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Introduction
인체는 시각 및 조형 예술에 있어 주된 표현 대상이자 중요한 주제로서 다루어지 고 있다. 인체에 대한 관심은 오늘날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닌 르네상스 시대 이래 로 계속 이어져 왔다. 서구 예술분야에 있어 인체는 중요한 주제로서 인식되어 왔으 며, 사회적인 불안감이 고조되었을 시기에는 신체의 재현이 중요한 예술의 관심사로 대두되기도 했다(Kwon & Cho, 2002). 16세기 르네상 스 미술의 해부학적 묘사나 단축법과 명암법 등은 자연 모방론을 통한 철저한 검증을 과정을 거쳐 개발되었 으며, 이렇게 얻어진 인체 해부학과 비례론을 바탕으 로 인체 위에서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하게 된다.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이상적인 인체의 모습 을 예술을 통해 표현하는 경향은 단순한 재현의 영역 에서 더 나아가 각 시대의 변화하는 미적 시선을 작품 에 반영하며 인간의 아름다움을 탐구함과 동시에, 인 간의 존재와 그 의미에 대한 철학적 담론까지 이끌어 내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 상대주의적 가치관과 다원 주의적 현상 등이 포스트모더니즘과 해체주의 등의 사조와 연관되면서 미술계와 함께 패션계에서도 인체 에 대한 새로운 관점에서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Kwon & Cho, 2000).
테일러드 의복은 현대 서구 복식 구조의 근간이 되 며, 이상적인 인체의 모습을 의복의 형태로 구현하고 자 하는 명확한 의지를 갖고 있다. 르네상스 시기 이 후 서구 복식은 전통적으로 인체의 구조에 근거한 형 태적 특징을 갖는다. 14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입체적 인 신체의 형태를 표현하고자 시작된 입체 재단은 20 세기 모더니즘 시대의 인체 관절의 움직임까지 고려 한 형태로 발전해 나갔다. 이러한 인체의 해부학적 구 조를 고려한 재단법은 인체의 단순한 재현에서 더 나 아가 그 결함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렇듯 해 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인체의 움직임과 이상적인 인체의 모습을 재현하고자 하는 경향은 복식 구조적 인 측면에서 테일러드 의복으로 연결된다. 테일러드 수트는 관절의 움직임까지 고려한 복식 아이템으로 인체의 형태와 구조, 기능의 재현을 통해 시각적 유사 성을 추구하며, 인체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측면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복식이라고 할 수 있다(Yim & Kim, 2006).
본 연구는 이상적인 인체의 형태, 나아가 인체의 움직임을 재현하고자 하는 인체와 복식의 관계에서 착안하여 인체의 구조, 특히 인체 근육의 구조를 의복 에 적용시키고, 이를 통해 새로운 입체 재단의 구조의 개발을 모색하고자 한다. 인체의 재현이라는 측면에 서 복식의 대표적인 아이템이라 할 수 있는 테일러드 의복으로 디자인 개발의 대상을 선정하였으며, 인체 및 복식의 구조적 특징이 비교적 명확히 드러날 수 있 고, 남성복의 대표 아이템 중 하나인 테일러드 재킷으 로 디자인의 대상을 한정하였다.
패션과 인체를 주제로 한 선행연구들은 주로 사회, 철학적 관점에서 인체의 의미와 미의식에 관한 연구 (Kwon & Cho, 2000;Yim, 2007a, 2017b)이거나, 예 술 작품에서 나타나는 조형미를 통해 복식의 미적 가 치를 조명하는 연구(Kim, 2001), 혹은 패션에 반영된 인체의 왜곡, 변형된 이미지와 복식에서 등장하는 파 편화된 신체 표현에 대한 연구(Choi, 2009; Kim, 2009;Huh & Geum, 2004)가 다수였다. 인체의 근육이미지 를 자수 기법을 통해 복식에 반영하는 연구(Lee & Kim, 2007)도 있었으나, 인체 이미지를 통한 작품 제 작과 관련된 연구는 찾기 어려웠다. 특히 인체 구조를 반영한 의복 구성방식을 개발하는 연구는 아직 미비 한 상황이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인체 근육 구조와 테일러드 재킷의 발전 과정을 고찰하고, 인체 근육 구조가 인체 의 형태와 동작을 조절하고 구성하는 구조를 남성복 테일러드 의복에 적용하여 정형화된 테일러드 구조에 새로운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디자인 개발 가능성 을 확인함과 동시에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체에 더욱 적합한 구조적 의복 형식을 모색하는데 있다.
연구를 위한 방법으로 문헌과 선행연구를 통하여 인체 해부학, 복식 구성, 복식사, 현대 패션 디자인 사 례 연구, 디자인 제작 개발 연구 등을 조사한다. 인체의 근육 구조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통해 근육의 종류와 형태적 특성, 구조와 작동 원리를 파악한다. 또한 테일 러드 의복의 변화와 발전 과정을 살펴보고, 그 형식적 특성을 고찰하며, 현대 패션에서 보이는 인체 재현과 관련된 디자인 특성을 문헌과 사례 분석을 통해 파악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테일러드 의상과 인체의 구조 적 특징을 결합한 디자인 개발 및 작품을 제작하였다.
연구 범위 및 대상은 인체와 패션과 관련된 선행 연구에서 주로 다루어졌던 사례들과 인체, 인체 근육, 패션 등의 키워드로 구글 검색을 통해 얻어진 이미지 들 중 사례로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작품들, 조사 된 최근 선행 연구 이후 주요 도시 패션위크에서 컬렉 션을 선보이는 디자이너들 중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 이는 Thom Browne, Walter Van Beirendonk의 컬렉 션에서 의복의 구성적 요소에 인체 이미지를 적용시 킨 작품이다. 인체와 복식과의 관계를 주제로 삼은 작 품들 중 구조적인 측면에서의 디자인 개발 사례가 드 물고, 그 등장 시기와 대상의 범위 역시 일정치 않은 산발적인 경향이 있어 작품 사례 선정에 특정한 시기 와 디자이너로 한정하지 않았으며, 작품 사례의 아이 템 역시 남성 테일러드 재킷 외 다양한 아이템을 추가 하였다.
Ⅱ. Theoretical Considerations
1. Human muscle structure
1) Definition and type of muscle
인체의 뼈와 피부 사이의 대부분의 조정공간을 채 우고 있는 근육은 수축성 있는 붉은 중앙 조직인 동체 와 섬유조직으로 구성된 진주 빛깔의 건, 혹은 건막으 로 불리는 진주색의 말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건막 은 근육의 살 및 다양한 골격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 골격 근육은 팔과 다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장근, 척 추관절에 위치한 단근, 근간에서 볼 수 있는 대형근으 로 분류된다(Choi, 2009).
근육은 골격근, 심장벽을 형성하는 심근과 내장 및 혈관벽을 형성하는 내장근으로 분류되는데(Jeon, Seo, & Park, 2009; Fig. 1), 이 중 골격근은 다시 그 형태에 따라 실꾸리 모양의 단순한 추상체 형태인 방추상근, 새의 깃털의 모습과 유사한 형태의 섬유 배열의 우상 근, 우상근의 절반에 해당하는 반우상근, 근육 기시부 에서 두 갈래의 근두를 가진 이두근, 두 개의 근복을 지닌 이복근, 다수의 근복을 가진 다복근, 톱니 모양 의 근육 살 섬유로 구성된 거근의 7가지 근육의 종류 로 구분된다(Choi, 2009).
인체의 그 근육은 인체의 몸통에 해당하는 구간부 근육과 팔과 다리 부분의 사지 근육으로 나누어진다. 구간부 근육은 다시 두개골 근육, 경부 근육, 흉부 근 육, 복부 근육, 배부 근육으로 분류되고, 사지 근육은 상지대 근육, 상관근, 전완근, 수근, 하지대 근육, 대퇴 근, 하퇴근, 족근으로 나누어진다(Choi, 2009; Fig. 2). 본 연구에서는 테일러드 상의 디자인과 관련성이 있 다고 여겨지는 인체의 몸통 부분의 근육에 해당하는 구간부 근육 중 흉부, 복부와 배부 근육과 어깨와 팔 을 중심으로 한 상지근을 주로 다루고자 한다.
흉부 근육은 크게 인체의 가슴 부분의 대흉근과 대 흉근의 외부 형태를 유지시켜 주며 흉곽 운동에 도움 을 주는 소흉근, 늑골과 쇄골이 만나는 연골조직에서 시작되어 쇄골에 삽입된 형태의 쇄골하근, 흉곽 측면 을 덮으며 톱니 모양의 지상돌기를 이루는 볼록한 전 방극선이 특징인 전거근과 척추 양쪽의 12쌍으로 이 루어진 늑골거근, 늑골의 하부연에서 상부연 속으로 삽입된 형태의 외늑간근, 외늑간근 안쪽에 위치한 내 늑간근 및 흉벽 안쪽의 흉횡근으로 나뉜다. 복부 근육 은 상단에 위치한 늑골궁, 제12늑골의 하면부터 하단 의 상전장골극, 서혜인대와 치골결합을 연결 부분까 지로 전복근, 측복근, 후복근으로 나누어지며, 다시 전복근은 복직근과 추체근으로, 측복근은 외복사근과 내복사근, 복횡근과 고환거근으로 분류된다. 배부근 육은 후두부부터 미골까지의 경부, 흉부, 복부의 배면 에 위치한 근육으로 승모근과 활배근, 능형근, 견갑거 근, 늑골근, 척추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Choi, 2009).
상지근은 상지대근, 상완근, 전완근 및 수근으로 분 류되며, 상지대근은 다시 삼각근과 극상근, 극하근, 소원근, 대원근과 견갑하근으로 구분되며, 상완근은 상완이두근, 상완근, 오구완근, 상완삼두근으로 이루 어져 있다. 전완근은 원회내근, 요측수근굴근, 장장근, 척측수근굴근, 심지굴근, 천지굴근, 방형회내근, 회외 근, 완요골근, 장요측수근신근, 단요측수신근, 총지신 근, 소지신근, 척측수근신근, 주근, 단모지 신근, 장모 지외전근, 장모지신근으로 분류된다. 수근은 단모지 외전근, 단모지굴근, 모지대립근, 모지내전근, 단장근, 소지외전근, 단소지굴근, 소지대립근, 충양근, 골간근 으로 이루어져 있다(Choi, 2009).
2) Characteristics of muscles
인체의 근육 구조 중 골격근은 인체의 각 부분을 연결하고, 수축 이완을 통해 움직임을 제어하며, 동시 에 그 형태를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골격근은 인 체 중심을 기점으로 좌우 대칭의 형태를 구성하는데, 각 부분의 골격근들은 다양한 크기와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그 역할들 역시 다양하다. 각각의 근육들은 부분적으로 드러나거나 또는 서로 겹쳐지면서 유기적 인 구조로 연결되고, 이 겹쳐짐과 드러남, 개별적 근 육의 형태로 인해 각각의 부분은 다양한 두께감과 구 조선을 만들어내며 인체를 둘러싸고 있다.
근육 구조선의 형태적 특징을 살펴보면 그 구조선 의 경계가 관절의 분절점과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파 악할 수 있다. 인체 근육은 각각의 관절 너머의 영역 을 침범하며, 다른 근육과 연결되고 겹쳐지면서 인체 의 구조를 더욱 역동적이고 유기적인 형태로 구성한 다. 또한 근육의 수축과 이완의 축 역시 수직, 수평으 로 고정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방향과 각도로 구성되 어 있는 것 역시 알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각도의 근육의 축은 동작의 방향성을 규정하며, 인체의 복합 적인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
복잡하고 다양한 움직임이 필요한 부위는 비교적 작은 크기의 다양한 근육들로 형성되어 있으며, 주로 팔과 옆구리, 등판에서 이러한 경향이 보인다. 팔의 경우 중간 크기의 다양한 형태의 근육들이 길이 방향 으로 서로 연결되고 있으며, 옆구리의 경우 전거근과 외복사근이 반복되고 겹쳐지며 톱니 형태의 구조를 형성한다. 등판의 경우 활배근과 같은 비교적 큰 크기 의 근육들로 구성되며, 입체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3) Contemporary fashion designs applying human image
현대 의상 디자인에 있어 인체 이미지는 복식에서 사실적 표현의 형태로 재현되기도 하고, 과장 및 생략 을 통한 재해석의 방식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인체의 외형 이미지를 활용한 디자인부터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인체 내부 구조를 이용한 디자인까지 여러 인체 모티브를 새로운 시각적 표현 개발에 활용하고 있으며, 프린트 이미지로 전환된 인체의 이미지가 적 용된 작품부터, 복식 구조와 결합해 보다 입체적인 형 태로 인체를 재현하는 작품까지 다양한 표현방식과 기법이 존재했다.
(1) Human image representation using printing techniques
인체의 이미지를 프린트 방식으로 의복에 적용한 사례로 <Fig. 3>과 <Fig. 4>는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 로 인체 내부 구조인 골격 구조 이미지를 활용했다. 인체 실루엣을 드러내는 슬림한 실루엣의 상의에 프 린트되어 있는 골격 구조는 마치 엑스레이로 투과된 몸을 연상시키며 유희적인 성격을 더하고 있다. <Fig. 5>는 인체 내부의 심장과 혈관구조를 프린트 형식으 로 복식에 반영한 작품으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2) Human image representation using molding techniques
몰딩은 입체적인 표현방식의 하나로 만들어진 틀 에 금속이나 유리 등을 녹여 주입하여 성형, 제작하는 작업이다(Kwon & Cho, 2002). 이세이 마야케(Issey Miyake)의 바디워크(body work; Fig. 6)는 이 몰딩 기 법을 활용해 제작된 몸판을 의복에 적용한 작품으로 서 인체의 외형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특징을 보여 준다. 인체의 특징을 명확히 보여주고 활동성에 큰 지 장이 없는 몸통에 활용되는 것이 특징으로 가슴을 포 함한 여성의 몸을 입체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성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남성 누드 상반신을 몰딩 기법을 통해 표현한 KTZ의 작품(Fig. 7)은 남성 테일 러드 의상의 기원이 되는 고대 갑옷의 형태를 연상하 게 하며, 강한 남성성을 전달하고 있다. 알렉산더 맥 퀸(Alexander Mcqueen)은 태국 고산족인 빠다웅족의 목장식을 연상하게 하는 겹쳐진 철제링으로 인체의 이미지를 조형적으로 재해석하며 에스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Fig 8). 그의 또 다른 작품(Fig. 9)에서는 인 체 골격의 형태를 변형해 제작된 사실적인 조형물을 통해 뼈라는 인체 내부의 부속물을 인체 외부에 덧입 힘으로써 다른 생명체 혹은 죽음의 이미지를 환기시 키며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3) Human image representation using material textures
<Fig. 10>과 <Fig. 11>은 인체의 외형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으로 피부색과 유사한 연분홍색 반투명 소재의 드레스와 바디 수트이다. 두 작품 착용자의 몸 과 밀착된 실루엣을 갖고 있으며, 표면에 부착된 인체 의 체모를 연상하게 하는 디테일을 통해 인체의 누드 형태를 직접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근육 이미지가 적용된 작품의 경우, 일반적으로 몸 통에 위치한 대흉근과 복직근을 중심으로 디자인 표 현이 되고 있다. <Fig. 12>는 몸통 실루엣이 몸에 밀착 되는 형태로 광택 있는 누빔 소재를 부분적으로 사용 하여 해부학적 인체 근육의 형태를 직접적으로 재현 하였다. 피를 상징하는 붉은 색의 전체적 적용을 통해 피부가 벗겨진 인체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월터 반 바이런동크(Walter Van Beirendonck)는 누드톤의 색 상을 사용하고 인체 근육의 모습을 기하학적인 형태로 간략하게 표현하며(Fig. 13), 톰 브라운(Thom Browne) 의 작품(Fig. 14)은 몸통 외의 팔과 다리 부분의 근육 까지 표현한 것으로, 근육의 형태와 크기를 과장하면 서 유희적 분위기를 생성하고 있으며, 색상 역시 근육 이나 몸을 상징하는 붉은색이나 누드톤의 색상을 배 제하고 파스텔컬러를 사용하면서 동화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2. Historical review of tailored jacket
테일러드 재킷은 테일러드 칼라를 지닌 남성 신사 복과 같은 형태의 재킷을 의미한다(Cheon & Park, 2018). 19세기 이후 정립된 복식 형태는 오랜 기간 라 펠의 폭이나 버튼의 개수 등의 디테일의 변주 외에는 형태적 측면에서 큰 변화 없이 그 정형적 형태를 200 년간 유지해 왔다(Park, Kim, & Lee, 2003). 14세기에 서 17세기에 이르기까지 남성복은 인체의 형태를 추 상적인 형태로 표현한 갑옷의 형태를 모방해 왔으며, 테일러드 재킷 역시 전쟁에서 군인들이 착용한 갑옷 속에 입었던 지뽕(jupon)이 변형된 뿌르뽀엥(pourpoint) 에서 발달되었다고 하겠다. 갑옷은 인체의 형태를 새 롭게 구성하여 다른 매체에 3차원적 형태로 변환하여 재결합하는 방법을 통해 서양 복식에 있어 최초의 진 정한 현대성을 나타내며(Chae, 1996), 현대 남성복의 출발점이 된다.
재킷은 일반적으로 소매가 달려있는 앞트기 형식 으로 걸쳐 입는 구조를 지닌 남성복과 여성복 상의 모 두를 의미한다. 오늘날의 재킷은 신사복과 수트의 상 의를 전형적인 예로 들 수 있는데, 신사복은 보통 라 운지 재킷, 색 재킷이라 하며, 이 라운지 재킷은 미국 에서는 스모킹 재킷으로, 영국에서는 턱시도 재킷으 로 지칭되는데, 이 스모킹 재킷과 턱시도는 점차 디너 재킷으로 통칭되기 시작한다(Choi, 1999).
의복 구성 서적과 재킷 의복 구성에 관한 선행 연 구들을 바탕으로 현대 테일러드 재킷의 기본 구성 요 소를 살펴보면, 테일러드 재킷은 앞판과 옆판, 뒷판으 로 구성되는 몸통과 두 장의 패턴으로 구성되는 소매, 앞판과 연결되는 라펠과 네크와 연결되는 칼라의 구 성 요소로 분류할 수 있다.
그 외 앞판의 앞주머니와 가슴주머니, 앞주머니에 서 가슴으로 이어지는 앞 다트, 앞여밈을 위한 단추의 디자인 요소가 있다. 칼라와 가슴 라펠의 형태, 단추 의 개수와 여밈의 정도, 뒤트임의 유무와 위치 및 개 수 등의 변화를 통해 여러 재킷 아이템으로 분화된다. <Fig. 15>는 교육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제도법 중 하나인 문화식 재킷 패턴 원형으로 기본 투 버튼 싱글 브레스티드(two button single- breasted) 테일러드 재 킷의 패턴 제도법이다.
본 연구에서는 테일러드 재킷의 시기별 변화 과정 을 재킷형 상의 형성기인 13~14세기, 과도기적 성격 의 15~17세기, 재킷형 상의의 정착기이자 완성기인 18~19세기로 나누어 그 복식 구성의 변천과정을 살펴 보고자 한다.
1) Formative period of jacket (13th-14th century)
12세기까지 중세 시대 조각에서 볼 수 있는 복식 형태는 자연스럽게 주름지는 여유 있는 형태로 남성 복과 여성복의 차이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태리 에서 있었던 고전양식 부활의 영향으로 12세기 후반 부터 13세기를 거치며 남성복은 이상적인 남성 누드 의 형태로 인체에 꼭 맞는 형태로 발전되어 나가게 되 고, 의복 구조에서 팔과 다리의 형태를 고려하게 된 다. 이에 더불어 12세기 후반 갑옷의 개발과 연관되어 이로 인해 남성복과 여성복의 극단적인 차이가 형성 되기 시작한다(Chae, 1996). 금속으로 제작된 갑옷의 날카로운 모서리로부터 병사들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입었던 누비옷 지뽕은 인체의 곡선을 반영하기 위해 여러 조각의 재단물을 결합하여 제작되었고, 다트와 솔기를 이용해 여유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Rha, 2003).
14세기는 다트기법을 활용한 재봉법을 통해 인체 에 꼭 맞는 재킷형 의복의 성립 시기로서 남성복과 여 성복의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Choi, 1999). 솜 으로 누빈 쥐뽕은 점차 뿌르뽀앵이라는 용어로 불리 며 일반인들에게 퍼져나가는데, 지뽕은 단추 여밈과 소매, 칼라가 없는 형태였다. 중세 후기 지뽕에서 뿌 르뽀엥으로 발전되어 나가면서 의복을 여미는 단추와 단추 구멍이 처음 의복에 적용되었고, 소매가 달린 재 킷의 형태로 변화되었다(Rha, 2003).
2) Transition period of jacket (15th-17th century)
15세기로 들어오면서 뿌르뽀앵은 인체에 더 꼭 맞 는 구조로 변화하게 되고, 초기의 자연스러운 형태에 서 복잡하게 변형되기 시작한다(Rha, 2003). 길이는 점차 짧아지고, 소매는 과장된 형태로 발전되면서 남 성의 넓은 어깨를 드러내며 이상적인 미를 나타내게 되고(Rha, 2003), 이를 통해 여성복과 구별되는 남성 재킷의 특징을 형성했다.
16세기로 들어오면서 뿌르뽀앵은 대부분의 계층의 남성들에게 애용되면서 남성복에 있어 대표적인 상의 로 정립되었다. 영국에서는 이 뿌르뽀앵을 더블릿이 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더블릿은 남성재킷 의 시초가 된다. 16세기 뿌르뽀앵은 어깨와 가슴의 볼 륨이 과장되고, 몸통과 허리선은 가는 것이 특징인 남 성미가 강조된 형태였는데, 점차 장식적인 단추의 개 수는 증가하게 되고, 구성과 착용의 문제로 소매를 몸 통과 분리하여 제작한 후 끈이나 단추로 몸통의 진동 에 연결해 입는 구조로 변화되었다(Rha, 2003).
17세기 중순에 이르러 뿌르뽀앵은 전체적인 옷 길 이가 짧아지고, 패드와 퍼프를 이용한 과장된 실루엣 의 소매는 사라지게 되면서, 팔에 자연스럽게 맞는 소 매를 지닌 간소한 형태의 옷차림으로 변화하게 된다 (Rha, 2003). 짧은 기장으로 인해 더 이상 바지와 연 결해 입지 않게 되고, 직선으로 제작된 옆선을 통해 활동성을 강조한 형태를 지니게 되었다(Shin, 2016). 뿌르뽀앵의 길이는 점차 더 짧아져 조끼라는 명칭으로 겉옷 아래 입혀지게 되는데, 이것을 영국에서는 웨이 스트 코트라고 불렀으며 실내복으로 주로 활용되었다 (Rha, 2003). 이 뿌르뽀앵을 무릎길이의 상의인 쥐스또 꼬르(justaucorps)가 대신하게 되는데, 이후 18세기 영 국인들에게 유행한 프록 코트(frock coat)의 원형이 된다.
14세기 중반 등장한 뿌르뽀앵은 길이의 변화를 보 여주며 17세기까지 입혀지게 되는데, 이를 통해 르네 상스기를 대표하는 남성복이 되었다. 서양 복식사에 있어 이 시기에는 재단의 발달로 남녀의 의복이 뚜렷 하게 분리되기 시작하고, 여유 있는 실루엣에서 몸에 맞는 구조로 발전해 나가는 과도기적 과정을 볼 수 있 다(Rha, 2003).
3) Completion period of jacket (18th-19th century)
승마복에서 유래한 르댕고뜨(redingote)는 하단이 넓고 긴 형태로 재단된 겉옷으로 18세기 프랑스로 전 파되며 쥐스또꼬르를 대체하게 된다. 르댕고뜨는 그 길이가 점차 짧아지게 되고, 같은 시기 유행한 남성복 상의인 프록과 함께 지금의 재킷으로 발전해 나간다. 1820년경 재킷은 허리의 곡선이 사라지고, 허리 아래 의 길이를 지니며 직각 혹은 둥근 앞단의 자락의 형태 를 갖는데, 이후 20년간의 변화를 통해 허벅지 위의 길이로 짧아진 직선적인 실루엣의 라운지 수트가 되 었다(Park, Kim, & Lee, 2003). 주로 싱글 브레스티드 형태를 지닌 라운지 수트는 뒤트임이 없는 엉덩이를 덮는 길이였고, 작고 반듯한 앞 형태의 칼라와 라펠을 가졌다. 현재 보편화된 인체에 꼭 맞는 말끔한 형태의 남성 정장은 1780년에서 1820년 사이에 완성된 신고 전주의 양식이다(Chae, 1996). 1880년대에 이르면 오 늘날 남성복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유사한 형태의 남성복이 정립되게 된다(Park, Kim, & Lee, 2003).
현대 남성 정장의 형태는 19세기 영국에서 출현된 것이라 할 수 있는데(Chae, 1996), 의복 구성의 발전 을 통해 복식의 구조가 정립되고 테일러드 재킷과 바 지를 중심으로 하는 남성복식의 형식이 확립되었다 (Cheon & Park, 2018). 18세기 말부터 영국 남성복은 화려하고 과장된 형태를 추구하는 구식적 사고에서 벗어나 근대화되기 시작하는데(Chae, 1996), 복식에 있어 시민정신이 반영되면서 19세기 남성복은 실용주 의를 바탕으로 발전해 나갔다(Park, Kim, & Lee, 2003).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며 상의를 지칭했 던 쥐스또꼬르와 프락의 용어는 재킷으로 그 명칭이 바뀌게 되고, 이후 19세기 제3제정시대에 확립되었던 남성복의 형식은 거의 변화가 없이 현대형의 기본이 된다(Jung, 2011).
Ⅲ. Development and Production of Tailored Jackets
1. Development of design
인체에 대한 예술과 철학의 관심은 14세기 르네상 스 시기 이후 패션에 까지 영향을 주면서 이상적인 남 성의 누드를 재현하고자 하는 시도가 시대를 거쳐 남 성복 전반에 걸쳐 나타나게 되었다. 단순한 형태를 넘 어 신체의 구조와 기능까지 반영하고자 했던 이러한 시도는 테일러드 의복의 형태로 구현되며, 현대 남성 복의 근간이 되었다.
12세기 이후의 남성 복식이 인체의 과장과 형식적 변형의 양상 속에서도 이상적인 남성 인체 형상을 표 현하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Chae, 1996). 이러한 이상 적인 신체의 형상과 구조에 대한 시각적인 유사성을 추구했음에도(Park, 2005) 앞선 선행연구들을 통해 그 형식과 구조는 실제 인체의 구조와는 크게 차이가 있 음을 알 수 있었고, 이것은 인체의 외형인 실루엣을 바탕으로 근육 구조 대신 관절을 분절점으로 인체를 구획하고,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최소한의 구성을 추 구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인체를 몸통과 팔, 다리로 구분하고, 다시 몸통을 앞판과 옆판, 뒷판이라는 개념 적인 기준으로 나누게 되며, 그 복식의 구성선은 수직 수평을 기준으로 형성되었다. 이로 인해 복식의 구성 은 수직과 수평, 가상의 구획선들로 이루어진 추상화 된 양식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는 인체 근육 구조와 테일러드 재킷의 발전 과정을 고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체의 구조적 특성 을 테일러드 재킷 구조에 반영하여 오랜 기간 정형화 된 형태를 유지한 테일러드 복식에 새로운 디자인적 방향을 제시함으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조형미를 모색하고, 인체에 적합한 새로운 기능적 형태와 구조 개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데 의의가 있다. 사례 분석 을 위해 수집된 현대 패션 디자인들에서는 프린트 및 몰딩 기법 등과 같은 방법을 통해 인체 각 기관의 외 형적 특징을 직접적으로 작품에 재현하는 제한된 경 향을 보여주었다. 디자인 개발에 있어 프린트 기법 및 몰딩 기법 등을 활용해 인체 형태를 직접적으로 작품 에 전사하는 선행 사례들의 표현방식을 지양하고, 인 체 구조를 반영한 의복 구성방식의 개발과 이를 통해 새로운 기능적 구조를 정립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인 체 구조 중 근육, 특히 골격근의 구조를 중심으로 디 자인적 요소를 발전시켰는데, 골격이 관절의 위치로 비례감과 분절적 구조를 지시하는 역할이라면, 골격 근은 인체의 외형적 입체감을 형성하고, 이를 수축, 이완의 작용을 통해 인체의 움직임과 형태를 조절하 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인체의 외형 적 재현에 중심을 둔 형태적 측면과 인체 움직임의 원 리에 기반한 기능적 측면을 중심으로 개발되었다.
형태적 측면의 디자인 개발에 있어 인체를 구획하 고 있는 첫째, 가상의 추상적 선에서 유기적인 인체의 근육 형태를 반영한 구성선으로의 변화를 추구했고, 둘째, 구성선에 있어 수직, 수평의 기준에서 벗어나 다양한 각도의 구성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앞판과 뒷판, 어깨선을 중심으로 테일러드 재킷의 기본적인 구성선을 인체 근육의 위치와 형태를 반영하여 변화 시키는 구성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디자인 개발 방식 은 테일러드 재킷의 앞판과 뒷판, 소매의 구성선, 다 트의 개수와 형태의 분류 후 각각의 구성 요소들의 구 조적 역할을 파악하고, 그 구성 요소에 대응되는 인체 근육의 형태적 특징과 구조적 특징을 반영하였다. 이 를 통해 기존의 테일러드 구성방식의 장점을 바탕으 로 인체에 더욱 적합한 형태적, 구성적 특징을 구현하 고자 하였다.
기능적 측면의 디자인 개발에 있어 등판의 변화에 집중하였는데, 이것은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른 의복 의 여유량 변화의 폭이 크고, 이 변화를 조절하는 새 로운 기능적 구조의 개발에 인체 근육 구조가 적합하 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변형 플리츠 구조와 일라스 틱 밴드, 스트링 등으로 제작된 이 구조는 패턴의 형 태적 변화와 결합되어 인체의 형태를 재현함과 동시 에 수축과 이완을 통한 활동량 조절의 기능적 원리를 반영하였다.
소재로는 전통적인 테일러드 재킷 소재로 활용되 는 울 소재를 사용했으며, 동시에 인체의 피부와 근육 조직을 연상하게 하는 인조가죽 및 천연 소가죽을 활 용하였다. 또한 피부 조직의 형태적 특징과 기능적 측 면 역시 유사한 스포츠 메쉬 소재를 부분적으로 사용 하였다. 소재의 색상으로는 검정색과 다홍색을 사용 하였는데, 검정색은 작업물의 형태적 특징을 명확하 게 드러내는 특징이 있어 선택하였고, 다홍색은 인체 근육을 연상케 하는 색상으로 디자인의 컨셉을 분명 하게 보여주는 장점이 있어 작업에 적용하였다. 이 두 색상으로 색상을 제한함으로써 디자인 의도를 벗어나 는 요소를 제거하고, 컨셉을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하 였다. 작품은 테일러드 재킷의 변형 디자인 총 4점의 남성복으로 구성되었으며, 디자인 개요를 정리하면 <Table 1>과 같다.
2. Production and explanation
1) Jacket 1
재킷 1은 턱시도 카라의 형태가 테일러드 카라 형 태로 변형된 테일러드 재킷으로 버튼 한 개 여밈의 싱 글 브레스티드 디자인이다. 소매는 패드가 삽입된 어 깨의 셋인 슬리브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소재로는 울 을, 색상으로는 검정색을 활용하였다. 인체 근육 중 외복사근과 전거근, 승모근과 활배근의 형태를 중심 으로 디자인 변형을 시도, 적용했다(Fig. 16).
그 형태적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테일러드 재킷에 서 보여지는 앞판 수직 다트의 형태를 대흉근과 복직 근이 이어지는 구성선의 절개 형태로 변형하였으며, 이 구성선을 시작으로 등판으로 연결되는 사선 패널 들을 제작하였다. 이 각각의 패널들 사이로 삽입된 스 트랩은 등판과 연결되며, 외복사근과 전거근의 연결 부위에서 볼 수 있는 톱니모양의 형태를 재현한다. 이 절개들은 테일러드 재킷의 앞판과 옆판의 수직 절개 를 대신하며 사선 절개의 형태로 전환하였는데, 이것 은 인체 근육의 방향 축과 일치하는 것으로 인체에 사 실적인 입체감을 제공한다. 외복사근과 중둔근이 이 루는 사선 형태의 절개에 앞판 주머니를 삽입하여 인 체 형태를 유지하며, 동시에 테일러드 복식의 구성 요 소를 반영하였다(Fig. 17).
등판의 중심에 위치한 디자인은 인체의 주요 등 근 육이 연결되어 그 움직임에 관여하는 척추를 상징하 는 것으로, 각각의 척추형 돌기들이 다양한 각도로 부 착되어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그 구성 형태가 변화 한다. 각 돌기에는 플라스틱 숫버클이 연결되어 척추 의 형태를 연상하게 한다.
재킷의 앞판 사선 절개에서 출발한 스트랩은 서로 겹쳐지며 등판 중심으로 연결된다. 이는 승모근과 활 배근을 연상케 하는 구조적 형태를 보여준다. 삼각근 이 극하근과 소하근, 대하근을 덮고 있는 모습을 구현 한 어깨 양쪽의 패널은 등판의 근육들이 겹쳐지고 층 위를 이루는 모습을 재현하면서 공간감과 입체감을 전달한다.
2) Jacket 2
재킷 2는 가죽 누빔 롱 테일러드 재킷으로 한 개의 단추 여밈의 싱글 브레스티드 형태의 재킷이다. 몸에 서 목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근육 구조를 반영하여 카라의 형태를 지녔으며, 소재로는 가죽을 사용하였 고, 검정 색상으로 제작되었다. 외복사근, 전거근, 승 모근, 활배근, 극하근, 소원근, 대원근, 삼각근, 상완삼 두근의 형태와 기능에서 착안해 디자인 작업을 진행 하였다(Fig. 18).
재킷의 앞판 다트는 수직의 형태에서 2개로 분할된 사선 다트의 형태로 변화하였다. 이 다트들은 단계적 인 볼륨감을 형성하며, 인체의 입체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등판에서 시작된 사선 절개는 앞판 앞으로 연결되며, 외복사근을 연상하게 하는 곡선을 형성한 다. 허리 절개에서 시작된 옆 절개에 앞주머니가 삽입 되었다(Fig. 20).
소매는 몸판 쪽으로 들어간 래글런 변형 어깨의 형 태를 지닌다. 소매 중심의 절개선을 이용한 둥근 형태 의 어깨는 대흉근과 연결된 삼각근의 형태를 보여주 며 유기적인 인체의 모습을 재현한다. 뒷 어깨 역시 몸판에 삽입된 형태로 등판의 승모근 형태의 절개선 과 연결되며, 등판과 소매 뒷판으로 이어지는 패널을 형성한다. 이 패널은 인체의 땀구멍을 연상하게 하는 메쉬 소재로 제작되어 통기성을 제공하며, 몸판과 소 매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고, 전방으로의 소매 운동 을 용이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활배근 형태의 구조와 연결되면서 밑 암홀 테일러드 구성선을 변형시킴으로 활동성을 강화시키는 소매 무의 역할을 담당한다(Fig. 19). 등판 중심의 패널은 양쪽 어깨와 고무 밴드로 연 결되어 착장자의 움직임에 따라 등판의 폭을 조정하 고 형태를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이것은 클래 식 헌팅 재킷 등에 사용되는 등판 플리츠 구조를 인체 근육 형태와 결합하여 적용한 구조이다.
가죽과 솜을 스티치를 사용해 결합하고, 이를 통해 근조직을 연상하게 하는 입체적인 표면 질감을 표현 하였다. 재봉선은 각 구성 요소의 형상을 따라 제작되 었으며, 이를 통해 작품이 곡선적 형태의 유기적인 실 루엣을 형성하는데 기여한다.
3) Jacket 3
재킷 3은 앞지퍼 여밈의 변형 재킷이다. 붉은색의 인조가죽으로 제작되었으며, 둥근 어깨의 곡선적 실 루엣을 보여준다. 외복사근, 전거근, 승모근, 활배근, 극하근, 소원근, 대원근, 삼각근, 상완이두근, 상완삼 두근의 형태와 기능에서 착안해 디자인 작업을 진행 하였다(Fig. 21).
카라의 형태는 목에 위치한 흉쇄유돌근의 형태에 서 착안해 제작되었으며, 앞판 몸통의 절개는 작업 1 에서 활용된 디자인 요소를 적용하였다. 소매의 경우, 재킷 2에서와 같이 몸통과 유기적인 연결을 보여주는 데, 삼각근과 상완이두근, 상완삼두근의 형태로 절개 되어 보다 직접적인 인체 구조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 다(Fig. 22). 등판에서 소매로 이어지는 절개 역시 재 킷 2에서 개발된 디자인의 변용의 형태로 인체의 모 습을 재현함과 동시에 착장자의 움직임을 용이하게 하는 구조이다. 등 중심에 위치한 역삼각형 형태의 디 자인은 승모근 근조직의 형태와 작용 원리와 유사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수축과 이완을 통해 재킷 등판의 폭을 변화시키며, 착장자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구조 이다(Fig. 23). 단순한 외형적 유사성을 넘어 실제 근 육의 움직임을 상징적으로 구현하면서 인체의 구조적 특징을 재현한다.
재킷 2와 같이 재봉선으로 근육의 결과, 유사한 입 체적인 표면 질감을 갖고 있으며, 붉은 색상의 인조 가죽을 사용하여 더욱 극적으로 근조직을 연상하게 한다.
4) Jacket 4
재킷 4는 턱시도 카라 변형 원버튼 테일러드 재킷 이다. 검정색 면원단을 주소재로 사용하고 부분적으 로 가죽과 합성섬유 메쉬원단을 사용했다. 외복사근, 전거근, 승모근, 활배근, 극하근, 소원근, 대원근, 삼각 근, 상완삼두근의 형태와 기능을 디자인에 적용했다 (Fig. 24).
앞판의 디자인은 앞선 작품들에서 보여준 것과 같 이 다트를 2개의 사선 형태로 분할, 변형하였다. 재봉 선을 이용해 가죽과 솜을 부착한 패턴을 허리부분에 삽입하고, 허리의 곡선을 사선방향으로 전환시키며, 보다 인체에 가까운 볼륨을 만들었다. 등판 중심의 인 조 근육은 인체 승모근과 유사한 형태와 역할을 담당 하며, 착장자의 움직임에 따라 등판의 너비를 조절한 다(Fig. 25).
소매 역시 앞선 작업들과 동일하게 등판과 유기적 으로 연결되는데, 등판과 연결된 패널은 가죽 누빔으 로 제작되어 시각적으로는 인체 근조직을 연상하게 하며, 동시에 뒷소매 구조가 무너지지 않게 하고, 등 판의 형태를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Ⅳ. Conclusion
오랜 기간 복식에 있어서 이상적인 신체재현은 중 요한 주제였다. 14세기 인체의 형태에 관심을 갖고 발 전되어 나간 입체재단의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남성복 테일러드 의복의 형태로 정립되었다. 하지만 전통적 의복 구성에 있어 신체 재현은 인체의 외형, 실루엣의 재현을 의미하며, 그 형태를 재현하는 구조 적 특성을 포함하지는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인체 재 현의 의미를 외형적 실루엣에 한정 짓지 않고 인체의 그 구성적 특징, 특히 골격근의 구조까지 범위를 확장 해 디자인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인체의 형태적 특징 을 더욱 적극적으로 구현할 뿐 아니라, 기능적 특징까 지 반영하면서 단순한 외형의 재현을 넘어 인체에 더 욱 적합한 형태의 의복 형식을 모색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인체 근육의 종류와 형태를 살펴보 고, 그 형태적 특징을 알아보았다. 또한 테일러드 재 킷이 구조적 특성이 정립되어 온 과정을 문헌을 통한 이론적 고찰을 통해 살펴보았으며, 인체를 주제로 한 선행연구와 선행 디자인 작업을 분석하고 표현 특성 을 파악하였다. 이를 통해 테일러드 복식구조와 인체 구조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발된 디자인 요소를 총 4벌의 작품에 반영하여 제 작하였다. 선행 연구를 통한 이론적 고찰과 총 4벌의 작품 제작을 통해 얻어진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테일러드 의복은 인체의 재현이라는 측면에 서 의복 구조가 발달했지만, 그 구조는 인체의 관절을 중심으로 한 분절점을 기준으로 인체의 전체적인 실 루엣을 반영하는데 그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는 테일러드 복식의 구성선의 역할과 특징을 파악하 고, 이에 대응되는 위치의 근육 구조의 형태적 특징과 기능을 반영하여 인체의 유기적인 형태를 재현했다. 앞판의 다트를 외복사근 형태로 분할, 변형하고, 등판 과 소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디자인 등을 통해 인 체의 재현이라는 개념을 확장시킬 수 있었다.
둘째, 착용자의 활동성을 위한 등판의 여유분량을 인체 근육의 성질을 모방한 인조근육을 통해 조절하 면서 인체 움직임을 고려한 새로운 방식의 구조를 제 안할 수 있었다. 인조 근육의 적용은 등판 승모근 위 치에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너비가 변화하는 인공 적인 구조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고무밴 드, 고무줄, 신축성 있는 소재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했다. 이를 통해 근육구조와의 시각적인 유사성 외에도 실제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른 변화를 인조 근 육 구조의 수축, 이완을 통해 조절하며, 착용자의 활 동성을 확보했다.
셋째, 자수 기법을 활용해 인체 근육 조직의 형태 감을 재현하면서 새로운 조형미를 제안하였다. 소재 질감은 봉재선을 이용해 누빔 원단을 사용함으로써 인 체 근조직의 형상을 연상하게 하고, 입체적인 볼륨감 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개발되었다.
본 연구는 인체 근육구조를 활용하여 그 형태적 특 징과 기능적 구조를 적용하여, 테일러드 재킷의 구성 요소의 형태를 변화시키고, 인체 재현이라는 측면을 강화하였다. 이를 통해 정형화되어 있던 테일러드 재 킷 디자인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동시에 새로 운 구조의 가능성을 제안하였다. 인체 재현을 주제로 한 디자인에 있어서도 프린트와 과장된 디테일 등의 획일화된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인체를 주제로 구조 적 측면에서의 접근에 디자인적 의의가 있다. 본 연구 가 인체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디자인적 가능성을 모 색하는 계기가 되며, 테일러드 복식의 디자인 접근 방 식을 다양화하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