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_박규리외.pdf6.75MB

I. Introduction

 자연은 항상 인간에게 심원한 영향력을 미쳐왔으며, 인간은 언제나 문제의 해결을 위해 영감의 근원을 자연에서 발견했다. 오묘하고도 치밀한 자연의 원리는 인간에게 끝없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인간이 미의식을 갖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가 명확하지 않지만 자연을 접하면서 그것을 바라보는 데서 비로소 아름다움을 발견했던 것은 분명하다.

 사회의 변화 속도는 기술의 발전으로 전광석화로 발전하고 있고, 하이 테크놀로지 시대로 불리는 현대 사회는 디지털과 만나 기술 중심의 사회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정보 중심의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 변화 속에서 기술 중심의 획일화와 인간 중심 사고에서 자연에 다시 눈을 돌리게 되고 생태학적인 사고인 유기체로서의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바탕을 둔 패러다임이 등장하였다. 디지털과 생태학적 패러다임을 통해 변화하고 있는 자연주의는 하나의 필수적인 현 시대의 미학으로 디지털이 갖고 있는 특성을 이용하여 기술과 자연을 융합시켜 새로운 자연으로의 표현을 시도하고 있는 신자연주의로 등장하였다.

 신자연주의는 다양한 시기, 다양한 분야에 따라서 Neo-Naturalism, New-Naturalism으로 나타나고있다. 예술에 있어서의 Neo-naturalism은 대상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를 초점에 둔 Naturalism의 현대적인 재시도로서의 접근으로 정의되고 있으며, 2000년대 건축․인테리어의 분야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로서 각광 받고 있다. 디지털 문화와 생태학 패러다임의 주도하에 신자연주의는 자연의 형태와 속성을 제약 없이 자유로운 가능성으로 표현되고 있다.

 패션에서 자연주의가 자연친화적인 요소를 가지고 원시적이고 에콜로지적인 특성을 가지고 인체미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실루엣과 천연 소재와 색채를 사용하여 자연 그대로의 형태를 주목했다면 신자연주의는 하이테크놀로지의 영향으로 자연이 가지고 있는 속성에 주목하여 자연을 표현하는 자유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즉, 인공적인 감각이 자연적인 요소와 조화를 이루면서 자연의 유기적인 형태를 드러내는 실루엣과 다양한 디지털프린팅과 테크노 쿠틔르 감각의 소재들이 등장하면서 20세기 이전의 자연주의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2000년대 이전의 자연주의와 21세기의 사회․문화적 영향으로 재조명된 신자연주의(Neo-Naturalism)의 특성을 조사 분석하고, 2000년대 이후 나타난 신자연주의 패션에 나타난 표현 특성을 분석하여 패션디자인을 위한 자료를 제공하는데 있다.

 연구 방법으로 문헌연구와 선행연구를 통해 자연주의 복식의 발달과정을 전개양상을 조사하고, 패션분야에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신자연주의’의 이론적 토대를 밝히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신자연주의의 용어 사용에 대해 살펴보고, 신자연주의와 연관된 선행연구를 통해 신자연주의의 성격과 특성을 도출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신자연주의에 영향을 주는 21세기 사회 문화의 경향에 대해 문헌과 선행연구,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고찰한다. 신자연주의의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 다양한 디자인 분야의 연구를 통해 신자연주의의 특성을 살펴보고, 신자연주의가 디지털 자연주의와 생태학 기반의 디자인의 혼성으로 나타난다는 선행연구를 통해 신자연주의의 새로운 표현 특성을 도출하고 체계화하고자 한다.

 현대 패션에 나타난 신자연주의의 표현 특성을 분류하기 위하여 style.com에서 4대 컬렉션을 중심으로 2001년 S/S~2010 F/W까지의 4대 컬렉션 사진자료 중 신자연주의의 표현 특성에 부합하는 사진을 수집한다. 보다 객관화된 자료를 추출하기 위하여 선행연구에서 추출한 분류기준을 전문가 집단에게 제시하고, 수집한 신자연주의 패션의 사진자료와 각 표현 특성을 대입시켜 객관화하여 분석, 정리한다.

II. Theoretical Background

1. Naturalism

1) Concept of naturalism

 자연주의는 동일한 자연의 개념에 확고하게 근거를 둔 단일하고 명백한 예술관이 아니라, 수시로 변모하면서 그때마다 일정한 목적과 구체적 과제를 지향하며 발달해 왔다(Hauser, 1999). ‘자연주의’는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용어가 아니며, 하나의 현상으로서의 자연주의는 어느 한 시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따라서 자연주의에 대한 해석은 시대와 분야에 따라 차이를 보이며, 각 시대의 사회문화적․철학적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조명되어 여러 가지 의미로 변형되어 왔다(Kim, 2003).

 ‘자연주의’라는 용어는 1584년 보댕(J. Bodin)이 철학에서, 1863년 카스타냐리(Catragnary)가 미술에서, 1872년 졸라가 문학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철학과 과학의 용어로서만이 아니라, 자연주의의 가치와 관련을 맺으면서 17세기 이후에 미술의 분야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19세기에는 미술의 ‘자연주의’ 유파가 탄생한다. 19세기에 자연과학의 발달과 함께 낭만주의가 고취되면서 자연주의 사상은 확실히 탐구의 영역을 넓힘과 동시에 표현수단을 무단히 다양하게 했던 낭만주의를 활용하면서 자연을 재발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자연대상을 양식화하거나 그 관념적 표현을 행하지 않고 보는 그대로를 충실하게 재현하려는 예술제작 태도로, 자연의 재현에는 자연미의 탐구와 존중을 표현하는 것에 19세기의 자연주의 유파의 목적이 있었다(Cogny, 1976/1985).

 19세기는 급속한 사회의 변화기로 산업혁명의 시대였고, 봉건주의적 세계관에서 계몽주의의 영향아래 과학이론과 방법들이 발달하면서 과학자들은 인간을 자연 속에서 자연의 법칙에 따라 사는 인간이 본질적 인간이라고 보았다. 다윈의 ‘진화론’은 이러한 19세기의 사회적․과학적․철학적․윤리적추세에 중요한 영향을 주었다. 다윈은 ‘진화론’을 통해 인간을 신의 창조물이 아니라 환경의 지배를 받으며 본능에 의해 행동하는 진화단계의 동물로 보았다. 다윈의 진화론에 영향을 받은 자연주의 문학에서 인간은 자유의지를 갖고 있지 않고, 유전과 환경으로 결정되는 동물로 간주되며, 충동이나 본능에 좌우되는 존재로 그려냈다. 자연주의자들은 과학적 사상을 바탕으로 그들의 작품을 표현하여 인간을 표현하였고, 과학의 발견과 방법들을 문학에 적용시켜 학문적인 탐구로서 새로운 차원으로 접근하였다.

 이와 같이 자연주의의 개념은 분명한 정의를 가진 단일한 하나의 통합된 사조가 아니며, 시대와 분야에 따라 다소 다르게 정의되고 있지만, 인간을 자연의 영향을 받는 인간이라는 존재로 재조명하고, 관찰된 자연을 양식화하거나 관념화하지 않고 객관적인 묘사로 자연의 있는 그대로 재현하려는 양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

2) Characteristics of naturalism fashion in history

 최초의 자연주의가 등장한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자연의 완전성을 믿으며 모방을 통해 자연의 본질을 표현하였다. 그리스 시대의 예술은 자연을 모방하였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방이 아닌 가장 적절한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용의 미를 표현하였다. 이는 복식에도 영향을 주어 인체의 흐름을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인체가 갖는 자연스러움을 유지시키고 드레이퍼리와 주름형의 의복과 같은 신체를 감싸고 재단이나 바느질을 하지않고 천 그대로를 몸에 걸쳐(Fig. 1) 유동적인 인체가 자연스럽게 흐르는 미적 효과를 창조하였다(Jung, 2005).

<Fig. 1> Greek costume. From. Jung. (1997). p.67

 신 중심의 암흑기 시대였던 중세 시대의 복식은 기독교의 영향 아래 신체의 노출을 금지하고 의복으로 몸의 곡선을 드러내는 것조차 금기시하였지만, 당시 교회의 직조술, 자수의 교육은 프랑스 자수 기법의 기원이 되었고, 십자군 원정의 자극으로 동방으로부터 염료가 수입되어, 진보된 직조기술의 개선으로 진보된 복식들이 나타났다. 르네상스는 서유럽이 근대화하는 계기가 되는 역사적 의의가 있는 시대로서 경제적인 근대화와 교역의 확장으로 직물산업이 발달하고 부유했던 사회구조로 인해 사치금지령이 내릴 정도로 고급스럽고, 복식의 디테일에 장식적인 요소가 많았다. 자연 그대로의 문양과 천연의 꽃과 잎으로 묘사한 장식 문양을 통하여 자연주의적 요소를 나타내었고(Fig. 2), 과학적이고 수학적인 탐구가 시작되어 복식에서도 자연의 형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려는 노력으로 균형의 미를 추구하여 규칙적으로 문양을 배열한 것을 볼 수 있다(Kim et al., 2006).

<Fig. 2> Renaissance costume. From. Jung. (1997). p.174

 18세기는 자연에 대한 동경이 추구되면서 예술의 자연 모방을 통해 자연과 동등하려고 했던 노력이 보이면서 자연주의가 확립되었던 시기였다. 18세기 자연주의 확립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신고전주의는 바로크와 로코코의 화려함과 귀족적 권위에 대한 강한 부정으로 인한 고전주의적인 예술양식이며, 조형예술에서도 간결한 선과 단순한 화면구성을 통한 단순미의 추구, 고대에 대한 동경, 인간 본연의 순수함과 정신적 풍요를 갈망하는 자연주의 추구 등의 경향으로 나타나게 되었다(Chu, 1998). 신고전주의 복식은 그리스 시대의 스타일을 동경한 고대풍의 새로운 스타일로서 직선적인 실루엣을 바탕으로 전체적인 비율과 균형을 추구하였고, 자연주의를 반영하여 얇은 직물이 성행하여 인체미를 그대로 드러내어 자연스럽고 소박한 느낌을 주었다(Fig. 3).

<Fig. 3> Empire style. From. Jung. (1997). p.287

 19세기는 18세기의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묘사의 자연으로의 모방에서 벗어나 낭만주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간의 감정과 정신을 통한 자연의 예술로서 승화시켜 숭고한 미를 추구하였다. 19세기 말의 아르누보 양식은 전통으로부터 탈피하여 새로운 양식을 자연에 영감을 두고, 순수하고 유기적으로 자연을 포착하려고 했다. 아르누보 양식이 지배한 19세기 후반에는 인공적으로 부풀린 크리놀린스타일이 사라지고, S-curve 스타일이 나타나면서 신체의 선에 따라 완만하게 내려오는 슬림한 실루엣을 이룬다(Fig. 4). 자연의 유기적인 형태를 표현하려고 했던 아르누보의 표현기법은 주로 꽃을 주제로 하여 꽃, 잎사귀, 얽힌 줄기 등을 모티브로 한 흐르는 듯한 곡선, 사실적인 고전적 꽃문양 패턴의 반복구성으로 나타났다(Park, 2002).

<Fig. 4> Art Nouveau style. From. Jung. (1997). p.324

 20세기는 전시대보다 더 빠른 사회변화로 현실과 이념의 갈등으로 새 천년을 맞이하는 변혁의 시대였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자연에 대해 돌아보기 시작한 시기는 히피라는 반문화운동이 일어난 1960년대라 할 수 있다. 물질주의적이고 실리적인 기존체계에 저항적인 집단으로 기존 사회에서 이탈하여 자연으로의 회귀를 외쳤던 1960년대의 히피들은 머리모양, 복장 등을 자신들의 방식대로 변화시켰다(Fig. 5). 히피의 자연으로의 회귀 운동은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인식한 20세기 말 디자인 문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

<Fig. 5> Hippie style. From. Jung. (1997). p.391

 생태주의(ecology)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다원화되고 대중화되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갖는 소외감이나 순수성의 상실이 자연의 심오한 질서와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욕구를 더욱 가중시키게 되어 그 존재의 의미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된 것이다(Lee, 1998). 이러한 에콜로지의 영향으로 웰빙, 건강과 지속적인 삶을 추구하는 친환경적이고 합리적인 소비패턴을 의미하는 LOHAS(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lility) 등의 인간생활 및 환경을 인식한 트렌드가 등장하게 되었다. 20세기의 자연주의 복식에서 나타난 큰 특징은 자연친화적인 성향으로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 보고, 공존의 대상이며 자연 앞에 무기력하고 그 두려움을 가지는 존재로서, 자연 안에서 안정을 도모하고 지키려는 영향 아래 패션도 이러한 자연인식과 함께 발달하게 되었다.

2. Neo-naturalism

1) Concept of neo-naturalism

 신자연주의는 다양한 시기, 다양한 분야에 따라서 Neo-Naturalism, New-Naturalism으로 나타나고 있다. Naturalism의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Neo-naturalism은 철학, 연극과 예술 사조 등에서 먼저 등장하였다. 예술에 있어서의 Neo-naturalism은 대상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를 초점에 둔 Naturalism의 현대적인 재시도로서의 접근으로 정의하고 있다.

 신자연주의는 2000년대 다양한 디자인 분야 특히, 건축 인테리어분야의 새로운 표현양식으로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자연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자연 속에서 본질을 찾는 것에서 나아가 인간과 자연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새로운 연대를 구축하고, 하이테크를 자연과 배치되는 요소로 생각하지 않고 기술의 결합을 통해 자연과 조화를 보이면서 근원적으로 인간과 동조와 교감을 얻고자하는데 공통적인 초점을 두고 있다.

 건축 분야에서는 신자연주의를 건축의 유기적 표현원리 중 하나로서, 외부자연 조건에 순응하여 단순 통합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부에 인공적 자연환경을 적용하여 외부공간과 내부공간이 유기적인 연대를 형성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Kim, 1999). 또한 자연을 영감의 근원으로 하여 새로운 형태의 발견, 공간과 자연형태의 조작, 새로운 기술 및 공학의 사용 등으로 창조적 자연의 실체적 접근을 가능하게 하여 자연을 표현하는 자유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에밀리오 암바즈(Emilio Ambase)의 미칼 문화센터(Mycal Cultural and Athletic Center)<Fig. 6>은 언덕 비탈 정원을 감싸는 단순한 L자의 벽을 형성하면서 건물 내부의 천장은 아래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에 차단창으로 통하여 자연광이 여과되도록 하였다. 또한 정원처럼 부드럽고 단이 지고 나무가 심겨진 테라스는 연못과 숲을 바라보며, 명상과 일몰을 즐길 수 있는 일련의 한적한 정원이되어 외부의 자연과 내부의 인공적 자연의 통합으로 유기적인 연대를 형성하는 신자연주의 건축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Fig. 6> Mycal Cultural and Athletic Center from. http://www.worldarchitecture.org

 신자연주의에 대한 새로운 조명은 2006년 인테리어디자인 트렌드에서도 나타나는데, 첨단기술과 결합되어 자연미와 전체적인 조화를 이룬 ‘네오내추럴리즘’으로 나타났다. 자연의 컬러, 형태, 질감에서 영감을 얻으나, 이것을 좀 더 감각적이고 하이테크적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결합하여 자연미와 조화를 보이는 새로운 자연주의의 표현을 신자연주의 트렌드로 설명하고 있다(Youn, 2006). 패션 매장에서의 디스플레이에서도 이러한 신자연주의 양식이 나타나는데, 미니멀리즘 형식의 진열에서 벗어나, 20세기 말 자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현대에 새로운 형태로 자연을 이해하면서 자연의 생태학적 접근을 통하여 빛, 색채, 영상, 형태등으로 자연을 보다 근원적으로 친숙하게 하여 관람자 마음의 동조나 교감을 얻도록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패션 분야에 있어서 신자연주의는 표현 양식으로 연구된 바는 없지만,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서 설명되고 있으며, 삼성디자인넷에서는 뉴 내추럴리즘(New Naturalism)이라는 용어를 ‘새로운 자연주의라는 패션의 흐름’을 가리키며, 이제까지의 인공감각 대신 자연감각을 총칭하는 것으로 휴먼(인간적인) 패션무드의 특징을 갖는다고 하였다. 내추럴이라고 해서 자연과 밀접한 것이라기보다 어디까지나 현대의 고도로 세련된 도시생활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패션사전, 2010). 텍스해럴드의 2006 S/S의 트렌드 전망에서(Lee, 2009)‘New-Naturalism’을 소개하면서 이전보다 미니멀하게 나타나면서 하이테크와 결합하는 새로운 테이스트의 내추럴리즘으로 표현하고 있다.

2) Preceding research of neo-naturalism

 ‘신자연주의’라는 주제로 아직 패션 분야에서 연구된 바는 없지만, 앞서 살펴본 대로 신자연주의가 ‘새로운 자연주의의 흐름’으로서 자연주의를 기반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에, Kim(2003)의 연구를 통하여 자연주의 변천사를 통해 2000년대에 나타나는 자연주의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또한 자연주의의 한 요소인 에콜로지 특성이 뉴에코, 뉴에콜로지로 변하면서 나타나는 패션에서의 특성을 살펴보고자 ‘뉴에콜로지 패션에 관한 연구’(Ha, 2000) ‘뉴에코패션 디자인 연구’(Kim, 2003)를 선행연구로 선정하여 신자연주의를 뒷받침하는 요소를 정리하였다.

 자연주의 복식의 변천사를 통해 자연주의 복식의 특징을 분석한 Kim(2003)은 2000년대 자연주의 복식은 테크놀로지의 기술적 요소를 자연의 세계에서 상호 보완하고, 다양한 양식들을 믹스한 자연주의가 나타나고 웰빙의 트렌드에 따른 오가닉 패션이 부각될 것으로 보았다. 뉴에콜로지 패션에 나타난 조형성을 분석하여 창작적 이미지를 제시한 Ha(2000)는 뉴에콜로지의 특성은 테크노-에콜로지, 모던-에콜로지, 로맨틱-에콜로지로 분류한 후, 테크놀로지와 인간의 감성의 조화를 추구하는 디자인을 제시하였다. 생태학적 세계관을 패션 디자인에 접목시켜 뉴에코 패션의 표현가능성을 제시한 Kim(2003)은 뉴에코 패션의 특징을 테크놀로지와 에콜로지의 결합, 글로벌 로컬디자인, 자연의 융화감을 느끼게 하는 내츄럴 디자인, 하이터치의 중시로 보았다. 선행연구에서 살펴보았듯이, 공통적으로 자연주의적인 성향은 테크놀로지적인 현대적 감성과 융합하여 인간의 감성과 조화를 이루어 기존의 자연주의 성향과 차이를 보임을 알 수 있다.

3) Keyword analysis of neo-naturalism

 최근 사회의 경향을 통해 기술과 함께 인간의 감성에 초점을 두고 인류는 노마드적 사고에 의해 자유롭고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으며, 자연재해와 문명의 붕괴를 통해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는 동시에 공존의 대상으로 자연을 생각하게 되었다. 2000년대 자연주의 경향은 이러한 사회경향과 맞물려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국내 트렌드 정보 사이트인 삼성디자인넷과 인터패션플래닝의 01 S/S 시즌부터 11 S/S 시즌의 중심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각 시즌별 트렌드 중 최근 신자연주의의 경향을 반영하는 키워드를 추출하여 공통된 디자인 특성으로 분류하면 <Table 1>과 같다.

<Table 1> Keyword of neo-naturalism

 신자연주의의 경향과 관련된 키워드 분석 결과, 단순함, 혼합, 편안함, 기술혁신성, 인공적 자연, 수공예적 특성, 감각의 윤리성, 초현실적 자연의 특성으로 나타났다. ‘단순함’은 자연이 지니고 있는 소박함이 미니멀해진 실루엣과 함께 나타나면서 자연주의에서 보여지는 인체미를 보여주는 실루엣에서 더 나아가 꼭 필요한 것만을 표현하는 간결함과 단정함을 갖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부각된 퓨전 양식은 신자연주의에도 영향을 주어 ‘혼합’의 특성으로 나타나고, 기존의 자연주의가 가지고 있는 에스닉한 요소들이 좀 더 다양하게 결합하고 대비시켜 새로운 창조적 영감이 되고 있다. 또한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편안한 느낌의 릴렉스(relax)함이 중시되면서 자연주의의 원시적인 느낌이 부드러운 모더니즘으로 변하고, 현실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써 낙관적인 관점을 통해서 일상적이고 포근한 스타일과 소재들로 표현되고 있다. 하이테크놀로지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자연을 보호하는 생태적인 관점은 보다 더 친환경적인 세계를 만들기위해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실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나타난 ‘기술혁신성’의 키워드는 기능성에 감성을 되돌려 놓아 자연과 현실을 활기있게 조화시켜 현대적인 감각으로 나타나며, 테크놀로지에 의한 자연 소재의 개발의 특성이 앞으로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기술의 발달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어지고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노마드적 라이프 스타일을 갖게 된 현대인들은 자연을 통해 정신적인 해방감을 느끼기 위해 도시 속에 인공적으로 자연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있다.

 미래학자 존 네이스비트(John Naisbitts)의 ‘하이테크-하이터치(High tech, high touch)’ 원리는 패션에서도 하이테크가 도입될수록 하이터치의 갈망을 느끼게 되었다. 따라서 자연주의에서 가졌던 수공예적인 특성이 신자연주의에서는 좀 더 현대적인 기능성이 가미되어 다양한 장식으로 독창적이고 유머러스하게 나타난다. 생태환경과 공동 사회에 대한 관심과 배려, 부서지거나 버려진 오브제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친환경은 이제 필수 미학으로 대두하게 되었다. 이러한 환경주의적인 감성은 창조성과 정서를 연결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재미있는 감각의 윤리성과 웰빙 철학, 일상의 다양성을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재활용을 통한 빈티지미학을 위트 있게 재해석하면서 사소한 것들로 일상을 편안하고 즐겁게 한다(Samsungdesignnet, 2010). 21세기에 들어서 이상 기온과 자연재해를 통해 인간은 자연을 경외하게 되면서 신성함에 대한 감각을 찾게 된다. 거칠고 두려움을 일으키는 근원의 자연을 초현실적이고 원시적으로 표현하면서 환상적인 모습을 가미하여 자연주의가 가지고 있는 원시적인 요소와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나타난다.

 패션 트렌드를 통해 알아본 키워드 분석을 통해 현대 여성 패션에서 나타나고 있는 신자연주의적경향을 파악하였다. 기존의 자연주의의 단순함과 수공예적 특성, 에콜로지적 요소들을 바탕으로 보다 기술적인 요소가 융합되어 미래적인 감성으로 나타나며, 자연의 인공적 표현을 통해 현대적 감각의 모더니즘으로 나타나고 있다.

3. Expressional characteristics of neo-naturalism

 Dennis Sharp는 ‘현대건축의 문제를 과거 양식의 혼성된 모방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새로운 형태의 발견, 공간과 자연형태의 조작, 새로운 기술 및 공학의 사용 등을 통한 진정한 휴먼 스케일의 확립과 함께 무수한 이념적 접근 방법이 내재되어 있는 자연을 영감의 근원으로 하여 과거와의 새로운 연속을 추구하여야 한다’고 하였다(Hong, 2004). 따라서 신자연주의는 과거의 자연주의를 바탕으로 현대 사회의 디지털환경과 생태주의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함께 혼성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이 신자연주의 표현 특성은 건축이나 공간디자인에서 나타나고 있는 디지털 자연주의 연구와 생태 건축의 연구, 그리고 패션에서 나타나는 친환경 패션의 특성과 2000년대 이후에 나타나고 있는 자연주의와 뉴에코 패션의 특성을 조사 분석하여 신자연주의 특성을 도출할 수 있었다. Hong (2004)은 현대 건축에서 나타나는 생태학적 디자인의 표현 경향과 나타나는 작품들이 공유하고 있는 특징적인 면들을 분석하였고, 이들 중 패션에 나타날 수 있는 특성들을 추출하면 전체적 통일성, 인공적인 자연형성, 공동체성의 형성, 경제적인 ‘美’의 추구라는 5가지 유형으로 나타났다. 전체적 통일성은 형태적 측면으로 자연의 형상에 따른 모방이나 유추, 그리고 건축물 자체가 자연화되는 성격을 가지며, 인공적인 자연 형성은 하나의 오브제가 아닌 주변 환경 속의 건축물로서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주변 자연 환경을 인위적으로 건축 내부 공간으로 확장시켜 공간을 느끼는 거주자의 삶이 자연에 접촉되어 있으며, 자연과의 교감이 항상 지속되도록 하는 것이다.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패션에 있어서의 연구를 살펴보면, Kim(2003)은 생태학의 원리를 순환성, 가변성, 관계성으로 보고, 뉴에코 패션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생태학의 특징은 인간과 자연을 관계의 세계로 보는 전일적․유기적 세계관, 다양성과 공생의 원리, 혼란이 아닌 질서를 가진 복잡성을 가지며, 생태학은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의 변화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생태학의 원리를 바탕으로 나타난 현대 뉴에코 패션의 특징은 자연색과 시감성을 가진 색이 나타나며, 비정형적 스타일이 강조되고 첨단 테크놀로지와 친환경이 융합된 휴먼 프랜들리(Human-Friendly) 환경이 나타나, 천연소재보다 더 자연스러운 신소재들이 개발될 수 있으며, 또한 에콜로지적 요소가 하이터치로 나타나면서 수공예적 디테일로 표현되며, 기술의 발전이 시간적, 장소적 경계를 뛰어넘으며 다른 시대와 문화를 융합하는 글로벌 로컬 디자인이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자연주의의 시대에 따른 변천사를 통해 신자연주의 경향과 관련된 2000년대에 나타나는 자연주의적 성향을 살펴보면 Kim(2003)은 현대적 감각과 융합되어 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인간 본성에 바탕을 둔 인간적 테크놀로지에 의한 자연소재의 개발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수공예를 통한 자연의 재해석, 자연적인 형태와 질감이 소박하게 표현되어 친근감을 전해준다고 하였다. 디지털 디자인 환경의 체계를 분석하여 자연생태 환경과의 유사성을 찾음으로써 디지털 환경에서의 디자인 생성 가능성을 연구한 Song(2009)은 생물체 또는 유기체들이 지니는 형태적 특징이나 성질을 토대로 유연성, 비정형성, 복잡성, 적응성과 같은 조형적 개념을 추출하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기능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해 온 생물체의 기능을 디지털 디자인에 적용하였다. Youn(2006)은 디지털 건축과 자연의 상관관계를 밝혀 자연으로부터 유추된 형상을 변형하거나, 자연의 생성원리나 자연물을 산출해내는 힘을 건축에 표현하여 자연적 요소가 디지털 건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유기체의 특성인 성장, 변이의 원리를 공간에 표현하는 개념적 접근과 자연의 형태를 그대로 즉, 가시적 사물들 전부를 표현 또는 모방하고 형태적으로 접근하여 자연적 요소의 디지털건축의 접목을 연구하였다.

 이상에서와 같이 생태주의․디지털 건축의 특성,2000년대의 자연주의와 뉴에코 패션, 친환경 디자인의 조형성을 살펴 본 결과, 본 연구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전반적인 신자연주의의 표현 특성들을 종합, 분석해 보면, 자연의 유기적 형태, 테크놀로지와의 결합, 자연과 윤리적 조화, 글로벌 로컬디자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Table 2).

<Table 2> Characteristics of neo-naturalism

III. Expressional Characteristics of Neo-Naturalism in Contemporary Women's Fashion

 현대 패션에 나타난 신자연주의의 표현 특성을 분류하기 위하여 Style.com에서 4대 컬렉션을 중심으로 2001년 S/S~2010 F/W까지의 사진자료 중 신자연주의의 4가지 표현 특성에 부합하는 사진을 수집하였다. 수집한 사진을 통해 보다 객관화된 자료를 추출하기 위하여 선행연구에서 추출한 분류기준을 전문가집단에게 제시하고 수집한 신자연주의 패션의 사진자료와 각 표현 특성을 대입시켜 객관화하여 최종 분석 자료로 선택하였다.

1. Nature’s organic form

 패션디자인 분야에서는 건축, 제품 등을 비롯한 이외의 디자인 분야와 마찬가지로 자연과 유기체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끊임없이 출현하여 발전하고 있다. 아르누보 패션을 시작으로 다양한 유기적패션 용어(에콜로지 룩, 에코패션, 그린 패션 등)는 디지털 시대 기술의 발전에 따른 자연파괴 및 인간성 상실에 반해 휴머니즘의 중요성을 보다 더 강화시키게 되었으며, 그 결과 많은 학자들과 디자이너들은 자연과 유기체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디자인에 적용시키고 있다.

 유기적 형태를 모방한 유기적 패션디자인은 자연 이미지의 형태를 패션에 모방하거나 자연의 형태를 패턴을 통해 비정형적인 실루엣으로 표현하거나, 자연물을 추상적으로 재현하는 등의 양상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간결하면서 창의성이 돋보이는 패션으로 전개, 디자인 되었다. 유기적 구조를 모방하는 패션디자인은 자가 생명선의 형태 및 구조의 패턴과 경향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러한 유기체가 지닌 구조는 무한하고 다양한 형상과 이미지로 표현되고 있다. 자연형태와 관련된 주름구조, 밀집구조, 선형구조는 자연형태의 구조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 식물이나 날개를 연상시키는 자연이미지를 활발한 율동감을 표현한 물결치는 형상으로 표현하고, 제품의 외형과 자연스럽게 동행하여 표현된 섬세한 주름 구조는 자유롭게 변화하는 유기체의 생명성 이미지를 내포한다. 주름구조는 열처리를 통해 패브릭 자체에 완만한 굴곡이 형성된 기계주름 기법과 오리가미 기법을 활용한 주름등으로 표현될 수 있다. 유기적 디자인과 관련하여 은유적 표현은 유기적 형태나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형태를 일반적인 관념이 아닌 초현실적 시각으로 전개한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유기적 형태의 은유적 모방은 초현실주의 시각에서 전개된 다양한 형태의 표현전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옷의 형태뿐 아니라 소재의 재질감을 통해 자연의 물리적인 특성을 유기성을 표현하여 원시적인 자연을 좀 더 사실적이면서도 초현실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은 2009년부터 2010년 그의 작품의 주요 컨셉으로 자연과 우주의 형상을 표현한 다양한 유기적 패션디자인을 선보였다. 곤충의 형태를 실루엣을 통해 유선형의 유기적인 디자인을 탄생시키고, 다채로운 문양을 가지고 있는 곤충의 표면 형태를 유기적 패션디자인의 소재에 직접적으로 표현함에 있어 디지털 프린팅을 통해 섬세하게 자연 표면 형태를 초현실적인 이미지로 전개하였다(Fig. 9). 식물은 유기적 패션디자인에서 다양하게 모방되는 자연 현상이다. 자일(Giles)는 자연 형태가 인체 위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나는 이미지를 주름구조를 사용한 유기적 형태표현의 패션디자인으로 전개하였다. 반복적․점진적으로 흐르는 자연 형태는 율동감과 생명감을 내재한 유동적인 이미지의 유기적 형태로 유기체론에 입각하여 다이나믹한 이미지로 전개되었다(Fig. 10).

<Fig. 9> Alexander Mcqueen 2010 S/S. From. http://www.style.com

<Fig. 10> Giles 2007 F/W. From. http://www.style.com

 자연의 형태를 부드러운 곡선과 디테일을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인체와 조화를 이루며, 유기적인 곡선으로 표현하여 나타난다. 2006 S/S의 크리스찬 디올(Chistian Dior)은 꽃의 부드럽게 흐르는 유기적인 곡선을 인체의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디테일로 표현하여, 은유적으로 자연의 형태를 모방하였다(Fig. 11). 유기적 패션디자인에 변화하는 이미지를 부여하고, 자연소재를 도입하여 유기적 패션디자인에 적용하고, 패션디자인을 구성하는 각각의 부분들이 유기적 통일성을 가지고 연계되어 구성된 전체 형태를 표현하는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자연의 변화에 따른 텍스쳐의 느낌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골이 패이고 주름진 자연물, 지층의 변화로 생겨난 그라데이션 효과, 광물의 색과 질감 등은 자연과 환경을 보존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인식이 패션에도 나타나고 있다.

<Fig. 11> Chistian Dior 2006 S/S. From. http://www.style.com

<Fig. 12> Nina Ricci 2007 F/W. From. http://www.style.com

2. Combination with the technology

 친환경적인 세계를 디자인하기 위해 테크놀로지의 기능성에 감성을 더하여 자연과 현실을 조화시켜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실용화하고 있다. 자연의 요소는 테크놀로지의 세계에서, 테크놀로지의 기술적 요소는 자연의 세계에서 상호 포용되고 보완되고 있다. 기술의 진보와 자연 사이의 공존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환경과 진정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며, 도시 환경 내에서 자연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신자연주의 디자인에 나타나는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의 소재가되는 나무, 종이, 바위 등 원초적인 근원에 대한 신뢰감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영감을 얻으며, 근본과 가공을 넘나들며 자연을 입은 테크놀로지는 인간에게 새로운 감성으로 발전하여 전개되고 있다.

 현대 텍스타일의 놀라운 새로운 기술은 예술, 디자인, 공학 및 과학 사이의 간격을 좁히고 있고, 새로운 텍스타일의 발전으로 고기능, 고감성의 직물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텍스타일의 개발이 일반화되어 패션에서도 디자이너의 디자인 의도에 맞게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20세기 하이테크적인 요소들이 디자인에서 미래적으로 나타났다면 현대에는 자연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좀 더 사실적인 감성으로 발전시킬 수 있으며, 자연과 공존하기 위해 친환경적인 소재를 사용하거나, 하이테크의 기술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전개되고 있다.

 2007 F/W 프라다(Prada)는 미래적인 원시주의를 표방하며, 하이테크의 감성이 돋보이는 소재들을 미니멀리즘한 실루엣으로 표현하여 전개하였다. 광택있는 메탈얀 편성물과 함께 코팅과 라미네이팅된 소재는 첨단 기술의 신소재로서 원시주의를 표현하여 모던하고 미래적인 감각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자연의 파괴에 대한 두려움은 새로운 판타지를 디지털 문화의 가상공간의 가능성으로 꿈꾸게 되면서 자연과 미래가 공존하여 나타난다. 무한한 상상력과 기술력으로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자연의 모습을 통해 환상적 자연을 꿈꾸는 미래적으로 표현되어 나타난다(Fig. 13). 앙케로(Anke Loh)는 빛과 패션을 결합한 다양한 연구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결합시켜 생명성을 내포한 패션디자인을 보여주었다. 바다생물의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구성된 작품은 가로의 방향에 사용된 특수사에서 빛이 분출되는데, 인체옆선의 흐름과 함께 자유롭게 크기가 변형되어 구성되었다. 블랙 바탕에 대비되는 블루 색상을 사용하여 바다 속 이미지를 환상적인 이미지로 연출하였다(Fig. 14).

<Fig. 13> Prada, 2007 F/W. From. http://www.style.com

<Fig. 14> Anke Loh, Dressing light, 2006. From. http://www.style.com

 프라다의 2010년 S/S에서는 환상의 휴양지를 새틴에 그대로 디지털 프린팅하여 현실에 환상을 더하여 현대적으로 표현하였다. 일본의 인공 리조트에서 실제로 찍은 야자나무와 파라솔, 휴가를 즐기는 행랑 객들의 사진 프린트가 담긴 반바지와 재킷은 1950~60년대 일본의 이미지를 연상케 하면서 2000년대의 실루엣에 복고적인 프린팅을 통해 자연으로의 회귀를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현재와 과거를 동시에 표현하는 새로운 판타지를 보여주었다(Fig. 15).

<Fig. 15> Prada, 2010 S/S. From. http://www.style.com

3. Ethical harmony with nature

 전 세계적인 이슈인 환경문제를 기반으로 도출되는 패션계의 새로운 현상에 주목하면서 이와 관련된 다양한 방식의 윤리적 패션을 소개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불경기 속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패션계의 윤리적 실천과 함께 조형적 측면뿐 아니라, 삶의 방식으로서 패션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로 조명하였다(Samsungdesignnet, 2010).

 최근 패션계는 친환경 소재, 재활용, 공정 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착한 패션’ 실천을 꾀하고 있으며, 환경과 인간을 생각하는 생태론적 사고경향의 연장으로 패션에서도 이와 같은 윤리적 디자인의 프로세스를 중시하고 있다. 근래 패션업체에 일고있는 윤리성 성향은 생태론적 가치관을 가지며, 지속가능성이라는 더 넒은 디자인 철학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이전의 그린 패션, 친환경 패션, 재활용 패션, 느린 패션, 유기농 패션 등을 포괄하는 총체적인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Kwon, 2009). 신자연주의의와 윤리성과 관계된 지속가능한 친환경디자인을 통해 자연과 윤리적 조화를 이루는 특성은 첫째, 자연의 오래된 가치를 가지면서 timeless style의 지속성을 가지는 디자인과 둘째, 불필요한 과정을 줄이고 꼭 필요한 것만을 갖춘 간결하고 단정한 디자인과 셋째, 근원적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감성을 중시하는 수공예를 통해 인공적인 감각을 통해 편안한 자연미를 보여주는 디자인으로 나타난다.

 시대적 감각의 흐름을 타지 않는 timeless style은 자원 낭비의 일시적인 유행에 따르지 않고, 시대적흐름에 치우쳐 폐기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지속적인 스타일로서 패션에서는 주로 유행에 좌우되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의복 스타일을 말하며, 클래식한 스타일의 의상은 빠른 유행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지속성을 갖는 디자인을 추구한다고 할수 있다. 심플한 디자인으로 꼭 필요한 것만을 갖춘 간결하고 단정한 디자인은 자연주의의 특징 중 하나로 자연과 윤리적 조화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의 2008년 S/S 컬렉션 중 심플한 주름의 린넨 원피스는 낡은 오래된 느낌을 갖지만 유행에 타지 않는 절제된 단정한 디자인과 린넨 소재와 색감은 나무의 텍스쳐감은 가공하지 않는 순수한 감각을 보여준다. 오래된 낡은 원초적 자연미를 보여주는 동시에 지속성을 가지는 고급스럽고 현대적인 착한 디자인을 표방하고있다(Fig. 16).

<Fig. 16> Bottega Veneta 2008 S/S. From. http://www.style.com

 착한 소비 트렌드를 지향하고 있는 소비자가 들면서 패션에서도 불필요한 장식이 줄어들고 단순하고 편안한 스타일의 선호를 선호하고 있다. 20세기 말, 사치스럽고 화려한 것과 반대되는 검약하고 소박함을 내포하는 동양의 ‘젠: 禪’ 의 영향으로 패션계에서는 동양적 미니멀리즘이 등장하게 되었다. 간결하고 절제된 스타일이 나타나는 새로운 미니멀리즘은 윤리성이 강조되고 있는 현 패션계에 꼭 필요한 것만을 갖춘 단정한 디자인의 효시가 되었다. 기존의 심플한 디자인이 차갑고 이지적인 느낌을 준다면 동양의 영향을 받은 새로운 미니멀리즘은 좀더 따뜻하고 자연스러우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Ha, 2000).

 영국의 에코 디자이너로서 활동 중인 마크 리우(Mark Riu)는 옷을 만다는 과정에서 천이 낭비되는 것에 주목하여 일본의 기모노나 인도의 사리와 같은 전통의상을 통해 심플한 디자인과 함께 패턴을 통해 낭비되지 않는 디자인을 개발하였다(Christina, 2010). 완성선을 지그재그로 재단하여 패턴을 통한 천 낭비를 줄이면서 실제 옷으로 제작하였을 때 자연스러운 미니멀리즘을 보여주면서 나뭇잎이 날리는 것 같기도 하고, 물결이 치는 것 같기도 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완성하였다(Fig. 17).

<Fig. 17> Ark Liu’s Zero Waste Design, 2010. From. http://www.ecouterre.com

 21세기에 들어서 기술의 발전만을 지향하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아날로그적 인간 본성과 그 가치를 중시하는 사상이 테크놀로지와 결합되면서 인간의 유연한 사고력과 창조력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여기서 등장한 것이 하이터치로서 하이터치는 우리에게 감동과 편안함을 주는 인간적인 접촉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간과 자연의 조화, 인간성 회복, 과거에 대한 향수를 일깨우는 것이다. 패션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반영되어 인간의 손끝으로 빚어낸듯한 지극히 자연적이면서도 원시적인 느낌이 대두되고 있다(Kim, 2008). 실로 만든 니트나 수공예의 인간적인 감성은 이러한 하이터치의 이상향을 반영한다고 하겠다. 안토니오 베라디(Antonio Berardi)는 2002년 S/S에서 니트의 내비침 조직을 이용하여 메크라메의 매듭짓기(knotting)와 프린지를 이용하여 수공예의 원시적인 감각을 표현하는 동시에 다양한 니트 기법을 현대적으로 적용시켜 유연함과 함께 자연의 색감을 통한 자연미로 하이터치의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Fig. 18).

<Fig. 18> Antonio Berardi 2002 S/S. From. http://www.style.com

4. Global local design

 21세기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사라지면서 세계가 하나가 되는 글로벌화는 국가 간의 교류가 확대되면서 서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문화의 흐름이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이 혼재되어 나타나는 문화적 다원화로 바뀌었다. 이러한 다문화의 영향으로 패션에서는 하이브리드 현상이 나타나면서 두 상이한 문화를 혼합하거나, 서로 다른 성질의 것을 절충하여 나타나기도 한다. 자연주의 복식의 특성도 2000년대 와서는 여러 가지 양식이 혼합되고 해체되면서 새롭게 융화되어 새로운 양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양한 문화를 믹스하면서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새로운 카테고리로 만들어 내는 문화적 하이브리드는 문화와 시각의 차이가 이뤄내는 독특한 창조물을 형성한다. 이러한 에스닉 스타일은 이국적이고 원시적인 느낌을 주기보다 현대적으로 재조명되어 단순하고 절제미를 가지는 실루엣에 풍부한 문화의 영감을 통한 디지털 프린팅과 하이테크적인 표현 방식으로 모던한 에스닉을 보여주고 있다.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은 2008년 F/W에서 스위스와 리옹에서 영감을 받은 봄의 프린트모티브에 마블링 효과를 더하여 풍성한 재료의 감성을 표현하였다. 디지털 아트의 프린팅으로 40가지가 넘는 컬러의 프린트를 보여주고, 다양한 마블효과 및 공기를 떠다니는 느낌의 프린트들은 겹쳐지거나 하나의 직물에서 동시에 나타났고, 마블링프린트 기술은 정통적인 페이즐리는 드리스 반 노튼 특유의 절제된 실루엣과 어우러져 모던한 에스닉을 보여 주고 있다(Fig. 19).

<Fig. 19> Dries Van Noten, 2008 F/W. From. http://www.style.com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역화(localization)이라는 트렌드 속에서 모든 상품의 개발은 디자인의 단계에서부터 글로벌화를 바탕으로 하면서 각 문화를 이해하고 담아야 한다. 세계화라는 보편적인 가치추구에 대응하면서 민족 고유가치를 새롭게 이해하고, 문화적 아이덴티티를 갖는 글로벌 로컬 디자인은 패션에서도 다양한 민족의 토속적인 스타일을 중시하고 사라지고 있는 민족과 문화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여 표현하고 있다. 신자연주의는 글로벌화를 추구하면서 각 민족 고유의 멀티 컬처의 영감을 바탕으로 태초의 자연과 융합된 몽환적인 낭만주의로 원시적이면서도 창의적인 믹스 스타일로 나타나고 있다. 현실과 가상을 넘어 과거와 미래, 인공과 자연을 혼합하여 원시적이거나 에스닉 무드에 인공적인 컬러와 디지털 효과로 신비로운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 디지털 아트의 프린팅은 원시적이고 토속적인 감각을 미래적이면서도 화려한 새로운 표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의 2010년 S/S의 컬렉션에서는 동, 서, 남, 북, 지구촌의 다양한 곳에서 레퍼런스를 가져와, 브랜드 특유의 패브릭과 프린트 드레이프 실루엣을 혼합하여 새로운 에스닉 무드를 창조했다. ‘News Mix’라 명명한 컬렉션은 대지의 컬러와 라피아 야자잎과 같은 얽히고 설킨 우븐 메쉬 니트, 멀티 스트라이프의 컬러블로킹 코트를 비롯하여 핸드 페이팅과 패치워크 레이어링으로 자연의 원시적인 감각을 미래적인 새로운 에스닉으로 표현하였다(Fig. 20).

<Fig. 20> Issey Miyake, 2010 S/S. From. http://www.style.com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하여 2000년 이전의 자연주의와 2000년대 신자연주의의 패션 특성을 비교하면 <Table 3>과 같다.

<Table 3> Characteristics of fashion prior to the 2000s and posterior to the 2000s

V. Conclusion

 본 연구는 21세기의 사회․문화의 영향으로 재조명된 신자연주의(Neo-Naturalism) 패션의 특성을 밝히고자 문헌연구와 선행연구를 통해 조사하고, 기존 자연주의 복식의 발달과정과 전개양상을 분석하여, 자연주의의 이론적 배경을 토대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세계 4대 컬렉션에 나타난 사진자료를 수집하고 도출된 신자연주의 특성을 분류하였다. 본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신자연주의의 원형이 되는 자연주의는 시대와 분야에 따라 다소 다르게 정의되고 있지만, 인간을 자연의 영향을 받는 인간이라는 존재로 재조명하고, 관찰된 자연을 양식화하거나 관념화하지않고, 객관적인 묘사로 자연의 있는 그대로 재현하려는 양식으로, 복식에서도 시대가 요구하는 방향에따라 특색 있게 발전하였다.

 둘째, 신자연주의는 디지털 문화와 생태학적 기반의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20세기 이전의 자연주의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시대가 요구하는 바대로 표현하려고 했다면, 신자연주의는 21세기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통해 전일적 자연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공간의 창출과 유기적인 형태적 비전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조형언어를 통해 새로운 자연으로의 표현을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생태학 디자인과 자연주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유기적인 전체로서의 자연에 주목하여 인간-자연-환경의 통합으로 인공적 자연 환경을 구축하여 자연과 교감하는 제2의 새로운 자연을 창조하고 있다. 패션에서의 신자연주의는 자연을 표현하는 자유로운 가능성에 주목하고, 하이테크놀로지와 융합하여 자연의 유기적인 형태를 드러내는 실루엣과 다양한 디지털 프린팅과 테크노 쿠틔르 감각의 소재들이 등장하면서 20세기 이전의 자연주의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셋째, 신자연주의에 나타난 디자인은 4가지의 특성으로 분류되었다. 자연의 유기적인 순수한 볼륨을 실루엣으로 자연의 형태를 나타내거나 추상적으로 자연을 표현하여 유기적인 자연의 형태를 표현하는 특성과 자연을 모티브로 테크놀로지와 조화를 이루어 원시적 자연을 인공적이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테크놀로지와 결합한 특성, 환경주의적 미학의 영향으로 간결하면서도 내츄럴한 디자인과 하이터치의 감성과 더불어 자연과 윤리적 조화를 추구하는 특성, 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이뤄내는 새로운 카테고리, 문화적 하이브리드를 이루는 글로벌 로컬 디자인의 특성으로 분류되었다.

 신자연주의는 과거의 자연주의를 바탕으로 현대사회의 디지털 환경과 생태주의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자연의 속성과 형태를 표현하는데 자유로운 가능성을 두고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신자연주의의 표현 특성을 밝혀 신자연주의의 디자인을 개발을 하는데 그 의의가 있으며, 현대 패션에 나타난 신자연주의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앞으로의 신자연주의 디자인 연구에 효율적인 정보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신자연주의의 표현 특성을 밝힘에 있어 21세기의 빠르게 변화하며 복잡한 사회․문화 양상의 영향으로 영역간의 경계가 무너져 예술에서도 다양한 특성들이 혼재하여 나타나고 있어 신자연주의 표현 특성 역시 각 특성의 여러 성격이 중복되어 나타나거나, 명확한 특성을 정의내리기 힘든 제한점이 있다. 패션에 대한 신자연주의에 관한 연구는 아직 미비한 실정이며, 다양한 예술 영역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계속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계속적인 신자연주의의 변화 양상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