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Introduction
오랜 역사적 전통을 지닌 중국은 최근의 경제성장과 함께 세계적인 영향력을 끼치 는 국가의 반열에 들어섰다. 동양의 문화권을 대표하는 중국의 문화는 오랜 역사 동 안 세계인들에게 관심과 흥미의 대상이었다. 근세 유럽에서 시누와즈리(chinoiserie) 라 불리며 성행한 중국풍의 디자인이 서양인들에게 동양문화권에 대한 환상과 동경을 심어준 것과 같이 현대에도 중국의 전통문화는 특유의 전통미를 지니고 있으며, 전통복식이나 공예의 기법들이 훌륭한 디자 인 영감이 되고 있다.
중국은 한족과 55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다민 족 국가이기 때문에 자연환경과 생활 방식이 각기 다 르고 전통문화 또한 차이가 있다. 소수민족의 전통문 화에서 보이는 풍부한 양식과 독특한 도안은 종교, 신 앙, 민족 융합의 역사적 흔적을 보여 준다(Zhang & Kim, 2011). 그 대표적 사례로 중국 남부 귀주성(贵州 省)에 거주하고 있는 묘족(苗族), 포의족(布依族)의 납 염은 2,000여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중국 의 전통 납염을 대표한다고 평가받고 있다. 납염은 염 색의 한 기법으로써 밀랍으로 그림을 그린 후 문양을 방염 처리하여 무늬를 얻는 것을 말한다. 납염에 있어 문양은 그 민족의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형성된 후 유구한 역사를 통하여 변화, 발전되어 왔다.
묘족은 단채(丹寨), 황평(黄平), 안순(安顺) 등의 지 역에서, 포의족은 안순(安順), 진녕(鎭寧), 관령(关岭) 등에서 납염을 하고 있다. 그 중 단채 묘족과 진녕 포 의족의 납염은 전통적 제조방식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까지 귀주성에 거주하고 있는 부녀자들에 의해 계승 발전되고 있다.
관련 선행 연구를 살펴보면, 묘족과 포의족의 복식 유형에 관한 연구(Chun, Bai, & Kim, 2007; Kim, 1998; Kim & Hong, 1999; Kim & Lim, 1998)에서 복식의 색상, 형태, 문양, 장신구, 직물 등 전반적인 복식의 특 징을 다루었다. 묘족 납염에 대한 연구(Kim, 2009; Kim, 2010; Lee & Sohn, 2011a, Lee & 2011b)에서는 묘족납 염의 유형을 분류하고, 전통납염의 염료 및 제작방법, 납염 문양의 특성에 대하여 규명하고 분석하였다. 또 한 묘족 복식이미지를 활용한 디자인 연구(Lee, Yoon, & Han, 2007; Wang & Cho, 2011; Zhang & Kim, 2011) 등에서 전통 묘족 여자 복식의 디테일과 배색, 도안을 현대적으로 활용한 바 있다. 이상의 선행연구 를 살펴보면 묘족, 포의족의 복식과 납염 및 자수에 대한 개별적인 연구는 이루어졌지만, 납염을 대표하고 있는 단채 묘족과 진녕 포의족의 납염을 비교하여 그 특징을 분석한 연구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귀주성 납염을 대표하는 단 채 묘족과 진녕 포의족을 중심으로 납염의 기법을 살 펴보고, 묘족과 포의족의 납염 특징을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단채 묘족과 진녕 포의족을 선정한 이유는 단 채 묘족은 중국에서 납염이 시작된 시초부터 역사적 전통을 보존하고 있어 묘족 납염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으며, 진녕 포의족은 ‘포의족 납염의 고향’이라고 명명되며, 포의족 납염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 이다. 이 두 민족의 납염은 예술성을 높이 평가받는 중국의 대표적인 납염으로, 색상과 문양 표현 등을 통 해 민족의 예술적 표현의지를 잘 보여준다.
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연구 문제로 첫 째, 묘족과 포의족 납염의 제작 과정을 고찰하고, 둘 째, 묘족과 포의족 납염의 색상과 문양을 중심으로 표 현적 특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중국 전통 납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묘족과 포의족의 납 염이 지니는 독자성과 문화적 가치를 인식하여 현대 적 계승의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자 한다.
Ⅱ. Theoretical Background
1. Concept and history of batik
납염은 방염(防染)의 일종으로 염료의 침투를 막고 자 하는 부분을 사전에 밀랍 등으로 덮고 염색하여 천 에 무늬를 나타내는 염색기법이다(Korea Dictionary Research Publishing, 1998). 방염을 통해 문양을 만드 는 염색 기법은 고대인도, 이집트뿐 아니라, 인도네시 아, 중국, 일본 등 세계 여러 지역에서 행하여 왔다. 인 도네시아의 친츠 바틱(chintz batik)은 국제 공용어로 이란에서는 칼람카리(kalamkari)라고 하고, 중국, 일본 에서는 화포(花布), 인화포(印花布)(Lee, 2008) 등으로 명명되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납염 또는 납방염(蜡 防染)이라고 하며, 파라핀(paraffin)염이라고 불리고 있 다(Park & Ra, 2014).
중국의 납염은 소수민족의 전통 염색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소수민족의 전통 염색 기법은 고대로부터 지속적으로 발전해온 것인데, 일반적으로 무명포에 천연염료인 쪽물을 염색하면서 방염 기법을 이용하여 문양염(紋樣染)을 만든 것을 말한다.
납염은 진(秦) 말기에서 한대(漢代)에 걸쳐 서남지 방의 소수 민족인 묘족에게서 시작되었고, 남북조시 대(南北朝時代)에 상당히 유행하였다. 문헌에서도 “초 (蠟)를 사용하여 꽃을 그리고 물감을 들인 후 초를 없 애면 화문(花紋)이 나타난다.” 라고 납염에 대해 기록 하고 있다(Lee, 2008). 이후 수․당 시대(隋․唐時代) 에 들어서 묘족의 납염은 이미 중국 전역에 널리 알려 져 조정에 공납하는 주요 물품이 되었고, ‘점납만(点 蜡慢)’이라 불렸다(Lee, 2008). 또한 송사(宋史)의 기 록에 의하면 귀주성 검남포의족묘족자치주(黔南布依 族苗族自治州)에 거주하는 포의족이 밀랍을 만드는 방염제를 이용하여 납칼로 천위에 방염처리로 문양을 그렸다고 기록하였다(Lee, 2015). 1987년 귀주성 평 패현(平坝县) 고분 출토물에서 송대 새 문양 납염과 자수 장식이 있는 주름 스커트가 발견되었는데, 이 유 물에 의하면 송대에 이르러 중국의 염색기술이 매우 발전되었으며, 특히 중국 소수민족 특유의 납염이 생 활 공예품과 복식에 광범하게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 다. 청대에도 소수민족의 납염이 민가에 널리 사용되 면서 남인화포(藍印花布)에서 다색염인 채인화포(彩 印花布)로 발전하게 되었다(Lee & Sohn, 2011b).
납염이 처음 시작된 진한 시대는 대부분 중원지구 와 남부지구의 소수민족이 납염을 하였으나, 송대 이 후 중원지구가 쇠퇴하면서 엄서(广西), 운남(云南), 사 천(四川), 호남(湖南), 귀주 등 주로 서남지역을 중심 으로 납염이 행해지게 되었고, 묘족, 포의족, 요족(瑶 族), 이족(彝族), 여족(黎族) 등의 소수민족에 의해 계 승 발전되고 있다(Jia, 2013).
이처럼 납염의 역사를 살펴보면 중국 남부의 귀주 성에 거주하고 있는 묘족과 포의족이 중국 전통납염 의 형성과 발전과정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으며, 오랜 역사를 통하여 전통납염을 계승, 발전시킨 것을 알 수 있다. 현재까지 귀주성에 거주하는 묘족과 포의족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납염을 활용한 각종 생활 공예품 과 복식 장식물을 제작하고 있어 중국 납염을 대표한 다고 할 수 있다(Kim, 2010).
2. Types of batik
납염은 나라, 지역마다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데, 여기서는 크게 방염제, 도구, 표현기법, 지역에 따 라 납염의 종류와 그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납염의 방염제는 추출물에 따라 식물, 동물, 광물질 등에서 얻을 수 있다(Kim, 1992). 식물에서 얻은 방염 제로는 단풍나무 수지에서 추출한 풍염(枫染)이나 소 나무의 진액으로 만든 송지염(松脂染) 등이 있다. 동 물에서 얻은 방염제로 대표적인 밀납은 꿀벌이 몸에 서 분비하는 물질로 만든 방염제이며(Lee, 2008), 스 테아린산 납(stearic acid wax)은 소나 말 등의 동물성 유지 속에 포함되어 있다. 광물질에서 얻은 방염제는 파라핀 왁스(paraffin wax) 혹은 석랍(石蠟)이라고도 하여 석유의 성분에서 얻은 무색 또는 백색의 납으로 탄화수소의 혼합물이다(Kim, 1992).
납염의 도구는 납을 그리는 도구로 지역, 민족 등 에 따라 다른데, 펜 모양이나 칼날, 침, 깃털 등이 흔 히 사용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밀납액을 넣어 그릴 수 있는 짠띵(canting)이라 불리는 펜 모양의 도구나 판을 사용한다(Kim, 2013). 중국에서는 동납도(铜蜡 刀), 죽침(竹枕), 깃털, 금속도장(戳子)을 사용하는데 (Jia, 2013), 소수민족에 따라 묘족, 이족, 요족은 동납 도, 죽침, 깃털을 많이 사용하고, 포의족은 동납도와 금속도장을 같이 사용한다. 또한 방염제의 종류에 따 라 납염도구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밀납을 방염제로 사용할 때 동납도, 금속도장을 주로 사용하고, 풍염과 송지염을 방염제로 사용할 때에는 죽침과 깃털을 도 구로 많이 사용한다(Jia, 2013).
납염을 그리는 기법은 민족과 지역에 따라 다양한 데, 일반적인 표현기법으로는 점납(点蜡), 빙납(冰蜡), 다색납염(多色蜡染) 등이 있다. 점납은 납을 점처럼 찍어서 문양을 그리는 기법이고, 빙납은 납의 갈라진 틈사이로 염료가 침투하여 자연 발생적으로 문양이 생성된다. 다색납염은 먼저 흰 천 위에 도안을 채색하 여 채색된 부분을 납으로 방염한 후, 나머지 바탕색을 납염하여 다양한 색상의 도안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Lee & Sohn, 2011a).
납염은 지역에 따라 표현유형과 특징이 다르다. 중 국 귀주성 묘족의 납염은 용강(榕江)형, 단채(丹寨)형, 종강(從江)형, 마강(麻江)형, 황평(黄平)형, 안순(安順)형 등 10개 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He & Yang, 2009). 이 지역 중 관련 선행연구(Lee & Sohn, 2011a; Ma, 2003)에서 묘족 납염의 대표 지역으로 언급된 황평, 안순, 단채지역 납염의 특징을 간략히 살펴보았다. 이 세 지역은 묘족 전통 납염의 3대 고향으로 불리는 중 국 고대 납염의 발원지이다(Lee & Sohn, 2011a).
황평지역의 납염은 밀납을 방염제로 사용하고, 흔 히 사용되는 동납도 대신 죽침(竹枕)이나 죽피(竹皮) 를 사용하며, 납염의 색깔도 노란색, 붉은색 또는 자 수와 섞어 화려함을 표현한다(Jia, 2013). 안순형 납염 은 빙납기법과 다색납염이 주를 이루어 다채롭고 현 대적인데, 최근에는 천연염료보다 수입한 화학염료를 사용하며, 현대화된 모습을 보인다(Lee, 2008). 단채 형 납염은 천연 염료와 방염제를 사용하여 천위에 동 납도로 점납을 하고, 다양한 문양을 그리고 방염 처리 후 남색염료에 침염하여 백색 문양을 보이는 전통적인 납염기법을 고수하고 있다. 단채지역은 전통적인 납염 기법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으며, 생활용품 등에 광범 위하게 사용하여 민족 예술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귀주성 포의족의 납염은 진녕, 안순(安順), 관령(关 岭), 청륭(晴隆), 보정(普定), 혜수(惠水) 지역 등에서 행해지고 있는데, 선행연구(Jia, 2013; He & Yang, 2009)에 따라 귀주성 남부지역을 대표하는 혜수납염 과 서부지역을 대표하는 진녕납염을 살펴보면, 혜수 형은 주로 단풍나무액을 방염제로 사용해서 붓으로 문양을 그린다. 진녕형은 천연 봉납을 방염제로 사용 해서 전통적인 동납도로 문양을 그리는데, 송대부터 납염의 오랜 역사를 지니며 전통 기법과 문양이 잘 보 존되어 포의족의 독특한 민족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진녕지역의 석두채는 1995년에 ‘포의족 납염의 고향’이라고 명명되어 귀주성 포의족 납염을 대표한 다고 할 수 있다.
3. Cultural characteristics of the Danzhai Miao and Zhenning Buyi
귀주성 단채현 묘족은 주로 배막촌(排莫村), 배도촌 (排倒村)을 중심으로 거주하는데, 이곳은 해발 600~ 1,200m의 운귀고원(云贵高原) 지대이다. 주로 온난 다습한 아열대 기후로 도시와 멀리 떨어진 촌락이어 서(Zhou, 2013) 산지지역과 강변 주변에서의 농업을 위주로 경제생활을 영위해 왔다(Kim, 1998). 귀주성에 거주하는 묘족은 그 갈래가 많고 각기 다른 문화와 복 식을 보이고 있다. 단채현 일대에 살고 있는 묘족은 백령묘로 묘족의 갈래를 따르고 있다(Chun et al., 2007).
묘족의 유구한 전통문화는 여러 면에서 다양하다. 그 기저에는 주술신앙(巫教信仰)이 있는데, 출생, 이 름, 결혼, 질병, 사망까지의 인간사를 통한 모든 예식 이 주술적인 성격과 관련되어 있어 생활의 금기도 많 았음을 알 수 있다(Kim & Lim, 1998). 영혼, 귀신의 존재를 믿어 악령을 쫓는 무당들이 있으며, 동물을 제 물로 바치기도 하였다. 묘족은 자연 만물에 신이 있다 고 생각하여 바위, 석굴, 나무, 산림 등을 숭배하였고, 부족을 지켜주는 토템으로는 반호(盘瓠: 신령스러운 개), 단풍나무, 나비, 새, 용, 물고기 등을 숭배하였다 (Chen, 2007).
묘족의 종교와 신앙적인 요소는 복식의 소재, 색상, 문양, 장식품 등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주술신앙의 종교적 색채는 토템이나 기타 숭배하고 있는 사물을 수놓거나 문양으로 그리거나 염색하는 방식으로 나타 났다(Wu & Lee, 2006). 묘족의 종교 신앙이나 토템숭 배, 자연숭배는 복식의 색채, 문양 표현과 관련이 깊 은 것을 알 수 있으며, 복식에 사용된 납염, 자수, 금 직(锦绣)에 나타난 문양은 추상화, 단순화된 경향을 보인다.
묘족의 복식은 기본적으로 상의와 하의가 나누어 진 형태이다. 여자 복식의 기본 형태는 카프탄형의 상 의와 주름치마로 옷 형태가 단순한데 반해 자수나 납 염, 기타 장신구 등이 매우 화려한 특징이 있다(Lee et al., 2007). 복식에는 귀신과 자연숭배, 토템숭배로 인하여 다양한 동식물 문양을 볼 수 있으며, 샤머니즘 의 조형미와 종교문화를 표현하고 있다.
진녕 포의족은 주로 안순시 황과수 폭포에 인접한 석두채(石头寨)에서 거주하고 있다. 주택은 석두방(石 头房)이라고 하는데, 이들 지역에서 생산되는 돌을 사 용하여 주택의 기초부터 담장까지 모두 돌로 쌓아 올 리고 지붕 꼭대기도 돌판으로 덮는 양식을 말한다. 주 변에 강을 끼고 있고, 주위에는 무성한 대나무와 풍수 나무숲이 있으며(Zhou, 2013), 아열대 기후로 여름에 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포근한 날씨여서 논농사를 짓 고 소, 돼지, 닭 등을 사육한다(Lee, 2015).
포의족은 만물에 영혼이 있다고 믿는 종교적 관념 에 기반하여 조상숭배, 다신숭배 및 자연숭배를 하였 다. 이러한 종교의식의 기원에는 포의족의 선조와 이 들의 생업인 농업이 깊이 관련되어 있다. 포의족의 옛 노래 “십이개태양(十二个太阳)”에 의하면 포의족은 풍년을 기원하고 집안의 번창을 바라면서 산, 강, 나 무, 소, 태양, 하늘, 대지, 강을 숭배한 것을 알 수 있다 (Zhou, 2013). 포의족은 재앙을 막고 신의 보호를 받 기 위하여 일상생활에서 무당을 청하여 점을 치고 제 사를 지낸다. 포의족은 수도작(水稻作) 농사를 지어온 오랜 역사를 갖고 있어 ‘벼농사민족’이라는 별칭을 갖 고 있으며, 매년 음력 6월 6일 논벼의 조상인 반고(盘 古)에 대하여 제사를 지내며 풍년을 기원한다(Jung, 2007). 또한 포의족의 전설에 따라 악마를 좇아내고 건강을 지켜준 개를 구신(狗神)이라 하여 섬기었고, 자손이 번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물고기와 새우신 을 숭배하였다(Lee, 2015).
포의족의 복식은 활동이 편리한 단순한 형태로 발 달하였는데, 여성들은 교령당의에 상의의 가장자리, 어깨, 소매부리에 자수나 납염을 하였다. 하의로는 주 름장군(百褶长裙)으로 그 소재는 사선으로 무늬가 찍 힌 납염포가 일반적이며, 그 위에 직금한 긴 앞치마 (长围裙)를 착용하고 머리에는 수놓은 두건(绣花头 巾)을 착용하였다(Kim & Hong, 1999). 진녕 포의족 의 전통 복식은 수직, 자수, 납염 등 전통적인 수공예 로 장식되어 문화적 특징을 볼 수 있고, 복식의 형태 와 장식의 독특한 문양조합을 통해 숭배문화를 엿볼 수 있다.
Ⅲ. Research Method
1. Data collection and research process
중국 소수민족의 문화와 납염, 복식에 대한 중국 및 한국의 단행본 서적과 선행연구를 토대로 문헌고 찰을 실시한 후, 실증연구로 2017년 1~2월에 걸쳐 중 국 귀주성 검동남묘족동족자치주(黔东南苗族侗族自 治州)의 단채현과 귀주성 안순시 진녕현 석두채를 현 지 답사하였다.
첫 번째 연구문제인 납염의 제작과정 비교를 위해 단채현 배막촌의 묘족 납염계승자와 진녕현 석두채의 포의족 납염계승자의 납염작업실을 방문하여 납염의 제작 과정과 염료, 납염도구 및 납염의 특징 등에 대 해 직접 확인하고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납염 실물 및 납염 제작 과정을 촬영하였다.
두 번째 연구문제인 납염의 표현적 특성을 분석하기 위하여 묘족과 포의족 납염 계승자들이 2016년 1월에 서 12월까지 제작한 작품 총 283점 중에서 각 민족의 납염 계승자 3인이 납염 특징을 대표한다고 중복 추 천한 작품을 대상으로 하여, 단채 묘족의 납염 50점, 진녕 포의족의 납염 50점, 총 100점의 납염작품을 연구 대상으로 최종 선정하였다.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묘 족과 포의족 납염의 색상과 문양을 양적 분석하였다.
2. Analysis methods
납염의 제작 기법은 선행연구(Chen, 2007; Kim, 2010; Zhou, 2013)를 토대로 본 연구자가 현지 답사하 여 단채현 묘족과 진녕현 포의족의 납염계승자와 직 접 인터뷰를 실시하고, 납염 제작 과정을 관찰한 내용 을 중심으로 납염 제작의 순서, 염료, 도구 등을 살펴 보았다.
납염의 표현적 특성은 연구대상으로 최종 선정된 총 100점의 납염작품을 대상으로 납염의 색상과 문양 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으며, 구체적인 분류방법을 제 시하면 <Table 1>과 같다. 납염의 색상은 KS 색체계 의 10색상(R, O, Y, YG, G, BG, B, bV, P, rP)을 기준 으로 하였고, 분석에 사용된 색상 수집은 염색된 부분 에서 육안으로 구분이 가능한 모든 색으로 하여, 묘족 의 납염에서 52색, 포의족의 납염에서 63색이 수집되 어 총 113개의 색상을 분석하였다. 톤의 특성은 KS 색체계를 토대로 vv(vivid), sf(soft), dl(dull), lt(light), pl(pale), dp(deep), dk(dark), wh(whitish) ltgy(light grayish), gy(grayish), dkgy(dark grayish), bk(blackish) 의 톤으로 분류하였다. 객관적인 분석을 위해 납염의 색상과 톤은 KS 표준색 컬러칩 155(Color & Design Institute & Union Color Tech, n.d.)에서 유사한 컬러 칩들을 납염 실물 위에 올려놓고 실물과 가장 근접한 컬러칩을 최종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고, 선정 된 컬러칩에 명기된 컬러와 톤을 사용하였다. 이 과정 을 연구자 3인이 합의하여 진행하였으며, 일주일 후 2차 분석을 실시하여 1차 분석과 차이가 있는 5건에 대해 재분석을 실시하여 최종결과를 얻었다.
문양의 종류는 선행연구(Hyun & Bae, 2007; Lee & Sohn, 2011a)를 참조하여 자연문양, 기하문양, 복 합문양, 인공문양으로 분류하였다. 기하문양은 소용 돌이, 점, 선, 삼각형, 사각형, 마름모, 기타로 세분화 하였고, 자연문양은 동물문, 식물문, 동․식물문, 기 타로 세분화하였다. 복합문양은 기하․동물, 기하․ 식물, 기하․동식물로 나누었다. 문양의 표현기법은 선행연구(Lee, 2007; Park & Yeom, 2015)를 참고하 여 사실적 표현, 기하적 표현, 약화적 표현, 복합적 표 현으로 나누었다. 모티프 구성 방법은 선행연구(Lee, 1994; Lim, 2014)에 따라 크게 회전형과 완전 대칭형, 불완전 대칭형, 원포인트, 기타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소수민족의 납염은 전체적으로는 대칭을 이루지만 일 부분이 변화되어 완전 대칭이 아닌 사례가 많기 때문 에 완전 대칭형과 불완전 대칭형으로 나누어 상하, 좌 우, 상하좌우, 사선형으로 세분하였다. 회전형은 시계 방향, 반시계 방향으로 나누었고, 하나의 모티프가 전 체디자인을 구성하는 것은 원포인트형으로 보았다.
Ⅳ. Research Results
1. The batik production process of the Miao and Buyi
묘족과 포의족의 납염 제작과정은 일반적으로 제 직, 전 처리, 점납, 침염, 퇴납 정리의 단계를 거치며, 그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천을 짜서 염포를 준비한다. 둘째, 염포를 물에 3~5회 반복 해서 씻고 염포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전 처리를 한 다(Kim, 2010). 셋째, 납을 입히는 점납 과정으로 동 납도로 방염제인 봉납을 찍어서 천 위에 문양을 그린 다(Fig. 1 and 4). 넷째, 염포를 염색하는 침염과정으 로 점납 처리한 천을 염료를 넣는 항아리에 넣은 후 30분에서 1시간마다 천을 건져 올려 산화시키고, 물 이 완전히 빠지고 나면 다시 천을 항아리 속에 담근 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3~5차례 거치면 천이 남색으 로 염색된다(Fig. 2). 침염이 끝나고 포의족의 경우 콩 물처리(上浆)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은 색을 잘 유 지하기 위해서 천위에 콩물을 들이는 것으로(Jia, 2013) 보통 3회 정도 처리한다. 다섯째, 퇴납 정리는 납을 제거하는 과정으로 끓는 물에 넣어 납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헹궈준다(Fig. 3).
묘족과 포의족의 납염 제작기법을 현지 조사한 결 과, 그 차이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납염제작에서 제직, 전처리, 점납의 과정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으 나, 침염 단계에서 묘족은 5회 남짓으로 침염하는 반 면, 포의족의 경우는 8~10회를 거쳐 침염의 시간과 횟수가 많아 매우 짙은 색상을 나타냈다(Fig. 5). 또한 색상을 짙게 염색하는 포의족의 경우, 염색 견뢰도를 높여주는 콩물 처리(Fig. 6)를 특히 중요시 하며, 반드 시 실시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염료의 경우, 묘족과 포의족은 예부터 남초(蓝草) 를 재배하였으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염료 추출 방 법으로 첨가물 없이 천연염료를 사용해 왔다. 귀주성 지역은 아열대 계절풍 기후로 남초 성장에 필요한 기 온과 습도가 적절하여 품질이 우수하다. 전통방법으 로 추출한 염료는 항상 침염 항아리에 보관하며, 한두 번 사용된 염료는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다.
납을 입히는 점납 도구를 살펴보면, 묘족과 포의족 은 같은 금속 동납도를 사용하지만 모양이 다르다. 묘 족의 경우는 사이즈 별로 얇고 둥근 부채형의 동납도 2~4개를 사용하여 얇은 곡선 쪽으로 문양을 그리기 때문에 가늘고 섬세한 표현이 가능하다(Fig. 7). 포의 족은 두께감 있는 사다리꼴의 동납도와 금속 원형도 장을 총 15~20개 사용하여 그리는데, 굵은 선과 면은 사다리꼴의 동납도로 그리고, 점 같은 단독 형태는 금 속도장으로 찍듯이 그린다. 정리하면, 납염의 점납 도 구는 묘족보다 포의족이 도구의 개수가 더 많고 형태 와 두께에 차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Fig. 8).
2. Batik expressive characteristics of the Miao and Buyi
1) Color
묘족 납염 50점, 포의족 납염 50점에서 사용된 모 든 색상을 추출한 결과, 염색이 이루어진 부분에서 묘 족은 총 51개, 포의족은 총 62개의 컬러가 추출되어 총 113개의 컬러를 수집하였다. 묘족 납염은 남색 (blue violet)이 39점, 파랑색(blue)이 12점 순으로 나타 났고, 포의족은 파랑색(blue)이 37점, 남색(blue violet) 이 25점 순으로 나타났다(Table 2). 묘족과 포의족 모 두 남초로 염색하기 때문에 파랑색과 남색이 주로 나 타난 것을 알 수 있다.
톤을 살펴보면 <Table 3>과 같이 묘족은 deep(29 점), soft(11점), dark(6점) 톤의 순으로 나타났고, 포의 족은 blackish(39점), deep(8점), dark(7점), dark grayish (7점) 톤의 순으로 나타났다. 묘족과 포의족 납염은 공통적으로 저명도의 dark, deep 톤이 많았다.
차이점을 살펴보면, 묘족은 deep 톤이 가장 많았고, soft톤의 부드러운 톤도 많았던 반면, 포의족은 검은 빛에 가까운 blackish 톤이 압도적으로 많고, deep, dark, dark grayish 톤이 많아 전반적으로 묘족보다 어 둡고 진한 컬러톤이 많았다. 평균 5회 정도 염색하는 묘족보다 포의족은 8~10회 정도로 반복 염색하는 횟 수가 더 많기 때문에 더욱 진한 컬러가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2) Pattern
(1) Types of pattern
문양의 종류에 따라 기하학, 자연, 복합, 인공 문양 으로 분류한 결과, <Table 4>와 같이 묘족은 자연(34 점), 복합(14점), 기하학(2점) 문양 순으로 나타났고, 포의족은 기하학(20점), 복합(20점), 자연(10점) 문양 의 순으로 나타났다. 묘족과 포의족의 납염에서 공통 적으로 인공 문양은 나타나지 않았다.
묘족의 경우, 동식물이 혼합된 자연문양(25점)의 비 중이 매우 높았고, 기하학과 동물, 기하학과 동식물의 복합문양이 각각 7점씩 나타났다. 반면, 기하학문양으 로만 된 경우는 많지 않았다. 포의족의 경우, 기하학문 양(20점)의 비중이 매우 높았고, 기하학과 동식물(10 점), 기하학과 식물(9점)이 많이 나타났다. 정리하면, 묘 족은 자연문양 중 동물, 혹은 동식물의 비중이 높은 반 면, 포의족은 기하학 문양의 빈도가 높고 기하학과 동식 물이 함께 사용된 복합문양도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패턴을 구성하는 모든 모티프의 출현빈도를 중복 해서 살펴본 결과, 포의족은 총 180점, 묘족은 총 212 점으로 나타났다. 묘족에서는 나비(36점), 물고기(34 점), 꽃(31점) 순으로 자연적인 모티프가 가장 많이 나 타났다. 묘족은 태초에 나비가 생명의 씨앗을 뿌려 자 신들이 만들어졌다고 여겨서 나비를 ‘어머니’로 생각 한다. 묘족의 납염에서 자주 보이는 나비문양은 묘족 천고의 전설인 나비 어머니(蝴蝶妈妈)를 기리고 평안 을 기원하여 자손 번성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Zhou, 2013). 또한 물고기는 자손의 번영과 생명력을 상징하 며, 꽃은 자연숭배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기 때문에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Fig. 9>는 네 모서리에 나비, 원의 중앙에 물고기, 원의 외곽을 둘러 꽃의 형상이 복합되어 묘족에서 중시한 모티프 가 모두 나타난 사례이다. 반면 포의족에서는 점(34 점), 소용돌이(27점), 선(27점), 삼각형(19점) 순으로 기하학적 모티프가 많이 나타났다. 포의족 납염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 점 모양은 주식인 벼를 상징하는데, 이는 수도작(水稻作) 농사를 지어 오랜 역사동안 ‘벼 농사 민족’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었던 포의족의 생활 문화사를 보여준다. 소용돌이는 선조와 족인을 상징 하여 조상을 기리고 자연을 숭배하는 정신을 표현한 다. <Fig. 10>은 점, 소용돌이, 선, 삼각형과 식물 모티 프로 구성된 포의족의 복합문양으로 묘족에 비해 단 순하게 도안화된 표현을 볼 수 있다.
(2) Expressive techniques
문양의 표현기법을 살펴보면, <Table 5>와 같이 묘 족납염은 약화적(32점), 복합적(14점), 사실적(2점), 기하학적(2점) 표현 순으로 나타났고, 포의족은 기하 학적(20점), 복합적(20점), 약화적(10점) 표현 순으로 나타났다. 묘족납염에서 약화적 표현은 나비, 물고기, 꽃 모티프가 특히 많이 나타났고, 포의족의 경우 기하 학적 표현과 복합적 표현에서 점, 선, 소용돌이, 꽃 모 티프가 특히 많이 나타났다. 묘족과 포의족은 모두 공 통적으로 사실적 표현은 매우 적게 나타난 반면, 약화 적 표현이나 기하학과 약화적 표현이 함께 나타난 복 합적 표현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차이점은 묘족의 경우, 모티프는 약화시켜 표 현하지만 세밀한 곡선으로 내면을 꼼꼼하고 장식적으 로 표현한 경우가 많았다(Fig. 11). 한 모티프 속에 여 러 대상이 조합된 복합적 표현이 많이 보였는데, <Fig. 12>는 나비의 몸통에 물고기가, <Fig. 13>은 나비와 꽃이 조합된 형태를 보인다. 또한 모티프의 표현에 있 어 정면, 옆면, 윗면 등 다양한 시각에서 이미지를 표 현한 사례도 자주 나타났다. <Fig. 14>는 물고기를 위 에서 본 모습과 옆에서 본 모습이 함께 나타나 다양한 시점의 표현을 보여준다. 이처럼 묘족 납염은 섬세하 고 장식적이면서 모티프가 조합된 형태가 많고, 다시 점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포의족의 납염은 대부분 점, 선, 소용돌이 등 기하 학적 모티프를 조합해서 구조가 단순하며 주로 굵은 선과 넓고 단순한 면으로 깔끔하게 화면을 표현한 사 례가 많았다(Fig. 15). 식물 모티프도 단순하게 도안화 시켜 기하학적인 모티프와 함께 균일하게 표현하였고 (Fig. 16), 동식물 복합문의 경우 가늘고 섬세한 선으 로 표현한 묘족과 달리 좀 더 굵은 선으로 단순하게 약화시켜 표현한 것을 알 수 있었다(Fig. 17). 이처럼 포의족 납염은 도안화되고 깔끔하고 균일한 표현이 특징적인 것을 알 수 있다.
묘족과 포의족의 표현기법의 차이는 납염 제작 도 구의 차이에 의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데, 묘족은 얇고 둥근 부채형의 동납도를 사용하여 가늘고 섬세 한 곡선의 표현이 용이하며, 포의족은 두께감 있는 사 다리꼴의 동납도와 금속도장을 사용하여 묘족보다 단 순하고 굵은 선의 느낌이나 점의 표현 등이 손쉽기 때 문인 것으로 보인다.
(3) Composition methods of motif
모티프 구성방법을 보면 묘족과 포의족의 납염은 언뜻 보기에는 대칭처럼 보이나 대칭이 아닌 사례들이 많아 이를 불완전 대칭형이라 명명하였다. 묘족 납염 은 불완전 대칭형(24점), 완전 대칭형(16점), 회전형(6 점)의 순으로 나타났고, 포의족 납염은 완전 대칭형 (30점), 불완전 대칭형(8점), 회전형(7점)의 순으로 나 타나(Table 6), 묘족은 불완전 대칭형이, 포의족은 완전 대칭형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회전형의 경우, 묘 족과 포의족 모두 시계방향이 많았다. 모티프 구성방 법에서 차이점을 살펴보면, 묘족은 상하, 좌우 불완전 대칭형(각각 10점)이 가장 많이 나타난 반면, 포의족 은 상하좌우 완전대칭형(13점)이 가장 많이 나타났다.
묘족 납염에서 불완전 대칭형이 많은 이유는 모티 프에서 성별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물고기, 새, 봉황 등의 동물 모티프에서 성별 차이를 표현한 사례가 많아 완전 대칭형보다 불완전대칭형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Fig. 18 and 19). 또한 세부 모티 프를 다양한 크기와 자유로운 배열로 표현한 경우가 많았고, 메인 모티프와 서브 모티프를 활용하여 조화 롭게 표현하였다. <Fig. 20>은 석류와 약간씩 모양이 다른 물고기를 활용한 불완전 대칭형으로 규칙성과 변화의 요소가 잘 조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포의족 납염은 점대칭, 선대칭, 소용돌이 등과 같이 규칙적인 배열이 자주 보이고, 모티프를 상하좌우 대 칭형으로 전면적으로 연속 반복시켜 배열하거나(Fig. 21), 줄무늬 형으로 다양한 종류의 기하학적 모티프를 활용하여 상하, 좌우 혹은 상하좌우 완전대칭의 형태 로 표현한 사례가 많았다(Fig. 22 and 23). 이처럼 포 의족 납염의 모티프 구성방법을 보면 규칙성, 대칭성, 연속반복성을 보인다.
지금까지 묘족과 포의족의 납염을 제작기법과 표 현특성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지금까지 분석한 내 용을 토대로 묘족과 포의족 납염의 공통점과 차이점 을 표로 정리하면 <Table 7>과 같다.
Ⅴ. Conclusion
중국은 한족과 55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다민 족 국가이기 때문에 자연환경과 생활 방식이 각기 다 르고, 전통문화 또한 차이가 있다. 본 연구는 2,0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중국 납염을 계승하고 있는 귀주성 의 묘족과 포의족의 납염을 비교, 분석하여 중국 전통 납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그 문화적 가치를 밝히고자 한 것이다.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묘족과 포 의족의 납염 제작기법은 일반적으로 제직, 전 처리, 점납, 침염, 퇴납 정리의 단계를 거치지만 침염 단계 에서 침염횟수가 많은 포의족은 진한 색상을 얻으며, 염색 견뢰도를 높여주는 콩물 처리를 실시하였다. 점 납 도구는 묘족의 경우는 얇고 둥근 부채형의 동납도 를 사용하지만, 포의족은 두께감 있는 사다리꼴의 동 납도와 금속 원형도장을 사용하여 묘족보다 포의족이 점납 도구의 개수가 더 많고 형태와 두께에 차이가 있 었다.
둘째, 색상과 톤 분석에서는 묘족의 경우 deep 톤 이 가장 많이 나타나지만, 포의족의 경우는 검은빛에 가까운 blackish 톤이 가장 많았다. 포의족의 납염은 묘족보다 더 어둡고 진한 톤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침 염 단계에서 포의족이 묘족보다 반복 염색하는 시간 과 횟수가 더 많기 때문인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문양의 종류를 보면, 묘족은 자연문양이 많이 나타나지만, 포의족은 기하학문양이 많이 나타났다. 세 부적인 모티프로 묘족에서는 나비, 물고기, 꽃 등 자 연적인 모티프가 많았지만, 포의족에서는 점, 소용돌 이, 선 등 기하학적 모티프가 많았다. 모티프의 종류 에 있어 각 민족의 문화적 배경을 토대로 형성된 자연 숭배, 조상숭배의 정신이 모티프에 표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넷째, 모티프의 표현기법을 보면, 묘족납염은 약화 적 표현이 많이 나타나며, 포의족은 기하학적 표현과 복합적 표현이 많이 나타났다. 공통적으로 약화적 표 현이나 기하학과 약화적 표현이 함께 나타난 복합적 표현의 비중이 높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차이점을 보면, 묘족의 납염은 섬세하고 장식적이면서 모티프 가 조합된 형태가 많고 다시점적인 반면, 포의족 납염 은 단순하면서 깔끔하고 균일한 표현이 특징적이다.
다섯째, 모티프 구성방법은 묘족의 경우 불완전 대 칭형이 많이 나타나지만, 포의족은 완전 대칭형이 많 이 나타났다. 묘족의 납염은 메인과 서브 모티프가 조 화롭게 구성되면서 규칙성과 변화의 요소가 조화를 이룬 반면, 포의족 납염은 규칙성, 연속성, 반복성을 보이는 특징이 나타났다.
본 연구는 납염계승자들의 추천에 의해 선정된 자 료를 대상으로 분석한 것이므로 분석결과를 일반화하 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음을 밝힌다. 그러나 본 연구를 통해 제작도구나 방법의 차이에 따라 표현의 결과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고, 납염에 사용된 다양한 모티프들은 각 민족의 전통에 내재된 문화적 요인이 반영된 결과임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는 각 민족의 납염계승자를 직접 인터뷰하고 제작과정을 관찰하는 실증적 연구를 거쳐 중국 납염을 대표하는 두 민족의 납염을 비교,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 다. 묘족과 포의족의 납염에 나타난 예술적 표현의 재 발견을 통해 아시아니즘의 민족풍을 융합시키는 트랜 드가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현 시점에 본 연구가 민족 풍에 영감을 받은 디자인 기획이나 개발에 필요한 기 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