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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6-0401(Print)
ISSN : 2383-6334(Online)
The Research Journal of the Costume Culture Vol.20 No.3 pp.392-402
DOI :

종교 전파에 따른 복식 변용에 대한 연구
- 인도, 인도네시아 복식에 반영된 이슬람 복식의 영향을 중심으로 -

신 혜 성
이화여자대학교 의류학과

The Application and Modification of Costumes Influenced by the Spread of Religion - Focused on the Costumes of India and Indonesia by the Influence of Islamic Costumes -

Heysung Shin
Dept. of Clothing and Textiles, Ewha Womans University, Korea

Abstract

The norm for everyday costume in India and Indonesia had consisted of either draped garments or loincloths.However, as the Islamic values spread in these countries various tailored clothes began to be worn. In order tostudy this spread of tailored clothes, the researcher first looked at the historical background which was the originof Islamic costumes and its unique traits through the works of literature. Based on these findings, the researchertried to identify the Islamic elements in the costumes of India and Indonesia. The researcher put forward thefollowing conclusion: In India, people began to wear Islamic costumes after the establishment of Mughul Empire(1526~1857) in the 16th century, despite the Islamic invasion in the early 8th century. The pants that the rulingclass of Islam wore such as shalwar, churidar and coats in the style of kaftan as well as turban spread quicklythroughout the nation and now they are important part of Indian traditional costumes. Also in Indonesia, peoplebegan to wear tailored clothes as they accepted Islamic faith. The Indonesian costumes which exposed the upperbody part may have been suitable for the climate but it was inappropriate according to the Islamic precepts. Thereligious beliefs led to the creation of the unique Indonesian sarong, wraps such as kain panjang and a new typeof traditional costumes that combined the elements of pants or tunic from the Islamic culture.

01(8)_신혜성.pdf44.79MB

Ⅰ. Introduction

 인류는 자신이 속한 사회의 역사와 문화적 전통이 담겨있는 의복을 입고 생활하였다. 그 결과, 종족별로 또는 같은 종족이라도 사는 지역, 혹은 신분, 직업에 따라 수없이 다양한 복식이 존재하여 왔다. 이러한 복식은 현대 복식과는 달리 자신의 종족과 지역, 사회의 문화적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속 복식(folk costume) 혹은 전통복식(traditional costume)이라고 할 수 있다. 고대문명의 발생지이며, 불교와 이슬람을 비롯한 힌두교, 유교, 도교와 같은 다양한 종교와 사상의 근원지이기도 한 아시아는 다른 대륙보다도 문화적 다양성이 두드러지는 곳이다. 광활한 아시아에서는 자연적으로 비슷한 환경에 처해 있거나 인접한 국가임에도 전혀 다른 생활풍습과 독특한 고유문화가 존재하는 경우가 쉽게 목격된다. 또한, 지리적으로는 상당히 멀리 있음에도 유사한 풍습과 전통이 나타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는 여러 민족 상호 간 문화교류의 역사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겠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민속 복식을 연구함에 가장 기본적인 연구법은 자연환경이나 지리적 위치를 기준으로 지역을 나눈 후, 그것을 기준으로 복식형태를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고대부터 민족이동이나 종교 전파 등의 문화교류와 충돌의 역사가 이어져 왔던 아시아의 경우, 자연과 지리적 환경을 기준으로 총체적인 복식문화를 분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아시아의 전통복식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리·자연적 기준에 외에도 장시간에 걸쳐 전수된 고유한 문화와 다른 문화와의 교류의 역사를 고려하는 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새로운 문명의 유입이나 종교의 전래, 민족의 이동과 세력 확장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문화적 충격은 삶의 형태나 가치관과 같은 사회·문화·정치 전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으며, 더 나아가 고유복식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복식 탄생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종교의 전파와 함께 그 영역을 확장해온 이슬람 세계의 복식은 문화교류의 과정에서 비롯된 개별 민족의 전통복식의 변화 양상을 고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예라고 본다.

 본 연구의 목적은 서아시아에서 출발한 이슬람 복식이 중앙아시아와 남부아시아,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아시아지역에서 어떻게 변용되었는가를 살펴보는 데 있다. 특히 유목 민족적인 기원을 가진 이슬람의 봉제의가 권의(卷衣)나 요의(腰衣)의 남방계 복식을 기본으로 하던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 변용되는 과정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연구방법으로는 일차적으로 이슬람 복식의 기원이 되는 이슬람 세계의 역사와 문화, 복식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 국내외 단행본과 논문을 중심으로 한 문헌연구를 진행하였다. 또한, 이슬람의 시대 복식이 표현된 회화와 국내외 도록에 수록된 유물자료를 활용하여 지역과 시대에 따른 복식 분석을 병행하였다. 그 다음으로 조사된 내용을 토대로 기후와 풍토 면에서는 이슬람 발생지인 아랍과는 전혀 다르지만, 현재 이슬람 세계에 속해 있는 인도지역과 인도네시아 복식에 반영된 이슬람적 요소를 살펴보았다. 단, 쓰개는 이미 선행연구가 많이 진행되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제외하였음을 미리 밝히는 바이다.

Ⅱ. Background

1. The spread of Islam and establishment of the Islamic world

1) The origin of Islam and extension of its empire

 이슬람은 아랍의 예언자 마호메트가 610년에 제창한 종교로서, 현재 서아시아, 아프리카, 인도대륙,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약 10억 명의 신자를 가진다. 이슬람(Islam)이란 ‘유일한 신 알라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것’을 뜻하는 아라비아 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현재는 이슬람교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슬람 신도를 뜻하는 무슬림(Muslim)은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자’를 의미한다고 한다(Great encyclopedia of religious science, 1998). 외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전통적인 삶을 그대로 유지하던 아랍세계는 7세기 초 마호메트(Mahomet, 570?∼632)에 의해 창시된 이슬람교의 대두로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아라비아 반도에서 시작된 아랍계 이슬람 세력은 정복전쟁을 계속하여 7세기 중엽에는 사산조 페르시아(Sassanian Persia, 226∼651)를 무너뜨렸고, 계속하여 중앙아시아 스텝의 서쪽까지 진출하였다.

7세기 중엽, 아랍계 이슬람 왕조였던 아바스 왕조(Abbasids dynasty, 750∼1258)는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팽창하던 당(唐, 618∼907)에 대항하여 튀르크 족의 일파인 카를룩(karluk)과 티베트 족과 연합하였고, 이들 연합군과 당의 대군은 타슈켄트 부근의 탈라스 강에서 충돌하였다. 탈라스 전투(751년)는 아랍, 티베트, 카를룩 동맹군의 승리로 끝났다. 이 전투의 승리로 이슬람교는 과거 페르시아 지역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까지 전파되었고, 튀르크 족은 이슬람 세계로 편입하게 되었다(Nagasawa, 1994). 

 본래 중앙아시아에서 유목생활을 하였던 튀르크민족은 고대 중국 사서에 등장할 정도로 동아시아의 역사와도 관련이 깊은 민족이었다. 고대 중국의 역사서인『주서(周書)』이역(異域) 편에는 ‘돌궐(突厥)은 흉노(匈奴)의 일족’이라는 내용이 있는데(Zhoushu: Book of the Zhou dynasty, Tang period), 여기서 ‘突厥’은 튀르크를 가차(假借)한 표기로 보인다. 6∼8세기경에는 그 영향력이 현재의 몽골지역에서 흑해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에 이르기까지 확장되어, 일종의 부족연합국인 돌궐 제국(551∼747)을 형성하기도 하였다. 튀르크계 민족의 일부는 서쪽으로 진출하여 11세기에는 튀르크계 이슬람 왕조인 셀주크 제국(Seljuk dynasty, 1038∼1194)을 건설하기도 하였다. 이후 오스만 제국(Ottoman dynasty, 1299∼1922)이 새로운 강자로 드러나면서 튀르크 족은 이슬람의 새로운 지배자로 등장하였다.

2) The advancement of Islam in India and establishment of Mughul empire

 인도아 대륙에 중앙아시아 지역에 진출한 이슬람의 공격이 시작된 것은 8세기경부터였다. 8세기 초, 이미 이슬람화된 튀르크 세력은 인도의 서북지역을 지속해서 침략하였으며, 11세기 이후에는 그 공격이 본격화되어 튀르크계 이슬람 왕조가 성립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인도를 단순한 약탈대상으로 생각했던 이들의 복식문화가 인도에 미친 영향력은 미미하였다.

 13세기 후반, 중앙아시아는 칭기즈칸(Chingiz Khan, 1155?∼1227)이 건설한 대몽골 제국 일부가 되었으며, 그의 둘째 아들 차가타이(Chaghatai, 1185∼1242)는 중앙아시아 내륙에 몽골계 유목국가인 차가타이 칸국(Chagatai Khanate, 1227∼1369)을 건설하였다. 그러나 튀르크계 이슬람의 부상으로 백 년도 못 가 이슬람화되었고, 오히려 그들의 지배 밑에서 튀르크 문학까지 꽃피우게 되었다. 이러한 혼란을 틈타 새롭게 등장한 중앙아시아의 패자는 티무르 제국(Timurid dynasty, 1369∼1508)이었다. 티무르 제국은 자신을 스스로 칭기즈칸의 자손이라 칭하고 몽골의 재건을 기도하였던 티무르(Timur, 1336∼1405)에 의해 세워진 이슬람 왕조로 중앙아시아와 오늘날의 이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메소포타미아, 카프카스 산맥 등을 통치하였다.

 수세기에 걸친 이슬람의 침략에도 이들과의 문화적 교류가 거의 없었던 인도사회가 이슬람의 영향권에 편입되기 시작한 것은 티무르 제국의 후예임을 자처한 무굴 제국(1526∼1857) 이후이었다. 1526년 인도에 침입한 바부르는 델리를 점령하여 인도대륙에 이슬람 왕조인 무굴 제국을 건설하였다. 무굴 제국의 시조인 바부르(Babur, 1482∼1530)는 부계는 티무르, 어머니는 칭기즈칸의 후예로 알려졌다. 왕조의 이름인 무굴이란 명칭도 페르시아어로 ‘북부의 몽골지방에서 온 새로운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이다(Berinstain, 1997; 1998). 이처럼 바부르는 중앙아시아 유목 민족의 혈통이었으나, 자라온 환경과 교육 등을 통해 페르시아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Encyclopedia Britannica).

 무굴 제국은 제3대 악바르(Akbar, 재위 1542∼1605) 왕 때에 전성기를 맞이하여 인도 북부와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하는 대제국을 건설하였다. 그 뒤 약 150년 동안 번영을 누렸다. 현재 인도의 이슬람교도는 인구조사 결과, 전인구의 1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조사에 응하지 않은 사람을 포함하면 2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Great encyclopedia of religious science, 1998).

3) The advancement of Islam in south east Asia and changes in Indonesia

 중세 이슬람 세계의 확대는 단순히 정복전쟁을 통한 것만은 아니었다. 무역에 종사하였던 무슬림 상인들은 이슬람 세계를 넘어 먼 이국까지 자유롭게 진출했으며, 이들이 건설한 식민지는 이교도 개종의 거점이나 현지 정권의 이슬람화, 또는 이슬람 정권 수립의 발판이 되었다. 아라비아를 비롯한 인도, 중국 지역의 무슬림 상인의 정착과 현지 사회에 대한 동화는 교단의 적극적인 포교와 토착권력자의 정치적 배려, 경제적 타산 등 다양한 형태와 동기로 진행되었다(Great encyclopedia of religious science, 1998).

 동남아시아에 이슬람이 전파된 시기는 13세기 말경으로 여기에는 오래전부터 동남아와 무역을 해오던 무슬림 상인들의 역할이 중요하였다. 제일 먼저 13세기 말에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 섬 북부 연안에 이슬람 왕국이 성립되었고, 15세기에는 자바섬으로 진출하여 발리를 제외한 거의 모든 섬이 이슬람화되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2억 명이 넘는 인구의 90%가 무슬림인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이다.

2. The characteristics of Islamic costumes and its sociocultural background

 이슬람 탄생 이전의 아랍 복식은 남녀가 유사하여 하의로는 천으로 만든 간단한 로인클로스(loincloth) 형태의 이자르(izar)를 입고 상의로는 언더셔츠 기능을 하는 쿠미스(qumis)를 입은 후에, 길이가 긴 T자형 튜닉이나 긴 드레스를 덧입는 차림이었다. 경우에 따라 그 위에 길고 넉넉한 소매가 달린 사각형의 망토형 외투나 숄을 걸치기도 하였다(Topham, 1982). 전통적인 이자르 대신에 짧은 바지형의 시르왈(shirwal)이 남녀의 속옷을 대신하게 된 것은 아랍지역이 이란계 페르시아 문화권에 속하게 된 이후로 추정된다. 그러나 바지 대신에 로인클로스를 입던 아랍의 전통은 20세기까지도 이어져 예멘이나 아라비아 반도 남부의 남성들은 최근까지도 T자형 튜닉 아래 시르왈 대신에 이자르를 착용하기도 하였다.

 이슬람이 발생한 7세기 초까지도 아랍계 무슬림의 복식은 이슬람이 전파되지 않은 다른 아라비아 반도와 마찬가지로 단순하고 소박한 형태였으며, 남녀 복식의 차이도 거의 없었다. 오늘날 서아시아의 많은 지역에서 확인되는 헐렁한 튜닉이나 긴 드레스를 여러 개 겹쳐 입는 이슬람 복식의 형식은 중세 복식에서 기원한 것이다. 이러한 복식은 유목생활과 사막이라는 아라비아 반도의 열악한 환경에 적합한 형태이기도 하다. 또한, 바닥에 카펫을 깔고 지내는 좌식 생활에 편리한 구조이다. 오늘날 과거의 생활과 상관없는 현대화된 도시에서 사는 아랍인들도 얼굴과 손, 발을 제외한 전신을 가리는 헐렁한 옷을 착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환경적 조건에서 자연스럽게 발전한 의복 형태가 관습화 된 것이다(Ross, 1981).

 소수인 아랍인이 피정복자인 다수 이민족을 통치하는 구조였던 이슬람 세계는 우마이야 왕조(Umayyad dynasty, 661∼750) 이후에 아바스 왕조(Abbasid dynasty, 750∼1258)가 들어서면서 거대한 제국적인 특징을 갖게 된다. 하나의 법 밑에서 다민족적 공동체를 단일국가로 지배한다는 정책 하에서 아랍인의 특권적 지위는 점차 상실되었고, 아랍의 의미도 점차 확대되어 ‘아랍어를 쓰며 이슬람 문화의 영향 아래서 살아가는 여러 민족’을 뜻하는 용어로 확대되었다. 또한, 제국의 수도를 과거 페르시아 영토의 중심지인 바그다드로 옮기면서 헬레니즘 문화와 페르시아 문화가 융합된 국제적인 이슬람 문화를 이룩하였다. 이처럼 방대한 제국의 영토는 몇 개의 서로 다른 문화권으로 나눌 수 있었는데, 첫 번째는 이슬람의 발원지나 문화적으로 가장 취약한 아라비아 문화권, 두 번째는 헬레니즘적인 지중해 문화권 그리고 세 번째로 페르시아-튀르크적인 중앙아시아 문화권이었다. 각각의 문화권에 따라 복식의 형태에도 차이점이 있어, 아라비아 문화권의 전통적인 복식은 자르거나 바느질하지 않은 천을 두르거나 헐렁하게 걸쳐 입는 형식이었고, 헬레니즘 문화권은 튜닉과 둘러 입는 망토[mantle] 종류가, 페르시아-튀르크 문화권은 코트와 재킷, 바지 등 몸에 잘 맞는 봉제의(縫製衣)가 특징이었다(Stillman, 2000).

 지리적으로 동양과 서양의 중간에 있는 서아시아는 과거부터 문명의 교역로였으며, 동시에 주변민족의 침략대상이기도 하였다. 서아시아 지역에는 복식 명칭의 혼용이나 혼동이 유독 심한데, 이는 이슬람의 전파와 다양한 민족과 문화의 교류가 이뤄지면서 의복의 형태와 의미의 혼합·분리 현상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한 예로 아랍 세계의 대표적 복식인 T자형의 헐렁한 튜닉을 아라비아 반도에서는 도브(thawb)라고 하는데, 지역에 따라 명칭이 다양하여 쿠프탄(kuftan), 아바(aba), 파라기야(faragiya), 갈라비야(galabiya) 등으로 사용된다.

〈Fig. 1〉은 도브 형태의 전통복식을 입은 이집트 남성들로 이집트에서는 이러한 T자형의 긴 튜닉을 갈라비야라고 한다(Hong, Shin, & Choi, 2004).〈Fig. 2〉는 1960년대에 제작된 사우디 아라비아의 여성용 도브로 비교적 현대에 만들어진 것임에도 전통적인 특징이 많이 남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Fig. 1> The typical costume of a modern Egyptian man. From. Hong, Shin, & Choi. (2004). p.160.

<Fig. 2> Saudi Arabia women's thawb maintaining the tradition. From. J. Topham.(1982). p.100.

Ⅲ. Methods: Study on Turkish-Islamic Costumes through Literature and the Remains

1. The cultural and historical background of Turkish costumes

 이슬람 세계의 새로운 지배자로 등장한 튀르크족의 근거지는 중앙아시아에서 만주에 이르는 척박한 초원지대였다. 이들의 복식은 유목생활과 혹한과 더위가 반복되는 극단적인 기후에 맞게 껴입거나 벗기 쉬우며, 보온과 활동을 위해 소매나 발목부위가 좁은 형태였다. 이러한 특징들은 후의 오스만 제국의 복식에서도 확인된다. 이는 제국의 중심지였던 터키 반도의 고원지대도 중앙아시아나 아시아 대륙의 초원처럼 강우량이 적고 건조한 기후였기에 고유복식의 특징이 비교적 잘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중세 이후부터 튀르크계 이슬람 왕조가 등장하면서 이슬람 복식에는 유목 민족적 요소와 과거 화려한 문명을 이루었던 페르시아적인 요소가 결합한 복식이 등장하였는 데, 특히 의례용 복식이나 관복(官服), 군복 등이 그러하였다(Stillman, 2000).

 중세 이후 이슬람 복식에 반영된 페르시아적인 요소는 튀르크 족과 이란 족 사이에 있었던 교역의 역사와 관련이 깊었다. 페르시아 문명의 주체였던 이란 족 역시 유목민족으로, 일찍이 무역에 눈을 떠 이슬람 전파 이전부터 중앙아시아를 누비면서 튀르크 민족과 교류를 해왔다. 이러한 두 민족의 관계는 이슬람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첨가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였다. 7세기 중엽 사산조 페르시아를 점령하고 중앙아시아까지 진출한 아랍인에 의해 이슬람화된 두 민족은 종교와 문화적 관습을 공유하며 더욱 가까운 관계로 발전하였다. 10세기 이후에는 군사력을 바탕으로 세력이 확장된 튀르크 족이 이란 족을 지배함으로써 이들의 교류는 더욱 확대되었다(Shin, 1996). 11세기 후반에서 15세기까지 이슬람 세계를 주도한 튀르크 왕조의 세력 확대는 간단한 튜닉과 맨틀로 구성된 아랍적인 서부지역의 복식, 그리고 바지와 재킷으로 대표되는 페르시아 계통의 봉제의, 거기에 유목민적인 전통이 강한 튀르크 스타일이 더해져 다민족적인 국제복식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Stillman, 2000).

2. The costumes with combined elements of Persian and middle Asian traits

1) Pajamas, Sirwal and Salwar

 페르시아적인 요소와 중앙아시아의 유목민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시르왈(sirwal 또는 shirwal), 샬와르(salwar 또는 shalwar) 등으로 불리는 이슬람 특유의 헐렁한 바지일 것이다. 아라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터키, 이란, 북아프리카 및 인도 등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바지의 기원은 아직도 명확하지 않으나, 중앙아시아나 동북아시아에서 유래하였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인도에서는 이러한 바지들을 통칭하여 파자마(pajama)라고도 한다. Hwang(2000)에 의하면 페르시아어로 ‘pa’는 다리, ‘jãmah’는 옷을 의미하는 것으로 ‘pajãmah’는 바지를 뜻하며, 이것을 영국식으로 표기한 것이 ‘pajama’라고 한다(Hwang, 2000). 즉, 인도의 파자마는 페르시아와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중세 이전의 아랍세계에서는 튜닉 아래 입는 속옷에 불과하였으나, 오스만 시대에 들어서면서 이슬람 세계 전역에 걸쳐 바지가 보편화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이 점을 고려하면 페르시아적인 요소가 가미된 튀르크계의 바지가 이슬람 세계에 확산하면서 파자마라는 페르시아적인 복식 명칭도 같이 전파된 것이 아닌가 한다.

2) Coats in style of caftan

 앞으로 여며 입는 카프탄 형태의 외투 역시 역사적으로 이슬람과 관련이 깊은 서아시아에서 중앙아시아, 인도 북부에 걸친 광범위한 지역에서 확인되는 옷이다. 지역에 따라 깃과 섶의 형태, 여밈의 유무 등 세부적인 차이가 있으며, 때로는 형태와 구조가 비슷한 옷인데도 지역과 민족에 따라 명칭이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여밈이 없는 맞깃 형태의 것을 오스만 제국에서는 카프탄(kaftan 또는 caftan)으로, 중앙아시아에서는 차판(chapan)이나 카하랏(khalat), 인도에서는 초가(chogha)라고 한다.

 다양한 카프탄 중에는 실제로는 사용할 수 없는 장식용 소매가 달린 예복용 외투가 있다. 이러한 외투는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인도의 무굴 제국, 오스만 제국 등지에서 공통으로 확인된다.〈Fig. 3〉은 인도의 무굴 제국 제2대 황제 후마윤(Humayun, 1508~ 1556)의 초상이다. 그림의 후마윤은 반소매의 외투를 입고 있는데, 팔꿈치 뒤로는 길고 좁은 소매가 늘어져 있다.〈Fig. 4〉는 17세기경에 제작된 오스만 제국의 의례용 외투이다. 사진에서도 길고 좁게 늘어진 소매의 겨드랑이 부위의 트임이 확인된다. 〈Fig. 5〉는 앞의 사진보다 앞선 13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중국 왕조인 원(元, 1271∼1368)대의「원세조 출렵도」의 부분이다. 그림의 남자는 진동 아래에 트임이 있는 외투를 한쪽 소매만 꿰고 있다. 아마도 평상시에는 긴 소매처럼 입다가 활을 쏠 때처럼 민첩성이 필요할 때는 팔을 뺄 수 있는 옷인 것 같다.

<Fig. 3> Portrait of The second Mughul Emperor Humayun. From. R. Kumar. (1999). p.179.

<Fig. 4> Ceremonial Kaftan of the Ottoman Empire. From. J. M. Rogers. (1986). p.48

<Fig. 5> Kublai Khan on a hunting Trip. From. National Palace Museum. (1973). p.29.

 시대와 민족은 다르지만〈Fig. 3~5〉는 비슷한 옷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무굴 제국을 건설한 바부르가 티무르 제국의 후손이었으며, 티무르 자신은 칭기즈칸의 후예임을 주장하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원 제국과 무굴 제국, 그리고 오스만 제국처럼 시대와 장소가 다른 곳에서 이처럼 유사한 복식이 확인되는 것은 모두 북방유목 민족의 전통을 이어받은 민족적 배경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용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었던〈Fig. 5〉와는 달리 후대로 갈수록〈Fig. 3〉과 〈Fig. 4〉처럼 장식적인 면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소매는 있으나 팔을 끼울 수 없는 장식소매가 달린 옷은 투르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크스탄, 투르크멘, 키르기스, 우즈베키스탄 등지의 중앙아시아 복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Hong, 1995). 이러한 외투는 남자뿐 아니라 여자의 외투에서도 확인된다.〈Fig. 6〉은 중앙아시아의 여성용 외투로 타지크와 우즈베크 민족은 파란야(faranghi)라고 하며, 투르크멘 민족은 차이어피(chyrpy)라고 한다. 사진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길고 좁은 소매 끝은 막혀 있으며,〈Fig. 7〉처럼 머리를 덮어 얼굴을 가리거나 어깨에 걸쳐 입는다(Kahlenberg, Berinstain, & Magliani, 2001).

<Fig. 6> A lavishly decorated back of chyrpy. From. M. H. Kahlenberg et al. (2001). p.69.

<Fig. 7> Turkmen women wearing a faranghi. From. E. Medzhitova. (1990). p.91.

Ⅳ. Results and Discussion

1. The Islamic influence reflected in the costumes of India and Indonesia

1) The Islamic influence reflected in the costumes of India

 고대 인도의 복식은 좁고 긴 천을 허리에 두르거나 몸에 감는 간단한 형태였다. 이것이 점차 전신을 감는 형태로 발전하여, 오늘날의 도티(dhoti)나 사리(sari) 같은 권의 형태의 옷이나, 오드니(odhnis 또는 orhni), 두파타(dupatta) 같은 베일과 머리쓰개로 발전하였다. 기원전 4세기경 알렉산더 대왕(B.C. 356~B.C. 323)의 동방 원정 이후로 동서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인도 복식에도 그리스적인 우아한 주름장식이 반영되어 현대 사리처럼 풍성하면서도 우아한 형태로 발전하였다(Dar, 1982).

 이미 중앙아시아에 진출한 이슬람의 인도 침략이 시작된 것은 8세기 초로 주로 인도 북부와 신드지방이 공격 대상이었다. 당시 인도를 공격한 무슬림은 바지와 외투, 터번으로 구성된 옷을 착용하였다. 이러한 옷들은 무더운 인도 날씨와는 맞지 않았을 뿐 더러(Biswas, 1985), 힌두교도 대부분은 침략자를 야만적이며 불결하다고 생각하였기에 당시 이슬람 복식은 인도 복식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였다(Dar, 1982).

 바지와 코트와 터번과 같은 페르시아적인 이슬람 복식이 인도에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무굴 제국(1526∼1857) 이후였다. 무굴 제국이 힌두 문화권인 인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은 제3대 황제 악바르부터였다. 악바르는 제국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힌두교도인 라지푸트 족의 제후들과 혼인을 통한 군사동맹을 체결하는 동시에 이들을 자신의 측근으로 임용하였고, 종교적 관용을 실천하여 힌두교에 대한 순례세와 비이슬람교도에 대한 인두세를 폐지하기도 하였다. 혈연과 군사적 결속, 이슬람과 힌두교를 아우르는 다양한 궁중행사를 통한 이슬람과 힌두교 간의 교류는 점차 무굴 제국의 이슬람 복식적인 요소가 인도 복식에 수용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Yoo, 2003).

 사실상 무굴 제국이 건국된 16세기에 페르시아는 이미 멸망하고 없는 나라였다. 그러나 페르시아문화를 수용한 튀르크계 이슬람 세력이 주도권을 잡았던 당시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무굴 제국 복식에도 페르시아적인 요소가 많이 반영되었을 것이다. 이는 당시에 제작된 인도 세밀화를 통해서도 확인된다.〈Fig. 8〉의 17세기에 제작된 젊은 귀족의 초상화에서도 페르시아풍의 터번과 바지, 카프탄 형태의 외투를 확인할 수 있다. 무굴 제국을 대표하는 복식은 좁은 소매가 달린 좌임(左袵)의 카프탄으로 이러한 외투를 자마(jama) 또는 힌두어로 앙가라카하(angrakha)라 한다. 자마와 샬와르, 터번을 쓴 차림은 후에 서구인에 의하여 인도 무굴(Indo-Mugul) 스타일로 불리기도 하였다(Dar, 1982). 이러한 차림새는 인도 서북부와 북부, 특히 라자스탄과 구자라트의 상류사회에서는 종교와는 상관없는 귀족 남성의 일반적인 옷차림이었다(Ghurye, 1966).

<Fig. 8> A Mughul miniature of the 17th century. From. S. N. Dar.(1982). p.Ⅴ.

 무굴 제국 초기의 무슬림 귀족 여성 역시 화려하게 수 놓은 긴 가운과 페르시아풍의 작은 모자, 바지를 갖춰 입은〈Fig. 9〉와 같은 모습이었다. 무굴궁정과 라지푸트 귀족 여성의 이러한 차림은 점차 무슬림 여성의 복식으로 일반화되었으며, 힌두 여성에게도 조금씩 보급되기 시작하였다(Dar, 1982). 또한 무굴 궁전과 라자스탄 귀족사회를 중심으로 서서히 전파된 터번과 카프탄 형태의 재킷, 바지와 같은 이슬람적인 요소들은 인도 고유의 권의형 의복과 융합하여, 바지 대신에 도티를 입거나〈Fig. 8〉처럼 장식적인 숄이나 맨틀을 덧입는 형태로 발전하였다.

<Fig. 9> Noble woman of the Mughul Empire. From. M. Zebrowski.(1983). p.143.

 다양한 인도의 전통바지와 함께 입는 셔츠나 튜닉형의 상의는 명칭에서부터 인도와 중앙아시아 복식과의 연관성을 암시한다. 이러한 상의의 명칭은 매우 다양하여 쿠르타(kurta), 카미즈(khamis 또는 qumiz), 카메즈(kameez 또는 qameez) 등으로 불린다. 이 중에서 ‘카미즈’는 아랍권에서 언더셔츠처럼 밑받침 옷으로 사용하였던 고대 서아시아의 ‘쿠미스’에서 기원한 것이 아닌가 한다. 또한, ‘쿠미스’와 ‘카메즈’는 인도네시아에서 셔츠를 뜻하는 크메자(kemeja)와도 발음뿐 아니라 구조상으로도 유사점이 많다. 또한, ‘인도의 쿠르타’는 ‘중앙아시아의 쿠르다’와 명칭뿐 아니라, 형태 및 자수방법이나 문양과 같은 면에서도 많은 유사점이 발견된다. 이들 복식의 기원과 상호연관성과 전파과정에서 생겨난 형태적 차이에 관한 점들은 앞으로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Fig. 10〉은 인도의 쿠르타와 샬와르이며,〈Fig. 11〉은 전통복식인 쿠르타를 입은 중앙아시아 타지크 여성의 모습이다.

<Fig. 10> Shalwar and kurta of India. From. M. H. Kahlenberg et al. (2001). p.125.

<Fig. 11> Tadjik family wearing kurta and drawstring trousers. From. J. Harvey.(1997). Fig. 127.

2) The spread of Islam and the changes in the costumes of Indonesia

 남태평양과 인도양에 걸쳐 있는 인도네시아 복식의 기본은 고온다습한 기후에 맞게 지극히 단순한 편으로 몸에 맞게 잘라 재단한 봉제의 보다는 사각의 천을 그대로 감아 입는 요의나 권의가 중심이었다.〈Fig. 12〉는 발리의 사원에서 열린 힌두교 축제에 예복차림을 하고 참가한 상류계층의 모습이다. 남녀 모두 커다란 천을 치마처럼 두른 요권의(腰卷衣)를 입고 있는데, 남자는 상반신을 노출하고 있으며, 여자는 가슴에 긴 천을 두르고 있다. 힌두교를 믿는 발리의 경우, 과거에는 남자뿐 아니라 여자도 상반신을 자연스럽게 노출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속적인 서구화와 이슬람의 영향으로 더는 이러한 스타일을 찾을 수 없다(Hitchcock, 1991). 〈Fig. 12〉의 경우, 20세기 초에 촬영된 것임에도 상의를 입지 않았는데, 이는 발리의 종교와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Fig. 12> Nobles attending the Hindu festival in Bali. From. R. Maxwell & M. Gittinger. (2003). p.153.

 인도네시아의 고온다습한 기후에 어울리지 않는 셔츠나 블라우스, 재킷, 바지 같은 봉제의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이슬람이 전해진 이후부터였다. 인도네시아의 이슬람화가 진행되면서 옷과 몸에 나타난 중요한 변화 중의 하나는 노출에 관한 태도였다. 상반신의 노출은 기후에는 적합할지 몰라도 이슬람 계율과는 맞지 않는 차림이었다. 이러한 생각이 일반화되면서 이슬람 행사나 공식 석상에서는 하반신뿐만 아니라 상반신도 가리는 차림이 일반화되기 시작하였고, 일부 지역에서는 평상시에도 적절한 의복으로 간주하기 시작하였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에서도 터번이나 작은 모자 같은 이슬람적인 쓰개와 봉제된 옷의 사용이 증가하였다. 그러나 서아시아나 중앙아시아보다는 비교적 단순한 형태의 옷을 선호하였다(Maxwell & Gittinger, 2003).

 인도네시아에 새롭게 수용된 복식 중 이슬람적인 복식으로는 T자형의 튜닉과 비교적 단순한 형태의 재킷, 그리고 바지가 있었다.〈Fig. 13〉은 수마트라 서부지역에 거주하는 미낭카바우(Minangkabau)족의 여인으로 바지가 아닌 전통적인 사롱과 함께 긴 소매가 달린 튜닉을 입고 있다. 이처럼 박스형으로 생긴 튜닉을 그 지역 말로 바주 쿠룽(baju kurung)이라 하는데, 그 뜻은 ‘새집처럼 생긴 옷’이다. 유럽문화의 영향을 받기 이전부터 착용한 전통복식으로 인도에서 온 이슬람 무역상을 통해 인도네시아에 소개된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의 바주 쿠룽은 서아시아의 튜닉과 중앙아시아의 쿠르타와 형태적 연관성이 확인되는 옷이기도 하다. 그러나 바지가 아닌 요권의 형태의 사롱과 함께 착용한다. 16세기경에 대부분 지역이 이슬람화된 자바섬도 상의로는 셔츠 형태의 크메자(kemeja)나 재킷과 유사한 자스(jas)같은 봉제의를 입으면서도 하의는 바지 대신에 랩어라운드 스커트 형태의 카인 판장(kain panjang)이나 사롱 같은 전통복식을 조합한 차림이 일반적이다(Achjadi, 1981).〈Fig. 14〉는 20세기 초반, 족자카르타에서 촬영된 파쿠알람(Pakualam) 가문의 자녀가 성장한 모습이다. 남녀 모두 상의로는 셔츠와 재킷을 입고, 하의로는 전통복식인 카인 판장을 입고 있는데, 이러한 복식은 현재까지도 예복으로 사용되고 있다.

<Fig. 13> Minangkabau woman wearing formal dress. From. R. Maxwell & M. Gittinger. (2003). p.89

<Fig. 14> The Yogyakarta royal family, early 20th century. From. M. Hitchcock. (1991). p.170.

 서아시아를 비롯한 대부분의 이슬람 세계의 전통복식은 바지와 함께 길이가 긴 튜닉이나 드레스를 입는 형태여서, 바지의 윗부분은 자연스레 상의로 가려지게 된다. 이러한 외관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 지역의 복식에도 영향을 주어, 짧은 상의 때문에 드러난 바지 위를 넓은 천을 두르거나 짧은 사롱을 덧입어 비슷한 외관을 만들기도 하였다(Maxwell & Gittinger, 2003).〈Fig. 15〉는 수마트라 서쪽에 있는 파당(Padang) 지역에서 1900년에 촬영된 신랑의 모습으로 넓은 천을 치마처럼 둘러 바지의 윗부분을 가리고 있다. 이는 바지만 입은 모습은 신체를 적절하게 가리지 않은 것과 같다는 이슬람적인 사고에서 유래한 것으로, 과거 인도네시아에서는 자신이 엄격한 무슬림임을 상징하는 차림이기도 하였다(Achjadi, 1981). 이러한 차림은 현재에도 이슬람의 영향력이 컸던 수마트라와 말레이반도의 전통복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Fig. 15> A bridegroom of Pandang dressed in formal attire, c. 1900. From. J. Guy.(1998). p.68.

 〈Fig. 16〉은 20세기 초에 촬영된 족자카르타의 술탄 하뭉쿠 부우노 7세(Hamengku Buwono Ⅶ, 1839~ 1921)의 모습이다. 전체적인 복식구성은〈Fig. 15〉와 비슷하나, 바지 위에 예장용 치마인 긴 도도트(dodot)를 바지 일부가 노출되도록 연출하여 입고있다. 중부 자바의 왕족이나 귀족들이 예장용으로 입었던 도도트는 너비가 2미터, 길이는 약 4미터 정도인 사각형의 천으로 바틱(batik)천 두 장을 폭으로 이어 만든다. 입을 때는 천을 반으로 접어 이중 치마처럼 입는다. 여자들은 가슴높이까지 올려입거나 천으로 된 허리띠와 함께 입는데, 이때는 뒷자락이 길게 끌리도록 드레스처럼 착용한다.

<Fig. 16> Sultan Hamengku Buwono Ⅶ in the Court dress, early 20th century. From. J. Guy.(1998). p.103.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인도네시아의 복식의 독특한 점은 이슬람 복식을 받아들이되 전통복식과 이슬람적인 사고를 조합하여 새로운 양식의 복식을 발전시켰다는 점이다. 튜닉이나 카프탄 형태의 봉제의와 남방형 복식인 권의를 조합하거나, 봉제된 상의와 바지를 입은 후에 권의형 하의를 덧입은 차림은 인도네시아 고유의 전통복식으로 자리 잡아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Ⅴ. Conclusion

 본 연구의 목적은 아랍복식으로 대표되는 이슬람 복식이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거대한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어떻게 변용되었는가를 살펴보는 데 있다. 특히 유목 민족적인 기원을 가진 이슬람의 봉제의가 요의나 권의가 기본이었던 인도 및 인도네시아에 전파된 후에 나타난 이슬람 복식의 변용에 초점을 맞추어 고찰하였다.

 이슬람 탄생 이전의 서아시아의 복식은 하의로는 로인클로스(loincloth)나 간단한 사롱을 입고, 그 위에 튜닉이나 긴 드레스를 걸친 후에 사각형의 망토형 외투나 숄을 걸치는 비교적 간단한 형태였다. 이러한 아랍적인 서아시아의 복식에 페르시아 문화를 수용한 튀르크계 유목 민족의 복식이 유입되면서, 튜닉을 기본으로 한 기존 복식과 함께 바지와 카프탄이 결합하고, 머리에는 베일이나 터번을 조합한 양식이 이슬람 세계의 보편적 복식이 되었다. 이러한 이슬람의 복식은 종교의 전파와 함께 중앙아시아와 인도 북서부, 동남아시아에 걸친 방대한 지역으로 전파되었고, 때로는 그 지역 고유복식과 융합하여 또 다른 양식으로 발전하기도 하였다.

 인도의 경우, 초기에는 침략자였던 이슬람 세력에 적대적이었던 인도 힌두교도에게 이슬람 복식의 영향력은 미미할 수밖에 없었다. 바지와 코트, 터번과 같은 이슬람적인 복식이 인도에 전파되기 시작한 것은 무슬림과 힌두교의 융합을 꾀하였던 무굴 제국 성립 이후였다. 중앙아시아적인 무굴 제국의 복식은 인도 서북부와 북부를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하였으며, 특히 라자스탄과 구자라트의 상류사회에서는 종교와는 상관없는 귀족 남성의 일반적인 옷차림으로도 사용되었다. 무굴 궁전과 라자스탄 귀족사회를 중심으로 서서히 전파된 이슬람적인 요소들은 다시 인도 고유의 권의형 의복과 융합하여 새로운 인도 무굴 스타일로 발전하였다.

 인도네시아의 복식은 고온다습한 기후에 맞게 사각의 천을 그대로 감아 입는 요의나 권의가 기본이었고, 상체를 노출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이슬람이 전파되면서 상반신이 노출된 차림은 이슬람 계율과는 맞지 않는다는 사고가 일반화되면서 튜닉과 재킷형의 상의가 확산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바지는 일반화되지 못하고 이슬람의 영향력이 강하였던 일부 섬 지역이나 자바 섬의 궁중이나 귀족 남자의 예장에서만 확인된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흥미로운 점은 이슬람 복식의 전파는 일방적인 수용이 아니었으며, 각 지역의 기후와 풍토뿐 아니라 그곳의 풍습과 문화에 맞게 변용되고 발전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아랍계 이슬람 복식과 튀르크계 복식의 융합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비교적 몸에 잘 맞는 유목민적인 바지의 경우, 일사량이 많고 건조한 서아시아의 기후와 사막 유목민의 생활방식에 적합한 풍성한 외관의 샬와르로 발전하였다. 이처럼 풍성해진 바지는 다시 중앙아시아에 보급되었고, 무굴 제국 시대를 통해 인도로 전해져서 인도 전통복식의 하나가 되었다. 또한,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슬람에서 전해진 봉제된 상의를 전통복식인 사롱이나 카인 판장과 조합하거나, 바지 위에 사롱을 덧입는 새로운 양식으로 변용되기도 하였다.

 종교의 전파나 민족의 이동과 같은 새로운 문명접촉으로 말미암은 문화적 충격은 삶의 형태나 가치관과 같은 사회문화 전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으며, 이는 복식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문화와의 접촉을 통한 복식의 변화는 19세기에서 20세기 초에 나타난 서구화의 과정에서도 확인되듯이 역사를 통해 반복된 현상으로, 때로는 고유복식의 변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복식탄생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반면에 보수성이 강한 민족이나 지역의 경우, 민족의 고유함이 그대로 유지된 전통복식이 남아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아시아를 비롯한 각국의 전통복식을 연구함에서 전통복식에 담진 고유함과 독창성을 규명하려는 태도와 함께 복식의 계보를 체계화하는 노력을 병행하는 연구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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