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2383-6334(Online)
1980년 이후 자연주의 패션에 관한 연구
- Vogue지 내용분석을 중심으로 -
A Study on Naturalism in Fashion from 1980 to 2009 - Focus on Content Analysis of Vogue Magazine -
Abstract
- 01(10)_논문 10.pdf375.3KB
Ⅰ. 서 론
패션은 문화적 산물로서 특정 시대의 사회 문화적 요인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따라 시대마다 각각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가 있다. 이는 패션이 그 시대가 무엇을 중요시하고, 무엇에 관심을 갖느냐의 문제와 결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21세기,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으로 변했고,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와 함께 그에 따른 소비도 늘어나 지구 전체의 환경과 생태계가 악화의 길을 달리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거시적이고 원시적인 관점에서 지금까지와 달리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의 초점이 물질적인 풍요에서 정신적인 풍만으로 전환되어야 하고, 환경보호와 생태계의 보존에 노력해야 한다는 지구 전체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1) 현대사회에서 심화되어가는 자연파괴와 환경오염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인식은 자연주의나 에콜로지와 같은 하나의 경향으로 문화의 여러 분야에서 논의되고 있다. 각 시대의 사회 문화적ㆍ철학적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조명되어 여러 가지 의미로 변형되어온 자연에 대한 관심은 패션에 있어서도 영향을 미치며 다양하게 표현이 되었다.
1) 박이문, “21세기의 화두: 생태학적 세계관,” 한국생활환경학회지 8권 1호 (2001), p. 8.
1980년대 말부터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에콜로지가 패션 테마로 등장하였고,2) 그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1990년대에 들어 더욱 확산되었다.3) 패션에 있어서의 자연주의 또는 에콜로지를 주제로 하여 이루어진 선행 연구들은 1989~1996년,4) 1990~1995년,5) 1990~1997년,6) 그리고 1993~2003년7) 등 주로 1990년대의 자연주의 또는 에콜로지 패션의 특성이나 이미지에 관하여 고찰하였다. 이들 연구들은 대부분 1990년대에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졌을뿐, 수시로 변모하는 자연에 대한 관심과 함께 통시적(通時的) 관점에서 에콜로지가 패션 테마로 등장한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시대적 변화에 따른 자연주의 패션의 추이에 관한 실증적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2) 정연자, “현대 패션에 표현된 에콜로지에 관한 연구,” 복식 30권 (1996), p. 227.
3) 한소원, 김영인, “1990년대 초반 복식유행에 나타난 에콜로지 이미지,” 한국의류학회지 23권 2호 (1999), p. 298.
4) 정연자, op cit., p. 227.
5) 한소원, 김영인, op cit., p. 297.
6) 이경아, 전혜정, “복식의 자연주의 양식에 관한 연구: 90년대 현대 복식을 중심으로,” 복식 37권 (1998), p. 264.
7) 김희연, 김영인, “자연주의 복식의 시대적 변천에 따른 디자인 특성에 관한 연구,” 복식 56권 7호 (2006), p. 36.
따라서 본 연구는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자연주의 패션의 하위테마를 분류하고, 다원화와 대중화의 빠른 변화 속에서 자연친화적 욕구가 가중된 1980년대부터 2009년까지 30년간에 걸친 자연주의 패션의 공존현상을 통하여 자연주의 패션의 다양성과 그 추이에 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자연주의의 개념
서양 고대에서 ‘자연’이라는 단어는 본래 우주전체를 지칭하는 넓은 의미로 사용되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세상의 많은 변화들이 어떤 안정된 평형점 주위를 순환하고 있으며, 자연계는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믿었다.8) 또한 그리스 철학자들은 자연이 인간 이성이 이해할 수 있는 법칙에 의해 지배된다고 믿었으며, 어떤 신적인 힘에 의해 지배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자연에 내재하는 정신이 자연세계의 규칙이나 질서의 바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9) 그러나 기독교 사상이 팽배했던 중세시대에 신의 피조물은 멸종되지 않으리라 생각했으며, 신의 섭리에 대한 믿음은 자연의 섭리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신이 인간으로 하여금 자연을 지배할 수 있는 전권을 위임했고, 따라서 인간이 자연보다 우월하다는 사고가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8) S. I. Dodson, T. F. Allen, S. R. Carpenter, A. R. Ives, R. L. Jeanne, J. F. Kitchell, N. E. Langston and M. G. Turner, 생태학: 인간과 자연, 노태호, 홍선기, 강대석, 권오석 역 (서울: 아카데미서적, 2000), p. 50.
9) R. G. 콜링우드, 자연이라는 개념, 유원기 역 (서울: 이제이북스, 2004), p. 20.
17세기 이래로 자연주의 화가들은 자연의 실제 대상물을 가능한 한 화폭 위에 정확히 모사(模寫)하고자 하였다. 19세기에 널리 퍼졌던 환경에 대한 관심사의 많은 부분은 낭만주의 시인인 Wordsworth나 Whitman 그리고 풍경화가인 Turner가 표현하였던 자연에 관한 낭만적이고 심미적인 이상향이 혼합된 양상을 띠었다고 볼 수 있다.10) 자연주의는 그 방법에 있어서나 그 내용에 있어서 잘 반영되고 있는 그 시대의 자극에 대응하여 일어난 것이었다. 19세기는 급속하고 급진적인 하나의 변화기로, 산업혁명과 함께 심한 변화를 겪고 있었다. 그리고 19세기 후기 수십 년 동안 모든 개척지에는 인간의 손길이 닿았고, 인간사회에 영원한 혜택을 줄 것이라는 풍요로운 자연의 이미지는 심한 타격을 받게되었다. 모든 것이 자연환경이나 인간이 지배하는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것은 아님을 우려하고, 인간의 무지와 탐욕 때문에 혼란이 초래될지도 모른다는 회의적인 견해가 팽배하던 시기에 생태학이 발전하였다.
10) 로버트 매킨토시, 생태학의 배경: 개념과 이론, 김지홍 역 (서울: 도서출판 아르케, 1999), p. 436.
‘생태학 ecology’이라는 용어는 1866년 Haeckel의 저서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고대 그리스어로‘가정 또는 농장’의 의미인 oikos와 ‘학문 또는 공부하다’의 뜻인 logos라는 두 단어를 토대로 만들어진 새로운 용어이다.11) 기존의 자연관은 인간의 주변에 대한 관찰의 결과나 자연스럽게 하나의 관점으로 확립되었던 반면에, 생태중심적 자연관은 자연환경 파괴와 같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자연관의 모색이라고 할 수 있다.
11) S. I. Dodson, T. F. Allen, S. R. Carpenter, A. R. Ives, R. L. Jeanne, J. F. Kitchell, N. E. Langston and M. G. Turner, op. cit., p. 2.
1960년대, 환경 위기 인식이 광범위하게 고취되면서 생태학은 일반 대중에게 급속도로 전파되었다. 1980년대에는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인식한 생태학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다원화되고 대중화되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갖는 소외감이나 순수성의 상실이 자연의 심오한 질서와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자연친화적인 욕구를 가중시키게 되어 그 존재의 의미를 더욱 확고히 하였다. 이어서 1990년대는 세계화와 다문화시대가 되면서 자연주의는 복합적이고 다양하게 변화되었으며, 점차 자연친화적인 삶을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환경, 인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여 오가닉(organic)과 웰빙(well-being)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자연주의에 대한 개념이 변모해가고 있다. 인위적인 환경을 최대한 배제하고 자연친화적인 삶으로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자연’은 일반적으로 인간세계와 인간에 의한 구축물과는 달리 물질계의 부분으로 간주되며, ‘자연적’이라는 말은 흔히 인간의 개입이 없이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12) 과거에는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의 질서를 지키고 따르면서 살았다. 그러나 현대에는 많은 경우에 있어서 인간이 자연의 지배자라는 사고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자연의 질서를 인간의 편의를 위해 인간의 질서에 끼워 맞추려고 한다. 현대에 들어와 자연은 주로 인간과 대립되는 것, 즉 인간을 둘러싼 환경을 지칭하는 좁은 의미로 사용되는데 이는 사고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자연주의 개념은 그 변화 과정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자연 자원의 급속한 고갈과 오존층의 파괴에 따른 이상 기후현상과 대기 오염 등의 자연 파괴가 지구 전체의 총체적인 문제가 됨에 따라 결국 자연주의의 개념은 인간이 자연 안에서 자연과 더불어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2) Ibid., p. 433.
2.자연주의 패션의 하위테마
패션에 있어서 자연주의 경향은 특정 시기의 영향을 받는 복고적 경향이나, 특정 지역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민속적 경향과 달리 특정한 스타일로 규정되어 있지 않으며, 각 시대에 따라 다르게 표현이 되고 있는 테마라고 할 수 있다. 자연주의 또는 에콜로지라는 테마로 이루어진 선행 연구로는 자연주의의 특성을 고찰한 연구와 자연주의 또는 에콜로지의 이미지를 분류한 연구들이 주로 이루어졌다.
이경아와 전혜정13)은 복식에 나타난 자연주의 경향을 디자인 요소 별로 고찰하고, 에크루, 뉴트럴화이트, 크림 화이트, 내추럴 베이지, 스킨 베이지, 파스텔, earth color 등의 색상과 자연물을 대상으로 한 무늬나 자연 속의 생물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그 특성이라고 하였다.
13) 이경아, 전혜정, op cit., p. 262.
강희경14)은 자연주의 패션을 직접적 표현과 간접적 표현으로 분류하였다. 자연 모티프의 무늬와 꽃, 나뭇잎, 나뭇가지, 트로피컬무늬, 열매, 깃털, 조개 등의 자연물을 부착하는 것을 직접적 표현이라 하였고, 자연적 질감이나 소재, 자연색의 활용과 핸드 메이드, 현대 문명의 인위적이고 기계적인 느낌에서 벗어나 그 안에서 정서적이고 순수한 이미지의 자연주의를 발견하는 간접적 표현이라고 설명하였다.
14) 강희경, “한국적 의상디자인에 표현된 자연주의에 관한 연구: 1990년 이후의 디자인을 중심으로,” 복식 38권(1998), p. 219.
정연자15)는 에코룩의 특성을 자연성, 상징성, 토속성, 재활용성으로 분류하였다. 특히 자연성은 자연물을 의복으로 형태화하거나 자연물을 그대로 장식하는 등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고, 상징성은 오염된 지구 환경과 가상현실을 의상으로 표현하는 것이며, 재활용성은 패치워크와 손뜨개 등이 대표적인 스타일이라고 하였다.
15) 정연자, op cit., p. 230.
김희연과 김영인16)은 21세기의 패션이 ‘천연의, 가공하지 않은, 자연의’라는 주제 하에 자연이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소박함과 순수함, 편안함을 추구한다고 보았고, 자연주의 특성을 원시적 요소, 에콜로지적 요소, 복고적 요소, 이국적 요소로 분류하였다. 특히 자연이 지닌 천연 그대로의 가공되지 않은 스타일을 원시적 요소로 보았고, 자연의 소재, 색상, 문양 등 자연에 대한 동경을 표현한 스타일을 에콜로지적 요소로 보았다.
16) 김희연, 김영인, op cit., p. 35.
한소원과 김영인17)은 디자인 분야에서 1980년대 말부터 에콜로지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으며, 1990년대에 들어와 확산되었다고 보고, 에콜로지 경향을 자연적 이미지, 원시적 이미지, 자연과 조화된 이미지, 재활용적 이미지, 재순환적 이미지 등으로 분류하였다. 전원적이고 자연을 상징하는 녹색과 자연에서 보이는 모티프를 의복에 그대로 재현하는 자연적 이미지, 인체의 노출이 심하고 자연물을 그대로 신체에 부착하는 원시적 이미지, 가공하지 않은 직물의 색상과 자연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거친 질감의 직물을 사용하는 자연과 조화된 이미지, 시접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의복을 구성하거나 패치워크, 홀치기염 등을 사용하고 남루하고 초라함을 연상시키는 그런지룩을 재활용적 이미지로 보았으며, 벼룩시장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옛 스타일을 새롭게 재현하는 재순환적 이미지라 하였다.
17) 한소원, 김영인, op cit., p. 299.
이들 연구에 따르면 자연주의의 특성으로 복고적인 경향과 민속적인 경향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에스닉이나 이국적 요소와 재순환적 이미지나 복고적 요소를 자연주의로 분류한 것이다. 따라서 관점에 따라 자연주의 하위테마의 분류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자연주의 패션의 특성에 따라 하위테마를 분류하면〈표 1〉과 같다.
<표 1> 자연주의 패션의 하위테마
프리미티브룩은 물질문명의 인위성에 때 묻지않은 순수한 원시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는 투박하고 거칠며 가공되지 않은 느낌을 주는 천연재료의 사용과 야자나무 껍질이나 짚, 깃털, 조개 등의 자연물을 부착하는 스타일18)로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상태를 그대로 표현하는 원시성을 특성으로 한다.
18) 이경아, 전혜정, op cit., p. 263.
내추럴룩은 자연을 상징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생태학적 경향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는 동물, 식물, 광물 등의 자연 그대로를 무늬로 활용하여 자연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자연성을 특성으로 한다.
에코룩은 오염된 현재의 환경을 인식하고 환경을 보존하며,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는 자연을 상징하는 천연색과 천연소재를 사용하고, 환경보호와 관련하여 재활용과 재사용이 가능한 손뜨개나 패치워크 기법, 시접처리를 하지 않은 올 풀림 등의 형태로 표현되는 에콜로지를 특성으로 한다.
마지막으로 수공예룩은 차갑고 비인간적인 기계미와 물질만능주의에 의해 결여된 소박함과 순수함을 추구하기 위해 수작업을 통하여 인간적인 요소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는 프리미티브룩의 거칠고 가공되지 않은 느낌과 달리, 기계 대신 장인정신이 깃든 재료와 공정상의 자연친화적인 스타일을 표현하는 것으로 아플리케, 자수, 홀치기염 등의섬세한 수공예성을 특성으로 한다.
Ⅲ. 연구방법 및 절차
1.연구문제
본 연구는 1980년부터 2009년까지 30년간에 걸친 시대적 변화에 따른 자연주의 패션의 추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연구문제 1. 자연주의 패션의 시대별 분포를 알아본다.
연구문제 2. 자연주의 패션의 시즌별 분포와 하위테마의 공존현상 추이를 알아본다.
연구문제 3. 자연주의 패션의 추출어휘에 대한 시대별 차이를 알아본다.
2.자료수집 및 분석방법
본 연구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분석자료로는 1980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 Vogue지의 매년 1월호와 7월호에 해당하는 총 59권을 대상으로 하였다. 실증연구의 시작범위를 1980년대로 선정한 이유는 생태계의 파괴로 인한 환경 문제가 대두되어 각종 공해와 자연 파괴로부터 환경을 보호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의식이 확산되었으며, 패션에 있어서도 자연주의 또는 에콜로지 경향이 강조된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분석자료를 Vogue지로 선정한 이유는 패션 컬렉션이나 컬렉션 잡지가 실제 매장에서 판매되거나, 생산을 위한 일반적인 패션과 차이가 있는 데 반하여 Vogue지는 대중적인 패션을 소개하고 있으며, 다른 선행 연구19)에서도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월간으로 발행되는 패션 잡지의 경우, 일반적으로 패션 컬렉션이 끝나고 일정 기간이 지난 1월호와 7월호에 컬렉션에 관한 기사를 정리하여 보도하고 있다.
19) 박명희, “1980년대 패션에 나타난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한 연구”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1), p. 5.
추미경, “내용분석법을 이용한 20세기 말 밀리터리룩 디자인 연구” (원광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2006), p. 44.
하지수, “20세기 기능주의 패션디자인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1), p. 4.
본 연구의 분석방법 및 분석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1980년 1월호부터 2009년 1월호까지 총 59권의 Vogue지 가운데, 패션 칼럼 ‘View’와 ‘Point of view’의 기사를 대상으로 내용분석을 실시하였다. 자연주의 패션에 관련된 어휘 추출을 위한 내용 분류는 위에서 살펴본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프리미티브룩, 내추럴룩, 에코룩, 수공예룩 등 4개의 하위테마로 분류하였다. 관련 어휘는 자연주의 패션을 설명하는 명사와 수식어를 모두 포함하여 추출하였다. 예를 들어, ‘ecology’나 ‘recycling’, ‘cotton’과 같은 명사나 ‘hand-knit sweater’나 ‘18c floral pattern’과 같이 수식어를 포함한 어휘들, 그리고 ‘all is by hand’와 같이 자연주의 패션을 의미하는 문장을 포함한 어휘들을 모두 추출하여 출현빈도와 비율을 살펴보았다. 추출된 어휘는 각 하위테마별로 중복되지 않게 분류되었다.
Ⅳ. 연구결과 및 논의
1.자연주의 패션의 시대별 분포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30년간에 걸쳐 자연주의 패션에 관련된 총 440개의 어휘가 추출되었다. 자연주의 패션에 나타난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하위테마별 어휘의 분포를 시대별로 살펴보면〈표 2〉와 같다.
<표 2> 자연주의 패션의 시대별 분포 n=440 (%)
자연주의 패션의 전체적인 분포를 살펴보면, 내추럴룩(39.5%)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에코룩(37.5%), 수공예룩(14.1%), 프리미티브룩(8.9%)의 순으로 나타났다. 자연주의 패션 가운데 특히 내추럴룩과 에코룩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자연주의 패션에 해당하는 어휘의 분포를 시대별로 살펴보면, 총 440개의 어휘 중 1980년대에 가장 많은 158개(35.9%)의 어휘가 나타났다. 다음으로 2000년대(32.5%)와 1990년대(31.6%)의 순으로 나타났으나, 전반적으로 세 시대 모두 비슷한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자연주의 패션이 지난 30년 동안 지속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자연주의 패션에 대한 시대별 추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1980년대에는 내추럴룩(56.9%)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에코룩(34.2%)이 나타난 반면에, 1990년대에는 에코룩(50.4%)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내추럴룩(29.5%), 프리미티브룩(11.5%), 수공예룩(8.6%)의 순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는 내추럴룩(30.0%)이 다소 높게 나타났으나, 전반적으로 에코룩(28.7%)이나 수공예룩(28.7%)과 비슷한 분포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시대적 변화에 따라 자연주의 패션의 하위테마에 차이가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먼저 프리미티브룩은 점차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내추럴룩은 1980년대(90회)에 높게 나타났다가 1990년대(41회)에 크게 감소하였고, 2000년대(43회) 역시 1990년대와 비슷한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내추럴룩은 세 시대 모두 꽃무늬와 동물무늬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80년대와 2000년대에는 특히 꽃무늬가 많이 나타났다.
다음으로 에코룩은 1990년대(70회)에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1980년대(54회)가 2000년대(26회)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세 시대 모두 에코룩에서 높게 나타나는 것은 손뜨개나 패치워크 등의 재활용적 특성을 지닌 스타일이다. 슈퍼 모델들이 동물보호와 관련하여 모피착용에 반대했던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인조 모피가 나타났지만, 2000년대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자연주의 패션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여주는 것은 수공예룩이다. 수공예룩은 1980년대(9 회)로부터 1990년대(12회), 2000년대(41회)에 이르기까지 프리미티브룩과 함께 점차 증가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수공예룩은 기계가 아닌 인간의 손에 의해 직접 만들어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인공적인 기계미가 주는 차가움 대신에 정교한 디테일과 장인정신으로 만들어진 품질을 중요시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21세기 하이테크에서 하이터치로의 전환점에서 기계가 전달할 수 없는 감성적인 측면을 인간의 손을 통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며, 기술 발전에 따른 모조의 범람에 식상한 현대인들의 희소가치가 있는 진품을 추구하고자 하는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좀 더 장식적이 되어가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하이터치로의 움직임은 역시 이미 이루어진 하이테크의 기반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연주의 하위테마는 전 시대에 걸쳐 공존하고 있으며, 시대에 따라 전개양상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000년대에는 프리미티브룩을 제외한 내추럴룩(30.0%)과 에코룩(28.7%), 수공예룩(28.7%)이 전체적으로 비슷한 분포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2000년대가 되면서 지금까지 시대에 따라 한 가지 측면이 강조되었던 자연주의의 경향들이 동시에 나타나는 트렌드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2.자연주의 패션의 시즌 별 분포와 공존현상 추이
1)자연주의 패션의 시즌 별 분포
1980년 S/S시즌부터 2009년 S/S시즌까지 30년간의 59개 시즌에 나타난 자연주의 패션의 분포를 살펴보면〈표 3〉과 같다.
<표 3> 자연주의 패션의 시즌 별 분포
<표 3> 계속
전체적으로 1980년대 후반의 2개 시즌(86년 F/W시즌, 88년 S/S시즌)과 1990년대 초반의 2개 시즌 (91년 S/S시즌, 92년 F/W시즌), 그리고 2000년대 초반의 1개 시즌(02년 S/S시즌) 등 총 5개 시즌에서 20회 이상의 가장 많은 어휘가 나타났다. 10회 이상의 어휘가 출현한 시즌을 살펴보면, 1980년대의 4개 시즌(81년 F/W시즌, 84년 S/S시즌, 85년 F/W시즌, 89년 F/W시즌)과 1990년대의 4개 시즌(92년 S/S시즌, 93년 S/S시즌, 93년 F/W시즌, 97년 S/S시즌), 그리고 2000년대의 3개 시즌(00년 S/S시즌, 06년 F/W시즌, 08년 S/S시즌) 등 총 11개 시즌으로, 1980년대에는 F/W시즌에 자연주의 경향이 많이 나타났으며,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S/S시즌에 자연주의 경향이 더 높게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각 하위테마에 따른 시즌 별 분포를 살펴보면, 프리미티브룩에서는 5회 이상의 어휘가 출현한 시즌이 나타나지 않았다. 내추럴룩은 3개 시즌(86년 F/W시즌, 88년 S/S시즌, 92년 F/W시즌)에서 10회 이상의 어휘가 출현하였고, 11개 시즌(81년 S/S시즌, 82년 S/S시즌, 84년 F/W시즌, 85년 S/S시즌, 85년 F/W시즌, 89년 S/S시즌, 91년 S/S시즌, 97년 S/S시즌, 00년 S/S시즌, 06년 F/W시즌, 08년 S/S시즌)에서 5회 이상의 어휘가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내추럴룩은 S/S시즌에 높게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이는 S/S시즌에 자연물을 모티프로 하는 무늬가 더 많이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반면에 에코룩은 5개 시즌(84년 S/S시즌, 89년 F/W시즌, 91년 S/S시즌, 92년 S/S시즌, 93년 F/W시즌)에서 10회 이상의 어휘가 출현하였고, 10개 시즌(81년 F/W시즌, 85년 F/W시즌, 86년 F/W시즌, 88년 S/S시즌, 93년 S/S시즌, 94년 F/W시즌, 97년 S/S 시즌, 00년 F/W시즌, 02년 S/S시즌, 08년 F/W시즌)에서 5회 이상의 어휘가 출현하였다. 수공예룩은 10회 이상(02년 S/S시즌)의 어휘와 5회 이상(02년F/W시즌)의 어휘가 출현한 시즌이 각각 1개 시즌으로 모두 2000년대에만 나타났다.
이경아와 전혜정20)은 1990년부터 1997년까지의 연구결과에서 1993년 이후 자연주의가 증가하다가 1995년에 감소했다고 하였다. 또한 김희연과 김영인21)은 1993년부터 2003년까지의 자연주의를 연구한 결과, 1995년도에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1990년대에 높은 분포를 보이던 에콜로지적 요소가 점차 감소하면서 원시적 요소도 감소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수공예룩의 증가와 함께 프리미티브룩도 1990년대, 2000년대에 점차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여주었음을 알 수 있다.
20) 이경아, 전혜정, op cit., p. 266.
21) 김희연, 김영인, op cit., p. 38.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연주의 패션의 하위테마의 분포가 시즌 별로 차이가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자연주의 패션의 공존현상 추이
〈표 3〉에서 나타난 1980년부터 2009년까지의 시즌 별 분포에서 출현빈도가 단 1회인 시즌을 제외한 나머지 시즌에서 나타난 자연주의 패션 하위테마의 공존현상을 살펴보면〈표 4〉와 같다.
<표 4> 자연주의 패션의 공존현상 n(시즌 수)=24
전체적으로 59개 시즌 가운데, 24개 시즌에서 자연주의 패션의 공존현상이 나타났다. 2개 하위테마의 공존현상이 15개 시즌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3개 하위테마의 공존현상도 8개 시즌으로 높게 나타났으나, 4개 하위테마의 공존현상은 1개 시즌으로 나타났다.
시대별로 살펴보면 1980년대의 8개 시즌과 1990년대의 6개 시즌, 2000년대의 10개 시즌 등 총 24개 시즌에서 자연주의 하위테마의 공존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2000년대에 자연주의의 공존현상이 가장 높게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4개 하위테마(프리미티브-내추럴-에코-수공예룩)의 공존현상은 91년 S/S시즌에만 나타났다. 3개 하위테마의 경우, 1980년대에는 2개 시즌(84년 S/S시즌, 89년 F/W시즌) 모두 내추럴-에코-수공예룩이 공존하였으나, 1990년대에는 2개 시즌(92년 S/S시즌, 92년 F/W시즌)모두 프리미티브-내추럴-에코룩이 공존하였다. 반면에 2000년대에는 2개 시즌(00년 S/S시즌, 06년F/W시즌)에서 프리미티브-내추럴-수공예룩이 공존하였고, 1개 시즌(05년 S/S시즌)에서 프리미티브-내추럴-에코룩이 공존하였으며, 1개 시즌(02년 S/S시즌)에서 내추럴-에코-수공예룩이 함께 나타났다. 2개 하위테마의 경우, 1980년대와 2000년대에 각각 6개 시즌으로 1990년대의 3개 시즌에 비하여 높게 나타났다. 1980년대에는 1개 시즌(81년 F/W시즌)을 제외한 5개 시즌(84년 F/W시즌, 85년 F/W시즌, 86년 F/W시즌, 87년 F/W시즌, 88년 S/S시즌)에서 모두 내추럴-에코룩이 공존하였으며, 1990년대에는 1개 시즌(93년 S/S시즌)에서 프리미티브-에코룩이, 2개 시즌(93년 F/W시즌, 97년 S/S시즌)에서 내추럴-에코룩이 함께 나타났다. 반면에 2000년대에는 2개 시즌(00년 F/W시즌, 08년 S/S시즌)에서 내추럴-에코룩이, 1개 시즌(00년 F/W시즌)에서 내추럴-수공예룩이, 2개 시즌(02년 F/W시즌, 08년 F/W시즌)에서 에코-수공예룩이, 그리고 1개 시즌(09년 S/S시즌)에서 프리미티브-수공예룩이 공존하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연주의 패션의 공존현상은 전반적으로 2000년대에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1980년대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2000년대에는 하위테마의 공존현상이 다양하게 전개되었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1990년대에는 4개 하위테마가 모두 공존한 시즌이 나타났으나, 다른 두 시기에 비하여 공존현상이 낮게 나타나, 자연주의 패션의 공존현상이 시대적 변화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고, 자연주의 테마의 다양성이 점차 확대되었음을 알 수 있다.
3.자연주의 패션의 시대별 추출어휘 비교
자연주의 패션의 시대별 주요 추출어휘는〈표 5〉로부터〈표 8〉에 나타나는 바와 같다.
프리미티브룩은〈표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시성을 나타내는 어휘와 자연물을 그대로 장식한 스타일로 1980년대에는 밀짚모자만이 나타났으나, 1990년대에는 밀짚모자와 함께 라피아를 이용한 크로셰나 프린지 코트, 깃털장식과 자연물을 이용한 원시적인 장식이 나타났다. 2000년대에는 앞선 시대에 나타났던 원시적인 요소와 함께 나무나 돌을 이용한 장식과 pheasant, ostrich 등의 깃털이 나타났다.
<표 5> 프리미티브룩의 시대별 추출어휘 비교
내추럴룩은〈표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꽃무늬와 동물무늬, 트로피컬무늬, 기타 무늬 등 자연적 모티프를 패턴으로 사용한 룩을 의미한다. 1980년대에는 모든 종류의 꽃무늬와 함께 팬지, 장미 등과 전통적인 태피스트리 무늬가 나타났다. 1990년대에는 역시 태피스트리 꽃무늬와 함께 60년대 분위기의 꽃무늬가 나타났으며, 2000년대에는 40년대 분위기의 꽃무늬와 추상적인 꽃무늬가 나타났다. 시대에 따라서 꽃무늬에도 차이가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표 6> 내추럴룩의 시대별 추출어휘 비교
동물무늬 역시 시대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1980년대에는 leopard와 snakeskin, zebra, crocodile, catty, tiger stripe 등의 무늬가 나타났으나, 1990년대에는 1980년대에 나타났던 동물무늬와 함께 python, dalmation dots, pony, iguana 등의 새로운 동물무늬가 나타났고, 2000년대에는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등장하였던 동물무늬가 반복되어 나타났다. 기타 무늬로는 1980년대에 butterfly와 starfish가 나타난 반면에 2000년대에는 cellular, mineral, bamboo 등의 새로운 무늬가 나타났는데, 이는 사회적 관심이 생태학적 관점으로 변화되었음을 반영한다고 하겠다.
에코룩은〈표 7〉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천연색과 천연섬유를 사용하고 동물보호를 위한 인조 모피, 그리고 손뜨개와 패치워크를 이용한 재활용 스타일을 의미한다. 모든 시대에 걸쳐 천연섬유로는 면, 리넨 등이 주로 나타났고, 천연색으로는 natural color, earth color, water color, green, khaki, desert sand color와 자연물의 색상이 사용되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만 나타난 인조 모피의 경우, 1990년대에는 특히 1960년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990년대에는 시접처리를 하지 않은 올 풀림의 형태나 벼룩시장에서 발견한 빈티지룩과 우유병을 재활용한 스타일, 그리고 recycling, reknitting, recutting과 같은 재활용이 강조된 어휘들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2000년대에는 1980년대에 나타났던 할아버지 스타일의 빈티지 대신에 할머니의 블라우스나 수트 스타일 등 여성적인 빈티지쿠튀르 스타일이 나타났다.
<표 7> 에코룩의 시대별 추출어휘 비교
마지막으로 수공예룩은〈표 8〉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계에 의한 인공미가 아니라 인간에게 친근감을 주는 수작업에 의한 공정상의 자연주의 스타일로 아플리케, 자수, 홀치기염 등을 의미한다. 1990년대 이후 손으로 그린 그림이나 홀치기염이 나타났고, 2000년대에는 수작업에 대한 어휘가 좀 더다양하게 나타났으며, macramé lace, guipure lace, eyelet lace, origami, crystal appliqué 등의 정교한 장식들이 많이 나타났다.
<표 8> 수공예룩의 시대별 추출어휘 비교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연주의 패션의 하위테마를 나타내는 어휘들은 시대적 변화에 따라 차이가 나타남을 알 수 있다. 특히 1990년대 이후로는 환경에 대한 관심과 함께 재활용 등의 실천적인 행동들이 나타났고, 2000년대에는 기술발달의 가속화에 대한 반동으로 시간을 많이 요하고, 장인정신이 깃든, 섬세함을 요구하는 수공예적 특성이 많이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Ⅴ.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자연주의 패션의 전개양상을 하위테마의 공존현상을 통하여 고찰함으로써, 시대적 변화에 따른 자연주의 패션의 추이에 관하여 알아보았다. 1980년 1월호부터 2009년 1월호까지 30년간에 걸쳐 간행된 총 59권의 Vogue지 가운데, 패션 칼럼 ‘View’와 ‘Point of view’의 기사를 대상으로 추출된 총 440개의 어휘에 대한 내용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연주의 패션의 시대별 분포를 살펴보면 1980년대, 2000년대, 1990년대의 순으로 나타났으나, 세 시대 모두 비슷한 분포를 보여주었다. 이는 자연주의 패션이 지난 30년 동안 지속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또한 1980년대에는 내추럴룩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1990년대에는 에코룩이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2000년대에는 내추럴룩이 다소 높게 나타났으나, 에코룩, 수공예룩과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는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자연주의 패션의 경향이 다르게 나타났으나, 2000년대에는 자연주의 패션의 여러 경향들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특히 앞선 두 시기에 비하여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2000년대에 수공예룩이 가장 높은 증가 추세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이는 하이테크에 의한 기계미가 주는 차가움 대신에 장인정신으로 만들어진 정교한 디테일과 품질을 중요시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둘째, 자연주의 패션의 시즌 별 분포를 살펴보면 1980년대 후반의 2개 시즌과 1990년대 초반의 2개시즌, 그리고 2000년대 초반의 1개 시즌 등 총 5개 시즌에서 20회 이상의 가장 많은 어휘가 추출되었다. 10회 이상의 어휘가 출현한 시즌을 살펴보면, 1980년대에는 F/W시즌에 자연주의 경향이 높게 나타났으며, 1980년대와 2000년대에는 S/S시즌에 자연주의 경향이 높게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각 하위테마에 따른 시즌 별 분포를 살펴보면, 내추럴룩은 S/S시즌에 높게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자연물을 모티프로 하는 무늬가 S/S시즌에 더 많이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자연주의 패션의 공존현상을 살펴보면, 전체 59개 시즌 가운데, 24개 시즌에서 자연주의 패션의 공존현상이 나타났다. 3개 테마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 1980년대에는 내추럴-에코-수공예룩이 공존하였고, 1990년대에는 프리미티브-내추럴-에코룩이 공존하였다. 반면에 2000년대에는 프리미티브-내추럴-수공예룩, 프리미티브-내추럴-에코룩, 내추럴-에코-수공예룩 등이 다양하게 공존현상을 나타냈다. 2개 하위테마의 경우, 1980년대에는 1개 시즌을 제외한 5개 시즌에서 모두 내추럴-에코룩이 공존하였으며, 1990년대에는 1개 시즌에서 프리미티브-에코룩이, 2개 시즌에서 내추럴-에코룩이 함께 나타났다. 반면에 2000년대에는 2개 시즌에서 내추럴-에코룩이, 1개 시즌에서 내추럴-수공예룩이, 2개 시즌에서 에코-수공예룩이, 그리고 1개 시즌에서 프리미티브-수공예룩이 함께 나타났다. 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주의 패션의 경향에 차이가 나타났으며,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 좀더 다양하게 전개되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셋째, 자연주의 패션의 추출 어휘에 대한 시대별차이를 알아보면 자연주의 패션의 하위테마를 나타내는 어휘들이 시대적 변화에 따라 차이가 나타남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이후로는 환경에 대한 관심과 재활용 등의 실천적인 행동들이 나타났고, 2000년대에는 기술발달의 가속화에 대한 반동으로 시간을 많이 요하고 장인정신이 깃든, 섬세함을 표현하는 수공예룩이 많이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존의 선행 연구들이 특정 시기에 나타난 자연주의 패션을 고찰한 반면에 본 연구에서는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자연주의 패션에 나타난 공존현상의 추이를 살펴보았음에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시대적 변화에 따른 자연주의 패션의 공존현상과 추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미국의 패션 잡지 Vogue를 실증연구의 대상으로 하였으나, 다른 잡지에 대한 비교연구를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가 매해 1월호와 7월호만을 연구대상으로 제한하였기 때문에 연구결과를 일반화시키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Vogue지의 기사에 대한 언어적 내용분석을 실시하였으나, 시각적 내용분석을 통하여 디자인의 조형적 특성의 차이를 비교해봄으로써, 자연주의 패션의 추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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