랩 부분을 조이고 풀어냄에 따라 원하는 실루 엣의 변형이 가능하도록 하였고, 스트랩 길이를 길게 디자인한 것은 작가의 자유로운 선묘화적 작업방식에 서 착안한 것이다. 또한 하우저의 양극성 장애의 조증 상태에 작업한 작품의 특성을 디자인적으로 내재화시 키고자, 벌룬 드레스 앞면에 셔링 스트랩을 묶을 시 원단에 프린팅된 작품이 형상이 일그러지고 단순해지 면서 작가가 정적이었던 시기에 작품이 간결해지고 추상적이었던 심리성을 표현하였다(Fig. 37).
작품 4는 이너웨어, 비대칭 슬리브 상의, 바지로 구 성된 디자인으로, 요한 하우저 작품의 자유로운 내부 선묘화의 선적 작업에서 착안하였다. 특히 검정색과 유채색을 함께 사용한 작품에서 면적에 대한 경계성 이 없이 무의식적으로 면적을 채운 선들을 의상의 모 티브로 활용하여, 바지 겉면에 라이닝 테이프 장식으 로 입체감 있게 돌출시켜 디자인적 포인트로 표현하 였다. 바지의 선적 디테일을 가시적으로 나타내고자 검정색 바탕에 노란색 선으로 선택하였다. 또한 상의 의 투명한 오간자 소재를 이너로 착용하여 면과 선들 이 중첩되어 새로운 색감을 만들어내는 투명적 중첩 성의 특성을 나타내었다(Fig. 38).
작품 5는 터틀넥 니트웨어, 니트 드레스, 오간자 드 레스로 구성하였으며, 요한 하우저의 조형적 특성으 로 중첩과 색상대비에 집중하여 패션 디자인 요소로 접근하였다. 모티브가 된 작품에 사용된 컬러가 노란 색이 가장 두드러졌고 대비색상으로 채도 낮은 블루 가 나타나 의상의 컬러로 반영하였으며, 실루엣은 간 결한 H라인으로 마치 굵은 선처럼 표현하고자 하였고 색채가 강조될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투명한 소재를 사용한 오간자 드레스도 작품에서 사용된 붉은색을 적용하였으나 노란색 니트 드레스 위에 착장하면서 색상의 중첩으로 주황색으로 변형되는 시각적 재미를 적용하였고, 그 위에 하우저의 주된 작업방식인 선의 형태 중 직선과 곡선을 자유롭게 배치하여 그래픽적 인 테이핑 장식으로 부착하여 디자인적 재미를 주었 다(Fig. 39).
작품 6은 이너 니트웨어와 드레스, 조거팬츠로 구 성되었으며, 모티브가 된 작품에서 자유롭게 면적을 분할하고 다채로운 색상으로 장식되어 있는 점을 차 용하여 옷의 패널과 절개선을 패션 디자인의 요소로 가져와 분할적 장식성의 특성을 적용하였다. 아르브 뤼 작품의 개성 있는 표현을 의상의 패널로 면적화시 켜 사회에 차별적 경계성 없이 조화롭게 융화될 수 있 음을 의상을 레이어드함으로써 표현하였다. 또한 예 술이라는 도구로 사회와 소통하려는 소수집단의 정체 성을 표현하고자 절개선을 따라 보색대비 색상의 파 이핑 장식으로 적용하였다(Fig. 40).
Ⅴ. Conclusion
본 연구는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능동적인 실천 방안으로, 사회적으로 배제되었 던 ‘아르브뤼’ 예술을 패션 디자인에 반영하여 새로운 개념 패션 실현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에 아르 브뤼의 개념을 조사하고 시각적 자료를 수집하여 아 르브뤼의 조형적 특성을 도출하였고, 이러한 특성을 기준으로 요한 하우저의 작품 이미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패션 디자인의 표현 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 는 요소를 활용하여 패션 디자인 작품을 개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아르브뤼 예술의 장르가 가진 사회 적 차별과 배제에 대한 문제점을 패션 디자인의 요소 로 내재화시켰으며 요한 하우저 작품의 조형적 특성 을 디자인 요소로 반영하였다. 요한 하우저의 작품은 아르브뤼 작품의 5가지 조형적 특성 중 투명적 중첩 성, 분할적 장식성, 강조적 단순성, 원색적 색채성의 4가지로 도출되었다. 그중 원색적 색채성은 아르브뤼 작품의 조형적 특성에 없었던 색상에 대한 부분으로 새롭게 도출되었다. 이는 아르브뤼 작품의 조형적 특 성을 도출한 문헌연구와 시각적 자료는 대부분 형태 적 묘사를 기준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작품에 활용된 많은 색상들을 포괄할 특성을 도출하는 것에는 한계 점이 있다.
요한 하우저 작품의 조형적 특성을 바탕으로 3D 디지털 클로딩을 활용한 패션 디자인 작품 개발 결과 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요한 하우저의 작품은 형식주 의적인 표현성을 탈피한 비정형적인 사물과 인물 묘 사의 특징을 패션 디자인의 실루엣에 적용하여 독특 한 조형미를 나타낼 수 있었다. 여성의 몸체에 대한 다양한 해석적 여지를 담고자, 착용자에 따라 실루엣 을 변형할 수 있는 스트랩 디자인을 넣어 시각적으로 강조하였다. 둘째, 작품이 가진 고유한 작업방식을 의 상의 장식적 디테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요한 하우저는 수많은 선의 형태들이 중첩되면서 면적을 채우는 방식으로 작품을 이어나가는 점을, 의상의 밑 단과 끝단처리의 선들을 파이핑 장식으로 혹은 바지 와 원피스 위에 스트랩을 중첩되게 부착하여 선적 작 업이 강조된 그래픽 기호처럼 표현하였다. 셋째, 작품 에 표현된 무의식적 선택에 의한 색상의 조합들이 의 상의 색상으로 적용되었을 때 색다른 조형적 재미를 표현할 수 있다. 요한 하우저의 작품에 있어 채색은 원색 그대로를 색상의 수에 관계없이 나타내기도 하 고 색상이 겹쳐지면서 만들어지는 의도하지 않은 색 상의 혼합을 나타내고 있는 점을 활용하여, 제한된 색 채 없이 다채롭게 의상에 적용하기도 하고 의상의 투 명한 오간자 원단을 사용하여 의상이 중첩 시 다른 색 으로 변질되어 보일 수 있도록 디자인에 활용하였다.
본 연구는 다양한 예술의 형태를 시대적으로 포용 하는 흐름에 따라 아르브뤼의 작품을 패션 디자인의 요소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으며, 이를 통해 사회의 다양한 현안들이 패션을 통해 내재적이 고 차별화된 사회적 메시지를 담는 실천적인 패션 디 자인 개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