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Introduction
최근 들어 일상생활에서 소비윤리를 실천하고, 개 인적, 도덕적 신념에 따라 신중한 선택을 하는 윤리적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상품의 구매와 소비, 처분을 하 는 과정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기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패션 기부 문화는 티셔츠 한 장, 신발 한 켤레로 시작하여 나눔 상품과 매장, 기부 바자회 및 캠페인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쇼핑이 기부로 이 어지는 나눔 쇼핑과 헌 옷을 기부할 수 있는 착한 매 장 등으로 인해 소비자의 기부행동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회적으로 의식 있는 소비를 통해 물질적 가치보다 정신적 가치를 중시(Kim & Shim, 2017)하 고, 공유와 대여, 중고 거래 및 기부 등의 착한 소비와 지속가능한 패션 트렌드가 강조되는 시점에는 패션상 품의 구입과 소비, 처분을 통해 기부를 실천하는 소비 자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요구된다.
기부행동에 관한 초기 연구들은 기부자의 특성, 즉, 어떤 사람들이 기부를 하는지를 밝히는 데 집중했고, 시간과 재능, 물질적 기부를 포괄적으로 다루면서 비 영리 차원에서 ‘누가, 어떻게 기부를 행하는가’에 중 점을 두었다(Kang, Kim, & Hur, 2012;Wang & Graddy, 2008). 기부가 소비행동으로 확산되면서 자 선적·물질적 기부와 기부의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 졌으며(Huh, 2016;Park & Hong, 2018;Shang, Reed, & Croson, 2008), 소셜기부 소비자의 참여동기와 온 라인 기부 캠페인, 소비자 참여형 기부 및 윤리적 소 비행동에 대한 연구(Gao, Park, & Cho, 2016;Huh & Lee, 2019;Park & Lee, 2012)가 이뤄져 왔다. 패션분 야에서는 패션상품의 재활용방법으로서 기부를 다루 거나 사회적 처분행동의 하나로 기부행동을 파악하였 고(Lee & Lee, 2016;Suk & Lee, 2017), 기부문화 확 산을 위한 수거 서비스 체계에 대한 연구(Park, 2014) 가 발표된 바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기부행동이 재활 용 및 처분과정에서의 물질적 기부만이 아니라, 기부 를 위해 시간을 나누거나 기부활동 자체가 정서적 안 정과 행복에도 기여(Huh, 2016;Kang et al., 2012)하 므로 패션 소비자들이 어떤 기부행동을 하고, 어떠한 요인이 기부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할 가치가 있다.
윤리적 소비자의 기부와 나눔은 태도의 영향을 받 기 때문에(Kang & Kim, 2003) 윤리적 소비태도는 기 부행동을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윤리적 소비태 도는 비윤리적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공동체운동, 재 활용과 재사용, 환경 친화적 소비, 소비절제와 간소화 를 통한 실천적 소비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며(Hong & Shin, 2011;Jayawardhena, Morrell, & Stride, 2016;Kim, 2020), 기존 연구(Jung & Yoon, 2016;Kim & Kim, 2020;Zollo, Yoon, Rialti, & Ciappei, 2018)에서 는 윤리적 소비동기와 성향, 윤리적 상품에 대한 소비 자 태도 및 행동에 중점을 두어 왔다. 패션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행동은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가치와 의식, 태도 및 구매의도와 관련되어 연구되었고(Kim & Kim, 2018;Kim & Shim, 2017;Koh & Noh, 2009), 윤리성의 정도와 기부형 제품의 선택에 관해서 도 연구(Lee & Cha, 2020)되었다. 또한, 패션상품의 처분행동에 있어 지속가능한 윤리적 소비태도의 영향 력을 밝힌 연구(Kim, 2020;Suk & Lee, 2017)도 이뤄 지고 있는 상황에 윤리적 소비태도와 기부행동에 관 한 연구는 윤리적 소비와 실천적 행동에 관한 차별된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사료된다.
한편, 윤리적 소비자들은 도덕적 정체성이 높을 뿐 아니라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통해 윤리적 소비 를 선택하며(Hong, Song, & Chun, 2011), 윤리적 책 임과 자아정체성, 공감성향 등은 윤리적 제품의 구매 와 태도에 있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Joo & Kim, 2019;Yoh, 2018). 특히 도덕적 정체성, 공감성향과 같은 심리적 변인들이 윤리적 소비태도와 기부행동을 촉진하는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Chung & Lee, 2016;Huh, 2016;Wu & Yang, 2018)에서는 일 반 소비자나 불특정 다수를 분석하고 있고, 사회적 기 업 및 공익연계 마케팅(Joo & Kim, 2019;Yun & Eum, 2014)과 관련하여 다루고 있어 패션상품의 기 부를 통해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는 소비자의 도덕적 정체성과 공감성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패션상품의 구입과 소비, 처분과 정에서 기부경험이 있는 소비자의 도덕적 정체성과 공감성향이 윤리적 소비태도 및 기부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패션 소비자의 윤 리적 소비 실천과 기부행동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는 데 의의가 있으며, 본 연구의 결과는 패션 산업의 윤 리적 상품 전략과 마케팅 및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Ⅱ. Theoretical Review and Hypothesis
1. Moral identity
도덕적 정체성은 배려, 도덕성, 사회적 책임, 진심 어린 행동 등의 도덕적 행동을 평가하는 자아인식의 중요한 기반이며(Reed II, Aquino, & Levy, 2007), 개 인의 성격 내면에 통합되어 있어 도덕성에 대한 의무 와 책임을 향상시켜 도덕적 행동을 하는 데 있어 동기 부여를 하는 것이다(Hardy & Carlo, 2005). Aquino and Reed II(2002)는 도덕적 정체성이 내면성과 상징 성으로 구성된 개념으로서 자기인지 측면에서 내면적 생각과 느낌을, 공공적 측면에서 타인에게 비춰지는 상징성을 포함한다고 하였다. 이 연구를 토대로 도덕 적 정체성은 내면성과 상징성의 차원에서 연구되고 있는데, 자기(self)의 사적인 차원인 내면성은 도덕적 스키마가 얼마나 쉽게 접근될 수 있는지에 대한 안정 적 특성을 의미하고, 공적 차원인 상징성은 도덕적 자 기를 공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 는지를 나타낸다(Chung, 2018). 도덕적 정체성을 인 격적 관점과 사회·인지적 관점으로 나누어 이론적 특징을 밝힌 연구(Jung, 2010)에 따르면, 인격적 관점 은 의지력, 통합성, 도덕적 욕구를 도덕적 정체성을 가진 사람의 본질로 상정한 반면, 사회·인지적 관점 은 사회 인지, 기억, 정체성, 정보처리로부터 도덕적 정체성의 역할을 설명할 수 있다.
도덕적 정체성은 도덕적 특질들이 조직화된 자아 개념으로서 윤리적 제품의 구매와 소비환경에서 도덕 적 자아정체성이 얼마나 중요한가와 관련이 있으며 (Aquino & Reed II, 2002), 브랜드 태도와 구매의도, 윤 리적 행동 등의 영향요인으로 연구되어 왔다. Aquino, Freeman, Reed II, Lim, and Felps(2009)는 도덕적 정 체성이 높을수록 도덕적인 상황에 대한 접근가능성을 높여 도덕적 행동을 한다고 하였고, Zollo et al.(2018) 은 윤리적 소비자의 의사 결정에 있어 도덕적 직관의 중요성이 크게 작용한다고 하였다. Chung and Lee (2016)는 윤리적 소비성향이 개인의 도덕적 정체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하면서 도덕적 정체성의 차원 중 내면성이 브랜드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내면성과 브랜드 태도 간의 관계에서 자부심이 부분 매개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Hwang, Oh, and Park(2013)은 내면성이 공정무역제품의 구매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내면성이 높은 소비자 들은 정의회복기대감을 매개로, 상징성이 높은 소비 자들은 사회적 강화를 매개로 공정무역제품의 구매의 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Huh and Kim (2012)은 윤리적 이슈가 개인의 정체성에 중요하다고 여길수록 윤리적 소비행동을 잘 실천한다고 하였고, Yoh(2018)는 윤리적 자아정체성이 비건 패션제품의 구매의도에 영향을 준다고 하였다. Wu and Yang (2018)은 도덕적 정체성이 녹색 제품을 선택하거나, 녹색 소비에 노력을 기울이는 경향을 증가시킨다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상에서 고찰한 선행연구를 토대 로 하여 도덕적 정체성이 내면성과 상징성으로 구성 된 개념으로서 윤리적 소비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심리적 변인일 것으로 예상하여 다음과 같은 가 설을 설정하였다.
2. Empathy propensity
공감성향은 공감적 각성이나 정서적 각성상태, 지 각·추론·판단·이해 등의 인지적 공감, 공감을 하 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포함한 순환적 공감, 그리고 인 지·정서·의사소통요소 등을 포함하는 복합적 공감 등의 관점에서 정의된다(Nam, 2010). 공감 척도로는 Davis(1980)의 대인관계반응지수(interpersonal reaction index: IRI), Bryant(1982)의 정서공감척도(emotional empathy index: EEI), Barrett-Lennard(1981)의 순환공 감척도(BLRI), Lawrence, Shaw, Baker, Baron-Cohen, and David(2004)의 공감지수(EQ) 등이 사용되고 있 다. Davis(1980)의 공감 척도는 관점취하기, 상상척 도, 공감적 관심척도, 개인적 고통척도로 구성되며, Lawrence et al.(2004)은 공감이 다른 사람의 정신 상 태에 대한 지적, 상상적 이해를 통한 인지적 공감과 다른 사람의 정서적 반응에 대한 정서적 공감을 포함 하는 다차원적인 성격을 지닌다고 하였다. Barrett- Lennard(1981)의 순환공감척도는 공감, 존중수준, 일 치성, 존중의 무조건성, 개방성의 차원을 포함하는데, 공감이 체험에 기반한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공유라 는 점에서 공감적 이해, 공감적 각성, 공감적 소통으 로 분류될 수 있다(Nam, 2010). 또한, 공감은 정서적, 인지적 공감을 기본으로 행동적, 사회적 및 관계적 공 감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다뤄지고 있으며(Kim & Lee, 2018;Ock, 2016), 타인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 로 공감을 한 이후에 발생하는 소비자의 태도 및 행동 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Escalas & Stern, 2003).
공감은 윤리적 소비 영역에서 관심을 갖고 연구되 고 있는데, 그 이유는 공감이 이타적 행동과 관련되기 때문이다(Park, 2015). 예컨대, 윤리적 소비를 실현하 는 공익연계 마케팅에서 제품에 대한 태도를 제고하 기 위해서는 소비자 공감을 이끌어내야 하고(Joo & Kim, 2019), 사회적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의 구매를 촉진하여 지속적, 안정적인 관계를 이어가는 데 있어 서도 공감의 역할이 중요하다(Yun & Eum, 2014). Ock(2016)은 소비자의 공감적 반응의 핵심요소로 이 성적, 감성적, 사회적, 행위적, 관계적 공감을 제시하 였고, 사회적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 가 지각하는 지적 호기심, 새로움, 품질적 요소, 자극 의 인지 등은 긍정적인 감정과 구매 및 참여와 같은 실질적 성과에 있어 중요한 영향변수로 작용할 수 있 다고 하였다. Park(2021)은 사회적 패션기업의 공헌활 동과 제품특성에 대한 인지적, 감성적 및 사회적 공감 이 구전의도와 구매의도의 영향요인이라고 하였고, Lee(2014)는 소비자의 문화성향이 공감능력을 통해 친환경 제품 구매의도를 높인다고 하였다. Zerbini, Vergura, and Luceri(2019)는 공감 수준이 높은 소비 자가 낮은 수준의 소비자보다 공정무역 제품의 구매 의도가 높다고 하였으며, Park and Byun(2017)은 소 비자 공감이 적극적 소비, 선택적 소비, 불매의 형태로 작용하여 윤리적 소비 실천으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상에서 고찰한 선행연구를 토대 로 하여 공감성향을 타인에 대한 관심과 이해, 소통 등을 통한 인지적, 감성적, 사회적 및 관계적 공감의 개념으로 파악하고, 이러한 공감이 윤리적 소비태도 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여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3. Ethical consumption attitude
윤리적 소비는 자신의 이익과 사회적 이익을 동시 에 고려하여 도덕적 신념에 의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 하는 소비행동으로서 상거래에서의 윤리적 소비와 동 시대 인류 혹은 미래세대를 위한 윤리적 소비로 구체 화할 수 있다(Hong & Song, 2010). 상거래에서의 윤 리적 소비는 비윤리적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나 타나고, 동시대 인류를 위한 윤리적 소비는 공정무역 제품소비와 공동체운동, 로컬 소비 등이, 미래세대를 위한 윤리적 소비는 재활용과 재사용, 환경 친화적 소 비, 소비절제와 간소화를 통한 실천적 소비 등이 포함 된다(Hong & Shin, 2011). 또한, 윤리적 소비의 하위 영역은 공동체운동, 절제와 간소, 불매운동, 적극적 구 매, 환경 및 로컬소비 등으로 구분되며(Hong & Bok, 2019;Huh & Kim, 2012;Jayawardhena et al., 2016), Kim(2020)은 윤리적 소비태도가 불필요한 소비를 줄 여 현명한 소비를 실천하거나 친환경 및 재활용소비,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공동체소비로 구성되는 개념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윤리적 소비태 도는 공동체, 친환경, 불매, 재활용 그리고 실천적 소 비에 대한 태도로 개념화할 수 있다.
윤리적 제품이나 기업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와 윤 리적 소비자의 증가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며(Lee & Cha, 2020), 윤리적 소비자의 태도는 윤리적 행동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Kim and Kim(2018)은 윤리적 소비태도를 갖고 있을수록 환경적 가치가 업 사이클링 패션제품의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높아진다고 하였고, Koh and Noh(2009)는 윤리적 패 션 상품의 구매경험이 있는 소비자가 윤리적 상품 구 매에 대한 태도와 구매의도가 높다고 하였으며, Jung and Yoon(2016)은 윤리적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 가 윤리적 구매의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 였다. 또한, 윤리적 소비태도와 기부행동과의 관련성 은 처분행동으로서 기부와 나눔을 연구한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Kim(2020)은 패션상품을 기부하거 나 주변의 이웃에게 기증하는 이타적 처분에 대해 윤 리적 소비태도의 실천소비, 친환경소비가 긍정적 영 향을 주는 반면, 재활용소비는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 인이라고 하였다. Lee and Cha(2020)는 친환경 제품 과 기부형 제품에 있어 소비자가 지각한 윤리성의 정 도가 높아야 소비자의 선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 였으며, Kim and Shim(2017)은 자원절약의식과 로컬 소비의식이 높을수록 의복의 구매와 사용 및 처분을 포함한 소비행동을 긍정적으로 실행한다고 하였다. Lee and Lee(2014)는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을 구매 하거나 비윤리적인 기업의 제품을 보이콧할 의사가 있는 소비자들이 자선적 책임에 수용적인 태도를 갖 는다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상에서 고찰한 선행연구를 토대 로 하여 윤리적 소비태도를 친환경, 불매, 공동체, 재 활용 및 실천지향 소비태도로 구성되는 개념으로 파 악하고, 윤리적 소비태도가 기부행동에 긍정적인 영 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여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 하였다.
4. Donation behavior
기부행동은 사회적 문제인식 및 문제해결에 동참 하는 행위이자 보상에 대한 기대가 배제된 상태에서 타인의 이익을 지향하는 자발적이고 희생적인 도움행 위로서 물질이나 시간, 노동을 나누는 형태로 나타난 다(Kang et al., 2012;Taute & McQuitty, 2004). 소비 윤리 측면에서 기부행동은 소비자가 동시대 인류를 생각하여 자신의 자원을 나누는 것으로 최고의 윤리 적 소비를 실천하는 행동임과 동시에 기부에 대한 소 비활동 자체가 삶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한다 (Huh, 2016). Jung, Cho, Kang, Yi, and Byun(2020)은 기부행동을 소비자의 재능과 시간, 물질 등을 기부하 고자 하는 의도 및 행위로 보았고, Jung and Kim (2014)은 기부행동을 기부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는 실제 행동, 기부를 현재보다 더 늘릴 계획 정도로 보았으며, Li and Kim(2016)은 기부 참여의 형태에 따라 기부 유형을 분류하여 시간적 기부와 물질적 기 부를 제시하였다. 또한, 기부행동이 기부에 대한 참여 와 노력을 통해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인간의 행위 (Park, Kim, & Kim, 2017)라는 점에서 소비자의 기부 행동은 기부 및 나눔 상품의 구매와 처분과정에서의 물질적 기부, 기부캠페인 및 바자회 참여 등을 통한 시간적 기부 혹은 정서적인 측면에서의 기부 등을 포 함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소비자의 기부행동에 관한 연구에서는 기부동기와 태도(Gao et al., 2016;Ryu, 2015), 도덕적 정체성 (Kim, 2016;Park & Hong, 2018;Park & Park, 2013), 자아성향 및 공감성향(Chowdhury & Fernando, 2014;Huh, 2016;Shang et al., 2008) 등의 영향력을 분석하 거나 윤리적 소비행동의 하나로 기부와 나눔을 파악 하여 왔다. Shang et al.(2008)은 자기관점의 자아성향 보다 타인관점의 자아성향이 기부행동에 더 호의적이 라고 하였고, Park and Hong(2018)은 도덕적 정체성 이 기부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데 있어 차별적 경로 메 커니즘을 제시하였으며, Park and Park(2013)은 소비 자의 자아해석 성향과 도덕적 정체성 수준에 따라 기 부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하였다. Kim(2016)은 도 덕적 정체성이 높은 사람들이 낮은 사람들보다 기부의 도가 높다고 하였으며, Winterich, Mittal, and Aquino (2013)는 도덕적 정체성이 높을수록 기부행동이 높아 진다고 주장하였다. Chowdhury and Fernando(2014) 는 소비자의 공감과 도덕적 정체성이 친 사회적 행동 인 선행/재활용 차원에 대한 긍정적인 신념과 관계가 있다고 하였고, Huh(2016)는 소비자의 공감성향 요인 인 관점수용 정도가 높을수록 자선적 기부행동이 높 아진다고 하였다. 이 외에도 Pyo(2019)는 기업의 CSR 활동에 감정을 이입하여 기부의도를 가지는 과정에서 CSR 활동에 대한 정서적 반응은 공감과 연결된다고 하였으며, Jung et al.(2020)은 개인의 도덕적 고양과 사회적 책임감이 기부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고 하였다.
한편, 패션 소비자의 기부와 관련된 연구는 중고 상품의 처분행동의 하나로 다뤄져 온 것이 일반적이 다. Ha-Brookshire and Hodges(2009)는 중고 의류 기 부 환경에서 소비자 폐기 행동에 대한 이해를 통해 헌 옷 기부의 주요 동기와 기부행동에 영향을 주는 가치 요인을 도출하였고, Lee and Lee(2016)는 기부 등의 패션상품의 재활용 방법에 관해 소비자들의 동기인식 이 높을 뿐 아니라 호의적인 태도와 의도를 지닌다고 하였다. Song, Kim, and Chun(2017)은 사회적 배제 집단에게 기부의 상징적 보상물을 추가로 제공할 경 우 이타적 행동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였으며, Suk and Lee(2017)는 패션 소비자의 지속가능한 소비태도 로서 재활용태도가 기부를 통한 사회적 처분행동에 영향을 준다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상에서 고찰한 선행연구를 토대 로 하여 기부행동을 패션상품의 구매와 소비, 처분과 정에서 시간적, 정서적 및 물질적 기부를 하는 행동의 개념으로 파악하고, 도덕적 정체성과 공감성향이 기 부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여 다음 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Ⅲ. Methods
1. Measurement
본 연구의 측정도구는 패션 소비자의 도덕적 정체 성과 공감성향, 윤리적 소비태도 및 기부행동에 관한 문항과 인구통계학적 특성, 기부경험에 관한 문항으 로 구성하였다. 도덕적 정체성은 Aquino and Reed II (2002)가 제시한 개념을 근거로 하여 도덕성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향상시키는 자아인식 및 정체성으로 정 의하고, Chung and Lee(2016), Hwang et al.(2013), Winterich et al.(2013), Wu and Yang(2018) 등의 연 구를 참조하여 사적 차원인 내면성과 공적 차원인 상 징성에 관한 12문항으로 구성하였다(Table 1). 공감성 향은 Lawrence et al.(2004)의 공감지수(EQ)를 토대 로 하여 타인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통해 인지적, 감 성적으로 공감하거나, 타인과의 관계, 소통을 이루면 서 사회적, 관계적으로 공감하는 성향으로 정의하고, Chowdhury and Fernando(2014), Huh(2016), Joo and Kim(2019), Ock(2016) 등의 연구를 참조하여 인지적, 감성적, 사회적 및 관계적 공감에 관한 18문항으로 구성하였다(Table 2). 윤리적 소비태도는 Hong and Song (2010)의 윤리적 소비에 관한 개념을 토대로 하 여 상거래에서의 윤리적 소비와 동시대 및 미래 세대 를 위한 윤리적 소비에 대한 태도로 정의하고, Hong and Shin(2011), Huh and Kim(2012), Kim and Shim (2017), Jayawardhena et al.(2016) 등의 연구를 참고 하여 친환경, 불매, 공동체, 재활용 및 실천지향 소비 태도에 관한 22문항으로 구성하였다(Table 3). 기부행 동은 패션상품의 구매와 소비, 처분과정에서 소비자 들이 시간을 나누거나, 물질적, 정서적 기부를 하는 행 동으로 정의하고, Huh(2016), Kang et al.(2012), Park and Hong(2018), Shang et al.(2008), Suk and Lee (2017)의 연구를 참고하여 물질적, 시간적 및 정서적 기부에 관한 12문항으로 구성하였다(Table 4). 이들 문항은 모두 ‘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매우 그렇다’로 구성된 5점 리커트 척도(Likert scale)로 측정하였고,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관한 5문항과 기부경험에 관한 1문항은 명목 및 비율척도로 측정하였다.
2. Sampling and data analysis
본 연구에서는 패션상품(의류, 가방, 신발 등)의 구 매와 소비, 처분과정에서 기부경험이 있는 소비자의 설문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조사대상은 전 국에 거주하는 20세 이상의 성인으로서 남성이 189명 (49.2%), 여성이 195명(50.8%)이었고, 연령은 20~29 세 77명(20.1%), 30~39세 83명(21.6%), 40~49세 78 명(20.3%), 50~59세 77명(20.1%), 60세 이상 69명 (17.9%)이었다. 거주지역은 특별시(서울) 148명(38.6%), 광역시(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76명 (19.8%), 수도권 도시(경기도) 100명(26.0%), 지방도 시 및 기타 60명(15.6%)이었으며, 대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수준(76.0%)에 월평균 가구소득 700만 원 미만이 전체의 80.2%였다. 이들의 기부경험은 착한 매장, 재 활용 매장 등에 패션상품을 기부한 경험(27.7%), 자선 단체나 바자회 등에 패션상품을 기부한 경험(19.7%), 구매하면 일정 금액이나 제품이 자동적으로 기부되는 패션상품을 구매한 경험(19.6%), 나눔 쇼핑이나 벼룩 시장 등에 패션상품을 기부한 경험(16.7%), 기타 다양 한 방식으로 패션상품의 기부에 참여한 경험(6.6%), SNS에서 옷이나 신발, 가방 등을 기부한 경험(4.9%), 패션 브랜드의 기부행위에 동참하고 기부 캠페인에 참여한 경험(4.8%)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설문조사는 예비조사와 본 조사를 진행하였고, 예 비조사 결과를 참고하여 설문지를 수정, 보완한 후 본 조사를 실시하였다. 본 조사는 편의표집방식에 의해 2019년 4월 1일에서 5월 30일까지 약 두 달 간 설문 지를 이용한 직접 조사와 리서치 전문회사를 활용한 온라인 조사를 동시에 진행하였다. 직접 조사는 서울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패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 였고, 설문 시작 부분에 패션상품의 기부경험이 있는 지의 여부를 확인하여 기부경험이 없을 경우 조사대 상에서 제외하였다. 리서치 전문회사를 활용한 온라 인 조사에서는 전자 설문지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쳤 으며, 응답 기준과 조건을 제시하여 전국에 거주하는 20세 이상의 패션상품 기부경험자에게서 응답을 받았 다. 이 과정에서 성별, 연령별 비중을 고려하여 400부 의 자료를 수집하였고, 결측값이 있거나 무성의한 응 답을 제외한 384부를 분석에 사용하였다. 수집된 자 료는 SPSS WIN(Ver.23)을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빈도분석, 요인분석, 신뢰도 분석, 상관관계분석 및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IV. Results and Discussion
1. Factor and reliability analysis of measure variables
본 연구는 패션 소비자의 도덕적 정체성, 공감성향, 윤리적 소비태도 및 기부행동의 요인을 분석하기 위 해 베리맥스(Varimax) 직각회전방식에 의한 주성분 분석을 실시하였고, 고유치가 1.0 이상이면서 요인적 재량이 .50 이상인 요인을 추출하였다. 이들 변수에 대한 신뢰도 분석에서는 Cronbach’s α계수를 산출하 였는데, 이 값이 .70 이상일 경우 신뢰성이 있다고 평 가하였다.
1) Moral identity
도덕적 정체성의 요인분석 결과에서는 <Table 1>과 같이 2개의 요인이 도출되었고, 누적분산은 62.562% 로 나타났다. 요인 1은 도덕적 성향에 대한 자기인지 측면과 관련되어 ‘내면성’이라 하였고, 요인 2는 도덕 적 성향을 드러내는 외부활동을 많이 하는 공공적 측 면과 관련되어 ‘상징성’이라 하였다. 이는 도덕적 정 체성에 대한 선행연구의 분류와 일관된 결과였으며, Cronbach’s α계수는 내면성 .880, 상징성 .782로서 .70 이상으로 나타났다.
2) Empathy propensity
공감성향의 요인분석 결과에서는 <Table 2>와 같이 4개의 요인이 도출되었고, 누적분산은 65.678%였다. 요인 1은 다른 사람의 의도와 행동을 쉽게 알아차리 거나 그들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공감과 관련되 어 ‘인지적 공감’이라 하였고, 요인 2는 사회적 약자 나 소외계층을 돕고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과 관련되어 ‘사회적 공감’이라 하였다. 요인 3은 다른 사람에게 감정적으로 동요하거나 이입하는 공감 과 관련되어 ‘감성적 공감’이라 하였으며, 요인 4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공 감할 수 있는 문항으로 구성되어 ‘관계적 공감’이라 하였다. 신뢰도 분석에 따른 Cronbach’s α계수는 인 지적 공감 .880, 사회적 공감 .822, 감성적 공감 .810, 관계적 공감 .760으로서 .70 이상으로 나타났다.
3) Ethical consumption attitude
윤리적 소비태도의 요인분석 결과에서는 <Table 3>과 같이 5개의 요인이 도출되었고, 누적분산은 67.414%로 나타났다. 요인 1은 환경 또는 친환경 라 벨 인증을 받은 제품을 소비하거나 배출될 쓰레기량 을 고려한 소비, 환경 친화적인 소비 등을 지향하는 소비태도와 관련되어 ‘친환경지향 소비’라 하였고, 요 인 2는 환경 혹은 사회문제를 일으키거나 노동력을 착취하는 기업, 소비자 권익을 무시하는 기업 등에 대 한 불매를 지향하는 소비태도와 관련되어 ‘불매지향 소비’라 하였다. 요인 3은 다른 기업과 공생하여 성장 하거나 사회에 도움을 주는 기업의 제품 소비,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소비 등을 지향하는 소비태 도와 관련되어 ‘공동체지향 소비’라 하였고, 요인 4는 재활용제품의 구매를 선호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물건 의 재활용에 대한 관심 등을 지향하는 소비태도와 관 련되어 ‘재활용지향 소비’라 하였다. 요인 5는 현명한 소비를 실천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며 타인의 존 엄성과 행복을 위협하지 않을 뿐 아니라 타인에게 피 해를 주지 않는 소비행위를 실천하고자 하는 소비태 도와 관련되어 ‘실천지향 소비’라 명하였다. 따라서 윤리적 소비태도는 친환경, 불매, 공동체, 재활용 및 실천을 지향하는 소비태도로 구성된 개념이라 할 수 있으며, Cronbach’s α계수가 .70 이상으로 나타나 변 수의 신뢰성이 검증되었다.
4) Donation behavior
기부행동의 요인분석 결과에서는 <Table 4>와 같이 3개의 요인이 도출되었고, 누적분산은 76.951%로 나 타났다. 요인 1은 시간을 들여서라도 패션상품의 기 부활동과 캠페인에 참여하거나 자선바자회, 벼룩시 장, 기부 및 나눔 상품의 구매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 는 시간적 측면에서의 기부행동과 관련되어 ‘시간적 기부’라 하였고, 요인 2는 패션상품의 기부로 인한 마 음의 편안함, 기분 좋음, 행복, 정서적 안정 등의 정서 적 측면에서의 기부행동과 관련되어 ‘정서적 기부’라 하였다. 요인 3은 재활용센터, 자선단체 및 바자회 등 에 패션상품을 기부하거나 중고제품을 재사용하는 착 한 매장에 기부하는 등의 물질적인 측면에서의 기부 행동과 관련되어 ‘물질적 기부’라 명명하였다. 이와 같이 패션 소비자의 기부행동은 시간적, 정서적 및 물 질적 기부로 구성된 개념이었으며, Cronbach’s α계수 는 시간적 기부 .915, 정서적 기부 .901, 물질적 기부 .801로서 .80 이상으로 나타났다.
2. Correlation analysis of measure variables
측정변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5>와 같다. 도덕적 정체성의 내면성과 상징성은 윤리적 소 비태도를 구성하는 모든 요인, 즉, 친환경지향, 불매 지향, 공동체지향, 재활용지향 및 실천지향 소비와 유 의한 정(+)의 상관관계를 보였고, 기부행동의 정서적, 물질적 기부와도 유의한 정(+)의 상관관계가 있었다. 공감성향의 인지적, 사회적, 감성적 및 관계적 공감은 윤리적 소비태도와 기부행동을 구성하는 모든 요인과 유의한 정(+)의 상관관계가 있었다. 윤리적 소비태도 의 친환경지향, 공동체지향, 재활용지향 및 실천지향 소비는 시간적, 정서적 및 물질적 기부와 유의한 정 (+)의 상관관계를 보였고, 불매지향 소비는 정서적, 물질적 기부와 유의한 정(+)의 상관관계가 있었다. 이 처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인 변수들의 상관계수가 .80 보다 낮게 나타나 측정 변수 간의 다중공선성 문 제는 없는 것(Lee & Lee, 2021)으로 확인되었다.
3. Hypothesis verification
본 연구는 패션 소비자의 도덕적 정체성과 공감성 향, 윤리적 소비태도 및 기부행동에 관한 가설을 검증 하기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설정한 가설은 도덕적 정체성이 윤리적 소비태도에 미치는 영향(H1), 공감성향이 윤리적 소비태도에 미 치는 영향(H2), 윤리적 소비태도가 기부행동에 미치 는 영향(H3), 도덕적 정체성이 기부행동에 미치는 영 향(H4), 공감성향이 기부행동에 미치는 영향(H5)이 며, 이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The effect of moral identity on ethical consumption attitude of fashion consumers
본 연구는 패션 소비자의 도덕적 정체성이 윤리적 소비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도덕적 정 체성을 독립변수로 하고, 윤리적 소비태도를 종속변 수로 하는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는 <Table 6>과 같으며, 도덕적 정체성의 내면성과 상징 성이 윤리적 소비태도를 구성하는 친환경지향, 불매 지향, 공동체지향, 재활용지향 및 실천지향 소비에 정 (+)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친환경지 향, 공동체지향, 재활용지향 소비에는 내면성보다 상 징성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반면, 불매지향, 실천 지향 소비에는 상징성보다 내면성이 더 큰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기부경험이 있는 패션 소비자의 도덕적 정체성이 높을수록 윤리적 소비태도가 높아짐 을 알 수 있었고, 회귀모형의 설명력은 각각 10.1%, 7.8%, 8.3%, 12.5%, 14.3%이었다. 이 결과는 윤리적 소비의 의사 결정에 있어 도덕적 정체성의 영향력을 밝힌 선행연구(Yoh, 2018;Zollo et al., 2018)와 유사 하였으며, 윤리적 소비를 강화하는 데 있어서는 도덕 적 정체성, 즉, 자기인지 측면에서의 내면성과 공공적 측면에서의 상징성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2) The effect of empathy propensity on ethical consumption attitude of fashion consumers
패션 소비자의 공감성향이 윤리적 소비태도에 미 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공감성향을 독립변수로 하고, 윤리적 소비태도를 종속변수로 하는 다중회귀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는 <Table 7>과 같으며, 공 감성향의 요인이 윤리적 소비태도의 친환경지향, 불 매지향, 공동체지향, 재활용지향 및 실천지향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데 있어 차별적인 결과를 보였다. 즉, 친환경지향 소비에는 공감성향의 모든 요인이 정(+) 의 영향을 주었으나, 불매지향 소비에는 인지적 공감, 사회적 공감이, 재활용지향 소비에는 사회적 공감, 관 계적 공감이 정(+)의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공동체지 향 소비와 실천지향 소비에는 인지적 공감, 사회적 공 감, 관계적 공감이 정(+)의 영향을 주고 있었으며, 회 귀모형의 설명력은 각각 11.2%, 12.3%, 13.4%, 7.0%, 15.8%로 나타났다.
특히 인지적 공감은 친환경지향, 불매지향, 공동체 지향, 실천지향 소비의 영향요인이었고, 사회적 공감 은 윤리적 소비태도를 구성하는 모든 요인에 긍정적 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감성적 공감은 친환경지향 소비에만 영향을 주었으며, 관계적 공감은 친환경지 향, 공동체지향, 재활용지향, 실천지향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감성적 공감과 관계적 공감은 불매지향 소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 지 않았는데, 이는 다른 사람과 정서적 혹은 관계적 공감성향이 높을지라도 환경 및 사회문제가 있는 기 업에 대한 불매를 지향하는 소비태도가 높아지지 않 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지적 공감의 경우, 재활 용지향 소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음으로써 재 활용제품에 대한 관심과 구매를 지향하는 소비태도를 높이는 공감요인이 아니었으며, 감성적 공감은 실천 지향 소비의 영향요인이 아니었으므로 다른 사람의 정서적 반응에 대한 감성적 공감성향은 불필요한 소 비를 줄이거나 현명한 소비를 실천하는 윤리적 소비 태도에는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상의 결과는 윤리적 소비자의 태도와 행동에 있 어 공감의 영향력을 밝힌 선행연구(Joo & Kim, 2019;Lee, 2014)와 유사한 맥락에서 이해되나, 선행연구가 공익연계 마케팅과 친환경 제품 구매의 관점에서 분 석한 데 비해, 본 연구에서는 기부경험이 있는 패션 소비자의 공감성향과 윤리적 소비태도를 다뤘다는 점 에서 차별된 의의를 갖는다. 또한, 윤리적 소비태도에 대한 공감성향의 영향력을 밝힘으로써 소비자 공감이 이타적 행동과 관련이 있다는 선행연구(Park, 2015)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3) The effect of ethical consumption attitude on donation behavior of fashion consumers
패션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태도가 기부행동에 미 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윤리적 소비태도를 독립 변수로 하고, 기부행동을 종속변수로 하는 다중회귀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는 <Table 8>과 같으며, 윤 리적 소비태도가 시간적, 정서적 및 물질적 기부행동 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적 기부에는 친환경지향 소비, 불매지향 소비, 공동체지 향 소비, 재활용지향 소비가 정(+)의 영향을 미쳤고, 정서적 기부에는 윤리적 소비태도의 모든 요인이 정 (+)의 영향을 주고 있었다. 물질적 기부에는 친환경지 향 소비, 공동체지향 소비, 재활용지향 소비, 실천지 향 소비가 정(+)의 영향을 주고 있었으며, 회귀모형의 설명력은 각각 11.4%, 27.6%, 13.7%이었다.
특히 윤리적 소비태도의 친환경지향, 공동체지향 및 재활용지향 소비가 기부행동을 구성하는 요인 모 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으로써 환경 친화적이고 재활용을 지향하는 소비태도를 지님과 동시에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공동체 소비태도를 지닐수록 시간 적, 정서적 및 물질적 기부행동이 높아짐을 알 수 있 었다. 실천지향 소비는 정서적, 물질적 기부의 영향요 인으로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거나 현명한 소비를 실천하는 소비자일수록 정서적, 물질적 측면 에서의 기부행동이 높아지고 있었으나, 시간적 기부 행동을 하는 데 있어서는 실천지향 소비의 영향력이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불필요한 소비를 절제하고 현명한 소비를 실천함과 동시에 타인에게 피해를 주 지 않는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다고 해서 패션상품의 기부활동과 캠페인, 바자회 등 에 시간을 들여 참여하거나 기부 및 나눔 상품의 구매 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는 않는 것이다. 불매지향 소 비의 경우 물질적 기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 는데, 이는 환경이나 사회문제, 소비자 권익을 무시하 는 기업에 대한 불매를 지향하는 소비태도가 패션상 품을 물질적으로 기부하는 행동을 촉진하는 요소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윤리적 소비태도는 윤리적이고 지속가능 한 소비행동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연구되어 왔고, 본 연구의 결과에서도 윤리적 소비에 대한 태도가 기부 행동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밝혀졌다. 이 결과는 윤리적 소비태도의 차원인 실천소비, 친환경소비가 사용하지 않는 패션상품을 기부하는 이타적 처분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밝힌 연구(Kim, 2020)와 유사 하였으나, 본 연구의 경우 기부행동을 처분행동의 하 나로 보지 않고 패션상품의 구매, 소비 및 처분과정에 서 발생할 수 있는 시간, 정서 및 물질적 기부행동으 로 접근하여 윤리적 소비태도의 영향력을 분석하였다 는 점에서 차별된다. 또한, Kim(2020)의 연구에서는 재활용소비가 패션상품을 기부하거나 주변 이웃에 기 증하는 이타적 처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반면, 본 연구에서 재활용지향 소비는 물질적 기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서 재활용지향 소비태도가 높을 수록 패션상품을 물질적으로 기부하는 행동이 높아지 고 있었으므로 재활용지향 소비와 패션상품의 기부행 동에 관한 보다 많은 연구와 논의가 요구된다.
4) The effect of moral identity on donation behavior of fashion consumers
패션 소비자의 도덕적 정체성이 기부행동에 미치 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9>와 같다. 시간적 기부와 정서적 기부에는 내면성, 상징성이 정(+)의 영 향을 주었고, 물질적 기부에는 내면성을 제외한 상징 성이 정(+)의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회귀모형의 설명 력은 각각 24.4%, 27.0%, 5.3%이었으며, 패션 소비자 의 도덕적 정체성이 높을수록 기부행동이 높아짐을 알 수 있었다. 내면성은 시간적, 정서적 기부에 긍정 적인 영향을 미침으로써 도덕적 성향에 대한 내면적 생각과 느낌이 패션상품의 기부활동 및 기부캠페인 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거나 정서적 측면에서의 기 부행동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물질적 기부에는 내면성이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 았는데, 이는 자기인지 측면에서의 도덕적 정체성이 높을지라도 재활용센터, 자선단체 및 바자회, 착한 매 장 등에 패션상품을 기부하는 행동이 높아지지는 않 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상징성의 경우, 기부행동 의 모든 요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도덕적 성향을 드러내는 외부활동을 많이 하거나 타인에게 비춰지는 공공적인 측면을 중시할수록 시간적, 정서 적 및 물질적 기부행동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이 러한 결과는 도덕적 정체성과 기부행동에 관한 선행 연구(Park & Hong, 2018;Winterich et al., 2013)와 일 관되었으며, 패션 소비자의 기부행동에 있어서는 개 인의 도덕적 정체성이 중요하므로 도덕적 가치관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5) The effect of empathy propensity on donation behavior of fashion consumers
패션 소비자의 공감성향이 기부행동에 미치는 영 향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10>과 같다. 시간적 기부 에는 인지적 공감, 사회적 공감, 관계적 공감이 정(+) 의 영향을 주고 있었고, 정서적 기부에는 공감성향의 모든 요인이 정(+)의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물질적 기부에는 인지적 공감, 사회적 공감, 관계적 공감이 정(+)의 영향을 주고 있었으며, 회귀모형의 설명력은 각각 7.9%, 30.6%, 5.4%로 나타났다. 또한, 기부행동 을 구성하는 요인 모두에 영향을 미친 공감성향은 인 지적, 사회적 및 관계적 공감으로서 타인의 관점에서 상황을 이해하거나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공감 및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의 공감성향이 높 을수록 시간적, 정서적 및 물질적 기부행동이 높아짐 을 알 수 있었다. 감성적 공감은 시간적, 물질적 기부 를 제외한 정서적 기부에만 영향을 주고 있었는데, 이 는 다른 사람에게 정서적으로 동요하거나 다른 사람 의 문제에 감정적으로 이입하는 공감성향이 높을수록 정서적 측면에서의 기부행동이 높아지는 반면, 기부 에 참여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거나 물질적으로 패 션상품을 기부하는 행동이 높아지지는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공감성향이 자선적 기 부행동의 선행요인이라고 밝힌 연구(Huh, 2016)와 유 사한 맥락에서 이해되며, 패션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 측면에서 기부행동을 높이는 데 있어서는 공감성향이 중요한 요인이라 할 것이다.
V. Conclusion
본 연구는 도덕적 정체성과 공감성향이 윤리적 소 비태도 및 기부행동에 미치는 영향과 윤리적 소비태 도가 기부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패션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 실천과 행동에 관한 함의를 도 출하고, 패션 산업의 윤리적 상품 전략과 마케팅 및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 해 패션상품의 기부경험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한 실증적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패션 소비자의 도덕적 정체성과 공감성향이 윤리적 소비태 도와 기부행동의 중요한 영향요인인 것으로 밝혀졌 다.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른 결론 및 학문적, 실무적 시 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금과 같이 패션 기부문화가 중요해지고 윤 리적 소비 측면에서 패션상품의 기부가 활성화되고 있는 시점에 윤리적 소비태도와 기부행동을 연관시켜 도덕적 정체성과 공감성향의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는 지속가능한 소비측면에서 패션분야의 학문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그동안 기부행동에 관한 연구들은 일 반 소비자, 자선단체 및 광고 등의 물질적·시간적 기 부에 중점을 두거나, 이타적·사회적 처분행동으로서 패션상품의 처분방법의 하나로 다뤄 왔다. 이에 비해 본 연구에서는 패션상품의 구매와 소비, 처분과정에 서의 기부행동을 시간적, 정서적 및 물질적 기부의 차 원으로 접근하고, 심리적 변인과 태도의 영향력을 분 석함으로써 윤리적 소비의 실천행동인 기부행동에 관 한 연구 분야를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학문적 시사점 을 갖는다.
둘째, 본 연구에 의하면 도덕적 정체성의 내면성, 상징성은 윤리적 소비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도덕적 정체성이 높은 패션 소비자들의 윤 리적 소비태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패션산업에서 소비자의 도덕적 성향 및 가치관에 대한 자기인식과 공공적인 측면에서의 자아정체성에 주목해야 함을 시 사하며, 환경과 사회, 나 아닌 다른 사람, 공동체 등을 중시하는 소비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 및 다양 한 장치가 요구된다. 예컨대, 패션기업에서 환경을 고 려한 재활용 제품과 업사이클링(up-cycling) 제품, 동 물을 착취하지 않는 대체 소재를 이용한 비건(vegan) 패딩 및 인조 모피 제품 등을 개발하거나 SNS의 해시 태그 기능을 활용한 마케팅 및 유통 전략을 펼친다면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소비문화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도덕적 정체성의 내면성과 상징성이 시간적, 정서적 기부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 데, 이는 기부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거나 정서적인 안 정과 행복을 추구하는 기부행동에 있어 개인의 도덕 적 정체성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결론내릴 수 있 다. 물질적 기부의 경우 상징성이 영향을 미치고 있어 말투나 외모, 옷차림, 취미 및 여가생활 등으로 도덕 적 성향을 표현하는 소비자들이 패션상품을 물질적으 로 기부할 가능성이 높았으므로 사회적, 환경적으로 이슈가 되는 문제에 대한 관심은 물론 외부활동을 통 한 소비자의 노력과 자발적인 행동은 패션 기부문화 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고려하여 패션 기업에서는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기부 프로 젝트를 개최하거나 기부 메시지가 담긴 슬로건 패션 (slogan fashion) 상품을 이용한 캠페인을 실시함으로 써 소비자와 함께 하는 패션 기부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넷째, 패션 소비자의 공감성향이 윤리적 소비태도 와 기부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공 감성향의 차별적 영향력이 확인되었고, 사회적 약자 의 권리나 소외계층 및 다른 사람에 대한 도움과 이해 가 바탕이 되는 사회적 공감이 윤리적 소비태도와 기 부행동의 중요한 영향요인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패 션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태도와 기부행동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문제에 공감할 수 있는 분위기와 윤리적으로 바람직한 소비행동을 이끌 수 있는 여건 이 조성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소비자의 개인적 공 간이자 사회적 커뮤니티활동이 활발한 SNS를 활용하 여 패션상품의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 고, 소비윤리 교육을 통해 윤리적 소비자의 역할을 제 고한다면 환경과 사회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소비활동 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종과 국 적을 초월하여 사회적 약자와 어려운 사람을 돕는 기 부 및 나눔 상품의 판매는 소비자의 사회적 공감을 불 러일으켜 기업이나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일 조할 것으로 사료된다.
다섯째, 패션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태도는 기부행 동을 높이는 요인으로서 친환경지향, 공동체지향 및 재활용지향 소비가 기부행동의 구성요인, 즉, 시간적, 정서적 및 물질적 기부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친환경 및 재활용 제품, 다른 기업 과 동반 성장하는 기업의 제품을 소비할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발전과 환경에 기여하는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패션상품의 기부에 동참하는 실 천적 행동력을 지닌 소비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윤 리적 상품의 적극적인 구매와 동물, 환경에 해를 끼치 는 상품의 불매운동, 그리고 SNS를 통해 도덕적 신념 을 공유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의 등장은 기업 이나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활동을 넘어 윤리경영의 근간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패션기업에서는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적 기준과 기대에 따른 책임활 동과 함께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부 및 봉사활동을 고려한 윤리경영을 펼쳐야 하며, 윤리적 소비와 기부 행동에 관한 소비자의 심리적 메커니즘(mechanism) 의 이해를 토대로 기업 윤리와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도덕적 정체성과 공감성향, 윤리적 소비 태도 및 기부행동에 관한 연구를 통해 패션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와 기부행동과 관련된 다양한 요소를 분 석하고 파악한 것에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한계를 고려하여 후속 연구를 제언하면, 패션 소비자의 윤리 적 소비태도와 기부행동에 관한 질적 연구를 통해 양 적 연구에서 다루지 못한 심층적인 개념을 다각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윤리적 소비태도와 기부행 동의 영향요인으로서 도덕적 정체성과 공감성향 외에 도 소비성향, 기부동기, 긍정적 감정 및 반응 등의 영 향력을 분석하거나 기부 캠페인의 효과를 밝히는 후 속 연구가 이뤄진다면 윤리적 소비의 실천적 행동 에 관한 포괄적인 함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