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ntroduction
현대사회는 다양한 개성이 존중 받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성(性)의 개념에 대한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과거의 급성장과 냉전, 자유로운 삶에 대한 갈망, 개인적인 삶에 대한 관심, 또 다시 겪게 되는 극심한 불황과 같 은 역사적인 터널을 겪으면서 개인은 행복한 삶을 누 리기 위한 방법으로 스스로의 존재에 집중하기 시작 했고,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표현도 적극적으로 하 게 되었다. 이는 패션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어 서 여러 문화의 공존과 융합에 의해 과거의 복식이 재해석되어 새로운 스타일이 출현하기도 하고, 전통 적인 성 역할의 변화와 함께 남성과 여성의 복식이 혼합되어 나타나게 되었다.
19세기 이후의 성 역할에 대한 이분법적인 사고는 성과학의 발달, 1차 세계대전 이후 여권 신장 운동에 서 시작된 1960년대의 페미니즘, 포스트모더니즘의 확산, 대중 매체 발달 등의 다양한 요인에 혁신적인 영향을 받아서 적극적인 사고방식과 보다 자유로운 감성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에 의해 형성된 의식구조는 다양한 가치를 공존하게 하 는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하게 되었으며, 더 나아가 의복에 있어서 젠더리스 룩 출현의 사회문화적 바탕 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남성과 여성에 대한 전통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 나 21세기에는 남자들이 요리를 하고, 여자 타투이스 트가 주목을 받는 등 직업에 대한 경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패션 스타일링에서도 각 개인의 선택권과 개 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성별의 구분 없이 입을 수 있는 유니섹스 패 션과는 전혀 다르게 귀걸이를 하거나, 허리 라인을 드러내는 옷을 입는 남성, 군화를 신고 밀리터리 룩 을 입는 여성 등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옷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젠더리스 패션(genderless fashion)’ 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남성복의 전유 물로 여겨졌던 패션 요소들이 여성복에 더욱 부각되 고 있으며,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컬러풀한 액세 서리나 화려한 컬러의 의상을 입는 남성들이 대거 등 장하면서(Yoo, 2014), 단순한 복고형 부활이 아닌 21 세기의 젠더리스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하고 있다 고 할 수 있겠다.
위와 같이 패션에 있어서의 중요한 흐름 중 하나로 써 양성적인 젠더리스 트렌드는 현재 시즌을 거듭할 수록 색다른 시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시도를 이어 가고 있다. 특히 여성들은 19세기 이후부터 여성운동, 노동운동, 여성해방운동 등으로 대다수의 많은 여성 들이 남녀평등을 주장하고, 정치, 사회, 경제에 적극 적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여성의 파워가 자연스럽게 높아졌으며, 이로써 여성들이 리더십과 구매력을 가 지게 되었다. 따라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함으 로써 패션계에서도 남성들보다 일찍이 남성 아이템 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나타냈다.
혼성이미지를 잘 표현해주는 젠더리스 스타일과 연 관된 선행 연구는 대부분은 남성 패션에 나타난 현상 으로만 한정되어 연구되어지고 있으며, 현대 여성 패 션에 표현되어지고 있는 젠더리스 스타일에 대한 연 구는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젠더리스 스타일 에 대한 남성 패션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주로 남 성 패션에 있어서의 변화하고 있는 젠더리스의 특성 을 컬렉션으로 분석한 연구들이며, 대부분 남성복 스 타일이나 아이템에 따른 젠더리스의 특징을 디자인 특성으로 나누어 고찰한 연구들에 치중되어 있는 상 황이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현대사회의 여성 패션에 나 타난 젠더리스 스타일의 표현 특성을 파악하여 그들 의 변화하는 패션에 대한 인식을 분석 정리함으로써 젠더리스 스타일에 대한 포괄적인 시각을 제공하는데 있으며, 향후 더욱 다양화되는 여성 패션 디자인을 위한 시사점 모색 및 방향에 도움이 되고자 하였다.
연구를 위한 이론적 고찰로 국내외에서 출판된 단 행본 및 간행본, 국내외 학위 논문 및 학회지에서 발 표된 문헌자료 등을 바탕으로 여성 패션의 젠더리스 경향이 어떻게 나타났는지 살펴보고, 이에 따른 여성 들의 패션에 대한 변화를 연구하고자 한다. 연구의 범위는 2006 S/S~2016 S/S 시즌까지 발표된 세계 4 대 컬렉션(Paris, Milan, New York, London)을 대상 으로 하였으며, 영향력 있는 국외 여성복 디자이너 브랜드 중 다양한 매스미디어와 국내외 문헌자료 등 에서 수집한 자료들을 근거로 하여 여성 패션에 젠더 리스적 요소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컬렉션을 꾸준히 발표한 디자이너 브랜드로 선정하였다. 분석 대상 브 랜드는 요지 야마모토(Yohji Yamamoto), 메종 마르 지엘라(Maison Margiela),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 구찌 (Gucci),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폴 스미스(Paul Smith),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톰 브라운(Thom Browne), 랙 앤 본(Rag & Bone)의 총 10개의 여성복 브랜드로 선별하였다. 컬렉션 자료 는 패션정보사이트 보그닷컴(http://www.vogue.com) 을 통해 수집하였으며, 분석 대상 브랜드의 모든 사 진을 수집한 후 대조하여 젠더리스적 요소를 가지고 있는 사진으로 선별하였다. 변화하는 여성 복식과 현 대 패션과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하여 수집, 축출 된 자료에 대하여 젠더리스의 표현 특성을 분류하여 분석하는 과정을 거쳤다.
II.Genderless
1.Conception of gender and genderless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성(性)이라는 용어는 태어날 때 결정되는 생식적인 성(sex)과 사회 문화적으로 구성된 젠더(gender)로 구분되어진다. 섹 스는 남성과 여성에게 부과되는 신체적 특징과 같은 생물학적인 차이를 언급하는 반면, 젠더는 ‘남성성’, ‘여성성’에 대한 사회적인 구분을 언급함으로써 사회 적, 심리학적으로 구성된다(Park, 2003).
성과 같은 개념으로 사용하기도 하는 젠더는 대부 분의 남성들은 남성적으로, 여성들은 여성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반면, 경우에 따라서는 남성의 대부 분은 남성보다 더 여성적이라든지, 여성이 대다수의 여성보다 남성적이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젠더는 사 회적으로 ‘남성스러움’, ‘여성스러움’과 관련 있는 정 체성, 활동, 역할, 감정, 그리고 각각의 개개인으로서 우리가 스스로 학습한 뒤 내면화하거나 도전하는 것 들을 말하며, 이는 개인적인 선택의 영역이라는 것을 의미한다(Wood, 2005/2006). 이러한 젠더라는 용어 는 언어학이나 철학에서만 사용되다가 1955년 심리 학에서 존 머니(John Money)가 외부의 생식기가 애 매한 상태로 태어난 사람들의 남성적 또는 여성적인 상태를 서술하면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Yoon, 1998).
젠더리스(Genderless)는 1990년대 들어 국제적으로 성별을 지칭하는 용어로 권장되고 있는 젠더에서 파 생된 용어로서 ‘성의 구별이 없는’ 또는 ʻ중성적인’ 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또한 패션에서의 젠더리스 는 성별 코드의 일탈로서 원래의 사물과 사회가 지니 고 있는 개념에 대한 파괴를 일삼는 주도적인 신세대 들에 의해서 전개되어지고 있는 신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은 현재 우리의 내면에 깊숙이 숨 겨져 있었던 양성성을 어떤 한 부분이라도 부정하거 나 배제하지 않고 동등한 본질 또는 하나의 개체로 이해하고 인정한다는 개념이며, 성에 의해 나눠졌던 남성적인 면과 여성적인 면을 아무런 규범과 규제 없 이 통합시켜 새로운 디자인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Yoo, 2007).
영국의 셀프리지 백화점은 성 정체성이 없는 사람 을 뜻하는 단어의 의미에 착안해 ‘Agender’라는 팝업 스토어를 선보여 ‘his’, ‘hers’라는 단어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의 스타일을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하 였다. 그리하여 옷이 개인을 정의하던 시대에서 개인 이 옷을 정의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개성과 유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An, 2015). 성적인 유동성과 성적 중 립성은 패션을 지배하는 현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 나고 있으며, 개인의 의복에 대한 새로운 인식 또한 패션계에 큰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지금까지 보여졌 던 것과 다른 감성의 젠더리스 스타일이 대거 등장하 는 계기가 되었다.
2.Advanced research analysis genderless fashion
패션에 표현되어지고 있는 젠더리스 스타일에 대 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대부분 남성복 스타일이나 의복 아이템에 따른 젠더리스의 특징을 디자인 특성 으로 나누어 고찰한 연구와, 남성 패션에 있어서 변 화하고 있는 젠더리스의 특성을 분류하여 분석한 연 구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젠더리스 스타일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2005년부터 2015 년까지 연구를 조사 분석하였다.
Kim and Yim(2015)은 주디스 버틀러의 정체성 이 론을 중심으로 하여 현대 남성복 컬렉션에서 나타나 고 있는 젠더의 정체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분석 디자인에 있어서 젠더 및 지배담론에 해체적·저항 적 경향을 가진 남성복 컬렉션을 선정하였으며, 분석 결과로 남성 젠더의 특성을 크게 전통적 남성성, 저 항적 남성성, 해체적 남성성인 세 가지 특성으로 분 류하여 나타냈다. 특히 저항적 남성성은 남성성을 강 조하는 특징과 여성성을 도입한 특징으로 나누어 설 명하였는데, 남성성 강조는 과장지향적인 남성의 환 상을 재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마초적 남성성과 성적인 측면을 과장하여 보여주는 관능적 남성성으 로 세분화하였으며, 여성성 도입은 여성성과 남성성 의 특징이 모두 낮아 중성화된 경우인 무성성과 여성 성과 남성성의 특징이 바람직하게 나타나 ‘제 3의 성’을 형성하는 양성성으로 세분화하여 도출하였다.
Jung(2015)의 연구에서는 현대 사회에 나타난 시 뮬라시옹(Simulation) 현상의 특징이 젠더리스 패션 에 적용되는 사례를 분석하였다. 시뮬라시옹에 표현 된 현대패션의 이미지 특성을 다원성, 상호연관성, 탈 재현성 이 세 가지로 분류하였는데, 우선 다원성은 서로의 성에서 사용되는 아이템과 다양한 소재 등을 재조합하여 나타내는 의미의 복합성과, 이질적인 이 미지를 이용하거나 착장법의 해체를 통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탄생시키는 고정관념의 해체로 나누어 설 명하였다. 상호연관성은 시대적 상호텍스트성과 이분 법의 부재로 나누어 고찰하였는데, 시대적 상호텍스 트성은 패션과 비(非)패션의 경계를 허물며 시간과 장소, 그리고 목적에 얽매이지 않는 스타일과 특정한 목적에 착용하는 복식에 현대적 요소를 가미한 스타 일이라 표현하였다. 이분법의 부재는 본래 가지고 있 는 의미를 해체하여 성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는 복식 이라 고찰하였다. 탈재현성은 신체를 위한 복식의 개 념을 해체하거나 의도적으로 과장, 왜곡하여 변형하 는 신체 구조의 해체와 사회적인 질서를 거부하고, 제 3의 성을 제시하여 표현하는 제 3의 성 등장으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Yoo(2012)는 남성 젠더리스 유형 중 하나인 엠니 스의 개념을 정립하고, 이를 통해 도출한 엠니스의 의미와 특징을 패션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작 품 제작을 함으로써 패션디자인에서의 활용 가능성 을 제시하였다. 남성 패션에 나타나고 있는 엠니스의 조형적 특성을 실루엣, 색상, 소재, 문양으로 나누어 분석하였으며, 엠니스의 의미적 특성을 성의 해체성, 통합성, 절충성, 관능성으로 도출하여 설명하였다. 엠 니스의 적용에 있어서의 성의 해체성이란 남녀의 이 분법을 해체하고, 이성의 일부 또는 전체를 패션에 도입한 경우를 말하며, 여성적인 이미지와 남성적인 이미지의 조합, 해체, 재구성을 통해 스타일이 표현된 다. 통합성은 남성과 여성의 패션 요소들을 적절히 결합시켜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을 시도함으로써 양 성의 교차를 통하여 긍정적인 조합을 이끌어낸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으며, 절충성이란 이질적인 소재 들의 사용, 고급문화와 하위문화를 해체하고, 이들 각 각 요소들의 혼성과 도치, 남성적 이미지와 여성적 이미지의 혼합으로 새롭게 재구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관능성은 신체의 직접, 간접적인 노출을 통하여 관능적인 부위를 강조하고, 인체미를 표현하는 것으로 써 시각적으로 성적 연상에 이르게 되며, 관능적인 느 낌이 패션에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Lee, Byun, and Lee(2006)의 연구에서는 메트로섹 슈얼 현상을 중심으로 남성복 스타일에 나타나고 있 는 외적 표현의 특징을 디자인 요소인 형태, 소재, 색 상으로 구분하였고, 내적 의미의 상징성을 성의 해체 성, 관능성, 절충성이라는 세 가지의 특성으로 구분하 여 분석하였다. 성의 해체성이란 남성적 이미지와 여 성적인 이미지의 남녀 이분법을 해체, 절충, 조합으로 재구성하여 디자인에 표현하는 것을 말하며, 관능성 이란 신체의 간접·직접적인 노출을 통하여 관능적 인 부위를 강조하고, 움직임에 따라 인체선이 드러나 게 되어 이에 따른 인체미를 표현하는 것으로 설명하 였다. 절충성이란 소재나 형태 등 디자인의 여러 요 소 중에서 서로 이질적인 요소들을 도입하여 조화시 키는 것을 말하며, 전통과 현대적인 의복의 결합, 이 질적인 소재의 사용, 부조화스러운 이미지나 대상의 병치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하위문화와 고급문 화를 해체하고, 각 요소들을 혼합, 도치한 풍부하고 독특한 표현으로 애매성이 강조된 특성이라 고찰하 였다.
또한 젠더리스의 의미가 구축되어진 계기를 설명 하기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는 앤드로지너스에 관하 여 연구한 Kim and Geum(1998)은 현대 패션에 나타 난 앤드로지너스에 관한 기능적 특성을 유희성의 표 현, 성역할의 변화, 내적 의식의 표현, 자유로운 감성 의 표현, 이상적 인간형의 추구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앤드로지너스의 기능에서 유희성의 표현이란 코믹한 효과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이며, 역할의 혼돈이나 성도착은 유희성을 통해 표현된다고 설명 하였다. 또한 여장 남자, 남장 여자의 등장은 의외성 으로써 신선함과 동시에 웃음을 안겨주고, 서로 이성 의 복식이나 상징물을 착용하려는 욕구는 지속적으 로 그 정도를 극대화시켜 과장하고, 유머러스함을 표 현해주고 있다고 고찰하였다. 또한 앤드로지너스 룩 은 성에 국한 받지 않는 자유로운 감성을 추구하는 수단이라 할 수 있으며, 다양하게 변화하는 세계화와 이상미, 다원주의 등 이상적 인간형을 추구하는 기능 을 수행한다고 설명하였다.
현대 패션에 나타난 젠더리스의 표현 특성 관련 선 행연구를 정리하면 <Table 1>과 같으며, 본 선행연구 를 통하여 전통적인 남성성과 여성성의 표현 요소를 정리하면 <Table 2>와 같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젠더리스 스타일의 사진 자료를 수집하였다.
III.Characteristics of Genderless Style in Women's Fashion
본 연구는 2006년에서 2016년까지 현대 여성복 컬 렉션에 등장한 젠더리스 특성의 구체적 양상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선행연구를 통해 나타난 젠더리 스의 표현 특성을 종합 분석하여 본 연구의 분석 기 준을 마련하였으며, 현대 패션 디자인에 나타난 젠더 리스의 특성을 분석하기 위한 대상은 다양한 매스미 디어 자료들을 통하여 젠더리스 패션을 선보이고 있 는 디자이너 브랜드와, 선행 연구 조사를 통하여 나 타난 젠더리스 패션의 특성을 지닌 디자이너 브랜드 중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디자이너 10 인을 선정하였다. 2000년부터 남성복 컬렉션에 젠더 리스 스타일의 발표가 활발하였으며, 이에 따른 연구 도 활발히 진행되었으나, 후반부터 남성복 젠더리스 스타일에 대한 발표와 연구가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최근 2016년을 기준으로 10여 년간 여성복의 젠더리스 스타일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 고자 사진 자료를 취합하였으며, 2006년 이후부터 발 표한 컬렉션에서 여성의 젠더리스 스타일이 현대까 지 대거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를 근거로 하여 2006 S/S 컬렉션을 여 성 젠더리스 패션 도약의 기점으로 설정하고, 이후 2016 S/S 컬렉션까지 11년간 21개 시즌의 작품사진 을 패션정보 사이트 보그닷컴(http://www.vogue.com) 에서 9,035개 수집하였다. 돌체 앤 가바나의 작품이 1,560개로 가장 많았고, 톰 브라운의 작품 수가 330 개로 가장 적게 나타났는데, 여성복 컬렉션은 2010년 이후 시작되었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연구자에 의해 1차적으로 젠더리스 특성을 지닌 사진 자료로 2,252개 추출되어 설문을 위해 사용되 었다. 의류학 분야의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한 설 문을 위하여 수집한 사진 자료를 바탕으로 자극물을 구성하였다. 수집된 사진 자료는 브랜드(디자이너) 별, 시즌별, 연도별로 작품 사진을 배열하여 자극물 을 완성하였다. 설문에 사용될 디자이너의 정보 제공 이 자극물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전문가 집단에게 이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으며, 설문 시 브랜드 간에 구분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하여 브랜 드 별로 발표한 시즌을 그룹으로 묶은 후 자극물을 제공하였다. 이러한 자극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 여 선행연구의 분석을 통해 나타난 젠더리스의 표현 특성인 성의 해체성, 절충성, 통합성, 관능성, 탈재현 성, 유희성에 대한 설명과 예시를 선행 연구 및 매스 미디어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 정리한 후 표로 제작 하여 제공하고 설명하였다. 설문에는 총 7명의 의류 학 분야 전문가 집단이 구성되어 현대 여성 패션에 표현된 젠더리스 표현 특성이 나타난 사진 자료를 선 별하는 2차 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 결과, 젠더리스 표현 특성의 분석 사진 자료는 1,273개로 최종 선정 되었다.
젠더리스 특성을 보이는 디자이너의 작품을 살펴 보면, 요지 야마모토가 총 300개로 2006 S/S 시즌부 터 2016 F/W 시즌까지 매 시즌 젠더리스 표현 특성 을 지닌 작품을 상당히 많이 선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F/W 시즌의 젠더리스 표현 특성의 출현 빈도가 S/S 시즌의 출현 빈도에 비하여 월등히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최종 수집된 사진자료를 브랜드 별 출현 빈도로 정리하면 <Table 3>과 같다.
선행연구를 통하여 도출된 젠더리스의 특성을 기 준으로 하여 수집된 자료를 전문가 집단과 설문 결과, 여성 패션에 나타난 젠더리스의 특성은 절충성, 관능 성, 유희성과 추가적으로 과장성, 역사성의 5가지 특 성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기존 남성복 선행 연구에 서 나타나지 않았던 시각적으로 위압감을 주는 과장 적 표현의 과장성과 변형된 역사적인 사실과 지역적 인 특생을 반영하는 역사성이 부가되어 도출됨으로 써 여성패션의 젠더리스 특성으로 표현되어지고 있 었다. 전문가 집단의 설문 결과를 분석한 결과, 현대 여성 패션에 나타난 젠더리스 표현 특성의 빈도는 다 양한 요소로 혼합되어 표현된 절충성(66%)이 가장 많 았으며, 다음으로 유희성(13%), 과장성(9%), 관능성 (7%), 역사성(5%)의 순으로 나타났다.
1.Compromise
절충주의란 좁은 의미로 각기 다른 분위기를 내는 단품의 아이템을 코디네이션 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으나, 넓은 의미로는 상이한 견해, 사상, 이론 등 단 어 자체가 지니고 있는 본래의 의미 또는 기존의 영 역을 넘어서 서로 교류하거나 또는 이를 통하여 새로 운 영역의 모색을 의미하기도 한다(Kim, 2006). 패션 뿐만 아니라, 여러 예술분야에 반영된 절충성은 포스 트모더니즘 예술표현기법 중 하나로 다양한 양식의 혼합을 의미하고 있으며, 복식을 착용하는 인간의 정 체성과 관련된 사회문화적 범주와 시대적 맥락을 모 두 포괄한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사회와 문화, 스 타일의 경계와 구분이 희미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 보다는 결합과 대조의 경계를 충분히 고려한 후 불확 정적인 의미로 표현되어지는 새로운 스타일의 혼합 이라 할 수 있다(Yim, 2003).
따라서 현대패션에 표현되어지는 절충성은 형태나 소재 등 다양한 디자인 요소 중 이질적인 요소를 도 입하여 조화시키는 것으로서 부조화스러운 대상이나 이미지의 병치, 고정된 배색 형식 없이 다양한 톤과 색상의 사용, 문양이나 질감에 따른 이질적인 소재의 사용, 전통과 현대적인 의복 디자인의 결합으로 나타 낼 수 있다. 또한 하위문화와 고급문화의 조화로서 각기 다른 문화의 경계를 해체하고 각각의 요소들을 혼성, 도치하여 풍부하고 독특한 표현과 애매성이 강 조된 표현, 남성적 이미지와 여성적 이미지의 혼합 등으로(Lee et al., 2006) 다양하게 젠더리스 디자인으 로 표현될 수 있다.
돌체 앤 가바나는 다양한 소재의 사용으로 절충성 을 표현하였다. 별 모티브의 퍼 코트와 스팽글로 가 득찬 스키니 팬츠를 착용하고, 기존의 넥타이보다 크 기가 큰 넥타이를 셔츠위에 착용함으로써 절충을 통 한 새로운 스타일을 연출하였다(Fig. 1). 여성복을 매 니시한 느낌으로 세련되게 표현한 폴 스미스는 소프 트한 소재를 활용한 점프 수트와 남성용 테일러드 재 킷, 그리고 남성용 구두를 함께 스타일링하여 기존의 부드러운 여성적 이미지를 탈피하였다(Fig. 2). 톰 브 라운은 블랙 색상의 오버사이즈 테일러드 수트와 재 킷, 스커트, 넥타이를 착장하여 젠더리스 룩 아이템들 에 대한 절충성을 표출하였다. 이는 과도한 착장으로 인하여 거부감을 주는 의미보다는 절충을 통한 개성 을 표출하고, 다른 아이템들 간의 믹스 매치를 통하 여 젠더리스 패션만의 새로운 이미지 확대를 이루고 있다(Fig. 3).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전형적인 남성복 아이템인 품이 넉넉하고 각진 어깨의 테일러드 재킷 과 전체적으로 프린지 장식을 활용한 여성적 느낌의 스커트를 착장하였는데, 이는 남성적 이미지와 여성 적 이미지의 혼합으로써 절충적인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Fig. 4). 구찌는 전형적인 남성 수트 디자인을 여 성적인 느낌을 강하게 부각시킨 소재와 색상의 적용 하여 디자인하였다. 플라워 문양이 가득한 소재의 사 용과 옐로우, 핑크, 레드 색상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절충적인 스타일의 추구를 보여주었다(Fig. 5).
2.Enjoyment
사전적인 의미로 유희란 특별한 목적을 지니지 않 아도 그것 자체로서 흥미를 가지게 되는 활동의 총칭 이며, 오락이나 유흥 등과 함께 ‘재미있다, 이상하다, 유쾌하다, 흥미 있다, 우습다’ 등 다양하게 표현된다. 유희의 중요한 특징은 자유스러운 것, 즉 자유이며 이는 ‘실제의’ 또는 ‘일상적인’ 생활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오히려 일상적인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아 주 자유스러운 일시적인 활동의 영역 안으로 들어가 게 되는 것이다(Ha, 1994). 이처럼 유희성은 재미와 즐거움을 본질로 삼아 해방과 자유의 감정, 유희충동 의 발산을 위해 반고전주의적 경향에 힘입어 나타나 게 된다. 또한 이질적 요소의 도입, 일상규칙의 위반, 무지, 외설, 강조, 하락, 왜곡, 변형, 모순, 부조화 등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놀라움과 쾌감, 그리고 우월 감을 느끼게 하여 재미와 웃음을 자아내는 특성이다 (Kim, 2003).
형태 구조의 변형으로 표현되는 젠더리스 패션의 유희성은 대칭과 비대칭, 조화와 부조화를 통해 나타 나며, 이들은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조화를 이루며 창조적으로 재형성된다. 요지 야마모토는 네이비의 벨벳 포켓이 달린 재킷의 비대칭 구조를 통하여 모순 과 부조화의 미를 선보였다. 테일러드 재킷은 리본 디테일과 오버사이즈 포켓의 구성적 형태를 통해 좌 우 비대칭의 형식을 디자인하였다. 이는 전체적으로 자유스러운 구성 형태를 보이고 있지만, 부조화에서 비롯된 안정감과 조화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차별화 를 이루고 있다(Fig. 6). 메종 마르지엘라의 작품은 입 체적으로 표현되는 의상을 평면의 직사각형 종이를 넣은 듯한 평면화된 실루엣으로 변형하였다. 셔츠는 직사각형 모양의 비닐에 밀봉한 것과 같은 느낌을 주 었으며,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완전히 평면의 형 태로 보이지만 착용을 함으로써 움직임에 의해 입체 적으로 표현되는 디자인이었다. 이처럼 마르지엘라는 의복 내부의 세부적인 선과 면을 모두 생략하여 일반 적인 옷의 구조에 대한 기존관념에서 완전히 벗어남 으로써 충격과 의외성으로 발생하는 유희성을 표현 하였다(Fig. 7). 톰 브라운의 그로테스크하고 폐쇄적 인 분위기를 연출하였던 2013 F/W 컬렉션은 영화 이 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붉은 여왕 역할을 연상시키 는 작품이었다. 과도한 형태의 어깨라인을 강조하는 테일러드 재킷과 커진 타이는 형태를 과장하면서 전 체적으로는 신체를 통제하는 실루엣을 나타냈다. 이 러한 억압되고 통제되는 실루엣과는 반대로 여성스 러운 레이스와 장미 모티브 장식인 이질적 느낌의 소 재를 함께 사용하여 기대하지 못한 뜻밖의 즐거움을 제공하였다(Fig. 8). 구찌는 꽃무늬와 뱀무늬를 수놓 은 재킷과 팬츠, 파인애플 모양의 무늬를 일정한 간 격으로 배열한 핑크 컬러의 넥타이 착용과 함께 커다 란 안경으로 스타일링하여 귀여우면서 유아적인 느 낌이 드는 작품을 선보였다(Fig. 9). 패션에 있어서 자 신만의 독창적인 개성과 혁신을 추구하는 비비안 웨 스트우드는 핑크 컬러의 스트라이프 파자마룩 위에 비행기, 공룡 등 아이들의 장난감과 단추들을 전체적 으로 배치한 재킷을 착의하고, 눈썹위에 레드컬러로 메이크업하여 독특하고 유머러스한 이미지를 연출하 였다(Fig. 10).
3.Exaggeration
과장(誇張)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이나 상황을 사실보 다 지나치게 불려서 표현한다는 것으로(“exaggeration”, n.d.), 미적 표현에 대한 욕구가 커지게 되면서 타인의 찬사와 주목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과장적인 표현에 집중하게 된다. 이러한 과장적 표현은 주변에서 다양 하게 접할 수 있는데, 개인의 의사 전달을 적극적으 로 표현하면서 자극적이고 변형된 표현 수단으로 자 신의 정체성을 나타낸다(Yoo & Lee, 2014).
조형적인 측면에서 과장은 사물을 실제보다 지나 치게 표현하는 것으로 사물의 구조나 형태를 변형하 여 주관적이고 창조적으로 재형성한다는 점에서 중 요한 조형적 의의를 갖고 있으며, 복식에서의 과장은 주로 형태적인 과장을 의미하여 복식의 선과 실루엣 이 실제의 신체보다 과도하게 축소되거나 확대되어 지나치게 과장된 의복을 뜻한다. 따라서 복식에 있어 서 과장이란 형태적인 확대, 축소에 의한 왜곡과 과 장, 변형에 의한 과장, 신체적 제약을 주는 물리적인 과장을 모두 의미한다. 또한 지나치게 크고 장식적이 어서 시각적인 위압감을 주거나, 선과 색의 배열 작 용으로 인하여 착시 효과를 나타내는 복식도 과장형 복식이라 할 수 있다(Han, 2010).
메종 마르지엘라는 길이의 확대에 해당하는 디자 인으로, 바닥까지 끌리는 팬츠를 착용하여 길이가 더 욱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이처럼 길이 에 의한 과장을 표현하여 인체의 특정 부분을 길게 늘여 강조하는 방법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정상적 인 의복의 형태를 벗어나서 기형적인 형태로 표현되 는 상하로 늘린 수직과장으로 표현하고 있다(Fig. 11). 톰 브라운은 의복의 장식을 확대 강조하는 디자인을 발표하였다. 그레이 색상의 수트 앞부분에 전체적으 로 과도하게 크고 화려한 리본 장식으로 과장되게 강 조하여 괴이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각적인 흥미와 입체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장 식 활용에 의한 과장성을 표현하였다(Fig. 12). 알렉 산더 왕은 복식글러브의 형태를 과도하게 확대시켜 디자인하였다. 형태감 넘치는 오버사이즈 코트를 착 의하고, 권투장갑과 같은 모피 글러브를 기존의 글러 브보다 훨씬 크고 길게 확대시켜 인체의 특정부위 중 팔을 더욱 강조하여 보여줌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각적 만족을 극대화시켰다(Fig. 13). 비비안 웨스트 우드는 테일러드 재킷의 길이를 확장하고, 어깨를 넓 게 확대하였으며, 팬츠의 폭도 최대한 확장시킨 형태 로, 전체적인 실루엣을 확대 표현하는 방법을 사용하 였다. 이러한 수평적 과장은 여성의 인체 형태를 알 아볼 수 없도록 과하게 포장된 형태로 표현되어 젠더 리스 패션만의 과장된 특성을 나타내었다(Fig. 14). 의복 형태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의도적으로 파괴한 디자인을 선보인 요지 야마모토 컬렉션 작품에서는 블랙 셔츠의 커프스를 지나치게 과장하여 최대한으 로 크게 디자인하였으며, 셔츠의 뒷부분을 팬츠보다 도 길게 연장하여 바닥까지 늘어뜨림으로써 전체적 으로 인체를 길어 보이게 하는 과장된 효과를 주었다 (Fig. 15).
4.Sensuality
인간의 성적 자극을 통한 쾌락은 본능적이고 자연스 러운 욕구라고 할 수 있고, 육체적 애욕을 드러내는 복식의 관능적인 표현은 인간 사회현상의 일부분으 로써 그 사회의 가치관이나 생활양식의 흐름과 변화 에 따라 변화해왔다. 이처럼 인간에게는 무의식적으 로 성에 대한 욕구가 내재되어 있어 여성의복에 두드 러지게 나타내어 왔으며, 이러한 성적 특성을 의복에 직접적으로 노출시키는 대신에 은밀히 암시함으로써 성적인 특징을 상징화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 이게 한다(Lim & Lee, 2003).
현대 패션에서 관능성을 표현하는 방법으로는 신 체를 직접적으로 노출하여 신체의 관능적인 부위를 강조하는 방법, 신체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거나 감싸 는 은밀한 방법, 인체의 움직임에 따라 신체 라인을 강조하여 시각적인 인지와 연상하는 심리작용을 불 러일으키는 방법 등이 있으며, 젠더리스 디자인에서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돌체 앤 가바나의 여성미를 극대화한 작품은 레이 스 소재를 사용한 란제리룩 착장 위에 허리의 곡선을 강조한 매니시한 블랙 테일러드 재킷을 착용함으로 써 육감적인 신체 라인을 강조하고, 여성의 관능성을 표현하였다(Fig. 16). 고급스러우면서도 쿨하며 동시 에 관능적 이미지를 나타내는 데 주력했던 알렉산더 왕은 신체를 엿볼 수 있는 블랙 색상의 얇고 비치는 트렌스페어런트 소재를 활용한 상의를 착용하여 여 성의 아름다운 인체미를 표현하였다(Fig. 17). 폴 스 미스는 신체적 부위를 직접적으로 노출한 시스루 셔 츠를 착의하여 여성의 성적 특징을 상징화하고 있다. 아이템의 구성만으로는 단조로워 보일 수 있으나, 시 스루 셔츠를 통해 여성의 관능미를 표현하고, 남성복 과 같은 오버사이즈 실루엣 팬츠를 착의함으로써 젠 더리스 스타일에서의 관능적 특성을 표현하고 있다 (Fig. 18). 메종 마르지엘라는 여성의 몸을 인위적으 로 드러내기 보다는 인체를 그대로 노출시키거나, 몸 전체를 감싸는 복식을 통해서 성적인 매력을 과시한 다. 마르지엘라는 얇은 소재를 사용하여 신체의 유기 적인 흐름에 따르는 인체의 미를 강조하고 있으며, 블랙의 가죽 롱 자켓을 착용하고, 헤어로 눈을 가림 으로써 여성의 시크하면서도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 하였다(Fig. 19). 여성의 섹시함과 아름다움을 끊임없 이 추구하는 구찌는 관능성을 상징하는 색상이라 할 수 있는 블랙 색상의 점프 수트를 착용하고, 상의에 몸에 밀착되는 레이스를 장식하여 여성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는 곡선미를 강조하는 동시에 관능적 매력을 지닌 여성으로 표현하고 있다(Fig. 20).
5.Historicity
현재는 과거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동시적으로 작 용하고 끊임없이 존재하며, 역사적으로 표현되어지는 과거의 흔적은 현대적인 새로운 가치와 서로 융합되 어 꾸준히 확장되어 간다. 역사는 과거의 흔적을 유 지하여 새로운 현재를 형성하고, 과거의 흔적이 현재 의 순간에 자리 잡아 인과관계를 남기는 것을 역사라 한다(Kang & Kwen, 2013). 역사적 특성은 과거의 시 대적인 특징을 표현하는 의상을 의미하며, 동·서양 의 민족적인 복식을 포함한다. 젠더리스 패션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특성으로 변형된 역사적인 사실과 지 역적인 특색을 반영하고 있다. 패션분야에서 두드러 지게 나타나고 있는 역사성은 부분적으로 의복에 변화 를 주어 이전 시대의 복식을 있는 그대로 모방하는 것 이 아니라, 재해석을 통한 재창조를 의미하기 때문에 동일성과는 확연한 차이를 가진다(Yang & Lee, 2015).
돌체 앤 가바나는 바로크적이며 화려한 승마복 패 션을 선보였다. 엔틱 골드 색상의 테일러드 코트, 높 은 칼라의 셔츠, 골드 버튼이 배열되어 있는 승마 팬 츠, 그리고 승마 부츠에 바로크적인 디테일을 더하여 역사적인 특성을 표현하였다(Fig. 21). 세계의 역사와 민족의상에서 영감을 받아 컬렉션을 선보인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작품은 골드 색상으로 가득 찬 동양적 인 패턴의 코트와 팬츠를 착장하고, 소박하고 민속적 인 느낌의 머플러를 함께 스타일링하여 에스닉풍 의 상을 고급스럽게 재해석하여 젠더리스 스타의 역사 성을 표현하고 있다(Fig. 22). 폴 스미스는 레트로 무 드의 매니시한 룩을 선보였다. 레트로 패턴이 전체적 으로 배열되어 있는 핑크 컬러의 팬츠와 네이비 색상 의 스트라이프 셔츠의 착장에 레트로 패턴이 그려져 있는 스카프를 착용하여 젠더리스 룩에서의 복고풍 이미지를 재현하였다(Fig. 23). 밀리터리 룩에서 유래 된 복식은 아이템뿐만 아니라, 견장과 훈장, 군화, 군 모, 금속 단추 등과 같은 액세서리의 활용으로도 군 대풍의 옷차림을 표현할 수 있다. 요지 야마모토는 어깨의 견장과 금속단추를 이용한 재킷과 밑단을 접 어올린 팬츠, 그리고 군화를 착용한 밀리터리 스타일 의 의상으로 역사적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Fig. 24). 구찌는 클래식하면서도 동시에 빈티지한 무드를 연 출하였다. 골드 색상의 오리엔탈풍 장식이 더해진 블 랙 재킷과 빈티지한 느낌의 워싱 데님 팬츠를 착의하 여 동양적인 신비를 나타내며 구찌만의 유니크한 오 리엔탈 스타일을 표현하고 있다(Fig. 25). 현대 여성 패션에 나타난 젠더리스 스타일을 정리하면 <Table 4>와 같다.
IV.Conclusion
오늘날 성(性)의 개념은 사회 문화적 변화를 바탕 으로 다양화 되고 있으며, 특히 패션에서도 다원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양한 예술양식이 이원론적 인 독립구조에서 벗어나 서로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아무런 규제와 규범 없이 통합되어가는 탈 장르화 현 상을 나타내며, 새로운 디자인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현대 복식은 과거의 남성성과 여성성으로의 이 분법적 구분을 부정하고 있으며, 성별의 경계를 초월 하고 자유로울 권리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여성 복 식은 변화하는 여성성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음으로 써 이와 같은 현상은 현대 여성복 컬렉션 분석을 통 해서 관찰할 수 있었다.
선행연구를 통하여 도출된 젠더리스의 표현 특성 을 기준으로 최종 1,273개의 자료가 최종 선정되었으 며, 전문가 집단의 설문 분석 결과를 정리하여 도출 된 표현 특성은 절충성이 가장 많았으며, 유희성, 과 장성, 관능성, 역사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존 남성 복 연구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과장적 표현의 과장성 과 역사성이 부가되어 도출되었으며, 시즌별 출현 빈 도는 F/W 시즌의 젠더리스 표현 특성의 출현 빈도가 S/S 시즌의 출현 빈도에 비하여 월등히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특성별로 디자이너를 살펴보면 절 충성과 과장성을 가장 많이 표현한 디자이너는 요지 야마모토였으며, 유희성의 특성을 많이 나타낸 디자 이너는 톰 브라운으로 분류되었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대 여 성 패션에서 나타난 절충성은 남성적 이미지와 여성 적 이미지를 혼합, 부조화스러운 대상이나 이미지의 병치를 통해 표현되었다. 또한 고정된 배색의 형식 없이 다양한 톤과 다채로운 색상을 사용하거나, 이질 적인 느낌의 문양과 소재를 혼용하여 나타났다. 이처 럼 젠더리스 스타일에서 보여지는 절충성은 탁한 무채 색과 화려한 유채색의 사용, 남성스러운 문양과 여성 스러운 문양의 혼합, 서로 대조적인 소재들이 독특하 고 다양하게 결합되어 중성미를 표현하는 젠더리스 패 션으로 새롭게 재구성되었다. 절충성의 특성을 가장 많이 지닌 디자이너는 요지 야마모토로 분류되었다.
둘째, 젠더리스 스타일의 유희성은 재미와 즐거움 을 본질로 삼아 젠더리스 패션에서 대칭과 비대칭, 조화와 부조화를 통해 표현되어지거나, 옷의 구조에 대한 기존관념에서 벗어남으로써 발생하는 의외성과 충격으로 표현되었다. 또한 복식의 일반적인 착장 방 식을 위반한 의상으로 나타내었으며, 유아적인 느낌 을 표현하기 위해서 다양한 색상의 과일, 동물 모양 의 무늬를 사용하거나, 비행기, 공룡 등 아이들의 장 난감 장식품을 의상에 장식한 경우도 있었다. 이와 같이 젠더리스 패션에서 유희성을 많이 표현한 디자 이너는 톰 브라운으로 분류되었다.
셋째, 여성복 컬렉션에서 표현된 과장성은 부피와 면적을 과도하게 확대한 실루엣으로 표현하여 여성의 신체 구조를 완전히 은폐하였으며, 복식 길이의 확대 를 통하여 특정 부분을 길게 강조하는 방법으로 보여 지고 있었다. 단순히 여성의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입 혀졌던 복식의 개념에서 벗어나 의복의 디자인 형태 나 구조를 변형함으로써 주관적이고 창조적으로 재구 성한 디자인 작품이 나타났으며, 의복의 장식을 확대 강조하여 입체감과 시각적인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작 품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젠더리스 스타일에서 요지 야마모토는 절충적인 특성과 동시에 과장적인 표현 특성도 많이 보여준 디자이너로 분석되었다.
넷째, 여성 패션에서 분석된 관능성은 매니시한 의 상과 여성의 인체미를 강조할 수 있는 의상을 함께 스타일링하는 방법으로 주로 나타나거나, 이질적 소 재를 이용하여 표현되었다. 레이스 소재의 란제리 룩 과 남성용 테일러드 재킷의 착장, 시스루 소재의 셔 츠와 오버사이즈 남성용 팬츠 착장을 통하여 여성 신 체의 관능적인 부위를 인위적으로 강조하였다. 또한 젠더리스 패션에서의 관능성은 여성의 인체를 직접 적으로 노출하기 보다는 얇은 소재로 신체를 감싸는 복식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내어 표현되었으며, 남 성적인 소재를 사용하여 여성의 실루엣을 최소화하 고, 특정의 관능적 부위만을 노출하는 방법으로 나타 내었다. 랙 앤 본(Rag & Bone)과 메종 마르지엘라는 관능적인 특성을 많이 표현한 디자이너로 나타났다.
다섯째, 젠더리스 스타일에서 나타난 역사성은 과 거의 전통적 형태를 재현한 의상, 의복과 색상, 문양 에서 나타나는 상징적인 의미, 장식적 요소의 활용하 는 방법으로 보여졌다. 승마복, 밀리터리 룩처럼 과거 의 특정 복식의 의미에 현대적인 스타일을 가미하여 젠더리스 패션에서 새롭게 재창조되어 표현되었다. 또한 서양 복식의 구조적 형태와 동양 전통복식의 문 양을 차용하여 동·서양의 의복 아이템의 특징들이 혼합되어 나타났으며, 색상의 경우에는 흰색, 검정색, 회색, 금색, 빨간색 계열 등의 색상이 많이 나타났다. 젠더리스 스타일에서 역사적 특성을 지닌 의상의 경 우에는 특히 견장, 군화, 모자, 금속 단추, 액세서리 등 장식적 요소들을 활용하여 역사성을 부각시켰다. 돌체 앤 가바나는 역사성을 다소 많이 표현한 디자이 너로 분석되었다.
본 연구는 남녀 복식에 있어서 성별의 경계를 초월 한 젠더리스 스타일에서 나타나는 표현 특성을 도출 하였으며, 이에 표현되는 특성을 다양한 시각적 자료 를 통해 분석함으로써 현대 여성 패션에 나타나고 있 는 다양한 변화 양상의 과정에 대한 연구 근거를 모 색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젠더리스 패션은 사회·문화적인 현상과 맞물려 변화하고 재구성되며, 여성 의 성역할 변화에 의해 다양한 방법과 스타일로 재정 립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현대 여성들의 패션에 대한 변화는 성의 구분이 점 점 더 모호해지고 있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색다른 해석과 함께 지속적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제 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의 한계점은 기존의 선행 연구가 거의 남성 패션에 있어서 변화하고 있는 젠더 특성으로 연구된 실정이라 여성 패션에 나타난 젠더리스 스타일의 관련 사례들의 분석에 있어서 연 구자의 주관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는 점이다. 현재 남녀 패션 모두를 통해 발전한 젠더 리스 스타일이 거의 남성복에만 한정되어 연구되어 지고 있다. 여성의 젠더리스 스타일에 대한 디자인의 중요성이 점차 확대되어지고 있는 현대 패션 분야에 서 심도 있는 연구와 이에 따른 다양한 젠더리스 디 자인을 개발하여 제시하는 후속 연구가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리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