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Introduction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Gen Z(Generation Z)는 소셜 미디어에 익 숙하며, 텍스트보다 이미지와 동영상을 선호하는 세대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또는 스마트 폰을 자신의 신체 일부처럼 사용하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ce)’로 언급된다. Gen Z를 구분하는 시각은 다양하나 보통 1995년 이후에 태어 난 세대를 의미하며, 현재까지 가장 디지털로 크리에이티브한 세대라고 볼 수 있다. 2019년 ‘Into Z Future’ 보고서에 의하면, Gen Z의 51%는 이전 세대보다 더 창의적 이라고 느끼고 있으며, Gen Z의 55%가 오프라인에서 경험하는 것보다 소셜 앱과 인터넷이 더 창의적인 공간으로 생각하고, 56%가 소셜 미디어 앱을 사용하여 자신을 창의적으로 표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JWT Intelligence, 2019). 2019년 구글이 올해의 검색어를 발표한 결과, 온라인 공 간에서 새로운 미적 특성을 표현하고 있는 Gen Z의 새 로운 집단인 ‘E-girl(electronic girl)’과 ‘E-boy(electronic boy)’가 패션 검색어로 상위권에 올랐다. 이를 통해 또 다른 삶의 공간인 디지털 공간에서 자신을 표현하 며 새로운 미를 추구하는 Gen Z의 영향력은 매우 크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girl과 E-boy는 2010년대 후반에 처음 등장하였 고, 현재는 Gen Z의 하위문화로 동영상 공유 앱 틱톡 (TikTok)에 의해 큰 인기를 끌면서 소셜 미디어에서 독점적으로 나타나고 있다(“E-girls and E-boys”, n.d.). 이들은 소셜 미디어에서의 획일화되고 완벽한 이미지 에 반대하며 마치 위장과 변신을 한 듯 짙은 메이크업 과 독특한 패션으로 낯설고 판타지적 패션 이미지를 추구하며 디지털 페르소나를 보여주고 있다. 셰리 터클 (Turkle, 1995/2003)은 가상 사회 속의 페르소나(persona) 를 통해 자신이 가진 다양한 자아상을 순환적으로 경 험하고, 그 과정에서 자아를 인식하고 표현하며 의미 를 재구성하는 창조적 가능성에 주목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소셜 미디어에서의 Gen Z가 자기표현의 새로운 방식으로써 표현하고 있는 다 양한 E-girl과 E-boy의 패션 이미지를 분석하고, 페르 소나 관점을 통해 그 의미를 파악하는데 있다. 이를 통해 미래의 트렌드를 이끌어갈 Gen Z의 문화를 이해 하고 그들의 미의식을 해석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 고자 한다.
의류학에서 페르소나에 대한 연구는 페르소나가 표현 된 창작무용 작품의 의상을 분석한 Kim and Kim(2008) 의 연구, 패션쇼에 나타난 페르소나 아이템 특성에 대 한 Park(2008)의 연구, 전략적으로 페르소나를 이용하 는 패션 디자이너들을 분석한 Ye and Yim(2015)의 연구, 패션을 통해 발현되는 페르소나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Kim and Ha(2017)의 연구 등이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Gen Z의 독특한 하위문화로 형성되고 있으 며, 패션 트렌드의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하고 있는 ‘E-girl’과 ‘E-boy’에 주목하여 이들의 패션을 통해 페 르소나를 해석한다는 데에 차별화를 지닌다.
이상의 연구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연구방법으로는 소셜 미디어에서 나타나는 E-girl과 E-boy의 패션 이 미지를 살펴본 후 이를 통해 표현되고 있는 페르소나 를 분석하기 위해 문헌 연구와 사례연구를 병행하였 다. 먼저 문헌 연구를 통해 페르소나의 개념과 디지털 공간에서 나타나는 페르소나의 특성을 살펴보고, 본 연구의 대상인 E-girl과 E-boy를 정의하였다. 사례 분 석은 소셜 미디어에서의 대표적인 E-girl과 E-boy 한 명씩을 선정하여 이들의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나타난 패션 이미지를 분석하였다. 선정된 E-girl과 E-boy는 1996년생 ‘MLMA(MELOVEMEALOT)’와 2001년생 ‘Noen Eubanks’로 Gen Z에 해당되며, 국내 패션 트 렌드 정보 사이트 퍼스트뷰코리아(http://www.firstview korea)에서 주목해야 할 2021년 유스컬쳐 트렌드의 하나로 대표적인 E-girl과 E-boy의 인플루언서로 언급 되었다(FirstViewKorea, 2020). 이들은 인스타그램과 틱톡 모두 100만 이상(2020년 9월 검색 기준)이라는 팔로워 수를 보유하며 사람들에게 엄청난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E-girl인 MLMA는 서울 태생으로 캐나다에서 활동 하고 있으며 실명을 밝히지 않는다. MLMA는 멜로, 에멜레메이 등으로도 불리면서 모델, 래퍼뿐 아니라, 비주얼 아티스트, 화가, 패션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 에서 활동 중이다. 대표적인 E-boy인 Noen Eubanks 는 2019년 12월 셀린의 새로운 캠페인에 Gen Z 뮤즈 로 선정될 만큼 패션계에서도 영향력 있는 인물로 지 목받고 있으며, 뉴욕타임즈는 Noen Eubanks를 ‘미국의 미래 청소년 스타(the future teen stars of America)’라 고 소개했다.
Ⅱ. Background
1. Notion of persona
페르소나는 그리스 어원의 ‘가면’을 나타내는 말로 ‘외적 인격’ 또는 ‘가면을 쓴 인격’을 의미한다. 배우 가 무대 위에서 여러 가면을 쓰고 그에 맞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페르소나는 개인이 사회라는 무대에서 주어진 환경에 맞게 사용하는 사회적 가면이라고 볼 수 있다.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은 자아가 겉으로 드러난 의식의 영역을 통해 외부 세계와 관계 를 맺으면서 내면세계와 소통하는 주체라면 페르소나 는 일종의 가면으로 집단 사회의 행동 규범 또는 역할 을 수행한다고 하였다(“Persona”, n.d.). 가면은 본래 얼굴과는 다른 인물이나 동물, 초자연적인 존재 등을 표현하는 가장성(Kim & Lee, 2002)과 현실의 자신을 감추고 또 하나의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는 익명성의 기능을 지닌다. 따라서 페르소나는 사회적 자아로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목적으로 사용 되고, 익명성을 이용하여 현실의 자신을 지우고 다른 존재로 변신한 것이다(Kim, 2013).
페르소나는 진정한 자신과는 달리 다른 사람에게 투사된 자신의 성격으로서 타인에게 비춰지는 ‘외적 성격’에 의해 주변 세계와 상호관계를 맺을 수 있다. 페르소나는 위장과 변신을 통한 감추기와 상징과 표 현을 통한 드러내기의 기능을 통해 자신의 내면적 욕 구와 사회적 요구 간의 타협이 가능하므로(Kim, 2013),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에 맞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사 용하며 사회라는 집단에 적응할 수 있다.
2. Digital space and persona
디지털 공간에서는 현실세계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상황과 경험이 가능하며 익명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거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내기도 하며 현실에서의 자신과 상관없이 다양한 역할놀이가 가능 하다. 또한 자신의 결점을 보완하여 이상적인 자아를 구성하고 그 자아와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이를 통해 현실 자아를 재구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Kim, 2013).
디지털 공간에서의 정체성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 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구현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그 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발견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준다(Turkle, 1995/2003). 따라서 디지털 공간 에서의 페르소나는 현실공간에서의 제약으로부터 해 방되어 또 다른 자아로 표현된다. 이러한 예로 디지털 공간에서의 나의 존재를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모습 으로 표현되는 아바타는 개인의 자아를 페르소나로 구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아바타는 현실공간에서는 존재하는 ‘나’와는 거리가 있지만, 남들보다 멋있게 아바타를 꾸미는 것은 타인과 차별화된 자신의 존재 를 나타내려는 욕망을 의미한다(Han, 2007).
Gen Z를 다른 세대와 구분하는 큰 특징은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 성장하여 현실 공간보다 디지털 공 간에서 자신에 대한 표현이 익숙한 점이다. 이들은 소 셜 미디어를 이용하여 자신의 성별과 이미지를 설정 하고 온라인 공간에서의 또 다른 존재 즉, 다양한 페 르소나로 표현된다. 특히 소셜 미디어에서의 페이스 스왑(face swap), 셀피(selfie), AR 렌즈, 립싱크, 이모 지(emoji)와 같은 창의적 도구들은 디지털 영역의 표 현적 주류로 되면서 Gen Z가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 는데 더 좋은 시각적 환경을 제공하였다. 심지어 Gen Z들은 스냅챗(Snapchat)의 AR필터를 사용하여 자신 을 환상적인 비주얼로 재창조하며 가상과 현실을 넘 나들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공간에서 Gen Z들의 페 르소나는 더욱 다양하고 창의적 표현으로 나타나므로 본 연구에서는 ‘디지털 페르소나’라는 용어를 사용하 였다.
3. Definition of E-girl and E-boy
초기에 E-girl이라는 용어는 남성들에 의해 온라인 에서 남성의 관심을 바라는 여성들을 경멸하는 용어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나(Leskin, 2020), E-girl과 E-boy는 2010년대 후반과 2020년대 초 독특한 Gen Z의 청소 년 하위문화로 등장하며 현재는 소셜 미디어를 중심 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E-girls and E-boys”, n.d.). 2018년 틱톡이 출시된 후 Gen Z의 사용자들이 자신들을 E-girl과 E-boy로 묘사하기 시작했고, 그 용 어들은 재빠르게 패러디되며 대중화되었다. 틱톡에서 는 #egirl이 태그된 동영상이 14억 뷰 이상을 기록하 고 있으며(Leskin, 2020), 이들은 밈(meme)에 의해 반 복되면서 디지털 공간에서 Gen Z의 주류문화로 변화 하고 있다(Jennings, 2019).
E-girl과 E-boy는 소셜 미디어에서의 획일화되고 완벽한 이미지에 반대하며, 현실에서는 보기 어려운 독특한 패션 스타일과 성별을 초월하는 이미지 등의 온라인에서만 존재하는 낯설고 판타지적 이미지를 추 구한다. E-girl과 E-boy의 패션스타일에 대해 위키디 피아(Wikipedia)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E-girl과 E-boy는 주로 1990년대-2000년대 패션, 애니메이션, K-pop, 힙합, 고스, 레이브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대체로 다양한 컬러로 염색된 머 리, 매니큐어, 체인 장식 등의 특징이 나타나며, 남 학생과 여학생 모두 짙은 메이크업이 특징으로 볼 과 코에 핑크색 블러쉬를 하며 애니메이션 흉내를 낸다. 가짜 주근깨는 흔하며 눈 밑의 하트모양이 그려지기도 한다. 커튼 헤어스타일은 대부분의 사 람들이 E-boy의 외모와 연상시킨다(“E-girls and E-boys”, n.d.).
E-boy는 Emo 문화와 약 10년 정도의 차이가 있으 나, 디지털 혁명시기에 나타난 두 하위문화는 남성적 정서, 패션, 섹슈얼리티 등에 대한 표현 방법의 변화 를 나타낸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E-boy는 Emo의 진화 된 모습으로 언급되고 있다(Abraham, 2019). E-girl과 E-boy는 온라인에서 어두운 의상, 헤어, 메이크업 등 으로 Emo 스타일을 추구하며 게임과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고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의 외모와 행동들 을 통해 관심을 끌기 위한 남성과 여성으로 설명되기 도 한다(“E-girls and E-boys”, n.d.).
이상의 다양한 정의들을 종합해 보면 E-girl과 E-boy 는 애니메이션, K-Pop, 힙합, 고스, 레이브, Emo 등의 영향을 받은 Gen Z의 독특한 하위문화로서 이들의 패 션 이미지는 현실세계에서 벗어난 온라인상 존재하는 이미지로 Gen Z만의 새로운 미의식을 추구한다.
Ⅲ. Fashion Image in E-girl and E-boy
소셜 미디어에서 슈퍼스타로 언급되며 E-girl과 E-boy 로 화제가 되고 있는 ‘MLMA’와 ‘Noen Eubanks’의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중심으로 패션 이미지를 분석하 였다. 수집된 자료는 MLMA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196개와 틱톡 영상 336개, Noen Eubanks의 인스타그 램 게시물 19개와 틱톡 영상 810개(2020년 9월 기준) 로 중복된 이미지들을 제외하고 총 938개를 대상으로 하였다. 1차적으로 연구자가 분류 후 2차적으로 의류 학 관련 박사 소지자 1명의 검증을 통해 그로테스크 이미지 337개(35.9%), 키치 이미지 409개(43.6%), 젠 더리스 이미지192개(20.5%)가 나타났다.
1. Grotesque image
그로테스크는 ‘괴기한 것, 극도로 부자연한 것, 흉 측하고 우스꽝스러운 것’ 등을 의미하며, 패션에서 나 타나는 그로테스크는 도발적이면서 자극적이고 괴기 스럽거나 우스꽝스러운 요소로 표현된다. Kim의 연 구에 의하면 독일 비평가 Kaiser는 그로테스크의 형 태를 분리된 영역의 혼합 속에서 정적인 것의 파괴, 동일성의 상실, 자연스러운 균형과 파괴, 물질계의 붕 괴, 질서의 해체, 개성적 개념의 파괴 등으로 규정하 고 그로테스크의 구조를 무서운 것과 우스운 것의 이 중적 모순이라고 하였다(as cited in Chang & Yang, 2000).
MLMA는 <Fig. 1>과 같이 짙은 아이라이너, 새빨 간 입술과 같은 진한 메이크업을 하고 볼드한 체인과 십자가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와 귀걸이, 눈알 모양의 반지와 같은 쥬얼리를 자주 착용한다. 눈 밑에 직접 그린 ‘stay home’처럼 MLMA는 종종 ‘love, free, safe, good’ 등의 메시지를 자신의 얼굴에 거침없이 표현한다. 때로는 펑크적 요소인 안전핀과 체인을 사 용한 검정색의 의복을 착용하며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표정을 짓는다.
특히 MLMA의 그로테스크한 메이크업은 소셜 미 디어에서 Gen Z들이 모방을 하거나 변형된 이미지로 재생산되고 있다. <Fig. 2>와 같이 얼굴에 의도적으로 크고 깊은 상처와 피를 표현하거나 <Fig. 3>과 같이 혀에 다양한 문자나 기호들을 그려 넣고 혀를 내밀기 도 한다. E-girl과 E-boy의 혀를 내밀거나 눈동자가 과 장되게 굴려지는 이미지는 때때로 지나치게 성적인 경향을 보인다(“E-girls and E-boys”, n.d.). 정돈된 형 태에서 벗어난 마구 헝클어진 헤어스타일은 MLMA 의 반항성을 더욱 부각시켜준다. 푸르스름한 인공적 인 컬러렌즈는 그녀만의 상징적인 아이템으로 유독 한쪽 눈에만 즐겨 착용하여 공포스럽고 엽기적인 이 미지를 표현한다. 또한 <Fig. 4>와 같이 액상 펜과 같 은 다양한 도구들을 사용하여 얼굴에 타투와 같은 문 양들을 그려 마치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 같은 현실세 계와 거리가 먼 기괴한 얼굴을 표현한다. <Fig. 5>와 같이 MLMA는 패션과 메이크업을 적극적으로 사용 함과 동시에 포토샵과 앱 도구들을 사용하여 자기 자 신을 괴물과 같은 이미지로 변신시키거나, 자신의 복 제품을 만들어서 향수병 안에 가두는 등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Noen Eubanks는 <Fig. 6>과 같이 머리를 밝은 컬러 로 염색하고 진한 눈썹과 아이라이너, 빨간색의 립스 틱으로 인해 얼굴은 더욱 창백하게 보이며 공포스러 운 이미지를 준다. 의복과 더불어 볼드한 체인 목걸이 를 자주 착용하고 이마, 목, 팔 등의 타투는 주로 펜으 로 표현하여 스타일에 따라 자유롭게 변화가 가능하 며 악동적인 이미지를 전달한다. <Fig. 7>은 얼굴에 파 란색으로 칠을 하여 기존의 정형화된 메이크업 방식 을 거부하고 일상적인 미와 동떨어진 부조화를 보여 주나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새로운 감각을 나타낸다. 펑크적인 요소를 지닌 해골 모양의 귀걸이와 체인 목 걸이는 공격적인 이미지를 나타내는데 많이 사용되는 아이템이다. <Fig. 8>은 앱 도구를 활용하여 일상적인 모습에서 유령신부로 갑자기 변신하며 공포스러운 이 미지에 유머를 더하고 있다.
E-girl과 E-boy는 정상적인 것으로부터의 일탈, 기 본 질서에 대한 해체, 기본 미에 대한 파괴로 현실과 거리가 먼 비정상적인 이미지를 나타낸다. 그러나 아 이러니하게도 초자연적이고 모순된 기이한 이미지들 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우스꽝스러움, 조소, 충격, 소름을 느끼게 하며, 그로테스크가 지닌 양극적인 요 소들이 대비되어 나타난다.
2. Kitsch image
키치는 ‘조악한 모조품, 저속한 표현기법, 통속적인 일상행위’를 지칭하며, 진지함과 거리가 멀고 가볍고 저속한 취향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E-girl과 E-boy는 튀는 컬러, 산만한 장식, 애니메이션 요소를 활용한 패션 이미지를 보이며 과감하고 자극 적인 미적 특성을 보인다.
MLMA는 기본적인 사진 및 비디오 장비 외에도 아주 저렴한 곳에서 구매한 엘라스틱 밴드, 액상 라이 너 펜, 페이스 페인트, 파우더 등과 같은 평범한 도구 들을 사용하여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것에 서 기쁨을 느낀다고 하였다(Kim, 2018). MLMA의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 모두 예술이다.’라는 모토 처럼(Goldfine, 2020) 비교적 값이 저렴한 도구를 사 용하여 직접 페인팅을 하고 자르고 붙여 새롭게 의복 을 만드는 예술적 행위는 고상하고 품위 있는 것으로 부터 거리가 먼 키치의 미적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MLMA는 인스타그램에서 장난기 있고 기발한 ‘물 결모양의 눈썹(wavy-brow)’으로 하나의 뷰티 트렌드 를 만들어냈고, Gen Z들은 포토샵을 사용하여 흉내를 내거나 실제로 똑같이 재현했다. MLMA의 게시물들 중 눈에 띄는 것은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에서 튀 어 나온 듯한 현란하고 화려한 패션으로 캐릭터인지, 사람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란을 준다. <Fig. 9> 와 같이 MLMA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같은 세일러 문 헤어스타일을 하고 얼굴에 달과 별을 그리거나 반 짝이는 오브제들을 얼굴에 부착하여 키치적인 표현과 함께 미래적 이미지를 나타낸다. 또한 <Fig. 10>과 같 이 채도가 높은 색색의 대담한 컬러로 직접 페인팅을 한 산만한 패턴의 옷을 자주 착용하는데 거칠게 그려 진 그림과 기호들로 인하여 기본 질서에 대한 해방감 을 준다. <Fig. 11>과 같이 피카츄 모자와 가방으로 연 출한 유아적인 모습은 기성세대의 고정된 시각으로 볼 때 충격과 웃음을 자아낼 수 있다. 또한 MLMA는 <Fig. 12>와 같이 프린트가 강한 옷을 착용한 후 포토 샵으로 같은 의상을 착용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합 성하여 완벽한 코스튬플레이를 보여준다. 코스튬플레 이는 ‘복장’과 ‘놀이’의 합성어로 현존하거나 현존하 지 않는 가상의 존재를 의상 및 소품, 동작 및 상황묘 사를 통해 재현하며 즐기는 일련의 행위이다. MLMA 는 요란한 컬러와 문자들로 된 패션을 착용함과 동시 에 장난스러운 행동으로 코스튬플레이를 하면서 현실 세계에서의 이탈된 놀이를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 <Fig. 13>은 포켓몬(Pokemon) 카드를 연결하여 만든 옷으로 특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장난스럽고 유치하지만 엉뚱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아이템이 재탄 생되었다. 이는 본래의 기능에서 벗어난 변종들로서 키치함을 표현하며, Gen Z의 어린 시절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Noen Eubanks는 <Fig. 14>와 같이 부분적으로 인 공적인 컬러의 머리 염색을 하고 볼에는 핑크색 블러 쉬와 함께 하트를 얼굴에 그려 넣는 전형적인 E-girl 과 E-boy의 스타일을 보인다. 또한 앱 도구를 사용하 여 눈에 반짝이는 라이트를 인위적으로 넣어 기존의 메이크업과 다른 장난스러움과 가벼움으로 키치한 이 미지를 표현한다. <Fig. 15>와 같이 헤어스타일과 시 각적 대비를 이루는 비비드한 컬러와 자극적인 프린 트의 옷을 자주 입는다. 명도가 높은 색상의 과다 사 용으로 화려함과 산만함을 표현하는 것은 컬러에서 보여주는 키치의 조형적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Lee & Han, 2003). <Fig. 16>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크게 그려진 의상과 하트모양의 큰 선글라스, 장식이 요란 한 핑크색 카우보이 모자를 매치하여 이질적인 아이 템들의 부조화가 의도적인 키치함을 보여준다.
E-girl과 E-boy의 현란한 컬러와 패턴, 코스튬플레 이와 같은 패션과 비현실적인 메이크업은 유치하면서 도 흥미롭고 포토샵이나 다양한 앱 도구들을 함께 사 용함으로써 톡톡 튀는 장난기나 기발한 아이디어를 상황적으로 잘 표현하여 키치적 이미지는 더욱 극대 화되고 있다. 또한 E-girl과 E-boy의 키치 이미지는 현 실세계의 불안과 긴장으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게 해 주며, 이 자체가 하나의 즐거운 놀이로 보인다.
3. Genderless image
2020년 캘빈클라인(Calvin Klein)이 젠더의 경계를 지운 향기를 상징하는 새로운 ‘CK ONE’ 향수 컬렉션 을 런칭하면서 젠더리스 이미지를 표현하는 중요한 아이콘으로 MLMA를 캠페인 광고에 등장시켰다. MLMA가 하는 창조적인 작업들은 젠더에 관계없이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변한다(Bateman, 2020). 한 인 터뷰에서 MLMA는 젠더는 선택의 문제라고 언급하 였고, 젠더리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잘 드러난다.
“나는 여자의 몸으로 자랐지만 속은 다 똑같아. 뇌 와 뼈는 성별이 없어. 만약 내가 남자의 몸에서 태어났다면, 나는 여전히 그것을 항상 그런 식으 로 내버려두었다가 남자나 여자와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해. 알지? 당신이 가질 수 있는 선 택과 같아.”
MLMA는 <Fig. 17>과 같이 기존의 형태에 직접 구 멍을 내고 낙서와 페인트를 하여 새롭게 태어난 복면 형 마스크를 자주 착용하고 눈과 입만 드러낸다. 의복 에 사용된 컬러나 패턴을 마스크에도 그대로 적용하 여 시각적 통일감을 부여하고 본인의 얼굴을 완벽히 은폐한다. 이는 하나의 자기 부정적 페르소나로 페르 소나 뒤에 숨겨진 얼굴은 인간의 젠더 정체성까지 모 호하게 하고 익명성을 가시화시키며, 나아가 존재 자 체를 부정하는 사고의 전환을 유도한다(Kim, 2013). MLMA는 거울을 보고 자신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모 습을 동영상으로 게시하며 ‘I found my self’라고 설 명한다. 이는 MLMA가 마스크를 활용하여 현실과는 또 다른 자신의 정체성을 페르소나로 표현하는 것으 로 볼 수 있다. <Fig. 18>에서 MLMA의 가슴은 식물 과 페인팅으로 은폐되고 여성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생식기를 포토샵을 사용하여 의도적으로 감추고 있 다.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몸을 하나의 캔버스로 여긴 다고 했듯이 MLMA의 몸은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보 이며 생물학적인 성을 지우고 있다.
Noen Eubanks는 소셜 미디어에서 강한 남성적 매 력보다는 연약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눈에 띄게 나타나며, 최근 자신의 틱톡 영상에서 양성성의 가능 성을 밝힌 바 있다. 얼마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Hedi Slimane이 촬영한 셀린(Celine)의 새로운 캠페인 주인공으로 발탁된 Noen Eubanks는 디자이너 뮤즈로 서의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이를 통해 Hess(2019)는 섬세한 외모와 여성스러움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E-boy는 앞으로의 중요한 패션 현 상이라고 하였다.
Noen Eubanks는 밝은 색의 머리, 창백한 얼굴과 잘 다듬어진 눈썹, 한쪽에만 귀걸이를 자주 착용함과 동시에 눈 화장을 즐겨 한다. 때로는 다양한 컬러의 매 니큐어나 볼에 하트 스탬프를 찍는 등의 방식으로 여성 적인 매력을 표현한다. 이런 의미에서 사람들은 Noen Eubanks를 ‘soft boi’라고 부르지만 그는 ‘flower boy’ 라는 단어를 더 선호한다. soft boi는 Gen Z들이 부드 럽고 연약한 미를 추구하며 그에 따른 감성을 보여주 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남성들에게 사용되는 용어 이다(Chan, 2019).
<Fig. 19>에서 다양한 컬러의 눈 화장과 눈 밑의 하 트 장식, 살짝 드러난 몸은 양성성의 매력을 느끼게 한다. <Fig. 20>은 레이스로 된 여성의 란제리를 반만 걸치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드러난 그의 몸은 탄탄한 근육질의 몸이 아닌 가늘고 여린 몸으로 소년과 소녀 의 몸을 보는 듯하다. Noen Eubanks의 여성스럽고 도 발적인 제스처는 성적 모호함을 더욱 부각시킨다.
E-boy의 젠더리스 이미지는 종종 Emo와 유사한 특성을 지닌 것으로 언급된다. Emo에서는 양성성이 용인되므로 남성과 여성의 교환은 Emo 문화에서 전 혀 충격적이지 않으며, 외모와 행동, 특히 성적 모호함은 Emo로써의 지위를 나타내는 것이다(Simon & Kelley, 2007). Noen Eubanks의 젠더리스 이미지는 게시물의 수많은 라이크 수에서도 알 수 있듯이 Gen Z 문화에 서의 긍정적인 시각으로서 새로운 미의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E-girl과 E-boy는 전통적으로 남성 과 여성을 구분하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개별적인 존재로서 자신의 젠더 정체성을 스스로 정의 하며 젠더리스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Ⅳ. Digital Persona in E-girl and E-boy Fashion Images
1. A strange persona that rejects perfect beauty
MLMA는 패션 매거진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예술 은 자신을 즐겁게 하는 방법이자 자신의 성장과정에 서 외로움을 극복하게 한 매개체로 캔버스로서 자신 의 몸을 주된 표현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라고 하였다 (Kim, 2018). MLMA가 필두로 전개되고 있는 패션브 랜드 ‘Skoot’에서도 ‘Ugly is good’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고정된 아름다움을 부정한다(Cho, 2019). MLMA 는 미의 개념을 사회에서 공유하고 이상적 미로 간주 하는 미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불편하고 낯설음 즉, 추의 미도 포함하는 것으로 보인다.
MLMA는 미의 기준이나 존재하는 어떤 기준에도 신경 쓰지 않으며, 파격적인 메이크업과 패션으로 마 치 현실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캐릭터로 변신 하여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나타난다. 또한 패션뿐 만 아니라 앱 도구와 포토샵을 사용해서 디지털 공간 에서 자신의 몸을 더욱 기괴한 이미지로 변화시킨다. Noen Eubanks도 공포스러운 메이크업이나 펑크적 요 소의 쥬얼리를 착용하고 앱 도구를 활용하여 유령이 나 사납고 거친 모습으로 위장을 한다.
E-girl과 E-boy의 그로테스크 이미지는 기존의 고 정된 미의 관념에서 일탈된 낯선 표현으로 익숙한 세 계관을 혼동시키고, 극단과 과장으로 재구성한 충격 효과로 현실의 규범적 질서에서 해방하려는 가학적 쾌감을 부여한다. 이는 일반적인 미적 범주의 체계에 서 순수미와 반대되는 혐오, 불쾌, 공포와 같은 추의 미를 추구함으로써 E-girl과 E-boy만의 독특하고 특별 한 미의식을 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인터뷰에서 MLMA는 많은 사람들은 메이크업을 통해 섹시하게 보이려 하나 자신의 자유로운 메이크업 행위는 그저 자기 자신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처 럼 E-girl과 E-boy의 위장과 변신을 통한 그로테스크 이미지는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로서 낯선 인격의 페 르소나를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2. A playful persona from escape of reality and anxiety
2019년을 강타한 미드 ‘유포리아(euphoria)’는 내 면의 상처와 고통에 맞서는 10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 라마로 마약, 범죄, 섹스, 폭력, 소셜 미디어에 노출된 Gen Z의 어두운 단면을 과감한 스토리텔링과 감각적 인 영상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FirstViewKorea, 2020). 무엇보다 드라마 속 주인들이 선보이는 과감한 메이 크업과 패션이 크게 화제가 되었는데, 이는 Gen Z들 이 직면한 현실과 도피하고 싶은 세계를 표현한 것이 라고 한다. 현실에 대한 불만족은 몽상, 상상, 환각을 통해 현실이 대체되는 다른 세계를 창출시키고 페르 소나는 자기의 한계를 초월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게 한다(Kim, 2013). E-girl과 E-boy는 유희적이고 키치 적 이미지를 추구하면서 현실에서의 불안감과 압박, 사회의 질서와 규범에서 벗어나 일탈을 꿈꾸고, 주체 적인 개인이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 이 내재되어 있다.
MLMA는 가난하고 힘들었던 환경을 벗어나고자 머릿속에 판타지 세계를 그려왔으며, 자신의 몸을 캔 버스로 삼아 엄청난 상상력을 발휘하며 시각적으로 환각과 환상을 만들어낸다. MLMA는 어릴 적 학교라 는 공간에서는 메이크업이 제한되어 방에서 혼자 메 이크업을 하고 거울에 비추는 정도로밖에 자신을 드 러낼 수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그 무엇도 방해받지 않는 디지털 공간에서 또 다른 자신을 마음껏 표출한 다. 어린 시절의 환상과 자신의 욕망을 패션으로 드러 내는 것은 현실의 압박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현대 인의 내면에 억제된 감성을 위장된 페르소나를 통해 가볍고 자유로운 느낌으로 나타내는 것이다(Kim, 2013).
디지털 공간에서 MLMA의 판타지 세계는 현란하 고 화려한 컬러의 메이크업, 산만한 패턴의 팝아트적 패션, 코스튬플레이 패션과 같은 키치함과 더불어 다 양한 저렴한 도구들과 앱 도구들을 사용하여 순수성 과 즐거움이 더 극대화되어 표현된다. Noen Eubanks의 다양한 밝은 컬러로 변화를 주는 헤어스타일은 E-boy 의 상징적 표현이 되었고, 강렬한 컬러의 옷을 함께 매치하여 조금은 촌스럽고 유치하게 보이나, 일상의 긴장감에서 벗어나게 하고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E-girl과 E-boy는 정서적 불안감, 일상에서의 무의 미와 무료함으로부터의 해방을 유희적이고 자극적으 로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키치는 과거에 대한 향 수, 본성적인 감성, 말초적 쾌락, 실제 세계에 대한 환 각 등 통속적이고 직설적인 특성을 보이며, 하위문화 에서 반항적이고 가치전복의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충격적인 전략으로 사용되는데 E-girl과 E-boy는 현실 세계 속의 심리적 불안감을 키치적 이미지로 나타내 며 유희적인 페르소나로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3. Persona pursuing individual identity
Gen Z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재정의하면서 ‘성 중 립’의 의미를 지니며,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구분을 없애고 ‘중립적 개인’으로 생각하려는 ‘젠더 뉴트럴’ 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젠더의 담론을 제공하는 장 인 디지털 공간에서 E-girl과 E-boy는 성의 전통적인 이분법에서 벗어나 개별적인 존재로서 젠더리스 이미 지를 추구하며 주목받고 있다.
오늘날 10대 소년들은 그들의 일상생활에서 남성 성의 관습을 해체하면서 정치, 환경, 사회적 불안을 해쳐나가고 있다(Abraham, 2019). E-boy 문화는 일반 적인 시각으로서 남자가 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며, 2000년대 중반 Emo boy들이 너무 여성스러움을 표현한다는 이유로 끊임 없이 조롱을 받았던 것과 달리 Gen Z 남성들은 자신 이 원하는 대로 자신의 감성과 옷차림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에 개방적이다(Abraham, 2019).
MLMA는 ‘여성과 남성이 되는 것은 선택의 문제’ 라는 태도를 지니고 있으며, 젠더 구별보다는 개별적 정체성에 관심을 둔다. MLMA는 종종 자신이 직접 만든 복면형 마스크를 착용하여 얼굴을 은폐시킴으로 써 인위적인 가장성으로 인한 젠더의 모호성을 가져 온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성별이 은폐되고 누구라도 자신이 원하는 인물이나 대상이 될 수 있다. MLMA 는 생물학적 여성으로서 자신의 몸을 당당하게 드러 내기도 하나 자기 존재를 은폐시키는 마스크와 성별 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 큼지막한 의복을 자주 착용 하면서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젠더 안에서의 중립적 개 인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Noen Eubanks의 부드럽고 연약한 이미지는 ‘soft boi’로 언급되며 E-boy만의 전형적인 패션과 헤어스 타일, 얼굴, 몸과 행동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고정 적인 성 역할에 따른 복식과 행동에 대한 기대를 초월 할 수 있는 배출구를 제공하며 Gen Z들의 지지를 적 극적으로 받고 있다. 이처럼 E-girl과 E-boy는 생물학 적 성 구별에서 벗어난 유연한 사고를 통해 전통적 성 역할과 반대되는 이미지를 디지털 공간에서 과감하게 드러내며 ‘사람’ 그 자체로서 개인의 정체성을 페르소 나로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Ⅴ. Conclusion
Gen Z의 독특한 하위문화인 ‘E-girl과 E-boy’의 대 표적인 인물 ‘MLMA’와 ‘Noen Eubanks’는 소셜 미디 어에서 독특하고 파격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하며 수백만 명의 추종자를 양산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서 E-girl과 E-boy는 현실세계에 서의 사회적 규범이나 조건들로부터 해방되어 또 다 른 자아를 발견하게 되고, 다양한 페르소나로 표현된 다. E-girl과 E-boy의 다양한 이미지들은 Gen Z만의 독특한 문화를 반영하며, 타 집단과의 차이와 그들의 정체성을 중요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패션 트렌드의 중요한 키워드로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Gen Z의 중요한 하위문화인 E-girl과 E-boy의 패션 이미지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페르소나를 발견하여 Gen Z의 독특한 하위문화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 고자 하였다.
대표적인 E-girl과 E-boy로 언급되는 MLMA와 Noen Eubanks의 인스타그램과 틱톡의 게시물을 사례 분석 한 결과 그로테스크 이미지, 키치 이미지, 젠더 리스 이미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E-girl과 E-boy 의 패션 이미지에 나타난 디지털 페르소나는 다음과 같다.
첫째, MLMA와 Noen Eubanks는 공포스럽고 기괴 하고 파격적인 메이크업과 패션을 즐기며 포토샵이나 앱 도구를 사용하여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를 더욱 고 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E-girl과 E-boy는 일반적 으로 공유되고 있는 미의 범주에서 벗어난 낯선 페르 소나를 통해 놀라움과 충격을 주는 동시에 쾌감을 주 며 그로테스크의 양면성이 나타났다.
둘째, MLMA와 Noen Eubanks는 자극적인 컬러와 산만한 패턴, 자유로운 형식과 소재로 고상하고 세련 된 멋을 거부하며 유희적인 매력의 키치 이미지가 나 타났다. 코스튬플레이와 같은 패션과 비현실적인 메 이크업은 유치하면서도 흥미를 유발하고, 포토샵이나 다양한 앱 도구들을 사용하여 기발한 아이디어를 상 황적으로 잘 표현하여 키치한 이미지가 더욱 극대화 되고 있다. 이는 E-girl과 E-boy가 사회의 질서와 규범 에서 벗어나 일탈을 꿈꾸고, 주체적인 개인이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이 위장된 페르소나를 통해 자유롭고 유희적 이미지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 MLMA와 Noen Eubanks는 전통적으로 남성 과 여성을 구분하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젠더 정체성을 정의하며, 젠더리스 이미지가 나타났 다. 특히 Gen Z는 젠더에 대해 유연한 사고를 지님으 로써 E-girl과 E-boy의 젠더리스 이미지는 E-girl과 E-boy문화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E-girl과 E-boy는 성별을 은폐시키 고 젠더의 모호성을 가져오는 패션과 메이크업을 통 해‘사람’그 자체로의 개별 정체성을 추구하는 페르소 나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디지털 공간에서 자신을 다양한 페르소나로 표현 하며 새로운 미를 추구하는 E-girl과 E-boy는 자신이 가진 다양한 자아상을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해방시키고 있다. 소셜 미디어는 Gen Z의 다양한 욕 구와 욕망을 표현하는 중요한 공간이자 개인의 일상 적 자기표현이라는 사적 영역 그 이상으로서 E-girl과 E-boy의 집단적 특수성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디지 털 공간에서의 포토샵이나 다양한 앱 도구 등은 가장 과 변신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E-girl과 E-boy의 다양한 페르소나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 는 좋은 시각적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본 연구는 대표적인 E-girl과 E-boy로서 각각 1명 씩을 대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패션 이미 지 특성을 일반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를 바탕으로 의류학에서의 E-girl과 E-boy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길 바라며 패션 트렌드에서 주목하고 있는 Gen Z의 중요한 E-girl과 E-boy문화를 이해함으로써 이들의 특성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이나 디자인 개발을 위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