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Introduction
시대정신과 트렌드 반영에 기반 한 패션은 패스트 패션의 확산으로 그 주기가 더욱 짧아졌으며, 패션산업은 짧아진 주기와 소비자의 욕구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새로운 패션 제품을 선보인 다. 이미 자원과 에너지 사용 및 환경 파괴 등이 심각 한 산업으로 분류된 패션산업은 의류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을 가속화한다는 사회적․윤리적 책임을 피 해갈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 한 다양한 노력 중 하나로 지속가능한 디자인(sustainable design)의 적용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패션 에서의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제품의 제조과정에서 환 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원료를 크게 감소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패션디자인은 일시적 유행으로서의 패션을 지양하고 지속성을 지님에 따라, 패션의 본질적 속성과 모순되 는 성격을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0세기 후 반부터 환경이슈로 부각된 지속가능의 개념은 현재 사 회, 경제, 환경, 문화에 걸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 두되고 있는바, 패션산업에서도 환경 개선 노력을 위 한 대책을 마련하고 실천하고 있는 추세이다.
현대사회의 빠른 주기의 소비문화로 인해 상품이 ‘생산-유통-소비’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막대한 자원 은 우리의 삶을 위협할 정도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 고 있다. 특히 패션 및 봉제산업은 엄청난 양의 화학 섬유 폐자원을 만들어 내는 분야이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 13,200여개 봉제공장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원단, 즉 원단을 재단하고 재봉하여 최종 상품 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조각의 양은 연간 91,250 톤에 달한다. 전국 55%의 봉제공장이 서울에 위치하 고 있으며 그 중 약 30%가 종로, 중구, 그리고 동대문 일대(창신동과 숭인동)에 밀집해 있다. 이곳에서 버려 지는 자투리 원단은 재활용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한계, 지자체의 의식 부족, 다양한 소재에 따 른 선별방법 비표준화 등의 문제로 인해 폐기물로 분 류되어 대부분 소각 혹은 매립되고 있다(Kim, 2016).
이에 업사이클링 패션디자인 개발을 통해 기존 재 활용 제품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거듭나게 하는 실천 및 연구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된 다. 최근 버려지는 소재를 사용하여 심미성을 갖춘 쓰 임새 있는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자원의 순환을 통한 가치 향상을 실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대두되고 있다. 업사이클링 패션디자인은 버려지는 재료를 다 시 활용할 뿐 아니라, 생산 공정을 수공예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어 소규모 사업으로서 유리한 조건을 지닌다. 더불어 중고 원단 및 부자재에 창의성을 효 율적으로 결합하면 일반적인 신규 개발 직물 비용의 일부만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 대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업사이클링에 지역적 지속가능성(regional sustainability) 이라는 사회적 의미까지 더해진다면 업사이클 링 패션디자인은 단지 원단 폐기물의 해결책이 아닌, 공동체 내에서의 선순환을 가능케 한다. 이를 위해서 는 디자이너의 개인적 시도와 상품화에서 나아가 수 익과 재능기부 및 공유와 같은 업사이클 브랜딩을 통 한 사회적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역적 지속가능 성은 경제적, 환경적, 공동체의 사회적 특성 등 각 지 역의 규모와 성격에 맞춰 지속가능한 전략을 적용하 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서울시는 13개의 지역을 도시 재생활성화 지역으로 선정하였고, 그 중 창신․숭인 도시재생 사업은 그 지역의 문화, 자본, 노동력을 이 용하여 주민 참여를 통한 근린재생형 도시개발 정책 이다. 특히 창신동은 봉제공장이 밀집된 지역으로 그 곳에서 배출되는 자투리 원단 및 봉제 인력을 이용하 여 업사이클 패션디자인을 통한 지역적 지속가능성이 가능한 도시모델이므로 업사이클 브랜딩에 있어 중요 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나탈리 채닌(Natalie Chanin)은 프로젝트 앨 러배마를 통해 지역공동체 기반의 업사이클링과 생산 및 배송이 가능함을 보여주었고, 영국의 테이트모던 (Tate Modern)은 화력발전소를, 밴쿠버의 그랜빌아일 랜드(Grandville Island)는 창고와 공장 등을 현대적으 로 개조하여 지역사회의 경제 활성화 및 문화적 요소 로 바꾼 도시재생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국 내에서도 2012년 한국업사이클 디자인협회가 창립되 었고, 코오롱의 업사이클 상품 라인인 리코드(RE: CODE)를 포함한 여러 업사이클 브랜드가 런칭되었 으며, 광명시의 업사이클 센터는 우수 지역콘텐츠 사 례로 선정된 바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일시적인 홍보 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산학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대표적 인 선행 연구로 폐기된 성인 티셔츠를 아동복 업사이 클링으로 적용한 연구(Vadicherla, Saravanan, Ram, & Suganya, 2016)가 있으며, 국내 연구로는 업사이클 링 패션디자인의 미적 특성 연구(Lee & Yim, 2015) 와 업사이클링 패션의 지역거점 생산과 수공예 기술 을 분석한 연구(Na & Kim, 2014), 업사이클 소재로 폐가죽을 활용한 디자인을 제작한 연구(Park & Kim, 2016)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제로웨이스트 패션디자인 에 관한 선행연구로는 제로웨이스트 패턴메이킹의 유 형특성을 규명한 연구(Yoon & Yim, 2015)와 제로웨이 스트 패션디자인의 요건과 제작 및 적용방법 등을 체 계화한 연구(Rissanen & McQuillan, 2016) 등이 있다.
폐기된 원단을 활용하는 업사이클링 패션디자인을 실현함에 있어 다양한 디자인방법론 중 기획 단계부 터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제로웨이스트(zero-waste) 패 션디자인을 적용한다면, 자원을 재활용하면서 그 공 정에서의 폐기물을 최소화한다는 두 가지 목표를 동 시에 달성할 수 있다. 의류 제조과정에서의 원단 낭비 는 의류생산 종사자가 아니면 직접 볼 수 없기 때문 에, 그 비효율과 비능률이 의도적으로 가려지는 경우 가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창신동 지역 봉제공장에서 버 려지는 가공 후 단계의 폐기물인 잔단(제작 후 남은 원단)과 난단(재단 시 잘려져 남은 원단조각)의 업사 이클링을 통한 제로웨이스트 패션디자인을 연구하고 자 한다. 본 연구는 지역적 지속가능성의 실천으로서 의 업사이클링 패션디자인 방법론 정립을 목표로 한 다. 이를 위해 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한 프로젝트 전 시인 ‘동대문 자투리’전의 업사이클링 패션디자인 부 문의 단계별 프로세스를 체계화하여 공유하고, 디자 인의 근간이 된 지역적 지속가능성, 업사이클링, 그리 고 제로웨이스트 디자인방법론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 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지역적 지속가능성의 일환으로서의 제 로웨이스트 디자인 방법론을 통한 업사이클링 패션디 자인 프로젝트가 일회성 전시에 그치지 않도록, 오픈 소스(open source)의 차원에서 디자인개발 프로세스 를 공유하고 학문적 토대 위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하 고자 한다. 본 연구를 통해 패션디자인을 통한 지역적 지속가능성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제로웨이스트 패션 디자인 방법론을 개발 및 공유하여 업사이클링 패션 디자인이 확산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가공 후 단계’에서 버려지는 미사 용 데드스톡(dead stock)과 재단 후 남겨진 잔단과 난 단을 활용하는 업사이클링 패션디자인의 실현을 체계 화하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 해 먼저 문헌고찰과 국내외 사례연구를 통해 지역적 업사이클링, 제로웨이스트 패션디자인, 지역적 지속 가능성의 세 가지 개념을 고찰하여 정립하고, 이를 연 결할 수 있는 근거와 가능성을 제시한다. 나아가 지역 적 지속가능성의 실천으로서의 업사이클링을 제로웨 이스트 패션디자인으로 구현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 를 마련한다.
본 연구는 실증연구인 디자인 프로세스의 체계화 및 지역적 지속가능성의 실천 방안 제안으로 ‘창신동 지역 폐자원 조사 - 폐자원 연구 및 활용방안 모색 - 디자인기획 - 패턴 및 봉제 장인과의 공동제작’의 단 계를 체계화한다. 업사이클링 패션디자인을 구현하는 과정에서의 폐기물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제로웨 이스트 디자인을 적용하는 본 연구에서는, 형태와 양 이 매우 불규칙한 잔단과 난단을 경제적이면서도 창 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디자인방법론 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업사이클링 제품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부가가치의 제품으로 가 능성을 제시할 것이며, 창신동의 우수한 봉제인력을 바탕으로 한 지역적 지속가능성의 실천 방안을 모색 하고자 한다.
Ⅱ. Background
1. Upcycling in fashion design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원칙은 2000년 독일 하노버 엑스포에서 맥도너(McDonough)와 브라운가르트(Braungart) 에 의해 주창되었는데(McDonough & Braungart, 2002), 그 내용은 크게 환경영향의 최소화(re-fine), 생 태계를 회복하려는 디자인적 접근(re-design), 물질순 환의 활성화(re-cycle),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위한 디자인(re-think)의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패션에서의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제품의 제조과정 에서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원료를 크게 감소시키 지 않는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 속가능한 패션은 일시적인 유행으로서의 패션을 지양 하고, 지속성을 지님에 따라 패션의 본질적 속성에 상 치되는 성격을 내포한다는 모순을 지닌다. 그러나 세 계적인 환경 이슈인 지속가능성이 이제 새로운 패러 다임으로 대두된 바, 정치적 측면에서 자유로울 수 없 는 패션산업에서도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 고 있다.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맥락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 는 업사이클(upcycle)은 물건을 재활용하는 ‘리사이클 (recycle)’의 한 단계 진화한 형태로 등장하게 되었다. 업사이클은 up(upgrade)과 cycle(recycle)의 합성어로, 물건을 재활용하는 리사이클의 한 단계 진화한 형태 이다. 업사이클은 1994년 필츠(Reiner Pilz)가 처음 사 용한 용어로, 낡은 제품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SocialEQ, 2014). 업사이클 디자인은 오래되 고 버려지는 폐기물을 재료에 디자인과 예술적 감성 의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더한 부가가치 창출의 의 미를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업사이클의 순우리말은 2014년 국립국어원에서 기 존의 가치에 새로운 가치를 더한 새로운 활용이란 의 미로 ‘새활용’으로 발표하였다(Park, 2014). 서울시에 서는 2017년 성수동에 새활용플라자를 개관하여 업 사이클에 대한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인식을 넓히 고, 업사이클링 기반 산업을 육성하고자 업사이클 타 운을 조성하였다.
업사이클 패션디자인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 중 기 획 단계부터 폐기물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시도로 제 로웨이스트 패션디자인을 들 수 있다. 제로웨이스트 패션디자인은 일반적으로 의류제품 생산에서 발생하 는 15~20% 정도의 원단의 낭비를 줄이거나, 아예 발 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식을 의미한다(Fletcher, 2008/ 2011). 그러나 지속가능한 제로웨이스트 패션디자인 제품들은 소수 디자이너들의 의지에 의존하고 있거 나, 단순히 이슈를 만들기 위해 일회성 기획으로 진행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하나의 이벤트가 아 닌 시장에서도 지속가능한 제로웨이스트 패션디자인 개발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2. Zero-waste fashion design
의류산업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에는 산업에 의해 발생되는 폐기물과 소비자에 의해 발생되는 폐기물이 있다. 섬유, 실, 직물 및 의류 제조과정에서 사전 소비 되는 섬유 폐기물 중 대다수는 의류 제조로 인한 원단 낭비이다(Rissane & Mcquillan, 2016). 패션산업의 의 류 제조 종사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조과 정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제조의 부주의에 의한 비능 률과 비효율은 의도적으로 은폐된다. 본 연구에서는 소비자에 의해 사용 후 폐기되는 폐기물이 아닌,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제로웨이스 트 패션디자인을 중심으로 연구하고자 한다.
제로웨이스트 패션디자인은 원단을 사용하여 재단 하고 봉제하는 제조과정에서의 폐기물을 최소화함으 로써 경제적이고 환경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지속가능 패션디자인의 실현방안이다. Rissanen and McQuillan (2016)에 의하면 오늘날 친환경적 의미가 존재하지 않았던 고대 그리스나 로마의 키톤과 히마티온, 그리 고 인도의 사리와 일본의 기모노 등도 제로 웨이스트 개념을 갖는다.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은 기획 단계에 서부터 패턴과 디자인을 함께 진행해야 하므로 의복 구성에 관한 높은 수준의 지식과 경험이 요구되므로 디자이너의 패턴에 대한 역량이 필요하다. 제로웨이 스트 패션디자인은 패션디자이너와 패턴디자이너가 주축이 되어 버려지는 원단을 최소화하는 패턴메이킹 을 중심으로 디자인을 개발하며, 그 패턴과 디자인 프 로세스를 오픈소스로 공유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본 연구의 디자인 기획은 업사이클 패션디자인을 실현함에 있어 제로웨이스트 패션디자인 디자인 방법 론에 관한 선행연구(Yoon & Yim, 2015)에서 이루어 진 디자인 방법론을 바탕으로 하였다. 이를 통해 업사 이클링 디자인 작품을 제작하여 제로웨이스트 패션디 자인을 실현하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패 턴, 재단, 봉제에 이르는 어패럴 생산 공정에서 일반 적으로 낭비되는 원단을 최소화하기 위한 디자인 계 획 방법을 위해 제로웨이스트 패션디자인을 유형화하 면 다음과 같다.
1) Zero-waste pattern cutting (ZWPC)
Zero-waste pattern cutting(ZWPC)은 기존의 패턴 의 마킹과정을 통해 패턴과 재단, 봉제의 과정에서 발 생하는 원단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디자인을 기획하 는 유형으로, 패턴의 조각들을 가급적 원단의 자투리 가 0%가 되도록 패턴을 배치하는 기획이 요구된다. 이 방식은 일반적인 어패럴 생산 공정을 크게 벗어나 지 않으면서 재단 시 남는 원단을 최소화하기 위해 패 턴 조각들의 형태와 배치를 조정하는 방법이다. ZWPC는 서구복식의 테일러링에 기반을 두는가, 테 일러링에서 벗어난 기하학적 도형으로 구성하는가에 따라 테일러드(tailored)와 넌 테일러드(non-tailored) 로 나눌 수 있다(Yoon & Yim, 2015).
(1) Tailored ZWPC
기존의 기성복 패턴과 유사하지만, 차이점은 한 장 의 원단 안에 놓이도록 패턴을 배치하고 남은 원단은 아플리케나 주머니 등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패턴 을 원단에 연단할 때 네크라인과 암홀 등 인체에서 곡 선을 이루는 부분을 중심으로 패턴을 교정하는 방법 이다. 기성복 아이템 중 대량생산 비중이 높은 셔츠, 재킷, 팬츠 등의 아이템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Fig. 1 and 2). 또한 패턴의 배치과정에서 여성복의 다양한 디테일과 같은 장식적인 표현도 가능하다(Fig. 3). 전 통적인 서구의 테일러링을 바탕으로 인체의 곡선에서 파생된 패턴을 중심으로 하는 테일러드 ZWPC에서는 테일러링 지식과 함께 재단 후 버려지는 원단을 결합 및 활용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2) Non tailored ZWPC
전통적인 테일러링으로부터 자유로운 넌 테일러드 ZWPC는 기하학적 패턴 조각들로 한 장의 천이라는 캔버스를 채우는 방식으로 제로웨이스트를 실현한다. 이는 직사각형, 사다리꼴, 마름모 등의 기하학적 도형 을 기반으로 일정한 모양의 유닛 즉, 모듈(module)로 제작되어 원단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 다(Fig. 4 and 5). 모듈의 일관된 기하학적 형태는 디 자이너의 필요에 따라 제거하거나, 부분적 교체가 가 능하여 경제적이고 단순한 조작과 방법으로 재구성이 가능하므로 실용적이며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한 방법 이다(Fig. 6). 더불어 여러 개의 직사각형으로 이루어 져 재단 시 원단의 낭비가 거의 없는 동아시아 전통복 식의 구성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으며, 재단 후 버려지는 원단 폐기물을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 유형 으로 적극적인 제로웨이스트 디자인 실현 방법이라 할 수 있다.
2) Non pattern cutting (NPC)
Non pattern cutting(NPC)은 드레이핑(draping)이나 폴딩(folding) 등의 테크닉을 활용하여 패턴-재단-봉 제의 공정의 일부 단계를 생략하거나 최소화하는 방 법이다. 여기서 ‘넌(non)’은 패턴이나 재단을 전혀 하 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주름잡기와 접기 등의 기법 을 통해 인체와 의복 사이의 유동적인 공간 구성을 고 려함으로써 재단을 최소화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앞 서 설명한 ZWPC가 대량생산 패턴의 정형화된 형태 를 기준으로 정도에 따라 규격에서 탈피한 외관을 나 타낸다면, NPC는 사각형의 평면의 원단이라는 물성 에 집중함에 따라 정해진 패턴이 없는 무정형에 가까 운 외관을 띤다고 하겠다(Yoon & Yim, 2015).
NPC는 서구 그리스 복식의 드레이핑(draping)과 동아시아의 공예기법의 폴딩(folding)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NPC 방식에는 수공예적인 예술성뿐 아니라, 패턴의 기술적인 부분과 함께 소재에 대한 높은 이해 가 요구되며, 재단으로 잘려나가는 원단을 최소화하 며, 인체의 실루엣을 미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1) Draped NPC
장방형의 원단을 인체의 굴곡에 맞추어 드레이프 를 만들어가며 여유분을 처리하는 구성 방식으로, 여 유분을 묶거나 어깨에 고정하는 고대 그리스, 로마 복 식에서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이후 1930년대 마 들렌 비오네(Madeleine Vionnet)의 바이어스 컷 드레 스와 <Fig. 7>과 <Fig. 8>에서 1980년 S/S 잔드라 로즈 (Zandra Rhodes)의 사각형 패턴 조각들을 연결시킨 드레스로 이어지며, 이러한 디자인은 오늘날 지속 가 능 패션에 대한 실천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 구 성 방식에서 유사한 개념을 지니고 있고, 현대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제로웨이스트 패션디자인 방식의 기 초적 아이디어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드레이프드 NPC에서는 원단의 물성에 관한 이해와 바이어스 재 단 테크닉의 활용이 디자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2) Folded NPC
폴딩과 플리팅(pleating) 방식으로 평면의 원단을 인체 착용을 통해 입체화하는 폴디드 NPC는 동아시 아 복식의 평면성을 기반으로 하는 복식지향의 구성 이며, 절개를 최소화하고 접기를 통해 구성하는 오리 가미 기법이 핵심적으로 사용된다. 폴디드 NPC에서 는 재단을 최소화하고 원단을 구부리거나 겹치는 등 의 압력을 가함으로써 3차원의 입체표현이 가능하므 로, 공간을 연결시키거나 분리시키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창의적인 형태적 변화가 가능하다(Fig. 9). 폴 디드 NPC 방식으로서의 접는 행위의 의식적 또는 우 연적 효과는 새로운 형태를 얻을 수 있으며, 인체와 복식 사이의 공간 구성이 디자인의 주요 요소로 부각 된다.
3. Regional sustainability in fashion
1) Sustainability based on region
지속가능성이란 일반적으로 특정한 과정이나 상태 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인간 사회의 완 경, 경제, 사회적 양상의 연속성에 관련된 체계적인 개념으로 지속가능성은 문명과 인간 활동, 즉 사회를 구성하는 수단으로 의도된 것으로 지역의 이웃으로부 터 지구 전체에까지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친다. 1987년 브룬틀랜드 보고서(Brundtland report)에 따르면, 지속 가능성이란 미래 세대의 가능성을 제약하는 바 없이 현 세대의 필요와 미래 세대의 필요가 만나는 개념이 다(as cited in Allen, 1993). 오늘날 인간 활동에 대한 포괄적인 용어로 경제학에서는 장기간 지속되는 실제 이익과 생산의 증가를 말한다(Park, 2010).
지역적 지속가능성이란 도시 재생의 패러다임으로 써 업사이클 패션 디자인에 사회적․경제적 의미가 더해져 새로운 지역 발전이라는 모델로서 의미를 가 진다. 즉, 단순히 원단 쓰레기의 해결책이 아니라, 지 역 공동체 안에서 그 지역 속의 자원과 연관되어 지역 내 자본, 노동력, 문화자원 등을 활용하여 지역 주민 의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게 하며, 이는 지역문제 해 결이라는 사회적․경제적 조직의 성과가 지역 커뮤니 티에 환원되는 선순환구조를 가지게 된다(Kim, 2017). 또한 지역주민들과 소통을 통한 의사결정은 주민 스 스로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되어 주민의 참여를 확장 시키고, 사회적 활동과 주민의 참여는 공공의 목표에 도달하게 한다(Kim, 2017). 이는 나아가 지역에서 발 생한 이윤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사회적 경제조직의 지역에 공헌하게 되며, 지역적 지속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다. 즉, 문화유산 및 관습을 공유하는 지역이 경 제적, 사회적, 문화적 요소를 갖춘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공동체로 성장하여 후속세대로의 지속이 가능하 게 하는 것이 지역적 지속가능성이라 하겠다.
창신․숭인 도시재생 사업은 그 지역의 문화, 자 본, 노동력을 이용하여 주민참여를 통한 도시개발의 정책이다. 즉, 창신․숭인 도시재생사업으로 인해 지 역적 지속가능성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도시 재생사업이란 기존의 축적된 생태계 및 환경, 기 존 거주자들의 사회적 소외감 및 상실감 등 사회복지 측면에 관한 문제를 인식하고, 그 지역의 경제적, 환 경적, 문화적 특성을 바탕으로 지역의 규모와 성격에 맞춘 주민참여를 통한 도시회생방법이라고 할 수 있 다. 즉, 경제․사회․환경적 차원의 포괄적 이해와 역 사․문화 보존 및 복원의 지속 가능한 개발로 기존 도 심의 기능을 새롭게 하며, 여러 소규모 사업의 공존, 다양한 문화적 환경 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도시 의 다양성을 보여줌으로써 사회적 도시문제의 극복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Park, 2014).
특히 봉제 산업이 특화된 창신동은 백남준의 생가, 채석장 등 문화적 특성과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요소를 갖춘 곳이다. 봉제공장이 밀집된 지역으로 그 곳에서 배출되는 자투리 원단 및 봉제 인력을 이용하 여 업사이클 패션디자인을 통한 지역적 지속가능성이 가능한 도시모델이므로 그 지역의 특성과 발전 과정 에 대해 조사하고자 한다.
2) Chagshin-dong area
창신동은 봉제 산업이 특화된 지역으로 동대문의 의류 산업의 배후지이다. 동대문과 인접한 위치적 조 건으로 동대문과 창신동은 지역의 공간적, 사회적, 경 제적 특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형성되었다(Park, 2014). 1990년대 이후 산업구조의 변화로 국내 패션 산업 전반이 쇠퇴기를 겪으며 창신동 봉제공장 지역 도 쇠퇴하였다.
2005년 창신․숭인동의 뉴타운 지구로 지정된 이 후 부동산 침체 및 주민 갈등으로 인해 도시 관리가 진행되지 않아 주거환경 개선이 불가피한 실정이며, 국내 봉제 산업지의 쇠퇴로 그 지역의 역사 및 문화적 가치가 상실될 우려에 놓여있는 있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창신동 지역 내에 문화 예술가 집단에 의한 지역 공동체의 문화 활동으로 지역사회의 활동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고, 그 활동이 외부에까지 드러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낙후된 주거 환경과 침체된 지역 활성화를 위해 2014년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창 신․숭인동 일대를 도시재생 선도지역 사업지로 선정 하였고, 현재는 지역주민이 운영하는 도시재생협동조 합으로 전환하여 운영하고 있다.
(1) Region of Changshin-dong
창신동의 주거지는 의류생산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공장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일반적인 주거지역의 주택 형태와는 다르게 변형되어 나타났다. 대부분의 건물들은 생산과 주거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복합 용도로 변형되었다. 의류 봉제 산업이 고도의 성장을 이루었던 1970년대부터 1980년대 말까지 동대문 일 대엔 제일평화시장, 동평화시장, 흥인시장, 광희시장 등의 시장이 확대되면서 동대문이 봉제 산업의 중심 지가 되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국내 패션산업의 변 화로 대기업의 의류를 제작하는 하청이 증가하면서 소규모의 생산업체들은 전문하청 형태로 변화되었다 (Song, 2011). 이로 인하여 공장의 임대료, 시설확보 등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봉제인력들의 거주지였던 창신동으로 소규모 공장이 들어서게 되었고, 자신들 의 집을 작업장으로 사용하면서 창신동의 주거공간에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Kim, 2017).
1970년대 초반까지 옷을 생산하기 위해서 집의 일 부분을 공장으로 사용하는 형태였지만, 점차 집 전체 를 봉제공장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증가하였다. 1970 년대 이후 단독주택을 공장으로 용도를 전환하거나, 다세대 주택과 상가를 신축하였는데, 이때 지어진 건 물 중 도로변에 위치한 건물의 대부분이 1층에는 상 업 공간, 2, 3층은 공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도로 뒤 편에 위치한 건물들은 지하와 1층은 공장으로 사용하 고, 2층 이상부터는 주거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Seoul Museum of History, 2011). 이렇게 한 건물 내 에 주거와 생산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복합용도 건물 이 만들어졌으며, 창신동만의 특성으로 자리 잡게 되 었다. 1990년대 이후 패션산업구조의 변화로 국내 패 션산업 전반이 쇠퇴기를 겪으며 창신동 봉제공장 지 역도 쇠퇴하였다.
(2) Urban regeneration of Changshin-dong
1990년대에 창신동의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주택개량융자를 지원해주는 주거환경개선사업 은 건물의 신축 시 융자금을 높게 책정함으로써 재건 축을 통한 개발을 유도하는 것이었다. 이는 비교적 주 민들의 동의를 얻기 쉬운 방법으로 이전의 합동재개 발 사업에서 사업구역이 해체된 낙산 1, 2, 창신 3, 창 신 5, 6구역 등이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변경되었다 (Park, 2014).
2002년부터 노후된 주택이 밀집된 지역을 중심으 로 일괄 철거한 뒤, 주택과 기반시설을 재개발하는 방 식의 뉴타운 사업후보지로 창신동이 선정되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해제되었다. 이후 2007년 창신․숭 인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되었으나, 봉제산업 지역 으로서 창신동 지역 특성에 대한 이해 없이 주거단지 로서 정비는 주민들의 반대로 연기되었다. 이러한 상 황에서 2014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서 추진한 도 시재생 선도지역 공모사업에 창신․숭인 지역이 도시 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되었다. 창신․숭인 도시 재 생선도 사업은 창신동 주변의 역사문화자원을 개발하 고, 지역 특화 모델과 봉제산업 둥을 정비하여 도심 낙후주거지의 생활환경을 개선시키고, 공동체 활성화 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것으로 2017년까지 지 원을 받았다(Kim, 2017). 이를 위해 전문가 중심의 도 시재생 지원 센터를 운영하여 주민역량강화와 지역맞 춤형 거점으로 성장시키며, 2018년 현재 국내 최초로 주민이 참여하는 도시재생협동조합으로 전환하여 운 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창신․숭인 도시재생 사업의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 <Table 1>과 같다.
창신동은 문화예술플랫폼 000간(https://www.000gan. com), 해송지역아동센터, 창신동 라디오 덤, 뭐든지 도서관을 중심으로 주민의 일상생활과 긴밀하게 연계 된 예술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과의 커뮤니케이 션을 형성하고 있다(Kim, 2015). 특히 문화예술 플랫 폼 000간은 창신동 봉제 산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 업을 계획하고 있다. 창신동 인근의 봉제공장들과 연 계하여 공장에서 나오는 자투리를 이용하여 디자인 제품을 기획하고, 창신동 봉제사들과 협력하여 제로 웨이스트 셔츠, 방석, 티셔츠, 에코백 등의 제품을 제 작하여 판매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창신․숭인 지 역의 도시재생사업으로 인해 마을 전체가 하나의 문 화공간으로 형성됨에 따라 새롭게 조성되는 골목시 장, 봉제관련 체험 공간, 패션 축제, 동대문에서 대학 로로 연결되는 관광지역으로 새로운 문화, 경제적 효 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곳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Ⅲ. Upcycled Fashion Design as a Realization of Regional Sustainability
지역적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디자이너 및 브랜 드의 입장에서는 제품에 지역적 특성을 부여하는 것 이 아이덴티티 형성에 중요하므로, 지속가능한 제품 에 관한 소비자의 관심을 수용하기 위해 지역적 문화 요소를 접목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적으로 지속가능 한 디자인은 지역 문화의 이해 및 활성화, 그리고 지 역적 고용 창출을 목표로 하며, 단순한 차별화가 아닌 지역의 보존 및 성장에 가치를 둔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역적 지속가능성의 실천을 위한 업사이클링 디자인 이 대형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는 계기를 마련 한 바, 지역적 업사이클링 패션디자인을 체계화하고, 방법론을 제시하는 학계에서의 연구수행이 요구된다.
앞서 언급한, 봉제 산업 특화지역이었던 창신동 지 역은 국내 봉제 산업의 쇠퇴로 지역의 경제뿐 아니라, 역사 및 문화적 가치가 상실될 위기에 놓여 있다. 이 에 창신동 내 문화예술가 집단에 의한 지역 공동체 활 동으로 분위기를 활성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외 부의 관심과 지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신 동 근처의 봉제공장들과 협력하여 지역의 자투리 원 단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디자인 제품을 기획하고, 지 역의 우수한 봉제기술과 연계하여 의류상품을 제작하 여 판매한다면 지역민의 참여와 협업을 통해 창의성 과 공공성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1. Upcycling design project for a realization of regional sustainability
업사이클링 디자인 개발을 통해 기존 재활용 제품 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디자 이너로서 버려지는 소재를 사용하여 심미성을 갖춘 쓰임새 있는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자원의 순환을 통 한 가치 향상을 실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되 었다. 이에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을 제시하고자 하는 목표 아래 업사이클링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동대문 자투리’전(展)이 기획되었다. 해당 전시는 서울디자인 재단이 주최한 전시로, 특히 동대문 지역의 폐자원을 활용한 업사이클 디자인 전시이다. 전시를 위해 업사 이클 디자인에 관한 뚜렷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를 지 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개별 디자이너 혹은 디자인 그룹으로 선정된 작가들이 동대문 일대에서 발생되는 폐자원을 활용하여 총 41개의 업사이클 작품을 제작 하였다. 폐자원 순환을 추구하는 업사이클 디자인의 고부가 가치의 제품으로의 가능성을 제시한 프로젝트 의 결과물은 DDP의 자투리 공간에서 전시되었다. DDP 배움터에서 이루어진 이 전시의 전시기간은 2016. 2.25 ~ 5.8까지였으나, 높은 관객호응에 따라 5.29까지 연장 전시되었다.
전시내용은 동대문 주변지역의 폐자원을 활용하여 개발된 창의적이면서 쓰임새 있는 업사이클 디자인상 품과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구현하는 새로운 디자인 프로세스로 구성되었다. 전체 전시의 구성은, 첫째, 공장의 자투리 원단을 활용하는 패션의류와 패션소 품, 둘째, 시장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는 가구와 제 품, 셋째, 매장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시각디자인 작품으로 이루어졌다. 이 중 본 프로젝트는 공장의 자 투리 원단을 활용한 패션디자인 개발에 해당된다.
본 연구의 주제이기도 한 해당 패션디자인 전시는 ‘Zero Waste meets Upcycling’이라는 세부 주제 하에 예비디자이너들이 동대문의 봉제장인과 합작하여 동 대문 일대의 의류공장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원단으로 제로웨이스트 패션디자인을 형상화한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의 내용은 첫째, 동대문 주변지역의 폐자원 리서치 및 분석, 둘째, 동대문지역의 폐자원을 활용한 업사이클 패션상품 10종 개발, 셋째, 창신동 봉제공장 의류제작자와 1:1 맞춤형 매칭으로 패션상품 제작, 넷 째, 전시연출 기획이었다.
본 프로젝트에는 예비 디자이너 10명과 동대문 및 창신동 일대 지역 의류제작자 3명이 협력하여 진행하 였는데, 패턴 및 생산관리 분야 1명과 샘플작업 분야 2명이 참여하였다. 프로젝트 진행을 통해 디자인 개 발 및 제작뿐 아니라, 작업일지 기록, 사진자료 아카 이빙, 의류제작자와 디자이너 간의 담화 기록, 디자이 너 인터뷰, 그리고 공장관계자, 패턴 및 봉제 장인(의 류제작자)과의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전시기 간 동안 소비자 인식개선을 위한 관람객 참여 워크샵 을 개설하였다.
2. Upcycled fashion design based on the region of Changshin-dong
프로젝트를 위해 창신동 지역 봉제 공장을 수차례 방문하면서 각 공장마다 5~10마씩 잘려져 있거나 두 루마리 째로 보관되어 있는 엄청난 양의 원단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들이 공장에 100벌을 발 주한다고 했을 때 공장에 공급하는 원단은 110벌을 만들 수 있는 만큼의 원단을 제공하므로 제작 후 남은 원단(잔단)은 공장 한 켠에 쌓이게 된다. 잔단의 대부 분은 사용되지 못하고 공장구석에서 자리만 차지하다 결국에는 폐기되는 것이다. 또한 재단 시 잘려져 남은 자투리 조각(난단)은 <Fig. 10>과 같이 매일 쓰레기봉 투에 담겨져 폐기된다.
이러한 자투리천은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난단의 형태가 많아 디자인에 제한점으로 작용하므로, 이를 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방법론 이 요구된다. 앞서 고찰한 제로웨이스트 패션디자인 방법론 중 재단 후 버려지는 원단이나 남는 원단을 대 상으로 업사이클링 패션디자인을 수행하는 본 연구의 특성 상, 테일러드 패턴의 활용은 어려우므로 테일러 드 ZWPC를 제외한 세 가지 디자인 방법론, 즉 넌 테 일러드 ZWPC, 드레이프드 NPC, 폴디드 NPC를 택하 였다. 자투리 원단의 크기와 형태가 불규칙하다는 문 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체 10작품 중 4작품이 모듈러 패턴을 택하였고, 폴디드 NPC의 오리가미 패턴에 모 듈러 패턴을 결합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하였다.
다시 말해, 가공 후 단계의 남는 원단을 사용하는 업사이클링 디자인에서는 테일러드 패턴의 활용은 제 한이 많다. 그러므로 넌 테일러드 ZWPC의 방법을 택 하거나, ‘패턴 - 재단 - 봉제’ 공정의 일부 단계를 생략 하거나, 최소화하는 NPC이 적합하다. 요컨대, 자투리 원단의 크기와 형태가 불규칙하다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 다양한 커팅 방법의 개발이 요구되었는데, 재료 의 한계로 인해 대량생산 패턴의 정형화된 형태를 벗 어난 외관이나 부정형 실루엣이 불가피하므로, 이를 오히려 미적이고 창의적으로 승화할 수 있는 디자인 방법의 연구가 필요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모듈러, 오 리가미, 서브트랙션 커팅을 비롯하여 부정형의 동양 전통복식 패턴의 활용을 개발하여, 제한된 원단이라 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구복식 중심의 패션 시스템에 도전하는 아방가르드 패션의 미학을 구현하 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 활용한 제로웨이스트 패션 디자인의 방법과 각 방법 별 모티프를 정리하면 다음 <Table 2>와 같다.
디자인 프로세스는 ‘디자인 컨셉설정 - 제로 웨이 스트 재단법 조사 - 공장 견학 및 원단 수집 - 디자인 디벨롭먼트 - 디자인 구현방법 확정 - 패턴 및 봉제장 인과의 1:1 미팅 - 패턴 작업 (패턴 장인과 협업) - 1 차, 2차 가봉 - 봉제 작업 (봉제 장인과 협업) - 품평 - 전시기획 및 설치’의 과정으로 이루어졌다. 작품에 따라 원단 확보가 어려워 가봉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원단 리서치가 계속 되었다. 셔츠 공장을 수소문하여 남는 천 활용하기도 하고, 폐원단이라 작업 전 세탁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으며, 오리가미 방식을 활용한 폴 딩 작업에서는 사전에 종이접기로 시뮬레이션을 거쳐 기계주름 작업을 진행하였다.
총 10개의 제로웨이스트 디자인 방법론을 활용한 업사이클 패션디자인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 다. 잔단 및 난단을 제공한 공장명은 정보보호를 위해 생략하였다.
1) Zero-waste pattern cutting: Kraft envelope
종이봉투(Kraft envelope)의 전개도의 패턴은 모두 직사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종이봉 투에서 디자인 모티프를 취해 한 장의 천을 남김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패턴을 구성하였다. 아일렛(eyelets) 과 레이싱(lacing)을 사용하여 재킷의 여밈을 디자인 하였다(Table 3).
2) Zero-waste pattern cutting: Chul-lik
한국 전통복식의 평면적인 패턴은 여러 개의 직사각 형으로 이루어져 재단 시 원단의 낭비가 거의 없다. 조 선시대의 남성복식인 철릭의 패턴을 여성복의 오버사 이즈드 코트와 드레스의 앙상블로 발전시켰다(Table 4).
3) Non pattern cutting: A piece of fabric
한 장의 천을 남김없이 사용한 홀터 넥 드레스로, 대비되는 색상의 바인딩 디테일을 통해 직사각형 원 단의 형태를 강조하였다. 드레스가 인체에 착용된 후 중력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유동적인 드레이퍼리를 표 현한 디자인이다(Table 5).
4) Subtraction cutting
최소한의 재단으로 의복을 구성하는 새로운 재단 방식인 서브트렉션 커팅(subtraction cutting)으로 구성 한 드레스로, 두 장의 직사각형 천을 이용하여 제작하 는 과정에서 버려진 원단은 5% 미만이다. 서브트렉션 커팅에 서스펜션(suspension) 디자인 요소를 더해 드 레이퍼리를 만들어냈다(Table 6).
5) Modular pattern cutting: Rhombus
아프리카 가나 아칸족의 전통 직물인 켄테(kente) 는 독특한 직조기술을 이용한 기하학적이고 강렬한 무늬를 그 특징으로 한다. 켄테 직물의 패턴을 모듈로 해석하여 블랙과 화이트의 자투리 원단을 모듈로 커 팅한 후 연결하여 표현하였다(Table 7).
6) Modular pattern cutting: Trapezoid
사다리꼴 모듈의 결합으로 한 장의 천을 낭비 없이 사용한 디자인으로, 사다리꼴의 모듈을 방향을 엇갈 리게 연결하는 방식으로 재킷과 스커트를 구성하였다 (Table 8).
7) Modular: Selvage
셀비지(selvage)란 원단의 양 끝에 올이 풀리지 않 게 짜인 부분을 일컬으며, 의복 제작 시 모두 버려지 게 된다. 이 드레스는 양복 재단 시 버려진 셀비지를 연결하여 제작하였다(Table 9).
8) Modular: Leftover fabric scraps of tailored garments
의류 생산과정에서 재단 후에 버려진 자투리 원단 (난단)을 그대로 이용하여 코트를 제작하였다. 테일러 드 아이템의 암홀과 슬리브 등 특정 부분을 재단하고 남은 여러 장의 난단을 겹쳐서 배치함으로써 반복과 리듬의 효과를 얻는다. 의복을 구성하는 부분을 형상 (positive space)이라고 하고, 버려지는 부분을 여백 (negative space)이라고 할 때, 이 디자인은 버려지는 여백을 형상의 중심으로 만든다는 의미를 지닌다 (Table 10).
9) Origami × Modular pattern cutting
자투리 원단을 사각형의 모듈로 커팅한 후, 각 모 듈에 반복되는 격자무늬를 통해 입체적인 조형미를 나타내는‘Multiple V-grid’ 플리팅을 적용하였다. 포 물선 형태가 지니는 유연성 덕분에 원단을 잘라내지 않고도 원형의 모듈로 변형시킬 수 있었다(Table 11).
10) Origami: Box-folding
사각형의 종이를 남김없이 사용하는 오리가미 중 ‘상자 접기’를 모티프로 한 이 드레스는 접었을 때는 편평한 형태를 띠지만, 인체에 착용된 후에는 상자의 입체적인 실루엣으로 변형된다(Table 12).
본 연구의 결과물 중 3점의 작품은 전시 이후 서울 새활용플라자 소재은행 전시에 포함되어 폐기된 원단 을 업사이클링한 사례로 소개되었다.
Ⅳ. Conclusion
현대사회의 빠른 주기의 소비문화로 인해 특히 패 션 및 봉제 산업에서 버려지는 막대한 자원은 엄청난 양의 화학섬유 폐자원을 만들어 내며, 환경에 악영향 을 미치고 있다. 이에 업사이클링 패션디자인 개발을 통해 기존 재활용 제품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부가가 치 제품으로 거듭나게 하는 실천 및 연구개발의 필요 성이 제기되고 있다. 본 연구는 서울디자인재단이 주 최한 ‘동대문 자투리’전의 디자인 근간이 된 지역적 지속가능성, 업사이클링, 그리고 제로웨이스트 디자 인방법론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고, 업사이클링 패 션디자인의 단계별 프로세스를 체계화하여 공유하고 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 수행한 디자인 프로젝트의 의의를 요 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업사이클링 패션디자인은 사회적 디자인의 성격을 띠면서 지역적 지속가능성의 실천방식으로 확 장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다룬 업사이클링 디자인은 가공 후 단계의 원단을 활용하여 지역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지역의 숙련된 봉제기술을 통해 고부가가 치 상품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잉여 원단 및 원단 쓰레기에 대한 해결책이 아닌 사회적 디자인의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로웨이스트 디자인 방법 론은 자투리 원단을 효율적이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제공하여 업사이클링 패션디자 인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더불어 지역의 소공인 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는 패션디자인 개발은 낙후 되어가는 봉제산업과 창신동 일대의 의류제조업에 관 한 관심을 증대시킬 수 있다.
둘째, 지역적 지속가능성 적용에 적합한 디자인 개 발 프로세스와 방법론을 제공함으로써 업사이클 패션 브랜딩을 위한 자료를 마련하였다. 지역적 지속가능 성의 실천은 자원기반으로부터 경제적 효과 및 사회 적 파급력을 포함하는 실천기반으로 변화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디자인방법론은 업사이클링 패션 디자인이 일회성 프로젝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 역적 재료, 미학, 인력을 사용하여 운영과정을 단축시 키며, 운송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통해 지역적 지속가 능성을 실천하는 패션브랜드로의 확장에 기여할 수 있다. 업사이클링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긍정적 태도 에 비해 실 구매로 연결되지 않는 현실에서 창업을 위 한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기반의 업사이클링 패 션브랜드와 공동체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 1970년대 이후 봉제산업의 중심지가 된 창신 동은 거주와 생산을 동시에 하는 복합용도의 건물이 만들어졌으며, 2000년 이후 패션산업의 변화로 인해 점점 쇠퇴해갔다. 이러한 창신동에 2014년부터 창 신․숭인 지역 도시 재생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그 지역의 경제적, 문화적, 환경적 특성을 이용하여 지역 적 지속가능성의 도시개발의 모델로서 의미를 가진다 고 할 수 있다. 특히 창신동의 봉제 인력을 이용하여 고부가가치 업사이클 패션제품을 만들어 판매한다면 창신동 지역 내 자본, 노동력, 문화자원 등을 활용하 여 지역 주민의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게 하며, 이는 지역문제 해결이라는 사회적․경제적 성과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본 연구는 창신동 지역의 봉제인력과 봉제공장에 서 버려지는 난단과 잔단을 이용하여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 방법론으로 업사이클 패션디자인을 제시하였 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투리 원단의 모양을 예측하기 어려워 개발 과정이 까다롭고, 제작 시간도 많이 소요 되어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는 문제점이 생김을 알 수 있었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를 고려하여 더욱 제작 시 간과 상품의 가격을 고려하여 보다 대중화할 수 있는 상품연구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하지만 업사이클 패션디자인의 단계별 프로세스를 체계화하고, 서울시 도시재생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창신동의 봉제인력을 통해 실제 제작해 봄으로써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의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것에 본 연구의 의 의가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