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Introduction

슈즈는 인류의 복식변천과 더불어 각 민족마다 서로 다른 차이를 보이며 발달해 왔다. 슈즈는 인간의 발이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지지대 역할을 한다고 하여 핵(核)을 의미하는 고대 영어의 쇼(shoe)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그만큼 인간의 신체 중 발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 과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유추할 수 있다(Kim, 2016).

현대 패션에서 슈즈는 중요한 패션 액세서리 중 하 나로 지속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슈즈의 중요성 을 이해한 많은 패션 회사들이 판매하는 아이템 중 슈 즈가 차지하는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 할 수 있다(Choklat, 2012/2013). 현대의 슈즈 산업은 빠르게 발전해 왔으나, 슈즈의 기원과 현대 디자인의 연관성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부족하고, 관련 선행 연구들도 대부분 디자인 개발을 위한 상품기획, 제작 및 착용 실태, 슈즈의 변천과정만을 정리한 것들이 주 를 이루어 슈즈에 대한 다양한 각도의 연구가 지속적 으로 필요하다.

패션의 역사에서 중세 시대 후기는 서구의 학문이 나 예술, 산업 등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고, 서양 복 식의 기초가 형성된 시기인 것이 의미가 있으며(Kim, 2004), 고딕 시대의 패션 유행을 이끌었던 중요한 요 소 중 하나인 풀렌느 슈즈는 과거 슈즈 역사에서 조형 적으로 큰 특징이 두드러지는 슈즈 중 하나이다. 이러 한 풀렌느 스타일이 현대 슈즈 컬렉션에서 나타난 사 례를 수집하여 분석하고 조형적 특성을 분석함으로써 풀렌느가 끼친 영향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연구 방법으로 이론적 고찰과 사례분석 고찰을 병 행하였다. 풀렌느에 관한 개념과 사례 등은 학술 단체 에 게재된 선행 연구 논문, 국·내외 단행본, 인터넷 및 전문 서적을 중심으로 조사하였다. 분석 자료의 수집 은 퍼스트뷰코리아(https://www.firstviewkorea.com)에 서 해외 패션 컬렉션 사진을 수집이 가능한 시기인 2012 S/S부터 2020 S/S시즌까지 조형성이 확인 가능 한 해외 여성 4대 컬렉션을 중심으로 총 740장 수집하 였으며, 의류학 전문가 집단 5인과 함께 분류하여 최 종 709장을 분석하였다. 남성 컬렉션은 슈즈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각적 자료가 부족하여 제외하였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과거 풀렌느 슈즈의 변천 과정에서 나타난 변화가 현대 슈즈 디자인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연관성을 갖는지를 파악하고, 그의 조 형적 특성을 분석하여 슈즈 디자인 개발에 유용한 정 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슈즈 디자인 분야의 후속 연구에 반영되고, 슈즈 디자인 개발 및 설계에 기초 자료를 제공하여 슈즈 디자인 개발에 도움이 되 기를 기대한다.

Ⅱ. Poulaine Shoes

슈즈(shoes)는 인간의 발에 착용하는 도구를 의미 하며(Jang, 2012), 슈즈의 발생 기원은 현재 남아 있는 사료로는 명확하지 않지만, 빙하기 말기로 추측하며, 원시인들이 원시적 도구를 사용해 사냥한 동물의 가 죽을 소재로 발을 감싸는 단순한 형태를 제작하였다 고 한다(Boucher, 1987). 슈즈가 발생한 초창기에는 척박한 자연 환경으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 되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다양한 지역적 기후 및 풍 토, 주술적 의미와 장식적 욕구, 신분의 상징 등 복합 적인 요인에 따라 다채로운 형태로 복식의 역사와 함 께 나타났다(Kim, Jun, Park, & Kim, 2016).

1. Background of Poulaine shoes’ appearance

슈즈는 인류의 복식변천과 더불어 각 민족과 지역 마다 서로 다른 차이를 보이며 발달해 왔다. 중세시대 는 서양복식의 기초가 형성된 시기이고, 슈즈의 경우 에는 고대부터 이어져 온 샌들이나 부츠 등이 발전하 며 계승되어 새로운 유형의 슈즈들이 등장하게 된다. 476년 서로마 멸망의 시기에서부터 15세기 초반까지 의 중세시대에는 서양슈즈의 발전 역사상 매우 다채 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Kim, 2016).

고딕(Gothic) 시대는 게르만족인 Goths족이라는 어 휘에서 유래된 말이지만, 로마, 비잔틴양식이 후퇴한 미술용어이다. 비율을 중시한 후대의 르네상스인들은 이전 시대의 미술을 야만적인 것이라 생각하여 부정 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고딕’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 이 그 기원이다. 오늘날에는 중세후기를 나타내는 고 유명사로 사용된다. 십자군의 원정에 자극 받아 서구 의 학문이나 예술, 산업 등이 비약적 발전을 했던 시 기이며, 특히 견직물 공업에서 직물에 이르기까지 다 양한 발전을 하였다. 고딕 양식은 프랑스인에 형성되 어 북으로는 영국, 남쪽으론 이탈리아, 스페인으로 보 급되어 중세 특유의 예술양식으로 확립되었다. 당시 사원과 교회의 건축양식이 고딕양식에 우선 적용되었 는데, 끝이 뾰족한 탑, 첨형 아치형을 이루었고, 내부 장식에는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하였다. 건축양식과 마찬가지로 당시 착용하던 모자는 높이가 높고 뾰족 하였으며, 복식은 인체의 윤곽선을 나타내주는 드레 이퍼리한 형태였다(Kim, 2004). 고딕의 슈즈는 로마 네스크의 뾰족한 감각이 그대로 반영되어 발달한 것 으로 고딕 특유의 예각적인 감각을 나타냈다.

중세초기에는 그리스 로마인들이 즐겨 신었던 샌 들형에서 발등까지 완전히 감싸는 스타일이 유행하다 중세시대 중기에는 비잔틴 복식문화와 동방의 문물이 혼재된 독특한 경향이 나타났다. 여인들에 의해 자수 법이 발달하게 되어 발을 덮는 슈즈와 부츠 형태의 슈 즈를 주로 착용하였고, 동방의 영향을 받아 슈즈 끝이 뾰족한 것이 나타나기 시작했다(Goh, 2008). 이러한 슈즈는 발목이 낮고 앞 코가 긴 형태였는데(Fig. 1), 프랑스에서는 풀렌느(poulaine), 폴란드에서는 크랙코 우(cracow)라 불리며 발전하여 나타났다.

2. Characteristics of Poulaine shoes

풀렌느는 대략 중세 후기의 1370년대에서 1400년 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다. 풀렌느의 유행이 15세기 중반에 들어서면서 다시 되살아나자 유행의 첨단을 달린 풀렌느는 일반인들이 통상적으로 신은 것이 아니라 유행에 민감한 소수의 전유물이었다. 여 성도 풀렌느를 착용하였지만 남성의 것처럼 극단적인 형태를 하지 않고 골격만 유사할 뿐이었다. 당시 유행 한 복식인 긴 치마길이에 긴 코의 풀렌느를 신고는 제 대로 활동하기가 불편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할 수 있 다. 따라서 여성들은 풀렌느의 극단적 유행을 따라가 기가 어려웠고, 유행에 민감한 남성들을 중심으로 유 행하였다(Jang & Her, 1992). 뾰족한 풀렌느의 앞부분 은 25~30cm 길이에 이르렀으며, 슈즈의 앞코를 길게 신는 것이 큰 유행이었던 중세말기에 이르러서는 1m 길이의 풀렌느를 선보여 슈즈의 앞부분에 끈을 달아 이것을 다리에 묶어 걷는 경우까지 생겨났다(Kim, 2004). 신분에 따라 그 길이를 제한하기도 하였는데, 평민은 13~15cm, 중상층은 30cm, 왕은 60cm로 슈즈 의 길이를 규제했다(Kim, 2004). 따라서 풀렌느의 길 이로 직분을 간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었다. 풀렌느의 터무니없이 긴 앞코는 가격이 비싸고, 착용자가 모든 육체적 노동을 하는데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에 육체적 노동이 필요없는 지위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부를 과 시하기 위해 신었다. 풀렌느는 스스로 엄청난 길이의 앞코를 지탱할 수 없었기 때문에 팁을 똑바로 세우기 위해 중세 제화공들은 부드러운 유기물질, 이끼, 머리 카락 또는 양모 등으로 앞코를 채웠다. 풀렌느의 앞코 보강재로 사용되었던 재료 중 고급 코르셋을 고정할 때 사용되었던 고래뼈를 활용해 모양을 유지했다(Fig. 2).

런던 박물관에서 출간한 ‘Shoes and patterns’에 따 르면 ‘베이널스성’에서 중세시대의 슈즈가 상당수 보 존되어 있으며, 보존상태가 매우 좋아 연구 자료로 유 용한 증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발목 밑으로 내려가는 슈즈가 전체 슈즈 중 81%를 차지하고, 발목 높이의 슈즈는 17%, 부츠는 2%에 불과하다고 했다. 슈즈는 대부분 가죽 끈이 구멍에 꿰어져 있고, 발목 신발과 부츠는 앞이나 옆에서 끈으로 묶여 있었다 (Grew & Neergaard, 2006). 아마도 여름에는 신발을 더 자주 갈아 신었을 것이고, 겨울에는 부츠나 발목이 있는 신발을 더 많이 신었을 것이다.

14세기 중반에는 다소 넓고 둥근 발가락 스타일이 선호되었지만, 세기 후반에는 거의 모든 종류의 신발 이 예각을 가지고 있었다. 14세기 후반에 제작된 풀렌 느의 길이를 분류하여 <Fig. 3>과 같이 제시하였으며, 본 연구에서는 풀렌느의 특성을 가진 현대 컬렉션 사 진 자료 수집 시 기준으로 활용하였다. 또한 성인 남․여성뿐 아니라, 어린 아이들도 풀렌느를 착용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Grew & Neergaard, 2006).

튜닉이 점점 짧아지면서 젊은 남성들이 다리를 과 시했던 중세시기에 풀렌느는 다리를 강조하고 길어보 이게 하는 효과까지 있어 유행하는 것에 이유를 더했 다(Imbler, 2019). <Fig. 4>의 세 가지 풀렌느에서 상단 의 풀렌느는 가죽끈을 활용하여 발목을 지탱한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중단의 것은 길이가 길지 않은 슈즈 도 장식적인 요소들을 더해 동시대에 착용되어진 것 을 알 수 있다. 하단의 풀렌느는 런던 해안가의 고고 학적 발굴에서 발견된 슈즈로 끝이 소박하지만 섬세 한 잎사귀 무늬가 나타난 것이 특징인 것을 알 수 있 다. 풀렌느의 종류는 발목에서 끈으로 묶는 간단한 슬 리퍼형부터 하프 부츠, 롱 부츠까지 다양했다. <Fig. 5> 및 <Fig. 6>과 같이 군인들은 전쟁터에 나갈 때 발 을 보호하기 위해 발등에서 발목부분까지 철갑으로 씌운 철갑 풀렌느로 변형하여 신기도 하였다. 이러한 풀렌느는 막대기 형태를 하여 기사들이 스스로 걷거 나 말 위에 올라타는 것이 어려웠을 것을 짐작하게 해 준다. 여성의 슈즈는 남성 슈즈와 차이가 많이 없었지 만, 남성의 슈즈에 비해 장식이나 모양이 더 아름다웠 으며 폭이 넓지 않았다. 또, 십자수 및 세공업의 발달 로 인해 화려한 신발 장식이 생겨나게 된다(Lee & kang, 2011). 1463년, 앞코의 길이가 점차 길어지고 장식성이 더해져 사치스러워진 슈즈 유행에 영국의 애드워드 4세는 풀렌느의 착용을 규제하는 법을 공포 하였다. 파리에서는 풀렌느를 1368년에 금지하였고, 1475년경 풀렌느의 유행은 자취를 감추었다(Pratt & Woolley, 1999/2005).

3. Contemporary Poulaine shoes

중세 시대 유행했던 풀렌느 스타일의 슈즈가 현대까 지 전해져 내려온 사례로 멕시칸 부츠(botas picudas), 윙클 피커(Winkle Pickers), 쿠사(Khussa)의 세 가지 스타일이 착용되고 있다. 위키피디아에서는 ‘Pointed shoes’의 정보로 풀렌느와 윙클피커, 멕시칸 포인티 부츠를 예시로 명시하고 있다.

Shihyenshoes(2020)는 풀렌느와 비슷한 추세로 이 어지는 신발로 멕시칸 부츠를 언급하였으며, 멕시칸 부츠의 앞코는 중세시대의 풀렌느와 가장 밀접한 형 태로 코가 매우 길고 위로 말려 올라간 형태인 것이 특징이다(Fig. 7). 멕시코에서는 ‘보타스 피쿠다’ 또는 ‘보타스 부족장화’로 불린다. 이 뾰족한 부츠의 출현 은 ‘Tribal guarachero’ 전자 음악의 인기와 관련이 깊 다. 2009년 3ballMYT에서 소개된 Tribal guarachero 라는 음악은 소개된 즉시 유명해지며, 음악에 맞춰 춤 을 추는 것이 유행이 되었는데, 멕시코인들은 이 음악 에 맞춰 춤을 출 때 뾰족한 부츠와 셔츠, 스키니진에 카우보이 모자를 썼다(Rodriguez, 2011). 멕시칸 부츠 는 ‘트랜스 음악’과 동시에 인기를 끌었고, 이 부츠는 일렉트로닉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남성 극단들이 선 호하는 신발이 되었다.

풀렌느 스타일의 또 다른 슈즈는 파키스탄에서 신 는 전통 신발 중 하나인 쿠사(Khussa)로, 지역의 역사 에 뿌리를 가진 문화유산의 일부로 평가받는다. 이 아 라비안 슈즈는 수세기 전부터 착용했던 슈즈에서 진 화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쿠사는 앞코의 길이가 멕시칸 부츠에 비해 매우 짧지만 급격하게 휘어져 있 고, 동양의 무드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Fig. 8). 쿠사는 중국의 영향을 받은 나무로 만든 단순한 신발이었으나, 추운 날씨에 신기에 불편하고 실용적 이지 않았다. 17세기나 되어서야 비로소 쿠사를 최고 급 가죽에 보석을 박고, 금사와 은사로 아름답게 수를 놓기 시작하였으며, 이를 살렘 샤히(saleem shahi)로 불렀다. 이는 Mughal 황제 Jehangir의 별명을 본떠 만 든 이름이었다. 샬렘 샤히는 일반적으로 더 미세한 문양을 가지고 있었으며, 손으로 수놓은 복잡한 패턴 으로 장식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조실을 사용해 저렴하게 공급되어 모든 계층에서 착용하게 되었다 (Saeed, 2014).

마지막으로 또 다른 풀렌느 스타일의 슈즈는 윙클 피커로 앞코 형태가 멕시칸 부츠와 다르게 휘어 올라 가지 않았으며, 직선으로 곧게 뻗은 길죽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Fig. 9). 1950년대에 영국에서 등장하여 1960년대 이후 테디 보이(Teddy boys)와 모즈(mods), 로큰롤 음악가들 사이에 크게 유행하였다. 윙클 피커 착용자들은 중세시대의 풀렌느 착용자들처럼 신발의 앞코부분을 면이나 화장지 등으로 채워 팁을 뾰족하 게 유지했다(Imbler, 2019). 영국에서 ‘Winkles’는 꼬 인 껍질에서 부드러운 부분을 조심스럽게 추출하기 위해 핀이나 다른 뾰족한 물체를 사용해 먹는 인기 있 는 해변 간식이었다. 뾰족한 팁과 유사한 형태의 윙클 피커는 이 간식의 이름에서 비롯해 익살스러운 이름 으로 불리게 되었다. 비틀즈와 같은 당대의 로큰롤 스 타들에 의해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과 일탈을 표현하 기에 윙클피커가 활용되었다(Gucinari, 2016). 변화하 는 패션의 유행에서 윙클피커는 앞코의 뾰족한 부분 이 잘려나간 약간의 사각 토(chisel toe)로 변형되기도 하였다.

Ⅲ. Characteristics of Poulaine Shoes in the Contemporary Fashion Collection

풀렌느 슈즈 관련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풀렌느의 미적 가치를 장식 욕구의 표현, 성적 표현성, 품위와 신분 상징성으로 제안한 Kim, Choi, and Lee(2001)의 연구와 신분을 엄격히 구분 짓는 방법, 존귀함과 부의 상징, 종교적 염원, 순결의 상징으로 서술한 Lee and Kang(2011)의 연구가 있다. 위 연구들은 시대의 상황 이 슈즈의 유행에 필연적으로 반영이 되며, 시대의 변 화에 따라 재해석됨으로써 슈즈의 디자인이 현대의 사회․문화적 영향을 받아 발전해 나가리라 추측하였 지만, 이를 규명하는 연구가 지속되지 않았다. 따라서 과거 슈즈의 유행과 조형적인 특징들이 현대 슈즈에 미친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세시대의 풀렌느는 부드러운 가죽이나 펠트(felt), 벨벳(velvet), 브로케이드(brocade), 메탈 소재 등을 이 용했다(Kim, 2004). 갑피의 소재가 천연 피혁과 섬유 가 주류를 이루어 왔지만, 합성 피혁과 비닐 등 새로 운 대체제가 등장하여 슈즈를 경량화하고 다양한 표 현을 실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여전히 고급 소 재의 슈즈는 천연피혁으로 제작하고 있다.

멕시코 부츠와 쿠사, 윙클피커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과장된 형태성과 컬러로 표현되어 개성이 넘치는 다양한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착용되어지고 있다. 슈즈디자인에서 장식은 디자인의 차별성 및 특 성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이다. 풀렌 느에서 보여진 장식의 요소는 아일렛(eyelet), 리벳 (rivet), 펀칭(punching), 스터드(stud), 링(ring), 스팽글 (spangles), 비즈(beads) 등의 오브제와 자수도 많이 사용되었다. 전통적 특징을 가진 디자인에서는 자수 를 놓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장식적이면서 자신을 돋 보이는데 치중된 디자인은 미러볼, 유리, 비즈 등 다 양한 오브제들이 화려하고 개성있게 표현된 것이 특 징이다.

본 연구에서는 풀렌느 스타일 슈즈 분석을 위하여 퍼스트뷰코리아(https://www.firstviewkorea.com)를 통 하여 해외 패션 컬렉션 사진을 수집이 가능한 시기인 2012 S/S부터 2020 S/S 시즌까지 <Fig. 2>를 참고로 앞코가 긴 스타일의 사진 자료 709장을 선정하였으 며, 의류학 분야 전문가 집단과 함께 특성을 분류하였 다. 현대 패션 컬렉션에 나타난 풀렌느 스타일의 슈즈 는 다양한 구조와 디테일들이 부착된 풀렌느 스타일 로 나타났으며, 본 연구에서는 확장된 구조의 과장성, 오버 트리밍과 컬러 콘트라스트의 장식성, 형태의 해 체와 믹스앤매치의 이질성 등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1. Exaggeration of the expanded structure

과장성은 조형물의 형상이나 구조의 변형을 통해 공간을 확장시킴으로써 형태의 극대화를 통한 구조로 탈바꿈을 통해 확장된 조형미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 한다(Kim et al., 2016). 14세기 풀렌느의 길이는 계급 과 신분에 따라 착용할 수 있는 길이가 규정되어 엄격 히 제한하였다. 현대에 나타난 풀렌느 형태의 슈즈는 더 이상 계급이나 신분을 나누는 기준이 아닌 확장된 구조에 의한 과장성을 나타내며, 개인의 개성을 표출 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풀렌느는 앞이 길고 점점 뾰족해지는 극단적 형태 로 발가락들이 서로 겹쳐지지 않고는 신을 수 없는 매 우 불편한 신발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남성들 사이에 서 인기가 매우 높았다(McDowell, 1994). 그 이유는 앞코의 길이가 길수록 신분의 상위를 나타내기도 하였 지만, 성적인 의미가 내재되어 있었기에 더욱 그러하 였을 것이다. 발은 남성 성기의 대체물로써 연상되어 성적 암시성을 내포했기 때문에 슈즈와 발은 과거부 터 성적 환상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Lee & Gang, 2015).

현대 슈즈 컬렉션에서는 풀렌느의 조형적으로 확 장된 외형만을 디자인적 요소로 착안하여 과장적 디 자인으로 나타났다. 과장성이 나타난 확장된 구조로 는 앞코의 확장, 굽의 확장, 톱라인의 확장이 있다. 앞 코의 확장은 <Fig. 10>, <Fig. 11>과 <Fig. 12>처럼 일 상생활에 방해가 될 정도로 길어진 앞코는 계급의 상 징으로써 나타났던 과거의 풀렌느 특징이 현대에 페 티시즘을 나타내는 디자인으로 나타난 예시로 들 수 있다. <Fig. 13>은 쿠사의 조형적 특성과 유사한 앞코 의 확장이 특징으로 한층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조형 미를 표출하였다. <Fig. 14>는 확장된 예각의 앞코가 자극적으로 변형되어 슈즈의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강조된 형태미를 표출했다.

<Fig. 15>는 굽이 확장된 구조로 코팅처리된 나무 웨지 힐 구조에 가죽힐이 덧대어져 일반적인 하이힐 형태로 보이는 착시효과를 가진 디자인으로 표현되었 다. <Fig. 16>과 <Fig. 17>은 왜곡을 주는 굽의 형태가 유동적이고 역동적인 형태감을 자아냈다. <Fig. 18>에 서 나타난 톱의 확장은 톱의 길이가 과장된 니하이 부 츠로 극단적인 길이의 확장 구조를 표현하였고, 뾰족 하게 과장된 앞코 또한 과장성을 잘 보여주는 예시다. <Fig. 19>도 길이가 극단적으로 확장된 구조에, 광택이 있는 소재, 발뒷꿈치 부분에 절개가 슬링백처럼 잡아 주는 개성있는 형태로 장식적이면서도 기능적인 조형 미를 자아냈다. 확장의 특징은 길이를 확장함으로써 자 극적이고 역동적인 조형미를 표출하는 것이며, 가장 과 거 풀렌느의 조형적 특징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준다.

2. Trimming and color decorations

장식성은 조형물의 공간 위에 시각적 아름다움을 위한 질서를 또다른 형태를 통해 부여함으로써 형성 되는 것으로, 외형적인 형식미를 증대시켜주는 부가 적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Kim et al., 2016). 고딕시대의 풀렌느는 앞코의 끝부분에 뱀의 꼬리, 물 고기 꼬리 등 기발한 형태의 장식으로 치장하는 것이 유행했는데, 이는 당시의 장식용 세공과 수공업 기술 이 최대로 발달하였음을 알려주는 증거이기도 했다 (Kim et al., 2001). 또, 복장보다는 신발을 더 중요시 하여 제작과정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으며, 부드 러운 가죽, 펠트, 벨벳, 브로케이드, 두툼한 실크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여 장식성을 부각시켰다(Kwon, 2000).

현대에 나타난 풀렌느는 아일렛, 펀칭, 링, 버클, 자 수 등 완성된 구두의 바디 위에 장식적 요소를 자극적 이고 반복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과거 풀렌느의 장식적 인 조형적 특성보다 더욱 오브제들이 두드러지는 특 징으로 나타났다. 이는 슈즈가 가지는 실용성과 기능 성에 관련 없이 인간 내부의 욕망을 조형적으로 표현 하는 수단으로 디자인되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 Overtrimming

오버 트리밍은 과도한 장식을 구두에 덧붙여 사용 함으로써 장식성을 드러낸 디자인이다. 징, 아일렛, 펀 칭, 스트랩, 링, 버클 장식 등을 사용한 장식을 앞코가 뾰족한 풀렌느의 특징에 접목함으로써 중세시대의 고 딕적인 감각과 그로테스크한 장식 효과를 나타낸다.

<Fig. 20>은 뾰족한 가시 모양의 징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중세시대의 고딕적인 감각과 그로테스크한 장식 효과를 나타냈다. <Fig. 21>은 스트랩의 규칙적 이면서 반복적인 형태로 역동적인 형태감을 자아냈 다. <Fig. 22>는 은사로 갑피에 자수를 하고, 앞코에 메탈소재를 덧대어 뾰족한 코를 강조하였고, 버클을 반복 배치하여 리듬감이 있는 장식성을 더했다. <Fig. 23>은 보석을 엮어 달아 걸을 때마다 찰랑이며 반짝 이는 효과를 통해 장식적 아름다움을 선보였다. <Fig. 24>는 레이스업 스트링으로 반복적 효과와 분할되어 있는 면적에 균일한 간격으로 아일렛 장식을 박아 입 체적인 조형미를 표출하였다.

오버트리밍은 연속적으로 배치되거나, 볼드한 장식 이 포인트가 되어 무게감있게 표현되었고, 또는 두 가 지 이상의 기능과 장식의 역할을 하는 오브제가 조화 를 이루며 장식성을 나타냈다.

2) Color contrast

컬러 콘트라스트는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이상의 컬러를 대비되게 매치하여 강렬한 이미지를 장식적으 로 활용한다. <Fig. 25>는 레드 바탕과 화이트 바탕의 도트 무늬에 옐로우 컬러를 매치를 매치해 컬러와 무 늬가 선명하게 대비되는 디자인이다. <Fig. 26>은 호 피문양의 갑피에 톤 다운된 레드 컬러와 블랙 컬러의 버클을 사용하여 대조적인 컬러감을 보여줬다. <Fig. 27>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듯 슈즈에 석양이 지는 듯한 패턴의 컬러와 무늬를 넣음으로써 개성 넘치는 독특한 장식성이 강조되도록 하였다. <Fig. 28>은 전 체적으로 블랙을 베이스로 하고, 포인트로 비비드한 옐로우 컬러를 사용하여 대비가 크게 강조되었고, 직 선적인 패턴의 스타킹과 스타일링하여 속도감과 역동 성이 보이도록 하였다. <Fig. 29>는 원색적인 갑피에 직접적인 무늬를 입히거나, 자수를 넣어 풍성한 컬러 를 선보였다.

컬러 콘트라스트는 대체적으로 단조로운 실루엣에 컬러풀한 패턴과 컬러 블록을 통해 디자이너의 독자 적인 개성을 드러낸 것이 특징으로 나타났다.

3. Deconstruction, mix, and match heterogeneity

이질성은 서로 바탕이 다른 성질이나 특성을 뜻하 며, 기존의 정의 내려진 기본적인 슈즈의 형태에서 벗 어나 슈즈에서 표현될 수 있는 실루엣, 소재 등을 포 함한 바디와 힐의 변화와 조화에서 오는 이질적인 특 징을 분석하였다. 전반적으로 슈즈의 분위기를 좌우하 는 힐의 변화와 소재의 믹스 앤 매치가 많이 나타났다. 슈즈의 실루엣에 큰 변화가 있으며, 다양한 오브제의 혼성을 통한 조형 배열을 통해 새로움을 창출하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1) Deconstruction of form

형태의 해체는 일반적으로 슈즈가 구성되는 ‘바디’ 와 ‘힐’의 형태 변화를 통해 비구조적인 형태를 나타 낸 디자인을 분석하였다. 특히 굽의 변형은 기다란 일 반적 형태보다 불안정하거나 과장된 느낌의 디자인으 로 표현이 된 경우가 많았고, 바디의 변화는 면적이 절단되거나 부피감을 증대시킴으로써 이질적인 감각 을 나타냈다.

<Fig. 30>의 슈즈는 힐의 형태를 원의 형태로 변형 시켜 불안정한 느낌을 주었고, 앞코 부분이 샌들 형태 이나 길게 과장하여 표현하며 포인트를 주었다. 스트 랩 부분을 나뭇가지 형태의 오브제로 대체하여 발목 까지 감기는 스트랩을 연결하였는데, 다양한 형태의 변형을 통해 풍성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Fig. 31>은 발등 부분의 체인과 갑피부분에 징 장식의 연장선으 로 힐의 형태를 체인의 형태로 변형하여 불안정해 보 이는 실루엣을 선보였다. <Fig. 32>는 발등 부분에 굵 게 주름 잡은 형태의 과장된 날개모양을 덧대어 붙여 슈즈의 전체적인 아웃라인이 강조된 형태미를 표출하 였다. <Fig. 33>은 무심한 듯 종이를 접은 것 같은 착 각이 들 정도로 가볍고 간소한 형태를 슬림하게 표현 하였다. <Fig. 34>는 단일 형태의 곡선으로 된 굽이 유 연한 곡선의 형태로 변화함으로써 스프링과 같은 착 각이 들도록 하고, 슈즈의 전체적 실루엣에 비하여 매 우 적은 부피를 차지하여 자칫 위태로워 보이는 실루 엣을 연출하였다.

2) Mix & match

믹스 앤 매치는 한 아이템에서 이질적인 소재나 효 과를 통해 변화를 주는 창의적이고 새로운 디자인 제 안을 중심으로 분류하였다. <Fig. 35>는 다양한 색감 의 가죽을 이어 붙이고 굽에 프린지 장식과 가는 스트 랩이 레이스업되어 상반된 방향성을 가진 이질적인 미를 보여준다. <Fig. 36>은 앞코 부분의 가죽을 갑피 와 다른 두께, 컬러의 소재로 골라 덮어씌운 것과 같 은 표현을 하였고, 톱 부분에 스트라이프 무늬의 니트 를 다소 헐거워 보이는 넉넉한 사이즈로 이어 붙여 양 말을 신은 듯한 소재의 언발란스를 보여주었다. <Fig. 37>은 에나멜가죽 소재에 PVC소재를 사용하여 소재 에서 이질성을 강조하였다. 굽 부분을 테이블 다리를 보호하는 듯한 실리콘 커버를 씌워 전체적인 블랙 컬 러에 투명한 커버가 마치 볼륨감을 주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나타냈다. <Fig. 38>은 광택이 있는 가죽의 중 심을 가로지르는 긴 퍼를 부착하고 니트소재를 활용 해 한층 입체적이고 이질적인 조형미를 자아내었다. <Fig. 39>는 찻잔의 손잡이와 닮은 형태의 굽을 금속 소재를 사용해 간결한 실루엣을 연출하였다. 소재가 이질적이지만 전체적으로 서로 상이한 부분의 부조화 가 하나의 디자인으로 자연스럽게 치환되었다. 이와 같은 현대 풀렌느 스타일의 슈즈에 나타난 조형적 특 성을 정리하면 <Table 1>과 같다.

Ⅳ. Conclusion

본 연구는 중세시대의 풀렌느의 조형적 특성을 가 진 현대의 슈즈 디자인에서 나타나는 조형미를 분석 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풀렌느에 관한 개념과 특성은 선행연구, 관련 전문서적과 인터넷 자료를 통해 조사 및 분석하여 문헌고찰을 시도하였고, 현대 슈즈 디자 인 자료는 2010년 S/S시즌부터 2020년 S/S 시즌까지 총 22개 시즌의 해외 패션 컬렉션 사진을 통해 현대 슈즈 디자인에서 나타난 풀렌느의 조형적 특징을 중 심으로 분석하였다.

풀렌느의 조형적 특징이 나타난 슈즈디자인 조형 적 특성은 확장된 구조의 과장성, 오버 트리밍과 컬러 콘트라스트의 장식성, 형태의 해체와 믹스앤 매치의 이질성 등으로 나타났다.

첫째, 과장성은 과거 계급의 상징성과 성적인 표현 을 위해 과장되었던 풀렌느의 형태적 특성을 가져온 현대 슈즈디자인에서 나타난 특징이다. 확장된 구조 는 앞코의 확장, 굽의 확장, 톱라인의 확장으로 나뉘 어 관찰되었고, 과감하고 관능적인 시각적 자극을 통 해 풀렌느의 조형미가 표현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둘째, 과거 다양한 장식적 소재를 활용하여 부와 계급을 과시했던 장식적 욕구가 현대 슈즈디자인에서 는 오버 트리밍과 컬러 콘트라스트를 통해 극단적인 장식성을 보여주며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셋째, 기존의 슈즈 형태에서 벗어난 슈즈의 바디와 힐의 변화와 조화에서 오는 이질적인 특징을 형태의 해체와 믹스 앤 매치로 분류하여 관찰하였고, 이들은 슈즈의 단조로운 실루엣에서 벗어나 섬세하고 과장된 실루엣으로 변화를 주었다.

본 연구는 풀렌느 스타일의 현대 슈즈 디자인을 분 석하여 분류 기준을 나누고 분석함으로써 슈즈가 가 지고 있는 실용성 이외에 인간의 내부 욕망을 슈즈라 는 한정적인 형태 안에서 조형적으로 표현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패션 분야에서 의상뿐 아니라, 슈즈 도 패션의 역사에서 그 시대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며, 패션 아이템의 일부로써 과거의 사 회․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등장 배경을 파악하여 연구하면 특정 시대에서 패션이 가지는 의미를 더욱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의 슈즈 조형미 분석에 활용된 현대 컬렉션 에서 나타난 디자인 분석은 의상 디자인 분야에서는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슈즈 디자인 분야 에서의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과거 슈즈의 형 태적 특징들이 현대 패션에 끼친 영향을 주제로 다룬 연구는 미흡하다. 본 연구는 풀렌느가 가진 조형적 특 성을 분석하고 그 특징이 나타난 현대 슈즈 디자인을 분석해 봄으로써 현대 풀렌느가 가지고 있는 복합적 인 특성에 대한 정의와 영향을 세분화하였다. 이에 분 석된 슈즈 디자인 특성들이 현대의 슈즈 디자이너들 에게 응용되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되 기를 바라며, 본 연구의 결과가 슈즈관련 후속 연구에 반영되어 현대 슈즈 디자인 분야의 질적, 양적 자료로 써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