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ntroduction
한국 사회가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단일민 족’ 개념은 우리 사회 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국제결혼을 통한 이민자로 인해 변화하게 되었으며, 이제는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국가 구성원이 한데 어우러지는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게 되었다. 국제결혼 에 의한 다문화가정의 증가는 주목할 만한데, 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MOGEF)에 의하면 다문화가정은 2013년도 기준 75만 명 내외이며, 여기 에는 결혼이민자 및 인지․귀화자 28만 명, 배우자 28만명, 자녀19만명이포함되어있다(MOGEF, 2013). 이러한 다문화가정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0 년에는100만명정도에달할것으로예상된다(MOGEF, 2013). 국제결혼의 유형 중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 성과의 결혼은 전체 국제결혼의 80%를 차지할 정도 로 매우 크게 증가하였으며, 여성 결혼 이민자의 출 신국가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들의 출신국적은 중국 이 29.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베트남(23.2%), 필리핀(7.8%), 일본(4.5%)순으 로 따르고 있다(Statistics Korea, 2013).
결혼 이민여성의 증가비율과 함께 국내에서는 이 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연구들은 주로 결혼 이민자들의 생활실태 와 적응(Kim, 2007; Park, Song, & Lee, 2012; Sung, 2011),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학습 및 교육문제(Lee, 2008; Park, Rhee, Rho, & Lee, 2012), 다문화가정 내 언어문제(Hong, 2012; Yoon & Lee, 2012), 다문화가 정 복지(Choi & Kim, 2011; Hwang, 2011) 등에 대 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으나, 의식주를 중심 으로 한 결혼 이민 여성의 생활적응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다문화는 여러 나라의 생활양식을 뜻하며, 생활양식은 의식주를 근간으로 이뤄지므로, 여러 나라의 의식주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를 인정 하고 존중하며,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다 문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Choi, 2011).
결혼 이민 여성들은 어려서부터 익숙한 문화권을 떠나 한국이라는 새로운 문화권에 진입하면서 적응 을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최근 다문화가정의 결혼 이민 여성을 대상으로한 문화적응에 대한 연구들이 가족복지학, 사회학, 심 리학, 유아교육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의류학 분야에서 문화적응에 대한 연 구는 소수민족(Gbadamosi, 2012; Shim & Chen, 1996), 미국 내 거주하는 한국계 미국인(Lee & Lee, 2004)이 나 한국내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연구(Youn & Lee, 2012)가 진행되었으며, 국내 다문화가정을 대 상으로 한 연구는 Kim, Choo, Son and Nam(2014)와 Kim and Choo(2015)가 중국과 일본 결혼 이민 여성 을 대상으로 전통복식 문화적응을 살펴본 연구가 거의 유일하다. 의생활이란 인간이 주변 환경에 적 응하여 살아가는 문화적 적응수단으로써 우리 생활 과 뗄레야 뗄 수 없으며(Lee, 2010), 생활문화 중 가 장 가시적으로 적응이 수월한 부분이다. 그러므로 결혼 이민 여성의 의생활 적응을 살펴보는 것은 그 들의 한국사회에서의 문화적응을 이해하고, 그 수준 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사료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건강한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을 위한 한국 사회 노력의 일환으로 우선 다문화가정 의 의생활분야 적응 상황 및 그 특성을 이해하는 것 이 우선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에 의해 수행되었다. 일차적으로 다문화가정의 결혼 이민 여 성들이 어떻게 문화적응을 하고 있는지, 그 유형을 살펴보고자 한다. 다음으로 전반적인 한국문화적응 에 따라 의생활 적응과 실제 의복소비행동에 있어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 살펴볼 것이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결혼 이민 여성의 문 화적응과 의생활 적응을 중국출신의 결혼 이민 여 성으로 한정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Berry(1997)에 따르면 문화적응은 단시간에 이루어지기 보다는 시 간을 필요로 하는 특성을 갖기 때문에, 결혼 이민 여 성의 문화적응 역시 거주기간에 따라 변화하는 시 간 종속적 속성을 보일 것이다(Choi, 2009). 우리나 라에서 여성 결혼 이민자의 증가는 1990년대 초 중 국과 수교 이후 조선족 여성들의 대거 유입에서 시 작되었다(Seol et al., 2005). 즉, 타 국가 출신의 결혼 이민 여성에 비해 중국 결혼 이민 여성의 이주시기 가 10년 이상 빨라(Kwon, 2011), 다양한 문화 적응 의 양상이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2013년 기준 으로 전체 결혼 이민자 중 거의 60%를 차지하는 중 국인들은(MOGEF, 2013) 한국이 같은 동아시아 문 화권에 속한 이웃 나라이므로, 다른 문화권의 결혼 이민자들에 비해 빠르게 적응하고, 한국으로의 이주 이후 생활 적응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Kim et al., 2014). 그러나 서로 다른 정치 체제에서 오랜 세월 동안 단절되었던 상황은 아주 많은 부분에서 문화적 차이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중국 결혼 이민 여성 역시 많은 갈등요소를 안고 있 는 문화적응 양상을 보이고 있어(Choi, 2009; Han, 2011; Kwon, 2011),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 요하다고 하겠다.
이에 본 연구는 여성 결혼 이민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출신 여성 이민자(한족 과 조선족)를 대상으로 하고자 한다. 특히 중국 다문 화가정의 의생활분야를 문화적응 입장에서 살펴봄 으로써 극복되어야할 문화적 간극을 명확히 하여, 이를 통한 향후 사회적 통합지원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시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II.Background
1.Acculturation of married immigrants women
문화적응(acculturation)은 주로 이민자들이 경험하 게 되는 적응의 개념으로, 새로운 문화와 접촉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문화적 변화과정이다(Berry, 2005). 서 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게 되면 서 문화접촉(culture contact)이 발생하고, 문화접촉 상황에서의 타문화에 대한 적응 문제에 대한 관심 은 문화적응의 개념을 탄생시켰다. 문화적응을 설명 하는 개념적 모델은 문화적응의 일차원성을 강조하 는 단일차원 이론과 문화적응을 원문화 유지와 주 류문화 수용이라는 이차원적인 구조로 설명하는 다 차원이론으로 대표된다. 단일차원 이론의 개념은 낮 은 문화적응은 높은 모국문화 정체성을 의미하며, 반 대로 높은 문화적응은 모국문화 정체성을 상실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Gordon, 1964). 이와는 달 리 다차원 이론의 개념은 이주집단의 원문화에 대한 방향성과 이주문화에 대한 방향성이라는 두 개의 차 원으로구성되어있다는것이다(Marin & Gamba, 1996).
Berry(1997, 2001)는 원문화와 이주문화와의 관계 를 다차원적 관점에서 조망하면서, 사람들의 문화간 이동 및 접촉이 일어날 때 두 개의 기준 즉, 모국의 문화적 정체감을 유지하는지 여부와 새로운 문화에 대해 좋은 관계 형성하는지 여부를 측정하는 것으 로, 문화적응의 유형을 통합, 동화, 분리, 주변화의 4가지 차원으로 분류하였다. 통합(integration)은 모 국의 문화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문화를 받 아들이는 것, 동화(assimilation)는 모국의 문화를 유 지하지 않고 새로운 문화만을 받아들이는 것, 분리 (separation)는 모국의 문화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문 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 주변화(marginalisation)는 모국의 문화를 유지하지도 못하고, 새로운 문화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Berry의 문화적응 이론은 문화적응에 대한 이후 연구들에 이론적 근간을 제공해왔다(Choi, 2009).
일반적으로 결혼 이민 여성의 문화적응에 관한 연구는 가족복지학, 사회학, 심리학, 유아교육학 분 야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으며, 주로 문화적응 유형분류, 문화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규명, 문 화적응과 문화적응 스트레스 등에 관련된 내용이 연구되었다.
국내 여성 결혼 이민자의 문화적응 유형을 연구 한 여러 연구들은 이들이 평균적으로 모국 문화 유 지보다는 한국 문화 적응 의지가 높았으며(Kwon & Cha, 2006; Song & Lee, 2014), 초기 혼돈과 갈등을 경험하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국 문화에 익숙 해지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게 되고, 다음 단계로 문 화적 차이를 넘기 위해 여러 시도를 거치며 마지막 에는 두 문화 정체성을 가지고 조화로운 위치로 찾 아가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고 하였다(Hyun, 2010; Kim & Park, 2010; Koo, 2007). 또한 이러한 문화적 응은 그들의 출신국가에 따라 그 유형이 달라졌는 데, Choi(2009)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결혼 이민 여 성들은 동화, 통합, 주변화, 분리 네 가지 유형이 모 두 고르게 나타났으나, 주변화 유형과 통합유형이 상대적으로 높은 분포를 보였으며, 출신국가에 따라 베트남은 통합유형이 북한 및 중국은 주변화 유형 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Lim, Jeong, and Lee(2010)의 연구에서는 중국 결혼 이민 여성들은 통합 유형이 많았으며, 필리핀 여성들은 주변화 유 형이 많다고 하여 민족적 특성에 따라 그 결과가 달 라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혼 이민 여성의 문화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 인으로는 그 결과가 일관되지는 않지만, 연령, 거주 기간, 한국어 구사능력 등 이민자의 일반적 특성이 주요함을 밝히고 있다. Kwon and Cha(2006)는 결혼 이민 여성의 연령이 낮을수록 모국 문화를 유지하 려는 경향이 높았으며, 30세에서 34세 사이의 이주 여성의 이주문화 습득 정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 타났고, 경제적 수준은 월평균 소득이 15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의 이주여성이 한국문화 습득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hoi(2009)는 연 령이 낮을수록 타문화를 쉽게 습득하는 것으로 나 타났으며, 교육 수준이 높은 이주여성이 오히려 이 주문화습득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거주기간이 길수록, 직업이 있을수록, 배우자와의 연령차가 클수록 이주문화 습득이 더 수월한 것을 알 수 있었다. Park(2012)의 연구에서는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한국어 구사능력이 좋을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남편과의 연령차가 적을수록, 가족의 지 지정도가 높을수록 문화적응이 더 잘 이루어진 것 으로 나타났으나, 결혼 이민 여성의 거주기간은 문 화적응에 유의한 영향력을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ong and Lee(2014)는 결혼 이민 여성이 한국에 오래 거주할수록, 한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 에, 모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경우, 자아 존중감이 높을수록, 결혼 만족도가 높을수록 한국 문화에 더 잘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결혼 이민 여성들의 문화적응에 따른 스트 레스 및 이러한 스트레스가 정신건강 및 양육, 가족관 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들도 이루어졌다(Hovey & Magana, 2002; Lee & Chu, 2012; Park, 2014; Sohn, 2012). 연구결과,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우울감이나 불 안감과 같은 정신적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우울이나 자살충동을 높이는 것으로 나 타났다(Hovey & Magana, 2002; Lee & Chu, 2012). 그리고 이러한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가족관계 및 자녀양육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Park, 2014). 그리고 문화적응에 따른 문화적응 스트레스 의 차이를 연구한 Lim, Jeong, and Lee(2010)는 문화 적응 유형 중 주변화 유형이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았으며, 한국어 수준이 높아질수록 문 화적응 스트레스 수준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으나, 문화적응 유형과 한국어 능력수준은 유의한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와 달리 Kwon(2009)은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한국어 능력 이 높을수록,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낮아짐을 밝혔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국내 결혼 이민 여성의 문화적응 유형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었으 며, 그들의 연령, 거주기간, 교육 수준, 경제적 수준, 자녀 수, 국적 취득 등 일반적 특성에 따라 달라지 고, 이는 문화적응 스트레스 및 가정생활 적응에 영 향을 미침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결혼 이민 여성의 출신국가에 따라 연구결과가 일관되지 않아, 결혼 이민 여성의 문화적응에 대한 연구는 그들의 민족 적 특성에 따라 다른 문화적응의 관점이 적용되어 진행될 필요성이 있다고 사료된다.
2.Acculturation and clothing behavior in married immigrants women
의류학 분야에서 문화적응에 대한 연구는 미국내 이민자 집단 및 소수민족을 중심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Shim and Chen(1996)은 미국내 거주 하는 중국가정의 의복쇼핑성향에 따른 문화적응 수 준과 인구통계학적 특성들의 차이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의복쇼핑성향에 따라 두 집단으로 나누어졌으 며, 높은 의복쇼핑성향을 가진 집단은 낮은 의복쇼 핑성향을 가진 집단에 비해 전반적인 문화적응 수 준(사교, 매스미디어 이용, 언어적응, 라이프스타일 적응, 지속적 거주의지 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문화적응 수준과 의복행동과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또한 Gbadamosi(2012)는 런던에 있는 아프라카 여 성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 과, 의생활 적응이 사회적, 종교적 요소와 기후상태 및 개인적 요소들에 의해 영향을 받음을 밝혀내었 고, 이러한 의생활 적응이 전반적인 문화적응과도 연관이 있음을 밝혀내었다.
이차원적 문화 적응 이론을 토대로 Lee and Lee (2004)는 한국계 미국인 소비자들의 패션쇼핑 행동 에 대해 연구하였다. 미국내 거주하는 한국계 미국 인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문화적응 척 도에 따라 소비자 집단을 3집단(동화, 통합, 분리집 단)으로 나누고, 집단별 의복에 대한 관여도, 쇼핑동 기, 패션준거집단의 영향 등을 측정한 결과, 소비자 집단별 의복행동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 문화적응 유형과 의복행동 간에 유의한 관계가 있음을 밝혔 다. Youn and Lee(2012)는 서울에 거주하는 153명 의 국제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화적응 수준에 따라 4 집단으로 나누고, 집단별 의복관여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 공변이로 문화적 가치성향(개인주의, 집 단주의)을 고려하여 살펴보았다. 그 결과, 한국문화 채택 수준이 높고 자국문화 유지수준은 낮은 동화 집단이 의복관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위험지각은 집단간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 타났다. 공변이로 살펴본 두 문화적 가치성향 중 개 인주의만이 종속변수에 유의한 영향력을 가지는 것 으로 나타났으며, 이 공변이를 고려하더라도 문화적 응 유형에 따라 의복관여가 유의하게 달라짐을 밝 혀내었다.
국내 거주하는 결혼 이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 구는 Kim et al.(2014)와 Kim and Choo(2015)가 중 국과 일본출신의 결혼 이민 여성으로 대상으로 전 통복식 문화적응태도를 살펴본 연구가 거의 유일하 다. Kim et al.(2014)는 중국 결혼 이민 여성을 대상 으로 한복 수용태도 및 치파오 전달태도를 살펴보 았다. 전반적으로 한복 수용태도에 비해 치파오 전 달태도가 높았으며, 교육 및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한복 수용태도와 치파오 전달 태도가 모두 높게 나 타났다. 즉, 교육정도가 높고 생활이 안정될수록 타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태도 및 자문화를 전달하 고자 하는 태도가 높음을 보여주었다. 이상의 전통 복식 문화적응 개념을 일본 결혼 이민 여성에게 적 용하여 연구한 결과, 한복 수용태도가 기모노 전달 태도보다 높게 나타나, 중국인에 비해 타문화 수용 태도가 긍정적으로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Kim & Choo, 2015).
이상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전반적인 문화적응 수준에 따라 의생활 적응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으 리라 유추할 수 있으나, 이를 국내 결혼 이민 여성을 대상으로 검증한 연구는 아직 없다. 따라서 본 연구 에서 동아시아계(중국, 일본, 한국) 미국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개발된 Barry(2001)의 EAAM 척도를 이용 하여 중국 결혼 이민 여성의 문화적응 수준을 측정 하고 의생활 적응과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3.Clothing consumption behavior of married immigrants women
결혼 이민 여성들은 식생활 문화에 비해 적응하 는데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국의 문화 적 관습과 기후 등에 의해 어릴 때부터 형성된 의 생활 문화양식과 착의습관 등이 있어 의생활 적응 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Lee, 2010). 의류학 분야 에서 다문화가정의 의생활 실태나 의복소비행동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지 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 탐색적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다문화가정 여성과 자녀들의 계절별 착의 습관과 옷의 구매실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질적 연구한 Lee (2010)의 연구를 보면 자신의 국가에서 형성된 착의 습관이 한국에서도 적용되며, 또한 이미 형성된 착 의습관 때문에 우리나라에서의 착의량에도 기후별 로 차이가 나타났다. 문화적 관습에 의한 의생활양 식의 차이에 의한 착의량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 타났다. 이와 같이 다문화가정의 결혼 이민 여성들 은 자국의 기후에서 이미 형성된 내한성과 내열성 때문에 한국에서의 착의량에서 차이를 보여주었으 며, 또한 다문화가정 어머니의 착의량과 한서감각이 자녀의 착의량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의복구매실태를 보면 결혼 이민 여성들의 의복구매장소는 대형마트가 가장 많고, 지 하상가나 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 명의 여성들이 인터넷이나 홈쇼핑을 통해서 의복을 구입하기도 하였다. 옷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하는 여성이 50% 정도이며, 인터넷이나 신문광고 또는 휴대폰 문자를 통해 정보를 얻기도 하며, 동네사람 과 같은 인적정보를 얻는 사람도 있었다. 구매횟수 는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른데, 대부분의 여성들이 세일할 때나 계절이 바뀔 때, 특 히 어린 아이들은 빨리 자라므로 옷이 작을 때 옷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왔다. 한편, 본국에서 옷을 가져 와서 입는 경우도 있으며, 피복비 비율은 평균 10% 정도였다. 우리나라의 피복비의 비율은 2008년 5% 정도인데, 다문화가정의 연구 참여자들은 한국의류 제품에 대해 매우 우수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 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가정의 의복 실태와 섬유 선호도에 대해 조 사한 Choi(2011)의 연구에 따르면, 다문화가정의 구 성원들은 자국에서 의복 착의습관이 의복 소유개수 나 선호 섬유 등의 의복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문화가정이 한국가정보다 낮은 소 득수준으로 외의류 구매 시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 는 경향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의류 세탁은 가정에 서 색상과 섬유의 구분 없이 세탁하고, 전문세탁소 의 이용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다문 화가정의 의복행동 및 전통복식에 대한 태도를 조 사한 Son, Nam and Kweon(2013)의 연구에 따르면 베트남 결혼 이민 여성의 경우, 동조적 쇼핑성향이 한국여성들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 형할인점과 아울렛에서 의복구매를 하는 비율이 더 높았으나, 전반적으로 의복구매에 낮은 비용을 지출 하고 있어 소극적인 의복행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 났다.
국내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니지만 중국 결혼 이민 여성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계 중국인을 대상으로 의생활실태를 살펴본 Cho and Lee(2001)의 연구를 살펴보면 이들은 한국패션 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며, 한족에 비해 유행에 민감 하나, 의복보유량은 한국인의 50% 정도에 수준이었 으며, 전반적으로 검정색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무채색 선호경향은 최근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소비행동을 연구한 Shim and Geum(2013)의 연구에서도 매우 높게 나타나, 중국 결혼 이민 여성들 역시 한국 소비자들과는 다 른 의복소비행동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중국 결혼 이민 여성을 대상으로 문화 적응 단계별 의복소비행동의 차이를 살펴보고, 그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중국 결혼 이민 여성의 생활 문화적응 향상을 도모하고자 한다.
III.Methods
1.Research questions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결혼 이민 여성을 문화적응에 따라 군집화 하고, 이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의 차이를 살펴본다.
연구문제 2. 문화적응에 따른 의생활 적응의 차 이를 살펴본다.
연구문제 3. 문화적응에 따른 의복소비행동(의복 선택기준, 의복동조행동, 의복구매장소)의 차이에 대 하여 살펴본다.
2.Measurements
이상의 연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내 결혼 이민 여성들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 국 결혼 이민 여성들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양적조사를 진행하였다.
양적조사를 위한 설문지를 개발하기 전에 의생활 적응 척도개발을 위해 중국출신의 이중 언어자 6명 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하였다. 심층면접은 대 략 1시간 정도 소요되었으며, 내용은 언제 의생활분 야에서 적응이 되었다고 느끼는 지에 대한 것이었 다. 면접내용은 동의하에 녹음기를 이용하여 녹취하 였으며, 사례금으로 5만원 상당의 선물이나 현금을 지급하였다. 분석결과, ‘내가 다른 사람들과 있으면 외국인처럼 보이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나의 옷차림은 튀지 않는다’, ‘한국 패션 브랜드에 익숙하다’ 등 총 6문항이 결혼 이민 여성의 의생활 적응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양적조사를 위한 설문지는 전반적인 문화적응, 의 생활 적응, 의복선택기준, 의복 동조행동, 의복 구매 장소, 인구통계적 특성 총 6부분으로 구성하였다. 문 화적응척도는 Barry(2001)의 문화적응척도를 이용 하여 동화(8문항), 통합(5문항), 분리(6문항), 주변화 (9문항) 네 부분으로 구성하였으며, 5점 리커트 척 도(1: 매우 그렇지 않다, 5: 매우 그렇다)로 총 28문 항을 측정하였다. 의생활 적응척도는 앞서 설명한 심층면접을 통해 개발된 총 6문항을 5점 리커트 척 도로 측정하였다. 의복선택기준은 디자인 및 스타 일, 색상, 가격 등 총 8문항을 5점 리커트 척도로 측 정하였으며, 의복동조성은 Kim and Rhee(2001)의 전반적인 동조태도 4문항과 준거대상 7문항을 5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하였다. 의복구매장소는 백화점, 대형할인점 등 8곳을 제시하고, 의복구매 시 이곳들 을 얼마나 주로 이용하는지 5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 하였으며, 인구 통계적 특성은, 연령, 학력, 거주기 간, 거주지, 직업, 월평균 피복비, 소득 수준 등에 대 한 내용을 선다형과 자기 기술형으로 측정하였다.
3.Data collection and analysis
자료 수집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조선 족 및 한족 결혼 이민여성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2013년 4월에 설문지를 개발하여, 2013년 5월에 예 비조사 및 설문지 수정을 하였다. 예비조사는 2명의 이중언어자 전문연구원들이 중국어 설문문항들을 일 차적으로 검토한 후, 또 다른 이중 언어자 1명이 번 역본을 최종 수정․검토하여 완성하였다. 본 조사는 2013년 7월과 8월 두 달간에 걸쳐 실시되었으며, 편의 표본추출법과스노우볼샘플링전략(snowball sampling strategies)을 사용하였다.
설문조사는 소비자조사 전문업체를 통하여 수행 되었다. 설문조사에 익숙하지 않은 중국 출신 결혼 이민 여성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조사를 수행하기 위해 조사지침서를 개발하였으며, 조사요원들 역시 사전교육을 통하여 조사지침서를 숙지시켰다. 교육 받은 조사요원들은 중국출신 결혼 이민 여성을 직 접 방문하여 설문지를 이용한 면접법으로 조사를 실 시하였다. 수집된 309부(조선족 158명, 한족 151명) 중 신뢰도 측정을 위해 반복측정한 문항들에서 낮 은 신뢰도를 보인 18부를 제외하고, 291부가 최종 통 계처리에 이용되었으며, 이들은 조선족 148명(50.9%), 한족 143명(49.1%)이었다.
응답자의 인구 통계적 특성을 살펴보면 전체 응 답자의 연령은 20대가 18.2%(53명), 30대가 167.4% (196명), 40대 이상이 14.4%(42명)로 30대가 과반 수 이상을 차지하였다. 국적은 한국 국적 보유자가 59.5%(173명), 중국 및 기타 국적 보유자가 40.5%(118 명)으로 한국 국적의 여성 수가 더 높게 나타났다. 학력은 중졸 이하가 14.1%(41명), 고졸은 60.5%(176 명), 대졸 이상이 25.4%(74명)으로 나타났다. 직업 은 주부가 48.1%(140명), 직장 여성이 51.9%(151명) 이었다. 직장 여성 가운데 25.1%(73명)은 파트타임, 26.8%(78명)은 풀타임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월평 균 가족 총수입은 300~399만 원이 38.5%(112명)으로 가장 많았고, 200~299만 원 31.6%(92명), 400~499만 원 19.2%(56명) 순으로 나타났다. 거주기간은 5~10 년이 64.9%(189명)으로 그 수가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은 5년 미만으로 18.9%(55명), 10~15년이 13.4% (39명) 순으로 나타났다.
자료분석을 위해서 SPSS for window 20.0을 사용 하였고, 요인분석, 군집분석, 일원분산분석, 던컨 사 후비교분석, 빈도분석, 교차분석 및 카이제곱 검정 을 이용하였다.
IV.Results and Discussion
1.Classification by acculturation
문화적응에 따라 중국 결혼 이민 여성들을 세분 화하기 위하여 Barry(2001)의 척도 28문항을 이용하 여 문화적응을 측정하였으며, 문화적응의 네 차원인 동화(8문항), 통합(5문항), 분리(6문항), 주변화(9문 항) 각각의 평균점수를 구하여 군집분석을 실시하 였다. 유형화시킬 집단 수를 결정하기 위해 각 군집 별 빈도 분포와 집단별로 문화적응 유형별 차이가 현저한가를 고려하여 집단 수를 3집단으로 결정하 였다. 세분화된 세 집단이 문화적응에 있어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각 차원의 평균 점수를 사용하여 일원분산분석과 던컨 테스트를 실 시하였으며, 그 결과 문화적응 네 차원인 동화, 통합, 분리, 주변화에 대하여 집단별로 유의한 차이가 있 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1).
군집 1은 전체의 22.0%(64명)을 차지하여 가장 인 원이 포함된 군집이었으며, 동화, 통합, 주변화에 모 두 높은 점수를 나타내었다. 동화와 통합 점수 모두 높아 한국문화에 대한 적응은 높은 것으로 판단되 나, 이와 함께 주변화 점수도 높게 나와 자국문화에 대한 정체성은 높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어 통합보 다는 ‘동화 집단’이라 명명하였다. 군집 2는 전체의 53.3%(155명)로 가장 많은 중국 결혼 이민 여성이 속해 있는 집단이었으며, 동화점수는 중간 정도이 나, 분리점수가 가장 낮고 주변화 점수는 높게 나타 나, 한국문화 적응도 자국 문화 정체성도 높지 못한 애매한 상태로 판단되어 ‘주변화 집단’이라 명명하 였다. 군집 3은 전체의 24.7%(72명)으로 동화집단보 다는 많은 인원수가 포함되었으며, 동화와 통합, 주 변화는 다른 두 집단에 비해 낮았으며, 분리에서만 높은 점수를 나타내어 자국문화에 대한 정체성이 높은 ‘분리 집단’이라 명명하였다.
이주여성의 문화적응 유형과 관련특성에 대해 연 구한 Choi(2009)에 의하면 이주여성의 출신국가에 따른 문화적응 유형에 차이가 있었으며, 특히 한국 과 유사성이 높은 중국 출신 여성은 한국문화 습득 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낮아 통합과 동화유형을 보 일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오히려 주변화 유형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여 본 연구결과와 일치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원문화와 이주문화 사이에 문화적 유사성이 높을수록 이주문화 적응의 어려움 이 낮다는 선행연구 결과(Berry, 1997)와 상반되는 데, 이는 문화적 유사성이 이주문화 습득에 긍정적 으로 작용하기 보다는 오히려 원문화 상실과 연관되 기 때문으로 사료된다(Choi, 2009; Kwon, 2011).
다음으로 이 세 집단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차 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평균연령과 한국 거주 기간, 교육 수준, 국적 취득 여부, 월평균 소득, 언어 수준, 중국 거주 시 소속민족(조선족, 한족)에 있어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하여 일원분산분석과 던컨 테스트 및 교차분석과 카이제 곱검정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 평균 연령, 한국 거 주 기간, 교육 수준에 있어 집단간 유의한 차이가 있 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첫째, 연령대의 경우, 동화집단이 연령대가 평균 41.33세로 가장 높고, 주변화 집단이 38.99세, 분리 집단은 평균연령 36.36세로 연령이 높을수록 한국 문화수용이 더 잘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는 결혼 이민 여성의 연령이 낮을수록 모국 문화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높았다는 Kwon and Cha(2006) 의 연구결과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둘째, 한국에서의거주기간의경우, 동화집단이8.13 년으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변화집단은 평균거주기간 7.34년으로 그 다음이었고, 분리집단 은 5.56년으로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적 응과 거주기간과의 관계를 좀 더 상세히 살펴보기 위해 거주기간을 5년 단위로 나누고, 각 집단별 차 이를 교차분석과 카이제곱검정으로 추가로 실시하 였고, 그 결과 χ2=21.36(p=.006)으로 유의수준 .01 수 준에서 집단간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 다. 전체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전체의 60.8%(177명) 이 5년에서 10년 사이에 분포되어 있었고, 10년 이 상 한국에 거주한 사람은 전체의 13.4%(39명)였다. 분 리집단의 경우 1~5년이 37.5%(27명), 5~10년이 58.3% (42명)으로 대부분이 10년 미만이었으며, 주변화 집 단의 경우 5~10년이 63.34%(98명), 10~15년이 12.9% (20명)인것으로나타났다. 동화집단은5~10년이57.8% (37명), 10~15년이 17.19%(11명)이었으며, 15~20년 이 3명, 20년 이상 한국에 거주한 사람도 1명 포함 되었다. 이상의 결과를 보았을 때 이전 선행연구의 결과(Choi, 2009; Song & Lee, 2014)와 일관되게 이 주국가에서의 거주기간이 길수록 문화적응이 더 수 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학력에 있어서 집단간 차이를 살펴보기 위 해 <Table 3>에 기대빈도보다 관찰빈도가 더 큰 셀 을 진한 글자로 표시하였다. 그 결과, 주변화집단의 학력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이 동 화집단, 분리집단의 교육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으로 교육년수가 높을수록 이 주문화습득이용이하다는 선행연구(Berry, 1997; 2001) 의 주장과는 달랐으며, 교육 수준이 높은 이주여성 이 오히려 이주문화습득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Choi (2009)의 연구와 일치되게 나타났다.
2.Clothing adaptation by acculturation
문화적응에 따른 의생활 적응수준을 살펴보기 위 하여 의생활 적응수준을 측정한 6문항에 대한 일원 분산분석과 던컨테스트를 실시하였다(Table 4).
분석결과, 6문항 중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나의 옷차림은 튀지 않는다’, ‘중국보다 한국에서 패션 쇼핑하는 것이 편하다’, ‘한국 사람들이 중국 사람 들보다 나의 스타일을 더 잘 이해한다’ 세 문항이 유의수준 p<.05와 p<.001 수준에서 집단간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동화집단 과 주변화집단이 분리집단에 비해 ‘한국 사람들이 중국 사람들보다 나의 스타일을 더 잘 이해한다’고 응답하였다. 그러나 나머지 두 문항에 대해서는 분 리집단이 주변화 집단에 비해 더 높게 ‘한국사람들 사이에서 나의 옷차림은 튀지 않는다’고 평가했으 며, 중국보다 한국에서 패션쇼핑하는 것이 더 편하 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하여 판단 할 필요가 있다. 첫째, 연령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 다. 세 집단 중 연령이 가장 낮은 분리집단이 연령적 특성으로 다른 두 집단에 비해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을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그렇다면 주변화 집단이 동화집단에 비해 평균이 높아야 하나, 오히려 동화집단이 대부분의 평균에서 높은 점수를 보여 단정적 해석이 어렵다. 둘째, 문화 적응 단계의 측면이다. Choi(2009)는 이주 초기에는 이주 문화에 호의적이며, 이후 이주사회의 문제를 경험하면서 초기의 호의가 부정적으로 변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재평가한다라고 하여, 이주 초기에 이주문화 습득도가 높게 나타나고 이후 감소하는 단계를 거쳐 점차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된다고 하 였다(Hyun, 2010: Kim & Park, 2010; Koo, 2007; Kwon & Cha, 2006). 즉, 본 연구에서도 이주 초기에 는 한국문화의 일부인 패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 이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관심이 줄어들고, 다시 시간이 더 흐르면 이러한 관심이 회복되는 유선형 의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3.Clothing consumption behavior by acculturation
중국 결혼 이민 여성의 의복소비행동을 측정하기 위하여 의복선택기준, 의복쇼핑 시 동조성, 의복구 매장소를 살펴보았다.
1)Clothing selection criteria
문화적응 유형별 세 집단의 의복선택기준의 차이 를 살펴보기 위해 의복선택기준으로 디자인 및 스 타일, 색상, 가격, 소재, 품질, 브랜드, 유행, 광고 총 8항목을 제시하였고, 이에 대하여 일원분산분석과 던컨테스트를 실시하였다(Table 5).
분석결과, 디자인 및 스타일, 소재, 유행의 세 가 지 의복선택기준들에 대하여 동화집단과 분리집단 이 주변화집단에 비해 더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고 응답하였다. 또한 색상, 가격, 품질과 같은 의복 의 실용적 속성에 대해서는 분리집단이 타 집단에 비해 더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동화집단과 분리집단이 의복을 선택할 때 다양한 기준을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관여하며, 주변화집단은 이에 비해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나, 본 연구결과 역시 위의 의생활 적응 결과와 유사한 패턴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한국계 미국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Lee and Lee(2004) 의 연구에서 분리집단이 통합집단이나 동화집단에 비해서 정형화되지 않은 의복선택을 한다는 결과와 일맥상통하며, 서울에 거주하는 국제학생을 대상으 로 한 Youn and Lee(2012)의 연구에서 주변화집단 이 의복관여가 가장 낮다는 연구결과와 일치되게 나타났다.
2)Conformity of clothing consumption
문화적응 유형별 세 집단의 의복구매 시 동조성 성향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의복동조성을 측정한 4문항의 평균점수와 7개의 준거집단에 대하여 분산 분석과 던컨테스트를 실시하였다(Table 6).
분석결과, 의복선택 시 동조성향은 유의수준 0.01 수준에서 분리집단에 비해 동화집단과 주변화집단 의 의복동조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들의 주요 준거대상은 부모, 형제, 중국인 친구로 나 타났다. 특히 한국에 함께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 친 구의 평균점수가 가장 높아 중요한 정보원인 것으 로 나타났다. 이는 Lee and Lee(2004)의 연구에서 미국에 거주 중인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문화적응 연구에서 분리집단이 다른 두 집단에 비해 전반적 인 의복동조성이 높았으며, 가족과 친척들 및 한국 친구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과는 다른 방향성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Clothing purchase places
마지막으로 문화적응 유형별 의복구매장소의 차 이를 살펴보기 위하여 일원분산분석과 던컨테스트를 실시하였으며, 분석결과 분리집단이 타 집단에 비해 아울렛 스토어, 백화점, 일반시장과 같은 다양한 판 매처를 이용하여 의복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7). 반면, 동화집단과 주변화집단은 인터넷/홈 쇼핑과 같은 온라인 채널을 분리집단에 비해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대적으로 기술적, 언어적, 제도적 장벽이 존재하는 문화적응 초기단계 인 결혼 이민 여성이 온라인 채널의 이용 시 어려움 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V.Conclusion
본 연구의 목적은 중국 결혼 이민 여성의 문화적 응에 따른 의생활 적응 및 의복소비행동의 차이를 살펴봄으로써 의생활 적응이 문화적응에 관여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이들의 생활문화 적응 향상을 도모 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 결혼 이민 여성들을 문화적응 유형에 따라 동화집단, 주변화집단, 분리집단 세 집단으로 나뉘었다. 세 집단 중 주변화집단이 그 수가 가장 많 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국문화와 유사성이 높 은 북한․중국 출신 이주여성에서 주변화 유형이 가 장 보편적으로 관찰되었다는 Choi(2009)의 연구결 과와 일치하였다. 일반적으로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 에 유사한 외모와 언어장벽이 낮다는 이유로 쉽게 적응할 것으로 기대되는 중국 결혼이민 여성들 역 시 문화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 으로 세 집단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의 차이를 살펴 본 결과, 동화집단이 다른 두 유형에 비해 연령 및 한국에서의 거주기간이 길었고, 학력에 있어서는 분 리집단이 학력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령이 낮을수록 모국문화 유지경향이 높으며(Kwon & Cha, 2006), 한국에서의 거주기간이 길수록 이주 문화에 대한 적응이 더 용이하고(Choi, 2009; Song & Lee, 2014), 국내 결혼 이민 여성의 경우 교육 수준 이 높을수록 이주문화 습득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선 행연구 결과(Choi, 2009)와 일관되게 나타났다.
둘째, 문화적응에 따른 의생활 적응수준을 살펴 본 결과, 어느 정도 한국 문화에 적응된 주변화집단 이 분리집단에 비해 더 낮은 의생활 적응 수준을 나 타내는 것으로 나타나, 문화적응과 의생활 적응이 선형적인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음을 알 수 있었 다. 이는 이주 초기에 이주문화 습득도가 높게 나타 나고, 이후 감소하는 단계를 거쳐 점차 합리적인 수 준으로 조정된다는 연구결과(Hyun, 2010; Kim & Park, 2010; Koo, 2007; Kwon & Cha, 2006)와 일치 하는 것으로, 한국에 이주 후 이주문화에 대한 긍정 적 관심을 보여 의생활 적응도 활발히 일어나다 어 느 정도 시간이 흘러 정체성에 혼란을 겪게 되고, 이 와 함께 의생활 적응도 문제를 느끼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셋째, 문화적응에 따른 중국 결혼 이민 여성의 의 복소비행동에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동화집단과 분리집단이 주변화집단에 비해 다양한 의복선택기 준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동조성향에 있어서는 동화집단과 주변화집단이 분리집단에 비 해 다른 사람을 따라 구매하는 동조성향이 더 높게 나타났고, 동화집단과 주변화집단은 분리집단에 비 해 의복구매 시 온라인 쇼핑을 더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위의 의생활 적응과 마찬 가지로 초기 문화적응에 있어 가시적인 효과가 큰 의복소비에 적극적이었다가 문화적응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전반적인 생활적응의 침체기와 함께 의 복소비행동도 소극적으로 변하고, 이후 문화적응이 더 진행됨에 따라 의복소비행동이 회복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본 연구의 의의 및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의류학 분야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다문 화가정과 결혼 이민 여성을 그 연구대상으로 하여 중국 결혼 이민 여성의 문화적응과 생활문화 중 가 장 가시적이며 적응이 수월한 의생활 적응과의 관 계를 살펴보았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특히, 문화적 응 단계에 따른 의생활 적응수준을 살펴보았을 때 그 관계가 선형적인 정적 상관관계가 아니라, 비선 형적 관계가 있음을 밝힌 본 연구결과는 결혼 이민 여성이 초기 혼돈과 갈등의 시기 후 한국 문화에 익 숙해지면서 자존감이 낮아지는 때에 의생활 관련 교육 등과 같은 지원정책이 이들의 자존감 회복과 한국 문화에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 결혼 이민 여성의 문화 적응 은 다차원적 시각을 적용하였으나, 의생활 적응 측 정은 한국 문화에 대한 적응의 한 방향만을 고려한 단일 차원으로 이루어져 연구 분석에 있어 시각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후 연구에서는 의복문화 적응에 있어서도 다차원적인 관점을 적용 하여 문화적응과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문화적응 유형별 차이를 살펴보 기 위해 국내 이주기간이 가장 길어 다양한 문화적 응의 양상이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중국 결혼 이민 여성을 그 연구 대상으로 선택하였다. 그러나 여러 선행연구들(Choi, 2009; Lim, Jeong, & Lee, 2010)에 서 밝힌 바와 같이 문화적응은 결혼 이민 여성의 출 신국가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진다고 하여 본 연구 결과를 일반화 하는데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하는 제 한점을 갖는다. 그러므로 앞으로 결혼 이민 여성의 다양한 출신국별 문화권간 차이를 이해하고, 한국 문화적응에 미치는 서로 다른 영향을 파악하는 후 속연구가 진행된다면 성공적인 다문화사회 정착에 도움이 되는 자료가 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