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Introduction
가정과 교사를 양성하는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의 관련 학과에서는 예비교사들이 졸업 후 중등교육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 이론적 지식 의 전달뿐만 아니라, 실습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특히 중․고등학교의 가정교과 수업 중 의류학 관련 내용의 올바른 이해와 실천을 위한 수 업 운영뿐만 아니라, 의류학 관련 방과후 수업, 진로 탐색 프로그램, 동아리 등의 비교과 활동을 두루 원활 히 운영할 수 있는 예비교사의 배출을 위해서는 적절 한 실습 능력을 갖춘 교사 양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고등학교 가정과 의생활 분야 수업 개발에 관한 연구는 상당수 꾸준히 진행된 반면, 가정과 예비교사 를 위한 의류학 수업의 개발을 다룬 연구는 “패션의 이해”와 “의생활문화” 수업에 관한 것이 있을 뿐(Shin & Kim, 2016;Shin & Rhee, 2016), 의류학 실습 수업 의 개발에 대한 연구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두 선행연구는 강의 위주의 전통적 수업 방식에서 벗 어나고자 하는 교육계의 움직임을 반영해 학습자중심 수업 유형에 해당하는 PBL(problem-based learning, 문제기반학습)을 적용하여 비교적 좋은 학습효과와 만족도를 얻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도 이러한 시류 를 반영하여 PBL을 적용한 가정과 예비교사를 위한 의류학 실습 수업을 개발하였다.
또한, 2000년대 말부터 해외에서 시작되어 국내로 확산된 메이커 운동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필요한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 능력을 갖춘 인재의 양성과 맞 물리면서 학교에서도 메이커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Chung, 2019;Kwon et al., 2020). 이러한 시류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2017년부터 대부분의 교육청에서 메이커스페이스 구축과 메이커 교육의 활성화를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구와 장비를 이용해 스스로 구현할 수 있는 창의․융합 인재의 양성에 힘쓰고 있 다. 메이커 교육은 학생들에게 공유, 협력, 성찰, 경험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여 교육적 가치가 높아 실습이 많은 의류학 분야에도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Kwon et al., 2020). 실제 중등 가정 교과의 의류학 실습 프로그 램이나 의류학 관련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의 개발 에도 활용되고 있다(Kang & Lee, 2020;S. Kim, 2019;S. Kim, 2020a;S. Kim, 2020b). 따라서 본 연구에서 도 수업 개발에 메이커 교육을 접목하여 창의․융합 인재 양성의 중심이 되는 예비교사들이 메이커 교육 을 직접 접하고,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 련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PBL과 메이커 교육을 적용한 가정 과 예비교사를 위한 의류학 실습 수업 개발이라는 연 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교수체제개발 모형의 기 본이 되는 분석(analysis), 설계(design), 개발(development), 실행(implementation), 평가(evaluation)의 과정 을 거쳤다(Molenda, Pershing, & Reigeluth, 1996). 구 체적인 연구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가정과 예비 교사들이 필요로 하는 의류학 실습 학습내용과 학습 환경을 분석한다. 둘째, 수업 설계를 위한 학습목표, 평가계획, PBL과 메이커 교육 적용 방안을 결정한다. 셋째, 수업 실행에 앞서 학습자료와 샘플을 제작한다. 넷째, 수업 실행 후 교수자의 성찰과 학습자 과제 이 행 소감을 반영해 평가하고, 평가 결과를 반영해 수업 의 수정․보완점을 제시한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의류학 실습 수업 사례가 향후 보다 다양한 예비교사를 위한 의류학 실습 수업 개발 에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PBL과 메이커 교육을 적용한 의류학 실습 수업을 경험한 예비교사 들이 가정 교과의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지향하는 실천적 문제해결능력, 생활자립능력, 관계형성능력을 키워 중․고등학교 교육 현장에서도 이러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수업을 구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inistry of Education, 2015).
Ⅱ. Literature Review
1. PBL
PBL, 즉 문제기반학습은 학습자 중심 교육 방법의 하나로 1960년대에 캐나다의 McMaster University의 의과대학에서 단순한 지식 위주의 학습에 한계를 인 지한 한 교수가 학생들에게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제시하고, 협동학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 록 학습을 유도한 데에서 시작되었다(Neufeld & Barrows, 1974;“Problem-based learning”, 2021). 이 후 PBL은 학습 효과가 인정되면서 의학 외의 다양한 고등교육 분야는 물론 초․중등교육에서도 활발히 이 용되고 있다(Lee et al., 2020).
PBL의 특징은 학습주제가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면서 상황․맥락적이어야 하며, 교과통합적인 접 근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학습자는 소그룹을 이루 어 비구조화된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자기주도 적이고 능동적으로 정보와 지식을 찾아가며 학습에 임 해야 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협력과 소통을 통한 상호 작용이 필수적이다. 반면, 교수자는 교수-학습활동의 안내자 또는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Lee et al., 2020).
앞서 언급했던 예비교사를 위해 PBL을 적용한 “패 션의 이해” 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두 건의 문제에 대한 답을 찾도록 하였다. 그 중 한 문제는 패션과 사 회문화에 대한 이해를 위해 학생들이 대학 패션잡지 의 가상 편집자가 되어 사회문화가 패션에 끼친 영향 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또 다른 문제는 패션디자인의 요소, 원리, 다양한 이미지에 대한 자기 주도적 학습을 유도하기 위해서 학생들이 대학 내의 영화 제작 과정에서 스타일리스트로 참여한다는 가상 적 설정을 제시하였다. 미국 드라마인 Sex and the city 의 주인공을 대체할 한국 배우들을 선정하고, 배우들이 극 중에서 착용하기에 적합한 의상 스타일을 포트폴 리오의 형태로 제작하도록 하였다(Shin & Kim, 2016). “의생활 문화” 수업에서는 한국 전통복식에 대한 이 해를 위해 국립민속박물관의 소장 자료를 이용해 안 내책자를 만드는 과제를 문제로 제시하였다. 학습자 들은 일상적인 한국의 전통 의생활, 한국 전통 복식의 시대별 변화, 한국 전통복식의 특징 중 하나를 주제로 선택해 안내책자를 제작하였다(Shin & Rhee, 2016).
이 외에도 가정과의 의생활과 관련된 연구로는 PBL을 적용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윤리적 의류소비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례가 있었다. 학생들에게 학습 소주제 별로 읽기자료, 개별활동지, 모듬활동지 를 제공하고, 정보를 찾아 토론을 통해 문제에 대한 답 을 찾도록 하였다(Jeon & Oh, 2014). 중등 가정과 수 업과 연계를 가진 실과 교과에서도 초등학교 6학년생 들을 대상으로 e-PBL을 적용한 지속가능발전교육 수 업의 개발도 있었는데, e-PBL이란 학습공간을 웹으로 확장한 PBL로 협동학습, 정보의 공유, 소통 과정에 비대면적 학습 요소를 접목한 것이다(Stepien, Senn, & Stepien, 2008). 해당 연구에서는 자원활용과 환경 보전을 실천할 수 있는 광고를 제작하는 과제를 제시 하였다(Jung & Chung, 2010).
세계적으로 지식보다는 역량을 중시하는 교육 패 러다임의 변화로 단순한 교육내용의 변화를 넘어 수 업 운영 방식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Lee et al., 2020). 이러한 가운데 Lee, Lee, Lee, and Ka(2017) 에 의하면 학습자의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는 체험과 참여, 과제를 위주로 한 탐구학습, 소통과 협동이 중 심이 된 수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수업을 구현 하기에 적합한 것이 학습자 중심 수업이고, 이중 하나 에 해당하는 것이 PBL이다. 가정 교과의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역량이 중시되면서 실천적 문제해결 능력, 생활자립능력, 관계형성능력의 함양을 강조하 였다(Ministry of Education, 2015). 따라서 PBL은 현 교육과정의 가정교과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역량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의류학 실습 수업 개발에 적 용하기에 적당하다.
2. Maker education
메이커 교육이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직접 제작 을 통해 구현하면서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s), 수학(mathematics)에 대 한 이론을 통합적으로 학습하는 STEAM교육과 밀접 한 관련이 있다(“Maker education”, 2018). 이 용어는 Dougherty(2013)가 처음 사용하였는데, 특이한 문제 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협업을 통해 직접 손으로 제 작하면서 학습하는 STEM교육과 관련지어 소개하였 고, 예술적 요소는 빠져 있었다. 이러한 메이커 교육 은 학습자의 자기주도성, 학습자 간 교육, 실패를 통 한 학습이 강조된다는 측면에서 PBL과도 밀접한 관 련이 있다(“Maker education”, 2020).
DIY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메이커”라고 하는데, 이들이 모여서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교육과 멘토링이 이루어지는 제작 공간을 메이커 스페이스 (makerspace) 또는 해커 스페이스(hackerspace)라고 한 다. 이러한 제작공간을 통한 교류의 움직임은 1990년 대에 독일에서 시작되었고, 기존의 DIY에 공유, 협업, 융합이 더해져 2000년대 중․후반부터 메이커 운동의 전세계적인 확산을 가져왔다(“Hackerspace”, 2021). 한국 정부에서도 2014년에 당시 미래창조과학부 주 도로 무한상상실이라는 메이커스페이스를 설치하였 고, 현재 전국에 23개가 운영 중이다(“Makerspace”, 2020; Moohansangsangsil, 2014). 또한 서울시에서도 국내 최대 규모인 디지털대장간을 운영하고 있고 (Digital-blacksmith Shop, n.d.), 대학 및 사설기관에서 운영하는 크고 작은 메이커스페이스가 전국에 상당수 존재한다.
메이커스페이스에는 협업과 공유를 통한 제작이 가능하도록 컴퓨터에 인터넷이 연결되어야 한다. 작 업대는 물론 봉제 기기, 자수 기기, 목공예 도구, 레이 저 커터, 용접기, 대형 디지털 프린터, 3D 프린터, 레 이저 커터, 역전류검출관(oscilloscope), 오디오 장비, 비디오 장비, 다양한 재료, 식품 보관소와 요리도구들 까지 여건과 성격에 따라 각종 기계, 전자 기구, 재료 가 구비되어 있다(“Hackerspace”, 2021).
최근 메이커 교육을 적용한 가정과 수업 개발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S. Kim(2019)은 고등 학생을 대상으로 한복과 창의적 의생활과 관련된 내 용을 팅커링(tinkering), 실천적 추론하기(practical reasoning), 함께 만들기(making), 공유․확산하기 (sharing)라는 과정을 거치는 TPMI 모형을 적용해 학 습자들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역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전통문양과 오방색을 중심으로 전통생활문 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자 스토리텔링 기법과 메 이커 교육을 접목해 UCC를 제작하도록 한 연구도 있 었다(S. Kim, 2020b). 또, 고등학교 가정과 교과서에 서 발달, 관계, 생활문화, 안전, 관리, 생애설계라는 6 개의 핵심개념을 추출하여 각각의 핵심개념과 관련된 메이커 교육 프로그램(UCC만들기, 한식 만들기, 한복 업사이클링, 전통 문화상품 만들기, 안전지도 만들기, 픽토그램 만들기, 만능세제 만들기, 콜라주․포트폴 리오․책 만들기 등)을 개발해 적용한 연구도 있었다 (S. Kim, 2020a).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의 일환으 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스마트의류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메이커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되었다(Kang & Lee, 2020). 이러한 선행연구에서는 메이커 교육에 3D 펜, 3D 프린터, 레이저 커터, 재봉틀과 봉제 도구, 글루건, 조리도구와 기기, LED, 동전배터리, 전도성 실 등이 이용되었다.
이 외에도 식생활 실습을 주된 목적으로 설치되었 던 고등학교 가정실을 의생활도구, 정보 검색 도구, 첨 단도구를 추가해 메이커스페이스로 변환해 메이커 교 육의 효과를 알아본 연구도 있었다(S.-B. Kim, 2019). 또, 고등학교 가정과의 의생활 메이커 교육 과제에 대 한 평가 루브릭을 개발한 연구와 가정과의 메이커 교 육을 받은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 시해 수업의 효과를 인지 발달, 자아 성장, 사회성 향 상이라는 세 측면에서 알아본 연구도 있다(Kim, 2020;Kim & Chae, 2020). Eom and Lee(2020)는 초 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버튼 프레스를 이용한 배지 만들기와 3D 프린터를 이용한 실생활 용품 만들기 프 로그램을 개발해 적용하였다. 그 결과, 창의적 인성 향상과 심미성 향상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러한 선행연구를 통해 메이커 교육이 다양한 측면에 서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음을 알 수 있다.
Ⅲ. Research Process
가정과 예비교사를 위한 의류학 실습 수업 개발을 위하여 ADDIE모형을 적용하였다. ADDIE는 분석, 설계, 개발, 실행, 평가의 영문 앞자를 조합해 만들어 진 용어로 대부분의 교수체제개발 모형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요소이다. 첫째, 분석의 단계에서는 학습자 의 환경분석으로 수업환경과 개발환경을 고려하였고, 과제분석을 위해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중․고 등학교 가정과 교과의 내용을 분석하여 의류학 실습 수업에 필요한 내용 요소를 파악하였다. 둘째, 설계의 단계에서는 학습목표를 진술하고 평가계획을 수립하 였으며, 구체적인 교수-학습 전략을 계획하면서 PBL 과 메이커 교육을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결정하였다. 구체적인 수업활동과 필요한 교육 매체와 도구도 결 정하였다. 셋째, 개발의 단계에서는 실제 수업을 실행 할 때 필요한 학습자료와 실습 샘플을 제작하였다. 넷 째, 실행의 단계에서는 실제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2020년 2학기에 두 개 분반의 총 38명의 학습자에게 적용하였다. 다섯째, 평가의 단계에서는 교수자가 수 업을 실행하면서 경험한 긍정적인 측면이나 어려웠던 점을 성찰하였고, 학습자의 소감을 통해 학습의 효과 를 살펴보았다. 이 단계에서 도출한 결과를 총체적으 로 반영해 수업을 수정 및 보완할 방안을 제시하였다 (Lee et al., 2020). 전체적인 수업 개발 과정은 <Fig. 1>과 같다.
Ⅳ. Course Development Results
1. Analysis
1) Environment anaylsis
학습자 환경분석에서 수업환경을 고려한 결과, 코 로나 19로 인해 실시간 비대면과 대면 수업을 병행하 게 되었다. 대학의 방침에 따라 본 실습 수업의 경우, 원하는 학생에 한해서 충분한 거리를 유지한 상태에 서 대면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각 분반 당 20명 이 정원이므로 모든 학생들이 대면 수업에 출석할 가 능성까지 고려하여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였다. 학생 들이 언제든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모든 실습용품과 재 료를 학기 초에 선구매해 패키지를 만들어 학생들에 게 우편으로 보내거나 직접 가져갈 수 있도록 준비하 였다. 의류학 실습인 만큼 재봉틀과 손바느질을 병행 해 작업해야 하지만, 집에서 비대면으로 재봉틀 없이 학습하기로 선택한 학생들을 고려하여 손바느질로도 충분히 완성할 수 있는 과제들로 구성하였다. 전업 학 부생들의 경우 대략 20학점 정도를 수강하고, 수업과 과제를 합쳐서 주당 40시간을 학습해야 하는 점을 고 려하여 수업 4시간과 수업 외 과제에 필요한 4시간을 고려하여 수업을 계획하였다.
학습자 환경분석의 또다른 측면으로 개발환경을 분석하였다. 이는 앞서 살펴본 수업환경과도 직결되 어 있으며, 교육프로그램의 개발 시 “활용 가능한 자 원”을 분석하는 것이다(Lee et al., 2020, p. 53). 본 연 구에서는 메이커 교육에 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실습 실 보유 물품과 교내 메이커스페이스의 장비를 살펴 보았다. 우선, 본 대학의 의류학 실습실에는 패턴을 제도하기에 적당한 높이와 넓이의 테이블, 각종 제도 및 측정용 자와 커브(curves), 트레이싱 휠(tracing wheel), 실크 핀, 문진, 재봉틀, 재단용 가위, 다리미, 다리미 대, 물 분무기, 손바느질 도구 등이 구비되어 있고, 초크, 먹지, 패턴용 종이, 마분지, 머슬린 등 소 모품을 학생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또한, N. Kim (2019)의 최근 선행연구에 따르면 111명의 중학교 교 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중학교 가 기술․가정 실습비를 배정받고 있었으며, 이 중 72% 의 중학교가 연간 4,000만 원 이상의 실습비를 배정받 았고, 96%의 중학교가 기술․가정 실습실을 보유하 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고려한다면 예비 가정교사 들이 졸업 후 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의류학 실습을 운 영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여건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대학의 메이커스페이스에는 의류학 실습에 활 용할 수 있는 재봉틀, 자수기,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 터, 3D 프린터, 열전사용 프린터와 프레서(presser) 등 이 구비되어 있었다.
본 수업의 개발을 위하여 예비교사들이 나중에 투 입될 중등교육 환경과 중․고생의 수준을 고려하여 실제 학교 현장에 적용 가능한 메이커 교육 도구를 선 택하였다. 그 결과, 학과에서 보유하고 있는 패턴 제 도와 봉제에 필요한 도구와 재봉틀(손바느질로 대체 가능)은 물론 3D 프린팅, 온라인 무료 3D 모델링 프 로그램인 팅커 캐드(Tinker CAD), 열전사 프린터와 프레서를 수업에 활용하기로 결정하였다.
교내 메이커스페이스 개방 여부와 활용 가능성, 3D 프린터와 열전사 프레서의 사용법을 배울 수 있는 워 크샵의 수업 접목 가능성도 고려하였다. 추가로 구입 해야 하는 실습용품과 재료는 실습비 예산을 고려하 여 결정하였다.
2) Task analysis
과제분석을 통해 학습에 필요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 2015개정 교육과정의 중․고등학교의 기술․ 가정 교과와 고등학교의 가정과학 교과의 내용을 살 펴보았다. 그 결과, <Table 1>과 같이 중학교 기술․가 정 교과에서는 옷차림과 의복마련, 의복 관리와 재활 용을 의류학 실습 관련 내용 요소로 추출하였다. 고등 학교 기술․가정 교과에서는 한복과 창의적 의생활 내용 요소가 의류학 실습과 관련이 있었다. 마지막으 로 고등학교 가정과학 교과에서는 패션의 이해와 스 타일링, 의생활 관련 직업․진로 개발이 의류학 실습 관련 내용 요소로 추출되었다(Ministry of Education, 2015).
Ministry of Education(2015)이 제시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기술․가정과 가정과학 해설서로부터 추 출한 내용 요소와 성취기준을 참고해 <Table 1>의 가 장 오른쪽 열에 제시한 바와 같이 가정과 예비교사를 위한 수업의 내용을 구성하였다. 중학교 기술․가정 의 옷차림과 의복마련과 관련된 성취기준으로는 의복 디자인의 요소를 활용해 개성이 있고 타인을 배려하 는 의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제시되었으므로 실습 수 업과 관련된 내용으로 “패션 스타일링”을 선정하였 다. 의복 관리와 재활용의 성취기준에서 의복의 재활 용 방법을 탐색하고 창의적인 의생활을 실천해야 하 며, 실습 용품을 안전하게 사용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고 명시되어 있으므로, “의복 재활용”, “창의적 패션 디자인과 제작”, “안전한 도구의 사용”을 수업 내용으 로 선택하였다.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의 한복과 창의적 의생활과 관련된 성취기준에는 한복과 다른 나라의 의생활을 이해하고, 현대 의복에 활용하여 창 의적인 의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한복과 세계 복식에 관한 내용은 복식문화사 관련 교 과가 별도로 존재하므로 본 의류학 실습 수업 개발에 서는 “창의적 패션디자인”에 집중하기로 하였다. 가 정과학 교과의 패션의 이해와 스타일링과 관련해서는 성취기준에 따라 패션디자인의 동향을 이해하고, TPO 에 맞는 스타일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므로 “창의적 패션디자인과 스타일링”을 의류학 실습 수업 내용으 로 선정하였고, 패션관련 직업과 진로 개발과 관련해 서는 의류학 실습 수업을 통해 “패션디자인, 구성, 스 타일링과 관련된 직종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상을 종합해 의류학 실습 수업 구성 내용의 키워 드를 추출하면 창의성, 패션 스타일링, 재활용, 패션 디자인 및 제작, 안전한 도구 사용, 진로탐색이다. 이 를 바탕으로 스타일링에 필요한 의류와 패션소품을 제작해 볼 수 있도록 모자 만들기, 조끼 만들기, 파우 치 만들기, 열전사 프린팅, 패션소품의 3D 모델링과 프린팅, 마스크 만들기, 창의적 패션디자인과 스타일 링을 주요 과제로 선정하였고, 부수적인 과제로 리폼 과 업사이클링 기법 조사와 손바느질 연습을 선정하 였다. 패션 스타일링 시 다양한 의복과 소품을 착용자 의 이미지, 컨셉, 체형, TPO 등에 맞게 선택해 조화를 이루도록 조합하고, 이 때 의복과 소품을 디자인해 제작 또는 리폼을 하거나 구매를 하기도 한다(Cho, 2017;Yoon & Chang, 2018). 본 수업은 의류를 제작 하는 실습 수업이므로 디자인, 제작, 리폼에 초점을 맞추었다.
의복 아이템 중 조끼를 선택한 이유는 상의에 해당 하므로 패션 스타일링 시 얼굴에 인접해 있어 시선이 집중되고 제작 과정의 학습을 통해 평면 재단과 의복 봉제 과정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제공할 수 있으면 서도 소매를 달지 않아도 되어 다른 소품과 함께 한 학기 동안 제작하기에 적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 다. 모자와 파우치는 스타일링 시 고려하는 아이템이 기도 하면서 버려지는 의류의 업사이클링을 통해 다 양한 디자인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 문에 선택하였다. 마스크는 코로나 19로 인해 일어났 던 마스크 부족 현상을 고려해 중등교육에서 제작 방 법을 가르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여 포함시 켰다. 이 외의 패션 소품은 3D 프린팅을 이용해 제작 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2. Design
1) Stating course objectives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선정한 학습목표는 다음과 같다. 지식과 기술 관련해서는 첫째, 창의적이고 친환 경적인 디자인과 스타일링을 할 수 있다. 둘째, 메이 커스페이스의 기기를 활용할 수 있다. 셋째, 평면재단 과 봉제 과정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한다. 역량과 관련해서는 창의적 사고력, 미적 감각, 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이러한 구체적인 학습목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가정과 관련 역량인 문제해결능 력, 생활자립능력, 관계형성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 다(Ministry of Education, 2015). 창의적인 과제의 실 행은 문제해결 능력과 관련이 있으며, 메이커스페이 스의 기기를 비롯한 의복 재단과 봉제 과정에 대한 지 식과 기술의 습득은 문제해결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 과 생활자립에 필요한 능력 배양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또, 미적 감각과 소통 능력은 관계형성능력에 필요한 역량이라 할 수 있다.
2) Evaluation planning
본 연구의 과제인 모자 만들기, 조끼 만들기, 파우 치 만들기, 열전사 프린팅, 패션소품의 3D 모델링과 프린팅, 마스크 만들기, 창의적 패션디자인과 스타일 링, 리폼과 업사이클링 기법 조사, 손바느질 연습 각 각에 대한 평가 계획을 수립하였다. 모자, 조끼, 파우 치, 마스크 만들기는 평면패턴의 올바른 제작과 필요 한 정보의 기입, 제작 과정의 올바른 적용과 시의 적 절성, 봉제 상태를 중심으로 평가를 계획하였다. 기말 팀별 과제인 창의적 패션디자인과 스타일링도 마찬가 지 기준을 적용하였고, 협동학습인 만큼 동료 평가를 통한 참여도, 기획 과정에서의 창의성과 시장 조사를 통한 준비 정도, 미리 제시한 구비 요건에 맞는 발표 자료와 리포트 준비의 충실성도 평가하기로 계획하였 다. 열전사 프린팅과 3D 모델링 및 프린팅은 도구와 기기 사용 방법의 올바른 인지와 적용, 과제물 완성 도, 과제물 제출의 시의 적절성을 중심으로 평가를 계 획하였다. 리폼과 업사이클링 기법 조사 리포트는 내 용의 충실성과 적절성, 제출과 공유 시기의 적절성을 평가하고, 손바느질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홈 질, 박음질, 공그르기, 감침질의 정확도와 제출 시기 의 적정성을 평가하기로 하였다
3) Teaching & learning strategies planning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선정된 학습목표와 평가계획 에 맞춰서 교수-학습 전략을 세우고, 수업 내용을 구 체적으로 조직한 주간 계획표는 <Table 2>와 같다. 본 수업은 16주간 15회의 수업을 매 주 4시간 동안 진행 하며 3학점에 해당한다. 본 실습 과목은 선수강 과목 이 지정되어 있지 않고 유일한 의류학 실습 관련 전공 필수 과목이다. 또한, 과거 수강생들 중 초․중․고등 학교 재학 시절 손바느질이나 기타 의류 실습 경험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학생들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여 처음 의류학 실습을 접하는 학습자도 무리없이 학습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업을 계획하였다. 의류학 실습 수업에서 대부분 이용하는 기존의 패턴 제도와 봉제 를 위한 도구와 기기를 이용할 뿐만 아니라, 앞서 분 석 단계에서 교내 메이커스페이스 보유 장비를 고려 해 선정한 무료 3D 모델링용 팅커 캐드 프로그램, 3D 프린터, 열전사 프린터와 프레서를 활용해 메이커 교 육을 계획하였다. PBL을 적용한 팀별 디자인 및 스타 일링 기말 과제 수행을 위한 기본적인 지식과 기술을 우선 학습할 수 있도록 3D 프린팅과 열전사 프린팅은 물론 모자, 조끼, 파우치, 마스크 제작을 계획하였다.
모자는 챙이 있고 모자 산(crown)을 4 또는 6조각 으로 분할한 디자인을 선택해 만들어 보도록 하였다. 챙이 있는 모자를 만들어 볼 경우 챙이 없는 디자인의 모자는 나중에 제작 과정을 스스로 찾아 만들 때 어려 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어 수업 과제로 선정하게 되 었다.
조끼는 기성 패턴을 구입해 나누어 주고 제작하도 록 계획하였다. 의복구성을 다루는 별도의 수업이 운 영되고 있으므로, 본 의류학 실습 수업에서는 의복의 평면패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제공하고 안감을 넣어 제작하는 과정을 체험하도록 하여 다른 의복의 구성 및 제작 방법을 접했을 때 이해할 수 있도록 하 였다.
파우치는 헌 옷을 업사이클링해 제작하도록 하였 다. 덮개(flap)가 달린 것과 없는 디자인 중 하나를 선 택해 제작하도록 두 개의 디자인을 제시하였다. 두 디 자인 모두 지퍼를 달아 보도록 계획하였다. 열전사를 이용해 파우치 소재에 프린팅을 먼저 한 후 봉제를 시 작하도록 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의 부족 현 상을 경험하였으므로 예비교사들이 중․고생에게 마 스크 제작 방법을 교육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학습 자들이 가운데 솔기가 있는 디자인과 솔기 없이 다트 를 넣어 입체적으로 만든 디자인 중 하나를 선택해 제 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두 디자인 모두 코받침대 와 필터를 교체해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선정 하여 친환경성과 활용도를 높였다.
3D 프린팅은 학습자에게 팅커 캐드로 모델링하는 방법을 알려준 후 군번 줄을 이용해 파우치에 부착할 수 있는 소품을 디자인해 메이커스페이스의 3D 프린 터로 출력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팅커 캐드 선정과 교육 방법을 준비할 때 3D 프린팅 패션디자인 전문가 의 조언을 반영하였고, 관련 선행연구도 참고하였다 (Kim, Lee, Kim, & Jun, 2015;Oh, 2016;Oh & Suh, 2017).
기말과제는 PBL을 적용하여 조원들 간에 상호작 용을 통한 협동학습으로 스타일링을 계획하고 구현하 도록 하였다. 상황 맥락적 문제를 제시하기 위해 팀 별로 논의하여 실존 또는 가상의 인물 중 페르소나를 선택하여 이름, 성별, 연령, 취향, 라이프스타일 등을 포함한 프로파일을 설정하도록 하였다. 기말과제 수 행 이전에 제작해 본 모자, 조끼, 파우치, 마스크를 포 함한 다양한 의류와 소품 중 팀원 수 이상의 수만큼 선택하여 디자인해 제작하도록 하였다. PBL의 교과통 합적인 특성과 학습자의 자기주도성을 살리기 위해 기 말 과제 수행 이전에 배운 지식과 기술을 응용하거나, 새로운 제작 방법을 찾아 조별 페르소나에 맞는 디자 인으로 스타일링하도록 하였다. 열전사 프린팅과 3D 모델링 및 프린팅은 각 조에서 모두 디자인에 적용하 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열전사 프린팅과 3D 프린팅 시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하거나 오픈소스(open source)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변형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메 이커 교육에서 강조한 정보 공유의 취지를 살릴 수 있 도록 하였다. 또, 학생들로 하여금 학기 초에 수행한 리폼과 업사이클링 기법 조사 개별 과제물을 교수-학 습 플랫폼인 블랙보드 토론실에 업로드하여 동료 수 강생들과 공유하게 하였다. 이 중 두 개 이상의 리폼 또는 업사이클링 기법을 조별로 선택해 디자인에 적 용하도록 조건을 부여하였다. 조별로 텍스트, 사진이 나 그림 파일, 스케치 등을 이용해 선택한 페르소나에 대해 설명하고, 스타일링 계획을 발표하도록 하였다. 스타일링 계획이 확정된 후 각 디자인을 제작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이 기말과제를 수행하는 전반적인 과정에서 교수자는 안내자와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특 히, 조별 계획서 준비 과정에서는 설정한 페르소나의 이미지에 맞으면서도 선, 색채, 재질적인 측면에서 조 화로운 디자인을 기획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디자 인을 실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는 제작이 원활히 이 루어져 완성도 있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안내와 촉진자의 역할을 하였다.
3. Development
수업 자료는 Microsoft Power Point를 이용해 제작 하였다. 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하여 첫 수업에 서 실습 수업을 위해 알아야 할 용어와 도구를 소개하 였다. 소품과 의류 제작을 위한 수업자료는 제도를 위 해 필요한 수치, 측정이 필요한 경우 수치 측정 방법, 평면패턴 제작 방법, 마름질 방법, 봉제 방법의 순으 로 제작 절차를 설명하는 내용으로 구성하였다. 샘플 을 만들면서 과정을 모두 사진 촬영하여 수업자료에 탑재하였다. 조끼의 경우, 비교적 단순한 형태의 기성 패턴을 구매해 배포하였으므로, 다양한 사이즈로 그 레이딩이 된 기성 패턴을 학습자가 자신의 사이즈에 맞게 선택해 별도의 패턴 용지에 외곽선을 따서 시접 과 밑단을 주어 부분별 패턴을 완성할 수 있도록 설 명하였다. 창구멍 닫기에 필요한 공그르기나 감침질 등의 부분봉은 직접 시연을 하기도 했지만, 정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제작된 짧은 YouTube 동영상이 있어 수업자료에 링크를 삽입하여 학습자가 참고할 수 있 도록 하였다. 제작한 수업자료와 수업 중 구두 설명만 으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은 수업 시간에 직 접 시연하도록 계획하였다. 하지만 대면과 비대면 병 행이라는 수업 여건상 수업 중 시연이 불가능한 부분 은 10분 이내의 짧은 동영상을 미리 촬영하여 준비하 였다.
수업 자료를 제작하면서 패턴과 실물 샘플도 완성 하였다. <Table 3>에 샘플 사진을 제시하였다. 학습자 들이 대부분 의류 제작 경험이 없으므로 다루기 쉬운 면 100%의 소재를 이용하도록 하였다. 품목 별로 각 각 두 개의 샘플을 제작하였고, 학생들은 둘 중 하나 를 선택해 제작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의 상황에 따라 손바느질 또는 재봉틀을 이용해 제작할 수 있으므로 각각의 품목 중 하나는 손바느질로 제작하고, 다른 한 디자인은 재봉틀을 이용해 제작해 보면서 소요 시간 이 적절한지 매주 수업 시간 4시간과 수업 외 과제 시 간 4시간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확인하였다.
4. Implementation
개발한 의류학 실습 수업을 2020년도 2학기에 두 개 분반으로 총 38명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실행하였 다. 학습자는 여학생 29명(76%)과 남학생 9명(24%) 이었고, 전공은 한 명의 이중전공생을 포함한 가정교 육 전공 36명(95%)과 2명(5%)의 패션관련 융합전공 생으로 구성되었다. 학년 구성은 2학년이 3명(8%), 3 학년이 17명(45%), 4학년이 18명(47%)이었다. 또한, 32명(84%)이 의류 디자인 및 제작 관련 수업을 수강 한 경험이 없었고, 다른 관련 수업을 수강한 학생 6명 (16%) 중 4명이 1과목, 1명이 3과목, 1명이 4과목을 수강한 경험이 있었다. 따라서 상당수의 학생들이 의 류학 실습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수업은 실시간 대면과 비대면 수업의 병행을 원칙 으로 하였으나, 수강신청이 끝나기 전인 1주차와 2주 차, 학교 방역 지침에 의해 추석 연휴 다음 주인 6주 차, 코로나 확산이 심해진 11-13주차에는 전면 비대면 수업을 실시하였다. 수업 플랫폼인 블랙보드를 이용 해 각종 공지, 수업 자료 게시, 토론, 과제물 제출, 비 대면 수업을 실시하였고, 분반 별로 단체 채팅방을 만 들어 소통과 공유가 좀 더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9주차와 12주차에는 메이커스페이스에서 열전사 프린팅과 3D 프린팅에 대한 각각의 워크샵을 실시하 였다. 열전사 프린팅 워크샵의 비대면 수업 참여 학생 들도 장비 사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워크샵 실시 장면 을 온라인으로 전송하였다. 이 학생들은 메이커스페 이스 장비를 직접 사용할 수 없으므로 워크샵이 끝나 고, 각자 학기 초에 배분 받은 열전사지에 원하는 문 양이나 텍스트를 집에서 프린트하여 다리미를 이용해 파우치 소재에 열전사하도록 교수하였다. 대면으로 메이커스페이스 워크샵에 참여한 학생들은 직접 장비 를 이용해 열전사 프린팅을 하였으나, 장비가 하나씩 밖에 없고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디자인을 추가로 다 듬어 출력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거울삼아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또 다른 워크 샵을 실시하기로 한 12주차에 3D 모델링과 출력을 모 두 진행하는 것이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11주차에 팅커 캐드를 이용한 모델링 수업을 미리 비대면으로 진행하였다.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12주차에도 이어서 비대면으로 3D 프린팅 워크샵을 진행하였다. 교수자와 실습조교가 메이커스페이스를 방문하여 실시간 워크샵 장면을 온라인으로 송출하였 고, 학생들로부터 11주차 과제로 준비한 소품 디자인 파일을 받아 대신 출력해 주었다.
실행 과정에서 처음 계획했던 스케줄에 변동이 생 겼다. 조끼 만들기는 중간고사 기간인 8주차까지 끝 내도록 계획하였으나, 학생들이 조끼 주머니 봉제를 어려워하였고, 시험기간에 과제물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어 하여 9주차와 10주차에도 조끼를 파우치 만들 기와 병행하여 작업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기한을 주었 다. 앞서 언급했듯이 원래 12주차 수업 초반에 팅커 캐드 모델링 방법을 알려주고, 수업 후반부에 3D 프 린팅 워크샵을 실시해 각자 디자인한 소품을 프린트 하도록 계획하였으나, 파우치 만들기 설명을 10주차 에 미리 마치고 11주차에는 팅커 캐드를 이용한 모델 링 수업으로 전환하였다. 12주차에는 비대면으로 3D 프린팅 워크샵을 약 2시간 진행하였고, 실습조교와 메이커스페스 측의 도움을 받아 학생들의 파일을 대 신 출력해 주었으므로, 남은 시간 동안 13주에 계획했 던 마스크 만들기를 12주 수업 후반에 미리 시작하여 13주에 완성하도록 하였다.
PBL을 적용한 기말 팀별 스타일링 과제를 진행할 때에는 학생들이 메이커스페이스, 실습실, 집에서 자 유롭게 각자 맡은 부분을 제작하면서 교수자뿐 아니 라, 같은 조원들과도 대면 또는 비대면으로 소통하도 록 하였다. 각 분반 별로 5개의 팀을 구성하여 총 10개 의 팀으로 나누었고, 각 팀원은 3-4명이었다. 16주차 에는 완성된 기말 과제를 돌아가며 발표하고, 서로 비 평하는 시간을 가졌다. 완성한 기말 과제물은 <Table 4>와 같다. 각 팀별로 선택한 페르소나와 학생들이 제 작한 스타일링 결과물의 사진과 함께 결과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제시하였다.
5. Evaluation
1) Instructor’s reflection
수업을 설계할 때 교내 메이커스페이스가 9월에 닫 혀 있을 예정임을 고려하여 모자와 조끼를 제작한 후, 중간고사 이후에 열전사 프린팅과 3D 프린팅을 파우 치 만들기와 접목해 진행하도록 계획하였다. 하지만 난이도를 고려했을 때 먼저 파우치와 마스크를 제작 하고, 모자와 조끼를 만드는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바 람직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조끼 만들기는 기존 의 계획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으므로 실행한 바와 같이 1-2주 시간을 더 할애하거나 난이도를 낮추기 위 해 주머니 디자인을 없애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 다. 또한 3D 프린팅의 경우, 모델링과 프린팅을 충분 한 시간을 두고 할 수 있도록 기존의 1주 계획을 수정 하여 실행한 바와 같이 2주를 할애하는 것이 효율적 일 것으로 사료되었다.
기말 과제의 경우, 페르소나를 설정할 때 실존 또 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도록 하였는데, 대부분의 팀 이 선택한 페르소나의 실제 착용 의상을 응용하거나 변형하여 대체로 조화를 이룬 의상과 소품을 디자인 하였다. 반면, 의상을 거의 착용하지 않고 나오는 페 르소나를 선택한 경우, 추상적인 인물의 성격을 소품 과 의상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학 습자가 처음 스타일링과 디자인을 시도하는 만큼 참 고가 될 의상들을 착용한 페르소나를 선택하도록 지 도할 필요가 있다. 또, 학습자가 구체적인 스타일링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확보가 가능한 재료(예를 들어 소재와 헌 옷 등)를 조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강 조할 필요가 있다. 일부 팀에서는 실제 재료의 확보 가능성을 알아보지 않고 인터넷의 이미지를 이용해 계획서를 제출한 후 재료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디자 인을 변경하거나 대체 재료를 찾아봐야 하는 어려움 이 있었다. 대부분의 학습자가 의류 용품 기획 및 제 작 경험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을 고려해 기본적인 정 보와 주의사항 전달에 유의해야 한다.
2) Learning effects: Student comments
학생들이 자유롭게 작성한 소감의 내용을 종합한 결과, 실생활 밀접성, 교과통합성, 자기주도성, 미적 감각, 시행착오를 통한 배움, 협업과 소통, 공유라는 주제를 추출할 수 있었다. 이러한 주제들은 앞서 언급 했던 PBL과 메이커 교육의 장점과 취지를 잘 드러내 는 것으로 본 수업에서 활용한 PBL과 메이커 교육의 학습 효과를 보여준다. 추출한 주제별 구체적인 내용 은 <Table 5>에 제시하였다.
실생활 밀접성에 대해서 많은 언급이 있었는데, 특 히 업사이클링이 어렵고 멀게 느껴졌으나 가까이서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다수의 의견이 있 었다. 이론적으로만 접했던 내용을 직접 실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꼈고, 생활 속에서 무의식 중에 버려지거나 낭비된 자원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고 하였다. 또, 마스크, 파우치, 헤어 소 품 제작 경험이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 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3D 프린팅을 직 접 접함으로써 취미나 실생활 활용 가능성을 확인 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교과통합적 특성에 관해서는 기말 과제에 앞서 배 운 것들을 통합해서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 처음에 매 우 막연하고 어렵게 느껴졌으나, 협업과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면서 길을 찾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 양한 기법을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큰 성취 감을 얻었다고도 했다. 각각의 소품을 제작할 때 배운 기법을 다른 소품을 제작할 때 응용해 보다 나은 결과 물을 얻을 수 있었다고도 했다.
또한 자기주도성은 많은 학생들이 기말 과제물 이 행 과정과 결과물에 대해 설명할 때 사용한 표현을 통 해 확인할 수 있었다. 성취감, 흥미진진함, 재미있음, 만족함, 열정적인 참여, 자랑스러움, 흥분감, 대견함 등의 표현을 사용하였다. 이는 대다수의 학생들이 자 기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메이킹 활동에 임했음을 보 여주었다.
미적 감각과 관련된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페르 소나에 미적으로 어울리는 스타일링 결과물을 낼 수 있었다거나, 각 부분 간의 미적 조화에 대해 만족한다 고도 표현하였다. 창의적인 미적 활동에 대한 흥미, 성취감, 자신감, 새로운 재능 등을 발견하기도 했다.
시행착오와 관련된 의견도 많이 있었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온라인을 통해 소재와 염료를 구매하는 과 정에서 경험 부족이나 충분하지 않은 정보로 인해 어 려움에 직면하였다는 의견이 많았다. 채색, 염색, 봉 제, 기타 제작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통해 개선 방안을 찾은 경로에 대해서도 설명하였고, 의도했던 바와 다 른 결과물이 나왔을 경우 아쉬움과 함께 추후 개선 방 안에 대한 의견도 제시하였다.
학생들은 소통을 통한 협업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 면서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었으며, 직면한 문제 에 대한 답을 찾으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했 다. 의견 조율과 타협의 과정을 경험하면서 얻은 결과 물에 만족한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또, 각자 맡은 부분을 책임지면서도 도움을 주고받으며 최종 완성을 하는 과정에서 협업의 장점을 찾았다. 일부 학 습자는 코로나 19로 인해 대면 회의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워하기도 했으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 의 소통을 할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공유에 대해서는 테크니컬한 측면에서 혼자 해결 하기 힘든 문제를 오픈소스를 활용해 해결할 수 있었 던 점에 대해 만족과 성취감을 표현하였다. 또, 업사 이클링을 통한 자원 절약에 대한 의식 확산을 위해 수 업 결과물을 학교 커뮤니티와 공유하면 좋겠다는 의 견을 통해 학습자가 공유의 유용함과 필요성을 인식 하였음을 확인했다.
이상에서 살펴본 교수자의 성찰과 학습자의 소감 을 종합해 볼 때 다음과 같은 점을 수정 및 보완할 수 있다. 첫째, 주간 계획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정할 필 요성이 있다. 둘째, PBL을 활용한 기말과제 운영 시 교수자의 보다 세심한 안내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페르소나 선택, 재료 조사, 온라인 물품 구매 과정에 대한 추가 주의사항 전달이 필요하다.
수업 실행에 대한 교수자와 학습자의 평가 결과와 함께 학습자의 약 36명(95%)이 설계 단계에서 제시한 평가기준에 따라 평가했을 때 90% 이상의 학업성취 도를 보인 점을 고려해 볼 때, 학습목표인 창의적이고 친환경적인 디자인과 스타일링, 메이커스페이스 기기 의 활용 능력 배양, 평면 재단과 봉제 과정에 대한 이 해가 성취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창의적 사고력, 미적 감각, 소통 능력 또한 배양된 것으로 판단된다.
Ⅴ. Conclusion
본 연구에서는 PBL과 메이커 교육을 적용해 가정 과 예비교사를 위한 의류학 실습 수업을 개발하였다. ADDIE 모형을 적용해 분석, 설계, 개발, 실행, 평가의 과정을 거쳐 수업을 개발하였고, 평가 결과를 통해 학 습 목표가 성취되었음을 확인하였다. 평가 결과를 반 영해 가정과 예비교사를 위한 의류학 실습 수업의 한 사례로 다음과 같은 순서에 의해 수업을 진행할 것을 제안한다. 의류학 실습 관련 용어와 도구 소개, 리폼과 업사이클링 기법 조사 과제 수행 및 공유, 손바느질 연습, 파우치 만들기와 열전사 프린팅, 3D 프린팅, 마 스크 만들기, 모자 만들기, 조끼 만들기, 스타일링 조 별 과제 수행이다. 이와 더불어 교수자는 페르소나의 선택, 재료 조사, 온라인 물품 구매 과정에 주의를 기 울여 보다 세심한 주의사항을 전달해야 함을 알 수 있 었다.
이상에서 개발한 의류학 실습 수업 사례는 학생들 의 소감 내용에 비추어 볼 때 PBL과 메이커 교육의 학습 효과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PBL과 메이커 교육은 학생들 간의 협업, 소통, 정보 공유를 통해 실 생활과 밀접한 문제를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통합적 으로 적용해 자기주도적으로 해결한다는 공통된 특성 을 가지고 있다(Lee et al., 2017;Lee et al., 2020). 또 한, 메이커 교육에서는 직접 아이디어를 구현함에 있 어서 시행착오를 통해 보다 발전적 결과물에 이르는 과정을 중시할 뿐만 아니라, STEM에 예술을 추가한 STEAM 교육을 강조하고 있어 심미적인 측면 또한 중요시하고 있다(“Maker education”, 2017; “Maker education”, 2020). 이러한 PBL과 메이커 교육의 특성 은 학생들이 소감에서 언급한 실생활 밀접성, 교과통 합성, 자기주도성, 미적 감각, 시행착오를 통한 배움, 협업과 소통, 공유와도 일치한다.
나아가 이러한 소감 내용은 가정 교과의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한 실천적 문제해결능력, 생활자립 능력, 관계형성능력의 함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Ministry of Education, 2015). 실천적 문제해결능력 은 실생활 밀접성, 교과통합성, 시행착오를 통한 배 움, 협업, 공유와 관련이 있고, 생활자립능력은 실생 활 밀접성과 자기주도성과 관련이 있으며, 관계형성 능력은 미적 감각, 협업과 소통, 공유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예비교사들이 본 연구에서 개발한 의류학 실 습 수업을 통해 배운 지식과 기술을 미래에 학교 현장 에 적용한다면 청소년들이 가정과에서 중요시하는 역 량을 기르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후속 연구 로 가정과 예비교사를 위한 보다 다양한 의류학 실습 수업의 개발이 이루어지기를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